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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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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달


68. 달과 별의 나라


한때 푸르렀던 초원은 겨우내 가축들에게 혹사당해 헐벗었다. 생명력을 잃은 동토의 낯빛은 시커멨다. 절멸 이후에는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 대지의 시신 아래 봄을 기다리는 가련한 존재가 몸을 웅크리고 있다.

봄이 오면 지력을 소진한 땅을 떠나,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날 것이다. 가축들은 이미 정든 땅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사람들이 익숙해진 삶의 터전을 버리고, 새로운 터전에 기둥을 세울 차례다.

꽁꽁 얼어붙었던 강물이 녹기 시작하면서 피트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병환은 아직 그를 끈질기게 쫓아다녔으나 마음만은 작별을 고했다. 붓기가 어느 정도 빠지면서 거동이 수월해져, 피트는 모처럼 바람을 쐬기로 했다. 사람은 흙을 밟고 햇볕을 쬐어야 한다는 옥사나의 생각에서였다. 피트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그는 원래도 좀처럼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옥사나와 키르케가 피트와 함께 나섰다.

“야나가 벌써 시집갈 나이가 됐다니, 믿기지 않아요. 처음 봤을 때만 하더라도 코흘리개였는데. 애들은 정말 빨리 자란다니까. 이다음에 우리 애들 결혼할 때가 되면 어떻게 보내야 할까 몰라.”

키르케가 말했다.

“야나는 야무진 아이라 시집을 가서도 잘 해낼 거다.”

옥사나는 피트와 팔짱을 끼며 말을 이었다. 피트는 멍한 눈으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뺨에 스치는 바람이 낯설었다. 그는 자연스레 옥사나에게 몸을 기댔다. 옥사나는 젊은이들 못지않게 굳센 사람이었다. 피트는 그녀를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

“아무렴. 종종 공상에 빠지긴 하지만요. 참, 론도 드디어 혼담이 오간다죠? ……세나메브의 아내와.”
“그래, 예브게니아가 바빠졌더구나.”
“알렉세이 어르신도 여러모로 신경 쓸 일이 많겠어요. 그, 아이는 어떻게 하기로 했대요? 그 여자랑 세나메브 사이에 딸 둘이 있는 걸로 아는데.”

키르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론의 아버지는 오래전 유명을 달리했으므로, 알렉세이가 그의 아버지를 대신해서 혼담을 의논하는 중이었다. 론이 첫 번째 부인인 나즐다와 결혼했을 때도 알렉세이가 혼담을 진행했다.

“론이 자기 자식으로 키우겠다더군. 자식은 많을수록 좋다면서 말이다.”

옥사나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전쟁 이후로 남편을 잃은 여자와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이 넘쳤다. 남겨진 사람들을 거두는 것은 승자의 관습이었다. 세나메브의 아내였던 디나라는 자식이 있는 데다 남편이 남편이었던 만큼 재가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관습대로라면 톰이 그녀를 첩으로 삼거나 알렉세이가 거두어야 했다. 하지만 부자의 마음속에는 제 짝이 아닌 다른 사람을 들일 빈자리가 없었으므로, 톰의 오른팔인 론이 대신에 그녀를 아내로 삼기로 한 것이다. 

이에 예브게니아는 불만이 컸다. 디나라가 자식이 있는 여자라는 사실은 흠이 되지 않았다. 제 자식인 론도 전처와 자식을 봤다. 그녀가 못마땅한 것은 디나라가 하필이면 세나메브의 아내였다는 사실이다. 당사자인 론이 어떤 불만도 표하지 않고 기꺼이 디나라를 아내로 삼겠다고 말하니, 억장이 무너져도 내색하지 않고 꾹 참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떤 파란이 불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다.

“론은 사람이 참 너그러워요. 태평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리 딸이라고 해도 남의 자식 키우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 게다가 세나메브의 딸을…….”
“키르케, 오늘따라 말이 너무 많구나.”

옥사나가 눈을 부릅뜨며 따끔하게 말했다.

“아.”

키르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도 피트가 임신한 아이가 톰이 아닌 오손의 자식일지도 모른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소문을 의식하고 꺼낸 말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자신이 말실수한 셈이었다.

“죄송해요, 할머님.”

키르케는 허둥지둥 사과했다. 그녀는 가슴을 졸이며 피트의 눈치를 봤다. 다행히 피트는 생각에 빠져 키르케가 한 말을 듣지 못했다. 그래도 키르케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피트. 뭘 보고 있는 게냐?”

