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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7 22:46

<전편>
마피아들의 비무장구역 한가운데 § 붕붕빵집 § 이 생겨버렸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웬 시커먼 남정네들만 왔다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수상한 사람은 없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할 일이 많아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확장공사에 들어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은 알바생이 필요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4월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의 단골손님들은 특별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전남친이 기웃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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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붕빵집 §








 

붕붕사장님은 주 1회 쉬었어요. 대단쓰. 타국에서 장사하며 자리잡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알바생 없이 했을 때는 이러다 죽겠다 싶었다가 둘이나 고용하고나서는 주 1회 휴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더 열 일을 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알바생은 주 2회 휴무에요.)
 

그러니 어떻게 되겠어요. 몸살을 앓을 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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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시인..브렁찌 A세..세엣트..나왓슴미다..!”
 

“?”
 

“또 다릉 거 피료하신..있?”
 

상태가 영
 

“괜찮아요?”
 

“그럼녕!”
 

괜찮은 거 맞냐고 하니까 괜찮대. 주문하신 브렁찌 A세엣트 먹고 얌전히 나가신 손님은 잠시 뒤에 약을 사들고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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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기운 있을 때 마시면 좋대요. 허니씨가 몸 챙기면서 일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오래 보죠.”
 

“아..! 감사항미다..”

"..안 괜찮죠?"

"갱찬..!"
 

아마 곧 죽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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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찍 들어가세요, 사장님. 빵도 이만하면 충분한데요.”
 

“앙대..! 나는..! 이밍자다!”
 

나는 이민자이기 때문에 타지에서 이 정도 컨디션 안 좋다고 쉬었다가는 여태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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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으으으..! 으아아아아!”
 

손님은 사장님이 돌덩이처럼 구워지고 만 바게트를 온 힘을 다해 잘라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현장을 보고 있음. 톰이 그렇게 기계 들여놓자고 해도 그런 쓱싹쓱싹 기계가 가게 안에 있다는 게 너무 무섭다며 거부.
 

“내가 할게요.”
 

“손님이요? 안되죠..! 저희 빵지븐..손닝이 펴난하싱 공강..”
 

얼굴은 빨갛게 익어가지고 혀도 풀렸는데 힘이 안 풀렸을 리가. 칼럼이 옆에서 안절부절하네요. 열이 올라 정신이 반쯤 나간 사장님은 알바생한테 이걸 시키면 된다는 간단한 사고마저 하지 못 하고 내 일은 내가 스스로 해야한다는 이상한 오기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베이킹 체험을 해보고 싶어서요. 어떤 빵집은 그런 이벤트도 종종 한다길래. 흠..여긴 아닌가?”
 

“아니요..! 함미다..! 그렁 서비스..!”
 

손님들이 이제 사장님에 대해 너무 잘 아는 듯
 

그리하여 손님은 손을 씻고 빵칼을 건네받아다가 아주 간단하게 쓱쓱 잘라버림. 근데 내가 이 손님의 어디쯤을 바게트에 비유했는데 왜 이 손님 단골 메뉴로 바게트를 넣었는지 모르겠음. 바꾸기 귀찮으니까 그냥 먹어. 아니 그거 말고 바게트를. 진짜 바게트를.
 

“오오..정육점에서 일하셩나여?”
 

“…”
 

알면 도망갈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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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시 해드리겡스미다아…!”
 

죄송합니다. 다시 만들어드릴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왜이러지, 손님 정말 너무 죄송합니다. 이번엔 정말 제대로 만들어드릴게요. 라고 총 세 번의 시도 끝에 네번째 시도.
 

“…”
 

“아..!”
 

또 실패.
 

모히또 에이드가 이렇게 어려운 거였던가. 그냥 있는 거 잘 섞으면 그만인데. 완벽한 모히또 에이드 한 잔을 위해 산딸기에이드 한 잔, 청귤에이드 한 잔, 진저레몬에이드 한 잔, 블루베리에이드 한 잔을 버려야 했습니다.
 

“블루베리에이드. 오늘은 그걸로.”
 

여기서 더 기다리면 사람을 너무 학대하는 것처럼 보이잖아. 안그래도 이 동네 진상딱지 뗀 지가 얼마 안 됐는디.
 

