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34090864
view 3985
2023.03.27 13:52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늑대와 달

28. 제물


이른 아침부터 존 브래드쇼의 집에 들이닥친 마을 남자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심각했다. 그들은 벽을 등지고 앉은 브래드쇼를 앞에 두고, 촌장을 중심으로 반원을 그리며 빙 둘러앉았다. 피트가 손님에게 줄 차를 내왔다. 평소 피트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사람들이었으므로, 절로 몸이 딱딱하게 굳어 그만 차를 조금 흘리고 말았다. 남자 중 한 명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주눅이 든 피트는 눈치를 보며 뒷걸음질로 거실을 빠져나갔다.

남자들은 차를 마시며 뜸을 들였다. 얼마 전에 새로 건 벽걸이가 아름답다는 칭찬부터 시작해서 요즘은 안나의 건강이 어떤지, 그리고 둘째 손주 소식은 언제쯤 들을 수 있을지 대화의 샘은 마르지 않았다. 그들이 한참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아침부터 들른 까닭을 도통 꺼내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존은 “그래서 왜 오셨소?” 하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남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들 입을 다물고 흠흠 헛기침했다. 그리고 서로 눈치를 보며 또다시 미적거렸다.

“잘 생각해보시게, 존. 타타흐 부족이 앙심을 품고 복수하러 오면 어떻게 되겠나. 마을은 쑥대밭이 될 것이고, 우리 중에 목숨 부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걸세. 이웃 마을에 급히 도움을 청해도 타타흐 부족을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이윽고 촌장이 본론을 꺼냈다. 존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쓴웃음을 지었다. 마을 사람들이 자신과 피트를 위해 타타흐 부족 사람들을 내쫓은 게 아니라는 사실은 진작 알고 있었다. 피트의 결혼식 날, 테르반테이 마을까지 동행했다가 변을 당한 젊은이가 있으니 그의 처지에 공감하며 돌을 던진 것이다. 부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면 마을 사람들은 카잔스키 일가를 넙죽 마을 안으로 들이고 융숭한 대접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래, 존. 너무 그러지 말고 얘기라도 좀 들어보게나. 알렉세이 카잔스키가 무기를 버리고 무릎까지 꿇었어. 이래도 화가 풀리지 않는가?”
“그래, 그래. 내 말이! 당장 결혼을 허락하라고 재촉하는 게 아니야. 저쪽 얘기는 들어줄 수 있지 않은가?”

남자들이 촌장의 말에 앞다투어 맞장구를 치며 힘을 보탰다.

“저러다 굶어 죽을지도 모르니 식사라도 한 끼 대접하자고. 자네 형편 뻔히 알고 있으니, 부담 주지 않겠네. 우리가 손님 대접 제대로 할 터이니, 자네는 부디 얘기만 들어주게나.”

또 다른 남자가 덥수룩한 수염을 쓰다듬으며 점잖게 말했다. 그의 말에 존은 발끈했다. 형편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도 허허실실 웃을 수 있는 남자는 그리 많지 않다. 더군다나 존 브래드쇼처럼 책임감이 남자라면 더더욱. 지금껏 살면서 아내와 자식들의 배를 곯지 않게 했다는 사실은 존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존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사실은 마을 사람들이 피트를 제물 삼아 각자 배를 불리려 드는 것이었다.

“피트는 결혼식 첫날에 허망하게 신랑을 잃고, 그 길로 끌려가 모욕까지 당했어. 그런데 나더러 그 자식들 얘기를 들어주란 말인가? 죽은 미첼 볼 면목이 없어서 안 돼. 피트 장래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안 될 일일세.”

존은 단호하게 일갈했다. 그는 곧 죽어도 카잔스키 집안에 피트를 시집 보낼 마음이 없었다. 피트만 괜찮다면 평생 그를 끼고 살 작정이었다. 자신이 죽는다면 닉에게 피트를 부탁할 것이고, 닉마저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손자 브래들리에게 피트를 맡길 생각이었다.

“존, 솔직히 피트가 그만한 상대를 만날 수 있었겠는가.”

수염을 쓰다듬던 남자가 점잖을 떨며 다시 말을 이었다.