옥사나가 피트의 어깨를 건드리며 물었다. 피트는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죄송해요. 잠깐 다른 생각 하고 있었어요.”
“무슨 생각을 했지?”
“봄옷에 놓을 자수요. 이번에는 산양 말고 다른 문양을 새겨보려고요.”
“그래, 변화를 주는 것도 좋지.”
“맞아요. 내친김에 문양을 꺼내 볼까요? 봄에 어울리는 문양을 함께 찾아봐요.”

키르케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세 사람은 그녀의 말대로 자수를 놓을 문양을 보러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피트는 밑에서 무언가 새어 나가는 느낌이 들어 걸음을 멈췄다. 아랫배를 칼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치밀었다. 피트는 통증을 참지 못하고 허리를 숙였다. 키르케가 피트를 부축하며 물었다.

“피트, 왜 그래요?”
“좀 어지러워서요.”

피트는 애써 웃었다.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질렸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옥사나가 서둘러 피트를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피트의 허벅지 쪽을 손으로 더듬었다. 손을 떼어내자 피가 흥건했다.

“맙소사.”

키르케는 그만 말문을 잃었다.

“키르케, 어서 바샤와 후투가를 데려와라! 어서!”

옥사나가 외쳤다. 키르케는 재빨리 바샤와 후투가를 찾으러 떠났다. 옥사나는 피트의 등을 받쳤다. 피트는 울먹이면서 옥사나의 팔을 붙잡았다.

“할머님, 설마…… 아니죠? 아니죠?”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옥사나는 손수건으로 피트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그사이 피는 더욱 빠르게 번져 땅이 축축하게 젖었다. 한꺼번에 많은 피를 쏟아낸 탓에 피트는 몸이 점점 차가워졌다. 움직임도 둔해졌다.

“할머님, 아니죠? 아니죠?”

피트는 턱을 달달 떨며 정신없이 물었다. 옥사나는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피트는 옥사나의 팔을 애처롭게 흔들었다.

“아이 잘못된 거 아니죠? 제발 아니라고 말씀해주세요.”
“피트, 괜찮으니 울지 마라.”

옥사나는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피트를 달랬다. 산전수전 다 겪은 나이지만, 죽음은 매번 애달프다. 살면서 아무리 애를 써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일 것이다. 그녀는 이미 수많은 사람을 먼저 떠나보냈지만, 그들이 떠나고 남은 빈자리에는 오늘도 스산한 바람이 분다.

“할머님, 죄송해요.”
“죄송할 게 뭐가 있어. 괜한 생각하지 말고 마음 편히 가져라. 다 잘 풀릴 거다. 나를 믿지?”
“죄송해요.”
“…….”
“죄송해요, 할머님. 정말 죄송해요.”

피트는 옥사나의 팔을 붙든 손을 놓았다. 이제는 그녀를 붙잡을 염치가 없어서였다. 옥사나는 그 까닭을 알고 가슴이 저렸다. 그녀는 힘없이 툭 떨어진 피트의 손을 잡으며 그를 위로했다.

“말했잖느냐. 네가 잘못한 일이 아니라고.”
“죄송해요. 제가 또 망쳤어요.”
“그런 소리 하면 못쓴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죄송해요.”

피트는 눈이 풀린 채 중얼거렸다. 그는 이미 슬픔에 눈이 멀어 반쯤 정신을 놓은 상태였다. 옥사나는 피트를 꼭 끌어안았다. 피트는 계속해서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만 쉬는 게 좋겠다. 잠깐이라도 눈 좀 붙이렴, 피트.”
“죄송해요.”
“자고 일어나면 다 괜찮아질 거다.”
“죄송해요…….”
“자, 눈 감아라.”

옥사나는 피트의 머리를 제 어깨에 기대게 했다. 피트는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옥사나는 그런 피트를 어르고 달래며 겨우 눈을 감겼다. 곧 옥사나의 어깨가 눈물로 축축하게 젖었다. 기진맥진한 피트의 몸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옥사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바샤와 후투가에게 확답을 듣지 않아도 옥사나는 알 수 있었다. 이만큼 많은 피를 흘렸으니, 피트는 유산한 것이 확실했다. 옥사나는 고생 끝에 겨우 얻은 첫아이를 잃은 피트가 가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손에 아이를 잃는 참담한 일은 피했으니 말이다. 톰은 옥사나의 만류에도 낙태를 감행할 생각이었다. 피트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해서 천만다행이었다. 어떤 진실은 영원히 땅 밑에 묻혀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낫다.

