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마피아들의 비무장구역 한가운데 § 붕붕빵집 § 이 생겨버렸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웬 시커먼 남정네들만 왔다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수상한 사람은 없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할 일이 많아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확장공사에 들어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은 알바생이 필요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4월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의 단골손님들은 특별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전남친이 기웃거려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아플 때도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할머니와 엄마와 딸이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휴일에 무얼 할까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할로윈이 찾아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이 결혼식에 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밀려오는 무수한 데이트 신청을 어찌하나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에게도 이상형은 있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If. 사장님의 짝사랑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의 그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If. 마침내 이루어졌다면..!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찾아온 일일 사장님?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폭발하고 말았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에게는 일자리가 필요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취미가 필요해요.





노잼이라는 거 알아두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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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가 폭발하질 않나, 폭발하고서도 나름 쉼 없이 일해온 데다가 재오픈을 위한 재정비까지.. 그래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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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신 메뉴는 늘 앉으시던 자리로 갖다드릴게요~”
 

“오늘은 테이크아웃으로 해줘요.”
 

“네, 그럼요. 바쁘신가봐요?”
 

“늦어서요. 늦었어. 너무 늦었어.”
 

“오! 서둘러서 해드릴…어디 가세요! 손님! 검사님! 이거 가져가셔야죠!”
 

오늘은 쿠키 서비스의 날이라구욧!
 

“????”
 

그런데 저건.. 멀어지는 검사님의 머리 위에 솟아난 저건, 토끼귀인가요? 아무렴 뭐가 중요하겠어요. 손님이 주문하신 메뉴를 두고 가신 게 중요합니다! 사장님은 열심히 토끼를 아니 검사님을 아니 토끼검사님을 쫓아갔습니다!
 

“…방금 이 밑으로 점프하신 거야?”

도시 한가운데에 웬 커다랑 구덩이가? 심각한 기후변화로 인한 싱크홀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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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졌다. 대체 언제까지 떨어져야 하는 걸까? “지금까지 몇 미터나 떨어졌을까? 지구 중심 어딘가에 가까워지고 있을 텐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어떤 풀은 앨리스의, 아니 허니사장님의 무릎도 닿지 못 하고, 어떤 풀들은 빌딩만큼 커다랗습니다. 이 기묘한 숲을 지나 보이는 건 빵집보다도 거대한 버섯이었어요. 비어탭이 달려있는. 맥주에서 버섯맛이라도 나려나요? 저 위에 누군가가 보입니다. 허니 사장님은 힘껏 외쳤어요.
 

“실례지만 길 좀 물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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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치에 앉아 시가를 물고 있는 남자가 사장님을 내려다봅니다. 대답 대신 시가 연기가 스멀스멀 내려와 글자를 만듭니다.
 

Who - are - you -?
 

“저는 허니 비라고 하고 어, 아주 자랑스러운 붕붕빵집을 운영하고 있답니다! 그쪽은 누구세요? 아! 쿠키 좀 드실래요? 거기 어떻게 올라가면 될까요? 혹시 버섯이 자리기 전부터 올라가 계셨나요? 그래서 같이 솟아나게 된 거에요? 혹시 못 내려오게 되셨나요? 도와드릴까요?”
 

남자는 대답 대신 또 한 번 시가를 입에 물었습니다. 다시 내뱉은 연기는 이번엔 화살표를 만들어 저쪽 방향을 가리키네요.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정말 누구세요? 거기 계속 계셔도 돼요? 배 안 고프세요?”
 

남자가 드디어 대답합니다.
 

“’우리’가 누구인지는 사장님한테 달렸지.”









 

“여긴 좀 낫네. 아까 그 숲은 정말 요상했는데 여긴 훨씬 정돈되어 있구나.”
 

“우리가 지저분 한 걸 싫어하니까.”
 

“난잡하게 일 벌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
 

“그렇다고 버섯에서 살던 그 사람도 난잡한 걸 좋아하는 것 같진 않아 보였는 걸? 숲이란 원래 좀 정신없는 거지. 그런데 누가 말한거야? 어디 계세요?!”
 

