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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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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달



72. 열매


아이벡이 약속한 일주일이 지났다. 아침, 카잔스키 가족들은 다 같이 천막에 모였다. 피트의 맞은편에 앉은 아이벡이 피트의 턱을 쥐고 신중하게 그의 안색을 살폈다. 피트의 옆에 앉은 톰은 초조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무릎 위에 올린 주먹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잔뜩 들어갔다. 한 발짝 떨어져 앉은 옥사나와 알렉세이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옥사나는 자신의 부적인 팔찌를 매만지며 숨을 참았고, 알렉세이는 아내의 유품인 목걸이를 쥐락펴락하며 피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보이는 건 좀 어떻소?”

아이벡이 물었다. 피트는 눈을 부릅 떴다.

“이따금 뿌옇게 흐려지긴 하지만, 예전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지는 않아요.”
“식욕은?”
“전보다 잘 먹어요.”
“붓기는…… 흠, 많이 빠졌군.”

아이벡은 피트의 손을 힐끔 보았다.

“이제 반지가 꽉 끼지 않아요. 느슨해졌어요. 보세요.”

피트는 보란 듯이 아이벡의 코앞에 대고 손을 쥐락펴락했다. 그의 양손에는 알이 큼지막한 반지가 두 개, 실타래를 엮은 듯한 소박한 반지 세 개가 빛나고 있었다. 녹주석 반지는 알이 너무 커서 헛돌았다. 주렁주렁 매달린 팔찌와 목걸이는 피트가 움직일 때마다 짤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평소 거추장스럽다며 장신구를 잘 하지 않는 피트가 이처럼 화려하게 치장한 까닭은 아이가 태어나면 장신구를 차기 힘드니, 실컷 차보라는 옥사나의 조언 때문이었다.

“배가 당기진 않소?”

다시 아이벡이 물었다.

“네.”

피트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아이벡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피트의 목덜미를 손으로 짚고 맥박이 뛰는 것을 확인했다. 초조한 나머지 피트는 옆에 앉은 톰의 옆구리를 대뜸 꼬집었다. 느닷없이 봉변을 당한 톰은 뭐라고 한마디 하지도 못하고 앓는 소리만 냈다.

“저…… 선생님, 어떤가요? 이 아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나요?”

피트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이윽고 아이벡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간 고생 많이 하셨소. 한고비는 무사히 넘겼구려.”
“정말요?”
“내가 약속하지 않았소?”
“선생님,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이게 다 부인이 스스로 노력한 덕분이지. 이만큼 버틴 아이도 대견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고비를 넘긴 것뿐이지, 나은 것은 아니니까 말이오.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매사 조심해야 합니다.”
“그럼요. 조심할게요.”

피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제 생각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법 없는 세 사람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벅찬 감동을 기꺼이 표현했다. 옥사나는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피트를 와락 껴안았다.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대견하다, 대견해.”
“그간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할머님.”
“아니다, 아니야. 너는 우리 집안의 기쁨이다.”

옥사나는 애정을 담아 피트에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톰.”

피트는 톰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이 이름을 미리 생각해둬야겠다.”

톰은 피트의 손을 맞잡았다. 두 사람은 미소를 주고받았다.

“선생님! 딸일까요, 아들일까요?”
“뭐? 그건 태어나봐야 아는 거지, 내가 무슨 수로 알겠소.”

피트의 질문에 아이벡은 혀를 내둘렀다. 피트는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면서 덧붙였다.

“하지만 용한 의원은 배만 봐도 딸인지 아들인지 알 수 있다던 걸요.”
“아직 배도 부르지 않았는데 어떻게 압니까? 그리고 그런 소린 다 속설이오. 믿을게 못 됩니다.”
“그렇구나…….”

아이벡의 단호한 태도에 피트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이건 딸이건 뭐가 중요합니까? 건강하기만 하면 됐지.”
“하지만 전 딸을 낳고 싶어요.”
“아들이 아니라?”

당연히 대를 이을 아들을 바라거니 생각했던 아이벡은 다소 놀랐다. 피트는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그는 눈을 내리깔며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네. 우리 집엔 할머님 빼고 다 남자잖아요. 그래서 우중충해요. 재미도 없고. 남편이나 아버님이나 너무 과묵해서…….”
“……화포 놀이로는 만족 못 한 게냐?”

잠자코 듣고 있던 알렉세이가 불쑥 끼어들었다. 피트에게 시달렸던 지난날이 눈앞을 스쳐 지났다. 아이를 가진 걸 알게 된 후에도 피트는 종종 알렉세이에게 침상에 던져달라고 졸랐다. 물론 알렉세이는 위험하다며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피트는 크게 상심해서 알렉세이는 공연히 죄책감을 느꼈다.

