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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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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달


42. 땅 아래 희망


태양을 향해 달려가던 남자의 등에 화살이 꽂혔다. 남자는 몇 걸음 가지 못하고 풀썩 쓰러졌다. 그의 죽음으로 전투가 끝이 났다. 론은 화살을 거두었다. 그을음과 피로 얼룩진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잿빛 성벽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론은 사지가 멀쩡히 붙어 있는 사람들에게 사상자와 부상자를 추려내라고 지시했다.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광장에 간이 천막을 치고, 신음하는 부상자를 먼저 옮겼다. 전투의 여운은 금방 식어버렸다. 이제 살아남은 자들의 아침이다.

론은 거추장스러운 갑옷을 벗고, 톰을 찾아 성안으로 들어갔다. 성안은 미로처럼 복잡했다. 론은 불빛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지칠 줄 몰랐다. 마침내 론은 톰을 발견했다.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창가 아래, 톰이 앉아 있었다. 론은 톰을 향해 달려갔다.

“아이스! 어떻게 된 거야, 괜찮나? 오손은…….”

눈을 뜬 채로 죽은 오손의 시신이 론의 발에 걸렸다. 론은 그의 시신에 침을 뱉었다. 이런 놈을 위해 애도할 필요는 없다.

“톰?”

론은 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톰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론은 톰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톰의 얼굴을 본 순간, 론은 세상이 무너진 듯한 충격을 받았다.

지금껏 이런 톰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의 눈동자에 이 세상 모든 비극이 담겨 있었다. 피로 얼룩진 얼굴은 표정이 하나도 없었다. 톰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조용히. 생명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톰의 가슴에 담긴 고독과 절망이 흘러나왔다. 론은 그의 절망에 짓눌려 질식할 것만 같았다. 섣부른 위로조차 할 수 없었다. 론은 손을 거뒀다.

“피트는 왜 이러고 있어?”

론은 톰의 품에 안긴 피트를 바라보며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톰은 대답하지 않았다. 론은 실없이 웃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인마, 피트. 오랜만에 봤는데 아는 체도 안 하냐? 이제 우리도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했던 거야? 내가 결혼 선물도 줬잖아. 그땐 고맙다고 했으면서.”

론은 피트의 팔을 슬쩍 건드렸다. 바닥으로 축 늘어진 손목에 짓무른 상처를 보고, 론은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그는 코를 훔쳤다. 갑작스레 목이 아파졌다.

“내가 빨리 오지 않아서 화났어? 미안하다.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앞으로는 네가 오라고 그러면 바로바로 올게.”

톰도, 피트도 아무런 말이 없다. 떨어진 꽃처럼.

“내가 잘못했어. 미안하다니까? 뭐라고 말 좀 해봐, 응? 너답지 않게 왜 이렇게 얌전해. 설마 부끄러워서 그래? 너랑 나 사이에 부끄러울 게 뭐가 있어?”

론이 따지듯이 물었다. 화를 내는 것 같기도 했다. 론은 피트의 손을 꼭 잡았다. 손톱이 빠져 드러난 생살에 피딱지가 엉겨 붙어 있었다. 론은 연신 코를 훌쩍이면서 “대답 좀 해봐, 응?”하고 피트에게 말을 걸었다.

“톰, 얘 몸이 너무 차갑다.”

론은 울먹이며 말했다.

“왜 너까지 말이 없어? 피트 몸이 차갑다니까.”
“슬라이더. 매버릭은 이미…….”

톰은 넋이 나간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론은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을 부정하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이미 뭐?”
“피트는…….”

톰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사랑은 호수 아래 유물처럼 가라앉았다. 사람의 손도, 빛도 닿지 않는 아득한 밑바닥에. 미소 지은 채 눈을 감은 피트의 얼굴을 더는 바라볼 수 없었다. 톰은 괴롭게 숨을 내쉬며 눈을 감아버렸다. 그러나 눈을 감아도 피트의 얼굴이 사라지지 않았다.

“냄새나도 좀 참아라. 지금은 덮어줄 만한 게 이것밖에 없다.”

론은 자신의 웃옷을 벗어 피트에게 덮었다. 피가 묻고 찢어져 넝마나 마찬가지인 옷이었다. 옷이 주르륵 미끄러졌다. 론은 흘러내린 옷을 들고 이번에는 피트의 어깨 위로 덮었다. 그리고 차갑게 식은 피트의 뺨을 애틋하게 문지르던 론이 돌연 눈을 크게 떴다.

“잠깐, 아이스.”

론이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아직 숨을 쉬고 있어. 죽지 않았어, 아직 숨이 붙어 있다고! 얼른 일리야를 데리고 올게.”

그 말에 톰은 다시 눈을 떴다.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간 론은 잠시 후, 일리야를 데리고 왔다.

“일리야, 빨리!”
“나는 너처럼 빨리 못 뛴다니까…….”

