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마피아들의 비무장구역 한가운데 § 붕붕빵집 § 이 생겨버렸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웬 시커먼 남정네들만 왔다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수상한 사람은 없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할 일이 많아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확장공사에 들어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은 알바생이 필요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4월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의 단골손님들은 특별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전남친이 기웃거려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아플 때도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할머니와 엄마와 딸이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휴일에 무얼 할까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할로윈이 찾아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이 결혼식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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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저는 역시 연애보다는 일인 것 같아요. 검사님이 싫다는 건 절대 아니고요!”
 

사랑보다 빵

사장님의 마음은 아직 사랑보다는 빵입니다.
 

어쨌든 애프터신청을 해보기도 전에 먼저 저렇게 말해버리니 매달리기도 좀 그래요. 그리고 뭐 사장님에 대한 검사님의 사적인 감정이 매달릴 정도로 대단하지도 않고요. 그렇게 열렬한 감정을 가질 만한 일도 없었잖아요?
 

“데이트 상대는 아니더래도 한결같은 손님과 사장으로 또 만나뵈길 바랄게요!”
 

“예, 뭐..”
 

근데 좀 살짝 서운하긴 한 편
 

이제 이게 또 삽시간에 소문이 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글쎄 검사님이 뻥 차였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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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뱃멀미 하나?”
 

“저요? 아니요?”
 

“비행공포증 같은 건?”
 

“없는데요..?”
 

하여 이게 무슨 일입니까. 모히또 손님의 전용기를 타고 이탈리아로 날아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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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와..”
 

우와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오늘은 모히또 대신”
 

하고 손님이 주는 샴페인잔을 받아들고 요트 위에서 얼떨떨한 표정으로 포지타노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긴 담습니다. 쨍하니 내려오는 이탈리아의 화려한 태양빛 아래에서 모히또 손님이 한층 더 빛나는 것 같아요.
 

“내가 많은 샴페인을 마셔봤지만,”
 

“?”
 

웃는 모습이 참 멋있긴한데요
 

“사장님 모히또만은 못 하지.”
 

“아..”
 

모히또 만들어달라고 부른 거구나. 사장님은 요트 바에서 모히또 재료를 찾아 구석구석을 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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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해주게?”
 

“그래야죠!”
 

장거리 출장요리인걸요. 이민 와서 사업도 차렸는데 요트 위에서 모히또 한 잔 못 말겠어요? 사장님은 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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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간 자리에 없던데, 어디 아팠던 건 아니죠?”
 

“출장을 다녀와서요! 계획에 없던 출장이라..공지도 따로 못 드렸네요.”
 

“출장? 그런 것도 해요? 출장요리?”
 

보통 어디 푸드 행사라도 열리면 화덕 직접 날라와서 현장에서 피자 굽는 경우도 왕왕 있어요. 그러니 베이킹도 뭐 비슷한 걸 할 수 있나봅니다.
 

“세상에, 이탈리아에 다녀왔지 뭐에요? 그것도 전용기를 타고요!”
 

“이탈리아?”
 

“모히또에 그렇게까지 진심이신 줄 몰랐어요. 물론 요트에서 마시는 모히또에이드 한 잔이 참 별미이긴 하겠어요. 풍경은 어찌나 멋진지..!”
 

전용기. 요트. 이탈리아. 모히또.

근데 뒤에 하나 더 붙네. +출장.

이게 다 뭐겠어요. 뭐가 데이트인지는 온전히 사장님이 받아들이기에 달렸다는 걸 오픈손님은 알아차리고 만 것입니다.
 

“빚을 어떻게 받아야하나..”
 

“빚이요? 아아..! 빚! 그럼요 그럼요! 언제든지 편하게 말씀하세요~ 초코소라빵 평생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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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좀 더 생각해볼게요.”
 

오픈손님이 보기에 사장님 머릿속은 빤합니다.

데이트 = 채무 변제

이렇게 퉁쳐져서는 안되지 않겠어요? 빚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데이트도요.
 

어쨌든 그런고로 허니 사장님 입장에서 보자면 아직 손님들과의 데이트 경험은 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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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나가자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자니, 출출할 거 같으면 그것도 챙겨나와도 된다길래 마침 진열하고 있던 컵케익을 포장해서 들고 따라갔습니다.
 

그리하여 이곳은 라이브 음악이 흐르는 클래식한 레스토랑이에요. 우산손님은 음악을 즐기시는군요. 오는 길에는 우산손님 아니랄까봐 비도 추적추적 내렸는데, 사장님은 하나도 안 젖었고 우산손님 한쪽 어깨만 빗물에 젖었네요. 늘그렇듯 이번에도 사장님은 손님의 어깨를 잘 닦고 털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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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뭘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요. 여기 있는 손님들 다 멋있고 가게 분위기도 그윽하니, 영 어울리는 자리인 것 같지가 않아요. 그에반해 우산손님은 이런 장소와 아주 찰떡이시네요.
 