허니 사장님의 물음에 빽빽한 꽃잎들 사이로 화려한 외모의 사내 둘이 나타났습니다. 꽃집 주인들일까요? 아니요. 꽃을 팔 것 같은 차림새는 아니에요. 총이 더 어울리겠지만 당장은 누구도 총을 들고 있지 않네요.
 

허니 - “여기 정원 주인분들이시구나!”
 

“꽃이지. 주인이 아니라.”
 

허니 - “…꽃이요.”
 

자화자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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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이잖아. 사장님이 우릴 말하는 꽃으로 만든 거니 우리 탓은 아니지.”
 

“얼굴에 꽃잎이라도 달고 계셔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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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꽃잎이나 줄기라도 달고 있어야 꽃 같겠어?”
 

“흠..아니요. 있는 그대로가 낫겠어요. 있는 그대로 좋네요!”
 

“이거 봐. 우리가 정한 게 아니라니까.”
 

“그래요, 꽃님들. 제가 이쪽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도 될까요?”
 

“글쎄.”
 

“그냥 내 곁에서 어울리는 꽃이 되는 게 어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꽃들이 동시에 물었어요.
 

“하루종일 예쁨만 받으라고요? 에이, 그런 건 제 적성에 안 맞아서요. 이만 가볼게요. 검사님이 두고 가신 물건이 있거든요. 건강하게 자라세요, 꽃님들!”
 

여기서 더 자라라고? 꽃님들의 뒷말은 더 듣지 못 하고 허니 사장님은 바쁘게 길을 나섰어요.


 







 

앨리스는 누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봤다. 한 사람의 옷깃에는 { 덤 } 이라고 수 놓아져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의 옷깃에는 { 디 } 라고 수가 놓아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톰? 칼럼? 너희들도 여기서 길을 잃은 거야? 오늘 휴일일텐데. 출근한거야?”
 

톰 - “사장님이 그 사람들을 두고 계속 그렇게 생각하도록 내버려둬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
 

칼럼 - “안다고 특별히 더 행복해지진 않을 거야. 그냥 두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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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 “넌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고?”
 

칼럼 - “음, 아니. 하지만 사장님은 이대로 좋으시다잖아.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진 말자.”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어. 더 나빠질 게 뭐가 있겠어? 이미 한 번의 폭발도 겪었는걸?”
 

칼럼 “그렇긴 하죠.”
 

톰 - “이건 사장님의 꿈 속이니까 어쩌면 무의식 속에서 이미 눈치를 채신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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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생각엔 네가 그냥 손님들을 매일 의심스럽게 경계하니까 그걸 의식하신 것 같은데. 손님들 좀 평범하게 대해드리면 안돼?”
 

톰 - “맙소사. 네 말이 곧 사장님의 무의식이겠구나. 돌아버리겠네. 그냥 좀 눈치채시면 안돼요?”
 

“흠, 꿈 속에서도 톰의 잔소리는 여전하구나. 안되겠어. 이대로 있다가는 ‘오븐은 좀 조심히 만지시면안될까요? 빵칼 쥐실 때도 딴 생각 좀 하지 마세요.’ 부터 시작해서 데인 상처를 치료해주는 내내 잔소리가 또 시작되겠지.”
 

톰과 칼럼이 무어라 한마디를 더 얹기 위해 동시에 입을 열었고 허니 사장님은 귀를 막고서 재빨리 그곳을 벗어났답니다.







 


 

“오, 언제부터 계셨어요?”
 

따뜻한 색감의 수트를 빼입은 젠틀한 신사분이 허니 사장님과 발을 맞춰 걷고 있었네요.
 

“처음부터.”
 

“우리 얘기중이었나요?”
 

“아마도?”
 

“아..제가 많이 둔했나요?”
 

“그런 편이죠. 탓하진 않아요.”
 

“죄송해요. 계속 계신 걸 몰랐네요! 그런데 있잖아요. 여기 이대로 계속 걸어가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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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얼 믿고 싶은 지에 달렸죠.”
 

“힌트를 주신다면요?”
 

“이대로 계속 가면 언젠가 끝에 닿긴 하겠지만, 아마 곁 길로 새고 싶을 테죠? 허니가 늘 그래왔듯이. 그렇다면 아마 모자장수를 만나게 될 테고, 아마 모자는 팔지 않겠지만, 그러다 길을 잃고 나면 하트의 왕도 만나게 되겠죠. 어쨌든 여정은 끝나긴 할 거에요.”
 