“어떻게 보면 피트에게는 오히려 행운이야. 물론 자네가 아일라우 집안과 혼담을 성사시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르지 않네. 아일라우 집안이 훌륭하단 것도 잘 알아. 피트에게는 과분한 상대였으니 말이야.”
“어디 계속 지껄여 보게나.”

존이 눈을 부릅떴다. 당장에 달려들어 흠씬 두들겨 팰 기세였다. 말을 꺼낸 남자는 초라하게도 눈치를 보며 허둥지둥 덧붙였다.

“아, 아니, 그러니 내 말뜻은…… 그 애는 부모도 없고, 재산도 없고, 하다못해 온전한 여자도 아니고 남자 오메가인데 카잔스키 집안 같은 대단한 집안에 시집가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지.”
“…….”
“상대적으로 좀 처지는 집안이라도 결혼만 할 수 있다면야 피트에게는 분에 넘치는 호사가 아닌가. 물론 자네 됨됨이며 능력을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닐세. 자네는 좋은 사람이야. 그래도 자네만 보고 덜컥 결혼을 수락하기에는 피트에게 흠이 많다는 것뿐이야.”
“그래서 그 애를 사지에 밀어 넣고 그 덕을 보겠다고? 그 애 인생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단 말인가?”

기어이 존이 언성을 높였다.

“존, 이 사람아. 진정하게. 그런 뜻이 아니란 거 알지 않나.”
“모두에게 좋은 방향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자고.”
“아스케가 괜한 말을 꺼낸 게 아닐세. 다 자네와 자네의 가족들을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우리는 같은 마을의 주민들 아닌가? 다 자네의 일이 잘 풀리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네.”

남자들은 존을 진정시키려고 저마다 말을 얹었다.

“닥쳐라! 아일라우랑 결혼식이 진행될 때도 그랬지. 그 애를 사람 취급도 안 하던 작자들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너도나도 아양을 떨었어. 가증스럽게도 말이야.”

존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벌겋게 달아오른 쇳덩이처럼 팔팔 끓었다. 피트의 결혼식을 떠올리면 아직도 천불이 올라온다. 존이 매파에게 연통을 넣을 때마다 피트는 좋은 집에 시집가기엔 글렀다며 단정 짓던 사람들이 아일라우 집안으로부터 좋은 소식이 날아들자 하루아침에 태도를 싹 바꿨다. 

평소에는 피트가 인사를 해도 무시하던 사람들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먼저 피트에게 말을 걸고, 선물을 주기 시작했다. 대개 돈을 아끼느라 처리하기 곤란한 잡동사니였다. 그따위 허접한 물건도 피트는 금은보화처럼 소중하게 여겼다. 피트는 달라진 마을 사람들의 태도에 얼떨떨한 눈치였지만, 그들이 자신에게 웃으며 말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기뻐서 그간의 설움도 잊고 잔뜩 들뜬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지켜보는 존의 심정은 말이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마을 청년 몇몇이 결혼식 날에 테르반테이 마을까지 동행하겠다고 나섰다. 그들은 직접 아일라우 집안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안면을 틀 작정이었다. 아일라우 집안은 대대로 장사꾼이니, 그들 주변을 얼쩡거리면 작게나마 한 몫 챙길 수 있었다.

그러니 이들이 자신을 설득하려는 이유는 뻔했다. 집안의 우열을 따지자면 아일라우보다 카잔스키가 훨씬 좋은 집안이다. 카잔스키 집안은 아일라우 집안 못지않게 많은 재산을 보유했고, 무엇보다도 인근을 싹 쓸어버리고도 남을 강한 힘을 지녔다. 마을 사람들에겐 피트가 약탈혼을 당해 수모를 겪은 일이 오히려 호재인 셈이다. 그들은 카잔스키 집안의 든든한 후광을 등에 업고, 어깨를 쫙 펴고 이곳저곳 으스대며 돌아다닐 달콤한 꿈에 흠뻑 취한 상태였다.

“존, 부디 현명하게 생각하게.”
“새삼 카잔스키네 이름과 재산이 탐이 나나?”

