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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3 22:07


<전편>
마피아들의 비무장구역 한가운데 § 붕붕빵집 § 이 생겨버렸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웬 시커먼 남정네들만 왔다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수상한 사람은 없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할 일이 많아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확장공사에 들어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은 알바생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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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붕빵집 §




 

깜박했는데 지금은 봄이었음. 사업 하는 사람으로서 계절이벤트를 놓칠 순 없음.
 

가게 분위기도 화사하게 꾸며봅니다. 테이블마다 봄 생화를 꽃병에 가득 꽂아두고 창가에도 화분을 놨어요. 생화 값이 보통 비싼 게 아니겠지만 장사 잘 되는 가게에서 조화가 웬 말이겠어요.
 

꽃가지로 예쁘게 두른 샤랄라한 돌려 돌려 돌림판도 준비했고, 일종의 제비뽑기인 꽃잎뽑기도 준비했어요. 포춘쿠키도 준비했는데 봄을 닮은 뿐홍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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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디둘까요?”
 

“와..! 저 주시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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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도 오픈손님이 뭘 물어보면 왜 그리 술술 말하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언젠가 사장님이 대답하길 은방울꽃과 하얀 부바르디아를 좋아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오늘 오픈손님의 손에는 눈처럼 새하얀 은방울꽃 꽃다발이 들려있네요. 어제 빵집에서 분주하게 봄맞이 꽃단장을 하는 걸 보고 준비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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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장님, 무슨 사이에요?”
 

“사이는 무슨 사이..! 프로 제빵사와 단골손님 사이지!”
 

“오- 사장님, 프로 제빵사~”
 

“엣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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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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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림판도 해보실래요?”
 

“그럴까요?”
 

빙글빙글-
 

“초코소라빵 당첨!”
 

이런 식으로 재고 치우기 있기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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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에이드?”
 

“모히또에이드도 좋지만 봄이고 하니 어떠세요?”
 

“그럼 뭐. 그걸로.”
 

“봄맞이 포춘쿠키도 준비되어있는데 한 번 해보시겠어요?”
 

어느새 가게에 적응하더니 꽤 순순한 손님이 된 것 같습니다. 이 손님은 이탈리아 사람이라 그런지 청량한 에이드를 들고 있는 게 은근히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바다의 청량함일까요. 선박왕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뽀각-
 

[ 이 쪽지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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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포춘쿠키 문구 아무거나 내려받아서 대충 복붙한 사장님.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면 좀 나았을까. 어쩐지 쪽지 하나가 유난히 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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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좋은데 잠깐 바람이라도 쐬면 좋을 텐데.”
 

“날씨가 좋은 만큼 야외 테이블도 반응이 좋아서 자리 비우기가 쉽지 않네요. 좋은 게 좋은 거죠!”
 

“음..출장..의뢰도 받으시나?”
 

“출장이요?”
 

“저쪽에 꽃들이 아주 만발했는데. 산책 출장 같은 거 받으시면 어떨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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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세요.”
 

듣던 알바생 발끈 할 만 했음. 손님이 조금 오해하게 말하긴 했음. 출장 서비스라고 하면 요식업도 있겠지만 같이 산책이나 하자고 하는 건 화류계쪽 용어가 될 수도 있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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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요리 같은 걸 말한건데 이 친구가 오해를 했네. 베이킹도 그런 게 가능한가 해서.”
 

“음..봄맞이 피크닉 배달 서비스 어때요? 오오 괜찮다 괜찮다!”
 

우린 세 명이니까 배달 서비스 정도는 가능 할 것 같다고 자신하는 사장님은
 

“칼럼을 보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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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주세요!”
 

“칼럼도 여기가 낯서니까 지리도 익힐 겸 출장을 다녀오렴! 우선..피크닉 세트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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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이 와주세요라고 안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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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인 건 어떻게 알고 이런 걸 다 준비했을까?”
 

“엇! 생일이세요?”
 

“봄이랑 안 어울리지?”
 

“어울려요! 어..서비스! 생일선물 드릴게요! 어어..뭘 드리지.”
 

“나 줄 서비스는 우리 고생하는 알바생들한테 주고 싶네.”
 

노련하게 재고 피하기
 

“그럼 제가 달리 해드릴 게 없는데..”
 

“나는 나중에 소원 들어주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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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물건으로 퉁치시죠. 뭘 소원씩이나. 얼마나 아는 사이라고.”
 

마피아가 들어달라는 소원이 뭐겠어요. 분명 합법적인 건 아닐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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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당찬 친구네."
 

“소원 좋지 왜 그래. 소원 들어드릴게요. 반값 세일 이런 것도 환영입니다!”
 

