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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9 21:34

늑대와 달

 

 

 

1. 재의 결혼식

 

 

아크잔 호수 인근, 테르반테이 마을.

사막의 눈물, 밤하늘의 별, 나그네의 요람.

결혼식으로 흥겨워야 할 마을은 하룻밤 사이 잿더미가 되었다.

 

 

***

 

 

땅거미가 질 무렵, 사나운 바람에 말의 갈기가 휘날렸다. 거침없이 내달리던 말이 돌연 머리를 치켜들며 앞발을 높이 들었다. 선두에 선 말이 멈추자 뒤따른 행렬도 연달아 제자리에 우뚝 섰다. 말에서 내린 기수는 머나먼 언덕에서 피어오르는 시커먼 연기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봐, 에이케. 어떻게 된 거야?”

“그게…….”

 

뒤에서 재촉하는 소리에 에이케는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꾸물거리지 말고 말해. 무슨 일이냐고.”

“저길 봐, 닉.”

 

에이케가 언덕을 가리켰다. 그의 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남자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맙소사.”

 

탄식이 절로 나왔다.

 

“불이라도 난 건가?”

 

에이케가 물었다. 닉은 혀를 끌끌 찼다.

 

“글쎄…… 일단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야겠군. 여기서 기다려. 마을에 다녀올게.”

“아냐, 자넨 신부 곁을 지켜야지. 내가 다녀올 테니 여길 지켜.”

 

에이케가 다시 말 위에 올랐다.

 

불길은 점점 매서워졌고, 흩날린 재가 안개처럼 뿌옇게 하늘을 뒤덮었다. 푸른 술로 치장한 말의 머리 위와 신부의 베일 위로도 재가 떨어졌다. 행렬의 끝에 선 금색 말이 바닥을 힘껏 걷어찼다.

 

“구스!”

 

뒤에서 들려온 외침에 에이케와 닉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베일을 걷은 신부의 녹색 눈동자가 영민하게 반짝였다. 오늘 상서로운 결혼식의 주인공인 피트였다. 흐르는 물처럼 종잡을 수 없는 성격,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는 돌발 행동 탓에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를 매버릭이라고 불렀다. 그 애칭대로 피트는 여느 신부들과는 사뭇 달랐다.

 

“불이 난 것 같은데 빨리 가보자.”

“위험해, 매브. 내가 먼저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올게. 넌 닉이랑 여기서 기다려.”

 

에이케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닉, 피트가 구스라고 부른 사내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반짝이는 피트의 눈동자는 아름답지만, 곧이어 그가 불러일으킬 바람은 썩 달갑지 않았다.

 

“여기서 우물쭈물할 시간 없어. 정말 불이 난 거면 얼른 가서 한 사람이라도 더 도와야지.”

“씩씩한 건 좋은데, 매브…… 오늘은 결혼식 날이라고. 오늘만이라도 좀 암전하게 굴면 큰일이라도 나냐? 기껏 예쁘게 꾸몄는데 엉망이 될지도 몰라.”

“큰일은 불이 난 거고.”

“너, 내 말 들을 생각 없지? 매브, 매버릭!”

 

에이케가 붙잡을 새도 없이 피트는 고삐를 잡아당겼다. 쏜살같이 사라진 말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에이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슬며시 닉을 흘겨보았다. “나라고 쟬 말릴 수 있겠어?” 닉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채찍을 들었다. 뭉게구름이 일어났다.

 

 

푸른 넝쿨로 장식한 마을 입구, 반짝이는 등불, 현악기의 줄을 튕기는 소리, 심장 고동과 같은 북소리, 먹음직스러운 양고기가 가득 담긴 솥, 찰랑거리는 술잔……. 피트가 고대하던 결혼식이었다. 하지만 마을 입구에 다다른 그를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처절한 비명이었다.

 

바람을 가르고 화살 한 대가 피트의 뺨을 스쳤다. 결혼 선물로 신랑의 집안에서 보낸 화려한 귀걸이가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피트는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눈으로 쫓았다. 자욱한 연기 사이로 흐릿한 인영과 말 머리가 보였다. 붉은 머리에 단단한 체구를 지닌 남자였다. 피트는 허리춤에 찬 단검으로 손을 가져갔다.

 

“이야, 이거 모시러 갈 수고를 덜었군.”