 
***


바샤는 의식을 잃은 피트를 업고, 황급히 그를 천막으로 옮겼다. 피트를 침상에 눕힌 바샤는 피범벅이 된 자신의 두 손을 보며 혀를 찼다.

“이 정도 피를 흘렸으면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전투 중에 다친 부상자를 돌보는데 능통한 바샤지만, 아이를 받은 경험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후투가에 비하면 경험이 부족하다 뿐이지, 그도 대강이나마 부인병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어찌 되었든 이곳 사람들이 병으로 앓아누우면 찾는 사람이 자신이니 말이다. 그런 바샤도 피트가 유산했다고 확신했다.

“그러지 말고 잘 살펴보게, 바샤.”

옥사나가 차분히 말했다. 바샤는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러나 썩 내키지 않았다. 마음이 여러모로 복잡했다.

“후투가, 자네가 하겠는가?”
“그러지.”

바샤가 넌지시 묻자 후투가는 흔쾌히 응했다. 그녀는 옥사나와 함께 피트의 바지와 속옷을 벗겼다. 마침 키르케가 그녀의 지시대로 팔팔 끓인 물을 가지고 돌아왔다. 옥사나는 끓인 물에 찬물을 부어 온도를 맞춘 다음 마른 수건을 적셨다. 그리고 손수 피투성이가 된 피트의 다리를 닦았다.

“후투가.”

옥사나가 후투가를 불렀다. 후투가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피트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그를 살폈다.

“가만…… 뭔가 이상한데.”

후투가는 이맛살을 잔뜩 찌푸렸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 그녀는 한참 동안 말없이 입맛을 다시기만 했다. “후투가, 어떤가?” 하고 옥사나가 물었다. 후투가는 뒷걸음질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손도 피로 흥건했다. 후투가는 앞치마에 피 묻은 손을 문질렀다.

“어르신, 손자며느리가 일단 아이를 잃은 건 맞소. 그런데 뭔가 이상하단 말이지. 확실하진 않은데, 뭔가 이상해. 내가 보기에는…… 으음.”
“뭐가 말인가?”

답답한 마음에 옥사나가 재촉했다.

“일단 피가 멈추고 다시 봐야 알 것 같소. 이보게, 바샤. 그 정돈 자네도 할 수 있지?”
“물론일세.”

바샤는 엉겅퀴 뿌리와 찻잎을 달여 지혈제를 만들었다. 옥사나는 피트의 상체와 목을 받쳤다. 바샤는 지혈제를 피트의 입술에 천천히 흘려보냈다. 의식은 잃은 와중에도 피트는 눈물을 흘렸다. 그의 다리 사이로 다시 핏덩어리가 쏟아졌다. 불완전한 형체를 갖춘 핏덩이. 옥사나는 그 핏덩이를 조심스럽게 받아 비단으로 감쌌다.

 
***


저녁 무렵 돌아온 톰은 유산한 아이의 시신을 옥사나로부터 전해 받았다. 겨우 손가락만 한 크기의 남자아이였다. 손과 발이 이제 막 형태를 갖추었고, 얼굴의 이목구비를 대강이나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톰은 죽은 아이가 도무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몇 달 동안 피트의 몸속에서 피트를 만신창이로 만든 핏덩어리로만 보였다. 이미 죽은 생명은 더는 죄를 지을 수 없으므로, 톰은 죽은 아이의 명복을 빌었다.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리였다.

톰은 시신을 불에 던져 태웠다. 화장한 재를 봄이 오거든 양지바른 곳에 묻어줄 계획이었다. 시커멓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물끄러미 응시하며, 톰은 죽은 사람들이 떠난다는 달과 별의 나라를 머릿속으로 그렸다. 톰은 머나먼 여행길에 오른 아이를 위해서 애도의 노래를 불렀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죽은 아이에게는 비정한 얘기지만, 차라리 일찍 죽은 것이 그 아이에게는 여러모로 나은 일일지도 모른다. 무사히 태어난다고 한들, 아이는 살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혈통을 의심받을 것이다. 그 고통은 비단 아이만이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니었다. 피트도 함께 고통받을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누구도 의심하지 못하도록, 오손 투멘의 이름이 감히 얼씬도 하지 못할 적당한 때, 아이를 다시 갖는 것이 피트에게 여러모로 나은 일이었다. 

