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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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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달


70. 일주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론이 이고르가 소개해 준 의원을 데리고 영지에 도착했다. 백발이 드문드문 섞인 고수머리의 의원은 땅딸막한 중년 남자였다. 이름은 아이벡으로 남자 오메가를 여럿 진찰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도착하자마자 그는 숨 돌릴 틈도 없이 피트를 진찰하러 바쁜 걸음을 옮겼다.

“톰, 정말 유감이다.”

앞장서서 걷던 론이 톰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론은 도착하기 직전에야 피트가 유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몇 해 전 자식을 떠나보낸 아버지로서 톰의 상실감을 헤아릴 수 있었고, 그의 슬픔에 공감했다.

“아이는 좋은 곳으로 갔다.”

톰은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론이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그보다 걱정스러운 건 피트였다.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괴로우리라.

“피트는? 피트는 괜찮나? 누구보다 속상할 텐데.”
“내 아내는 강한 사람이다.”

톰은 잠깐 뜸을 들였다.

“잘 버텨주고 있다.”

다시 톰이 말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피트의 신뢰를 길잡이 삼아 앞으로 나아갔다. 빗물이 시야를 가렸다. 톰은 뺨을 타고 흐르는 빗물을 닦아냈다. 축축하게 젖은 신발이 마치 족쇄처럼 발목을 잡아챘다. 푹푹 꺼지는 젖은 흙이 사람의 시신처럼 껄끄럽게 느껴졌다. 여러모로 심란했다.

“후우.”

천막에 도착한 아이벡은 젖은 모자를 벗고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헐레벌떡 달려오느라 열이 올라서 더웠다. 그는 조끼를 벗어 팔에 걸치고 안으로 들어섰다. 피트는 깨어있었다. 낯선 사람의 방문에 약간 겁을 먹은 눈치였다. 그는 주춤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벡에게 인사했다. 

“일어나지 마시오.”

아이벡이 손을 내저었다. 톰이 피트에게 다가가서 그를 자리에 앉혔다. 아이벡은 묵직한 나무 가방을 침상 옆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가방을 열어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냈다. 피트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이벡이 꺼낸 물건을 구경했다.

“손이 좀 차가워도 이해해주시게나.”

아이벡은 피트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그의 혈색을 꼼꼼하게 살폈다. 그의 손에서 향긋한 약초 냄새가 났다. 피트는 무의식적으로 코를 킁킁거렸다. 이어서 아이벡은 피트의 눈꺼풀을 뒤집어 혈관을 확인했다.

“입을 벌려보시게.”

아이벡이 말했다. 피트는 입을 벌렸다. 입술과 혀가 바짝 말라 있었다.

“으음. 그래, 그래.”

아이벡은 무언가 알겠다는 듯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톰과 론은 초조한 눈으로 아이벡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피트는 불안한 마음에 톰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잘못을 저지른 기분이었다. 그것도 조만간 들통나서 호되게 야단맞을 그런 장난.

피트가 마른 기침을 토해냈다. 가까스로 기침이 멎자, 그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눈을 문질렀다. 톰은 말없이 피트의 등을 쓸었다. 툭 튀어나온 뼈가 만져졌다. 예전에는 보기 좋은 근육이 잡혔던 등이다. 론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아이벡은 꼬깃꼬깃 접은 하얀 종이를 펼쳤다. 그 안에 말린 약초를 빻아 만든 가루가 들어 있었다. 아이벡은 작은 숟가락에 가루를 덜어내서 피트에게 먹였다. “맛이 어떻소?” 아이벡이 물었다. “떫어요.” 피트는 입맛을 다시며 인상을 찡그렸다. 이어서 아이벡은 다른 종이를 펼쳐 그 안에 든 가루를 피트의 코에 갖다 대고 냄새를 맡게 했다. “무슨 냄새가 납니까?” 아이벡이 물었다. “지린내요.” 피트는 고약한 냄새가 싫어 몸을 뒤로 쭉 뺐다. 콧속이 얼얼했다.

“이제 아이가 무사한지 확인할 건데, 자리를 비켜주시겠소?”

아이벡이 론에게 말했다. 론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트는 그와 시선을 주고받았다. 여전히 능청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론의 눈빛. 론은 말 대신에 그 눈빛을 통해 피트에게 전부 잘 풀릴 거라며 격려의 뜻을 전했다.

