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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2 21:30

<전편>

마피아들의 비무장구역 한가운데 § 붕붕빵집 § 이 생겨버렸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웬 시커먼 남정네들만 왔다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수상한 사람은 없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할 일이 많아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확장공사에 들어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은 알바생이 필요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4월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의 단골손님들은 특별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전남친이 기웃거려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아플 때도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할머니와 엄마와 딸이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휴일에 무얼 할까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할로윈이 찾아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이 결혼식에 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밀려오는 무수한 데이트 신청을 어찌하나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에게도 이상형은 있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If. 사장님의 짝사랑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의 그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그들 중 누군가와 만나고 있다면 어떨까요. 모두와 동시에 만나는 건 아니고요. 한 번 상상해보는거지요. ‘그 한 사람’과 결국 이루어진 사장님과 그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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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붕빵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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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대학 졸업반이 된 남자친구. 바쁜 시간 짬을 내어 허니를 도와주러 왔습니다.
 

허니가 쫑알쫑알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학업에 대한 피로도 싹 가시는 것 같은데 그 때 마침 빵을 슬쩍 하려던 진상손놈도둑 등장. 사장님을 자기 뒤로 살짝 숨기는 톰. 니가 뭔데 내 얘기를 방해하냐고 하면 팔짱 끼고 서서 못마땅하게 빤히 쳐다볼 듯. 사장님 선에서도 해결 가능하겠지만 여자친구가 저렇게 아무 잘못 없이 욕을 먹고 있으니 가만히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었습니다.
 

“경찰 부릅니다.”
 

“내가 뭘 했다고 경찰을 불러?! 어?! 무고죄로 잡혀가는 수가 있어!”
 

“거지도 염치가 있어서 적선을 하는 판에.”
 

너는 거지만도 못 하는구나. 라는 얘기
 

“뭐..뭐? 뭐?!“
 

핸드폰에 112를 누르고 손놈에게 보여줍니다. 진짜 부를 수나 있냐고 오히려 큰 소리를 칩니다.
 

“거지 하실래요, 도둑 하실래요?”
 

“뭐라는 거야.”
 

“거지시면 경찰 안 부르고요. 빵도 드리고요.”
 

“…”
 

빵을 슬쩍 담았던 봉투를 통째로 내팽개치고 욕을 하며 나가버렸습니다.
 

“내가 먼저 ‘다신 오지 마세요!’ 라고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대꾸했다가 저 비겁한 놈이 손이라도 올리면 어쩌려고요.”
 

저런 놈들은 같은 남자한테는 또 꼼짝도 못 하니까요. 두 참지않긔가 오손도손 운영하는 붕붕빵집입니다. 항상 예의와 존중의 자세를 갖추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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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꽁냥대며 일하고 있는데 어느 중년부부 손님이 흐뭇하게 보다가 물어봅니다.
 

“신혼인가봐? 좋을 때지~”
 

사장님은 부끄러워서 아니라고 손사레를 치려고 했는데요. 칼럼이 빨랐지요. 사장님 손을 슬며시 끌어내리고 큰 팔로 쟈근 어깨를 감싸보입니다.
 

“네, 저희 신혼 맞아요.”
 

“으으응??”
 

핑크빛 폭탄을 던지고 유유히 사라진 손님들.
 

“우..우리가! 무슨..!”
 

눈 앞이 핑글핑글 돕니다. 안그래도 어젯밤 둘이 처음으로 뷰끄러운 거 해서 허니는 아직도 부끄러운뎅
 

“그럼..싫어요?”
 

풀 죽은 강아지 눈썹을 하고 저렇게 물어보는데 어떻게 아니라고 하겠어요.
 

“안 싫지만..!”
 

“나 진짜 멋있게 청혼해야지.”
 

“우리 아직! 세 달.. 세 달인데..!”
 

“딱 1년째 되는 날 해야지.”
 

그만하란 말이햐..!
 

“그 때까지 나 감시하면서 두고보면서 여기저기 뜯어보면서 점수 매기고 있어요. 내가 진짜 열심히 점수 딸 거니까.”
 