론은 헉헉거리는 일리야의 팔을 붙잡고 그를 내던지다시피 톰의 앞에 데려왔다. 일리야는 모자를 벗고 땀이 흘러 따끔거리는 눈가를 문질렀다. 그는 숨을 고를 새도 없이 톰의 품에 안긴 매버릭의 안색을 살피며 어깨에 멘 가방을 풀었다. 그런 다음 일리야는 피트의 턱을 잡고 그의 얼굴을 요리조리 돌려보았다. 론의 말대로 아직 숨을 쉬고 있으나,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태로웠다. 일리야는 바닥에 천을 깔고 피트를 눕혔다.

“증상부터 설명해줘.”

일리야가 톰에게 말했다.

“내가 처음 봤을 때는 동공이 확대된 상태였고, 곧 쓰러지더니 피를 토했다.” 

톰은 기억을 되짚으며 차근차근 말했다.

“피를 토했다고?”
“시커먼 피를 토했어.”
“경련을 일으키지는 않았나?”
“혀가 굳었는지 말이 어눌했다.”

일리야는 피트의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창백했다. 그다음에는 입을 벌렸다. 입천장과 혓바닥도 하얗다 못해 푸른색이었다. 일리야는 피트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았다. 피 냄새 외에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일리야, 어떻게 된 건지 알겠어?”

조급해진 론이 제 턱을 문지르며 물었다. 일리야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신중하게 피트의 목덜미를 손으로 눌러 맥이 뛰는지 확인했다. 미약하지만 분명 뛰고 있다. 그러나 몸이 얼음장처럼 차갑고 죽은 지 시간이 지난 시신처럼 굳어있는 게 마음에 걸렸다. 일리야는 다시 피트의 입을 벌렸다. 입천장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없던 푸른색 반점이 얼룩덜룩했다. 시반은 아니다.

“아무래도 독을 먹은 것 같다.”

이윽고 일리야가 말했다. “독이라고? 대체 어쩌다가. 오손이 독을 먹인 건가?” 론은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아이스, 배를 세게 눌러. 독을 토해내게 해야 해.”

일리야가 배를 미는 시늉을 했다. 그의 지시대로 톰은 피트의 아랫배를 지그시 눌러 그대로 손을 명치까지 밀어 올렸다. 하지만 피트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혹시나 피트가 다칠까 걱정돼서 힘을 약하게 준 탓이었다. 

“이 정도론 안 돼. 좀 더 세게!” 

일리야가 다시 말했다. 톰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리야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자, 이윽고 피트가 쿨럭거리면서 새카만 핏덩어리를 토해냈다. “계속해, 다 토해야 해.” 일리야가 톰을 다그쳤다. 톰은 숨도 쉬지 않고 피트가 독을 마저 토해내게 했다. 시커멓던 피 색깔이 점점 맑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묽은 위액만 나왔다.

“일리야, 이제 괜찮은 거야?”
“아직, 아직 아니야.”

론이 묻자 일리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가방을 뒤졌다. 흰색 종이를 접어 포장한 약봉지를 열자 곱게 간 숯이 나왔다.

“론, 마실 물 있어?”

일리야가 물었다. 한시가 급하다는 표정이었다. 때마침 론은 수통을 가지고 있었다. 론이 수통을 건네자 일리야는 사기그릇에 숯가루를 풀고 물을 부어 개기 시작했다. “이거론 부족해. 물을 더 구해다 줘. 될 수 있는 한 많이.” 일리야의 말에 론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톰은 피트의 상체를 들어 올려 자신의 몸으로 받쳤다. 일리야는 숯을 갠 물을 피트에게 천천히 먹였다. 혀도 식도도 움직이지 않아 제대로 삼키지 못하고 대부분 흘러내렸다. “이리 줘.” 톰은 일리야에게 그릇을 받고 숯을 갠 물을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피트에게 입을 맞췄다.

론이 물을 가지고 돌아왔다. 일리야는 가지고 있던 숯을 몽땅 개었다. 톰은 그것을 전부 피트에게 먹였다. 새카맣게 물든 입술을 훔쳐내며 톰은 불안한 눈으로 일리야를 응시했다. 일리야도 확신이 서지 않는지 불안한 얼굴이었다.

“일단 급한 처치는 다 끝났어. 우선 자리를 옮기고 더 상세하게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일리야는 모포로 피트의 몸을 감쌌다. 세 사람은 피트를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방으로 데리고 갔다. 론은 향긋한 지푸라기를 켜켜이 쌓고, 거기다 깨끗한 모포를 깔아 임시로 침상을 만든 다음 피트를 거기에 눕혔다. 톰은 화로를 구해왔다. 일리야는 피트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그의 옷을 벗겼다. 피트의 몸은 멍과 상처, 그리고 손톱자국으로 성한 곳 없이 처참했다. 맞아 죽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세 사람은 모두 말을 잃었다.