“아버님은 너무 살살 던진단 말이에요.”
“화포 놀이?”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놀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톰은 몹시 놀랐다. 수차 놀이가 아닌 화포 놀이? 톰은 알렉세이와 피트에게 대답을 촉구하며 두 사람을 번갈아 응시했다. 알렉세이는 입과 턱을 쓸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무튼 수다스러운 딸이 태어나면 좋을 텐데. 그러면 집안 분위기도 더 밝아질 테고. 할머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피트는 자연스레 화제를 돌리며 대답을 피했다. “화포 놀이가 뭡니까?” 하고 톰이 알렉세이에게 직접적으로 해명을 요구했다. 알렉세이는 드물게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꾹 다물었다. 톰은 미간을 좁히고 말없이 아버지를 노려보았다.

“확실히 널 닮은 딸이 태어난다면 매일 시끄럽겠지.”

옥사나는 이마를 매만지며 말했다. 그녀는 이제 아이도 태어날 것이니, 피트에게 얌전하게 행동하라는 뜻으로 꺼낸 말이었지만 피트는 속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저 옥사나도 자신과 같은 마음인 줄 알았다.

“맞아요. 전 여자가 좋아요.”
“네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알지. 알다마다.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새삼 이렇게 말하니 놀랍구나.”
“뭐가요?”

피트는 이번에도 옥사나의 말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이 피트에게 쏠렸다. 하나같이 겸연쩍은 얼굴. 뜨뜻미지근한 태도. 무어라 할 말을 찾지 못해 우물거리는 입술. 괜히 옷깃만 만지작거리며 어색하게 웃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

피트는 눈을 흘기며 톰에게 쏘아붙였다.

“……여자가 좋다고?”

톰은 떨떠름하게 입을 열었다.

“응.”

피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왜?”

톰은 조심스레 되물었다. 남자가 싫을 순 있다. 지금껏 피트가 살면서 만난 남자들은 그를 슬프게 했으므로. 하다못해 자신도 이미 피트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변명할 여지조차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여자가 좋다는 피트의 말이 달갑게 들리지는 않았다. ‘나는 이제 여자도 경계해야 하는 건가.’ 톰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물론 피트가 자신 외에 다른 사람에게 눈길을 주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다른 사람들이 피트를 눈여겨 보는 게 못마땅했다.

“여자가 좋으니까.”
“그러니까 왜?”
“왜냐니. 여자가 좋아서.”
“남자는 싫고?”
“응.”
“그럼 나는?”
“너는 내 남편이잖아. 왜, 뭐가 문젠데?”

피트는 인상을 찡그렸다. 톰은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불편한 침묵이 이어졌다. 피트는 팔짱을 끼고 톰을 노려보았다. 톰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천장을 받친 뼈대가 꼭 죽은 짐승의 갈비뼈처럼 보였다. 심란했다.

“나도 남자야.”

피트는 발끈해서 따지듯이 말했다.

“안다.”

톰은 고개를 끄덕였다.

“힘도 세고, 튼튼하고, 강해. 너, 나한테 죽을 뻔한 거 잊었어? 혼이 덜 났어?”
“알아, 알고 있다. 네가 남긴 자상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거다.”
“그럼 뭐가 문젠데, 카잔스키?”

기어이 피트의 입에서 ‘카잔스키’라는 말이 나왔다. 톰은 옛날 생각이 났다. 그래, 처음 얼마간 피트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꼬박꼬박 카잔스키라고만 불렀다. 그만큼 피트가 화가 났다는 뜻이다. 모처럼 희망을 되찾은 순간에 대단치 못한 일로 얼굴을 붉혔으니 그럴 만도 했다.

“아는데…… 너는 남자라기보다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그렇다고 널 여자로 여긴 적은 없다만, 글쎄……. 너는 너다. 그래, 매버릭은 매버릭이지.”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여자면 여자고, 남자면 남자지.”
“그런데 화포 놀이가 뭡니까, 아버지?”

궁지에 몰린 톰은 알렉세이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알렉세이는 말없이 천막을 나섰다. 그는 자식의 유치한 사랑놀이에 함께할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피트는 건강을 되찾았고, 그의 배 속에 아이도 무사하다고 하니 이제 볼일은 끝났다.

“지금 내 말 무시해? 왜 내 말에 대답은 안 하고 딴소리야.”

피트는 톰의 팔을 덥석 잡고 그를 마구 흔들었다.

“얘들아, 아이벡 선생이 불편해한다. 이쯤 해라. 손님을 앉혀두고 너희끼리 떠들어서야 되겠느냐.”