꼬르륵-
 

“…”
 

잔잔한 연주 중에 이 소리가 우렁차게 들리지는 않았기를. 하지만 우산손님은 들어버렸나봐요. 눈 마주치니 빙긋 웃어버리는데 놀리는 것 같고 그래요. 너무 어렵게 생긴 음식들이라 어디에 포크질을 해야할지도 모르는 난해한 접시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아마 우산손님 특유의 분위기로 보아하면 아주 어렸을 적부터 이런 곳이 익숙했을 테지요? 이렇게 저렇게 먹는 법을 알려주고 접시도 바꿔주시는데 민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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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하나같이 영 별로네. 그렇지? 우리 다른 요기나 할까? 나 배고픈데.”

사장님네 빵집에나 다시 갈까? 난 거기가 이런 데보다 더 좋더라. 뭐 그런 얘기였는데요.
 

“아..!”
 

아 그런거였네요. 우산손님은 음악을 즐기는 자리에 붕붕빵집의 간식도 함께 즐기고 싶었던거에요. 이럴 줄 알았으면 컵케익이 아니라 쿠키 같은 걸 챙겨왔어야 했나 싶습니다. 나도 참. 센스 없는 사장이라니까. 출장요리 경험이 적어서 그렇답니다. 양해부탁드려요.

우산손님은 빵집 윗층의 사장님 집까지 친히 동행하여 에스코트 해주셨습니다. 데이트의 마무리는 이렇듯 낭만적이고 깔끔해야 하니까요. 근데 그건 데이트였을 때 얘기고, 사장님은 얼른 퇴근하고 싶은데 집에 다 이르기까지 근무시간만 연장된다는 생각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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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악!”
 

빵집 단골 손님들의 반사신경은 가히 동물적이라서 사실 이런 곳에 오면..손님들은 자기 스스로를 제일 걱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인마로 분장한 알바생의 가짜 칼이 튀어나오기도 전에 이쪽에서 먼저 막 손이 나가고.. 마피아에게도 직업병은 있겠지요.
 

이곳은 방탈출 게임장입니다. 사실은 여기로 오려던 게 아니었는데요. 손님은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여느 날처럼 피 튀기고 총알 날리는 평범하고 날 맑은 날, 헤드룬드씨는 요즘 마피아 찰리 허냄이 우연히 자신을 마주칠 때마다 어딘지 경멸하는 것처럼 쳐다봐서 좀 그래요. (안 봐도 되는 전편 참고)
 

어쨌든 오늘도 빵을 사러 왔습니다. 데이트 신청도 할 거고요. 이 살벌한 도시의 액션 느와르 서바이벌 장르가 로맨스로 전환되고 있는 분위기라 손님도 유행에 뒤쳐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어디서 뭘 하고 싶어요?”
 

“흠..”
 

손님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진지하게 들어주고 신중하게 고민하는 사장님이 귀엽습니다. 사장님은 원하는 건 뭘까요. 휴양지로 떠나고 싶다거나 놀이공원을 전세 내고 싶다거나 뭐 그런 걸까요?
 

“스릴러 방탈출게임!”
 

“…?”
 

감..? 금..? 그런 거..? 당하고..? 싶..?
 

이 동네 마피아들 속내를 사장님께 들켜버린 걸까요.
 

“방탈출 카페라는 게 있대요! 세상에, 저만 모르고 있었나봐요. 제 친구들은 다 해봤다지 뭐에요?”
 

우주너머로 날아가는 거 빼고는 정말 뭐든지 다 해볼 수 있었을 텐데요. 그렇지만 사장님은 방탈출 게임이 하고 싶습니다. 이 동네에는 없고요. 옆동네로 갑니다. 이 동네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액션 느와르 방탈출 게임장이니까 여길 탈출하게 할 순 없잖아.
 

그리하여 왔습니다. 옆동네에 있는 방탈출 게임장. 사장님은 가장 난해하고 어렵다는 스릴러 장르로 픽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깜짝깜짝 놀랄 일만 남았습니다. 사장님도 사장님인데 이제 알바생이. 살인마가 막 깜짝깜짝 놀라고
 

“으어어어!”
 

튀어나와 보니까 너무 거대하잖아.
 

“커억!”
 

거대한 물체가 바위인지 사람인지 곰인지 제대로 알아보기도 전에 멱살을 잡히고 벽에 쳐박히고 말었어요. 턱 밑에 닿은 총구는 장난감총이길.
 

“꺄아악! 헤드룬드씨..!”
 

“아..미안합니다.”
 

“초..총..!”
 

“무..물총..”
 