“핫 챠 참나!”
 

청혼 예고를 받아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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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구나!”
 

여기가 어디냐면 빵집. sns에서 유명해지고 만 빵집은 그 도시의 악명과는 상관없이 명소가 되어버렸습니다. 누가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하여간에 계절별 꽃들로다가 빵집을 가득 채워놓거든요. 그것도 시들기가 무섭게 또 싱싱한 꽃들로 교체해버립니다. 정말 가득하다니까요. 이러다 없던 꽃가루알레르기도 생기겠다 싶을 정도지요.
 

그럼 이 모히또 애인은 누가 꽃인 줄 모르겠다고 할까요.
 

“난 항상 어디서든 나만의 꽃을 알아볼 수 있지.”
 

“…ㅎㅎ”
 

라고 한답니다. 누가 꽃인 줄 모르겠다니. 그런 흔해빠진 꽃들과 나의 달링을 구분 못 할 리 없습니다. 아, 실언을 했네요. 생각해보니 감히 꽃 따위가 내 여신에 비빌 수 있을 리 없습니다.
 

허니가 꽃선물을 좋아한다고 한 게 화근이 된 거지요. 근데 뭐 나쁘지는 않지만..새로 방문하는 손님들마다 사라는 빵은 안 사고 포토존으로 이용하고 떠나는 게 아쉬운 사장님입니다.
 

프로포즈는 어떻게 할까요? 이 여자가 내 여자다 알리지 않고는 못 베깁니다. 당연히 크고 화려하게 해야지요. 원한다면 에펠탑 위에 헬기를 띄우고 장미꽃비를 홍수처럼 쏟아부어 줄 수도 있다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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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은 이렇게.. 좋아요. 잘 하고 있어요.”
 

라이플 잡는 법을 알려주고 있네요. 이곳은 사격장이 아니라 오픈애인의 사냥터입니다. 헛일 한 아랫놈들이 한마리의 꿩이 되어 뛰어다니며 목숨을 구걸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죄없는 동물을 잡고 싶진 않으나 총에는 관심을 보이는 허니를 위해 저어쪽에 빈병 몇 개를 세워 놓았습니다. 한 발은 도움을 받아서 명중했고, 두번째는 혼자 힘으로 빗맞췄지만 제법 소질을 보이는 허니입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넓네요!”
 

뉴스를 봤는데 숲 속에서 사냥꾼들이 사람의 움직임을 사슴으로 착각하고 쐈더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곳은 그래도 넓직하게 훤하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면서요.
 

“너무 안타까운 사건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렇게 빈병하고만 놀까봐요!”
 

오픈애인은 미소만 지을 뿐 그에 딱히 대답은 하지 않았어요. 총 잡는 법을 배웠는데 언젠가 사냥 한 번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부창부수라잖아요. 곧 청혼할 생각인 걸요. 조금 이를까요? 아무렴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사람 죽어나가는 사냥터에 민간인 애인이랑 데이트 하는 사람인데 데이트 기간 같은 걸 신경을 쓸까요.
 

마피아 일과 허니를 별개로 두고 싶은 다른 애인들과는 달리 이 애인은 그런 거 별로 신경 쓸 것 같지가 않네요. 어차피 알게 될 일인데 애써서 숨길 필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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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건 아니야.”
 

우산애인이 꼭 참석해야 하는 작은 파티가 있다길래 여자친구 된 도리로 같이 가줘야지요. 남자친구를 혼자 외롭게 둘 수는 없습니다. 파티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자 춤도 배웠는데 사실 그의 발을 몇 번 밟아가면서 배우긴 했어요. 전혀 늘지 않았는데 벌써 그 날이 오고야 말았군요.

작은 파티라면서..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음?
 

작은 파티 아니고 아주 성대한 연회였습니다. 평민은 발도 들이지 못 할 곳이었어요. 별 거 아니라고 해놓고 춤 같은 거 안 배워도 된다고 해놓고 이 정도면 아주 잘 하는 거라고 해놓고.. 나쁜 사람..! 나쁜 사람..!
 