검사를 앞두고 피트는 지난번보다 더 겁에 질려 얼어붙고 말았다. 남자의 손과 체온, 그리고 눈빛과 숨결을 견디는 것이 그에게는 불구덩이에 산 채로 뛰어드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톰은 그런 피트의 두려움을 이해했다. 조심스럽게 피트를 껴안고 자신을 보도록 했다.

“피트. 괜한 생각하지 말고, 내 생각만 해라.”
“차가운 거 싫어.”
“끝나거든 따뜻하게 안아줄게.”
“응.”

피트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톰을 응시했다. 아이벡이 그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질경에 윤활유를 발랐다. 아이벡이 가지고 온 질경은 후투가의 것보다 훨씬 정교하고 복잡한 형태였다. 쇠붙이가 술렁이는 소리에 피트는 오들오들 떨었다. 아이벡의 손이 자신의 허벅지 안쪽을 지그시 누르자 피트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거 싫어. 못 하게 해. 못 하게 해, 싫어. 무서워.”

피트는 파들파들 떨며 톰의 팔을 마구 잡아당겼다. 톰은 피트가 발버둥 치지 못하도록 그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 아이벡의 손에도 힘이 잔뜩 들어갔다. 질경이 음부에 닿자 피트는 그만 신물을 토해내고 말았다. 그간 먹은 것이 없어 싯누런 물만 나왔다. 앞섶이 더러워졌으나 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겁에 질린 피트가 안쓰러워서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렇게 움직이면 다친단 말이오. 제발 진정하시오. 금방 끝낼 테니 조금만 참게나.”

아이벡은 진땀을 쏟아냈다. 질경으로 검사를 받을 때 수치스러워하는 사람은 더러 있으나, 이 정도로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아이벡은 제발 어떻게든 해달라는 뜻으로 톰을 쳐다보았다. 톰은 자세를 바로 하고 부드러운 말씨로 피트를 타일렀다.

“피트, 잘 봐라. 난 여기 있다. 여기 있어.”
“우욱…….”
“조금만 견뎌라. 아이벡 선생이 금방 끝내주신다고 했다.”
“괴로워…….”

피트는 또다시 구역질했다. 톰은 토사물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피트의 머리를 받쳤다. 그리고 눈물로 범벅이 된 피트의 얼굴을 옷소매로 훔쳐냈다. 피트는 아예 톰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그의 살갗을 힘껏 물었다. 질경이 그의 몸 안으로 들어올수록 무는 힘도 더 강해졌다. 기어이 날카로운 송곳니가 살갗을 뚫고 파고들어도 톰은 아픈 기색을 보이지 않고 피트를 어르고 달랬다.

이윽고 검사를 마친 아이벡은 질경을 빼내고 천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피트는 힘이 쭉 빠져 팔다리를 맥없이 늘어트렸다. 톰은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힌 피트의 이마를 매만지며 수고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됐습니까?”
“삶에 대한 의지가 아주 강한 아이군.”

아이벡은 어깨를 으쓱했다.

“애는 안 죽었소. 악착같이 잘 버티고 있고, 카잔스키 부인이 말에서 떨어져도 이 애는 안 떨어질 거요.”
“말조심하시오, 선생.”

톰이 매서운 눈초리로 아이벡을 노려보며 일갈했다.

“에구, 내가 실수했소. 말이 그렇단 뜻이오. 아무튼 아이는 무사하오.”

아이벡은 허둥지둥 고개를 조아렸다. 톰의 눈빛이 어찌나 섬뜩한지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였다. 그를 똑바로 바라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이벡이 지레 겁을 먹은 것을 알아차린 톰은 눈에 힘을 풀고 한결 누그러진 말씨로 물었다.

“산파의 말로는 아내가 임신 때문에 몸이 상했다고 합니다. 이대로는 아내의 목숨이 위험하니 아이를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선생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산파의 말이 일리가 있소. 보통 초산인 부인들이 이런 증상을 보이는데, 출산하면 자연스레 낫거든. 그런데 부인은 증상이 심한 편인데다가 예정일까지 아직 한참이나 남았으니, 아이를 보내는 게 여러모로 낫다고 판단했겠지.”
“그렇다면 역시…….”

톰은 신중하게 말을 이었다. 피트를 하루의 시간을 달라고 했다. 아이와 헤어질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피트가 간절히 부탁했으니 당연히 그의 뜻대로 하루를 기다려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피트가 기적적으로 완쾌한다는 보장은 없고, 몸이 낫는다고 해도 마음의 상처도 아무는 것은 아니다.