기어이 옥사나가 중재하고 나서야 톰과 피트는 시답잖은 말싸움을 멈췄다.

“내가 아직 여기 있다는 걸 기억해줘서 고맙소.”

아이벡의 말에 뼈가 실렸다. 선선한 웃음도 싸늘했다. 피트는 낯뜨겁고 미안한 마음에 꾸벅 고개를 숙였다. “실례했습니다, 선생.” 톰은 겸연쩍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자 아이벡은 꾸며낸 미소를 거두고 어깨를 으쓱하더니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었다.



73. 이해 지평


올해 들판에는 유독 샛노란 꽃이 흐드러졌다. 오늘 시집을 가는 야나의 귓바퀴에도 소담한 봄꽃이 활짝 피었다. 야나는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다. 지난해 키가 훌쩍 자랐고, 기다란 팔다리는 사슴처럼 늘씬했으며 희고 곧은 목도 매끈했다. 여러 갈래로 땋았던 머리카락을 하나로 땋아 꽃과 구슬로 장식했다. 몇 달 동안 밤낮으로 매달려 만든 신부복이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했다. 붉은색 치맛자락에도 꽃이 만개했다.

먼 길을 떠나기 전, 야나는 그간 정들었던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모두 야나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한 사람 한 사람씩 손을 잡아주며 인사를 나눈 야나는 마지막으로 키르케와 피트를 찾았다.

키르케는 몰라보게 달라진 야나의 모습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신이 시집올 때만 하더라도 손바닥과 무릎에 넘어져서 생긴 상처를 달고 다니는 어린아이였는데. 그녀는 특히나 감회가 남달랐다. 꼭 제 자식을 키운 기분이 들었다.

“야나! 정말 예쁘다. 이렇게 예쁜 신부를 얻다니, 네 남편은 정말 복 받은 사람인걸.”
“고마워요. 키르케도 오늘 정말 예뻐요. 특히 목걸이가 정말 멋져요. 남편분이 얼마 전에 선물해주신 거죠? 역시 키르케한테 어떤 게 잘 어울리는지 잘 아시나 봐요.”
“얘도 참. 결혼하더니 듣기 좋은 말도 하게 됐네. 이제 정말 다 컸구나.”

야나가 제법 어른스럽게 말하자, 키르케는 웃으면서 야나의 어깨를 가볍게 때렸다. 이어서 야나는 멍한 눈을 깜빡이는 피트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 ‘얘가 손이 이렇게 컸나?’ 피트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야나의 손가락이 이렇게 길고 매끈하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매일 함께 바느질을 한 사이인데. 함께 장난도 좀 쳤고. 그러고 보니 키도 자신과 엇비슷하다. 신기하고 얼떨떨했다.

“피트.”

야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피트를 불렀다. 피트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야나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정말 축하해, 야나. 시집가서 잘 지내야 해. 알았지?”
“고마워요, 피트. 피트도 건강하게 잘 지내야 해요. 이제 아프지 말고요.”

다정한 말씨,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피트는 야나가 자신보다 더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다. 비결이 뭘까? 어떻게 몇 달 만에 이렇게 훌쩍 자랄 수 있을까. 야나가 조금 부럽기도 했다.

“응…….”
“아이는 가을에 태어나죠? 9월인가?”

야나는 슬며시 피트의 배를 건드렸다.

“응, 아마도. 좀 더 빨리 태어날 수도 있고.”

피트는 간지러워서 어깨를 움츠렸다. 야나는 일부러 피트의 배를 간질였다. “간지러워, 그만해.” 피트가 웃음을 터뜨리며 배를 접었다. 그러다 보니 낯설고 어색한 마음이 씻은 듯이 가셨다. 이제 평소처럼 야나를 대할 수 있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이렇게 부모를 고생시켰으니, 꼭 효도해야 한다. 이모가 지켜 볼 거야.”
“그러게.”
“아이 태어나거든 소식 전해줘요. 올 수 있으면 올게요. 새해에는 집에 한 번 오려고요. 애가 태어나면 정말 오기 힘드니까.”
“알았어. 너도 좋은 소식 있거든 꼭 전해줘.”
“그럼요.”

야나는 자신을 믿으라는 뜻으로 제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렸다. 그리고는 사뭇 진지하게 피트의 이름을 불렀다.

“피트.”
“응.”

피트는 돌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야나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아직도 다른 사람이 이렇게 선뜻 다가오면 기쁜 마음보다 두려움이 더 크다. 잔뜩 희망을 품게 하고서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리지는 않을지. 아니면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남기고 떠나는 것은 아닐지.

“전 톰이랑 피트처럼 살고 싶어요.”
“어……?”

