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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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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달


마을 입구. 참나무로 만든 커다란 문을 사이에 두고 존과 타타흐 부족의 세 사람이 대면했다. 존은 칼끝으로 알렉세이를 겨누었다. 치솟는 분노로 존의 가느다란 갈색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알렉세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칼자루를 쥐고 존을 응시했다. 톰은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숨을 죽였다. 이고르는 허리춤에 손을 얹고 입천장을 연신 찼다. 론은 눈치를 보며 눈을 데구루루 굴렸다. 그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제 발로 찾아오다니 목을 베러 갈 수고를 덜었군.”

존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존은 본래 순박한 인상이었으나, 부드러운 이목구비가 모조리 일그러져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우리는 당신과 싸우고자 찾아온 게 아니오, 브래드쇼 씨.”

알렉세이는 침착하게 말했다.

“존 브래드쇼 씨, 다시 정식으로 내 소개를 하겠소. 나는 티무르 카잔스키와 옥사나 카잔스키의 아들 알렉세이요. 오늘, 내 아들의 혼담을 논하고자 찾아왔소.”
“혼담? 당신네한테 줄 자식은 없다!”
“피트를 말하는 게요.”
“웃기지 마라!”

존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치자 알렉세이의 이마에 굵은 핏줄이 불거졌다. 존은 알렉세이를 위협하며 허공에 검을 마구 휘둘렀다. 칼날에 반사된 빛이 번쩍여 세 사람의 눈을 찔렀다. 론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엉거주춤하게 섰다. 어차피 쉽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긴 싸움이 될 것이다.

“브래드쇼 씨, 흥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생각해 보시오. 우리는 고작 셋뿐이외다. 게다가 무장도 변변치 않지. 정말 대화를 나누기 위해 찾아온 거요.” 

이고르가 두 손을 들어 보이며 나섰다. 그는 턱짓으로 존의 어깨 너머 웅성거리는 마을 사람들을 가리켰다. 대낮부터 존의 쩌렁쩌렁한 고함을 듣고, 근처에 사는 사람 몇 명이 무슨 일인가 싶어서 나왔다.

“그리고 이놈은 브래드쇼 씨 분이 풀릴 때까지 마음껏 두들겨 패도 좋소. 알료샤, 그래도 괜찮지?”

이고르는 톰의 어깨를 덥석 잡아 앞으로 밀었다. 알렉세이는 이고르의 말에 긍정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휘청거리던 톰은 균형을 찾고 자세를 바로 했다. 그는 숙연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존이 자신을 찔러도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그의 분노는 신선했고, 정당했고, 애달팠다.

“대화? 얼어 죽을, 무슨 대화란 말이지? 대화를 나눌 생각이었으면 진작 찾아왔어야지. 내 자식놈은 병신이 될 뻔하고, 자식이나 마찬가지인 피트는 당신네 아들 때문에 이제 시집도 못 가게 생겼어. 그런데 네놈들은 그간 뭘 했지?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되도록 뭘 했냔 말이다!”
“것 참, 뭘 그리 섭섭하게 말씀하시오?”

이고르가 빙그레 웃었다.

“이놈이 브래드쇼 씨네 귀한 자식을 다 늙어 백발이 될 때까지 애지중지 떠받들고 살 거요.”

이고르는 능청스레 말하며 톰의 모자를 벗기고 그의 머리카락을 마구 쓰다듬었다. “그렇지, 톰?” 하고 이고르가 다시 말했다. 톰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간신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나 존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이 쳐죽일 놈들!” 존이 외쳤다. 

알렉세이는 작게 신음했다. 점잖은 사람이라더니, 분노가 급류와 같다. 보기 드물게 남자다운 남자다. 한 집안의 가장이라면 자신의 식구가 모욕을 당했을 때 이처럼 분노해야 한다. 그 상대가 자신의 힘으로는 꺾을 수 없는 자라고 할지라도. 알렉세이는 속으로 존을 인정했다.

“당신네랑은 할 말 없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아직도 검을 차고 있지 않나. 타타흐 부족과 카잔스키 가문 악명은 나도 잘 안다. 여차하면 전부 죽여버릴 작정이겠지. 그게 네놈들 방식이니까.”