존의 말에 정곡을 찔린 남자들은 연신 헛기침을 해대며 얼굴을 붉혔다. 존은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눈여겨보았다. 괘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부모를 잃고 홀로 남은 불쌍한 아이를 홀대할 때는 언제고, 푼돈이나마 주워 담을 기회가 생기니 염치도 없이 모여드는 꼴이란. 차라리 불길을 향해 달려가는 하루살이의 인생이 더 숭고했다.

“죽고 싶지 않거든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라.”
“브래드쇼, 곧 여름일세.”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촌장이 차분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말세로군!” 존은 기가 막혀서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허벅지를 철썩 때렸다. “명심하게나, 브래드쇼. 곧 여름이 온다는 사실을.” 촌장이 다시 말했다. 존은 주먹을 그러쥐고 말없이 촌장을 노려보았다. 촌장이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노화로 뿌옇게 흐려진 안광이 기묘하게 번뜩였다. 존은 조용히 분노를 삭였다.

그에게 여름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계절이었다. 매해 여름마다 브래드쇼 집안은 마을 사람들의 가축을 이끌고, 먼 길을 나선다. 가축을 풀어놓기에 괜찮은 땅이 있으면 천막을 치고 뿌리를 내린다. 그리고 가축이 배불리 먹고 살이 오를 수 있도록 지켜보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내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 브래드쇼 집안은 여름 한 철 벌어들인 돈으로 한 해를 살았다. 그 외 수입은 변변치 않아 고작해야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촌장은 명줄을 쥐고 존을 협박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여름에 가축을 내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존과 그의 가족들을 서서히 말려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피를 보지 않았으니 마을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떳떳할 수 있었고, 뙤약볕 아래 비쩍 말라 굶어 죽은 브래드쇼 집안 사람들은 그 원통함을 털어놓을 곳도 없다. 그야말로 개죽음이다. 

존은 피가 거꾸로 치솟은 기분이 들었다.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만 나가보시오. 더는 말 섞고 싶지 않소.”

완고한 존의 태도에 남자들은 일단 물러나기로 했다. 그들은 주춤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둘씩 자리를 빠져나갔다. 그러면서도 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들이 던지는 무언의 압박에 존은 피가 맺히도록 입술을 꽉 깨물었다.

 
***


빨래터에 산들바람이 불었다. 널따란 강줄기가 유유히 흐르고, 강가에 우뚝 선 커다란 아름드리나무 아래 코흘리개 아이들이 바람개비를 들고 뛰놀고 있었다. 어른들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서 아이들은 짓궂은 장난을 쳤다. 이제 막 아장아장 걷는 젖먹이의 통통한 뺨을 꼬집거나, 유순하고 얌전한 아이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나뭇가지에 앉은 새들이 어른들을 대신해서 개구쟁이들을 감시했다. 

“얘들아, 그러다 다친다!” 

가냘픈 몸매의 여자가 놀랍게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다루려면 그 정도는 기본이었다. 아들을 여럿 낳은 여자라면 특히 목소리가 더 크고 걸걸했다. 사내아이들은 조곤조곤 말해서는 도통 듣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아이들은 붙잡히지 않으려고 쌩하니 내달렸다. “거기 서!” 하고 여자가 다시금 외쳤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나서 웃음을 터뜨렸다.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한겨울에 손이 부르트도록 빨래를 하는 것만큼이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힘들었다. 벌써 지친 여자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날씨 좀 봐. 이제 정말 여름인가 봐.”
“그러게, 햇볕이 이렇게 쨍쨍하니 빨래는 잘 마르겠다.”
“글쎄, 그래서 그이한테…….”
“정말? 놀라운 일이군.”

여자들은 빨랫방망이로 푹 젖은 옷을 마구 두드리며 두런두런 수다를 떨었다. 퍽퍽 내리치는 동작에 저마다 울화가 실려 있었다. 마구잡이로 두들겨 맞은 빨랫감이 바위 위에 축 늘어졌다. 남편과 아이들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은밀한 속마음을 강물에 흘려보낸 여자들의 표정은 홀가분했다. 빨랫감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빨랫방망이를 내려놓고 찌뿌듯한 허리를 펴던 여자가 멀리서 걸어오는 피트를 발견하고 멈칫했다.