야나가 꺼낸 말은 뜻밖이었다.

“부러웠거든요.”

야나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어떻게 저렇게 서로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나도 두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남편을 사랑하게 될까? 남편은 날 사랑할까? 곧 부부가 될 거지만, 남편이랑 전 아직 서로 잘 모르잖아요.”
“나도 톰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어. 톰도 나에 대해서 잘 몰랐고. 심지어 나는…… 톰을 싫어했는걸.”

피트는 말끝을 흐렸다. 야나는 피식 웃으며 베일에 달린 술을 만지작거렸다.

“그래요? 톰은 피트 데려오기 전부터 마음에 든 신붓감을 찾았다며 자랑했는데.”
“그야 그렇지만…… 그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그랬던 건 아니니까.”

피트는 잠깐 뜸을 들인 다음 다시 천천히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은 알아. 서로 알아가고 있어. 아마 평생 알아가야 할 거야. 난…… 아직도 톰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거든. 톰 가슴에 점이 있다는 걸 이틀 전에 알았어. 다른 데 숨겨놓은 점이 또 없나 몰라.”
“이래서 부럽다는 거예요.”

야나는 피트의 어깨를 가볍게 쥐고 흔들었다. 피트는 의아한 마음에 고개만 갸웃거렸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뭐, 피트라면 그럴 줄 알았어요.”

야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었다. 피트는 여전히 영문을 몰라 답답할 따름이었다.

“내가 뭘?”
“아니에요, 그냥 시답잖은 얘기거든요.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라고 기도해줄래요?”
“당연하지. 넌 우리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 거야.”

피트는 진심으로 야나의 앞길을 축복했다. 돌이켜보면, 야나는 피트에게 새로운 삶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이었다. 봄이 왔음을 노래하는 들꽃처럼. 새끼 양을 잃어버려 어머니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은 어린아이. 그 앳된 얼굴, 천진한 미소, 시들 줄 모르는 희망. 슬픈 일을 겪고 톰과 다시 만났을 때도, 야나는 또 다른 삶의 길이 펼쳐졌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다.

“야나, 이만 출발해야 한다.”

야나의 아버지가 멀리서 그녀를 불렀다. 그의 손에 고삐를 잡힌 말은 성미가 급했다. 얼른 달리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태였다. 재촉하는 고갯짓이 성마르기 짝이 없었다.

“네, 아버지. 피트, 키르케. 전 이만 가볼게요.”
“조심해서 가, 야나. 잘 살아야 한다.”

키르케는 야나의 손에 구슬이 담긴 주머니를 쥐여주며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야나는 허리띠에 주머니를 매달았다.

“야나. 해, 행복하게…… 자, 잘.”

피트는 갑자기 목이 메어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울기는.”

야나는 옷소매로 피트의 눈가를 닦아주었다. “피트는 나한테 맡기고, 얼른 가 봐.” 키르케가 피트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야나는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피트의 얼굴을 계속 들여다보았다. “얼른 가, 얼른.” 피트는 울먹이면서 손짓했다.

“잘 지내요. 그간 고마웠어요!”

야나는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제 막 찾아온 봄이 벌써 작별을 고한다. 여름이 자신을 찾아달라며 목청껏 외치고 있었다. 그 간절한 외침이 바람결에 실려 퍼져나갔다.

 
***


떠난 사람에게는 새로운 삶이, 그리고 이 땅에 남은 사람에게는 어제와 다르며 내일과도 다른 소중한 하루가 주어진다. 

작별의 아쉬움과 슬픔을 뒤로하고, 피트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빨래를 걷으러 나갔다. 하루하루 몸이 좋아져서 이제는 양 떼도 돌 볼 수 있고, 말도 탈 수 있지만 그래도 무리하지 말라는 주변 사람의 만류에 찾은 일거리다. 그는 본래 남들보다 부지런하게 살았던 터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걸 견디지 못했다. 기왕 일하는 거, 겨울옷을 모조리 가져다가 묵은 떼를 시원스레 벗겨내고 싶었지만 톰이 찬물에 손을 담그지 말라고 해서 빨래를 걷는 것으로 타협했다.

햇볕이 쨍쨍한 덕분에 빨래가 잘 말랐다. 옷감에 코를 묻으니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마음이 절로 포근해지는 냄새다. 피트는 가지고 온 바구니에 잘 마른 옷을 차곡차곡 포개고 옆구리에 꼈다. 그를 따라온 쿨라가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컹컹 짖었다.

“보는 사람 없겠지…….”

