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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4 13:20








<전편>

마피아들의 비무장구역 한가운데 § 붕붕빵집 § 이 생겨버렸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웬 시커먼 남정네들만 왔다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수상한 사람은 없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할 일이 많아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확장공사에 들어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은 알바생이 필요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4월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의 단골손님들은 특별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전남친이 기웃거려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아플 때도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할머니와 엄마와 딸이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휴일에 무얼 할까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할로윈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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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붕빵집 §







 

이민와서 만난 친구 중 한 명이 간만에 연락을 해왔어요. 친한 친구였지만 어른들은 친한 친구랑 자주 보기 힘들어요. 어른이란 그런 거에요. 이 넓은 땅덩어리에서 사장님이 제 살 길을 찾아 떠나며 서로 떨어져 지내게 되고, 그렇게 각자 먹고 사느라 바빴어요. 오랜만에 연락이 온 친구는 어느새 결혼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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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신랑신부 들러리를 해본 적이 있으세요?”
 

“?”
 

친구에게 신부들러리 요청을 받긴 했는데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어봐도 그냥 식장에서 안내해주는 사람 시키는대로 하기만 하면 된대요. 하지만 사장님은 얼마나 어렵게 정착한 친구인지 뻔히 아는데 그런 친구의 결혼식을 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럴 새도 없이 바쁘게 살아와서. 들러리 요청이라도 들어왔나봐?”
 

“네, 들어오긴 했는데..하….들러리 드레스 피팅도 하러 가야 되고.. 꼭 제가 결혼준비를 하는 것 같아서 떨리네요! 하핫!”
 

모히또 손님은 결혼식에 몇 번 참석해본 적은 있었기 때문에 하객의 입장에서 보기에 들러리의 일이 그렇게 어려워보이진 않는다고 말해줬습니다.
 

“물론 어렵지는 않더라도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없지.”
 

“결혼식 끝나고나서도 문제에요. 신랑 들러리 중에 저한테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지 뭐에요? 거절은 거절이라면서 전화도 끊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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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쩌고 어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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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역시 늦게 등장해야 하는 법이지.”
 

“주인공이 아니라..! 들러리인데요..!”
 

모히또 손님이 동네방네 ‘사장님 남자 소개 받는다.’ 고 말하고 다닌 건 아니고요. 으레 그런 자리에서 서로 소개를 주고받고 새로운 커플이 탄생하기 마련인데다 마침 사장님은 자기 사업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는 미혼의 젊은 여성이잖아요. 가면 누구든지간에 소개를 받긴 받을 거라는 걸 우산손님은 뻔히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살짝 지각도 해줘야 인간미 있어 보이고, 첫인상도 좋을 거고. 나는 그래. 너무 칼 같은 사람은 재미없어.”
 

친척 말고 사장님 친구한테 청첩장 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요즘 결혼식 트렌드를 잘 모르겠어요. 사장님은 나보다야 손님이 더 잘 알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들러리 부탁받은 사람한테 결혼식 늦으라고 땡깡부리는 게 참 어른스럽지 못 하다고 손님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못 가게 붙들 수도 없잖아요? 어차피 누굴 소개받든 치워버리면 되니까 상관없어요. 그냥 심통 좀 부려봤어요.
 

“그렇다고 모르는 사이에 덜컥 밭일 맡길 수는 없고.”
 

“?”
 

“내가 또 그렇게 경우 없는 사람은 아니라.”
 

허니비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미처 소개도 받아보기 전에 생사람이 하나 죽게 생겼습니다. 데이트고 뭐고 시작도 못 해 본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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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일이야 부담스럽긴 해도 영광스럽게 여기고 알아서 잘 해봐야겠습니다. 늦진 않을 거에요. 사장님 사전에 지각이란 없습니다. 어쨌든 그 날이 오기 전에 손님들께 열심히 휴일 공지를 전해야합니다.
 

“..결혼식?”
 

‘친구’ 빼먹고 결혼식 간다고만 했는데
 

“저도 당일 하루만 휴일을 낼 수 있다면 좋겠는데 브라이덜 샤워도 해야 하고, 뭣도 해야 하고 참.. (신부 친구 노릇 한다는 게) 여간 바쁜 일이 아니더라고요. 신부는 신부대로 또 얼마나 바쁜지. 그냥 결혼식엔 결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세상에 쉬운 일이란 게 없네요~”
 

그냥 손님들이 설마 내 결혼으로 알아들을까 사장님은 생각도 못 하고 있으니까
 

“아니 언제..그..누구..그러니까..어느..”
 

어느..어느..어느 틈에..?
 

사장님이 누구보다 바쁜 사람이었기에 양장점 손님은 행복한 손님이었단 말이에요. 사장님이 짬내서 말상대 할 남자들이라고는 이 시커먼 마피아들 뿐인데 그 중에서 자기가 절대 꿀리지는 않고, 어쩌고저쩌고 해서 그간 전혀 초조함 없이..
 

“아..”
 