“오손, 이 천벌 받을 놈.”

론은 이를 갈며 분통을 터뜨렸다.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손등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벽을 주먹으로 갈겼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 오손의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자 밖으로 뛰쳐나갔다.

 
***


해가 저물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톰은 덧창을 닫았다. 방 안이 눅눅해지며 피워놓은 향이 무겁게 깔렸다. 어둑어둑한 가운데 촛불이 홀연히 빛났다. 막연한 희망처럼.

일리야는 피트의 이마에 덮은 물수건을 갈았다. 피트의 얼굴은 아침보다 한결 편안해졌다. 몸은 아직 차가웠지만, 호흡은 확실히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눈을 뜰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나무 조각을 피트의 코에 갖다 대기도 했으나 소용없었다.

“어떤 독을 먹었는지 알면 해독제를 구할 수 있을 텐데, 그걸 모르니 나도 어쩔 도리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이제 하늘에 달린 일이다.”

일리야는 착잡한 심정으로 말했다. 그는 주로 자상이나 골절만 보아왔으므로, 중독에 대해선 해박하지 못했다. 바샤 영감의 손이 절실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바샤는 지금 알렉세이와 함께 있다. 또, 바샤라고한들 일리야의 말대로 피트가 어떤 독에 중독됬는지 모르는 이상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고맙다, 일리야. 이만 쉬어.”

톰은 일리야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부상자들을 돌보랴, 피트를 돌보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일리야는 종일 물도 제대로 한 모금 마시지 못했다. 얼굴이 안쓰러울 정도로 초췌했다. 하지만 일리야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웃었다.

“너도 좀 쉬어라, 톰.”
“아니다. 아내가 깨어났을 때 곁에 있어 줘야지.”

톰은 피트의 옆에 걸터앉아 그의 손을 잡았다.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붕대를 칭칭 감아두었는데 벌써 진물로 젖어 축축했다. 얼마나 아팠을까. 톰은 괴롭게 한숨을 내쉬었다. 폐에 물이 찬 듯 숨을 쉬는 게 버거웠다.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데, 계속 옆에 있으려고?”
“그래. 눈 뜨는 걸 보고 싶다.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알았어. 난 아침에 다시 올게.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말해줘.”

일리야는 톰의 마음을 헤아려 더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그동안 미치도록 보고 싶었겠지. 그리웠겠지. 잠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그 마음. 일리야는 이해할 수 있었다.

“알았다.”

톰은 고개를 살짝 끄덕여 인사했다. 일리야는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자리를 떴다. 톰은 조심스레 피트의 뺨을 매만졌다. 피트는 기분 좋은 꿈을 꾸는지 웃고 있었다. 수척한 얼굴로. 그 미소만은 아무런 걱정 없이 천진해 보였다. 지켜보는 사람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톰은 숨을 죽이고 울었다. 빗줄기가 굵어졌다. 톰의 울음소리는 그 소리에 묻혀버렸다.



43. 유년기


“……그래서 벌로 나까지 저녁을 굶었다. 억울했지. 나는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는데. 그래도 어른들이 진정한 친구라면 잘못을 눈감아주는 게 아니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씀하시니, 따를 수밖에.”

톰의 마치 시를 낭독하는 것처럼 나긋나긋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사흘 내내 피트의 곁을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 피트의 곁에서 깨어나고, 세수를 하고, 단장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피트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간 피트에게 통 옛날얘기를 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옥사나에게 배운 노래, 론의 어머니 예브게니아에게 배운 노래를.

창틀에 손님이 찾아왔다. 이틀 전부터 방문하기 시작한 작은 새 한 마리였다. 톰이 먹다 남은 빵 조각을 조금 떼어줬더니, 마음에 들었는지 끼니때가 되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찾아왔다. 새는 빵을 다 쪼아먹고, 그 답례로 노랫소리를 들려주었다.

언제 전투가 벌어졌냐는 듯이 평화로운 오후였다. 날씨는 화창했고, 하늘은 맑았다. 슬픔도 꽃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세상. 톰이 피트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세상이다.

한창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감상하는데, 문이 열리고 론이 안으로 들어왔다. 론은 얇은 빵 한 덩어리와 노릇노릇 구운 말고기를 가지고 왔다. 조금 전에 구웠는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아이스, 나다. 밥 먹어라.”

론은 다리가 짧은 소반에 상을 차렸다. 움직임이 그답게 부산스러웠다. 톰은 손을 뻗어 빵을 집고, 새에게 줄 몫을 먼저 뜯어냈다.

“어, 고맙다.”
“예쁜 꽃이 있어서 피트 보여주려고 꺾어왔다.”