톰은 근심을 덜어 홀가분하기까지 했다. 옥사나의 말대로라면 피트가 그간 몸져누운 까닭은 배 속의 아이 때문이었다. 유산했으니 피트는 차차 기력을 회복할 것이다. 그간 아이가 피트의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은 괘씸하나, 이렇게 스스로 떠나준 것은 대견했다. 만약에 이번 생에 어떤 인연으로든 다시 만난다면, 그 고마움에 보답할 것이다. 부디 아이가 무사히 영예로운 전사들의 전당에 다다르기를.

뒷수습을 마치고 나서야 톰은 피트를 찾았다. 천막 안에는 가녀린 촛불 하나만이 제 몸을 태우며 침상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톰은 모자를 벗고 피트에게 다가갔다. 피트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채 웅크리고 있었다. 그가 흐느끼는 소리가 간간이 새어 나왔다. 톰은 이불 위로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피트.”
“…….”
“피트.”

피트는 대답이 없었다. 톰은 이불 위를 더듬었다. 가냘프게 떨리는 피트의 어깨가 만져졌다. 그는 피트의 양쪽 어깨를 감싸며 다정한 말씨로 물었다.

“피트, 잠들었어?”
“……아니.”
“그런데 왜 내 얼굴을 보지 않는 거야. 얼굴 좀 보자.”
“못 하겠어. 네 얼굴 못 보겠어.”
“피트. 남편이 왔는데 아는 체도 하지 않으면 어떡해?”
“미안해서 네 얼굴 못 보겠어.”

톰이 나무라듯이 묻자 피트는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목소리에 톰은 가슴이 미어졌다. 만약에 자신이 아일라우에게서 피트를 빼앗아오지 않았다면. 그래서 피트가 오손에게 납치를 당하지 않고, 가슴 아픈 일을 당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지금처럼 몸이 상하지 않고 건강했다면. 그랬다면 이런 비극이 벌어졌을까.

이미 벌어진 일을 두고 만약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후회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 적어도 톰은 그렇게 생각했다. 피트는 유산으로 크게 상심했으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은 그래선 안 된다. 톰은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었다. 피트는 두 팔로 얼굴을 감싼 채, 태아처럼 몸을 웅크리고 누워있었다. 톰은 피트를 일으켰다.

“미안해, 톰.”
“네 잘못이 아니다, 피트.”
“미안해.”

피트는 고개도 들지 못하고 연신 사과했다. 급기야 그는 어린애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튼튼해 보여서 데리고 온 건데, 자꾸 아파서 미안해.”
“피트.”
“아이를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못나서 우리 아이를 잃어버렸어. 정말 미안해.”
“괜찮다. 네 잘못이 아니니 자책은 그만해라.”

톰은 피트의 턱을 지그시 들어 올렸다. 그는 자꾸만 자신의 시선을 피하며 숨을 곳을 찾는 피트를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이윽고 피트는 톰을 똑바로 응시했다. 톰은 두 손으로 피트의 얼굴을 감싸고 그와 이마를 맞대었다.

“매버릭. 지난번에 내가 아팠을 때, 넌 나를 떠나지 않고 지켜줬지. 그때 깨달은 게 하나 있다.”
“뭘?”

피트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되물었다.

“내가 늙어서 쇠약해져도, 병이 들거나 다쳐서 더는 지금처럼 너를 지켜주지 못하더라도 너는 날 떠나지 않고, 쇠약해진 내 곁에 남아 나를 지켜 줄 거라는 사실을.”
“그야 당연히…….”
“매버릭, 넌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떠나지 않을 거지?”

톰의 물음에 피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너와 같다.”

톰은 미소 지었다. 피트는 작게 신음했다. 톰의 말은 그에게 반짝이는 보석보다, 밤하늘의 별빛보다 더 믿음직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그러니 괜한 걱정하지 마라. 자책도 하지 마라. 난 절대 너를 떠나지 않는다. 우린 부부다. 힘든 일을 함께 극복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앞으로 살면서 마냥 좋은 일만 있을 순 없다. 그럴 때마다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줘야지. 너는 내 날개잖아. 그렇지?”