존이 경멸 어린 눈으로 알렉세이를 쏘아보며 말했다. 알렉세이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청명했다.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이 포근했다. 굴욕을 자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다.

알렉세이는 허리에 찬 검을 뽑아 땅으로 떨어트렸다. 호신용 단검도 땅에다 버렸다. 그리고 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튀어나온 돌이 정강이를 파고들었다. 그러나 알렉세이는 아픔을 조금도 느끼지 못했다.

“브래드쇼 씨, 믿어주시오. 피를 보려고 온 게 아니외다.”

알렉세이는 고개를 숙인 채, 양쪽 무릎 위에 손을 올리며 겸허하게 말했다.

“당신과 대화를 나누고 싶소. 부디 기회를 주시오. 내 말을 들어주시오.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알렉세이가 거듭 간청했다. 시야가 아득했다. 타인에게 무릎을 꿇은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앞에 무릎 꿇은 패배자를 냉소적인 눈으로 내리깔아 보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손에 죽을 이름 모를 사람의 정수리만 질리도록 보았지, 자신의 정수리를 드러내게 될 줄이야. 그것도 그토록 하찮게 여기던 정주민들 앞에서.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경악한 론이 입을 쩍 벌렸다. 그는 누구보다 이 상황이 수치스러웠다.

“아버지!”

톰도 눈을 휘둥그레 떴다.

“너흰 나서지 마라. 알료샤가 알아서 할 거다.”

이고르는 톰과 론을 막아서며 엄하게 말했다. 론이 이를 갈며 그를 뿌리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론이 좀처럼 울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자, 이고르는 기어이 “멍청한 놈, 맞아 죽기 전에 닥치고 있어!” 하고 으름장을 놓았다.

톰은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눈앞에 벌어진 일이 믿기지 않았다. 주먹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런 곳에서 아버지의 초라한 등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나 때문이다. 전부 나 때문이다.’ 뒤늦은 후회가 밀려들었다.

톰은 아버지의 의지를 존중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무기를 전부 버렸다. 쇠붙이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쨍그랑 요란한 소리를 냈다. “너 미쳤어?” 론이 삿대질하며 소리를 질렀다. 이고르가 론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쳤다. 그도 무기를 버렸다. 론도 마지못해 무기를 버려야만 했다.

“허어…….”

존은 낮게 탄식했다. 전사에게 무기는 긍지이고,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알렉세이 카잔스키가 무기를 버렸다. 일말의 미련도 없이. 이 남자가 정말 그 알렉세이 카잔스키인가? 존은 제 눈을 의심하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어찌나 놀랐는지 하마터면 검을 떨어트릴 뻔했다. 지금 눈앞에 무릎 꿇은 이 남자는 그 악명 높은 카잔스키가 아니었다. 자식의 과오를 만회하려고 애를 쓰는 평범한 아버지였다.

마을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졌다. 조금 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이 자리에 모였다. “뭐야, 무슨 일이야?” 뒤늦게 나온 어떤 남자가 껑충껑충 뛰며 물었다. “카잔스키라나 봐…….” 누군가 목소리를 낮추고 작게 말했다. “설마. 타타흐 부족?” 남자가 제자리에 서며 다시 물었다. “맞아, 저놈이야. 테르반테이 마을에서 본 놈!” 그때, 또 다른 누군가가 사람들을 밀치고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모래색 곱슬머리의 남자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론을 가리켰다. 그는 테르반테이 마을에서 론에게 걷어차여 기절했었던 사람이다. “저 자식!” 남자는 분통을 터뜨리며 돌을 주워다가 힘껏 던졌다.

“아악!”

론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왼쪽 뺨을 감쌌다. 돌을 맞은 뺨이 얼얼해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비명에 흥분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돌을 주워 던졌다. “이 자식들이!” 론이 발끈해서 허공에 주먹질을 했다. 하지만 고작 세 명만으로는 마을 사람들을 당해내기에 역부족이었다.

“꺼져라!”
“꺼져!”

마을 사람들은 사정없이 돌을 던졌다. 그 기세에 땅이 울렸다. “알료샤, 일단 자리를 떠야겠다.” 이고르가 서둘러 알렉세이를 부축해서 그를 일으켰다. 눈두덩이가 찢어진 알렉세이는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알렉세이는 이를 악물며 손으로 상처를 힘껏 눌렀다.