“아플텐데..”
 

그리고..! 사람들이 쳐다볼텐데요..! 그렇게 말해도 허니가 올라올 때까지 손 내밀고 기다리기만 해요. 하는 수 없이 구두를 하나씩 벗고서 우산애인의 발 위로 작은 발을 한 발 한 발 올립니다.
 

둘은 데이트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렇게 가까이 붙은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허니 얼굴이 아주 새빨간 사과가 되어버렸네요. 이렇게 가까이 안겨있으니 괜히 심장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그래요. 모르겠어요. 음악소리고 뭐고 하나도 안 들려요. 머리카락에 닿아 간질이는 숨결에 쟈근 허니의 쟈근 심장이 콩닥콩닥 합니다. 그가 잡고 있는 허리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아요. 손은 또 어떻구요. 허니의 손이 그의 한 손 안에 들어가고도 남습니다. 머리가 펑 터져버릴지도 몰라요.
 

괜히 눈이 감깁니다. 단단한 가슴팍에 저도 모르게 머리를 기대니 눈이 절로 감기고 몸을 맡기게 돼요.
 

쪼끔 창피하긴 해서 곡이 끝나자마자 얼른 내려왔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서 구두를 잡아줍니다. 이..이! 이 사람이 징쨔..! 어떡하겠어요. 얼른 신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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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왜 그렇게 출장을 자주 가냐니까요!”
 

"그럴 만한 일이 있으니까 그렇지.”
 

“그럼 적어도 연락은 끊기지 말아야지!”
 

누가 출장 오래 가는 걸로 뭐라고 했어요? 연락이 되어야 할 거 아니야, 연락이!
 

연락이 될 수가 없어요. 출장지는 전쟁터인걸요. 그니까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찐으로다가요.
 

이 커플은 연락 문제로 자주 싸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도 없고, 거짓말 조금 섞어서 ‘합법적’ 참전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뭐가 됐든 전쟁터가 곧 일터라는 걸 알릴 필요는 없지요. 숨길 수 있을 때까지 숨겨야 합니다.
 

“흑..”
 

“아..”
 

사막과 험지를 구른 거친 손으로 급히 여린 눈가를 닦아줍니다. 정식으로 사귀게 되어 꿈만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일 울릴 지도 모르는데 하는 걱정도 했더랬지요. 역시 안되겠어요. 너무 이기적인 만남인 것 같아요.
 

“허니, 우리 아무래도..”
 

“싫어!”
 

“…?”
 

“안 헤어져, 이 바보야! 바부탱아!”
 

“바부탱..”
 

“나랑 결혼해라! 이..! 이..! 이..!”
 

이 바보 같으니라고!
 

“대답 안해요?!”
 

“어? 어? 어…”
 

성의없이 대답했다고 허니가 또 난리가 납니다.
 

“계약서 보낼 테니까 그렇게 알아요!”
 

그렇게 허니가 보낸 혼전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아쥬 듕요한 조항이 써있었습니다.
 

1.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연락되기

2.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얼굴 보여주기
 

아주 드물긴 하지만 어쩔 땐 한달동안 감감무소식이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이 별사탕 애인에게 일주일은 너무 빡빡한 조건이긴 합니다만 막상 청혼을 받으니 우리 빵순이를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의뢰를 조금 간단한 것들로만 받아야겠어요. 가정을 지켜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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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더워지니까 자기 레포츠 사업이 아주 바빠지겠네요?”
 

“..레포츠..아..”
 

아 맞다. 레포츠라고 했지 참. 손님, 저희 밀물썰물 체험 서비스에 만족하십니까.
 

“겉보기에는 참 위험천만해보이지만 인기가 많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죠? 나도 한 번..”
 

“안돼!”
 

아니 애인D.C 그런 거 안 바랄게요. 사람 참 치사하네
 

“그..보수 중이에요.”
 

“보수? 망가졌어요?”
 