론은 씩 웃으며 목이 긴 병에 꽃을 꽂았다. 론이 꺾어온 꽃은 붉은색과 자주색 꽃이었다. 꽃잎이 하늘하늘한 치맛자락 같았다. 향기가 짙고 그윽했다. 칠이 벗겨져 칙칙한 방안에 꽃의 색채가 더해지자 분위기가 한껏 살아났다.

“저기 놔둬.”

톰은 피트의 머리맡을 가리켰다. 론은 톰이 시키는 대로 꽃병을 두고, 톰의 맞은편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점심을 먹었다. 배가 고팠는지 론은 허겁지겁 먹었다.

“피트한테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

론이 기름이 묻어 번들거리는 입술을 문지르며 물었다.

“네가 어렸을 때 자다가 오줌 싸고, 제냐 아주머니한테 안 들키려고 이불 태우다가 불낸 얘기.”
“톰! 그걸 말하면 어떡해?”

론이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서는 펄쩍 뛰었다. 적잖이 민망한 눈치였다. 그럴 만도 했다. 그날 론은 어머니에게 콧물이 쏙 빠질 정도로 매를 맞고, 단단히 혼이 났다. 물론 오줌을 쌌다고 혼이 난 건 아니었다. 불을 냈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모두가 위험해질 뻔했다. 론의 어머니는 엉엉 우는 론에게 쫓겨나지 않은 것만 해도 감사하라며, 뚝 그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라 톰은 피식 웃었다. 그때는 위험천만했지만, 지나고 나니 추억이다. 문득 피트도 닉과 비슷한 추억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깨어나거든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피트, 그때 난 일곱 살이었어. 딱 한 번 그랬어, 한 번. 그 뒤로는 오줌 싼 적 없어.”

론은 톰의 어깨 너머로 피트의 얼굴을 힐끔 보며 겸연쩍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뭐, 그래.”

톰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어렸을 땐 다들 그 정도 실수는 하잖아?”
“난 그런 적 없다.”

톰은 단호하게 말했다. 사실이었다. 론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이었다. 톰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말없이 고기를 씹었다. 질겼다. 그는 말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말고기는 론이 좋아하는 것이다.

“참! 매버릭, 아이스 앞니는 내가 뽑아줬어. 실로 묶어서 이렇게 팍!”

마침내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론이 수선을 떨었다. 그는 흔들거리는 이를 실로 묶어 잡아당기는 시늉까지 했다. 론에게는 꽤 뿌듯한 추억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톰은 제법 귀여웠다. 앞니가 빠져 어설픈 발음으로 말하는 것도 귀여웠다. 어느날 키가 쑥 자라더니 더는 귀엽지 않았지만. 오히려 징그러워졌지만. 설마 톰이 이렇게 자랄 줄은 몰랐다.

“유치는 다들 빠지잖아.”

기껏 생각해냈다는 게, 고작. 톰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론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그렇군. 또 뭐 있지. 톰이 우스운 꼴을 당한 일이 뭔가 더 있을 텐데……. 잠깐 기다려 봐, 피트. 네 남편은 알고 보면 하찮은 남자야.”
“맞아. 피트, 슬라이더가 왜 슬라이더인 줄 알아? 슬라이더가 눈독 들인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을 길들이려다가…….”
“아이스!”

론은 쩔쩔매며 허공에 두 손을 내저었다. 톰은 아랑곳하지 않고 피트에게 론이 말에서 연달아 열 번이나 떨어진 얘기를 들려주었다. 론이 계속 말에 오르지 못하고 미끄러지니까, 다들 안장에 기름칠이라도 한 줄 알았다면서 말이다. 그게 론이 열다섯 살 때의 일이었다. 두 사람은 마치 피트가 깨어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창틀에 앉아 빵 조각을 쪼던 새도 귀를 기울였다.



44. 청혼


눈을 뜨니 새하얀 하늘이 보였다. 피트는 눈앞에 드리워진 황금색 실타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 줄을 잡으면, 하늘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손에 잡힌 실타래의 촉감이 익숙했다. 머리카락이었다. 피트는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입술을 달싹였다.

“금발은…….”
“예뻐?”

그리운 목소리. 영롱한 잿빛 눈동자가 비 내리는 오후의 하늘 같았다. 보기 좋게 그은 뺨이 부드럽고 따뜻했다. 서글서글한 미소는 노을을 닮았다. 피트가 사랑하는 정경.

“톰……?”
“그래, 나야. 날 알아보겠어?”
“꿈이지? 그럼 다시 잘래. 깨어나기 싫어.”

피트는 열없이 웃었다.

“꿈이 아니다. 봐, 나는 살아있다.”

톰은 피트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 위로 가져갔다. 톰의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다. 피트의 눈이 점점 커졌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진짜 너야? 꿈이 아니라 너야?”
“나야.”

피트는 울음을 터뜨렸다. 톰은 피트를 말없이 꼭 끌어안았다. 피트는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곧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한참을 울고 나서야 피트는 겨우 눈물을 그쳤다. 그러나 아직 여운이 남았는지 작게 끅끅거렸다.