마을 사람들은 여세를 몰아 세 사람을 내쫓았다. 마을 입구에서 한참을 나와 길이 끊어진 곳까지 몰아세우고 나서야 그들의 흥분이 가라앉았다. 돌부리에 발이 걸린 이고르가 뒤로 넘어졌다.

“다신 얼씬도 하지 마!”

처음 돌을 던진 남자가 흙먼지가 문은 손을 탈탈 털어내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고르는 이를 드러내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어깨가 크게 들썩거렸다. 이런 망신을 당하는 건 정말 오랜만인데……. 이고르는 오래전, 동생인 알렉세이에게 패배하여 무릎을 꿇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한바탕 난리에 기진맥진한 세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건 이고르였다. 그는 찢어진 모자를 주섬주섬 챙기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만하면 희망적이구먼. 일이 잘 풀리겠어.”
“이게 뭐가 희망적입니까? 마을 안으로는 한 발짝도 들어가지 못하고 쫓겨났는데요. 게다가 돌까지 맞았고요.”

이고르의 말에 론이 눈을 부라리며 반박했다. 그는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투덜거리며 찢어진 옷을 대강 여몄다. 전부 몰골이 엉망이었다. 옷은 너덜너덜해졌고, 얼굴도 얻어터져 피투성이가 됐다. 설상가상 알렉세이의 피는 아직도 멎지 않았다.

“적어도 목은 잘리지 않았잖느냐, 인마! 목숨 붙어있으니 감사해라. 처지 바꿔서 생각해 봐라. 우리가 저쪽이었다면 문전박대로 끝낼 것 같으냐? 진작에 쳐들어가서 쑥대밭을 만들어놨을 거다.”

이고르는 껄껄 웃으며 론의 등을 힘껏 때렸다.

“그야 저쪽은 그만한 힘이 없잖습니까, 어르신.”

론은 휘청거리며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대체 뭐가 재밌다고 저렇게 웃는 거야. 론은 내장이 뒤틀릴 정도로 분했다. 손에 검만 쥐고 있었어도 그까짓 놈들은 수십 명이 덤벼도 거뜬했을 텐데. 대체 이게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론. 힘이란 건 말이다, 바위가 아니라 바람이다. 반드시 변하는 법이다. 오늘은 우리가 나무뿌리도 뽑을 수 있는 강풍이라고 해서 내일도 그러라는 법은 없다.”

이고르는 그렇게 말하고 바닥에 피가 섞인 침을 뱉었다.

잠시 후, 알렉세이의 피가 멎었다. 어느새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세 사람은 일단 자리를 뜨기로 했다. 터덜터덜 걷는 그들의 어깨 위로 그을음이 내려앉았다. 위태롭게 늘어진 그림자가 힘없이 흔들렸다. 삭막한 가운데 드문드문 고통에 찬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제가 저지른 잘못 때문에 아버지께서 고초를 겪게 되셨습니다. 백부님께도 면목이 없습니다.”

톰이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머릿속에서 조금 전에 보았던 아버지의 초라한 등을 지울 수 없었다. 무릎을 꿇어야 할 사람은 아버지가 아닌 자신이었다.

“너도 이다음에 자식이 생기거든, 무슨 일이라도 감당할 각오를 해라. 자식은 네 뜻대로 되지 않을 거다. 절대로.”

알렉세이는 앞만 응시하며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피를 많이 흘려서인지 조금 어지러웠다. 술 생각이 간절했다. 별빛을 벗 삼아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싶었다. 당분간 가망 없는 바람이지만.

“톰, 원래 미인을 쟁취하기 위해선 목숨도 버릴 각오를 해야 하는 거다.”

이고르가 가슴을 크게 부풀리며 으스댔다. 그는 이 지경이 되고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의 수모가 즐거운 눈치였다. 이고르는 시련을 겪으면 겪을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사람이었다. 뒤따라 걷던 론이 한 마디 쏘아붙였다.

“어르신, 피트가 어르신 때문에 악몽까지 꾸는 것 같습니다. 걔를 예뻐하시는 건 알겠는데, 적당히 하세요.”
“나더러 그 황홀한 얼굴을 보고도 가만히 있으란 말이냐?”
“예.”
“돌았군. 돌았어! 나더러 무슨 재미로 살라고?”