“안녕하세요.”

피트는 쭈뼛거리며 여자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빨랫감이 잔뜩 든 바구니를 옆구리에 끼고 있었다.

“응, 안녕하세요.”

귀밑머리가 유독 인상적인 여자가 건성으로 대꾸했다.

“피트도 빨래하려고 나왔나 봐?”
“네.”

피트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마침 빈 자리 하나가 보여 얼른 그곳으로 향했다. 싸리를 엮어 만든 바구니 가득 빨랫감이 들어 있었다. 그는 넓적한 바위에 앉아 빨랫감을 하나씩 꺼냈다.

여자들은 다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피트는 여자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고, 말없이 빨래만 했다. 차마 고개도 똑바로 들지 못했다. 익숙한 일이다. 슬슬 손이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빨래는 피트가 집안일 중에 가장 싫어하는 일이었다. 요리는 재밌고, 청소도 그럭저럭 할 만한데 빨래만큼은 아무리 해도 싫다. 다른 여자들처럼 빨랫감이 눈엣가시 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두들겨도 싫다. 애당초 피트는 그만큼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의 천성이 그랬다. 피트는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설사 상대방이 자기를 아무리 못살게 굴고 노골적으로 업신여긴다고 할지라도.

“그런데 피트.”
“네?”

한참 빨래에 열중하던 피트는 누군가 자신을 부르자 귀를 쫑긋 세웠다. 그는 아주 잠깐 기대에 잔뜩 부풀었다.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니. 하지만 그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 남자 저 남자를 거치는 것보다야 한 사람한테만 안기는 게 낫지 않아?”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빨랫방망이를 쥔 피트의 손에 힘이 스르륵 풀렸다. 그는 여자가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번에 알아차렸다. 대부분 남자 오메가들의 인생은 기구했다. 번듯한 집안에 시집을 가서 남들처럼 자식을 낳고 사는 일은 극히 드물고, 대개 매춘부가 되어 몸을 팔며 근근이 목숨을 연명했다. 시집을 가더라도 늙은이의 후처로 살았다. 사실상 팔려 간 셈이었다.

마을 여자들은 피트의 미래도 그렇게 되려니 했다. 얼굴이 반반하니 꽤 비싼 값에 팔려 갈 줄 알았다. 일이 잘 풀려봤자 괴팍한 성벽을 지닌 늙은이의 후처가 되는 것이 고작이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일라우 집안에 이어서 카잔스키 집안까지. 이쯤 하면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은연중에 얕잡아 보고 홀대했던 피트의 앞날이 잘 풀리자, 괜스레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그렇잖아. 그렇다고 결혼도 못 하고 계속 브래드쇼 씨네 신세 질 수도 없고. 사람이 은혜를 입었으면 응당 보답해야지.”

여자는 진심으로 존 브래드쇼를 생각하는 척하며 교묘하게 비아냥거렸다. 피트는 풀이 죽어 고개를 푹 숙였다.

“네, 사리나 말이 맞아요. 아저씨께는 보답해야죠.”
“이제 카잔스키 집안도 피트 네가 지조 있는 사람이란 거 알았을 거니까, 그만 못 이긴 척 그 집안 며느리가 되는 게 좋지 않겠어?”

머리카락이 빗자루처럼 뻣뻣한 여자가 끼어들었다. 그녀의 말에도 뼈가 있었다. 피트더러 네 주제를 알라고 종용하고 있었다.

“사리나 말대로야. 사내 마음은 금방 식어버려.”
“어떻게 보면 피트 네게도 잘된 일이야. 아일라우 집안보다 카잔스키 집안이 더 부자고, 명성도 대단하잖아. 그런 집안이랑 인연을 맺으면 브래드쇼 씨에게도 좋고, 우리 마을에도 좋은 일이지. 뭐가 올바른 선택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
“그래, 모처럼 일이 잘 풀렸잖아. 너 혼자서 무슨 능력으로 보답하겠어? 남편 덕을 볼 수 있으면 봐야지. 안 그래?”
“사람은 분수를 알고 살아야 하는 거야.”
“보아하니 그 카잔스키 댁 도련님이 너한테 손찌검을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만하면 더 바랄 것도 없지. 매만 안 맞아도 그게 어디야.”
“어차피 이제 다른 집안에 시집가긴 글렀잖아. 간다고 한들 멀쩡한 집안에 갈 수 있겠어?”

