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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6 15:27



<전편>
마피아들의 비무장구역 한가운데 § 붕붕빵집 § 이 생겨버렸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웬 시커먼 남정네들만 왔다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수상한 사람은 없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할 일이 많아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확장공사에 들어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은 알바생이 필요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4월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의 단골손님들은 특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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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붕빵집 §









 

사장님의 전남친은 타국으로 와서 초기에 정착했던 대도시에서 만난 새끼인데요. 영어 가르쳐주겠다고 접근해서는 순진한 사장님을 이리저리 휘두르던 씹새끼입니다. 찌질하기도 존나 찌질해서 에이시안 걸 더치페이 이 지랄했던 못난 놈임. 사장님이 언젠가 손님에게 넌지시 말했던 ‘데이트 비용 아깝다면서 집에서만 보려고 했던 놈’이기도 합니다. 지가 낼 차례가 되면 저랬답니다.
 

거기다 이 놈은 비겁하기 짝이 없어서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가 알바생이 없는 날만 골라서 기웃기웃거립니다. 병신.
 

뭣도 없는 놈이 이 무서운 동네에는 어떻게 왔을까요. 지인들을 통해 듣자하니 허니비네 빵집이 그렇게 잘 된다더라 아주 성공하고 자리를 잡았다더라 하는 말을 전해들어서였습니다. 그걸 확인도 할겸 뜯어먹기도 할겸 해서 왔어요.
 

아무것도 몰랐던 허니비는 이리 끌면 이리 끌려오고 저리 끌면 저리 끌려오던 순진하고 멍청한 여자애였으니까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거에요. 헤어질 때 마저도 사장님은 제대로 끝맺기가 겁나서 도망치듯 이곳으로 온 거기도 해요. 너가 싫다, 헤어질거다. 이런 말을 내뱉는 게 사장님은 어려웠습니다. 그 말에 또 이 새끼가 혓바닥을 굴리면 거기에 또 넘어가서 못 헤어지고 메여있을 자신이 뻔하기도 했고요. 연락 끊고 멀리 가버리는 것으로 지겨웠던 연애에 끝을 내기로 했습니다. 쓸데 없는 소리 존나 깁니다.
 

“내 여자친구가 어디서 나 없이 고생하나 했더니..”
 

개소리를 하는데 지금 가게에는 아무도 없고, 사장님 혼자 가스라이팅 오지게 했던 트라우마적인 개새끼를 상대하려니 벅차요. 여긴 어떻게 알고 왔냐고 물어보려다가 지인들한테 뭘 들었나보다 하고 별 대꾸 안 하고 있으니 이 새끼가 기죽은 사장님을 보고 더 신이 나서 나불댑니다.
 

“니가 혼자 뭘 할 수 있다고 이런 데를 와서 사업을 벌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이거 봐. 이런 건물 나중에 돈도 안 될 건데 속아서 덜컥 샀네. 가게도 그래. 너 좋자고 인테리어에 이렇게 신경쓰면 뭐가 남겠어. 관리하느라 빵이나 제대로 굽겠어? 너 정말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구나. 나라도 옆에 있었어야 했는데. 네 옆을 지켰어야 했는데..”
 

시발새끼
 

“나는..나도..혼자서 잘..”
 

“뭐라고? 안 들려. 좀 크게 말해봐.”
 

“흑..”
 

저 소리가 제일 힘들었어요. 목소리가 작아서 안 들리잖아. 제대로 좀 말해. 발음 좀 제대로 해. 뭐라는지 못 알아듣겠어. 너 정말 영어 안 느는구나. 근데 괜찮아. 언어에 재능이 없는 사람도 있대. 너도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래서 내가 다 챙겨주잖아.
 

손님들에게 당차게 외쳤던 밝은 목소리는 다 죽어버리고 고개 푹 숙인 채 쩔쩔 매는 모습이 바로 이 개새끼가 원하던 그림이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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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시던 걸로.”
 

“..! 아..! 아, 네! 모..모..모히또에이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너무 쪽팔려요.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한데다 자기 영어실력을 꼬박꼬박 감시하던 사람까지 있으니 뭐가 제대로 안 돼요. 목소리에 물기도 묻어나는데 그것까지 너무 부끄러워서 에이드도 양조절이 엉망입니다.
 