 

이윽고 모습을 드러낸 남자는 피트가 입은 신부복을 보고 싱글벙글 웃었다. 그의 얼굴과 웃옷은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이로써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단순한 화제가 아니었다. 침략이다. 피트는 조용히 마른침을 삼켰다. 남자는 여전히 웃는 낯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해치려고 그러는 게 아니야. 넌 오늘의 주인공이거든. 그러니 얌전히 따라와.”

 

남자는 능청스레 말했다. 기회는 한 번뿐이다. 피트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틈을 노렸다. 다행스럽게도 남자는 치렁치렁한 장신구로 치장한 신부를 그리 경계하지 않는 눈치였다. 방심한 남자가 손을 내민 찰나, 피트는 쏜살같이 말에서 뛰어내려 남자를 덮쳤다. 남자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고꾸라졌다. 힘은 남자가 우위였으나 피트가 더 날렵했다. 이내 날카로운 칼날이 남자의 목을 겨누었다.

 

“우두머리에게 안내해.”

 

낮고 침착한 목소리였다. 남자는 반전을 노리고 몸을 뒤틀었으나 그럴수록 칼날이 그의 목을 더욱 무겁게 짓눌렀다.

 

 

***

 

 

와지끈 소리와 함께 건물이 무너졌다. 시체, 의식을 잃은 사람, 부상으로 더는 움직이지 못하게 된 사람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그야말로 지옥의 한복판이었다. 흥겨운 노랫소리 대신에 구슬픈 비명이 울려 퍼졌다. 활활 치솟는 불길이 뿜어내는 열기에 침략자의 얼굴은 피와 땀에 젖어 번들거렸다.

 

“……모래로 돌아가길.”

 

광장 한복판에 선 남자는 자신의 칼날에 쓰러진 남자를 내려다보며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눈도 감지 못하고 단칼에 죽은 남자는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이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원통함을 이기지 못했는지 흙 한 줌을 손에 쥐고 죽었다.

 

호적수는 아니었으나 용감한 상대였다. 처음부터 승패가 정해졌음에도 신랑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해서 싸웠다. 아마도 장차 이 마을을 이끌어갈 후계자라는 중압감과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호기롭게 맞이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애석하게도 오랜 정착 생활에 무뎌진 칼날과 타고난 힘의 차이가 그 당찬 포부를 펼칠 기회를 주지 못했다.

 

남자는 숨을 돌리며 고개를 들었다. 비명 사이로 장신구가 영롱하게 흔들리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소리는 점차 가까워졌고, 어두운 밤하늘 아래 화려하게 수를 놓은 푸른 의복이 물결처럼 일렁였다.

 

“아샤, 신부를 데리고 오겠다고 큰소리치더니 그 꼴이 뭐야.”

 

고대하던 얼굴에 붙잡힌 남자의 행색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집채만 한 덩치를 하고선 저보다 머리 한 개는 작은 신부에게 붙들려 낑낑거리는 꼴이 영락없이 싸움에서 진 들개다. 아샤는 부족 내에서도 알아주는 싸움꾼이었다. 하지만 거칠고 난폭한 성정의 남자도 목을 겨눈 칼날 앞에선 어린애처럼 얌전했다.

 

“자, 됐지? 저 치가 내가 말한 카잔스키다. 톰 카잔스키. 이제 그만 놔줘.”

 

아샤가 턱짓으로 남자를 가리키며 씩씩거렸다. 제대로 맞서 싸우지도 못하고 붙잡힌 것이 꽤 낯뜨거운 눈치였다. 하지만 피트는 아샤를 놓아 줄 마음이 없었다.

 

재가 걷히고 훤칠한 남자의 발치에 쓰러진 시신이 눈에 들어왔다. 피트는 그가 자신과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상대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신랑은 사람들의 말대로 다갈색 눈동자에 인상이 선량한 사람이었다. 그와 함께할 나날을 꿈꿨다.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행복이 잿더미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다.

 

“결혼 선물이 마음에 드나?”

 

톰 카잔스키가 말했다. 피트는 태연한 그의 얼굴에 발끈했다.

 

“왜 그랬어? 왜!”

“너를 원했으니까.”

“……뭐?”