이고르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손을 내저으며 혀를 내둘렀다. 론은 그를 상대할 자신이 없어서 입을 닫아버렸다.


***


사흘이 지났다. 마을에서 내쫓겨 난 길에 말과 짐도 빼앗겨 세 사람은 그동안 쫄쫄 굶어야만 했다. 무기도 버리고 왔으니 사냥도 할 수 없었다. 굶주림에 지친 론이 맨손으로 토끼를 잡으려다가 코만 깨졌다. 그나마 근처에 작은 개울이 있어 목이라도 축일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세 사람 중 그래도 상태가 괜찮은 이고르가 홀로 몇 차례 더 존을 찾아갔다. 그러나 매번 별다른 소득 없이 빈손으로 돌아왔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존은 완강했다. 이고르가 유들유들하게 싹싹 빌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도 이고르는 포기하지 않고 내일 또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괜한 자신감은 아니었다. 이고르는 믿는 바가 있었다. 날씨가 점차 더워지고 있었다. 여름이면 브래드쇼 일가는 멀리 떨어진 목초지로 가축을 이끌고 나가 집을 비운다. 브래드쇼 일가가 여름 한 철 이목을 하는 동안, 적당한 대가를 받은 마을 사람들이 빈집을 돌봤다. 그러니 존 브래드쇼는 내키지 않아도 조만간 마을을 떠나야 할 것이다.

게다가 마을 사람 모두가 존의 비극에 절절히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카잔스키라는 이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머지않아 분열이 일어날 것이다. 그때까지 존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초라한 전리품. 오는 길에 이고르가 나무 열매 한 움큼을 가져왔다. 고작해야 어린애 손바닥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남자 셋이 배를 채우기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었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세 사람은 정확히 삼등분하여 나무 열매를 나눠 가지었다. 어찌나 시고 떫은지 속이 쓰라렸다.

“양고기 먹고 싶다. 양. 양 갈비 뜯고 싶다. 뜨끈한 국물도 마시고 싶다. 술도 마시고 싶네. 아! 갓 구운 빵. 쫄깃쫄깃한 빵.”

맨땅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론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지껄였다. 뱃가죽이 곧 등에 붙을 것 같았다. 이제 꼬르륵거리는 소리도 나지 않는다. 가만히 누워 숨을 쉬는 것도 힘들었다. 눈을 감으면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아른거렸다. 그동안 호강에 겨워 그 감사함을 몰랐다.

“슬라이더, 괜한 소리 하지 마라. 배만 더 고프다.”

톰이 점잖게 론을 나무랐다. 하지만 그도 이처럼 굶어 본 것은 처음이라 괴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젖형제 혼담 넣으러 왔다가 굶어 죽게 생겼네. 그래, 어떤 어르신 말씀대로 맞아 죽진 않아서 다행인가. 아니지, 아니야. 굶어 죽으나, 맞아 죽으나 비참하긴 마찬가지 아니야?”
“젊은 놈이 고작 사흘 굶었다고 죽는 소릴 해? 덩치가 아깝다.”

론의 푸념을 더는 들어주지 못하겠는지 이고르가 쓴소리를 했다.

“배가 고픈 걸 어떡합니까. 전 이렇게 오래 굶어본 적이 없다고요.”

론이 괴로워하며 배를 부여잡았다. “쯧쯧쯧.” 이고르가 팔짱을 끼고 혀를 찼다. 그는 톰과 론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나뭇가지로 땅에다가 약도를 그렸다. 론이 흐리멍덩한 눈을 느릿하게 끔뻑였다.

“얘들아, 마을 담장 북서쪽에 벼락 맞은 나무 있잖으냐. 거기 잘 보면 개구멍 하나가 있거든? 나는 못 들어가도 너나 톰은 들어갈 수 있을 거다.”
“거긴 왜요? 미치셨습니까? 자살하라고요? 입 하나 줄이시겠다 이겁니까?”

이고르의 말에 론이 기겁하며 언성을 높였다. 이고르는 대번에 론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바위가 쩍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론은 머리를 싸맸다. 골이 찡하게 울렸다. 맞아 죽는다면 마을 사람들이 아니라 이고르에게 맞아 죽을 것 같다.

“왜 이러십니까!”