“아니요, 아니요. 성급히 결정을 내리지 맙시다. 좀 더 지켜봅시다. 내게 일주일, 일주일의 말미를 주시오. 일주일이 지나도 차도를 보이지 않으면 그때 가서 결정하지요.”

아이벡이 손사래를 쳤다.

“아내가 일주일이나 버틸 수 있겠습니까?”
“첫아이잖소. 그 의미가 남다르지. 허무하게 떠나보내고 싶지 않을 것 아니오? 이미 자식 여럿을 봤으면 몰라, 첫아이니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는 게 좋을 듯싶소.”

아이벡은 그렇게 말하며 피트를 힐끔 보았다. 피트는 기진맥진한 탓에 멍하니 벽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음을 추스르기도 바빠서 아이벡과 톰의 대화는 안중에도 없는 눈치였다.

“카잔스키 씨, 내가 무턱대고 시간을 달라는 건 아니오.”

아이벡이 진지하게 말했다. 톰은 계속 말하라는 뜻으로 아이벡에게 고갯짓했다. 아이벡은 자신의 무릎을 매만지며 찬찬히 말을 이었다.

“부인의 용태는 심각한 게 맞소. 이만큼 버텨준 것이 참 대단합니다. 하지만 나는 재작년에 이보다 더 심한 환자를 봤소이다. 그 환자는 아예 눈이 멀어버렸지.”
“그 환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무사히 아이를 낳았소.”
“눈은 어떻게 됐습니까?”

톰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기적적으로 다시 보게 됐소.”

아이벡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카잔스키 씨, 만약에 일주일이 되기 전에 부인의 용태가 심각해지면 그때는 바로 손을 쓰겠습니다. 나는 내 의술을 자랑하겠답시고 사람의 목숨으로 도박하는 사람이 아니외다. 나 눌란과 아이다의 아들 아이벡은 부모의 명예와 하르루다 가문의 걸고 이처럼 호소하오. 나에게 기회를 주시오.”

아이벡이 톰을 설득했다. 부모와 가문의 명예까지 걸고 나섰으니 그가 얼마나 필사적인지는 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톰은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에게는 오늘에야 이름을 알게 된 남자의 진실한 호소보다 아내의 목숨이 더 중요했다. 한참 머뭇거리던 그는 이윽고 피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피트.”
“일주일이라고…….”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피트는 아이벡의 말을 곱씹었다.

“톰, 나를 믿어줘.”

피트가 말했다. 비록 힘은 없었으나 분명한 어조였다.

“알았다.”

톰은 피트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피트는 자신의 사랑을 숨김없이 전부 보여주었다. 그리고 톰과의 미래를 소망했다. 그러므로 톰은 이제 자신이 그 소망에 응답할 차례라고 생각했다.

“버텨볼게요, 아이벡 선생님. 선생님을 믿을게요.”
“알겠소, 카잔스키 부인. 내 최선을 다하리다. 우선 당장 먹을 약을 지을 터이니 기다려주시오.”
“네, 그럴게요.”

피트는 생긋 웃었다. 아이벡은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참, 카잔스키 씨. 아까 아기집을 보던 중에 부인이 몸을 움직여서 산도에 상처가 났소. 정말 미안하게 됐소. 내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구려.”
“아내를 다치게 하셨습니까?”

톰이 노여운 음성으로 물었다. 그는 당장에라도 아이벡을 끌어내어 책임을 물을 기세였다. 피트는 톰의 팔을 잡아당겼다. 일전에 알렉세이가 약탈혼에 가담한 청년들을 말에 묶어 처벌했던 일이 떠올랐다. 끔찍한 광경이었다. 피트는 두 번 다시 자신 때문에 그런 참혹한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랐다. “내가 몸부림치다가 그런 거잖아. 선생님께 그러지 마.” 피트의 만류에 톰은 마지못해 분노를 삼켰다.

“어떻게 처치하면 됩니까.”

톰이 침착하게 물었다.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건드리지 마시오. 물론 카잔스키 씨는 부인을 아끼니 그러지 않을 것 같소만, 경위 없는 남편들이 때때로 저들 욕구만 내세우거든.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리라 믿소.”

아이벡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서렸다. 그간 적잖게 곤혹스러운 일을 겪은 모양이었다. 그는 입맛을 다시며 덧붙였다.