여자들은 너도나도 합심해서 피트를 몰아세웠다.

“……네.”

피트는 멍하니 입술을 달싹였다. 숨이 턱턱 막혀서 좀처럼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피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손만 꼼지락거리자 여자들은 아예 쐐기를 박을 작정인지 모진 말을 거침없이 해댔다. “어떻게 할래? 피트.” 여자들은 계속해서 피트에게 대답을 재촉했다. 그래도 피트가 대답하지 못하자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때, 어느새 다가온 심술보가 투실투실 붙은 아이가 피트의 머리카락을 콱 잡아당겼다. “아파, 하지 마.” 피트는 깜짝 놀라 뒤로 나자빠졌다.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피트의 머리카락을 또다시 잡아당겼다. 그것도 모자라 피트의 귀걸이를 잡아당기기까지 했다. 

“아프다니까.”

피트가 아이를 밀치며 몸을 사리자, 아이의 어머니가 대번에 달려와서 피트에게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였다.

“애가 어려서 뭘 모르고 장난칠 수도 있지, 왜 그렇게 유난이야?”
“하지만…….”

피트는 우물쭈물하며 말끝을 흐렸다. 아이가 돌연 울음을 터뜨렸다. “괜찮아, 카이. 괜찮아. 많이 놀랐지?” 여자는 우는 아이를 어르고 달랬다. 피트는 얼얼한 귓불을 만지작거렸다. 아이가 어찌나 세게 귀걸이를 잡아당겼는지 귀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자식이 없으니 애들 마음을 알 턱이 있나.”

여자는 매서운 눈초리로 피트를 노려보았다. 어머니의 품에 안긴 아이가 의기양양해서는 작게 웃었다. 피트는 허탈한 심정으로 빨랫방망이를 다시 잡았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래, 원래 이렇게 살았지……. 스무 해도 되지 않는 짧은 생애, 가장 따스하고 풍요로웠던 겨울을 보내느라 잠깐 잊고 지냈다. 자신이 모난 돌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꺼려하는 보기 싫은 거스러미라는 사실을. 피트는 설움을 꾹 참으며 남들에게 들킬까 전전긍긍하며 작게 훌쩍훌쩍 울었다. 더는 이곳이 정다운 고향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지금껏 살아오면서 정다웠던 적이 있는가. 돌이켜보면,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얼굴은 언제나 매정했다.

보고 싶어. 피트는 자신을 향한 톰의 서글서글한 미소를 머릿속에 그렸다. 피트, 하고 자신을 부르는 톰의 나지막한 목소리를 떠올렸다. 손등으로 젖은 뺨을 문지르는데 여자들이 무어라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비어져 나오는 설움에 여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마도 힐난이겠지. 체념하며 마음을 다잡는데 가슴이 저렸다.

피트는 탁 트인 초원과 수천 개의 별이 빛나는 밤이 절실히 그리웠다. 키르케와 함께 자수를 놓으며 달콤한 간식을 먹던 순간이 그리웠다. 활짝 웃는 사람들의 얼굴, 그들의 따스한 체온, 무뚝뚝하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다정한 말 한마디, 게으르게 늘어진 양, 폴짝폴짝 뛰는 강아지, 흙을 바수고 나온 작은 벌레, 그 모든 것이 눈물겹도록 그리웠다.

 
***


화창한 날씨였지만 언덕을 오르는 존의 얼굴은 우중충했다. 그는 꼭 발이 푹푹 빠지는 진창을 걷는 것처럼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가슴 언저리까지 오는 야트막한 담장이 에워싼 그의 정다운 보금자리가 따사로운 햇살 아래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존은 삐거덕거리는 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앞뜰에 세워놓은 건조대에 널린 빨래가 바람에 이리저리 펄럭였다. 희고 자그만 손이 축 늘어진 빨랫감을 툭툭 치며 반듯하게 펼쳤다. 그 사이로 앳되고 말간 얼굴이 보였다.