“피트.”

톰은 피트의 젖은 뺨을 닦아주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피트는 떨리는 손으로 톰의 손을 잡고 그의 손바닥에 자신의 뺨을 꾹 눌렀다. 굳은살 박인 손의 단단한 촉감이 좋았다. 비로소 톰과 재회했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그러자 도로 눈물이 나왔다.

“네 아이는, 곧 내 아이다. 우리 아이야. 내 말에 반박하지 말고, 다른 생각도 품지 마라.”

톰은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아이……?”

피트는 톰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네가 태어난 아이를 정 거둘 수 없다면, 네 선택을 존중하겠다. 아이를 죽이고 살리는 건 네 뜻에 달렸어. 키우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아이에게 기꺼이 내 이름을 물려주고, 내가 아는 모든 걸 가르쳐주겠다.”

톰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아…….” 피트가 나지막하게 탄식했다. 이제야 톰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누구도 우리 아이를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톰은 분명하게 말했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괴로운 현실이다. 오손 투멘은 아일라우를 대신해 피트를 책임지겠다며 그를 납치했고, 오랫동안 데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 그랬다. 진실도 그러했다. 게다가 피트의 몸은 엉망진창이었다. 다들 피트가 오손에게 겁탈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톰에게는 남들이 허물이라며 수군거릴 가혹한 현실도 곧 피트의 일부였다. 자신이 마땅히 보호해야 할, 사랑하는 상처.

“아니야. 아냐. 아이가 생길 일은…… 없었어. 그런 일은 정말 없었어. 오손은 나를…… 다른 사람들도…….”

피트는 세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저, 정말이야. 정말 그런 일은 없었어. 믿어줘. 그, 그렇지. 날 안아, 톰. 날 안으면 내 말이 정말이란 걸 알게 될 거야. 처음이면 피가 난다며. 날 안아줘, 피가 나는지 확인해 봐. 응?”

피트는 몸을 일으키고 톰에게 매달렸다. 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조바심이 난 피트는 옷을 벗으려고 했다. 톰이 그런 피트를 막았다. “정말이야, 톰.” 피트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원하듯이 말했다.

“다행이다.”

톰은 피트를 와락 껴안았다. 피트는 톰이 자신의 말을 믿는다고 생각해서 겨우 마음을 놓았다.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지껄이든 아무래도 좋았다. 톰만 자신을 믿어주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톰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데, 톰이 괴롭게 한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네가 괴로운 기억을 품지 않아도 돼서, 정말 다행이다.”
“…….”
“힘든 시간을 보낸 네게는 이런 말이 위로되지 않겠지. 하지만 그래도…… 상처가 하나라도 더해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톰은 피트의 등을 쓸어내렸다. ‘내 몸이 더러워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하는 게 아니었구나.’ 피트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톰의 턱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그래, 톰은 이런 사람이다. 그래서 톰을…….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도 잠깐, 피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피트는 톰을 밀어냈다.

“왜 그래?”

톰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피트를 응시했다. 피트는 또다시 가려움을 느껴 목을 긁었다. 톰은 그런 피트의 이상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손가락을 붕대로 감아둬서 상처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피부가 벌겋게 일어났다.

“나 이제 아이를 못 가진대. 말에서 떨어졌는데, 피를 많이 흘렸어. 그때 잘못됐나 봐. 미안해. 정말 미안해. 마음대로 내가 네 아내라고 말해서 미안해.” 

피트는 계속 몸을 긁으면서 톰에게 사과했다. 그는 톰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나, 오손이랑 결혼식을 올렸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 혼자서는 어떻게 할 수 없었어. 놈들을 죽이려고 했는데 몸이 안 움직였어. 너무 무서웠어. 죽지도 못했어. 죽으면 너 다시 못 보잖아. 욕심내서 미안해. 내 생각만 했어. 네가 보고 싶었어. 미안해…….”

피트는 옷깃을 죽 잡아당기며 횡설수설 말했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자 몸이 차갑게 식었다. 또다시 두려워졌다. 당장에라도 오손이 우악스러운 손으로 자신의 뺨을 때리며 괴롭힐 것만 같았다.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자신을 보고, 낄낄거리던 남자들 목소리가 귀에 선했다.

톰은 천천히 심호흡했다. 피트가 이처럼 치를 떠는 것만 보아도 그에게 있었던 일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손은 너무 편히 죽었다. 그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 것도. 오손은 그렇게 죽을 자격이 없는 남자였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제 너 다시 봤으니까 괜찮아.”