 

피트는 제 귀를 의심했다. 처음 듣는 소리였다. 초원을 누비는 타타흐 족의 우두머리인 카잔스키 씨족. 세상을 피로 물들이고 잿더미로 만드는 잿빛 늑대. 그 이름이야 워낙 악명 높으니 잘 알고 있었지만, 평생 마주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너와 맞바꾸려고 금은보화와 가축을 약속했지만, 뜻을 굽히지 않더군.”

“그렇다고 사람을 죽여?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어?”

“반항하는 놈들만 죽였다. 이만하면 내 뜻을 완곡하게 전했다고 생각한다.”

 

살아 숨 쉬는 것은 단 하나도 남겨두지 마라. 타타흐 족의 번영을 이끈 카잔스키 씨족의 맹세를 저버리면서까지 관용을 베푼 까닭은, 오로지 신부를 위해서였다.

 

“웃기지 마.”

 

피트는 분노에 찬 눈으로 톰을 노려보았다. 톰은 그새 찢어지고 더럽혀진 신부복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분명 오늘을 위해 공들여 장만했을 텐데. 아름다운 신부를 마다할 사내는 없지만, 굳이 정취를 따지자면 형형한 눈동자와 살기로 가득한 얼굴이 더욱 구미에 당겼다.

 

“모든 일엔 대가가 따르지. 아샤는 그만 놓아줘, 추태 부리는 걸 더는 못 보겠다. 이만 나와 가자. 우리 결혼식을 치러야지.”

 

톰이 차분히 말을 이었다. 그러자 피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망설임도 잠시, 그는 단숨에 아샤의 목을 그었다. 피가 솟구쳤다. 육중한 몸이 바닥으로 털썩 쓰러졌다. 피트는 베일을 벗어 던지고 귀걸이를 마저 뺐다. 그리고 쓰러진 아샤의 검을 뽑았다.

 

“내 꿈을 망가트린 놈은 살려두지 않겠어.”

 

외톨이 피트. 역병을 몰고 다니는 아이. 모난 돌 매버릭. 모진 손가락질과 눈총을 받으며 살아온 지난날이 스쳐 갔다. 그 괴로운 나날 끝에 찾아온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오늘 톰 카잔스키의 손에 죽더라도 자신의 분노를 똑똑히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평생 기억될 것이다.

 

“기대대로야.”

 

톰은 감탄하며 검을 바로 들었다. 피트가 먼저 톰에게 달려들었다. 허공을 사선으로 가르는 검에서 바람 소리가 났다. 몸이 가벼워 묵직한 맛은 없었지만, 움직임이 빠르고 날카로웠다. 톰은 피트와 검을 맞대었다. 카랑카랑한 소리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접전이 이어졌다. 호각이었다. 톰은 점점 더 열기에 고조되었다. 자신을 이처럼 몰아붙인 상대는 오랜만이었다. 피트는 지친 기색 하나 보이지 않고 맹렬하게 덤벼들었다. 급소를 노리는 칼끝이 매서웠다. 그 호승심에 톰은 매료되었다. 평생 바라던 이상적인 신붓감이었다. 강하고, 호전적이고, 불꽃 같은.

 

길들지 않은 야생마 같은 피트의 모습에 톰은 그만 한눈을 팔았다. 저울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피트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마침내 톰의 얼굴에 보기 좋은 칼자국을 남겼다. 시야가 피로 번져 톰이 뒤로 주춤거리자 피트는 정확히 그의 목을 겨누고 검을 고쳐 잡았다. 그 순간, 커다란 그림자가 피트의 뒤를 덮쳤다. 피트는 순식간에 앞으로 고꾸라졌다.

 

톰은 눈을 비볐다. 손에 피가 뚝뚝 묻어났다. 대강 벌어진 상처를 꾹 짓누르자 통증이 일어 이를 악물었다. 그는 못마땅한 눈으로 눈앞에 나타난 론을 노려보았다.

 

“왜 끼어들었나.”

“저승 갈뻔한 거 기껏 살려줬더니.”

 

론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톰은 쓰러진 피트의 몸을 조심스레 뒤집었다. 작은 돌멩이에 얼굴이 긁혀 상처가 생겼다. 자신의 얼굴에 난 칼자국은 그리 신경이 쓰이지 않았으나 피트의 얼굴에 난 상처는 신경 쓰였다. 톰은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죽은 건 아니겠지. 가까이서 보니 몸집이 더 작아서 걱정이다.”

“너한테 덤비는 걸 보면 이 정도론 끄떡없어.”

“좋아, 돌아간다.”

