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마피아들의 비무장구역 한가운데 § 붕붕빵집 § 이 생겨버렸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웬 시커먼 남정네들만 왔다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수상한 사람은 없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할 일이 많아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이 확장공사에 들어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은 알바생이 필요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4월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의 단골손님들은 특별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전남친이 기웃거려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아플 때도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는 할머니와 엄마와 딸이 있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은 휴일에 무얼 할까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도 할로윈이 찾아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이 결혼식에 갑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 밀려오는 무수한 데이트 신청을 어찌하나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요!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사장님에게도 이상형은 있답니다.
비무장구역 § 붕붕빵집 § If. 사장님의 짝사랑이었다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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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붕빵집 §







 

형사님이 빵집의 단골손님이 된 지도 벌써 몇 달은 되었네요. 그동안 사장님이 봐 온 형사님은 어떤 사람일까요. 마피아들은 검사도 모자라 형사까지 들락거리기 시작했다는 걸 알고 있지만, 형사님이 바로 사장님의 ‘그 사람’이라는 건 아직 모르고 있어요. 사장님이 마음에 뒀다는 개자식에 대해 알아보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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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요즘 얼굴 좋아보이네. 연애라도 하나봐?”
 

“네?! 네?!”
 

“…”
 

그냥 던져본 말인데 저렇게까지 놀라는 걸 보니 혹시나 싶어 족굼 서운해지려고 합니다. 설마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어떤 사람인데?”
 

라고 물으니, 좀 주저하다가 기다렸다는 듯 종알종알 얘기해주는 사장님입니다. 사장님의 그 분은 특유의 담백한 말투가 참 멋있는데, 어떤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진심을 전달하는 법을 아시는 것 같아 배우고 싶대요. 엄마랑 할머니도 딱 그런 분을 좋아하신다나요.
 

하지만 이탈리아 남정네의 심장은 늘 세상 여신들을 찬양하는 화려한 미사여구로 가득한 걸. 그리스로마 신전처럼 섬세하고 아름다웠던 이탈리아 남정네의 본능은 어찌하나요.
 

언젠가 사장님께 말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사장님을 대하던 모히또 손님의 자세는 너무 무미건조하지 않았나 스스로를 반성했기에.. 그랬기에.. 손님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포시타노의 해변에서 보냈던 우리 둘의 시간이 지금도 엊그제 일처럼 선명한 나머지 이 마음이 마치 얼어버린 신전 안에서 돌이 되어 갇힌 신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말하려고 했대. 그랬대. 그리고 그 신전의 신은 누구겠어. 세상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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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
 

“웃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혼자 히히 헤헿 거리며 웃다가 오픈손님한테 딱 걸렸어요. ‘그 새끼’ 생각하고 있는 게 뻔하지요.
 

“네? 아..! 하핫..무슨 생각을 좀 하느라..좀 바보 같았죠?”
 

“누가 사장님을 그렇게 웃게 했을까.”
 

누굴까요 그 새끼는. 뭐 하는 새끼일까요.
 

“인간적인 매력이 있으신 분이에요ㅎㅎ”
 

굳이 물어보신다면 덕질하는 마음으로다가 갑자기 가슴이 벅차올라 말하지 않을 수 없지요.
 

“남이라고 해서 의뭉스럽게 대하지 않는 면이 호감이고..겉과 속이 똑같은? 계산적이지 않은 분이라고 하면 될까요..음..어쨌든 멋있는 분이세요!”

.

의뭉스럽다 하면 우리 오픈손님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것 참.. 그렇다고 사람이 갑자기 바뀌는 것도 우습잖아요? 조금은 사장님 앞에서 솔직해져볼까요.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오픈손님은 크게 거짓말 한 적이 없어요. 할머니한테 변호사라고 구라친 거 걸린 거 말고는 사람 죽였으면 죽였다, 약 탔으면 약 탔다 이렇게 솔직할 수가 없습니다. (사장님의 휴일 어쩌고 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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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꾸
 

이 손님은 딱히 어떤 기류를 읽은 건 아니고요. 여느 때처럼 카페 테이블에서 사장님 일하는 거 구경하고 바깥 구경도 하고 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듣고 말았거든요.
 

