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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달


48. 형제


톰이 이끈 부대는 갈림길에 섰다. 저 멀리 까마귀 떼가 깔린 하늘 아래, 초록색 깃발이 휘날렸다. 검은 폭풍이 몰아쳤다. 먼지가 휘몰아치고 노을이 핏빛으로 깔린 땅, 선두에 선 흑마가 사납게 날뛰었다. 그들이 어둠을 몰고 오고 있었다. 톰은 다가오는 어둠을 주시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어둠 속에 흐릿하게 보이는 얼굴이 낯익었다. 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마침내 어둠이 석양과 만났다.

“톰, 그간 잘 지냈나?”

흑마를 탄 남자가 두 팔을 벌리며 톰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남자의 목소리는 쇠붙이가 서로 맞부딪히는 것처럼 카랑카랑했다. 남자의 살짝 처진 눈가가 휘어지며 주름이 잡혔다.

“잘 있었나, 페탸. 좋은 소식을 가져왔으리라 믿는다.”

톰도 반갑게 인사했다. 남자의 이름은 표트르 카잔스키. 콘스탄틴 카잔스키의 차남이었다. 톰보다 두 살 연상으로, 그와는 막역하게 지냈다.

“하길드 하마르가 죽었다.”

표트르가 말했다. 톰은 모자를 벗어 가슴 위에 올리고, 잠깐 하길드 하마르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는 용맹한 사내였다. 죽음에 굴하지 않았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땅에서 명예롭게 죽었다.

“세나메브 하마르는 달아났지만, 머지않아 최후를 맞이할 거다.”

톰이 애도를 마치자 표트르가 다시 말했다. 톰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과연 표트르의 말대로 세나메브 하마르가 금세 붙잡힐까. 톰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렇군.”
“숙부님께서 울스에서 만나자고 하신다. 너를 조속히 데려오라고 하셨다.”

표트르가 말했다. 톰은 의아하다는 듯이 코를 찡그렸다.

“바로 세나메브 하마르를 쫓지 않으시고?”
“바나쿰을 붙잡았거든.”

표트르는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바나쿰은 하길드 하마르의 삼남이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말자. 본래대로라면 그가 하마르 가문의 땅과 재산을 물려받아야 하지만, 하길드는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까지 차남인 세나메브와 바나쿰을 두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그의 마음은 세나메브에게 기울었지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바나쿰은 늙은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었다. 그들은 오늘날 제르게갈 부족의 세력을 확대한 주역이었다. 그래서 제르메갈 부족은 후계 문제로 패가 갈리어 혼란스럽던 차였다. 전쟁이 톰의 예상보다 순조롭게 흘러가는 까닭이기도 했다.

이제 남은 세력은 어느 쪽에 붙을 것인가. 톰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바나쿰이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고 충성을 맹세하면 좋으련만. 세상사는 뜻대로 흐르지 않는다. 중요한 것 알렉세이의 뜻이다. 하마르 집안을 몰살할지, 바나쿰이나 세나메브 중 한 사람에게 땅을 나눠주고 카잔스키 집안에 충성을 요구할지 말이다.

“톰.”

생각에 잠겨있던 톰은 피트의 목소리를 듣고 퍼뜩 정신을 차렸다. 피트는 표트르와 톰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톰에게 눈치를 줬다. 톰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표트르를 소개했다.

“피트, 인사해라. 내 사촌인 표트르다. 콘스탄틴 백부님의 아들이다. 페탸, 여기는 내 아내.”
“안녕하세요.”
“나는 콘스탄틴과 지나이다의 아들 표트르요. 톰과는 보다시피.” 

표트르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턱짓으로 톰을 가리켰다.

“내가 톰보다 두 살 위이긴 하지만,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네.”

피트는 표트르를 경계하며 말을 아꼈다. 그도 이고르 같은 사람일까 봐 겁이 나서였다. 어디선가 이고르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피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드디어 만나게 됐군. 제수씨, 힘든 일을 겪게 돼서 참 유감입니다. 하지만 이제 좋은 일만 가득할 겁니다. 제수씨는 우리 식구이니 그 누가 함부로 대할 수 있겠습니까? 톰은 좋은 남자입니다. 평생 제수씨를 아껴 줄 거예요.”