“..너무 묽은 것 같은데.”
 

하면서 이 이상한 기류를 전체적으로 파악해보고자 한 손님은 아무래도 못 보던 남자 때문에 자기가 마땅히 받아야 할 황금비율의 모히또에이드가 테베레 강물이 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흐흑..”
 

다시 만들어드릴게요. 라는 말은 정말 기어들어가는 것 같아서 손님도 겨우 들었어요. 옆에 남자가 그 모습을 보더니 한숨을 푹 쉬며 팔짱을 낍니다. 앞뒤 상황을 잘 모르는 손님이 보기에도 뭔가 구리고 마음에 안 드는 놈이에요.
 

전남친이라는 놈은 설마 이런 ‘허니비 같은’ 빵집에 진짜 마피아들이 올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지 해적왕을 눈 앞에서 봤어도 긴가민가 하다 말았네요.
 

“제 여자친구인데..휴…대신 사과드릴게요. 일을 이렇게 엉망으로 하고 있을 줄 몰랐네요. 저 없는 동안.”
 

이 새끼 봐라.
 

손님은 아예 몸을 낯선 남자 쪽으로 돌아서서 아주 대놓고 빠안히 보았습니다. 딱히 인상을 쓰거나 욕을 한 건 아닌데
 

“..왜..왜그러세요.”
 

좀 무섭네요.
 

“흠흠..오늘은 이만 가볼 테니까 제발 손님들한테 민폐끼치지마.”
 

하고 줄행랑을 쳐버리네요. 뭐라고 따끔하게 한마디를 해줬어야 했나 총이라도 들이댔어야 했나 싶습니다. 뭐 하는 놈인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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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사..사장..사장인데요..흑..”
 

“..그래, 사장님.”
 

“모히또..흑..나왔..나왔습니다..”
 

“무슨 일 생길 것 같으면 꼭 경찰 불러.”
 

자기 같은 사람이 사적으로 엮이면 사장님의 고소한 빵향기 나는 황금빛 베이커리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래.”
 

여기서 더 터치할 수는 없죠. 그냥 빵집 사장과 손님 사이일 뿐이니까요. 부디 저 새끼가 사장님이 다치지 않는 한에서 선 한 번 거하게 넘어서 꼬투리 하나 제대로 잡혔으면 하는 맘입니다.

대신 손님은 있는 스케줄을 가능한으로 빼서 한동안 빵집을 더 자주 찾았어요. 그 구린새끼가 첫만남에 쫄아서는 이 손님이 오는 거 같으면 휙 도망가버렸거든요. 손님이 오시는 날은 사장님이 한숨 돌릴 수 있는 날이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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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요즘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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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별 일 없었어.. 다들 일하자. 오늘도 화이팅..~”
 

그래도 그 새끼만 없으면 알바생들이랑 같이 활기차게 일하게 되긴 합니다. 서서히 기운을 차리는 사장님을 보면서 칼럼과 톰도 안심합니다. 별 일 없다고 하시니 별 일 없는 거겠죠. 아무리 밝고 명랑한 사람이라 해도 살다보면 한번씩 기운이 빠질 때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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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장님 밝은 얼굴에 오늘따라 그늘이 졌네.”
 

하지만 이 손님 눈은 못 속이는 것 같아요. 어떻게 알았네요. 티가 나나 봅니다.
 

“네? 아..그냥..아니에요.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그래요.”
 

뭔가 말을 해주면 좋겠는데 말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추궁할 수도 없고요. 뭐 여기 들락날락하는 손님들 중에 사장님이 순순히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은 없어요. 어떻게든 다 알게 됩니다만 오늘은 더 묻지 않고 늘 시키던 카페 브라노와 시나몬 쿠키를 먹고 갑니다.
 

우산손님이 떠난 자리에는 무어라 메모가 적힌 냅킨 한장이 남아있네요.
 

「 항상 고마워요. 이곳으로 와줘서.」
 

“흐잉..”
 

괜히 눈물만 더 나는 것 같은데 좋은 눈물이니까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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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흠..”
 