피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밥 많이 안 먹을게. 꿀이랑 향신료 안 사줘도 돼. 난 원래 아무거나 잘 먹어. 상한 거 먹어도 괜찮아. 원래 튼튼해서 탈 안 나.”
“…….”
“남들보다 조금 먹고, 적게 자고, 갑절로 일할게.”
“…….”
“나 일은 진짜 잘해. 뭐든 열심히 할게. 조용히 살게. 네 기분 거슬리지 않게, 죽은 듯이 살게. 그, 그러니까…… 나 데리고 살아주면 안 돼? 같이 살자는 게 아니라, 아무 데서나 자도 되니까 그냥 데리고만 있어 주면…….”

피트의 어깨가 가파르게 들썩거렸다. 그는 손등으로 얼굴을 아무렇게나 문질렀다. 목이 메어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톰을 어떻게 설득해야 좋을지 몰라 막막했다. 톰의 침묵이 무서웠다. 그가 자신을 싸늘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을까 봐 숨이 막혔다.

“톰, 제발…….”

피트는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톰은 손을 휙 내저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제발…….”

피트는 애처롭게 매달렸다.

“안 된다. 그런 부탁은 들어줄 수 없다.”

톰은 단호했다. 피트는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톰의 뜻을 따를 생각으로 조용히 눈물만 뚝뚝 흘렸다. 톰을 원망하지 않는다. 톰에게는 자신뿐만 아니라 책임져야 할 많은 사람이 있다. 모두 톰의 등만 바라보며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그러니 톰이 자신이라는 짐을 떠안길 바라지 않는다.

“너는 내 신부다.”

톰은 피트의 두 손을 그러쥐었다. 피트는 깜짝 놀라서 멍하니 톰을 응시했다.

“네가 있어야 할 곳은 내 곁이고, 네가 잠들어야 할 곳도 내 품이야. 그런데 어딜 가겠다는 거야. 약속했잖아, 부엌에 설탕과 향신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네 살림이다. 널 믿고 맡겼어. 우리 집의 불씨를 꺼트리지 마라.”
“…….”
“거듭 말했어. 넌 내 허락 없이는 죽는 것도 안 된다. 이제 이 말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거다.”
“응, 그럴게. 네 말대로 할게. 네 허락 없이는 절대 죽지 않을게.”

피트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매버릭.”
“으응.”
“나와 결혼해줘.”

톰은 피트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피트는 제 귀를 의심했다. 결혼이라고? 무슨 소리지. 톰은 눈만 끔뻑이고 있는 피트의 손등에 다시 입을 맞췄다. 그리고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평생 나와 함께 살아줘.”
“난 이제 아이를 못 가지는데?”
“상관없다.”
“남들이 뭐라고 쑥덕거리면…….”
“상관없어.”

톰은 엄숙하게 말했다.

“이제야 네게 용서를 구한다. 매버릭, 네 꿈을 짓밟아서 미안하다. 내가 만든 상처를 지울 순 없지만, 괴로운 기억이 떠올라도 금세 아무렇지 않을 만큼 너를 행복하게 해주겠다.”
“…….”
“네 몸이 다 낫거든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자. 악단을 부르고, 광대도 부르자. 친인척을 전부 초대해서 잔치를 열자.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네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사랑한다고? 나를?”

피트는 울먹이며 물었다. 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자신의 곁에 돌아온 피트를 다시는 잃지 않을 것이다. 그가 오해하고, 의심하고, 혼자 마음 아파하지 않도록 매일 사랑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사랑한다.”
“환상인 줄 알았는데. 죽은 줄 알았어. 죽어서 환상을 본 줄 알았어. 그래서 네가 날 사랑한다고 말한 줄 알았는데…….”
“아니다. 꿈도, 환상도 아니다. 나는 분명히 말했다. 널 사랑한다고.”
“다시 말해줘.”
“사랑해, 매버릭.”
“또.”
“사랑해. 사랑한다. 사랑해.”

피트는 두 팔로 톰의 목을 껴안았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톰의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트렸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황금색 실타래. 구름처럼 뭉클한 체온. 희미하게 풍기는 젖은 흙냄새. 약동하는 심장. 피트는 삶을 예찬했다. 오늘보다 더 아름다울 미래를 꿈꿨다. 옥사나의 말이 맞았다. 자신은 어쩔 수 없는 몽상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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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아이스맨 매버릭
2023.04.13 23:46
ㅇㅇ
흐어어엉어어오유엉 그래 너희들 행복하게 살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말도 양도 많이 키우고 피트네 부엌에 설탕이랑 향신료 넘치게 채워놓고ㅠㅠㅠㅠㅠㅠㅠㅠ 애기들도 많이 낳고 그렇게 행복하게 살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0bf]
2023.04.13 23: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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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톰이랑 론이 잠든 매브한테 계속 옛날 이야기해주는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론이 매브 숨쉬는거 발견한 덕분에 응급조치도 빨리 하고 ㅠㅠㅠㅠㅠ 론 울먹이는것도 너무 안쓰럽고 ㅠㅠㅠㅠㅠㅠ 론도 진짜 참친구다