톰은 예의 나긋나긋한 말씨로, 그러나 분명하게 말했다. 피트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톰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톰은 흐느껴 우는 피트의 어깨와 등을 애틋하게 어루만졌다. 지금은 피트를 위로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 어떤 슬픔은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다.

“그 애는 문신도 새기지 않았는데, 우리 집안 문신도 모르는데…… 이다음에 죽어서 다시 만나게 되면 나를 알아볼까? 내가 그 애를 찾을 수 있을까?”

피트가 드문드문 끊어지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당연한 소리. 우리 아이잖아. 널 닮아 영민한 아이라서 문신이 없어도 우릴 알아 볼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부모는 군중 사이에서도 제 자식을 단번에 찾을 수 있는 법이다.”

톰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는 문득 자신이 불에 던진 핏덩이가 어렴풋이 피트를 닮았음을 떠올렸다. 큼지막한 눈과 입매가 틀림없이 피트였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자, 뒤늦게 슬픔이 밀려들었다.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죽은 사람은 살아생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달과 별의 나라에 다다른다. 그러나 손목에 새긴 문신은 변함이 없기에 사람은 그 문신을 통해 같은 핏줄을 찾고, 가족의 울타리 아래 영원을 살아간다. 그래서 죽어서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며 손목에 가문의 일원임을 증명하는 문신을 새기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톰의 말이니 믿자. 언젠가는 다시 만나리라. 다시 만난다면, 이번 생에 못다 한 사랑을 아낌없이 주리라. 피트는 간신히 울음을 삼켰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두통이 그의 시야를 가렸다. 정수리를 송곳으로 내리찍는 듯한 통증이었다.

“아…….”
“왜 그래, 피트?”
“머리가 깨질 것 같아.”

피트는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린 것을 보고, 톰은 급히 바샤를 찾았다.

 
***


다시 시작된 하혈은 가까스로 멈췄으나, 피트는 또다시 의식을 잃고 말았다. 의식이 없는 와중에도 통증이 심한지 계속 경련을 일으켜서 바샤는 그에게 진통제를 먹였다. 평소 바샤가 쓰는 진통제보다 세 배는 더 강력한 진통제였다. 바샤는 되도록 이렇게 독한 진통제를 쓰고 싶지 않았으나, 별다른 수가 없었다.

약 삼십 분쯤 지나자 약효가 통하는지 피트의 경련이 잦아들었다. 하지만 호흡은 여전히 불안했다.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톰은 옥사나에게 피트를 보살펴 달라고 부탁한 다음, 바샤와 후투가를 따로 불러냈다.

밤바람이 쌀쌀했다. 턱이 저절로 떨릴 정도였다. 낮에만 하더라도 먼 남쪽 땅에서 봄기운이 날아들었던 것이 꿈인 듯싶다. 어디선가 이른 발정기를 맞이한 짐승 우는 소리가 섬뜩하게 들려왔다. 절박한 외침이었다. 바샤는 몸을 으슬으슬 떨며 톰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톰, 아이 일은 정말 유감이다.”
“아내가 이미 유산했는데, 다시 하혈하는 이유가 뭡니까?”
“그건…….”

바샤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제 자식이 죽었는데 아무렇지도 않단 말인가? 물론 엄밀히 따지자면 아직 핏덩어리에 불과하나, 그래도 몇 달 동안 아내의 배 속에서 함께 살았던 아이다. 여느 사람이라면 그 짧은 시간이나마 정이 들어 상심하는 법인데, 톰은 죽은 아이는 안중에도 없었다.

“피트가 계속 고통을 호소하는 이유가 뭡니까? 유산의 후유증입니까?”

톰은 바샤에게 재차 물었다.

“톰.”
“바샤 영감. 이유를 압니까, 모릅니까?”
“난 모르겠네.”

바샤는 울컥하여 차갑게 일갈했다. 톰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후투가에게 물었다.

“후투가 어른께서는 제 아내가 왜 그런지 아십니까?”
“긴가민가한 게 하나 있었네만…… 아까는 분명치 않아서 옥사나 어른께는 따로 말씀드리지 않았네.”

후투가는 신중한 태도로 말을 아꼈다.

“다시 보시면 아시겠습니까?”
“으음.”
“부디 살펴주십시오.”