어쩌다 이렇게 짜져있게 됐나.
자기를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연습해보라는 씹새끼의 말에 사장님은 또 거절하지 못 하고 순순히 시키는 대로 했어요. 그러다가 조금 말이 꼬이니까 윽박을 지르더라고요. 너 진짜 이렇게 멍청하게 굴 거냐면서요. 그 타이밍에 오늘은 흰 부바르디아 꽃다발을 든 오픈손님이 들어오게 됩니다. 조직원 한 명에게 사장님이 요즘 기분이 안 좋아보이신다는 말을 듣고 사들고 갔는데 이게 무슨. 좆같은 상황인지?
 

“주무..주문..주문 받습니다..!”
 

“하..내가 할게. 넌 비켜. 죄송합니다.”
 

하고 지가 계산대를 차지하는 거에요. 그래서 이렇게 대치하게 된 거에요. 대치는 조금 동등하게 들리니까 대치 말고 짜져있게 된 거에요.
 

“어떤 게 필요하신지 말씀을 하셔야..그..이러시면..장사에 방해가 돼서요. 큼.”
 

별 말 없던 오픈손님은 쿠키꾸러미 하나를 계산하고서 사장님을 향해 따뜻하게 한 번 웃어줬습니다. 쥐고 있던 꽃다발은 그대로 도로 가져갔어요. 내내 가게를 지키고 있을 수는 없는데 보아하니 저 건방진 새끼가 꽃다발을 받았네 어쩌네 하면서 사장님을 괴롭힐 것 같은 눈치였거든요. 상황이 더 커지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서 허니비 사장님은 진심으로 안도했습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뭐라도 한마디 얹으셨다면 너무 쪽팔려서 어쩔 줄을 몰랐을 거에요.
 

전남친이 조금씩 마피아 적금이라는 걸 적립하고 있는 모양새인 것 같기도 하고. 만기되면 어쩌려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곱게 물러간걸로 끝낼 손님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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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있으면 말해요. 언제든. 뭐든.”
 

“네?”
 

“예를 들어..가게에 벌레나 쥐가 생겼다던가.”
 

“예에-?! 저희 가게에요?! 아니요오-! 그런 일은 결코 없습니다. 안심하세요! 첫째도 청결, 둘째도 청결입니다! 그..그런 걱정을 하고 계셨나요..? 절대 그런 일은 없는데..”

 

“아. 그게 아니라. 그만큼 곤란한 일은 뭐든 말해도 괜찮다는 뜻이었어요. 사장과 손님 관계를 떠나서 그래도 서로 동네 이웃인데.”
 

“아휴, 이렇게 자주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요.”
 

이 손님도 우산손님과 마찬가지로 사장님을 이렇게 주눅들 게 만든 정체모를 상황이 뭔지 눈으로 목격하진 못 했지만 뭔가 눈치를 채긴 했습니다. 사장님의 상태는 잠깐의 변덕이나 가게 운영에 대한 권태감 같은 게 아니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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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런 일을 해서. 음. 벌레를..잡는다고 해야하나?”
 

“?”
 

“직접적으로 말하긴 그런데.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으니까 언제라도 그런 마음이 들면 연락해줘요.”
 

“해중방제 회사도 운영하세요?”
 

“음?”
 

“세스코 같은 거!”
 

“?”
 

사장님네 나라에 그런 게 있다나 뭐라나.















 

“푸학!..하..다시는..! 다시는 얼쩡거리지 않겠습니다..!”
 

어쩌다 잡혀서는 어푸어푸 잠수훈련 당하고 있음. 다른 손님들이 그렇듯 이 손님도 사장님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개새끼가 뭐 하나 제대로 된 꼬투리 하나 잡히길 기다릴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사실 다른 손님들도 딱히 허락없이도 병신 하나 잡아다 요트에 매달아 바다 목욕을 시키든 자기 밭을 열심히 파게 하든 들판에 한마리 꿩으로풀어놓든 사격장 인간과녁 알바를 시키든 할 수 있었겠지만, 누구 하나 먼저 건드리면 내 일 가로챘다고 한바탕 난리가 또 날 거라 때를 보고 있었거든요. 이 동네가 시끄러워지면 사장님이 놀라서 도망갈 거 아니에요.
 