 

톰은 쓰러진 피트를 둘러업었다. 바다를 건너 들어온 향유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가볍고 단단한 몸은 뼈마디가 잘았다. 용케도 자신을 상대로 버텼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아샤 아니야? 이 자식은 왜 죽은 거야?”

 

론이 죽은 아샤를 알아보고 펄쩍 뛰었다.

 

“신부에게 밉보였나 봐.”

“이 자식 나한테 빚진 게 있는데. 이렇게 죽으면 그걸 누가 갚아줘? 망했네.”

 

한숨 쉬는 론의 얼굴에 짜증이 서렸다. 무모한 아샤가 언젠가 이렇게 죽으리란 걸 예감하고 있었다. 그의 죽음은 애처롭지 않았지만, 돌려받지 못한 돈은 다른 얘기다. 론은 혼잣말을 투덜거리며 아샤의 눈을 감겨줬다.

 

이제 비명도 멎었다. 고요한 밤이었다. 두 사람은 론이 말을 묶어놓은 곳을 향해 저벅저벅 걸었다. 론은 톰의 얼굴에 난 상처가 못내 마음에 걸렸다. 크고 작은 흉터야 초원을 가로지르는 유목민들에겐 영광의 흔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흉터의 개수를 내세우며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놈들도 제법 많았다. 하지만 오늘 톰의 얼굴에 난 상처는 얘기가 달랐다. 신부의 칼에 맞아 생긴 흉터라니. 무용담으로 삼기엔 은밀했다.

 

“아이스, 괜찮나? 얼굴에 상처.”

“깨어나거든 간호해 달라고 할 거야.”

 

뜻밖에 톰은 기분이 좋은지 씩 웃었다.

 

“또 죽이겠다고 덤비지만 않으면 다행이지.”

 

론은 한숨을 내쉬었다. 바자르에서 처음 피트를 발견하고 눈이 돌아갈 때부터 알아봤다. 톰은 한 번 꽂힌 대상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구석이 있었다. 그 결과가 오늘의 약탈로 이어졌다.

 

“아이는 적어도 넷은 가져야지.”

“네 목이 멀쩡하게 붙어있다면야. 참, 네 신부랑 같이 온 멀대 같은 놈은 어떻게 할까?”

“누굴 말하는 거지?”

“지난번 바자르에 네 신부랑 같이 있던 놈 말이다.”

“아.”

 

톰은 멈칫하고 뜸을 들였다. 구스라고 불렀던가. 바자르에서 피트와 친밀해 보이던 남자의 얼굴이 눈에 떠올랐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고, 수다스러웠다. 손목의 문신을 보니 결혼한 사내여서 일단 마음을 놓긴 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이 지나치게 가까워 보이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정신을 잃어서 일단 묶어뒀는데. 죽일까?”

“데려가자. 쓸모가 있을 거다.”

 

내키진 않았지만, 사람은 어디에 쓰일지 모르는 법이다. 피트를 길들이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 각오는 하고 결혼식을 앞둔 신부를 납치했지만, 쉬운 길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

 

“다른 놈들은?”

 

론이 다시 물었다.

 

“돌려보내. 아일라우 놈과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말도 잊지 말고 전해줘. 카잔스키와 가족이 되었으니 이보다 더 든든할 순 없을 거다.”

“머리털이랑 수염은?”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고, 말의 갈기와 꼬리를 자르는 것은 일대에 사는 부족들의 오랜 관습이다. 패배자들에게 오늘의 상흔을 되새기는 의미였고, 나아가 그들을 모욕하기 위해서였다.

 

“그랬다간 내 신부가 혀를 깨물 것 같다. 관두자.”

 

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 보네. 이렇게 유하게 구는 걸 보면. 어르신이 알면 불호령이 떨어지겠지만, 알아서 하겠지…….’ 내심 패배자들에게 굴욕을 선사하길 기대했던 론은 속으로 아쉬움과 함께 그 말을 삼켰다. 기절한 신부를 품에 안은 톰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톰이 이처럼 웃는 얼굴을 본 건 오랜만이었다.

 

 

 

2. 포도 넝쿨 아래에서

 

 

넉 달 전. 바자르는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활기로 가득했다. 인근에 사는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뱃길을 타고 온 이국의 상인들로 발 디딜 곳 없이 북적거렸다. 오랜만에 마을을 떠나 먼 길을 나선 피트는 근래 오가는 혼담으로 잔뜩 들떠 입을 쉬지 않고 놀렸다.