“일단 미지근한 물로 뒷물을 하고, 푹 쉬면 상처는 금방 아물 겁니다. 정말 미안하게 됐소.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소.”
“알겠습니다. 이만 가보십시오.”

아이벡은 가방을 들고 천막을 나섰다.

톰은 대야에 미온수를 받았다. 피트는 톰의 부축을 받고 대야 위에 두 다리를 벌리고 섰다. 톰은 손에 물을 받아 피트의 허벅지 안쪽을 적셨다. 아이벡이 검진을 하느라 건드렸을 때는 진저리를 쳤지만, 톰의 손길은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톰은 피트의 국부를 꼼꼼하게 씻겨 준 다음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 그리고 피트가 속옷과 바지를 입는 걸 도왔다.

피트는 침상 한가운데 다리를 모으고 앉았다. 아래가 욱신거리긴 했지만, 그럭저럭 견딜 만 했다. 톰은 피트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카잔스키 부인이래!”

피트는 느닷없이 허공에 대고 외쳤다.

“톰, 들었어? 나더러 카잔스키 부인이래.”

피트는 눈을 반짝이며 톰을 툭툭 건드렸다.

“어른이 된 기분이야.”

피트는 얼굴을 붉히며 손등을 뺨에 갖다 댔다. 부르르 몸을 떨었으나 두려움 때문이 아닌 전율이었다. 그는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톰은 어리둥절했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검진이 두려워서 신물까지 게워낸 사람이, 대체 뭐가 그리 들떠서 이렇게 싱글벙글 웃는 걸까. 그래도 피트가 기운을 차린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는 듯했다.

“매버릭, 이따금.”
“응?”
“대체 네가 무엇에 꽂히는지 모르겠다. 짐작도 가지 않는다. 이제는 널 어느 정도 알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아니다. 나는 널 여전히 모르겠다.”

톰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기우뚱거렸다. 피트는 피식 웃으면서 톰의 어깨를 잡아채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카잔스키 씨, 나 입 헹구고 싶어. 찝찝해.”
“알았다. 양치할 물을 가져다줄게.”

톰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트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카잔스키 씨, 카잔스키 부인.”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카잔스키, 입안에서 잔물결이 일어나며 터져 나오는 그 발음이 마음에 들었다.

 
***


이튿날 아침, 피트는 오래간만에 산뜻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아이벡이 지어 준 약이 효과가 있었다. 눈은 여전히 침침하고 뼈마디도 쑤셨지만, 하룻밤 사이에 손과 발의 붓기는 눈에 띌 정도로 가라앉았다. 피트는 손을 가슴께까지 들어 올렸다. 그리고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기를 반복했다. 한동안 붓기 때문에 관절이 뻑뻑해서 손을 움직이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제법 수월하게 움직였다.

“일어났어?”

천막 문이 열리고 톰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약이 담긴 그릇을 조심스럽게 들고 피트에게 다가갔다.

“응, 좋은 아침.”

피트는 천진하게 웃었다. 아무런 걱정 없이 해맑은 피트의 얼굴을 보니 톰은 가슴이 벅찼다. 그는 피트의 어깨를 휘감고 천천히 약을 먹였다. 고분고분 톰이 넘겨주는 약을 받아먹던 피트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릇을 전부 비우고, 피트는 약을 뱉어내는 시늉을 했다.

“써.”
“입 벌려라.”

톰은 작은 단지를 열고 꿀 한 숟가락을 떴다. 피트는 냉큼 입을 벌렸다. 그윽한 메밀꽃 향기. 입안에 퍼지는 저릿한 단맛. 꿀이 묻은 입술이 찐득찐득했다. 피트는 혀로 입술을 핥으며 투덜거렸다.

“목이 타는 것 같아.”

톰은 말없이 물을 가져다주었다. 피트는 단숨에 물잔을 비웠다. 미지근한 물이었다.

“찬물 마시고 싶은데.”

피트가 못마땅한 눈초리로 톰을 쏘아보았다.

“그건 안 된다.”

톰은 단호하게 말했다. 피트는 맥이 탁 풀렸다. ‘지독한 놈. 못됐어.’ 그는 속으로 톰을 흉보며 그의 코앞에 얼굴을 불쑥 가져갔다.

“그럼 되는 건 뭔데?”
“답답하고 화가 날 때마다 분풀이 삼아 날 때리는 건 해도 된다.”