다행히 표트르는 이고르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의 말씨는 진중했고, 사촌의 어린 아내에게 깍듯했다. 또, 조심스러웠다. 표트르는 어린아이와 여자들이 자신 같은 사내를 겁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울스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알렉세이가 조속히 합류하라고 말했으므로, 톰은 지지부진한 안부 인사를 나누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표트르가 데려온 사내들과 함께 다시 길을 출발했다. 까마귀 무리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표트르 말로는 여기서 두 시간쯤 더 가면, 야영을 할 만한 땅이 있다고 했다. 톰은 피트에게 피곤해도 조금만 참으라고 말했다. 피트는 개의치 않았다. 그들을 적시는 은백색 별빛이 아름다웠다.

“하루 정돈데 그냥 계속 가면 안 돼? 난 괜찮아. 하나도 안 피곤해.”
“다른 사람들 생각도 해야지. 다들 너처럼 씩씩한 건 아니다.” 
“그래…….”
“뭐가 그리 급해. 아버지가 보고 싶어?”

길을 보채는 피트에게 톰은 잔잔한 미소를 보냈다.

“응.”

피트는 고삐를 쥔 톰의 손등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톰은 피트의 뺨에 제 얼굴을 갖다 댔다. 피트는 간지러운지 한쪽 어깨를 움츠렸다. 톰은 어서 천막을 치고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아버지께서도 널 다시 만나면 무척 기뻐하실 거다.”
“정말?”

피트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물론이지. 아버지께서는 널 아끼시잖아. 나보다 널 더 보고 싶어 하실걸.”
“그럼 ‘그 사람’도 다시 보는 거야?”

피트는 조심스레 물었다.

“그 사람이라니?”

톰은 피트가 누구를 말하는지 몰라 눈을 느릿하게 끔뻑였다. 곧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시뻘건 얼굴, 번들거리는 광대뼈, 웃을 때면 쩍 벌어지는 입. 땅이 울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고르 백부님을 말하는 거야?”
“응.”

피트의 안색이 도로 어두워졌다.

“피트, 백부님을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 내 앞에선 백부님을 아무렇게나 불러도 괜찮지만, 백부님 앞에선 말조심해라.”

톰은 피트를 점잖게 나무랐다. 물론 피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고르가 유달리 피트를 못살게 굴었으니 말이다. 비록 이고르는 친밀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이고르는 태양 같은 사내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그 강렬한 열기에 재가 되고 만다. 하물며 들꽃 같은 제 아내는 오죽하겠는가. 피트는 선하고 강한 사람이었지만, 내면은 누구보다도 여린 사람이었다. 톰은 때때로 피트에게서 홀로 살아남은 쓸쓸한 어린아이를 보고는 했다.

“으응, 알았어.”

피트는 웅얼거리는 듯이 말했다.

“이고르 백부님도 널 많이 걱정하셨어. 널 아끼신다.”
“응…….”

톰이 거듭 당부하니, 피트도 더는 무어라 말하지 못했다. 그래, 어른을 공경해야지. 어른한테는 공손하게 굴어야지. 게다가 톰의 백부님이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으으.”

하지만 그래도 이고르는 싫다. 피트는 자기도 모르게 치를 떨었다. 톰은 멋쩍게 웃었다. 그에게도 이고르는 벅찬 상대였다.

 
***


울스의 막사. 곧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지만, 카잔스키 집안의 형제들은 다 같이 알렉세이의 천막에 모여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바나쿰이 투항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고르는 그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고, 콘스탄틴은 기회를 주자고 말했다. 두 사람 다 각자 생각하는 바가 분명했다. 또, 그들의 의견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다. 서로 자신의 말이 옳다며 팽팽하게 치고받는 두 사람 때문에 알렉세이는 심기가 불편했다.

“어르신! 톰이 왔습니다!”

천막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꼭 염소가 우는 것처럼 가냘픈 목소리였다. 알렉세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는 아웅다웅하는 형들을 무시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콘스탄틴과 이고르는 하는 수 없이 알렉세이를 뒤따라 나섰다.