그러한 이유로 이 손님도 차분하게 기다릴 줄 알았더니 의외로 그대로 잡아채다가 차 트렁크에 밀어넣고 어딘가로 데리고 왔습니다. 아니 이 개새끼가 손찌검을 하는 듯 마는 듯 시늉하며 위협을 하는데 그걸 보고도 어떻게 더 참을 수 있겠어요. 가게 안에서 본 건 아니고 밖에서 봤고, 사장님이 창피해하실까봐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대로 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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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쩡거리지, 왜.”
 

“아..아닙니다! 절대! 절대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각목이며 총이며 들고 있는 덩치들 사이에서 어푸어푸 잠수 당하고 있으려니 무서웠겠죠. 어디 하나 부러뜨리면 좋겠는데 왠지 이 새끼가 갑자기 행방불명 되면 그거대로 사장님이 걱정할 것 같고, 그리고 헤어지면 헤어졌다 제대로 끝을 맺는 게 깔끔하고 사장님 맘도 편할테니 이쯤에서 그만 하기로 했습니다. 이 새끼도 알아들은 것 같아요.












 

“너 이런 동네에서 살더니 빵만 파는 게 아니었구나?”
 

아닌가보다. 못 알아들었나보다.
 

“무슨 소릴..! 무슨 소릴 하는거야, 지금..! 손님 계시잖아..!”
 

“왜? 이 새끼한테도 몸 판다고 하지? 커튼 뒤에 주방 있는 거 맞아? 다 쓴 콘돔 따위나 있겠지. 이런 식으로 돈 벌었구나. 하긴 그게 말이 되지. 그렇지 않고서야 ‘허니비’가 그렇게까지 돈을 벌 수는 없지.”
 

전남친이 보기에 이 손님은 딱히 위협적인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어디 기생오라비처럼 생겨먹어서는. 하고 생각했어요.
 

“죄송한데..정말 죄송한데, 다음에 방문해주시겠어요..?”

손님은 사장님이 옆에 있는 못난놈 눈치 보면서 겨우겨우 한마디씩 떼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참 이게 뭔가 싶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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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데.”
 

“..아..오늘만 좀..”
 

“이 새끼구나.”
 

동네에 말 돌던 새끼가. 까지는 말 안 했어요. 소문 다 났다는 거 알면 사장님이 얼마나 곤란하겠어요. 여차하면 가게 버리고 도망가버릴텐데 이 동네에 지금 사람 하나 감쪽같이 가둬둘 패닉룸만 해도 몇 개지. 여덟개 맞나. 요일 정해놓고 가두면 되나요. 그럴 순 없잖아요. 요일은 일곱개인걸.
 

“꺄악..!”
 

그대로 얼굴에 주먹을 꽂아버렸습니다. 몇 대 더 때려주려다가 사장님이 너무 겁을 먹어서 저기 널부러진 새끼 멱살만 잡고 일으켰어요.
 

“이 세상에 여기저기 크고 작은 전쟁이 많아.”
 

그러더니 병신으로서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합니다.
 

“어디든 던져줄 수 있어.”
 

독재자와 불법 무기, 반란군이 판치는 그 어딘가라면 제 집처럼 빠삭한 사람이니 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그 말의 의미를 모를 전남친은 죽여버리겠다는 소리려니 하는 건 알아들어서 급하게 고개를 마구 끄덕였습니다. 찌질한 꼴이에요.
 

마피아들은 중간이라는 건 모르고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보니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한대만 더 때린다던가 하는 건 못 하고, 안주머니에서 칼 나오려다 말아서요. 사장님한테 곱게 인사하시고 이만 돌아가셔야 했습니다. 목에다 그대로 꽂을 뻔했는데 그랬다간 솟구치는 핏줄기로 이 뽀짝한 빵집이 어떻게 되겠어요.












 

위에 손님한테 얻어맞고 안주머니에서 꺼낼락 말락했던 날카로운 칼까지 본 이후에 병신은 정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우..우리 헤어진거다! 연락하지마!”
 