“알고 보니 군인 출신이셨더라고.”
 

칼럼이랑 오손도손 이야기 중인 걸 듣고 말았거든요.
 

“주로 병원이나 학교에서 어린아이들 같은 민간인들을 안전히 대피시키는 일을 맡으셨대!”
 

둘이 멋있니 어쩌니 하며 꺄륵꺄륵 재밌게도 대화중이네요.
 

이 마피아도 전쟁터에서 주로 일한다지만 민간인을 함부로 건들지는 않아요. 하지만 늘 악당들의 편이라는 게 아무래도 크게 걸릴 일이긴 하지요. 형사님은 전쟁터에서 마저도 딱 별사탕 손님 같은 악당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해내고 있으니까요. 이것 참.
 

“나 들으라고 저러나..”
 

그럴 리가 있나요. 별사탕 손님이 무슨 일을 하는지 꿈에도 모르는 사장님인데요.
 

사장님이 자꾸 손님들 겨냥해서 한마디씩 하는 것 같은데 우연입니다. 우연. 손님들이나 혼자서 찔리는 거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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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좋은
 

“카페 브라노 한 잔과 시나몬 쿠키 나왔습니다.”
 

“고마워요. 내가 원래는 쿠키를 싫어했다고 말했었나?”
 

“엇! 다른 걸로 바꿔드릴게요!”
 

“아니아니, 여기 빵집 아니면 못 먹겠더라고.”
 

“하핫! 별 말씀을요!”
 

웬만하면 야외테이블에 앉아 한 대씩 피우시는 우산손님은 사장님도 가끔 넋놓고 보고 있을 때가 있지요. 칼럼도 그랬는 걸요. 와 나도 담배나 배울까.

이렇듯 (손님들을 보고 있자니) 담배 피는 모습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 담배를 멀리하는 사람이 사장님께는 최고 호감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애연가는 아니더래도 담배는 포기할 수 없는 우산손님입니다. 열심히 꼬셔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사장님의 취향이 흡연가로 거의 쏠릴 때쯤에 비흡연자 형사님이 등장하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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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렛
 

“괜찮으세요?!”
 

이 손님은 잊을 만 하면 벌겋게 피칠갑을 해서 오네요. 이 계절에 딸기 메뉴 내놓으라고 시위라도 하는 걸까요.
 

사장님은 빠릿하면서도 익숙하게 응급구조대원 버금가는 구급상자를 꺼내 손님에게로 갑니다. 이제 이런 부상의 응급처치 정도는 사장님에겐 익숙한 일입니다.
 

“경찰이라는 직업도 이렇게 다칠 일이 많겠죠..?”
 

“윽…그렇..겠죠..아무래도..”
 

그 말에 한숨을 푹 쉬시는 사장님.
 

“그래도 어디서 이유 모르게 다쳐오는 건 아닐 테니 차라리 이유를 알 수 있어서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뜨끔)"

형사라는 직업이 한 번씩 부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직업이라지만 누가 언제 어디서 왜 그랬는 지 정도는 알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봐야 할까요.
 

잊을 만 할 때 즈음 피를 줄줄 흘리며 빵집으로 대피하는 바게트 손님을 겨냥한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손님을 걱정하는 사장님의 마음도 살짝 담겨 있는 대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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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반스
 

“남자들 있잖아요..”
 

“궁금한 거라도 있어요?”
 

“그..수염 다듬고 관리하는 것도 꽤 신경 쓸 일이라면서요?”
 

“꽤 손이 가는 편이죠.”
 

“저는 그냥 기르기만 하면 알아서 어떻게 되는 줄 알았어요. 흠..하긴 외모를 관리한다는 게 쉬울 순 없겠네요.”
 

하 이거 참. 하 사장님도 참. 이런 식으로 들어오시나. 시커멓게 화약냄새에 절은 어느 마피아의 심장에도 떨림이라는 게 오네요.
 