톰은 후투가에게 간절히 말했다. 후투가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 백부가 소개해줬다던 의원은 아직인가? 아무래도 내 능력 밖의 일인 듯싶어. 의원이 살펴보면 더 좋을 텐데.”
“어제 론에게 서신을 받았습니다. 이틀 후면 도착할 겁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습니다. 저대로는 오늘 밤도 넘기지 못할 겁니다.”
“그렇다면야 별다른 도리가 없지. 일단 내가 다시 보겠네.”

후투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세 사람은 다시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후투가는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리고 턱짓으로 피트를 가리키며 옥사나에게 부탁했다.

“옥사나 어르신, 이 친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을 좀 붙잡아 주십시오.”
“왜 그러는가, 후투가?”

옥사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후투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녀답지 않게 긴장한 눈치였다. 또, 불안해 보이기도 했다.

“낮에 봤던 것을 다시 확인하려 합니다.”
“낮에?”
“네, 낮에는 출혈이 심해서 제대로 볼 수 없었거든요. 언뜻 보기에는…… 됐습니다. 확실히 보고 나서 말씀드리지요.”

후투가는 가볍게 혀를 찼다. 옥사나는 그녀를 도와 피트의 속옷을 벗기고, 그 위로 얇은 천을 덮었다. 밝은 등잔을 들고 천 안으로 기어간 후투가는 피트의 다리 사이를 헤집었다.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후투가는 심호흡한 다음 질구를 벌리고 안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꽤 오랫동안 머물렀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후투가가 입을 열기만을 잠자코 기다렸다.

“아, 역시. 내 짐작이 맞았군.”

이윽고 후투가가 천 밖으로 몸을 꺼냈다. 그녀는 옥사나가 건넨 수건으로 피 묻은 손을 닦았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톰이 물었다. 후투가는 잠깐 대답을 망설였다. “후투가 어른.” 하고 톰이 차분하게 그녀를 불렀다. 후투가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큰일을 겪었더니, 한나절 사이에 수명이 반년은 줄어든 기분이었다.

“자네 아내가 쌍둥이를 임신했던 모양이야. 하나는 낮에 확실히 유산했고, 하나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나도 모르겠네. 죽은 상태로 배 속에 남은 것일 수도 있고, 아직 희망이 있는지도 모르지. 이건 의원이 진찰해야 알 수 있을 것일세.”
“그때까지 아내가 버틸 수 있겠습니까?”

톰이 침착하게 되물었다.

“만약에 남은 애도 이미 죽은 거라면…… 한시라도 빨리 밖으로 끄집어내야 하네.”

후투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말했다. 배 속의 남은 아이도 이미 죽었다면, 피트를 이대로 둘 수 없다. 그의 목숨도 경각에 달린 일이었다.

“아이가 살아있다면요?”

톰이 다시 물었다. 여전히 고저 없이 무덤덤한 어조였다.

“자네 처의 운명에 달렸지. 애랑 같이 죽거나, 애만 보내고 살아남거나. 신이 도우신다면 둘 다 무사할 수도 있고. 그러나 내 분명히 말했네. 의원이 봐야 한다고 말일세.”

후투가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 그녀는 이 상황에 지나치게 침착한 톰이 섬뜩했다. 한꺼번에 밀려든 슬픔에 마음이 얼어붙은 것인지, 아니면 본래 다정한 성미의 남자는 아닌지 그녀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피트를 바라보는 톰의 눈빛은 분명 따스하고 그를 대하는 태도도 온화한데, 무언가 중요한 것이 결여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슴에 품어야 하는, 품고 있을 무언가가.

“알겠습니다.”
“톰. 모진 생각은 하지 마라.”

옥사나는 날이 선 눈으로 톰을 노려보며 말했다. 톰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대답하지 않았다. 조바심이 난 옥사나는 성큼성큼 톰에게 다가가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다그쳤다.

“알겠느냐, 톰? 일단 피트가 다시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라. 이 애가 깨어나거든 그때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마라, 절대.”
“할머님, 시간이 늦었습니다. 피트는 제가 돌볼 테니 이만 돌아가서 쉬십시오.”

톰은 옥사나의 어깨를 두 손으로 감싸고 그녀를 멀찍이 떼어냈다.

“톰!”
“돌아가십시오.”