“시설이 노후화 됐다 보니까..”
 

애인의 사업을 돕고 싶은 허니가 시설이 노후화 됐다는 말에 한가지 조언을 해줍니다.
 

“새로운 사업은 어때요? 노후화 된 걸 새로 교체할 돈으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거지요! 손님을 모으려면 신메뉴 개발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거든요!”
 

허니는 허니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를거야. 이 순간 새로운 사업이란 새로운 고문기구나 새로운 협박도구가 되겠지요.




 

“사..사..살려! 살려주십시오!”
 

그리하여 번지점프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아무래도 사업장에 허니를 한번쯤은 초대해서 겉보기에 아주 합법적인 사업을 하고 있다는 시늉 정도는 해야할테니까요. 어떻게 할 거냐면요. 허니가 오면 저 밑에 악어떼를 잠시 치울 거에요. 지금은 안돼요. 지금은 필요해요. 몸집 무거운 놈들을 줄에 매달아 던지면 누가누가 순발력 좋은 악어일까 하면서 머리를 먹힐까 말까 먹힐까 말까 그런 거 할 거에요.
 

다음주에 허니가 번지점프장에 놀러오기로 했어요. 꼭 한 번 해보고 싶은데 기왕 하는 거 남자친구네에서 하는 게 좋지 않겠냐면서요. 거절하기도 그렇잖아요. 그래도 죽은 놈들 줄에 허니를 매달 수는 없으니 다음주까지 줄은 새 걸로 교체할 거에요. 꺄륵꺄륵하면서 너무 좋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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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검사님? 저어기 검사님 찾으시는..”
 

누가 찾나 보니까
 

“조지 맥카이 검사님을 뵈러 왔는데요. 자리가 어디일까요?”
 

붕붕빵집표 샌드위치 도시락 바리바리 싸들고 온 빵집 주인. 검사님 여자친구.
 

“허니?”
 

“오!”
 

사실 이렇게 냅다 찾아오려던 건 아니었어요. 먼저 약속 잡고 점심시간 쯤에나 가야지~ 하려던 게 원래 생각하던 건데요. 어디 놀러갔다가 커플소원쪽지 적고 나무에 걸어놓은 거 헤헤 슬쩍 봐야징 하고 보니까
 

‘갑자기 직장 찾아와서 나 탈출시켜주기’
 

이런 걸 써놨더라고요. 남자친구야 많이 힘들구나.
 

그런고로 일 때문인 척 스리슬쩍 데리고 나가서 땡땡이 치는 검사님. 근데 딱 봐도 여친임. 일 참 잘 하시는데 이럴 때 보면 참 희한한데서 허술한 구석이 있습니다. 특히 잠복근무 뭐 그런 거.
 

“먹여줄까요?”
 

그런 말은 보통 수줍게 하지 않나. 하지만 허니는 당차니까요. 아주 당차고 당당하게 물어봅니다. 또랑또랑 하기도 해서 사람들이 다 쳐다보지만 눈 하나 깜짝 안 합니다. 검사님만 슬쩍 눈치보는데 웃음이 나오네요.
 

“그..뭐..그래요. 크흠.”
 

먹여주니 어쩌니 하는 그런 간지러운 연애는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검사님은 생각했었거든요. 허니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지금 나랑 연애하자는 거냐 일 하자는 거냐면서 그 사무적인 말투는 뭐냐는 불만을 듣기 일쑤였어요. 말투가 딱딱한 건 아닌데 묘하게 애정이 없다면서 지금 여기가 재판정인지 데이트 장소인지 모르겠다나요. 그런 사람이 이런 게 또 좋아지는 날도 오네요. 허니는 참 신기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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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애인 얼굴 뜯어먹듯 홀린 듯 쳐다보느라 하루가 눈 깜짝 할 사이에 가버렸어요. 집까지 바래다주는 길, 괜히 혼자 멋쩍어하며 헛기침도 하고 그러다 갑자기 뭘 그렇게 긴장했는지 딸꾹질까지 하고 맙니다.
 