야영지를 중심으로 성벽처럼 두른 울타리 너머, 어스름의 물든 수많은 얼굴이 둥둥 떠다녔다. 먼 길을 달려 지친 말들이 앞발로 땅을 차며 심술을 부렸다. 알렉세이는 그 수많은 잔상 중에서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얼굴을 단숨에 찾아냈다. 그간 고생이 심했는지 수척하게 시든 얼굴, 하지만 눈빛만은 영민하게 반짝였다. 

알렉세이는 한달음에 피트에게 달려갔다. 톰의 부축을 받아 말에서 내려온 피트도 알렉세이를 향해 뛰었다. 하지만 절절한 마음을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알렉세이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고꾸라지는 피트의 몸을 얼른 받쳤다.

“괜찮으냐?”
“눈이 왜 그래요? 어떻게 된 거예요?”

알렉세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피트는 울음을 터뜨렸다. 알렉세이는 하길드와의 전투에서 왼쪽 눈을 잃었다. 흐린 하늘과도 같았던 그의 눈동자가 번뜩이던 자리에는 이제 조잡한 안대가 대신 자리했다.

“전쟁이 벌어지면 이런 일도 있는 거다.”

알렉세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피트는 더욱더 서럽게 울었다. 그는 알렉세이가 눈을 잃어버린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자신이 그런 일만 당하지 않았어도. 가슴이 욱신거렸다.

“왜 울지? 내가 죽기라도 했더냐?”
“돌아가셨다면 더 크게 울었을 거예요.”
“날 따라 죽기라도 하겠다는 것처럼 들리는군.”

알렉세이가 미소 지었다.

“돌아가셨다면…… 너무 슬퍼서 정말 죽어버릴지도 몰라요.”
“너 때문에 난 편히 죽지도 못하겠구나. 영원히 살아야겠군.”
“네, 오래 사셔야 해요.”
“이러다 내가 네 무덤에 흙을 뿌리겠다.”
“그런 불효는 저지르지 않을게요.”

알렉세이가 핀잔을 주자 피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알렉세이는 천천히 숨을 내쉬며 무너지는 피트의 몸을 끌어안았다. 도드라진 등뼈가 만져졌다. 뼈마디가 잘고 딱딱했다. 조금만 힘을 줘도 으스러질 것 같았다. 알렉세이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삼켰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평온하게 말했다.

“그래야지. 착한 아이구나.”
“건방지지 않고요?”
“물론 건방지다. 넌 타고나길 되바라져서 그건 어쩌지 못한다. 너처럼 악독한 것들은 남들보다 오래 산다. 그것도 떵떵거리며 살지.”

신랄한 독설에서 애정이 느껴졌다. 피트는 눈물을 그치고 생긋 웃었다. 알렉세이는 피트의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분명 뺨이 통통했던 것 같은데. 쑥 들어간 피트의 뺨을 보고 알렉세이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어디 보자. 너는 괜찮으냐?”
“네, 전 괜찮아요.”
“그간 고생 많았다. 장하구나. 네가 자랑스럽다.”
“보고 싶었어요.”

피트는 거리낌 없이 발돋움하며 알렉세이의 목에 팔을 감았다. 어른의 품. 단단하고 넓고, 따뜻했다. 나이 든 사람이 좋다. 품이 너그러우니까. 얼굴을 묻고 있으면 세월의 냄새가 난다. 겨울의 고목 냄새. 살아보지 못한 시간. 그 여백이 미래를 속삭여주는 듯했다.

“그래.”

알렉세이는 갑작스러운 피트의 행동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헛기침했다. 그러다 결국 피트를 부둥켜안았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를 이처럼 껴안아 본 건 얼마 만이지……. 스스럼없는 피트의 얼굴엔 어떤 뜻도 바람도 없다. 그저 좋아서 이처럼 안기는 것이다.

“저 안 보고 싶으셨어요?”

피트가 짓궂게 웃으며 물었다.

“보고 싶었다. 너처럼 시건방진 말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 적적했다.”

알렉세이는 피식 웃었다. 말하는 것을 보아하니, 기가 살았다. 역시나 시건방지다. 그래도 주눅이 들어 침울한 얼굴로 돌아다니는 것보다야 이쪽이 훨씬 났다.

“기뻐요. 노래, 더 가르쳐주세요.”
“알았다.”

알렉세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톰이 슬며시 다가와 피트의 어깨에 자신의 겉옷을 둘렀다. 그리고 피트를 알렉세이에게서 떼어냈다.