“피트, 빨래 다 널면 안으로 들어와라. 할 얘기가 있다.”

존이 말했다.

“네, 아저씨.”

피트가 얼굴을 빼꼼 내밀며 대답했다. 존은 뒷짐을 지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피트는 남은 빨래를 마저 걸고, 물기 묻은 손을 웃옷에 슥슥 문질러 닦았다. 그런 다음 벼슬을 한껏 세우고 마당을 호령하는 닭들을 요리조리 피해 집 안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찾으셨어요?”

피트는 엉성하게 풀어진 두건을 더듬으며 존에게 말했다. 존은 맞은편을 가리키며 피트에게 앉으라고 권했다. 피트는 두건을 단단하게 고정하고, 흐트러진 옷매무시까지 가다듬은 다음 자리에 앉았다. 존은 자신의 무릎을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피트.”
“네, 아저씨.”

피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질 말을 가만히 기다렸다. 존은 시름이 가득한 얼굴로 입맛을 다시며 연신 무릎을 매만졌다. 그는 머릿속에서 산발적으로 흩어진 단어를 하나씩 맞추며 생각을 정리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따사로운 햇살이 존의 정수리와 어깨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피트는 존의 주변에서 나풀나풀 춤을 추는 먼지에 시선을 고정했다. 이윽고 존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마도 마을 사람들이 너더러 자존심을 그만 세우고 카잔스키 집안에 눌러앉으라고 강요할 거다.”
“…….”
“다들 각자 계산하는 바가 있다. 손해는 조금도 보지 않으려고 할 거야.”
“…….”
“벌써 네게 고집을 꺾으라고 말했을지도 모르겠구나.”

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침침한 눈을 비볐다. 피트는 소매에 붙은 실오라기를 만지작거렸다.

“사람들이 무어라 떠들든 귀담아들을 것 없다. 그 사람들이 네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는 않아. 피트, 네 인생은 네 것이다. 다른 사람들 등쌀에 시달려서 원치 않은 삶을 살 것 없어.”
“아저씨…….”
“난 남들 눈치 본답시고 널 그 집안에 보낼 생각 조금도 없다. 조급해하지 말고, 불안해하지도 마라. 반드시 널 좋은 집안에 시집보낼 거야. 네게 어울리는 좋은 짝을 찾아 줄 거다. 그래야 듀크 볼 낯이 있어.”

존이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설령 혼기를 놓친다고 할지라도 걱정할 것 없다. 넌 나한테 친자식이나 마찬가지다, 피트. 이 목숨이 붙어있는 한, 당연히 너를 보살펴줄 거야. 내가 죽거든 닉이 널 보살필 거고. 그러니 앞날은 걱정하지 마라.”
“아저씨, 저는…….”

피트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는 괜찮아요. 저는 카잔스키와…… 톰 카잔스키와 함께 살고 싶어요.”
“뭐?”

존은 제 귀를 의심하며 날카롭게 되물었다. 피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세를 바로 했다.

“사람들이 강요해서 그러는 게 아니에요.”

피트는 존을 똑바로 응시했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톰 카잔스키가 네게 무슨 짓을 했는지 잊었어? 네가 정성껏 만든 예물을 죄다 불태우고, 억지로 끌고 가서 모욕했다.”
“알아요. 그래서 톰을 미워했어요. 언젠가 반드시 톰에게 복수하겠다고 다짐했어요. 하지만, 하지만…….”

피트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욕심이 나요.”

피트는 바들바들 떨며 말을 이었다. 어찌나 긴장했는지 조금만 방심해도 기절할 정도였다. “맙소사.” 존은 눈을 질끈 감으며 탄식했다.

“톰이 절 바라보면서 웃을 때면 욕심이 생겨요.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적어도 백 년은 더 살고 싶어요. 그래야 톰이 웃는 얼굴을 더 오랫동안 볼 수 있잖아요.”
“피트, 얘야…….”
“톰처럼 되고 싶어요. 톰처럼 말하고, 걷고, 뛰고, 웃고, 울고 싶어요.”