어느새 집에 도착한 허니는 아주 큰 다짐을 한 얼굴로 남자친구를 빤히 봅니다. 나 뭐 오늘 실수 했나..? 하고 생각하고 있으려니
 

“차..! 차..! 차라도 마시고 가세요!”
 

또랑또랑 하기도 해라. 동네 사람들 다 깨우네. 저는 오늘 역사를 쓰고야 말 겁니다. 라고 자랑을 하는 듯 합니다.
 

아니 이 남자가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손만 잡고 허그만 하고.. 입을 맞춘 지도 얼마 안돼요. 허니는..! 허니는 더이상 못 참겠단 말이야..! 허니는..! 형사님을 볼 때부터 함뜨 하고 싶은 허니였단 말이야.
 

무슨 대단한 말을 하려나 덩달아 긴장했다가 저 말 듣고 김이 빠진 듯 허탈하게 웃어버립니다. 어디 하나 육감적인 구석이 없는 내가 이런 말을 하니까 웃기기만 한 가봐..하고 실망하려는데..
 

“!”
 

고개 푹 숙인 허니의 양 뺨을 조심스레 잡고 입을 맞추는 거에요. 집 안으로 허니를 이끌고 들어가면서도 입술을 떼지 않는 꺅
 

그래서 그 날 역사를 썼을까요. 이번에도 실패..! 생각해보니까 오늘 브래지어랑 팬티가 짝짝이래영. 아이구 부끄러워서 이대로는 안돼요.
 

옷 속으로 열기 오른 손이 들어오자마자 타임아웃이라도 외치는 듯
 

“다음에..! 다음에..!”
 

빵 터지면 안 되는데 터져버린 애인 보고 족굼 삐지려는데 쪽! 하고 애기한테 뽀뽀하듯이 하니까 이번엔 삐지는 거 말고 화나려고 하는데..! 침대로 이끌고가기에 앗..! 안되는데..! 하면서도 이끌려가다가 팔베개하고 토닥토닥 재우기에 징짜 화나려고 했는데..! 그대로 코오 잠들어버렸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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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갖고 싶진 않은지 방탄수트를 맞춰입게 두고.. 이것저것 은근히 이쪽 업계에 발 들일 것처럼 굴었지만 막상 정말 내 사람이 되고 나니 이런 세계는 영영 모르게 하고 싶습니다.
 

“윽..!”
 

“?”
 

무슨 소리징?
 

모두가 숨 죽이고 위대한 마술사 아무개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데요. 분명 허니는 이 조용한 가운데서 뭘 듣긴 들었습니다. 무슨 소리이긴요. 사람이 죽은 소리임.
 

사실 바로 전에 피슉..! 하는 소리가 사람들 박수소리에 살짝 묻혔는데 그건 못 들었음. 그건 또 무슨소리냐. 하면 소음기를 통해 발사된 쨕은 총성입니다.
 

데이트에 총이랑 소음기 챙겨오는 사람 손. 저요.
 

아니 우리 꿀벌하고 오붓하게 데이트 하는데 타 도시의 라이벌 마피아가 부하들을 보냈지 뭐에요. 여기저기 열심히도 잠복했더라고요. 점심 먹으러 갔던 레스토랑에서도 화장실에서 두 놈 죽였고요. 살짝 구겨진 수트 다시 탁탁 옷매무새 다듬어서 태연하게 나갔더랬지요.
 

“허니, 중요한 순간이에요.”
 

아 맞다! 마술쇼를 보고 있었지, 참!
 

요즘 그쪽 동태가 수상하다는 보고를 받은 지 얼마 안 된 참이라 혹시나 해서 평소보다 부하들도 여기저기 많이 대기하고 있어요. 어둠 속에서 부하들이 한 놈씩 슉쌱 하고 있을 거에요. 피로 물든 데이트. 그 와중에 데이트에 소홀할 수는 없지요. 허니가 흥미진진해 하는 모습, 깜짝 놀라는 모습 하나하나 저렇게 사랑스러운 데 놓칠 수 없잖아요.
 