장난기 가득한 피트의 얼굴에 톰은 웃고 말았다. 피트는 톰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랬으면 너 벌써 육포 됐어.”
“피트, 평소에 화나는 일이 많아?”
“응…….”
“누가 널 그렇게 화나게 해?”
“나 자신이.”

피트의 어깨가 축 처졌다.

“또 화난다.”

피트는 시무룩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톰은 피트의 어깨를 팔로 감쌌다. 피트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며 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톰은 피트의 팔을 가볍게 쓸며 그의 손과 발을 살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피트가 숨을 쉬는지 확인하고, 그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이제 톰이 하루를 시작하는 중요한 의식이 되었다. 아까 봤을 때보다 붓기가 더 가라앉은 듯했다. 톰은 안도하며 피트의 손을 매만졌다. 그러자 피트가 스르륵 고개를 들고 톰을 빤히 응시했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눈치였다.

“왜 그러지?”
“잘생겼다.”

피트는 배시시 웃으면서 톰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그의 콧잔등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어머니께 감사해야겠군.”

톰은 여유롭게 말했다.

“예뻐.”
“알고 있다.”

톰이 씩 웃었다. 그의 얼굴을 제멋대로 만지작거리던 피트는 그래도 성에 차지 않는지 아예 톰을 쓰러트리고 그의 몸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맘껏 톰에게 입을 맞췄다. 뼈가 툭 튀어나온 반듯한 이마, 날카로운 콧날, 도톰한 입술, 턱선에 무심하게 걸린 점에도. 세례와 같은 피트의 입맞춤을 받으며 톰은 그의 엉덩이를 슬금슬금 더듬었다. 그러다가 콱 움켜쥐고 주물렀다. 손에 감기는 촉감이 부드러웠다. 병 때문에 살이 많이 빠진 터라, 쥐고 만지는 재미를 볼 수 있는 곳이 엉덩이뿐이었다. 선이 둥글고 완만하며 예쁘게 올라붙은 엉덩이. 자신의 눈을 기쁘게 하는 큼지막한 곡선을 머릿속에 그리며 톰은 눈을 감았다.

“저기, 나 엉덩이 큰 편이야?”
“응.”

피트가 자신의 코를 비틀며 불쑥 묻자, 톰은 별다른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정말?”
“여태 몰랐나?”

톰이 되물었다. 피트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몰랐던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나를 잘 받을 수 있지.”

톰은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피트의 엉덩이를 가볍게 때렸다. 철썩 소리가 났다. 피트는 분한 마음에 톰의 어깨를 콱 물었다. 전날 물어서 상처가 생긴 자리였다. “윽.” 톰의 잇새로 신음이 비어져 나왔다.

“있잖아.”

피트는 톰의 머리카락을 헤집으며 뜸을 들였다.

“응.”

톰은 나른한 눈으로 피트를 올려다보았다.

“석류 먹고 싶어.”
“뭐라고?”
“석류 먹고 싶다고.”

피트의 말에 톰은 깜짝 놀라 벌떡 몸을 일으켰다. 피트가 뭔가 먹고 싶다고 말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대체 얼마 만이지. 그렇게 좋아하는 달걀을 삶아줘도 시큰둥한 반응이라, 톰은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다. 닉의 말을 듣고 처음 삶은 달걀을 가져다줬을 때, 기뻐하던 피트의 얼굴이 눈에 선했다. 통통한 뺨이 볼록하게 솟아오르고, 껍질을 벗긴 달걀처럼 반질반질 윤이 났다. 그 얼굴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근데 이제 철이 지나서 구하기 힘들겠지?”

피트는 눈을 옆으로 흘겼다. 석류는 가을부터 수확하기 시작해 그해 말이면 다음을 기약하며 자취를 감춘다. 해가 지났으니, 이제 신선한 석류를 구하기 힘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작년에 실컷 먹어둘 걸 그랬다. 하기야, 한동안 입맛이 영 없어서 뭘 먹어도 그맛이 그맛이었다만.

“네가 먹고 싶다는데 나무를 매질해서라도 열매를 맺으라고 해야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당장 채비해서 바자르에 다녀올게.”

톰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피트의 손을 꼭 잡았다. 당장에라도 뛰쳐나갈 기세였다. 피트의 뺨이 씰룩거렸다. 그는 혀로 입천장을 두드려 딱딱 소리를 내더니 바닥으로 내려왔다.