“왜 그래?”
“추워 보여서.”

톰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화났어?” 피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화 안 났다.” 톰은 그렇게 말하며 피트를 들어 올렸다.

“아, 저래서 알렉세이가 그리 절절히 마음 앓이 했던 거로군. 그럴 만하다. 후처로 들이는 게 아니라 며느리로 삼은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만. 알료샤는 제수씨 일이면 너무 무르다. 아직 젊으니 자식을 더 볼 수 있을 텐데.”

거리를 두고 떨어져 지켜보던 콘스탄틴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소감을 밝히는 것에 가까웠다. 저 촌스러운 어린애는 보통내기가 아니다. 고독할 수밖에 없는 우두머리의 고달픔을 헤아릴 수 있는 아량을 타고났다. 아마 그래서 세상만사에 무심한 조카의 마음도 사로잡은 모양인데……. 콘스탄틴은 생각에 잠겼다.

콘스탄틴은 몇 년 전 젊은 아내를 얻었다. 결혼하자마자 남편을 잃고, 시아버지를 잃고, 자식도 없이 홀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여자였다. 콘스탄틴은 사별한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두 명의 아들과 세 명의 딸을 얻었다. 자식은 충분히 봤다고 생각해서 재혼할 마음이 없었지만, 우연히 알게 된 여자의 박복한 삶이 불쌍하다고 생각해서 함께 살자고 말했다. 여자의 시어머니도 자신이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재혼한 아내에게서 삼남과 두 명의 딸을 더 얻었다. 

살아보니 좋았다. 젊은 아내는 수다스럽고 활발한 여자였다. 아이들도 아내를 닮아서 명랑했다. 집안이 시끌벅적해졌다. 그래서 알렉세이에게도 재혼하라고 몇 번 권했지만, 그때마다 알렉세이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마지막으로 재혼을 권했을 때는, 형제의 연을 끊고 싶거든 계속 지껄이라고 엄포를 늘어놓기까지 했다. 그러니 콘스탄틴도 더는 재혼을 권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알렉세이가 좋은 아내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은 지금도 여전했다. 어찌 되었든 형제가 아닌가.

“그렇지요? 제가 말씀드렸잖습니까, 형님. 질부 인물이 아주 빼어나다고요. 톰 저놈이 그렇게 점잖은 체하더니 미색을 밝히는 놈이었습니다. 게다가 안목이 뛰어납니다.”

콘스탄틴의 혼잣말을 듣고 이고르가 껄껄 웃으며 말을 걸었다. 콘스탄틴은 혀를 끌끌 찼다.

“나는 용모 얘길 한 게 아니다, 이고르. 용모가 뭐가 중요하더냐? 색시는 자고로 어리고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그래야 아이를 많이 낳지. 나는 질부의 마음 씀씀이가 곱고 의젓한 게 마음에 들어서 그런 얘길 한 거다.”
“……예?”

이고르의 잇새로 주전자가 끓는 듯한 엉성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제자리에서 비틀거렸다. 꼭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콘스탄틴은 이고르와 더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눈알이 빠진 건 알료샨데 왜 형님이 그러십니까? 두 눈 멀쩡히 달리셨으니 똑바로 보십시오! 저게 어디 보통 인물입니까? 형님이 앞으로 얼마나 더 사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만한 미인은 앞으로 못 보실 겁니다.” 

이고르는 끈질겼다. 그는 피트를 가리키더니, 침을 튀겨가며 콘스탄틴에게 반박했다. 그는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을 사랑했고, 그 감동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했다. 이 세상에 미인이 있어 삶도 아름다운 것이다. 이고르의 지론이었다. 공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질부가 내 눈에 어여쁘게 보여서 무슨 소용이지?”

콘스탄틴이 퉁명스레 반문했다. 이고르는 제 가슴을 퍽퍽 쳤다.

“답답하십니다! 미인을 눈에 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또 어디 있습니까?”
“이고르.”
“물론 질부가 그간 고생이 심해서 예전보다 좀 여위었지만, 이건 이거대로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가느다란 허리는 가냘픈 사이프러스 나무처럼 청초하고, 수척한 얼굴은 달빛처럼 음전하니, 사내 맘을 울리는 저 미인의 사연이 궁금하구나…….”