 

“……그래? 아저씨가 매파한테 나 튼튼하고 힘도 좋고 잔병치레도 없다고 분명히 전하셨대?”

“그래, 그래.”

“글도 읽을 줄 알고 산수도 할 줄 아는 건?”

“어련히 말씀하셨겠지.”

“밥 조금만 먹어도 끄떡없다는 건?”

“매브, 그건 좀 슬프잖아.”

“그치만…….”

“아버지가 너 굶길 놈한테 시집보내시겠어? 아일라우 집안은 돈이 많대. 네가 원 없이 먹어도 곳간 빌 일은 없을 거야.”

“그런 집안에서 나 같은 게 눈에 찰까?”

 

피트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닉은 말없이 피트의 축 처진 어깨를 다독였다.

 

“누가 널 마다해? 눈이 삐지 않고서야. 만약 아일라우 집안에서 파투를 내면 내가 찾아가서 머리털을 다 뽑아버릴게.”

“그래도…….”

“자, 자. 어깨 펴. 환하게 웃고. 넌 웃는 얼굴이 보기 좋아.”

 

혼담이 오가며 피트는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졌다. 어린 시절 전염병으로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된 피트를 거두어들인 것은 닉의 아버지인 존 브래드쇼였다. 그는 오랜 벗인 듀크 미첼의 아이를 친 자식처럼 살뜰히 돌보았고, 피트가 오메가로 발현하자 기꺼이 혼사까지 책임지겠노라고 맹세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미첼이 남긴 재산은 그리 많지 않았고, 브래드쇼 집안의 형편도 그리 넉넉하진 않았다. 게다가 같은 오메가라도 타고난 성별이 여자인 쪽이 신붓감으로는 더 선호되었다. 태어나면서 주어진 그릇의 모양새가 달랐을뿐더러, 수명도 제법 차이가 나기 때문이었다. 남자 오메가는 출산 중에 죽는 일이 많았다.

 

따라서 테르반테이 마을의 아일라우 집안에서 혼담이 들어온 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아일라우 집안은 오래전 정착하여 장사로 가세를 키웠는데, 비록 여전히 유목 생활을 고수하며 초원을 누비는 호전적인 부족들에겐 멸시를 받으나 험난한 세상에 그만한 집안은 없었다.

 

존 브래드쇼는 피트에게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또, 망아지처럼 유별난 피트도 그런 환경에서 살게 된다면 안정감을 찾고 유순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다. 피트와 혼담을 주고받은 아일라우 집안의 장남 카자흐는 건실하고 끈기가 대단한 청년이라고 들었다. 그런 남자라면 피트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구스, 배고프다.”

 

꼬르륵 소리가 났다. 피트는 주린 배를 문질렀다. 그는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구스, 구스.” 하고 보챘다. 구스는 피트가 닉을 부르는 별명이다. 어린 시절, 피트를 둘러싸고 괴롭히던 고약한 놈들을 내쫓던 모습이 꼭 집을 지키는 거위 같다고 붙여 준 별명이었다.

 

“나도.”

 

닉은 침을 꿀꺽 삼켰다. 여기저기에서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솔솔 풍겼다. 아침도 굶고 장이 서자마자 왔으니, 슬슬 한계였다.

 

“양고기 먹고 싶다.”

“으으, 나도……. 근데 양고기 먹을 돈이 있으려나.”

 

닉은 동전이 든 지갑을 흔들었다. 아내 캐롤이 부탁한 머리빗, 색실, 아들 브래들리에게 줄 장난감, 아버지와 어머니가 신신당부한 품목이 산더미처럼 쌓여 그렇지 않아도 쪼들리는 처지였다.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피트의 눈이 반짝였다.

 

“네 좋은 생각은 대체로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데…….”

“그러기야? 어!”

“일단 뭐라도 입에 넣고 보자. 뭔 생각인데?”

 

썩 내키지 않았지만, 배를 든든하게 채우는 게 간절했다. 닉이 무어라 말을 더 얹기도 전에 피트는 잽싸게 양고기를 파는 좌판으로 내달렸다. 피트는 화살처럼 빠르다. 좀처럼 잡을 수 없다.