피트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 드넓은 곳에 오직 쿨라와 자신뿐이다. 그는 다시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다. 확실하다. 피트는 앞을 향해 힘껏 달렸다. 스치는 바람이 시원했다. 온몸에 피가 빠르게 돌며 살아있음이 실감 났다. 심장이 거세게 뛰는 이 감각이 못 견디도록 좋았다. 덩달아 신이 난 쿨라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반짝였다.

오랜만에 실컷 달리니 가슴이 뻥 뚫렸다. 피트는 후련한 기분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길을 걸었다. 더 달리고 싶지만, 이제 다른 가족들이 사는 천막과 가까워져서 보는 눈을 조심해야만 했다. 톰의 귀에 들어갔다가는 한동안 바깥에 나오지도 못할 것이 분명했다.

“내가 뛴 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다. 알았지? 날 배신하지 마. 배신하면 다신 너랑 안 놀 거야.”

피트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발로 쿨라의 엉덩이를 툭툭 찼다. 쿨라는 펄쩍 뛰어올랐다. 앞발로 피트의 다리를 긁으며 헉헉거렸다. 쿨라는 여전히 한창때의 개들 못지않게 왕성한 체력과 활기를 자랑했다.

저 멀리 희끄무레하게 천막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띄엄띄엄 떨어진 천막과 자질구레한 잡동사니 사이로 등을 돌린 여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누구지?’ 피트는 눈을 가늘게 떴다. 쓸쓸한 뒷모습이 눈에 익었다. 곧 그는 여자가 입은 옷의 무늬를 보고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야나의 어머니 시타였다. 피트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시타?”
“오, 피트.”

시타는 황급히 뒤를 돌아보며 눈물을 훔쳤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로 얼룩덜룩했다. 딸이 시집가는 날이라고 공들인 화장이 지저분하게 번져 있었다.

“괜찮아요? 어디 아파요?”

피트는 깜짝 놀라 걱정스레 물었다. 시타는 손을 내저으며 멋쩍게 웃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줬네요. 못 본 체해줄래요?”
“네, 그럴게요.”

피트는 빨래 바구니를 땅에 내려놓은 다음, 시타에게 손수건을 건넸다. “고마워요.” 시타는 손수건으로 꼼꼼하게 얼굴을 닦았다. 이윽고 말끔해진 얼굴로 시타는 방긋 웃었다. 그리고 너스레를 떨었다.

“왜 울고 있었냐고 묻고 싶죠? 얼굴에 다 보여요. 피트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니까.”
“네, 궁금해요. 그래도 시타가 말하기 싫으면 묻지 않을게요.”
“아니에요. 그렇게 대수로운 일은 아니거든요.”

시타는 두 손을 모으고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피트는 잠자코 그녀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렸다. 시타는 야나가 떠난 길을 응시하며 쓸쓸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나도 참, 주책이죠. 이 나이에. 하지만 마음이 그래요. 딸이 다 커서 시집을 가는데, 분명 기쁜 일인데 나는 마냥 좋아할 수 없어요.”
“아니에요. 자식이랑 헤어지는 게 어디 보통 일인가요. 아무리 경사라고 해도…….”

피트는 말을 아꼈다. 서툰 위로로 괜히 시타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는 아직도 위로를 받는 것이 어색했고, 살면서 남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받아본 적이 별로 없으므로 서툰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제자리걸음은 아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피트는 장황한 말 대신에 시타의 어깨를 감싸 쥐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그런 피트의 위로가 통했는지 시타는 스스럼없이 피트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우리 야나는 이따금 자기만의 세계에 푹 빠져서 세상이 어떻게 되는 줄도 모르는 아이라, 잘 지낼 수 있을지. 시부모랑 사위가 우리 야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어야 할 텐데.”
“야나는 마음씨가 곱고 손이 야무진 아이예요. 야나는 말도 잘 타고, 저보다 요리도 잘 하고, 또, 또…… 뭐가 있지? 아무튼 잘하는 게 많아요. 씩씩하고요! 누구나 야나를 좋아해요. 저도 야나를 좋아하고요. 그러니까 분명히 남편에게도, 시부모님에게도 사랑받으면서 살 거예요. 전 그렇게 믿어요. 야나는 행복하게 잘 살 거라고요.”

톰이면 이것보다 더 잘 말해줬을 텐데……. 피트는 자신이 뱉은 말을 후회했다. 머릿속으로는 제법 그럴듯한 위로의 말을 떠올렸는데, 정작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어린아이들 투정 같은 소리다.

“그렇겠죠?”

시타는 피식 웃었다. 피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보였다. 가을이면 부모가 될 사람이 아직도 어린아이 같은 면모가 있다. 그래서 피트가 편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자식을 보듯이 보게 되므로.

“그럼요.”