“지름길은 없군요? 아, 사라지고 계시는 중이었네. 제가 말을 걸면 방해가 될까요?”
 

“사라지는 데 방해가 되냐고요?”
 

신사분은 맨들한 구둣발부터 서서히 위로 올라가며 사라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고통은 없는지 여전한 미소로 사장님을 바라봤답니다.
 

“솔직히 꿈에서 깨지 않길 바라지만, 강요할 마음은 없어요. 길을 알려주는 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아마 제가 샛길로 빠지겠죠?”
 

“그래도 끝에 닿긴 할 거에요.”
 

어떤 끝이요? 꿈 속에서? 아니면 현실에서? 이 고양이는, 아니 신사분은 정말 알쏭달쏭한 얘기만 하면서 허니 사장님의 물음에 막상 명쾌한 대답은 주지 않았어요. 그저 계속 사라지다가 결국 허공에 미소만 남았지만, 그마저도 곧 사라지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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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픈 타이밍에 나타난 티 파티 테이블이라니. 정말 영락없이 꿈 속이야. 하지만 검사님 머리에 달린 토끼귀는 정말 진짜 같았으니까 직접 만져보기 전까지는 이걸 꿈이라고 확정하지 않을 거야.”
 

“글쎄, 토끼는 지금쯤 머리가 잘렸을텐데.”
 

“네? 왜요? 늦어서요? 급히 뛰어가긴 했지만.. 여긴 지각하면 머리가 잘리나요? 흠, 혹시 나도 누구랑 약속이 잡힌 건 아니겠지..”
 

“파티에 늦지 않았으니 지각이 아니지. 물론 정해진 시간 같은 건 없지만.”
 

“고양이가 이쯤 모자장수가 있을 거라고 하긴 했는데, 아마 잘못 알았나봐요. 그럼 모자말고 우산을 파시는 일을 하시나요?”
 

“글쎄. 우산을 들고 있으면 우산을 팔아야 하나? 내가 가진 거라곤 이거 하나뿐인데? 이걸 팔면 난 뭐가 남나?”
 

“그렇게 계속 들고 있으면 팔 안 아프세요?”
 

“한 손으로는 차를 마셔야 하니까 다른 손으로는 당연히 우산을 들고 있어야지. 아니면 너무 심심하잖아.”

꽤 멀찍이 앉아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남자 옆에 앉아있네요. 기다랗던 테이블이 쑥 줄어든 모양입니다. 남자는 마시던 차를 내려놓고 여전히 우산은 손에 든 채로, 허니 사장님에게 차를 따라줍니다.
 

“수수께끼할까?”
 

“수수께끼 좋죠!”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결국 죽는 것은?”
 

“흠..어렵네요. 잠시만요.”
 

한참을 고민했지만 떠오르는 게 없네요. 결국 정답을 들어야했어요. 정답은 폰(Pawn)이라는데 어떤 원리로 그게 정답이 되는 지는 모르겠어요.

 

모자장수 아니, 우산장수의 말들은 아무리 들어봐도 말이 되기도 했다가 말이 안 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대화가 되긴 돼서 아리송한 말을 주고 받으며 허니 사장님은 꽤 긴 시간 파티에 머물렀어요. 파티를 나설 때는 우산도 선물로 받았답니다. 망가지면 총알이 발사되니까 망가지지 않게 조심하라나요.









 

구불구불한 숲길은 어느새 잘 깎은 돌들이 반들하게 깔려 흙 한 줌 보이지 않는 포장길이 되었어요. 뒤를 돌아보니 나무들이 빽빽하게 모여 길을 막아버려서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은 뒤를 되짚어보는 성격은 아니라서요. 늘 앞만 보지요. 가끔 샛길로 빠지긴 하겠지만.
 

“장미한테서 페인트 냄새가 나는 건 착각일까?”
 

순백으로 하얀 장미들이 솜씨 좋은 정원사를 만나 잘 정돈되어 가로수처럼 줄 지어 자라있었어요. 그리고 저기 멀리에 쩔쩔매는 표정으로 붓질을 하는 카드병정들이 보이네요.
 

“아! 그래서 페인트냄새가 났구나! 원래는 붉은 장미였군!”
 