하는 통보와 함께 그대로 빵집을 뛰쳐나갔습니다. 그러다 농장손님하고 어깨를 부딪혔는데 사과도 안 하고 급하게 도망가기 바쁘네요. 농장손님은 잡아올까요. 하는 조직원에게 냅두라고 했습니다. 저런 하찮은 민간인 잡자고 마피아가 힘 뺄 필요 있나요. 빵집 가기에도 바쁜 시간인데요.
 

“흐흑..흑..”
 

차여서 우는 건 아니에요. 이제 정말 끝이구나. 한편으로 끝은 내가 맺고 싶었는데. 내가 차고 싶었는데. 그리고 우린 진작 헤어진 건데 왜 지맘대로 여자친구고 자시고 했는지 하나하나 따지고 싶었거든요. 도망친다고 도망쳤지만 다시 시달려야 했던 쓰레기같은 말과 행동들도 그동안 너무 힘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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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훌쩍..어서오세요. ..죄송합니다..이런 모습을 보여드려서..천천히..천천히 보시고..흑..”
 

안그래도 작은 몸. 쭈그리고 앉아 무릎을 안고 울고 있으니 정말 너무나 작고 연약해보여요. 설마 아까 그 새끼 때문인가. 지금이라도 잡아서 족칠까. 손수건을 건네주는 것 말고 여기서 뭘 더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화약냄새와 피냄새나 묻히던 손으로 여린 등을 조심스럽게 두드려 달래봅니다. 사장님은 이 손님이 이런 면도 있구나 싶어서 눈물이 쏙 들어가버림.
 

“고맙습니다..?”
 

“그래.”
 

진짜 좋은 손님이다. 초코소라빵과 양대산맥으로 재고가 꼬박꼬박 남아도는 핑꾸 하트 마카롱 컵케이크까지 사가주셨어요. 이 동네에서 핑꾸 하트 마카롱 컵케이크가 웬 말인지. 장사 잘 하시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시장조사 잘 안 되는 빵집. 초코소라빵은 화이트초콜릿으로 눈과 코, 입, 귀가 깜찍하게 달린 아기토끼 소라빵이에요. 어쨌든 이 두 개가 제일 안 팔려요. 그리고 희한하게 사장님이 뭐 하나 멋들어지게 모양을 내면 빵맛이..요상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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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니라니까요!!“
 

악을 쓰며 무고를 주장하는 용의자는 연쇄살인 및 시신암매장으로 잡혀들어온 놈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붕붕빵집 사장님을 괴롭히던 놈인데 검사님은 그런 것까지는 몰라요. 찜찜하긴 힌지만 잡히긴 잡힌 새끼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검사님 사건은 아니고요. 동료 검사가 오랫동안 골머리 앓던 일이 해결됐다길래 구경 왔습니다. 왠지 타고난 검사 본능으로 저 새끼가 누명을 쓴 것 같기도 한데, 동료 일이니 굳이 터치하지는 않았습니다. 왠지 누명 쓴 대로 냅둬야하지 않을까 하는 고런 생각도 드네요.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이 놈은 유죄 확정일 것 같고요. 아마 전국에서 가장 최악이라 불리는 교도소에 들어가게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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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일을 업으로 하니 허니 일에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끝은 어쨌든 정의구현이지만. 누명 씌운 건 도널이었을 것 같음. 병신새끼를 빤히 보던 그 잠깐 사이에 어떻게 족칠까 생각하고 있던 중일 듯. 도널이가 시작하고, 어떻게 저떻게 매튜좋은까지 합세해서 진짜 골로 보내버렸지 않았을까. 보석도 없고 감형도 없게.
 

마피아들 손에 죽을 수도 있었겠지만, 왠지 교주들 손에 저런 찌질이의 피를 묻히고 싶지는 않았음. 글구 허니 주변인을 살해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도 않았음. 물론 한번 더 이런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그 땐 기꺼이 나서서 죽일거임.






리카르도너붕붕
칼럼너붕붕
토모너붕붕
매튜좋은너붕붕
도널너붕붕
벤반스너붕붕
가렛너붕붕
뿌꾸너붕붕
훈남너붕붕
맥카이너붕붕

>>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아플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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