피트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피트. 내가 괜한 걱정하는 거였으면……. 아, 마음이 도통 놓이질 않네요. 아직 어린앤데. 아직 어린애라고요, 야나는.”

시타는 옷깃을 그러쥐며 다시 눈물을 글썽거렸다. 피트의 서툰 위로에 고마움을 느낀 것도 잠시, 차마 떨쳐낼 수 없는 슬픔이 밀려들었다.

“남들한테 미움받지 말라고 호되게 야단치면서 키웠는데, 좀 더 다정하게 대해줄 걸 그랬나 봐요.”

시타의 목소리에 차마 딸에게 전하지 못한 진심이 묻어났다. 아쉬움, 서운함, 미련함, 미안함, 말로는 다할 수 없는 깊고 고요한 마음.

“어쩌면 좋아.”
“시, 시타.”
“이제 보고 싶을 때마다 그 애를 볼 수 없어.”

시타는 피트의 양팔을 붙잡더니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내 딸인데 이제 마음껏 안아보지도 못하고, 볼 수도 없고, 내 딸인데.”

속절없이 무너져 우는 어머니의 슬픔에 피트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는 말없이 시타를 끌어안고 그녀가 실컷 울도록 품을 내어주었다. 시타는 해가 저물 때까지 목놓아 울었다. 피트는 시타와 더 가까워졌음을 느꼈고, 그간의 서먹함이 눈물에 녹아내려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어느새 시타의 슬픔에 절실히 공감하며 함께 울었고, 지금껏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가슴속 빈자리가 채워졌음을 느꼈다. 키가 자란 기분이 들었다. 

피트는 눈물 젖은 눈으로 지평선을 응시했다. 노을이 물든 지평선,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 이해의 지평선. 무한하게 펼쳐진 가능성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


시타와 헤어지고 돌아가는 길에 피트는 우뚝 걸음을 멈췄다. 뒤따라오던 쿨라가 슬며시 다가와 그의 다리에 머리를 비볐다. 피트는 허리를 숙여 쿨라의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쿨라.”

쿨라의 따스한 다갈색 눈동자에 짙푸른 어둠이 깔렸다.

“우리 엄마도 살아계셨다면, 내가 시집갈 때 야나 어머니처럼 슬퍼하셨을까?”

피트는 쿨라에게 물었다. 아니,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존 아저씨랑 안나 아주머니는…….”

피트는 말을 끝내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갑자기 존과 안나가 보고 싶었다. 닉과 캐롤, 그리고 브래들리도. 아직 브래드쇼 가족에게 자신이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도 전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간 아팠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괜한 걱정을 안겨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피트 역시 그들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안나의 무릎은 좀 나아졌는지, 브래들리는 키가 자랐는지, 닉과 캐롤에게 둘째 소식은 있는지……. 곧 여름인데, 자신 때문에 마을 사람들과 사이가 서먹서먹해져 일거리를 제대로 받았을지 걱정이었다.

“어떡해. 톰이랑 결혼식 올리는 게 너무 기뻐서 아저씨랑 아주머니 서운하게 해드렸어.” 

피트는 울음을 터뜨리며 주저앉았다. 쿨라가 앞발로 피트의 허벅지를 긁었다. 피트는 쿨라의 목덜미를 덥석 쥐고는 털을 마구 헤집었다. 그러다가 아예 쿨라에게 얼굴을 파묻고 작게 훌쩍였다.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나 봐. 결혼식 내내 톰이랑 같이 있는다고 아저씨랑 아주머니랑 얘기도 많이 하지 못 했어. 이제 예전처럼 얼굴 보기도 힘든데.”

피트는 쿨라의 뺨을 매만졌다.

“너도 새끼들 다른 집 보낼 때 슬펐어?”

쿨라는 가만히 피트를 응시했다.

“이다음에 어떡하지. 난 안 그래도 욕심이 많은데, 자식이 생기면 다른 집에 못 보낼 것 같아. 내가 평생 끼고 살고 싶어. 이런 말 하면 또 톰이 혼낼 텐데. 근데 얘랑 어떻게 헤어져, 내가. 어떻게 지킨 앤데…….”

피트는 자신의 배를 어루만졌다. 쿨라가 목을 쭉 빼고 피트의 젖은 뺨을 핥았다. 뜨겁고 조심스러운 위로. 피트는 눈물을 거두고 쿨라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희끗희끗 센 억센 털과 축 처진 눈꺼풀, 늙어서 얼룩덜룩한 주둥이. 그 우직한 모습은 믿음직스러웠다. 피트는 쿨라의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그리고 쿨라의 촉촉한 코에 자신의 코를 갖다 대고 문질렀다.