그 새끼들 중 한놈이구나. 그게 아니면 말이 안 되지. 매일같이 빵집을 들락거리며 수작들을 부리더니 기어코 한놈이 일을 치고 말았구나. 라고 손님은 생각했습니다. 마피아들이 서로 페어플레이가 어딨겠어요. 누구 하나 일을 그르치고 마리라는 걸 예상했어야 했어요.
 

“아무튼 그렇게 길게 닫지는 않을 테니 염려마세요!”
 

신혼여행일정은 짧답니다! 라고 들렸음
 

“…”
 

기습공격을 받은 사람처럼 넋이 나간 채로.. 여간해서는 넋이 빠지는 타입이 아닌데 그렇게 됐습니다. 어쨌든 빠진 채로 아랫사람들에게 그 새끼가 뭐 하는 새낀지 알아보게 합니다. 사장님한테 물어보면 되는 건데 넋이 빠져버린 채로 나왔다니까요. 자기 뜻대로 안 되는 사장님이 참 재미지고 귀여웠는데 이렇게까지 뜻대로 안 될 건 아닌데, 하여간에 이토록 당황스럽고도 황당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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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없이 가는 것도 실례인데.”
 

“앗!”
 

하지만 누굴 소개받기로 한 걸요? 라고 묻기보다 사장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트너를 동반하는 건 별개의 예의인가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신부 들러리라면 아주 중요한 일이죠.”
 

“그으..렇죠..”
 

“들러리 없는 신부가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죠?”
 

“..그게..그렇네요! 중요하긴 하구나..”
 

“파트너도 없이 참석한다면..음. 사장님이 더 잘 아실 텐데, 제가 말을 너무 얹었네요.”
 

“없이..없이 참석한다면요..?”
 

아니 얼마 안 남았는데 갑작스럽게 누굴 데려간단 말이여.
 

“글쎄요. 어떨까요?”
 

친구한테 너무 미안해서 벌써부터 눙물이 그렁그렁..이잉 어쩌면좋아
 

“물론 제가 아는 사장님은 절대 그런 누를..”
 

“제발!”
 

“?”
 

“저랑 같이 가주세요!”
 

여긴 깔끔하게 결론이 났습니다.
 

“저한테 빚지신 거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그럼요! 그럼요! 감사합니다!”
 

사심은 사심대로 채우고 빚까지 얹었어요. 마피아 파트너란 참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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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뭐..혹시 파트너..”
 

“오픈손님이 도와주기로 하셨답니다!”
 

“그 개새..분이랑?”
 

“바쁘실텐데 따로 시간을 다 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휴우..정말 큰 일 날 뻔 했지 뭐에요? 들러리한테 파트너가 그렇게 중요한 줄 몰랐어요. 손님도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중요한 게 맞긴 맞네요! 하마터면 친구랑 영영 원수 질 뻔 한데다가..일생에 한 번 뿐인 결혼식까지 망칠 뻔 하고..하이고.. 물론 오픈손님이 이렇게까지 표현하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큰 실수를 범할 뻔한 걸 막아주셔서 얼마나..”
 

와 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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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맥카이씨, 이쪽이 제 친구 허니비에요! 허니, 이쪽은 조지 맥카이씨고 울 쟈기 친구분이셔! 검사님이야, 검사님! 멋지지? 그치? 내 우정의 힘이 엄청나지?”
 

“신부님???????”
 

검사님이 그 눈에 띄는 얼굴로 위장해서 뭘 얼마나 속일 수 있겠어요. 시작부터 마피아들은 다 알고 있었는 걸요. 검사님도 마피아가 이런 걸로 속고 그러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고는 있었고 금방 때려치려고 했었는데요. 근데 사장님이 너무 잘 속아버린데다가 그 김에 이 동네가 여자 혼자 장사 할 만한 곳은 아니라는 걸 굳이 알려줄 필요가 있나 싶었던거지요.
 

검사님은 동네 주민도 아닌데 사장님이 왜 여기 뿌리박길 원하냐고요? 검사 입장에서는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마피아들의 오만 모습을 다 볼 수 있고, 전보다 서로 치고박는 것도 덜 하는 것 같아서 도움이 돼요. 정보를 얻는 데도 좋고 치안유지에도 사장님의 역할은 크답니다. 그럼 사장님을 미끼로 삼는 거냐 하면 마냥 그렇지는 않아요. 그냥…저 땡그랗게 빛나는 눈으로 ‘어서오세요!’ 하며 당차게 인사하는 모습이 공포와 불안으로 물드는 걸 보느니 그냥 자유성교를 해버리고 말지 하는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두 분 아는 사이에요?”
 

두 사람이 막 마추진 그 순간에 오픈손님은 잠깐 업무관련 통화를 위해 자릴 비운 참이었어요. 검사님을 따단 소개하기 전, 이렇게 멋진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걸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했을 때, 허니가 손사레를 치며 아니라고 부정하기에 친구는 자신있게 검사님을 소개시켜줄 수 있었습니다.
 

