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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2 23:51




<전편>
마피아들의 비무장구역 한가운데 § 붕붕빵집 § 이 생겨버렸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웬 시커먼 남정네들만 왔다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수상한 사람은 없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할 일이 많아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확장공사에 들어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은 알바생이 필요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4월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의 단골손님들은 특별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전남친이 기웃거려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아플 때도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할머니와 엄마와 딸이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휴일에 무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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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하고 상의해 보는 건 어때요? 사업이라는 게 고객의 니즈 파악이 중요하잖아요? 모두가 즐길 수 있다면 좋겠죠?”
 

다가오는 할로윈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사장님의 말에 오픈손님이 넌지시 제안을 해봅니다. 그 제안이 맘에 쏙 든 사장님은 고객의 니즈 파악이란 직접 설문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어영부영 알 듯 말 듯 은밀히 조사해봤자 결과만 어중간 할 뿐이에요.
 

하지만 손님들을 놀래킬 깜짝 이벤트를 해주어야 빵집의 시즌 이벤트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사장님입니다. 할로윈 준비 때문에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쏙 빼면서 원하는 걸 얻을 방법을 고심합니다.
 

“만약 손님이 사람들에게 공포를 줄 수 있다면 어떤 방법 혹은 물건을 활용하실 건가요?”
 

별로 의도를 숨긴 질문은 아닌 것 같지만 사장님은 이렇게 하기로 정했어요. 10월초에 이런 걸 물어봐봤자 할로윈 준비 때문에 그러나보다 하는 건 뻔한건데 사장님은 자기가 의도를 충분히 숨겼다고 생각하겠지요. 마피아들은 의도를 숨겼다고 생각하는 사장님의 의도를 파악할 거고. 대충 뭐 때문에 저런 질문을 하는지 알아먹긴 할 거에요.
 

어쨌든 오픈손님도 할로윈 준비에 도움이 될 만한 소재 하나를 알려주고 가야죠.
 

“거미는 빠질 수 없지 않겠어요?”
 

“아, 그럼요! 거미줄이나 거대거미는 필수죠!”
 

맞는 말이긴 해. 할로윈하면 역시 집이나 가게 지붕에 얹어진 거대거미가 빠질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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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킨건가. 싶은 모히또 손님. 사람 죽이는 현장을 반쯤 들킨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도둑이 제 발 저립니다. 네가 얼마나 잔인무도한 범죄자인지 네 입으로 실토해라. 정도로 들립니다.
 

“어떡하실 건가요?”
 

대답 안 하면 에이드 안 줄 건가봐요. 손에 쥐고 버티고 있네요. 탄산 다 빠지기 전에 대답해야합니다.
 

“다른 놈들도 애용하는 방법이라 특별할 건 없지만..”
 

사장님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방법이라 특별할 건 없어요.’ 라고 걸러들었습니다.
 

“보통은 바다를 이용하는 편이지.”
 

바다. 무섭죠. 그 끝이 없는 깊이 하며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 하지만 바다를 갖다놓을 순 없는데요. 수족관이라도 들여놔야할까요? 바다..바다라.. 바다하면 역시
 

“유령선! 오오오! 고전적이네요!”
 

“…?”
 

이 대화의 흐름이 어찌된 건지 모히또 손님은 도저히 알 수 없었습니다. 에이드나 얼른 줬으면 좋겠는데요. 기포가 사라지고 있어요. 저건 안 마셔봐도 뻔합니다. 자기가 쥐고 안 줬다가 김이 다 빠져버렸으니 바꿔줘야 맞아요.
 

“다시 만들어줬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사장님은 탄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기포의 소중함에 공감할 수 없습니다. 이 손님이 한참 안 그러다가 또 시작이네.(=진상을 부리네) 라고 생각했지만 신선한 탄산이 가득한 에이드를 마침내 제공받은 모히또 손님은 자신이 요즘 참 좋은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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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할로윈 준비 하는 구나?“

숨기고 싶어하는 게 보일수록 놀리고 싶어지는 법임.
 

“아..아닌데요.“
 

“음, 아니구나.”
 

하지만 사장님이 숨기고 싶어하면 적당히 그러시구나 해줘야 매너있는 손님임.
 

“역시 자기 밭은 자기가 책임지게 하는 게 효과가 좋지.”
 

밭일이 그렇게 힘들다던데. 땡볕 아래에서 쉬지 못 하고 무한히 일해야 하는 끝없는 노동의 공포를 말씀하시나보다.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할로윈이랍시고 방문하는 손님들마다 밭일을 시킬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사장님이 영 딴 길로 샜다는 걸 알아챈 우산손님은 사장님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그냥 대놓고 알려주기로 했어요.
 

“무덤에서 살아나온다면 골치 아플 것 같긴 해. 그 시간하며 인력하며.”
 