무대 위에서나 밖에서나 긴박했던 마술쇼가 끝났습니다. 나가는 길에도 한 놈이 따라붙기에 허니가 바쁘게 감상을 말하는 동안 슬쩍 뒤로 가서 나이프로 한 번에 푹찍하고 얼른 허니 옆으로 가야지요. 맥없이 죽은 놈은 잠복하고 있던 부하들이 알아서 치워줄겁니다. 허니 얘기에 맞장구를 치면서 손에 묻은 피도 손수건으로 얼른 닦아냅니다. 이런 데이트도 있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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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친구여야지. 약속했잖아.
 

는 뻥이고 그래도 if인데ㅎ
 

어찌저찌 험난한 과정을 거쳐 친구에서 애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이 애인은 여자와 남자 사이에 친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은 허니는 안 됨. 입장입니다. 허니를 못 믿는 게 아니라 그 어떤 단단한 우정이라도 허니 앞에서는 다 무너지기 마련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못 믿을 놈 천지입니다. 왜냐면 지가 그랬어서. 우정 같은 거 다 개뻥임. 맘 같아서는 알바생 두 놈도 자르라고 하고 싶은데 여친 사업에 간섭하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요.
 

“…”
 

“아..아메리카노..한 잔..주세요..”
 

“아이스로 드릴까요.”
 

“네? 네! 네!”
 

그렇다면 최대한 접촉 횟수를 줄이기 위해..
 

“너무 무서워.. 사장님 혹시 협박 당해서 고용한 건 아니겠지..?“
 

“혹시 사장님 빚 받으러 온 걸까..?”
 

일 도와주러 가끔 오는데 손님들 수군대는 거 다 들림.
 

“제 남자친구에요! 하핫! 워낙 잘생겨서 그런 오해를 받을 때가 있어요!“
 

잘생긴 거랑 무슨 상관인지 도대체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지만 사장님이 그러시대요. 솔직히 잘생기긴 했지. 하고 납득하는 손님들입니다.

“하여간 남자친구가 너무 잘생겨도 탈이야.”
 

퇴근 후 남친네 펍에 가서 종종 불법적인 일을 한다는 ‘오해’를 받는 남자친구 걱정을 합니다.
 

“이것 참 주변에 여자들을 다 치우고 다닐 수도 없고!”
 

그건 이쪽에서 하고 싶은 말이에요.
 

어쨌든 험악한 알바생 하나 있다고 안 올 손님들이 아니에요. 사실 알바생들 하나 없이 사장님 혼자 있는 날에는 아무도 커피를 주문하지 않아요. 특히 커피는 사장님 남친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잘 내린다더라 하는 소문도 났답니다. 그럼 사장님이 내리는 커피는 누가 다 마시냐고요?
 

“오늘 개발한 블루베리 콩포트 헤이즐넛 더블샷 자바칩 라떼는 어땠어요?”
 

“…맛있..맛..”
 

맛있다고 해. 블루베리 콩포트 헤이즐넛 더블샷 자바칩 라떼











 

위에서는 ‘한 명’이라고 했는데 동시에 다 만나고 있는 거여도 웃기겠다. 다들 합의한 거여도 좋고, 걍 서로 모르고 있는 것도 좋고ㅋ 근데 사장님은 다들 합의한 걸로 알고 있어서 자긴 딱히 숨기는 거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이래나저래나 고통 받는 거임. 그런 가정을 해봤습니다. 해석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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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의 이야기를 담으려니 하루이틀가지고는 어림도 없음.. 앞으로도 많이 늦을거임..ㅈㅅ
벤반스 에피소드는 전에 비슷한 거 한 번 쓴 적 있음






토모너붕붕
칼럼너붕붕
리카르도너붕붕
도널너붕붕
매튜좋은너붕붕
뿌꾸너붕붕
가렛너붕붕
맥카이너붕붕
오작너붕붕
벤반스너붕붕
훈남너붕붕


담편 >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찾아온 일일 사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