톰은 엄정하게 말했다. 그것은 부탁이 아닌 명령이었다. 옥사나는 그만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고 말았다. 바샤가 얼른 달려가서 그녀를 부축했다. “매몰찬 아비 때문에 그리도 힘든 시간을 보냈으면서, 어찌 이럴 수 있나. 제 아비보다 더한 놈이군.” 그는 작게 혼잣말을 구시렁거리며 옥사나를 데리고 문을 나섰다. 엉겁결에 자리에 남은 후투가는 톰과 피트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눈치를 살폈다. 톰은 조용히 눈짓으로 문을 가리켰다. 후투가는 주섬주섬 짐을 챙긴 다음 뒷걸음질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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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아이스맨 매버릭
2023.05.26 22: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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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와 동접!!! 센세 나 지금 막 심장이 뛰어 잠시 진정 좀 하고 감상하러 간다 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e244]
2023.05.26 22: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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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슬프고 마음이 편치않아 그렇게 생명력 넘치던 피트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비극적인 일을 너무 많이 겪고 몸도 마음도 쇠약해진게 너무 가슴아파 ㅠㅠㅠㅠㅠㅠㅠ옥사나에게 계속 죄송하다고 하는것도
“튼튼해 보여서 데리고 온 건데, 자꾸 아파서 미안해.”
톰에게 한 말도 자신의 가치를 잘 모르고 쓸모없어지면 버림받아도 마땅한 도구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버림받을것을 두려워하는 피트가 너무 슬프다
[Code: e244]
2023.05.26 22: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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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었다니! 피트를 닮아 있었다는걸 깨닫고서야 뒤늦게 슬픔이 밀려드는 톰은 정말 피트에게 자기 인생을 다 준 남자 그 자체다 남은 쌍둥이가 살아 남는다면 이번에는 톰을 꼭 빼닮은 아이이기를 바래본다 안그러면 피트에게 너무 잔인해 오손의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오욕을 당해야 하는게 정말 끔찍해 ㅠㅠㅠㅠㅠㅠ
[Code: e244]
2023.05.26 22: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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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 빨리 오세요 톰이 자기 손으로 피트와 자신의 아이를 해하기 전에 오세요 피트가 예전처럼 생명력 넘치고 망아지같이 날뛰었으면 좋겠어ㅠㅠㅠ 마음이 불안해서 여기서 못나가겠어 센세가 어나더를 줄때까지 숨참고 기다릴게 ㅌㅌㅌㅌㅌㅌㅌ
[Code: e244]
2023.05.26 22: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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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케ㅜㅜㅜㅜㅜ퓨ㅠㅠㅠㅠ 쌍둥이였다니ㅜㅜㅜㅠㅠㅠㅠㅠ 톰.....불안하다....
[Code: 390e]
2023.05.26 22: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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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결국 아이를 잃었는데 쌍둥이구나ㄷㄷㄷ유산은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불명예도 피하는거라 다행이구나싶었는데 피트가 너무 아파해서ㅠㅠㅠ남은 아이와 피트는 어떻게 될까ㄷㄱㄷㄱ빨리 의원이 왔으면ㅠㅠㅠㅠ
[Code: 750d]
2023.05.26 22: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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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악 내센세오셨따!!!!!
[Code: 3849]
2023.05.26 22: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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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의 마음이 더 큰거같아서 어차피 모질게 의심받는 삶을 살거라면 떠나는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남은 아이가 있다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앗조 센세....... 톰 말대로 남은 삶을 의심받고 증명하느라 마음이 닳을 피트보느니 차라리 나중에 다시 아이 가지는게 낫겠다 진짜 ㅠㅠㅠㅠㅠㅠ
[Code: 941c]
2023.05.26 22: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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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이 피트한테 사랑을 다 줘버려서 어쩔 수 없이 피트를 아프게 할 가능성이 있는 일에는 비정해지는거 이해는 가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e81]
2023.05.26 22: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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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차라리 다음에 아이를 또 가졌으면 했어.... 그래도 난 피트가 더 소중해서.... 겨우 피트가 행복해졌는데 아이가 혈통을 의심받으면 피트는 또 평생 안고갈 상처가 생기는 거니까ㅠㅠ 센세 제발ㅠㅠㅠㅠ 애가 톰을 빼닮았다면 모를까 피트를 닮았다니 더 불안해ㅠㅠㅠㅠㅠㅠ
[Code: a634]
2023.05.26 22: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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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하나가 안 죽었음 모를까 이미 한 명은 가 버렸잖아ㅠㅠ 아기를 먼저 보낸 슬픔도 의심받는 슬픔도 모두 겪게 된다니 너무 잔인해 센세 제발ㅠㅠㅠㅠㅜㅠㅠㅠ
[Code: a634]