피트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눈으로 존을 바라보며 간절히 말했다. 피트는 톰이 바라보는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 톰처럼 세상을 받아들이고, 톰처럼 생각하고, 톰처럼……. 그렇게 톰과 하나가 되고 싶었다. 그와 영원히 함께할 수 있도록.

존은 몹시 놀랐다. 피트는 제멋대로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아이였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순종적이고 온순한 아이였다. 세상에 이보다 얌전한 아이가 또 있을까. 피트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자신의 말을 거스른 적이 없었다. 그런 피트가 처음으로 제 뜻을 굽히지 않고 간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당연히 아저씨 뜻을 따를 거예요. 아저씨는 제게 아버지 같은 분이시잖아요. 아저씨께서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가슴 속에 묻고 추억하며 살아갈게요.”

피트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그 말은 진심이었다.

“분명히 해두자, 피트. 그 친구를 사랑하느냐?”

존이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피트는 대답 대신에 생긋 웃었다. 백 마디 말보다 더 값지고 진실한 미소였다. 그 미소를 통해 존은 무한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비가 내린 후 맑게 갠 하늘처럼 순진한 마음. 이제 막 피어오른 불꽃. 그 어떤 시련도 마땅히 견디리라 다짐하는 올곧은 마음. 피트는 희망의 날개를 달고 있었다. 존은 그가 자유롭게 날갯짓할 창공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후우……. 존은 엄숙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피트는 숨을 꾹 참고 기다렸다. 존은 입을 틀어막고 또 한숨을 내쉬었다. 피트는 조마조마한 마음에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마침내 존이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알았다. 네 뜻이 정 그렇다면 나도 더는 강요하지 않겠다.”
“아저씨.”

피트는 눈을 크게 떴다. 둥근 뺨에 홍조가 올라왔다. 어깨가 저절로 들썩거렸다.

“네가 행복한 게 우선이다.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아. 너만 행복하다면야 뭐가 문제겠어? 정말 잘됐다. 넌 참 대견한 아이야, 피트. 스스로 행복을 찾았잖느냐. 네가 자랑스럽구나. 고맙다, 네 덕분에 나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구나. 이만하면 네 아버지에게도 떵떵거릴 수 있겠어.”

존이 두 팔을 한껏 벌렸다. 피트는 기다렸다는 듯이 존에게 와락 안겼다. 존은 피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