이제 톰 매브한테 하루에 오만번씩 사랑한다고 말해주는거 아니냨ㅋㅋㅋㅋㅋ 둘이 진짜 성대하게 식 올리고 매브 니꺼라고 세상에 발표해라 ㅠㅠ 더이상 족같은놈들이 건들지 못하게 ㅠㅠㅠㅠ
[Code: 3dc4]
2023.04.13 23: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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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울어... 너무 행복해서... 고마워 아이스랑 매브 드디어 행복하게 해줘서...
[Code: 327f]
2023.04.14 00: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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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울고있어 센세ㅠㅠㅠㅠㅠㅠㅠ 센세 무순이 꿈에도 나올 지경이었는데 드디어 톰이랑 피트랑 다시 만나서 너무너무 다행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 세상사람들아 아맵은 사랑을 하고있다고!!!!! 이제 행복하기만 해라 얘들아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미래를 꿈꾸게된 피트 보니까 나까지 벅차오른다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야ㅠㅠㅠㅠㅠㅠㅠ
[Code: df89]
2023.04.14 00: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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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두 사람에게 론이 있어서 다행이다... 조금이라도 이성이 있어서 조그맣게라도 붙어있는 숨을 느끼고 처치를 받게 할 수 있었다는 게.... 이제야 행복해질 수 있겠네.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할 테지만, 피트에게는 조금 멀리 있는 브래드쇼 가족들 말고도, 피트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톰도 있고, 안 그런 척 누구보다 아껴주는 론도 있고, 잘린 머리칼을 보고도 자기 집안사람임을 인정한 알렉세이도 있으니 받은 상처들을 치료하고, 행복하게 살거라고 믿는다ㅠㅠㅠㅠ 진짜 보면서 행복해서 울게될줄이야....
[Code: e90a]
2023.04.14 00: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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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보다 자신은 태어나지 말았어야했다고 비관하던 피트가 삶을 예찬 한다는것이.... 작은것에 행복함을 느끼고, 다가올 아름다운 미래를 기대하는 피트에 나도 같이 벅차오름ㅠㅠㅠㅠ
[Code: e90a]
2023.04.14 00: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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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내센세다ㅜㅜㅜㅜㅜㅜㅜㅜ어어어엉ㅜㅜㅜㅜㅜㅜㅜㅜ드디어드디어ㅜㅜㅜㅜㅜ
[Code: 17d3]
2023.04.14 00: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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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흑
[Code: e386]
2023.04.14 00: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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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어어어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살았어 ㅠㅠㅠ그리고 만났어 으어어 ㅠㅠㅠㅠ
[Code: 656e]
2023.04.14 00: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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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어어어어ㅠㅠ 피트 살아서 다행이야ㅠ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Code: 42da]
2023.04.14 00: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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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몸과 마음 모두 평탄하게 살아보자ㅠㅠ
[Code: 42da]
2023.04.14 00:32
ㅇㅇ
난 원래 아무거나 잘 먹어. 상한 거 먹어도 괜찮아. >>> 띠발 이게 그걸 겪고 일어나자마자 할말이니 피트야ㅠㅠㅠㅠㅠ 어름이 녹는다ㅠㅠㅠㅠㅠ 둘이 후추이빠이 뿌려먹고살어ㅠㅠㅠㅠ
[Code: bb17]
2023.04.14 00:37
ㅇㅇ
센세 너무고마워 몽상가인 피트ㅜㅜㅜㅜㅜㅜ정ㅇ말 과로운 기옥 떠올려도 금방 괜찮아질만큼 아이스가 다 행족하게 해줄것같아서 마음놓이고 ㅜㅜㅜㅜ첫 문단 읽으면서 심장 멎는줄알았는데 피트 톰 옆으로 돌려줘서 고마워ㅓㅓㅓㅓ 행복해지는 과정도 다 보여줄거지???????? 사랑해!!!!!!!!!
[Code: ec32]
2023.04.14 00: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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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아아앙아아센세 나붕이랑천년만년 함께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벅차오르고 행복해서 저잣거리에 나가 소리치고 싶다 센세는 내아내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ㅜㅠ
[Code: c097]
2023.04.14 00:55
ㅇㅇ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Code: 1af3]
2023.04.14 01: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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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뭔 댓 달았었는지 ㅇㅁㅇㄱ
[Code: 3b44]
2023.04.14 01: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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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 이 새벽에 벅차서 울고 있어 ㅠㅠㅠㅠㅠ 론이 매버릭의 가는 호흡을 알아채는 것부터 심장이 두근두근 미친듯이 뛰었어 매브 곁에서 서로 어린 시절 이야기를 투닥대며 하는 아이스와 론의 모습이 너무 정겨웠어 ㅠㅠㅠㅠ
[Code: 80cd]