론은 씩씩거렸다.

“에이, 멍청한 놈. 넌 안 되겠다. 톰, 네가 가라.”
“백부님, 저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왜 거기로 보내십니까? 론 말대로 마을로 몰래 들어간 걸 브래드쇼 어른이 알게 된다면 상황이 더 나빠지기만 할 텐데요.”

톰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고르는 자신의 가슴을 퍽퍽 두드렸다.

“에구…… 이 답답한 놈. 마누라 얼굴이 보고 싶지도 않느냐? 난 그 끝내주는 얼굴이 그리운데? 어젯밤 꿈에서도 나왔다. 투정 부리는 게 정말 간드러지더구나.”
“예?”

톰은 여전히 이고르의 뜻을 헤아릴 수 없었다.

“다녀와라, 톰.”

그때, 알렉세이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손에 묻은 열매즙을 웃옷에 문질러 닦았다. 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진 게 없으니 준비할 것도 없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톰에게 이고르가 손을 흔들었다.

“질부한테 내 안부 전해다오! 그립다고 말이다!”



27. 세메니


한밤중. 톰은 어둠을 틈타 이고르가 알려준 대로 개구멍을 통해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거리는 을씨년스러웠다. 몇몇 집을 제외하고는 전부 불이 꺼져 시커멨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슬금슬금 기어 나온 하루살이가 불빛을 향해 뛰어들었다.

톰은 묘한 감상에 젖어 들었다. 피트가 자란 마을. 그는 어렵지 않게 어린 피트가 골목 여기저기를 쏘다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자신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그 환한 미소로. 돌을 쌓아 지은 담장에 피트의 흔적이 스며들어 있는 듯했다. 그는 지금껏 피트를 모르고 살았던 지난날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개구멍 근처에 오래된 너도밤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밑동이 굵직하고 쭉 뻗은 가지가 힘찼다. 톰은 나무 그늘에 몸을 숨겼다. 달빛이 비친 그의 얼굴이 희끄무레하게 빛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동물처럼 민첩하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톰의 눈에 들어왔다. 톰의 얼굴에 점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 잠겨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립고 익숙한 발소리. 톰은 수백 명의 사람이 동시에 발을 굴러도 단 하나, 피트의 발소리를 찾아낼 자신이 있었다. 그는 미끄러지듯이 그늘에서 나와 피트에게 손을 뻗었다.

“매버릭.”
“깜짝이야!”

피트는 손에 들고 있던 커다란 보따리를 그만 떨어트리고 말았다. 그는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너는 다짜고짜 검을 겨누진 않네? 아버님은 하마터면 날 죽일 뻔하셨거든.”
“네 발소리를 왜 모르겠어. 숨소리만 들어도 너인 줄 안다. 그런데 아버지라니? 아버지하고 무슨 일이 있었어?”

톰은 눈을 가늘게 흘겼다. 섭섭하다는 표정.

“그런 일이 좀 있어. 신경 쓰지 마.”

피트는 뭐라 설명하기 귀찮았다. 톰은 코를 찡긋거렸다. 알렉세이가 피트를 친근하게 여기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피트는 자꾸만 눈길이 가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피트는 왜 알렉세이와 허물없이 지내는지 모르겠다. 왜. 

“다행이다. 오늘도 못 만날 줄 알았어.”

쟤는 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톰의 얼굴이 점점 더 어두워지자 피트는 성가신 마음에 말을 돌렸다. 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도?”
“응, 매일 여기 와서 기다렸는데 네가 안 오더라. 이제 됐어. 다시 만났으니까.”

존에게 떠밀려서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하고 헤어지고, 밤마다 이곳을 찾았다. 오늘은 톰이 오지 않을까, 몇 시간이고 기다렸다. 다리가 아프고 몸이 차가워져도 미련이 남아 좀처럼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밤잠 없는 늙은이의 방해 때문에, 하루살이의 등쌀에 시달려 마지못해 발길을 돌릴 때마다 가슴이 돌에 짓눌린 듯 무거웠다. 언제야 톰이 여기를 알아낼까 전전긍긍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서 기뻤다.

“근데 너 얼굴이 왜 그래? 다쳤어?”