 

“주인장. 양 잡는 걸 도와줄게요. 양고기꼬치 한 접시 반값에 줄 수 없을까요? 삶은 것도 좋아요.”

“뭐어! 나는 뭐 먹고 살라고! 헛소리 말고 저리 가! 남의 장사 방해하지 말고.”

 

느닷없이 얼굴을 들이밀더니, 대뜸 거래를 제안하는 태도가 여간 뻔뻔한 게 아니다.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주인은 나름대로 자부심이 대단한 남자였다. 초면인 청년에게 칼자루를 쥐여줄 생각이 없을뿐더러, 어쭙잖은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피트는 소매까지 걷어붙이고는 끈질기게 매달렸다.

 

“그러지 말고. 맡겨만 주세요, 저 진짜 잘 잡아요.”

“그래봤자 오메가가 힘을 쓰면 얼마나 쓴다고.”

 

주인은 피트의 문신을 흘끔 보고는 쓴소리를 내뱉었다. 손목과 팔의 문신은 그 사람의 집안과 내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일종의 신분증이었다. 집안마다 대대로 내려오는 문양을 가장 먼저 새기고, 결혼하면 배우자의 문양을 함께 새겼다. 밤이 기운 은밀한 때가 아니고서야 형질을 알 도리가 없으니, 사춘기 무렵이면 형질도 새겼다. 부족마다 차이는 있었으나 대체로 엇비슷한 모양이었다.

 

“칼 들었어요.”

“어이, 이봐! 이봐!”

 

경악한 주인이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피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양의 목덜미를 잡았다. 생명을 취한다는 것은 막중한 일이다. 살아가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다른 생명을 앗아갈 수밖에 없다. 죽음으로써 새로운 삶이 이어졌다. 그러니 가축을 잡을 때마다 단순히 고기를 얻고 가죽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생명을 받는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피트는 언제나 그 사실을 잊지 않았고, 고통 없이 단숨에 숨통을 끊는 것은 감사함의 표시였다.

 

“맙소사, 매브. 내가 못 살아.”

 

뒤늦게 쫓아온 닉은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친구가 뭐든 의욕이 넘치는 친구여서요. 그래도 폐는 안 끼칠 겁니다. 양은 잘 잡거든요. 정말입니다.” 닉은 사색이 된 주인에게 꾸벅거리며 연신 사과했다.

 

“이, 이이…….”

 

주인은 목 뒤를 부여잡고 피트에게 삿대질을 했다. 피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릇에 피를 받았다. 노발대발하던 주인은 숨을 고르며 피트를 유심히 살폈다. 물이 귀한 곳에선 단 한 방울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 주변이 피로 더러워지지 않도록 깔끔하게 고기를 손질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보세요. 제 말이 맞죠? 저 잘한다니까요.”

 

피트는 씩 웃으며 피를 마저 받았다. 이어서 가죽을 벗기는 손길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실한 놈이라 힘에 부칠 법도 한데, 피트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쉬지 않고 손질을 이어나갔다.

 

“흠. 나보단 못하지만, 그럭저럭 쓸만하군.”

 

주인이 팔짱을 끼고 거만하게 말했다. “그쵸?” 피트는 신이 나서 말했다. 고된 노동에서 잠시나마 자유로울 수 있다면야. 주인은 이내 구겨진 얼굴을 폈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에 삔 허리가 아팠는데, 내심 일이 잘 풀렸다 싶었다.

 

양을 잡는 구경거리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작은 체구의 청년이 대범하게 고기를 손질하는 모습에 환호했다. 그 환호성에 인파는 더욱 불어났다. 때마침, 톰과 론도 그곳을 지나가는 중이었다.

 

“주문한 화살촉은 확인했고, 네 조모님이 부탁하신 가죽을 보러 가면 되겠다. 맞아, 단검 손잡이를 챙기는 걸 깜빡했네. 매번 깜빡한단 말이지.”

“…….”

“향신료도 좀 살까? 여유가 되는데.”

“…….”

“톰. 내 말 듣고 있어?”

 

이어지는 침묵에 론이 큰소리를 냈다. “톰!” 론이 다시 외쳤다. “아, 듣고 있어.” 그제야 톰이 고개를 돌렸다. 론은 이맛살을 잔뜩 찌푸렸다.

 

“어디에 정신이 팔린 거야?”

“저기.”