아이스매브 아이스맨 매버릭
2023.03.27 18:33
ㅇㅇ
모바일
내 센세 오셨다~~~~~~~~~~~~~~
[Code: 2df4]
2023.03.27 18:35
ㅇㅇ
모바일
진짜 마을 사람들 못됐다...피트가 톰한테 완전히 시집가기전에 한번 호되게 혼나고 피트한테 사과했으면ㅠㅠ 진짜 족장이고 아낙네들이고 아가리에 쭉빵 한대씩 날리고 싶네
[Code: 2df4]
2023.03.27 18:38
ㅇㅇ
모바일
아저씨가 반대하면 평생 가슴에 묻고 살겠다는 피트나 피트가 자랑스럽다고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며 안아주는 존이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 어쩜 이런 가족이 있냐고 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deb]
2023.03.27 18:41
ㅇㅇ
모바일
센세 나 지금 울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건 정말 문학이야 이렇게 직업 셀털해도 되는거야? 내가 이 귀한 글을 이렇게 편하게 앉아서 공짜로 봐도 되는건지 막 그래 ㅠㅠㅠㅠㅠㅠㅠ 읽는데 자꾸 울컥울컥하고 찡했다가 설레고 스크롤 줄어드는게 아까워서 자꾸 천천히 곱씹게 돼 ㅠㅠㅠㅠㅠ
[Code: 2f30]
2023.03.27 18:48
ㅇㅇ
모바일
존 브래드쇼 같은 참애비가 피트를 아끼고 사랑해줘서 지금과 같은 사랑스럽고 강하고 마음이 단단한 피트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브래드쇼들은 영원히 복받아라 ㅠㅠㅠㅠㅠ 마을 사람들이 하는 짓을 보니 그동안 피트가 얼마나 배척당하고 외면당하면서 상처 받았을지 마음 아프고 카잔스키네에서 받은 사랑이 새삼 소중해 ㅠㅠㅠ 빨리 결혼해서 사랑만 듬뿍 받았으면
[Code: 2f30]
2023.03.27 18:48
ㅇㅇ
모바일
“톰이 절 바라보면서 웃을 때면 욕심이 생겨요.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적어도 백 년은 더 살고 싶어요. 그래야 톰이 웃는 얼굴을 더 오랫동안 볼 수 있잖아요...여기서 가슴이 벅차 올랐어 이 마음을 톰이 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피트의 행복이 제일 중요하다며 스스로 행복을 찾은 피트를 대견하다고 칭찬해주고 안아주는 존 브래드쇼 다 너무 좋다 센세는 천재야 ㅠㅠㅠㅠㅠㅠ
[Code: 2f30]
2023.03.27 20:19
ㅇㅇ
모바일
존 브래드쇼 진짜 자식에게만 무른 상남자 ㅠㅠㅠㅠㅠㅠ피트가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너무 찡해 ㅠㅠㅠㅠㅠㅠㅠ
[Code: 996c]
2023.03.27 20:32
ㅇㅇ
모바일
센세 왔어 내 센세 오셨어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마을사람들 존나 거지같네ㅜㅜㅜ시발 결혼해도 도와주지말고 피트랑 브래드쇼네만 행복해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d2b]
2023.03.27 21:36
ㅇㅇ
드디어ㅜㅜㅜㅜㅜㅜㅜㅜ드디어ㅜㅜㅜㅜㅜㅜㅜㅜ감격스러워ㅜㅜㅜㅜ피트의 미소 다 그려진다 미소만으로도 느껴지는 사랑 ㅜㅜㅜ ㅜㅜㅜㅜ
[Code: e22d]
2023.03.27 23:01
ㅇㅇ
모바일
와 진짜 마을 주민들 ㅠㅠㅠㅠ
[Code: b92e]
2023.03.28 01:01
ㅇㅇ
모바일
마을사람들 개너무하다.... 피트랑 브래드쇼 다같이 떠나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28a]
2023.03.28 11:31
ㅇㅇ
모바일
마을사람들 환멸... 피트랑 거위네가 아깝다 다같이 타타흐 가자!ㅠㅠㅠㅠㅠㅠ
[Code: 5987]
2023.03.28 12:09
ㅇㅇ
아진짜 매버릭 내가 키워야만 ㅠㅠㅠㅠㅠㅠㅠ
[Code: 2c23]
2023.04.02 08:03
ㅇㅇ
모바일
존 아저씨 너무 좋아!!!
[Code: be38]
2023.04.03 18:03
ㅇㅇ
모바일
아 진짜.... 돌겠다.... 센세 이건 문학이야 마스터피스야 도대체 내가 감히 방구석에 앉아서 이 마스터피스를 감상해도 되는 걸까...? ㅠㅠ 너무 좋다 따스하다 글이
[Code: 733f]
2023.04.06 05:30
ㅇㅇ
모바일
나 진짜로 울고있어 센세..... 웬만하면 글 읽으면서 안우는데..... 존나 울고있음...... 피트가 당한 수모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천성 그리고 톰을 향한 애틋한 마음..... 을 풀어 내는 센세 필력.... 그냥 미쳤다... 나는 그냥 눈물 흘리는거임...... 내가 무슨 힘이 있나.....
[Code: c156]
2023.04.18 13:17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와 근데 센세 진짜 ㅠㅠㅠㅠㅠㅜ최고다 ㅠㅠ
[Code: 4753]
2023.05.25 06:25
ㅇㅇ
모바일
마을주민들 가만안둬 쒸익쒸익 피트 타타흐 가서 행복하자!
[Code: 960d]
2023.08.09 14:03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나 울어 센세ㅠㅠㅠ 피트한테 대체 왜들 그러는데ㅠㅠㅠㅠ
[Code: fc05]
2023.10.09 15:54
ㅇㅇ
모바일
마을 사람들 진짜 너무 못된 거 아니냐고ㅠㅠㅠㅠㅠㅠ 브래드쇼 집안빼고 다 패버려 진짜ㅠ
[Code: b96e]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