죽지 않는 사람을 상대한다는 게 얼마나 성가시겠어. 라고도 덧붙이셨어요.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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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방법과 경험들이 있지만 이걸 입 밖으로 내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 앞서 세 가지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얻은 상태라 사장님의 기대감은 더 커졌는데요. 저 빤짝거리는 두 눈을 보며 기대에 부응할 만하면서도 수위 조절이 가능한 사례를 고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아무래도..”
 

치사량의 마약을 농축시켜 담은
 

“주삿바늘을 무서워 하는 사람이 공포를 주기엔 간단하겠지.”
 

“음..”
 

나름 까다로운 심사기준이 있는지 사장님이 조금 고심을 하네요.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게 뭐라고 신경이 쓰이긴 합니다. 맘에 들었으면 좋겠는데요.
 

“간호사..간호사 하면 역시 사일런트 힐이죠. 음..그건 퍼포먼스 전문가를 초빙해야 의미가 있는데..”
 

작은 빵집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제대로 준비할 모양이네.”
 

“네! 네? 아니요! 제..제가 뭘 준비하죠? 허..헛..참.”
 

그러시다고 하니 그러시냐고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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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죽음보다 더한 공포도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생각하겠지만?”
 

“죽음을 빌게 되는 상황처럼 공포스러운 것도 없겠죠.”
 

오 관점의 전환이네요. 지금까지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두려움만 생각했는데, 손님 말을 듣고보니 그런 관점도 신선하네요. 호러는 물론 슬래셔무비팬으로서 이러한 관점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니 여러모로 반성하게 됩니다.
 

“고문 당하는 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긴 하죠!”
 

잔인한 고문 앞에서 죽음을 구걸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 손님도 그렇고 지금까지 얻은 아이디어들은 하나같이 현장 검증에 입각한 아이디어였지만 사장님으로서는 그게 머릿속 이야기인지 실토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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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사장님. 호러무비 팬으로서 정신병원 테마를 빼놓으면 섭하죠.”
 

“아~! 맞네!”
 

많은 게임과 드라마, 영화에서 호러 장르를 택했다면 정신병원 한 번 거쳐줘야 예의임. 칼럼이 예리했네요. 호러팬의 빵집이라면 그런 스탠다드한 요소는 반드시 들어가야겠죠.
 

“꼭 있어야 하긴 한데 빵집이 너무 작아서 이것저것 다 꾸밀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럼 제 코스튬을 정신병동 환자로 할게요! 이번에 하게 되면 와, 할로윈 코스튬 진짜 오랜만.”
 

진짜 제대로 해보자며 결의를 다지는 두 사람입니다.










 

그리하여 해골선장님 마네킹 인형의 걸걸하고 공포스러운 웃음소리, 묘지를 뚫고 나오는 좀비의 손, 계산대에 서있는 무셔운 간호사 사장님, 전기의자에 앉아 고문 당하는 마네킹, 기괴한 분장을 한 정신변동 환자 알바생, 빵집 지붕에 얹어진 거대거미(전력의 힘으로 지붕 위를 이리저리 움직임.), 곳곳의 거미줄과 잭 오 랜턴 등 할로윈 무드를 제대로 풍기는 붕붕빵집이 되었씁니다.
 

이 어마무시한 할로윈 빵집 사이로 허니 간호사님의 쨍하니 밝게 웃는 얼굴의 위화감이 상당해요. 피를 묻힌다고 묻힌 것 같은데 대충 딸기잼으로 뭐 하다가 묻어나보다 정도로만 보여요. 옷도 품이 커가지고 섹슈얼한 어필도 0에 수렴합니다. 어차피 사장님도 이 간호사복이 그런 어필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으니까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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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네.”
 

“어서오세요!”
 

“열심히 준비했네요.”
 

“그럼요!”
 

한껏 들뜬 사장님을 보고있자니 기억도 어렴풋한 어린시절 이후 한 번도 관심을 가진 적 없던 할로윈데이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탕이라도 들고 왔어야 했나 싶네요. 무척 좋아했을 텐데요.
 

“그럼 오늘은.. 진료를 봐주시는 건가?“
 

사람의 피가 외부의 어떤 공격을 받아야 어디서 어떻게 흐르고 터지는지 전혀 알지 못 하는 사람 그 자체의 분장을 보고 있자니 귀엽기도 합니다. 옷도 품이 커서는 저 옷을 디자인 한 사람의 본래 의도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점도요.
 

“네? 아! 네! 이 빵들을..! 다 처방약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전에 약속한 평생 서비스인 아몬드 플로랑탱은 오늘은 모처럼이니 유령 모양으로 모양이 잡혀 있습니다. 알약 모양의 박하사탕과 레몬캔디도 준비하셨네요. 간호사분이 계산대에 계시니 오늘은 약 포장지에 포장된 사탕을 골라봅니다.
 