 

톰은 눈짓으로 사람들이 모인 중심부를 가리켰다. 론은 고개를 쭉 내밀고 시선을 돌렸다. 양을 잡는 일이 바자르에서야 구경거리지만, 론에겐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야영지를 떠나기 바로 전날 밤에도 양을 잡고 밤새 술잔을 기울였다. 가축을 잡는 일은 유목민에겐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다.

 

“양 잡는 게 뭐가 대수라고.”

“자세히 봐. 칼자루 쥔 얼굴 말이야.”

 

톰의 말에 론은 눈을 가늘게 떴다. 포도 넝쿨 아래 송골송골 땀이 맺힌 얼굴이 보였다. 톰은 그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푸른 초지는 신의 축복, 녹음은 사람의 마음을 이끈다. 열중한 눈동자가 녹음을 닮았다. 시선을 잡아끄는 눈동자였다.

 

“뭐야, 오메간가?”

 

론이 작게 중얼거렸다. 칼자루를 쥔 팔의 문신이 사람들 틈에 가려져 희끗희끗했다.

 

“저 문양은 어디서 쓰는 거지? 이 근천가.”

 

톰이 말했다. 론은 더욱 자세히 살폈다.

 

“그런 것 같은데. 이 일대 부족들 문신이랑 비슷하네.”

“결혼은 아직 안 한 것 같지?”

“어?”

“가문 문양이 하나뿐이야.”

“으음…….”

 

론은 어깨를 으쓱했다. 구경거리에 정신이 팔린 톰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모처럼 신선한 감흥이 일었다. 곧게 뻗은 팔은 탄력이 넘쳤고, 힘이 좋았다. 신중하게 살을 도려내는 칼질이 춤을 추는 것처럼 자유로웠다. 붉게 물든 뺨에 생기가 돌았고, 땀에 젖은 얼굴은 생명력이 넘쳤다. 눈빛은 총명했고, 입술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였다. 낯을 가리는 듯하면서도 허물이 없었다. 톰은 드디어 자신의 짝을 만났다는 강렬한 확신이 들었다.

 

“잘 됐어.”

“뭐가?”

 

뜬금없는 톰의 말에 론은 영문을 몰라 답답했다.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네.”

“혼자만 알지 말고 나한테도 말해주라. 뭐가 잘 된 건데?”

“좋은 신붓감을 찾았다. 이제 나도 가정을 꾸려나갈 때가 됐지.”

“신붓감? 누굴 말하는 거야?”

 

론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보고 있잖아, 너도.”

“저 오메가 말하는 거야?”

 

론이 되묻자 톰은 대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난 언제나 건강하고 씩씩한 아내를 맞이하길 바랐어. 성격이 되바라지면 더 좋고. 아버지에게 맞설 만큼 말이야.”

“그거야 나도 잘 알고 있지만,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바자르에서 우연히 본 오메가를 정말 아내로 삼겠다고? 이름도 모르고 집안이 어떤지도 모르잖아. 아는 거야 고작 양 좀 깔끔하게 잘 잡는다는 것뿐인데, 저 정도는 하는 사람 많아.”

 

론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간 톰이 혼기가 되었음에도 좀처럼 혼처를 찾지 않는 까닭이 배우자를 찾는 데 신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카잔스키 가문은 타타흐 부족의 중심이었고, 톰은 그의 아버지 알렉세이의 뒤를 이어 우두머리가 될 남자였다. 짊어진 짐의 무게가 가볍지 않으므로 평생을 함께할 상대 역시 그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했다. 용맹함과 현명함, 그리고 많은 조건이 뒤따르는 자리였다.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었음에도 그 자리를 원하는 집안도 많았다. 명예로운 초원의 전사. 입과 입을 통해 전해지는 노래로 남을 이름이었으므로.

 

“씩씩해 보이잖아.”

 

그런데 지금껏 무수하게 들어온 혼담과 그를 염원하는 생기 넘치고 아리따운 신붓감을 전부 마다하고 톰이 선택한 짝이 바자르 한복판에서 양을 잡는 이름 모를 오메가였다. 그 이유도 단순했다.

 

“차라리 얼굴이 예쁘장해서 마음에 들었다고 해라.”

“예쁘장한가?”

“어! 오늘 처음 본 얼굴이지만, 앞으로 내 인생에 저만한 얼굴 다신 못 볼 것 같다!”

“그래, 보기에 좋다니 더욱 잘 됐어. 아이들에게도 좋겠지.”