“아님미다!”
 

이민자에게 실수란 있을 수 없다고 다시한번 굳게 마음을 먹으며 재도전한 사장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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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딸기청귤진저레몬블루베리에이드 라는 아주 트로피칼한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앗!”
 

“..이만 병원에 가는 게 어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걸 느낀 사장님은 결국 가게를 쉬기로 했습니다. 칼럼이랑 톰한테 맡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알바생들은 반죽하고 모양 낸 빵을 굽는 단계만 할 줄 알고, 음료 만드는 일과 상품 진열, 서빙을 도맡고 있다보니 가게를 닫을 수밖에 없게 되었어요. 빵집인데 반죽하고 모양내는 사람이 아프다니 운영의 의미가 없잖아요.
 

[ ♡건강사정으로 당분간 쉽니다. 더욱 꼬소한 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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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죄송합니다! 말씀드린다는 걸!”
 

이것들은 심부름 없이도 알아서 잘만 사먹더니 빵집 쉰다는 얘길 깜박하고 말았음.
 

“…”
 

농장손님이 공지판을 빤히 보고 있으니 조직원 한 명이 세단의 뒷자리 문을 다시 열어줍니다.
 

다음 날, 병원에 간 허니 사장님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의사선생님을 보며 “선생님도 아프세요?” 라고 물었습니다. 별 일은 없고 그냥 농장손님이 빵집 닫은 걸 확인한 날에 병원에 잠깐 들렀습니다. 이 동네 병원 중 민간인이 갈 만한 곳이 딱 한군데가 있는데(나머지는 좀 불법적임) 자기들도 그거 알고 과잉진료를 쪼꼼 하는 편이거든요. 총 들이댄 건 아니고 앞으로 일주일간 조심해서 진료 보시라고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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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러워서 어쩌나.”
 

여기는 헛걸음 하기 전에 먼저 전해들었어요. 듣자하니 병원에는 누가 먼저 방문한 것 같고 우리 사장님을 위해 뭐 더 해줄 건 없나 생각합니다.
 

「 서바이벌 게임 당분간 쉽니다. 」
 

그리하여 위와 같은 쪽지를 다른 마피아 손님들에게 쫙 돌립니다. 환자에게는 첫째도 안정, 둘째도 안정입니다. 손님들도 이에 동의하며 사장님이 회복하는 날까지 서바이벌 게임을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함께 휴무를 가졌다고 봐도 되겠네요. 하지만 보통 이런 악당들은 대열을 더 꼼꼼하고 강력하게 갖추는 기간으로 활용합니다. 이후의 서바이벌 게임은 더 과격하고 집요해지겠네요. 나라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원인을 적극 분석하고자 하겠지만 알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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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태가 말이 아니라길래 손님 겸 동네이웃 된 사람으로서 잔소리 좀 하러 갔는데요. 곱게 문을 닫고 쉬러 갔네요.
 

“하씨..”
 

다행이긴 한데요. 부하가 하는 일이라면 이런 거 보고하는 거거든요. 동네 싸돌아다니면서 경계근무 설 거면 이런 거 재깍재깍 보고해야지요. 약 사들고 왔더니.
 

그래도 잘 됐습니다. 이 손님이 딱 보기에 허니 사장님은 보통 말려서는 그 고집을 꺾기 어려운 사람 같았거든요. 사람 잘 보네요.
 

“병원은 가는지 또 고집부리고 일찍 열진 않는지 싸돌아다니지는 않는지 그런 거 보고하라고. 그런거. 이 좆같이 멍청한 것들아.”
 

“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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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붕빵집 §




 

온 동네 사람들이 기다리던 붕붕빵집 재오픈!

일주일의 휴무로 사장님은 다시 컨디션을 되찾았습니다. 알바생들과 손님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주 2회로 휴무를 늘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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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시 뵈니까 좋네요, 사장님. 아프지 마세요! 쉴 땐 잘 쉬시고요!”
 

“그럼그럼! 칼럼은 그동안 뭐했어? 잘 쉬었어?”
 

“가족들 보고 왔어요.”
 

“그래? 부모님은 건강하시고?”
 

“그럼요! 제가 또 우리 사장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지 자랑하고 왔지요.”
 

“하핫! 얘도 참!”
 