“잘 먹을게요.”
 

오늘 귀엽네요. 라고 말하면 실례겠지요? 지금 자기가 아주 아주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요.













 

“씨발!!”
 

기절할 뻔. 심장이 멎을 뻔.
 

거미공포증 있음.
 

10월엔 원래대로라면 전쟁터든 분란지역이든 간에 출장을 가 있어야 하거든요. 빵집 사장님이 꼭꼭 이 날 오시라길래 일 서둘러 끝내고 시간 맞춰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더니 와 씨발 저게 뭐람. 활짝 열린 가게 문 너머로 기절초풍하는 손님의 모습을 보며 사장님은 매우 만족스러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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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라는 게 할로윈에서 빠질 수 없긴 하죠. 다 떼라고 할 수도 없고 참. 그냥 이대로 가게 밖에서 손 흔들고 갈까 했는데, 얼른 들어오셔서 정성껏 준비한 내부도 보세요. 라고 빤짝빔을 쏘고 있는 눈을 보니 그러기도 어렵네요.
 

“무얼 보고 그렇게 놀라셨나요?”
 

성심을 다해 준비한 이벤트 요소 중 뭐가 그렇게 효과적이었는지 사장님은 궁금했습니다.
 

“….거미.”
 

“클래식에 약하시군요!”
 

사장님이 살면서 거미공포증을 가진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상황의 심각성을 잘 모르십니다. 알았다면 안 하셨겠죵.
 

“클래식..”
 

“그런데 그런 기본적인 요소를 세상에, 오픈손님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깜박했을 뻔 했지 뭐에요? 완전 앙꼬 없는 찐빵이 될 뻔 했어요.”
 

….누구의 조언..?
 

“누구..누..뭐?”
 

“도널 글리슨 손님이요!”
 

“…..”
 

씨발새끼가 진짜
 

할로윈이 지나고 한 차례 전쟁이 또 예고되었지만 사장님은 그저 해맑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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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로윈 한정 퍼포먼스를 보고 있습니다. 빡시게 청소한 계산대에서 빵 잘라주는 거 보여주기 입니다. 어디서 난 건지 저런 걸 파는 게 합법이긴 한 건지 모르겠는데 계산대에 소형 기요틴이 떡하니 있더라고요. 그걸로 빵을 잘라주는 사장님을 보며 위장 신부님은 자신은 자유성교가 아닌 자유선교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해명을 하고 있어요.
 

“죄송해서 어쩌죠!”
 

스윽 탁!
 

“괜찮습니다. 이제라도 오해가 풀렸네요.“
 

스윽 탁!
 

“사과드리는 의미로 오늘 구매하시기로 한 빵은 무료로 드릴게요! 서비스로 롱롱 소세지 바게트도 드리겠습니다!”
 

롱롱 소세지 바게트는 인기 메뉴 중 하나에요. 납품업체를 신중하게 선별하여서 고기함량이 높고 풍미도 진합니다. 짱맛
 

“감사합니다.”
 

검사님도 이거 좋아해요. 근데 이제..
 

“신부님이 성교..그런 걸 하실 리가 없죠! 하핫! 제가 참 이상한 오해를 했네요!”
 

스윽 탁!
 

사장님이 이제 소세지바게트를 잘라주시고 있는데요. 아니, 기요틴으로 썰어버리고 있는데요.
 

“어휴, 엄마랑 할머니가 하도 남자를 조심하라고 하셔서 그런가 저도 모르게 그런 쪽으로 들렸나봐요. 하핫!”
 

스윽 탁!
 

“그러실 수 있죠. 충분히..”
 

스윽 탁!
 

“아랫도리를 조심하라나 뭐라나..아앗..! 죄송합니다! 제가 별 말을 다 하네요, 헛 참!”
 

스윽 탁!
 

비뇨기과 간호사일까요. 통통한 소세지가 잘도 썰립니다. 칼날이 아주 잘 드네요. 이걸..진짜 칼날로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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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양해를 구해 휴무와 월차를 몰아놨다가 본가에 다녀오는 동안, 톰은 가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전혀 알 지 못했습니다. 할로윈 이벤트를 할 거라는 예상은 하긴 했어요.
 

“톰! 어서와!”
 

“..아..”
 

이..이렇게 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
 

“대단하지? 제대로지? 까암짝 놀랐지?”
 

“..당연하죠.”
 

어쩌다 일이 이렇게 커졌나 싶어 칼럼한테 물어보니 사장님이 손님들을 깜짝 놀래켜주기 위해 사전조사를 했다는 거에요. 손님들에게 직접요.
 

“…”
 

그제서야 이 이상한 기시감의 정체를 알게 됐습니다. 지금의 빵집은 하나의 거대한 ‘자백현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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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 할로윈 시즌에 올려야 의미가 있는 거긴 한데 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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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이 결혼식에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