이고르가 급조한 조잡한 시를 듣자마자 콘스탄틴의 얼굴이 점점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귀가 따갑고 골이 지끈거렸다. 이딴 헛소리를 듣자고 어린 자식들을 두고 집을 떠난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장남을 찾았다.

“너는 언제까지 입을 그렇게 가볍게 놀릴 게냐? 하, 갈수록 가관이로군. 미슈시카!”
“예, 아버지.”
“귀 씻을 물 가져와라.”
“알겠습니다.”

콘스탄틴의 장남 미하일은 깍듯하게 고개를 조아리고, 서둘러 아버지의 명을 따랐다.

“콜렌카, 물 좀 가져와라. 눈을 씻어야겠다. 못 볼 것을 봤다. 깨끗한 두 눈으로 미인을 봐야지. 그래야 정취가 산다.”

이고르도 질 수 없어 자신의 차남 니콜라이를 불렀다.

“직접 뜨세요. 저 엊그제 팔이 잘릴 뻔했잖습니까.”

팔을 붕대로 칭칭 감은 장신의 청년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투덜거렸다. 그는 아버지와 달리 얼굴이 희고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했으며, 어머니를 닮아 눈동자와 머리카락이 새카맸다.

“이 자식이! 죽고 싶으냐? 감히 아비 말을 따르지 않아?”

아들이 반항하자 이고르는 불같이 화를 냈다.

“아들이 병신이 될 뻔했는데, 세상 어떤 아버지가 물이나 따라오라고 심부름시킵니까?”

니콜라이는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고, 도리어 따졌다. 말쑥하고 유려한 생김새와 달리 니콜라이는 입이 걸걸했다. 성격도 거칠었다. 이고르의 정수리에서 허연 김이 피어올랐다. 그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으름장을 놓았다.

“너는 오늘 죽을 줄 알아라!”
“어머니께 전부 말씀드릴 겁니다! 방금 제수더러 뭐라고 하셨지요? 예?”
“그건 안 된다! 사샤가 알면…… 안 된다.”

니콜라이가 역으로 자신을 협박하자, 이고르는 개처럼 꼬리를 내렸다. 니콜라이는 통쾌하다는 듯이 씩 웃었다.

“한심한 놈. 자식에게 쩔쩔매는 꼴이라니.”

콘스탄틴이 툭 내뱉었다. 만약에 니콜라이가 제 아들이었다면, 이 자리에서 따귀를 후려쳤을 것이다. 그는 자식이 감히 자신에게 반박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콘스탄틴의 아들들은 아버지를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발끈한 이고르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외쳤다. 그는 콘스탄틴이 자식들에게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생각했다. 집안일이니 뭐라 참견은 하지 못했지만, 예전부터 늘 못마땅했다. 귀여운 조카들이 잔뜩 위축되어 고개도 똑바로 들지 못하고 사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었다.

두 형제의 소란에 어느새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들에게로 쏠렸다. 톰의 품에 안긴 피트도 그들의 대화를 주워들었다. 피트는 두 사람이 싸우는 줄 알고 겁에 질렸다. 건장한 사내들이 언성을 높이는 것이 무섭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남자가 소리를 치는 것이 무서워진 건……. 피트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리고 팔을 긁었다. 피가 맺히도록 세게.

“콘스탄틴 형님과 이고르 형님과는 늘 저러신다.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신경 쓰지 마라.”

알렉세이가 넌지시 말했다. 피트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콘스탄틴과 아웅다웅 다투다가 피트와 눈이 마주친 이고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피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고르는 마치 곰 같았다. 그것도 막 겨울잠에서 깨어난 굶주린 곰. 그가 펄쩍 뛸 때마다 땅이 울렸다.

“형님께 인사드리자.”

알렉세이는 피트를 콘스탄틴에게 데리고 갔다. 피트는 톰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톰은 피트를 땅에 내려주었다. 피트는 톰의 팔을 붙잡고 제 두발로 당당히 섰다. 그리고 콘스탄틴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나는 콘스탄틴이다.”

콘스탄틴은 팔짱을 낀 채로 피트를 힐끔 내려다보았다. 그의 샛노란 눈동자를 보자 피트의 뺨이 상기되었다.

“어르신은 매를 닮으셨네요.”