2023.04.14 01: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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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아이든 피트의 아이가 내 아이라고 선언하는 톰과 적게 먹고 많이 일할테니 그저 곁에만 있게 해달라는 피트 얘들을 어쩌면 좋아 ㅠㅠㅠㅠㅠ 피트에게 매일 매일 사랑한다고 외칠 톰이 보인다 누가 뭐라고 하든 이제 피트는 카잔스키의 가족이 되어 누구도 다시는 해를 입히거나 업신여길 수 없는 귀한 대접만 받고 살아라 알렉세이와 옥사나 톰 론에게서 사랑과 이쁨만 받고 살자 브래드쇼네도 초대해서 정말 성대한 결혼식도 해줘 톰이 카잔스키가 피트를 얼마나 아끼고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지 모두가 알아차릴만한 결혼식을 해줘 ㅠㅠㅠㅠㅠ
[Code: 80cd]
2023.04.14 02: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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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센세는 진짜 신이야.....
진짜 오늘 글보면서 내가 몇십년동안 둘의 인생을 지켜본것처럼.... 특히 피트가 오손에게 붙잡혀 고통받았던 모든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둘의 행복이 너무너무 가슴벅차고 울컥해서 주책맞게 이 새벽에 울고있어 진짜 사랑해 센세가 있어서 내 삶이 행복해
[Code: 550f]
2023.04.14 05: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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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느 기숙사 나왔어...? 나 왜 이렇게 눈물이 멈추지앟는거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나한테 무슨 마법을 부린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
[Code: e6da]
2023.04.14 07:14
ㅇㅇ
내센세 무순 읽다가 눈물질질 흘린게 얼마만이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얘들아 행복해지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844]
2023.04.14 07: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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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하루동일 센세 생각만했는데 이렇게 어나더를 바로 갖다주시다니 그것도 피트가 살아있느뉴ㅠㅠㅠ살아가며 늘 기쁜일만 있을 순 없겠지만 "슬픔도 꽃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세상. 톰이 피트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세상이다." 이렇게 상처를 덮어가면서 둘이 행복하게 살아라ㅠㅠㅠㅠ센세 나 너무 행복해
[Code: 6d8f]
2023.04.14 08: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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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 너무 소중하다.... 아이가 없으면 어때 톰 말대로 피트에게 상처 하나가 더해지지않아서 다행이고.... 이제 둘이서 서로 아껴주면서 살면된다 물론 둘을 닮을 아이들을 못 보는게 아쉽지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치만 피트가 톰 닮은 딸을 낳고싶댔는데 어케 센세가 마법을 부려주면 안될까..? 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928]
2023.04.15 02: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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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백은 매버릭이 아니라 내가 받은게 아닐까? 그런게 아니라면 새벽 두시에 잠이 달아날 정도로 설레고 벅차오를 수가 있나?? 동녘을 볼때까지 잠들 수 없을 것 같아
[Code: 6710]
2023.04.15 10: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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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센세 아 나 정말 피트 죽은줄알고 이거 어떡하지어떡하지피트죽으면안되는데아니잠만센서이건아니잖아요피트죽으면안되잖아요피트살려야하는데시간을뒤로돌려야하나어떻게살리지톰총각홀아비되나요아니근데저대로울다가죽을거같은데자지도않고먹지도않고줄초상은아니잖아요센세나와바요쾅쾅쾅쾅쾅<<<<이런 의식의 흐름을 겪다가 와 살았다 살았다 아 진짜 내가 다 심장떨어지는줄ㅠㅠㅠㅠ피트 톰 금발 진짜 좋아하는구나ㅠㅠㅠㅠ눈뜨고 처음본게 예쁜 톰 금발이라니ㅠㅠㅠㅠㅠ
[Code: 8d71]
2023.04.15 10: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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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자존감 낮은 애가 그런 일까지 겪었으니 이제 너 봤으니 괜찮다고ㅠㅠㅠㅠ더부살이로나마 곁에 있게 해달라고ㅠㅠㅠㅠ아이고 피트야ㅠㅠㅠㅠ톰 손 휙 내저으면서 고개돌리는거 불쉿 자세잖아요ㅠㅠㅠㅠ피트야 톰이 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랜다ㅠㅠㅠㅠ하 이런 가슴벅찬 청혼과 고백이라니ㅠㅠㅠㅠ톰의 황금새장 속에서 영원히 아름다울 꿈을 꿀 피트ㅠㅠㅠㅠ
[Code: 8d71]
2023.04.18 15:27
ㅇㅇ
모바일
하 30년 넘게 매일 말하라구ㅠㅠㅠㅠ행쇼해ㅠㅠㅠ
[Code: 3162]
2023.04.27 19: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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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너무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ㅜㅠ
[Code: f044]
2023.05.25 12: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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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무 좋아서 기절해 센세 극락
[Code: a68b]
2023.10.09 18: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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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c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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