오랜만에 만난 톰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던 피트가 높다랗게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며칠 사이에 톰의 얼굴이 몰라볼 정도로 초췌해졌다. 수염이 까슬까슬하게 올라온 얼굴이 낯설었다. 이마에는 돌에 맞아 생긴 커다란 상처도 있었다. 뺨과 턱에도 긁힌 자국으로 엉망이었다.

“괜찮다.”

톰은 멋쩍게 웃었다. 피트에게 언제나 말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런 몰골을 보이게 된다니. 제대로 씻지도 못해서 지저분하기까지 하다. 피트가 실망해서 마음이 돌아서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다.

“어디 봐.”

피트는 조심스럽게 톰의 얼굴을 더듬었다. 피트의 입술이 작게 벌어졌다. 동그랗게 벌어진 입 모양. 얼마나 그리웠던지. 톰은 상처가 쓰라린 것도 잊고 웃었다.

“왜 웃어? 아프지도 않아? 이마가 찢어졌는데?”
“좋아서 그런다.”

톰은 자연스럽게 피트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 그리고 몸을 바짝 붙였다.

“네가 날 봐주니까 좋아서.”

이제야. 그동안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피트가 영영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까 봐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증오와 경멸뿐이던 피트의 눈동자가 무구하게 반짝이며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바자르에서 보았던 생기발랄한 그 미소. 찬란한 녹음. 가슴이 뜨거워졌다.

“네가 날 봐주기만 한다면, 눈을 잃어버려도 좋아.”
“난 싫어. 그나마 봐줄 만한 게 눈인데, 잃어버리면 어떡해?”
“내 머리카락이 아니라? 금발을 좋아하잖아.”
“금발도 좋아해.”

피트는 입술을 비죽였다. 그리고 톰에게서 떨어져 바닥에 떨어진 보따리를 주웠다. 그는 혹여나 누가 볼까 봐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톰에게 보따리를 떠넘겼다. 물이 빠진 먹색 천으로 싼 보따리였는데, 제법 묵직했다.

“얼른 챙겨.”
“이게 뭐지?”
“먹을 것 좀 챙겼어. 그동안 굶었지? 말이랑 짐도 다 빼앗겼다며.”
“……고맙다.”

톰은 부끄러웠다. 차마 받을 염치가 없었지만, 체면을 차릴 때가 아니었다. 굶주림은 현실이었다. 빵과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먹을거리가 든 보따리. 과오의 무게. 앞으로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의 쓴맛.

“너랑 더 얘기하고 싶지만, 시간이 별로 없어. 구스가 아저씨를 따돌리긴 했는데, 곧 돌아오실 거야. 이만 가봐야 해.”
“닉 브래드쇼가 널 도왔다고?”
“응.”
“왜지? 그 친구는 자기 아버지만큼이나 날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래도 구스는 내가 행복해지길 바라니까.”

피트는 당연하다는 듯이 웃었다. 그 말에 톰은 숙연해졌다. 톰의 팔을 가볍게 쓸어내리던 피트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정신 좀 봐, 깜빡할 뻔했다. 톰, 이건 너만 먹어.”

피트는 품에서 작은 단지 하나를 꺼내서 톰에게 건넸다. 톰은 보따리를 잠깐 내려놓고 피트가 내민 단지를 두 손으로 받았다. 가벼웠다. 뚜껑을 열어보니 갈색에 꾸덕꾸덕한 무언가가 가득 들어 있었다.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맡았다. 달콤했다.

“이게 뭐지?”
“세메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그냥 먹어도 되고, 빵에 찍어 먹어도 맛있어.”

톰은 처음 듣는 음식이었다.

“나는…… 너처럼 넉넉하게 자라진 못했어. 그래도 달콤한 걸 좋아해서…… 자주는 못 먹었지만. 이건 새해 축제 때나 잔치가 열릴 때만 만드는 건데, 설탕을 넣어서 되게 달아. 정말 맛있어.”

피트는 쑥스러워하며 말을 이었다. 세메니는 잘게 다진 밀 새싹과 밀가루, 그리고 설탕을 넣어 오랫동안 졸여 만든 음식이다. 또한 세메니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음식이다. 잔치를 앞두고 나이가 많고, 아이를 많이 낳은 여자가 중심이 되어 마을 여자들이 다 함께 만든다. 다복한 여자는 이제 막 결혼한 새신부나, 아이가 생기지 않아 걱정인 여자에게 덕담하며 다 만든 세메니를 나눠준다. 그리고 그 여자의 남편에게도 떠먹여 준다. 그러니까 세메니는 임신을 기원하는 음식이다. 톰에게는 비밀이다. 부끄러워서 평생 말해주지 않을 작정이다.