“됐어, 가지 마. 네가 석류 구해온답시고 떠나면 한동안 혼자 있어야 하잖아.”
“아버지를 보내면 된다.”
“……아버님을 영영 보내버리고 싶어?”

피트는 여전히 자신의 아버지에게 무심하고 차가운 톰의 일관된 태도에 질렸다는 듯이 물었다.

“기회를 엿보고 있긴 하지. 그런데 아버지는 워낙 여기저기 원한을 많이 산 사람이라, 항시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시거든. 어렵다.”

톰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의 눈빛이 사뭇 진지했다. 원대한 야망을 품은 남자의 눈빛. 그가 머릿속에 세운 계획이 언뜻 보이는 듯했다. ‘진심인가?’ 피트는 들어선 안 될 말을 들은 기분이라,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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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아이스맨 매버릭
2023.06.01 00: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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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와 동접!!! 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ㅠ 6월에도 센세의 글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해 이제 떨리는 손 부여잡고 감상 달린다 ㅌㅌㅌㅌㅌㅌ
[Code: 6dc3]
2023.06.01 00: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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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존경하지만 보내고 싶은 효륜아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44a6]
2023.06.01 00: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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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가 다른 남자 손길에 자기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워하는거 너무 맴찢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아기가 버틸 수 있을거같아서 조금 기대가 된다 첫 아이니까 피트가 더는 떠나보내지 않고 함께할 수 있었으면 싶어서... 존나 눈물날거같아서 이 악물다가 아버지를 매느리 입덧 심부름꾼으로 낙점한듯한 어름이 때문에 존나 터짐 톰 카잔스키 너 인마 너 아버지를 어디까지 보내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7919]
2023.06.01 00: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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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너무 성실 연재라 기쁘면서도 걱정되네 센세... 무리하지 마세요...
[Code: 4deb]
2023.06.01 00: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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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손길에 거부감 느끼는 피트 찌통인데 카잔스키 부인 소리에 신난 거 진짜 커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기가 버텨줘서 다행이야 의원님도 든든햐ㅠㅠㅠㅠㅠ 톰 아버지 보내버리려는 거 존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골때려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4358]
2023.06.0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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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스키 부인이라고 좋아하는 피트ㅜㅜㅜㅜ진짜 너무 사랑스러워ㅠㅠㅠㅠㅠ애비를 아예 보내버리려는 톰 ㅋㅋㅋㅋ알렉세이 어쩌다 이렇게 됐지ㅋㅋㅋㅋ
[Code: c343]
2023.06.01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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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아이가 피트를 닮아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구나 피트도 조금씩 몸이 나아지는 것 같고 믿을만한 의사 선생까지 있으니 이제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좋다 ㅠㅠㅠㅠㅠㅠ 카잔스키 부인이란 말에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피트 너무 사랑스러워 살이 많이 내렸지만 여전히 선이 예쁘고 풍만해서 쥐고 만지는 기쁨을 주는 피트의 엉덩이도 사랑스러워
[Code: efe3]
2023.06.0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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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가 석류가 먹고 싶다는데 알렉세이가 안갈 시아버지가 아니지 나무를 때려서라도 석류를 구해올 것 같다고 ㅋㅋㅋㅋㅋㅋ 톰과 피트의 아이 다음편쯤엔 볼 수 있을까? 웬지 뱃속에 살아남은 아이는 톰을 빼닮았을 것 같은 예감
[Code: efe3]
2023.06.01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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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서사시를 쓸 수가 있어 매번 감탄하며 감상한다 톰과 피트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센세 사랑해
[Code: efe3]
2023.06.01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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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효자다 불속성ㅋㅋㅋㅋ 성실수인센세 오늘도 사랑해 🤍💚
[Code: 8f6d]
2023.06.01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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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나아지는거같아서 넘 좋다 ㅋㅋㅋㅋㅋ 아버지 보내려고 ㅋㅋㅋㅋㅋㅋ
[Code: 4e82]
2023.06.0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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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피트는 효부고 톰은 불속성 효자네~ 알렉세이는 좋겠다~ 아들며느리 다 효효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135c]