허니 사장님의 말에 카드병정들이 소스라치게 놀라 저마다 벌벌 떨며 대책을 강구했어요. 페인트로 칠하면 어떻게든 일이 해결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까지 티가 날 줄 몰랐나봐요.
 

“애초에 흰 장미를 심으면 될 일 일텐데.”
 

“그러게 말이야.”
 

“오, 안녕하세요! 장미들이 참 예뻐요! 붉은 장미인 채로 뒀으면 더 자연스웠겠지만 이대로도 특이하긴 하네요.”
 

“내가 장미 주인이었으면 차라리 쟤들이 살았을지도 모르겠는데, 애석하게도 내가 아니네. 저것들은 곧 죽을 거야. 한심한 놈들.”
 

“실수를 수습하려는 노력을 봐서라도 넘어가줄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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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것들 하는 꼴 좀 봐봐. 수습이 아니라 거짓말이잖아. 애초에 천성이 핏빛인데 어떻게 순백으로 감추겠어?"

"그래도 애쓰잖아요."

"그나저나 나는 왜 경호대장 일을 맡게 된 거야? 아, 경호업체를 하니까?” (전편 ‘사장님에게는 일자리가 필요해요’편 참고. 사실은 용병업체)
 

“경호대장이시구나. 어쩐지!”
 

카드병정까지는 아니더래도 옷에 에이스카드(원작에선 붉은 기사)가 그려져있네요. 이 카드들의 대장인가봐요.
 

“얼간이들의 대장이지. 그렇다고 대장 얼간이라고는 하지 말아줘.”
 

“누구를 경호하세요?”
 

“보통은 의뢰대상이겠는데, 여기서는 왕이겠지. 이 길로 계속 가다보면 만나겠지만 어, 사형 집행중일거야. 토끼가 늦었으니까.”
 

“맞다, 검사님!”
 

“구하러 가는 거야?”
 

“두고 가신 게 있어서요!”
 

“..구하진 않는 거야?”
 

겸사겸사 구하기도 하려나요. 구출이 사장님 책임은 아니라서요. 가봐야 알겠죠.
 

“그럼 하루종일 여기서 페인트칠 하는 일을 감독하시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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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니고, 위에서 누굴 잡아오라고 하긴 했는데, 여기 이렇게 왔네.”
 

“저를요?”
 

“어쩔까. 잡았으면 좋겠어?”
 

“제가 이래 봬도 아주 빨라서요.”
 

“이미 잡혔다고는 생각 안 해봤어?”
 

“제가요? 어떻게요?”
 

“이 길로 가면 어차피 성으로 가게 될 거야. 다른 길은 없어. 잡힌거지.”
 

이런. 어쩔 수 없죠. 잡힌 김에 배달도 하고 검사님도 구할 수 있으면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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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또 이렇게 여왕님이 와주시니, 자리가 더 빛나겠군.”
 

“여왕은 아니고 빵집 사장이랍니다. 손님이 두고 가신 게 있어서 배달해드리려고 왔어요. 혹시 검사님이 아직 무사하실까요?”
 

“본격적인 사형 집행에 앞서서 예행 연습이라는 걸 해야 해서. 아마 일주일, 아니면 한 달까지? 당분간은 무사할거야.”
 

“예행 연습이요?”
 

“하루 세 번 식사 후에 멍청한 병정들 순서로 머리를 베는 연습을 해야지. 그래야 다시는 흰장미를 심는 실수를 안 하겠지.”
 

“하지만 실수를 한 사람을 모두 베어버리면 그 실수를 통해 배우는 사람도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게 의미가 있나요?”
 

“어쩐지 새로 들어온 놈들이 계속 흰장미를 심더라니. 우리 여왕님의 현명한 말씀대로야.”
 

“여왕은 아니지만요, 어쨌든 제가 교훈 하나를 알려드렸으니 보답으로 검사님을 풀어주시면 어때요?”
 

“사실. 토끼는 아직 안 왔어.”
 

“아직도요?? 엄청난 길치이신가봐..”
 

“그래서 다들 그걸 고민 중이야. 지각한 죄로 머리를 베어야 할까, 길치인 죄로 머리를 베어야 할까.”
 

“제 생각엔..어..”
 