물총
 

손님들은 참 리얼한 장난감들을 좋아하네. 저 권총도 권총이지만, 어디 사는 누구한테는 저격총 같은 망원경도 있지를 않나. 어쨌든 마피아가 제 발 저린다고 그냥 나도 모르게 호신술이 나왔다고 하면 되는데, 사장님이 혹시라도 마피아구나! 나쁜 사람이다! 악당이다 악당! 이럴까봐
 

“당이..떨어졌나봐요.”
 

“아..”
 

“..놀라서 당이 떨어지고 그러네요.”
 

주섬주섬
 

“여기..!”
 

수제 카라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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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휴 우리 사장님 없었으면 어쩔 뻔
 

재밌긴 한데 내가 왜 여기 왔지. 하고 사장님은 생각했습니다. 왜 손님의 여가시간에 빵집사장의 출장이 필요했을까 의문이었는데, 역시 이유가 다 있었네요. 손님은 오늘따라 제 때 제 때 당수치를 돌보아줄 출장제과제빵사가 필요했던 거에요. 그래, 저혈당에는 제과제빵사가 특효지!
 

빵집 홍보를 위해 늘 챙기고 다니는 카라멜 꾸러미가 오늘 아주 단단히 한몫을 해냈네요. 이건 홍보용이었으니까 서비스라고 쳐도 출장비용은 받아야겠지요?
 

살인마는 앞으로 세 번 더 등장해야 스토리가 맞습니다. 안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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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놀이공원을 떠올려보세요. 조명과 음악들이 더욱 화려하게 와닿는 휘향찬란한 광경을요. 텅 빈 놀이공원, 그 한적한 밤, 회전목마의 환상적인 외관은 한층 더 신비로워 보이고, 온갖 나무와 풀들, 가로등을 휘감은 저 별처럼 무수한 조명들까지. 음악은 은은하고 공기는 신선합니다. 순간 싸늘하게 스치는 바람에 양장점 손님이 겉옷을 벗어 어깨를 덮어줍니다. 놀이공원을 빌리다니
 

“이런 건 다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인 줄 알았는데..”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모르겠어요. 세상 모든 게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어렸을 때는요. 회전목마를 계속 타다 보면 돌고 돌다가 동화나라로 떠나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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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타볼래요? 정말 동화나라로 갈 수 있을지?”
 

“아아니요..! 이 나이에..민망해서요.”
 

이 나이라니. 양장점 손님은 내가 보기에 허니씨가 놀이공원에서 탈 수 있는 거라고는 회전목마나 회전컵 정도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사장님은 동화나라로 떠날 기회를 늘 어른들이 가로막는다고 생각했대요. 아니 자꾸 재밌어질 즈음에 놀이기구를 멈춘다 이거지요. 어렸을 적에 놀이기구들은 하나같이 왜 그렇게 아쉬운 시점에서 멈추는지. 사장님의 어렸을 적 얘기를 들은 건 양장점 손님이 처음이네요.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데이트일 지도 몰라요.
 

둘은 대관람차에 올랐습니다. 가장 높이 오르면 대관람차는 잠시 멈출 거에요. 꿈 같은 야경을 감상할 시간을 위해서요.
 

주섬주섬
 

“…?”
 

사장님 가방은 그 헐마이오니 가방 같은 건가봐. 이거저거 다 들어가는 가방 있잖아요.
 

“밤 중 피크닉 어떻냐고 하시길래 저는 놀이공원에 올 줄 모르고,”
 

도시락을 싸왔어요. 샌드위치랑요, 커피랑 쿠키랑 이것저것..돗자리도 챙겼는뎅

"좀 더 멋드러지게 챙겨왔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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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이대로 좋아요. 아주 완벽해요. 모든 게."
 

귀엽네요. 손님은 자신이 가장 성과있는 데이트를 한 것이리라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근데 오더가 너무 명확했어.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피크닉 세트 주문했잖아요.
 

오늘부터 야간할증을 받아볼까 고민되는 사장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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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와..!”
 

그냥 작게 하시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본격적일 줄은..!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오크통은 처음 봐요!
 

이곳은 농장손님의 와이너리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입니다.
 

언젠가 이 손님이 농장이랑 펍과 더불어 와인사업도 겸하고 있다는 얘길 들은 사장님은 기회가 된다면 어디의 어느 와이너리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했었어요. 프랑스의 무슨무슨 브랜드의 와인 투어 여행이 그렇게 비싸다더라 어떻다더라 등등 뭐 그런 얘기를요. 그런데 그 무슨무슨브랜드를 대회에서 이긴 그 유명한 나파밸리 지역의 와인브랜드가 바로 농장손님네 꺼에요.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바로 이 날, 이 순간을 위해 와인사업을 시작하게 됐나봅니다.
 