피트는 기쁨을 순수하게 드러냈다. 콘스탄틴은 그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매를 닮았다. 매를 닮은 사람은 나쁘지 않다. 용맹하다. 분명 본받을만한 사람일 것이다.

“매를 좋아하느냐?”
“네.”
“나도 매를 좋아한다. 매사냥도 좋아하느냐?”
“좋아해요. 직접 해보고 싶어요.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피트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물론이다. 내가 가르쳐주는 대로만 한다면, 여우는 혼자서도 잡을 수 있을 거다.” 
“아니요, 여우 정도야 지금도 거뜬히 잡아요. 전 늑대를 잡고 싶어요. 커다란 늑대요.”
“후처가 아니라 며느리로 삼았다 이거지…….”

콘스탄틴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역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도 톰을 아끼고 뛰어난 청년이라고 인정하고 있지만, 같은 핏줄이어도 조카보다는 동생인 알렉세이가 더 애틋할 수밖에 없었다.

“네?”

피트는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네가 열일곱 살이라고 하던데. 맞느냐?”
“열일곱 살이에요. 생일이 지나면 열여덟 살이 돼요.”
“너무 작군.”
“지난겨울보다 자란 거예요.”

피트는 발끈해서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집안 남자들은 다 이렇구나.’ 알렉세이를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올랐다. 애가 애를 낳는 꼴이라면서 뭐라고 했는데…….

“알겠다. 얘야, 너는 앞으로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몸조리에만 힘써라. 그리고 얼른 무럭무럭 자라려무나.”

콘스탄틴은 피트의 팔을 가볍게 쳤다. 피트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할머님께서 키가 더 크진 않을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어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더 자라진 않겠군. 됐다. 좀 작아도 튼튼하면 그만이다. 건강을 회복하는 데만 전념해라. 알렉세이는 자식이 톰 하나뿐이라, 늘 걱정이다. 그러니 네가 앞으로 자식을 많이 낳아야 한다.”
“네, 명심할게요.”

피트는 쓸쓸하게 웃었다. 가슴이 따끔거렸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하늘을 받친 것처럼 괴로웠다.

 
***


카잔스키 집안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상석에는 알렉세이가 앉고, 그의 양옆에 각각 콘스탄틴과 이고르가 앉았다. 맞은편에는 톰과 피트가, 그리고 콘스탄틴과 이고르의 아들들이 앉았다.

피트가 몸이 불편해서 움직일 수 없었으므로, 니콜라이가 상을 차리고 어른들의 시중을 들었다. 그는 아버지에게는 버릇없는 아들이지만, 백부와 숙부에게는 깍듯했다. 또, 사촌 형들에게도 깍듯했다. 집에서 하던 것처럼 굴었다가 미하일에게 죽도록 얻어맞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어린 톰에게도 조심스러웠다. 그는 어릴 때부터 톰이 어려웠다. 톰을 마주할 때면 꼭 짐승 앞에 놓인 토끼가 된 기분이 들었다.

모닥불의 불길이 거셌다. 불씨와 재가 서로 얽혀 꼭 술에 취한 것처럼 춤을 췄다. 흥이 오른 남자들은 서로 술잔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저마다 무훈을 하나씩 풀었다. 니콜라이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적을 죽였는지 자랑했다. 자신이 죽인 사람을 쌓아 올리면 산처럼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트르는 가만히 듣기만 했다. 니콜라이는 허풍이 심했다.

“……더 먹을 수 있겠어?”

톰은 피트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피트는 오늘도 통 먹질 못했다. 속이 거북해서 음식이 넘어가지 않았다. 톰이 먹기 편하도록 고기를 작게 잘라주고, 뜨거운 국도 식혀주었지만 허사였다. 어른들도 있는 자리니,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마음이 초조해졌다.

“응. 먹을 수 있어.”

피트는 톰이 잘라준 고기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질겼다. 누린내가 났다. 기분 나쁜 기억이 떠올랐다. 야만의 결혼식, 사내들의 들쩍지근한 몸 냄새. 그들의 웃음소리. 살이 타는 고통. 피트는 구역질이 치밀어올라 서둘러 입을 가렸다.