2023.05.26 22: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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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오셨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센세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ㅠ쌍둥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피트 무사하겠지ㅠㅠㅠㅠㅠㅠㅠㅠ하 불안해서 이글에서 못나가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231]
2023.05.26 23: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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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아이가 살아남는다면 톰의 판박이라서 아무도 뭐라 못하면 좋겠다ㅠㅠㅠㅠ 아니라면 다음에 태어날 아이는 말을 타고 지나가면서 봐도 카잔스키네 아이다 소리 나올 정도면 좋겠다ㅠㅠㅠㅠㅠㅠ 그리고 톰 너 그러지마라ㅠㅠㅠㅠㅠ 제발 혼자 결정하지 마ㅠㅠㅠㅠ 나중에 피트가 그걸 알면 얼마나 슬퍼하겠냐고ㅠㅠㅠ
[Code: 3560]
2023.05.26 23: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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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류ㅠㅠㅠㅠㅠ 피트도 톰도 너무 걱정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29f]
2023.05.26 23:21
ㅇㅇ
아, 정말 이번 편은 할 말이 없어 ㅠㅠ 톰의 생각이 틀리진 않는데 저렇게 슬퍼하는 피트를 보면 하나라도 남은 게 다행이다 싶고... 욕하면서 배운다더니 톰은 어쩜 알렉세이보다 더 할 수가 있냐 ㅠㅠ
[Code: 7097]
2023.05.26 23: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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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은 알렉세이의 맘을 이해할까 혹은 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자라는 건 결국 자신의 유년시절의 결핍을 그대로 물려주는 꼴이 될 거라고 생각할까.. 피트가 유산한게 다행이라면서도 겨우 형체가 잡힌 태아에서도 문득 피트의 얼굴을 발견하고 슬픈 감정을 느끼는데..
[Code: d943]
2023.05.26 23:59
ㅇㅇ
유산을 한 아이도 남아있는 아이가 태어나도 다 손가락질과 슬픔으로 자랄거같아서 너무 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a83]
2023.05.27 00: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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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왜 이렇게 힘든 일이 자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안쓰러워 죽겠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8d1f]
2023.05.27 00: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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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센세 하..........
[Code: 1a48]
2023.05.27 00:55
ㅇㅇ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쌍둥이였다니ㅜㅜㅜㅜㅜㅜㅜ 피트 제발 무사해ㅜㅜㅜ ㅜㅜㅜㅜ
[Code: aa31]
2023.05.27 01: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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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번편 보고 그동안 톰이 알렉세이한테 당한 거 하나도 안 불쌍해짐......원래 존나 안타까워했는데........애비보다 더한 놈 맞말이네....개씁쓸하다.....
[Code: d7f6]
2023.05.27 02: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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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라니ㅠㅠㅠㅠㅠ 그것도 피트를 닮은 아이가 먼저 죽었어ㅠㅠㅠㅠㅠㅠ 아이스 제발 혼자서 결정하지마ㅠㅠㅠㅠㅠㅠㅠ
[Code: 0e46]
2023.05.27 0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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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쌍둥이였어 ㅠㅠㅠㅠㅠ피트
[Code: 112b]
2023.05.27 08: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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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이렇게 피트 말곤 안중에도 없는 톰을 좋아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하다 센세 🖤
[Code: e5cf]
2023.05.27 09: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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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가 버틸 수 있을지 ㅜㅠㅠㅠ
[Code: bdc9]
2023.05.28 11: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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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톰...피트가 일어나기 전에 섣부른 짓 하지 말기를ㅠㅠ
[Code: 8fb7]
2023.06.02 16: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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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중요한 것이 결여된 톰..왤케 인외같고 존섹인지 모르겠읍니다 센세ㅠㅠㅠㅠ아이가 유산되고 피트도 위독한 상황에서도 한치의 당황함도 없이 마치 기계처럼 반응하는 톰은 꼭 고장난 시계같아서 피트에게만 맞춰져 있고 나머지는 다 어긋난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ㅠㅠㅠㅠ아이스 닉값제대로 하는 구나ㅠㅠㅠㅠ알렉세이도 매몰차다고 생각했는데 알렉세이는 지금 톰에 비하면 인간적인 사람이었어ㅠㅠ
[Code: bb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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