크고작은 오크통들 사이를 거닐어봅니다. 이 깊고도 따스한 오크향이 와인 한 방울 한 방울마다 잔잔하게 베어들겠죠? 한 모금 또 한 모금 비싼 것만 골라서 조금씩 따라주며 농장손님이 직접 시음을 도와줍니다. 조금씩 취기가 도네요. 좋은 술들이라 그런지 슬슬 취해가는 기분이 나쁘지 않아요. 구름 위를 둥둥 떠서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기분이에요.
 

지금까지 시음한 것 중에 사장님이 가장 맘에 들어했던 와인을 식사자리에 준비하라고 일렀습니다. 사장님은 와규도 처음 먹어봐요. 오늘은 정말..! 좋구나..! 와규의 고소한 향과 육즙을 살며시 감싸는 한모금의 와인, 그 향기가 정말 완벽합니다. 꿈결 같네요. 그 모습을 뿌듯하게 보고 있던 손님이 입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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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허니씨를 각별하게 생각해요.”
 

“..네..?”
 

여긴 정말 데이트 땅땅 될지도 몰라요. 사장님의 흔들리는 동공, 당황스러움에 살짝 벌어진 입, 와인의 물기에 살짝 젖었을 저 입술이 아찔하네요. 성공적인 둘만의 첫 데이트 소식이 서바이벌 느와르 도시에 퍼져버리면 뒷감당은 어째야 할까 아주 행복한 고민에 빠져봅니다.
 

“우정..을..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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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킨에요. ‘영원한 우정을 위하여’
 

“…”
 

밑에 놈들이 지들끼리 결의를 다진다고 뭐 주문제작 한 거 같은데요. 볼 일 다 봤으면 폐기처분을 하지 냅킨 한 장도 아껴쓰라 한 적 없거늘 이걸 여기다 갖다놨네. 알뜰살뜰하게.
 

“아!”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한 저 반응이 불길합니다.
 

그래요. 사장님은 깨달았습니다. 이제야 속이 시원하네요.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얘기에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이유가 뭘까 내내 의문이었는데요. 우정이라니. 이제야 알겠네요. 빵집은 주류도 취급한답니다. 샴페인이랑 와인이요. 그러니 이건 납품계약을 위한 절차였던 거에요. 이 모든 것은 판촉행사였던 것입니다. 단가를 좀 내려주시면, 좀 많이 내려주시면 계약 할 의향이 있는 사장님입니다. 계약이 불발 되더라도 좋은 친구 하나 생긴 셈 치죠, 뭐!











 

삽시간에 퍼졌다는 검사님 차인 소식통에서 빠진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사랑보다는 빵’ 이라는 사장님의 인생모토가 쏙 빠져버렸습니다. 사랑보다는 빵. 지금 사장님 머릿속에 빵집 운영보다 중요한 건 없어요. 그걸 몰랐던 손님들.
 

사장님이야 한 때는 영화배우 뺨치게 잘생긴 이 손님들과 언젠가 함뜨 해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그것도 빵집 막 자리잡을 때나 얘기고, 요즘은 가게 운영에 푹 빠진데다가 이렇게 오래 손님으로 마주하다보니 그냥 정말 손.님으로만 느껴진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설마 그 멋진 손님들이 데이트 신청을 할 날이 오기야 하겠어요? 먼저 운 뗐다가 장사나 말아먹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라고 사장님은 생각했습니다.

 

“배달사업이라는 게 만만치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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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한 건에 그렇게 오래 걸리면 빵집에 손해 아닐까요?”
 

“그래도 뭐 식사도 챙겨주시고, 이래저래 재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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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배달은 톰이 다녀오자!”
 

“..네?”
 

“하이구야 나는 더는 체력 딸려서 못 하겠어요~ 알바생 일합시다, 일~ 자,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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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뭔데.”
 

“배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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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끝내주네요. 알바생에게는 그저 출장지일 뿐이니 풍경이고자시고 눈에 들어올 리는 없겠지만요. 손님은 사장님이 언젠가 ‘별을 보러 그리피스 천문대에 가보고 싶다. 꼭 영화의 한 장면처럼.’이라고 지나가는 말로 했던 얘기를 기억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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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이 순간 손님의 아름다운 두 눈은 처량하기에 더욱 별빛같네요. 천문대까지 갈 필요있나요. 하지만 알바생의 눈에 그런 게 들어올리 없습니다.
 

“여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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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

천문대니까.
 

사장님은 이제 손님들이 뭐 달라고 말 안 해도 막 눈치가 빨라서 이런 거 센스있게 알아서 준비하는 자기 자신이 너무 대견하고.
 

아무튼 여기는 그리피스 천문대입니다. 라라랜드 시티 오브 스타 뭐 그런 거. 알 유 샤이닝 저슷 뽈 미 그거.









 

타이트한 일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사장님과 손님들과의 데이트 경험은 0입니다. 사장님이 그렇다면 그런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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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도 딸리고 다 딸리네.. 자주는 못 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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