알렉세이는 허리에 찬 주머니에서 작은 통 하나를 꺼내어 무심히 피트의 앞에 툭 놓았다. 피트는 뚜껑을 열었다. 곱게 간 후추가 들어 있었다. “고마워요.” 하고 말하며 피트는 방긋 웃었다. 그리고 고기에 후추를 솔솔 뿌렸다. 피트는 작게 심호흡한 다음에 용기를 내어 다시 고기를 입에 넣었다. 이번에는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알렉세이는 보기만 해도 입이 매워 연거푸 물만 들이켰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다. 콘스탄틴은 피트에게 매사냥 얘기를 해주었다.

“매를 길들일 땐 굶겨야 한다. 배가 고파야 사냥을 하니까. 짐승도 사람처럼 배가 부르면 나태해진다.”
“그럼 매가 사냥에 성공하면, 일단 사냥감을 빼앗고 다른 먹이를 주는 건가요?”

피트는 콘스탄틴의 얼굴만 뚫어져라 보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매사냥 앞에선 톰도, 알렉세이도 뒷전이었다.

“그렇지. 굶기기만 해서는 안 돼. 보상을 줘야 한다.”

콘스탄틴은 피트의 말에 흡족해하며 무릎을 치고 웃었다. 자신에게는 늘 차갑기만 했던 피트가 콘스탄틴에게는 곧잘 웃어주고, 조곤조곤 대답도 잘하니 섭섭한 마음에 이고르가 끼어들었다.

“피트, 얘야. 내 사냥매도 아주 멋진 녀석이지. 코스탸 형님 매보다 내 매가 훨씬 더 크고 사냥도 더 잘한다.”
“좋은 일이네요.”
“나는 네가 쌀쌀맞은 게 참 좋단다.”
“네.”
“내가 이래 봬도 제일가는 매사냥꾼인데 말이야.”

이고르가 으스대며 자랑을 늘어놓으려고 했다. 그러자 알렉세이가 그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며 어깃장을 놓았다.

“매사냥은 우리 형제 중 코스탸 형님이 제일이잖습니까.”
“알료샤, 눈알이 뽑히더니 눈치도 같이 뽑혔더냐?”

이고르가 대번에 역정을 냈다. 모처럼 피트와 가까워질 기회인데 알렉세이가 훼방을 놓으니 심기가 뒤틀렸다. “사실을 말한 것뿐입니다. 매사냥은 코스탸 형님이 제일이고,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건 스베타 누님이 가장 잘하시지 않습니까.” 알렉세이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이고르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나도 이고르를 싫어한다. 같은 피를 나눈 형제가 아니었다면 저놈은 내가 진작 죽여버렸을 거다. 오래전에 알료샤가 이고르를 죽이지 않은 게 아직도 원통하다.”
“저는 싫어하진 않아요.”

콘스탄틴이 섬뜩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자, 피트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내저었다.

“그냥…… 불편해요.”

피트는 우물쭈물하며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그리고 백부님은 좋은 분이세요. 남다른 데가 있으신 분이지만,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다 좋은 뜻에서 하시는 말씀인걸요. ……그래도 불편하지만.”
“너는 참하게 생겼는데, 고집이 세구나. 성격이 좀 있군.”
“네. 그래서 고향 사람들은 절 매버릭이라고 불렀어요.”
“그렇군.”