“아이스, 진심이야?”

“진심이야.”

 

진지한 톰의 얼굴에 론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아는 톰은 빈말을 하지 않는 남자였다. 마음먹은 일은 끝끝내 이루고야 마는 남자이기도 했다. 그러니…….

 

“심장도 주시면 안 될까요?”

 

도려낸 심장을 손에 쥐고 은근한 말씨로 주인을 보채는 저 녹색 눈의 오메가는 톰 카잔스키의 신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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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아이스맨 매버릭

2023.01.10 00: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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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센세
[Code: 9eb6]
2023.01.10 01: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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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주 아이스와 매버릭이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지독한 사랑다툼을 할 것만 같아 개같이 설렘 어나더ㅠㅠㅠㅜ
[Code: 3eab]
2023.01.10 01: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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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방금 저기에 있었어 완전 몰입해서 풍경 냄새 다 맡고 옴 센세 당장 계좌 불러 이런 대작을 그냥 볼 수가 없다
[Code: de2e]
2023.01.10 01: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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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미친 나 왜 올라오자마자 안봤냐 진짜...감탄만 나와 센세
[Code: 37d5]
2023.01.10 01:39
ㅇㅇ
아니 이거 모야 모냐고
[Code: 04a6]
2023.01.10 01:40
ㅇㅇ
아놔 이렇게 본격적인 대작이라니 !!!!!!!!!!!!!!!!!!!!!!!!!!1
[Code: 04a6]
2023.01.10 02: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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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센세 제가 감히 이 대작을 공짜로 봐도 되는걸까요
[Code: 0b20]
2023.01.10 14: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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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의 시작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마워 센세....
[Code: 4510]
2023.01.10 14:42
ㅇㅇ
미친 센세 내가 이걸 방구석에서 공짜로 봐도 되는 거야? 진심?
[Code: 8772]
2023.01.11 04: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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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이걸 공짜로 봐도 되는걸까 너무 좋아서 이 글에서 안나갈래요 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c49]
2023.01.24 22: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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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거 왜 이제봤어...센세 제 통장도 드릴까요..?
[Code: ff92]
2023.02.18 22: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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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행 시작! 센세 사랑해🫶
[Code: 7fb4]
2023.03.08 21: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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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적어도 넷은 가져야지." “그래, 보기에 좋다니 더욱 잘 됐어. 아이들에게도 좋겠지." 아이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레이크 걍 뽑아버린 김에 애들 이름은 뭐로 할 건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Code: ba51]
2023.03.21 0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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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행 복습하러 옴. 매브 무대포에 같이 자란 형제 구스가 골머리 붙잡는데 어름이는 한눈에 반하다니...하늘이 내린 인연이네
[Code: 66c6]
2023.04.02 01: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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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조금만 먹어도 끄떡없다는 건?”
“매브, 그건 좀 슬프잖아.”
>>정주행하러 왔는데 피트 이때부터 짠한거 미쳤다ㅠㅠㅠ 센세 필력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번도 못가본 중앙아시아 평원에 서있는거같은 기분이야
[Code: 3bed]
2023.04.13 19: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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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다시 정주행중인데 개좋아 ㅠㅠ 근데 여기서 구스 안죽인거 진짜 신의 한수다.. 톰이 구스마저 죽였으면 둘은 절대 시작조차 못했을 것 같아
[Code: 4b82]
2023.04.16 04: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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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다
[Code: b791]
2023.04.17 18: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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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개존잼이네...센세 프로구나ㄷㄷㄷㄷ
[Code: 7c56]
2023.05.06 15: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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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의 시작 센세 진짜 재밌다!!!
[Code: f069]
2023.05.25 01: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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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또 보러왔어 사랑해 너무 재밌어 최고야
[Code: d6ac]
2023.08.09 10: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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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센세 나 이런 대작 문학을 이제야 접한게 너무 원통하지만 너무 기대된다 하 사랑해 마지막에 매브 아이스의 심장을 움켜쥔거나다름없는것같아 캬
[Code: 335b]
2023.08.13 09:29
ㅇㅇ
와 나 이제야 시작합니다 이런 대작을 ㅠㅠㅠㅠㅠ

눈앞에서 보는거 같은 이 생생함
[Code: a0b3]
2024.02.18 02: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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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다시 정주행하러왔어
[Code: 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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