전화통화 하루종일 하는 건 아니니까 검사님도 오픈손님도 결국 마주칠 수 밖에 없지 않겠어요? 그렇다고 결혼식에서 사람 죽이고 수갑 채우고 뭐 그럴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검사님이야 여기서 볼 줄 몰랐지만 오픈손님은 이 자리에 검사님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는 걸요. 오픈손님의 발빠른 사전조사와 정보통은 대단하답니다. 어쨌든 매너 있게 인사를 나누는 두 남자 사이에서 사장님의 친구는 ‘고민 좀 해봐! 행복한 고민이겠네!’ 라고 말하고 신랑 손 잡고 저쪽으로 가버렸어요.
 

어쨌든 참 세상 알다가도 모르겠고 좁기도 참 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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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뭘 하지 않으려고 해도 있는 그대로 좋겠죠. 마음에 드는 사람이면.”
 

손님이 여자분과 데이트를 한다면, 상대의 어떤 면이 좋을 것 같으세요? 라고 물었거든요.
 

“그것도 그렇긴 한데..아직 서로 마음에 들고 할 그런 시간을 보낸 건 아니라서..”
 

그건 그렇지. 우리가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 아직은 사장님이랑 손님 사이지. 라고 생각해버림. 이 사람이 이렇게 과대해석하고 혼자만의 망상에 빠지고 이런 사람이 아닌데 사장님이 참 사람 안 하던 짓 하게 하고 그러네.
 

“첫 데이트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예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 내숭 떨기도 좀 그렇고요! 하핫!”
 

그치 우리가 아주 모르는 사이는 아니지 또
 

“있는 그대로도 좋아요.”
 

“에이, 참 손님도! 부끄럽네요! 하핫!”
 

여기는 이미 첫 데이트 시작한 듯
 

“작은 손으로 열심히 뭔가를 만드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그 작은 몸으로 혼자 이 낯선 곳에서 애썼을 걸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결론은
 

“있는 그대로도 괜찮습니다.”
 

근데 사장님이 저렇게 고생 알아주고 칭찬 해주고 그러는 걸 잘 못 들어요.
 

“하하..!하하하!”
 

너무 민망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사장님은 손님이 뭐라고 하시든 귀에 잘 들어오지가 않았어요. 대충 뭐 작은 몸이 좋다는 소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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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세상에 신부님이 아니라 검사님이셨다는 거에요..! 아니아니 검사님으로 위장한 신부님이었나? 뭐가 뭐였더라.”
 

검사새끼 죽여살려 고민 중
 

물론 마피아들이 죽여살려 고민하고 결론내리는 데로 호락호락 당할 검사님도 아님.
 

어쩌다보니 사장님의 퇴근 코스 중 하나가 된 농장손님의 펍이에요. 부하들이 정보의 경중도 구분하지 못 하고 헛짓거리 할 때는 숨 쉬는 꼴만 봐도 농장 거름으로 써버릴까 싶은데, 사장님이 조잘거릴 때는 무슨 얘기든 절로 귀가 갑니다. 다 중요한 얘기 같고 그래요.
 

근데 이건 진짜 중요한 얘기다. 사장님이 검사님이랑 데이트를 한다잖아.
 

피차 간에 일적으로는 부딪혀도 사적으로는 이러시면 안되지. 이 검사나으리 좀 보게. 시민의 안녕을 위하라니까 지 안녕만 위하고, 그러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지 아주 나라꼴 잘 돌아간다.
 

“헤드룬드씨가 그러는데 남자들은 (이케저케 다 요약해버림)몸을 좋아한데요. 아, 이렇게 말하면 좀 이상한가? 작은 몸이! 그러니까 제 몸이 작아서, 음.. 하여간에 그러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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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걸 어떻게 어필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걸까요? 저는 아직 마음도 없는데요? 그냥 가만히 서있으면서 몸을 관찰하게 두면 될까요? 핫, 참 희한하네요.”
 

일이 이게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네. 아니 그 양반(=헤드룬드씨)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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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데이트에 허니 사장님이 던진 첫 질문은
 

“..혹시..제가 무슨 탈세라도 할까봐 위장하신 걸까요..? 아니면..불법체류자일까봐..?”
 

“…”


카페에 손님이라고는 죄다 (서류상으로)아는 얼굴들 뿐 

"그러고보니 여기 단골손님들의 친구분들이 많네요? 맛집인가봐요. 반가운 얼굴이 많아요!"

손 잡으면 쏠거야

"..그래요."

쿠과가가가강!

그 때였어요. 카페 건너편 건물이 퍼엉 하고 날아가버렸습니다. 이런 식의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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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






리카르도너붕붕
매튜좋은너붕붕
벤반스너붕붕
도널너붕붕
뿌꾸너붕붕
맥카이너붕붕
가렛너붕붕
훈남너붕붕


담편 >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밀려오는 무수한 데이트 신청을 어찌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