콘스탄틴은 술잔을 채웠다. 피트는 말없이 손가락을 뜯적거렸다. 가려워서 긁고 싶은데, 보는 눈이 많으니 마음껏 긁을 수 없어 답답했다. 알렉세이는 그런 피트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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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아이스맨 매버릭
2023.04.18 00: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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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불안하겠는뎈ㅋㅋㅋㅋㅋㅋ
[Code: cf1d]
2023.04.18 00: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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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알렉세이는 그럴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콘스탄틴 왜 자꾸 미친시부 찍고 싶어하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고르네 아들이랑 콘스탄틴네 아들 성격 뚜렷한것도 재밌고 피트가 드디어 아버님 만나서 톰이랑 집에 돌아온 기분이라 좋다 아직은 아프지만 ㅠㅠㅠㅠㅠㅠㅠ나아질거야
[Code: b3d4]
2023.04.18 03: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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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느리 사랑받네ㅠㅠㅠㅠㅠ 피트도 피트대로 본인 몸이 몸이 아닐텐데 알렉세이 걱정한다고 울고, 알렉세이도 눈이 다쳤는데 본인보다 피트 더 걱정하고... 벌써부터 한가족이네.... 와중에 톰이 질투하는것도 웃음나오고.... 콘스탄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렉세이는 아무생각 없는데 자꾸 알렉세이 후처로 탐내곸ㅋㅋㅋㅋㅋㅋㅋㅋ 이고르랑 다른의미의 미친(말이그렇다는거임.부정적의미×) 큰아버지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고르 약간 괄괄한만큼 부모자식 사이도 다른 집안들보다 벽없는? 격식없는? 게 보이넼ㅋㅋㅋㅋㅋ 왁자지껄한 집일듯ㅋㅋㅋㅋㅋㅋ
알렉세이도 피트 트라우마때문에 몸 긁는거 알아챈것같고.... 피트를 이전부터 봐왔던 주변사람들 한두명씩 알아채는것같은데 피트..... 빨리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물론 그렇게 쉽게 괜찮아질 일들을 겪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이런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은은하게 여러사람들의 사랑과 애정어린 챙김받으면서 행복하기만했으면 좋겠어....ㅠㅠㅠ
[Code: b3f8]
2023.04.18 09: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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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처로 들이는 게 아니라 며느리로 삼은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만. 후처로 들이는 게 아니라 며느리로 삼은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만. ㅎㅎㅎ 톰 진짜 사눈 내내 불안할 거 같은데 ㅋㅋㅋ
[Code: 3b88]
2023.04.18 09: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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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아버님을 제게 주십....ㅋㅋㅋㅋㅋ 아 진짜 알렉세이 너무 좋다 ㅎㅎㅎㅎㅎㅎㅎㅎ
[Code: 2071]
2023.04.18 14: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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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핫대디… 톰 조심해라 진짜 알렉세이피트 이거 맛있다
[Code: 4f2e]
2023.04.18 14: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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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처로 들이는게 아니라 며느리로 삼은게 이해가 안된다고?ㅌㅌㅌㅌㅌㅌㅌㅌ 아기 많이 나아야한다고 한 말에 죄책감느끼는 피트 너무 짠해ㅠㅠㅠ
[Code: 4f2e]
2023.04.18 15: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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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알렉세이랑 매브 둘은 서로 그냥 애틋한 시아버지 며느리인데 다른 사람들은 그런식으로 바라보는거 존나 웃곀ㅋㅋㅋㅋㅋㅌ
[Code: 3aae]
2023.04.18 15: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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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가려워하는거 왜그러지ㅠㅠㅠㅠㅠㅜ
[Code: 3162]
2023.04.19 13: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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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피트 주식 매수한 콘스탄틴
피트를 교주로 삼은 이고르
카잔스키가좍 복작복작하고 너무 재밌고 훈훈해ㅎㅎㅎ 콘스탄틴 첫등장인데 자연스러우면서도 존재감 있는 어른이라 감탄스러워요 센세
알렉세이 안그래도 핫대디였는데 이제 안대를 낀다고? 호오.. 나도 콘스탄틴 따라 알렉세이피트 주식 사야지
[Code: 8e75]
2023.04.20 02: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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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처가 아니라 며느리로 삼았다 이거지…….”
볼때마다 너무 쳐웃게 되는 ㅋㅋㅋㅋㅋㅋㅋ
“후처가 아니라 며느리로 삼았다 이거지…….”
아 어떻게 카진스키 가문 사람들 하나같이 다 너무 좋아요 센세 최고야 ㅠㅠㅠ
“후처가 아니라 며느리로 삼았다 이거지…….”
톰 힘내라 ㅋㅋㅋㅋㅋㅋ 아 그치만 후처도 너무 맛있 ㅋㅋㅋㅋㅋㅋㅋㅋ“후처가 아니라 며느리로 삼았다 이거지…….” 머릿속에서 이말이 빠지지가 않아요 센세 ㅋㅋㅋㅋㅋ
[Code: ea53]
2023.05.25 13: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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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처가 아니라 며느맄ㅋㅋㅋㅋㅋㅋㅋ톰 힘내랔ㅋㅋㅋ집안 으른들이 조카 맘을 몰라주고 말이얔ㅋㅋㅋㅋㅋㅋ
[Code: 99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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