마침 저기 기다랗고 쫑긋한 귀를 가진 토끼검사님이 시계를 손에 들고 엉뚱한 길로 바삐 달려가고 있습니다. 저기있다! 라고 말하면 병정들이 우루루 쫓아가 검사님의 머리를 베어버리고 말테니 조용히 눈으로만 따라갔는데요. 아무래도 검사님을 쫓아가면 여기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허니 사장님의 수상한 눈길을 하트의 왕도 알아버렸고 왕은 고함을 치며 병정들에게 검사님을 쫓으라고 명령했어요. 허니 사장님은 부리나케 일어나 병정들을 앞질러 검사님을 쫓아갔어요.
 

“아무리 달려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잖아! 음, 그건 병정들도 마찬가지네. 좀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 바보 같아 보일까?”
 

다시 앞을 보니 토끼 검사님은 사라지고 없었어요. 놓쳐버렸나봐! 대신 아주 작은 문 하나가 허공에 세워져 있었어요. 문은 아무것도 가리지 못한 채로 길과 길 사이에 우뚝 놓여있어서 문 노릇을 전혀 하진 못했지만, 허니 사장님은 그래도 문고리를 잡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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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을 여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이 방법말고는 없는 것 같아. 어쨌든 여기서 얼른 나가야하니까. 병정들이 놓친 검사님 대신 허니 사장님을 쫓아오고 있었거든요.문고리가 뻑뻑하니 잘 열리지 않네요. 큰일이에요.  그러고보니 우산이 망가지면 어쨌다더라. 있는 힘껏 땅에 우산을 내리쳐봅니다. 아니나다를까 우산장수의 말대로 무수한 총알이 발사되며 병정들을 쫓아내네요. 이틈에 얼른 빠져나가야 합니다!









 

“허니..허니?”
 

“으..어깨야..”
 

“미안해요. 깨우고 싶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너무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길래… 오늘은 일찍 닫고 푹 쉬는 게 어때요?”
 

그간 쌓인 피로를 견디지 못 한 사장님은 잠깐 눈만 부친다는 것을 깊이 잠들어 버렸어요. 커다란 자켓이 담요 대신 허니 사장님을 덮고 있었습니다. 형사님이 사장님 대신 팻말을 CLOSE로 바꿔주고 저어쪽 멀찍이 자리하고 앉아 사장님이 깰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어요. 그동안 간단한 서류 업무를 좀 볼까 했는데 끙끙 대며 뒤척이니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어요.
 

“으…테이크아웃을..으..갖다 드려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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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서까지 일을 했나 보네요.”
 

“네? 아..꿈…휴..그러게요. 뭐 나쁘지 않았지만, 피곤하긴 하네요. 하나도 잔 것 같지도 않고.. 저 기다리시느라 곤란하셨죠? 바쁘실텐데..”
 

“괜찮아요. 오늘은 별 일 없어서 그냥 시간이나 때우러 왔어요. 딸애가 없으니 이렇게 심심할 수가 없네요.”
 

형사님 따님은 예술 아카데미 캠프에 갔대요. 그냥 숲 속에서 함께 숙식하면서 다양한 예술 체험을 하는 그런 행사인데요. 하루에 한 번 가족들에게 연락을 할 수 있는데 신나게 노느라 아빠한테 연락 한 번을 안 한다나봐요. 결국 형사님이 걱정돼서 먼저 연락했더니 “나 바빠, 아빠!” 서운한 형사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곧 따님 생일이 다가온다는 게 형사님에게는 비상이에요.
 

아직까지도 선물을 정하지 못 했다는 형사님의 고민에 허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추천해도 좋을지 망설입니다. 아니 혹시라도 형사님 따님까지 이런 대책없는 꿈을 꾸면 어떡하냐구욧
 

웬만해서는 꿈 한 번 안 꾸고 깊이 잠드는 허니 사장님은 어젯밤 무척 정신없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이를 영감 삼아 한동안은 특이한 베이킹 메뉴들이 가판대를 화려하게 채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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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참고했음. 소설 속 등장인물과 이야기를 완전히 참고하진 않아서 대충 얼버무려졌는데 이해해주셈. 사실 앨리스도 사장님보다 더 요지경에서 살고 있지는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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