“설탕도 비싸지 않나. 따로 여비를 주지 않았는데, 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이걸 만들었어?”

톰이 물었다.

“장신구를 좀 팔았어.”

피트는 스스럼없이 말했다. 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피트는 그 뜻을 오해하고 허둥지둥 덧붙여 말했다.

“오해하지 마. 네가 준 건 안 팔았어.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걸 팔아서 설탕 산 거야.”
“네 부모님이 주신 거잖아.”
“그게 왜?”
“네 부모님이 주신 건데…….”
“그럼 네가 아무것도 못 먹고 굶고 있는데, 먹지도 못하는 장신구를 차고 있을까? 배가 고픈데 예쁘게 꾸며서 뭐 해?”

톰은 단지를 깨트릴 기세로 손아귀에 힘을 줬다.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손등이 희게 질리고 콧잔등이 붉어졌다. 피트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톰을 바라보았다.

“그거 봐, 역시 아프지? 약은 있어?”
“아파서 우는 게 아니다.”

눈물을 걷잡을 수 없다. 톰은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이렇게 고생시키려고 데려온 게 아닌데. 정이 든 장신구까지 내다 팔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결핍을 느낄 틈도 주지 않고 그저 예뻐해 주고 아껴주고만 싶었다.

“난 이거 못 먹는다.”
“왜? 밤새도록 만들었어. 이거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줄 알아? 계속 불 앞에 서서 저어줘야 한단 말이야. 넌 차려진 밥상 앞에 앉아서 먹기만 하니까 모르지? 먹어! 너 혼자 다 먹어!”

피트는 길길이 날뛰었다. 캐롤의 도움을 받아 세메니를 만든다고 종일 고생했다. 원래 여럿이서 만드는 음식인데 둘이서 만들려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적은 양을 만든다고 해도 말이다. 눌어붙지 않게 하려고 쉬지 않고 주걱으로 저어서 아직도 팔이 저릿저릿했다. 깜빡 졸았다가 뜨거운 솥에 팔까지 뎄다. 

게다가 존이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자꾸만 왜 세메니를 만드냐고 캐물었다. 새해에 못 먹었으니, 오랜만에 먹고 싶어서 그런다며 변명을 했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피트는 거짓말은 곧 죽어도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못 먹겠다고? 피트는 할 수만 있다면 톰을 펄펄 끓는 솥에 넣고 싶었다. 이고르도 함께.

“내가 이걸 어떻게 먹을 수 있겠어.”

톰은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애끓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평생. 그는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약속할게, 피트. 나와 함께 산다면, 나와 살아준다면, 앞으로 부엌에 설탕이랑 꿀이 떨어질 일은 없을 거다.”
“소금도?”
“그래, 소금도. 향신료도. 네가 좋아하는 거라면 뭐든지.”
“잘 됐다. 아끼지 않고 맘껏 쓸 수 있겠네. 이래서 다들 돈 많은 남자한테 시집가야 한다고 그러는구나. 네가 돈이 많아서 정말 좋아.”

피트는 천진하게 기뻐했다. 톰은 울음이 북받쳐서 끅끅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짐승이 아니라 사람 같았다. 아마도 어젯밤 지팡이를 마구 흔들며 잔소리를 한 늙은이일 것이다. 피트는 허둥지둥 보따리를 다시 챙겨 톰에게 떠밀었다.