칼럼은 쉬고 있던 일주일동안 고향에 다녀왔대요. 가족들 선물도 싸들고 사장님이 주신 쿠키선물세트도 사들고 다녀왔답니다. 쿠키 반응이 아주 좋아서 택배 서비스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가족들의 의견도 있었대요.












 

“무슨 이벤트요?”
 

“베이킹 체험 이벤트!”
 

아파서 영영 쓰러지실 뻔 했던 사람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집 사장님은 일을 만드는 타입이네요. 그런데다가 멀대 같이 커서는 사장님마냥 눈치 다 팔아먹은 칼럼 터너 자식은 택배 서비스가 어쩌구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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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실 건데요.”
 

“그냥..바게트 잘라보기. 우선은 그거!”
 

“그거랑요.”
 

“그거랑..”
 

생각해본 적 없음. 다 나았다는 기쁨에 다소 충동적으로 뱉은 말이긴 함. 못마땅한 눈으로 보는 톰을 보고있자니 꼬리가 슬슬 내려가는 사장님. 다시 생각해보고 아이디어도 더 다듬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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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님은 그동안 바빠서 사장님이 아팠었는지 가게를 닫았었는지도 몰라요. 그냥 간만에 오니 여전히 밝은 모습으로 씩씩하게 일하시는 것만 보입니다.
 

“오랜만이시네요! 그동안 혹시 헛걸음 하신 건 아닐지.. 너무 갑작스럽게 가게를 쉬는 바람에.”
 

“저도 그동안은 바빴어서.”
 

“그러셨구나. 다행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
 

어요? 라고 물어보려다가 아 이분은 자유성교활동하시는 땡중..땡신부님? 그런 사람이지 참. 그렇다면 별로 알고 싶지 않다 그런 TMI
 

“맡은 게 좀 크다보니.”
 

바쁜 성교활동 동안 맡는 ‘큰 거’란 과연 무엇일까. 이런 거 궁금해하면 안되는건데.
 

“진도가 영 안 나가네요.”
 

자유성교라고 해서 막 막..그렇게 막 하는 건 아닌가보다. 절차가 다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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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빵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기운이 넘치네.”
 

붕붕빵집에 오신 걸 환영한다는 인사는 사장님이 처음으로 가게를 오픈했을 때 했던 인사에요. 건강히 회복했으니 새 마음 새 뜻으로 활기차게 빵을 만들겠다는 다짐같은 인사를 해봅니다.

 

“잘 쉬었어요?”
 

“그럼요! 기약없이 닫았는데도 손님들이 다시 찾아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감사합니다!”
 

“여기 말고 갈 데가 있어야 말이지.”
 

“하핫! 별 말씀을요!”
 

칭찬도 칭찬이긴 한데 진짜 여기말고 갈 데가 어딨어. 맘 먹고 쉬려면 다들 무장 전용기 타고 개인섬에나 들어가야 맘 놓고 쉴 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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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회복 축하 선물.”
 

“..아니 이건!”
 

세상에! 이건 프랑스 전설의 파티셰 아무개의 서명이 각인 된
 

“반죽밀대..!”
 

반죽밀대가 베이킹에 몸 담은 사람들한테 얼마나 중요한지는 사실 모르고요. 모 베이커리 이름이 밀대인데다가 문고리도 밀대로 해놨길래 겁나게 중요한가보다 싶어서. 제빵사의 목숨 같은 건가봐. 문고리로 해놨다니까.
 

어쨌든 이런 과분한 선물을 받아도 될 지 너무나 황송해하던 사장님은 오늘만큼은 남는 재고가 아닌 가장 핫한 메뉴를 서비스로 주셨습니다. 아몬드 플로랑탱이에요. 맛있어요. 아메리카노에다가 먹으면 짱.


"잘 먹을게요."

"앞으로 평생! 방문하실 때마다 아몬드 플로랑탱을 서비스로 드리겠습니다!"

"그렇게나..?"

그렇게나 좋았구나. 반죽 밀대가. 그래 하긴 전설의 제빵사가 서명씩이나 해준 전설의 반죽 밀대니까.







아무튼 붕붕빵집은 더욱 건강하고 꼬소한 모습으로 돌아와서 손님들을 기쁘게 해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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