들어주겠다고 해버렸음. 어쩌면 알바생 말대로 물건으로 퉁쳤어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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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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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야.”
 

“봄맞이 특별 꽃잎뽑기 이벤트 당첨입니다!”
 

“그니까 이게 뭐냐고.”
 

“인형입니다!”
 

“그니까..”
 

그니까 인형 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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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봄에는 부활절이 있어요. 교회나 성당에서 달걀을 나눠주는 존나 좋은 날이에요. 물가가 올랐으니 달걀 하나 놓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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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희 부모님도 천주교시거든요. 사장님한테 여쭤봐서 서비스 하나 드릴게요!”
 

“아..네..”
 

어색한 몸짓으로 달걀바구니를 들고 오는 웬 신부님. 바로 검사님입니다. 타국에서 자리잡고 먹고 사느라 바쁜 우리 사장님은 이 나라 뉴스에 관심이 요만큼도 없나봐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검사님을 알아보지 못 합니다. 그저 점점 위협만 느낄 뿐이에요. 검사님은 신부님으로 위장하기로 합니다. 총은 뭐냐고 묻는다면..모르겠어요. 구마의식 때 필요하다고 할래요.
.

허니 “이 동네에 성당이 있었어요?”
 

“속한 교구는 따로 있습니다만 허락을 받고 자유선교활동 중입니다.”
 

그런 게 있는지 모름. 그건 모르겠지만 사장님 얼굴에 경악이 가득한 건 알 수 있습니다.
 

“성..성교활동이요?! 여기서요?!!”
 

라는 오해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그럼 검사님은 그게 아니라 선.교.활동입니다 라고 대답해야 하는데요. 위장을 들킬까봐 긴장을 해버렸습니다.
 

“네, 선교활동.”
 

‘네’라고 해버리셨으니. 네, 성교활동이라고 들렸겠지요. 사장님한테는.
 

자유롭게 난잡하신 신부님도 단골 손님이긴 하니까 뭐라도 이벤트 하나 제공해드려야합니다. 신의 사자에게 포춘쿠키를 권해봅니다. 엿 먹으라는 의미는 아니라 그냥 재고가 남아서요.
 

[ 엉킨 실을 풀려 할 수록 더 꼬이고 말 것 ]

하지만 검사님은 자기가 아주 감쪽같이 위장했다고 생각하는 걸. 마치 잘 칠한 부활절 달걀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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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무슨 활동?”
 

“네에! 세상에 말세도 그런 말세가 없어요. 종교의 타락을 이렇게 면전에서 목격하게 되다니. 사람 멀끔하게 생겨서는.”
 

어쩌다 젊은 검사 나리가 신부복장을 한 자유성..활동의 활동가가 된 건지 손님으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 바닥에서 마피아 잡자고 무리수를 둬도 보통 둔 게 아닌가봅니다.
 

“오, 봄맞이 꽃잎뽑기 이벤트 프리허그에 당첨되셨습니다!”
 

“그래요?”
 

“음..프리허그 제공자는 톰이라고 적혀있네요.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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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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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봄 되세요!”
 

쏘 햅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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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손님네 우산 가게에 볼 일이 있어 갔던 커피손님은 안 그래도 재수없게 싱글대는 낯짝이 묘하게 더 평소보다 기분 나빠서 빤히 쳐다봤거든요. 무슨 일 있냐는 뜻이지요. 우산손님이 대답하기를 빵집 사장님이 글쎄 내 생일선물로 소원을 들어주겠다지 뭐야. 라고 자랑을 하는 거에요.
 

“생일 이벤트가 있다고 들었는데.”
 

“생일이세요? 이벤트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단골손님들 생일을 그냥 지나칠 순 없죠!”
 

그럴 필요는 없는데. 하면서 못 이긴 척 소원이나 들어달라고 해야 했는데요. 사장님은 단골손님들 생일선물을 자꾸 소원으로 퉁치는 게 예의라고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리하여 꽃잎뽑기 이벤트 2회와 돌려 돌려 돌림판 1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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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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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드려요, 손님!”
 

칼럼과의 프리허그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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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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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과의 프리허그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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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축하드려요!”
 

허니 사장님과의…! 하이파이브 한 번..!
 

마피아 인생에 두 번의 프리허그와 한 번의 하이파이브라는 생일선물.









 

허니 사장님과 칼럼의 세상 속 ‘유순한 단골손님들과 수상한 신부’ 사이에서 톰만 혼자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들 그리고 정의로운 검사님’을 보고 있었습니다. 톰의 마음 속에서 사장님은 더이상 담력이 강한 분이 아니라 머릿속이 밀가루처럼 순수한 사람 되어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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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의 단골손님들은 특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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