“쉿, 이제 그만 울어. 사람이 오나 봐. 얼른 가.”
“피트.”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가. 또 만나자.”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 순진한 약속. 싱그러운 기약. 초연한 저 달에 맹세한다. 사는 내내 그 미소를 지켜주겠다고. 톰은 돌아가는 길 내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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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아이스맨 매버릭
2023.03.11 11:24
ㅇㅇ
둘이 이렇게 이쁘게 사랑하다니 오늘주거도 좋아 ㅠㅠㅜ
[Code: b9ca]
2023.03.11 21: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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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천재다 언제쯤 합방하는지 매일 복습하는데 ㅎㅎㅎㅎㅎ 상상하기엔 좀 어울리기도하고 왜냐면 매버릭 상남자라 ㅠㅠㅠㅠ 아몰라나두
[Code: c7cc]
2023.03.12 04: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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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가 만든 세메니...우즈벡 같은 유목민 전통음식 수말락인거 같은데 대체 센세의 지식은 깊이가 어느정도인지... 이 정도 수준이면 돈내야할거 같은데;;;, 그저 센세의 은혜에 감읍할 따름이에요..!
[Code: 9330]
2023.03.16 00: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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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개쩐다
[Code: bd13]
2023.03.17 03: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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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찢었다... 내 처참한 어휘력이 너무 쪽팔리지만 내 딴엔 최고의 찬사야ㅠㅜ 외적으로는 단단해 보였던 아이스가 피트를 만나면서 우는 법도 알게 되고 기특하다ㅠㅠ
[Code: 2ece]
2023.03.17 09: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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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ㄹㅇ 부부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피트 전 같았으면 니네집 부엌이 나랑 무슨 상관이야 길길이 날뛰었을텐데 향신료랑 양념 아끼지 않고 쓸수 있어서 좋네 네가 돈이 많아서 좋아 소리 하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476]
2023.03.17 22: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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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도라와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어디갔러 ㅜㅜㅜㅜㅜ
[Code: 1947]
2023.03.19 23: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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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기다리구 있어 ㅠㅠㅠㅜㅜ
[Code: 2044]
2023.03.21 19: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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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빨리와 나 죽어
[Code: 1f09]
2023.03.21 21: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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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고있지...? 제발..... 나 숨넘어가.. ....
[Code: c0aa]
2023.03.22 01: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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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잇을테니까 천천히 와......
센세가 써주는 이 거대한 아맵 대서사시에 대한 거라면 뭐든 좋으니까....... 뭐든 입에 쑤셔넣을 자신이 잇으니까.... 난 꼭 톰이랑 피트가 우당탕탕 알콩달콩 백년천년만년해로하는 거 보고 죽어야하니까......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 센세의 자비로운 재능.... 그걸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겠다는 우리들의 싱그러운 기약....... 사는 내내 센세를 기다리겠다고 저 달에 맹세할게... 나도 센세가 돌아오는 길을 기다리며 내내 울게...
[Code: d4b7]
2023.03.24 03:11
ㅇㅇ
센ㅅ ㅔ..보고싶어요...........................
[Code: 6d53]
2023.03.25 20:16
ㅇㅇ
센세...나 기다리고 있어...도라와.....
[Code: 48c7]
2023.03.26 01: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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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목 빠졌어...센세가 어여 다시 넣어주세요...ㅠㅠ
[Code: 7846]
2023.03.27 05: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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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나자고 했자나,,, 센세,,,
[Code: 19f3]
2023.04.02 07: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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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으으...둘이 사랑하는거 너무 예쁘다ㅠㅠ 설탕이랑 꿀 떨어지는 일 없게 할거래 꺅..피트는 싫겠지만 세메니의 뜻 아는 날이 왔으면 좋겠딬ㅋㅋㅋㅋㅋㅋ
[Code: e75e]
2023.04.18 13: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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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최고다ㄷㄷㄷㄷㄷ 저 시대에 살았어? 유목민이야?ㄷㄷㄷㄷㄷㄷㄷㄷ개존잼
[Code: 4753]
2023.04.27 02: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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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아름다워요센세ㅠㅠㅠㅠㅠㅠㅠ톰도 울고 붕키도 울어요ㅜㅜㅜㅠㅠㅠㅠ어엉
[Code: e354]
2023.05.25 06: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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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침 힘들닼ㅋㅋㅋㅋ 알렉세이 참 아버지ㅠㅠ 이고르랑 론도 고생이 많네
[Code: 960d]
2023.08.09 13: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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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업보청산 한번 힘드네ㅋㅋㅋㅋㅋㅋ 근데 이 일로 아이스는 더욱 성장하겠지.. 피트는 빛이고ㅠㅠㅠㅠ 마음이 너무 도와서 나도 눈물 나 센세ㅠㅠㅠㅠ
[Code: 1b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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