2023.06.0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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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가 낮선 손길을 힘들어 하는건 트라우마 때문인 것 같아서 슬프다ㅠㅠㅠㅠㅠ 해치지 않는 검진인데 이렇게 힘들어하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도 톰의 손길은 잘 받아서 다행이야ㅠㅠㅠㅠ 그와증에 블속성 효자 어쩔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 아비 시켜서 석류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27c5]
2023.06.0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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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피트가 피트답고 톰이 톰다운 회차였어 ㅠㅠ 피트는 진짜 꽂히는 포인트를 예상 할 수가 없어 ㅋㅋㅋ게다가 톰, 너어는 진짜!!
[Code: 82b9]
2023.06.01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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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센세 손에 모터 단거야??? 속도가 이게 말이 돼?? 내가 매일 다음편 궁금해서 밤 샐까봐 일찍 오는거지? 센세도 참 ㅎㅎ,, 하 센세는 정말 단짠의 신이다 찌통이었다가 힐링이었다가ㅠㅠㅠㅠ 카잔스키 부인 곱씹어보고 좋아하는 피트 존나 귀여워서 입에 주먹 넣고 잠깐 휴대폰 덮었어 센세 사랑해...
[Code: 6a59]
2023.06.01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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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 석류 톰이랑 알렉세이랑 다 그냥 집에 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 중앙아시아가서 나라마다 다 따온다 석류로 집만들어줄거야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
[Code: 8e40]
2023.06.01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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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이랑 알렉세이 관계도 너무 맛있어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부자관계 나오는 편마다 ㄹㅇ하오츠하오츠 서로에게 봐주는건 없는 카잔스키들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
[Code: 8e40]
2023.06.0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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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매질은 알렉세이가 하게 되겠군 ㅋㅋㅋㅋㅋ 아 톰 정말 피트밖에 모르네 ㅋㅋㅋ 귀여운 부부 그리고 내사랑 센세 💙💙💙
[Code: 522d]
2023.06.0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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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스키부인 소리 들어서 기뻐하는 맵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
[Code: 3095]
2023.06.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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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ㅠㅠㅠ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ㅠㅠㅠㅠ
[Code: 9ba0]
2023.06.0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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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받으면서 몸부림 치는 거 되게 마음 아팠는데 카잔스키 부인 소리에 기뻐하는 거 보니까 귀엽다ㅋㅋㅋㅋㅋㅋ 알렉세이는 며느리 먹고싶단 말 들으면 그 근처를 뒤집어서라도 석류 가져올 것 같음ㅋㅋㅋㅋ
[Code: b015]
2023.06.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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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가뜩이나 며느리 대신에 먹덧하느라 힘든데 이제 석류까지 구해와야됔ㅋㅋㅋㅋㅋ 아이스야 아버지도 좀 사랑해줘랔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
[Code: d351]
2023.06.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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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시키 부인 소리 듣고 기뻐하는 매브랑 어디가 포인트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하는 아이스 너무 귀엽고 자기 엉덩이 크냐고 물어보는 매브랑 그걸 여태 몰랐냐는 아이스 너무 웃기고 남자가 검사하는 거 무서워하는 매브랑 말에서 떨어진다는 말에 분노하는 아이스 너무 슬프다 센세 왜 혼자 귀엽고 웃기고 슬프고 다하는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성실수인 센세 진짜 고맙다ㅠㅠㅠㅠㅠ
[Code: d351]
2023.06.0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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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기 형제를 죽이고 태어난, 오손과 피트의 자식이라고 꼬리표 달리지 않았음 좋겠다...ㅠㅠㅠㅠㅠㅠ겨우 살아남은 아이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주 누구도 의심못하게 톰을 빼다 박았으면 좋겠네ㅠㅠㅠㅠㅠ
[Code: 50cd]
2023.06.0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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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엿보고 있는 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잔스키부인에 설레하는 피트 둘 다 너무 귀엽다 행복하다ㅜㅜㅜㅜㅜㅜ
[Code: 54a6]
2023.06.0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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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피트가 먹고싶은게 생겼는데ㅠㅠㅠㅠ재빠르게 아버지 보내면 된다는 불꽃효자ㅋㅋㅋㅋㅋㅋ게다가 기회를 엿보고 있대ㅋㅋㅋㅋㅋㅋ이 부자관계 진짜 안변한다ㅋㅋㅋㅋ여태 울면서 보다가 아이벡 선생 오시고 일주일 시간도 벌고 피트도 먹고싶은게 생겨서 이제야 숨 좀 쉴 수 있는 기분이야ㅠㅠㅠㅠ
[Code: 32c8]
2023.08.0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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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불꽃효자ㅋㅋㅋㅋ
[Code: b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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