“이것도 비밀이야. 내가 운 거 톰한테 말하면 안 돼. 톰이 걱정해. 걔는 바빠. 나 말고도 신경 쓸 일이 많아. 이런 사소한 일로 괜한 시간 버리면 안 돼. 그치만 너는 내 친구잖아? 그니까 내가 다 울 때까지 옆에 있어줘. 이따 저녁 먹고 뼈다귀 하나 따로 챙겨줄게. 살점이 많이 붙은 걸로.”

밤하늘에 별무리가 고요히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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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아이스맨 매버릭
2023.06.04 22: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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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센세 센세 사랑합니다
[Code: 558e]
2023.06.04 2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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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놀이에 집착하는 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웃기고 시타 넘 맘아파ㅠㅠㅠㅠㅠㅠㅠ
[Code: 558e]
2023.06.04 22: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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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오셨다!!!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
[Code: b417]
2023.06.04 22: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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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ㅜㅜㅜㅜㅜㅜㅜ
[Code: 394a]
2023.06.04 22: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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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센세 이건....이건 진짜 문학이다 문학 교과서에 실려야만 수능에 출제되어야만 한다
[Code: d492]
2023.06.04 22: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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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거짓말 안 하고 나 진짜 무릎꿇고 경건하게 보잖아 이런 작품을 감히 건방지게 누워서 볼 수야 없단 말이야ㅠㅠ센세는 천재가 분명하고 아매하버드박사고 내취저스나이퍼가 분명하다ㅠㅠ러뷰쏘머취 성실한 내 센세
[Code: 953e]
2023.06.04 22: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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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개구지고 천진한 매브도 천천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구나 ㅠㅠㅠㅠ 그래도 여전히 매브는 매버릭이네 ㅠㅠㅠㅠ
[Code: 465b]
2023.06.04 22:39
ㅇㅇ
ㅜㅠㅜㅠ 아이가 무사해서 다행이야ㅜㅠㅠㅠ 화차놀이가 뭡니까 계속 묻는 톰 왜이렇게웃곀ㅋㅋㅋㅋㅋㅋ 지금 이걸 읽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센세ㅔㅔㅔ
[Code: 1b4f]
2023.06.04 22: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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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 결혼하는거 기쁜데 시타가 울면서 슬퍼하는거 읽으면서 눈물 주르륵 남ㅠㅠㅠㅠㅠㅠ이제 위로도 할줄 알고 피트 다컸다.... 쿨라랑 뛰어노는건 아직 애 같지만서도ㅋㅋㅋㅋㅋ
[Code: 0f68]
2023.06.04 22: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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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랑 톰 투닥투닥하는거 너무 귀여운데 아니 알렉세이 매느리를 무슨 고양이 놀아주듯이 던지고 놀아준거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나가 시집가면서 훌쩍 자란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아직 애기 태어나기도 전인데 못 보낸다고 걱정하는 피트 진짜 어쩌면 좋냐 남편한테 자꾸 비밀 만들지 말고 다 말해줘 아니 근데 막 뛰어노는게 톰한테 비밀이냐고 이 꼴통...ㅋㅋㅋㅋㅋㅋㅋ
[Code: 1eec]
2023.06.04 22: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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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같았던 피트도 점점 부모가 되어가는구나 대견(?)하다 흑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c82]
2023.06.04 22: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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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도 끊임없이 성장하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 딸을 떠나보낸 시타를 위로할줄도 알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브래드쇼 가족 생각하면서 우는 건 짠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1e0]
2023.06.04 22: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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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벡 선생님 명의다...!!!!ㅋㅋㅋㅋㅋ 무뚝뚝한 카잔스키 가족들 맘 졸이면서 피트만 쳐다볼생각하니까 너무 귀엽잖엌ㅋㅋㅋ
[Code: a946]
2023.06.04 23: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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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난 정말 알렉세이가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0f5b]
2023.06.04 23: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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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랑 아기가 무사해서 다행이다ㅠㅠㅠ 기뻐할 새도 없이 야나와의 이별에 맘아팠다가 감정적으로 성숙해져가는게 대견했다가 이대로 철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생기고... 그저 톰이랑 피트가 행복했으면 좋겠구ㅠㅠㅠㅠ
[Code: fe70]
2023.06.04 23: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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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애 같던 피트가 조금씩 어른이 되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c58]
2023.06.04 23: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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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쩜 이렇게 묘사를 잘하지 눈앞에 상황이 그려지는거같아 그래서 화포놀이가 뭡니까 ㅋㅋㅋㅋㅋㅋ 집착하는 톰 진짜 웃기다 ㅋㅋㅋㅋ
[Code: 246c]
2023.06.04 23: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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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괜찮아져서 진짜 다행이다ㅠㅠㅠㅠㅠㅠ얼마나 떨면서 기다렸을거야ㅠㅠㅠ근데 알렉세이 톰한테 별 대꾸 못 하고 저렇게 나가버리는거ㅋㅋㅋ진짜ㅋㅋㅋㅋ톰은 부인 잘 둬서 아버지한테 저렇게 따져도 보네ㅋㅋㅋㅋㅋ기회를 잡는 불꽃효자ㅋㅋㅋㅋㅋㅋㅋㅋ피트 건강찾고 뛰어놀며 좋아하는 거 보니 아직 어리게 느껴지는데 진짜 시간은 흘러가네ㅠㅠㅠㅠㅠ피트 자기 품 내 줄 줄도 알고...ㅠㅠㅠㅠㅠㅠ
[Code: 2f4f]
2023.06.04 23: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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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톰 끝까지 화포놀이 뭐냐고 묻는거랑 알렉세이도 끝까지 얘기 안해주고 먹금하는거 존커하고 개웃겨요 센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쿨라랑 마음껏 달려보는 피트도 존커다ㅜㅜㅜㅜㅜㅜ센세 글 속에 희노애락이 다 있네ㅜㅜㅜㅜㅜㅜ센세는 빛이고 진리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
[Code: 5b90]
2023.06.05 00: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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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요ㅠㅠ
[Code: 6cd1]
2023.06.05 02:36
ㅇㅇ
평생 자식을 끼고 살고 싶으면 아들을 낳으면 된단다, 피트야! ㅠㅠ
[Code: 3e2b]
2023.06.05 06: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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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맵쀼 유치히게 싸울때마다 내 광대가 치솟는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이 너무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피트는 아직 애기 낳지도 않았는데 시집보낼 생각부터 하냐구요...!
[Code: 67b4]
2023.06.05 13: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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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잘 버텨줬구나 ㅠㅠ 피트랑 톰이 이제 아기 낳기 전에 임신떡 하는거도 보고 싶고 배부르면서 알콩달콩 하는거도 보고 싶고 보고 싶은게 억나더ㅠㅠㅠㅠ
[Code: 4427]
2023.06.05 13: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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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알렉세이 진짜 아이고 시아버님ㅋㅋㅋㅋ 아들내미가 납치해 온 초반부터 매느리 열심히 챙기고 노래 가르쳐주고 놀아주고 온갖 장난 다 받아주고 그 고생을 했는데 돌아오는 말이 우중충하고 재미없다라닠ㅋㅋㅋㅋㅋㅋ 피트 괜찮은 거 확인하니까 아들이 뭔소리를 하든 상대도 안 하고 그냥 나가버리냨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피트 되게 눈치보고 살았던 과거가 있는데도 돌려말하면 못 알아듣고 눈새 같은 저 지점이 너무 사랑스러워 그래서 피트한테 감길 수 밖에 없는 거 같아 야나네 엄마도 피트의 그런 순수한 마음에 오히려 목놓아 울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진짜 저 동네 사람 다 됐네 우리 피트ㅠㅠ
[Code: c44a]
2023.06.05 13: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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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가지마ㅠㅠㅠㅜ가서도 행복해야해 피트도 아기도 고비는 넘긴듯해서 다행이다 이별은 너무 슬퍼ㅠㅠㅠ
[Code: dee1]
2023.06.06 00: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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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도 아기도 고비를 넘기고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알렉세이는 톰에게 주지 못했던 애정까지 피트에게 주고 있는 것 같아 화차놀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 애를 침대에 던지면서 놀아줬냐고 ㅋㅋㅋㅋㅋ 톰이 경계하고 질투하는것도 너무 귀엽고 우중충하고 재미없다는 말에 화차놀이도 해주지 않았냐고 서운해하는 알렉세이는 너무 따뜻하다
[Code: 0cf0]
2023.06.06 00: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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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가 이제 서서히 어른이 되어 가는구나 대견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은 왜일까? 야나의 엄마를 위로하면서 부모의 마음을 어렴풋이 배워가는 피트는 분명 좋은 부모가 될거야 피트를 닮은 딸이든 톰을 닮은 아들이든 사랑받으며 행복한 아이가 될거라고 믿어 센세 이런 글을 써줘서 정말 고마워 센세 글 속의 톰과 피트를 보면 위로받는 기분이 들어 센세 사랑해
[Code: 0cf0]
2023.08.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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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도 커가는구나ㅠㅠㅠㅠ 참 삶이랑 어렵고 복잡하면서도 끈질기고 따뜻한 것 같아 센세. 고마워.
[Code: b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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