“다른 게 아니라 제가 관심이 가는 분이 있는데ㅎㅎ..그냥 자꾸 그 분 생각만 나네요.”
 

..설마 아니겠지요. 감히 어떤 샊..
 

“그런 걸 뭐라고 하더라. 더..더티..”
 

뭔가..그러니까 청결에 대한 게 아니라! 더..더티..
 

더티섹시라는 말을 차마 손님 앞에서 할 수 없어서
 

“하여간에요! 하핫..헤헿!”
 

하지만 양장점 손님. 찰떡 같이 알아들었습니다. 자기는 굳이 구분하자면 댄디 쪽인데. 사장님은 더티섹시파였군요. 깔끔하고 예쁘장한 매력의 양장점 손님입니다. 옷을 다 찢어발기고 모래사장에서 한 번 구르기라도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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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카이
 

“저기 검사님..“
 

수줍어 보이는 모습. 검사님 그래도 한 번 데이트는 해 본 사람으로서 조금 기대를 해봅니다.
 

“형사님은 잘 지내시죠..? 요즘 사건 맡으신 게 있어서 뜸하시나..해서요. ㅎㅎ”
 

형사님들 보면 사건을 하나만 맡고 있지 않더라고요. 바빠요 바빠. 한 번 일이 몰리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열심인 형사님입니다
 

“…예..뭐..바쁠 때죠.”
 

“그럼 이거..”
 

“?”
 

나 주시는 건가 보다. 아닌 거 아는데 그냥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나 줘요.
 

“형사님 좀..갖다주실 수 있을까요? 헤헿..부끄럽네여! 형사님께는 그냥 단골손님을 향한 특별 서비스라고 전해주세요!”
 

사장님 정말 사람 마음 들었다놨다 하는 데 뭐 있네요. 세 번 차인 기분입니다. 자기 맘대로 차인 횟수 세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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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
 

“그 분은 술은 안 드신대요. 하 어쩜 그렇게 완벽..아이, 나도 참! 하루종일 무슨 생각을 하는 거람!”
 

영원한 친구니까 친구의 짝사랑 상담 정도는 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커피손님에게 이건..그저 형벌일 뿐입니다.
 

“와이너리도 다녀오고 여기 펍도 자주 찾는 단골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그런데도 술 멀리하는 어른은 좀 달라보이긴 해요. 사람이 굉장히 뭐랄까..어른스러워 보이고..그래서 멋있고ㅎㅎ”
 

뭔데 사장님 갑자기 나 애새끼 만듦? 가만히 들어줬을 뿐인데 어른스럽지 않은 미성년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럴 수 있죠. 사람은..”
 

사람은 반대되는 면에 끌린다고 하니까.. 라고 말해주기 싫다. 맞장구 쳐주기 싫다.
 

“사람은 반대되는 면에 끌리는 법이니까요! 정말 맞는 말이네요!”
 

나 정말 너무 속상해
 

속상한 마음을 안고 사장님의 영원한 친구는 오늘따라 유난히 쓴 맥주 500cc를 원샷 때려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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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
 

몇 달이나 뒤에서 말없이 지켜보는 것도 이쯤에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찌됐든 결판을 내야지요! 오늘도 변함없이 멋있는 형사님을 보면서 굳게 마음을 먹는 사장님입니다. 떨리는 마음에 살짝 뒤를 돌아 칼럼을 보니 화이팅! 하며 입모양으로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이거 어떻게 결판나든지간에 이 동네 마피아들 다 난리나게 생겼네요. 이 걱정은 톰만 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형사님, 오늘..저녁에 시간 되시면..아! 꼭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아무 때나 시간 나실 때..그러니까..”
 

볼도 빨갛고 귀 끝도 빨개요. 사장님은 사랑에 빠졌군요.
 

“미안해요.”
 

‘빠졌다’는 건 어쩌면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마음을 말하는 거겠지요. 행복해서 숨 막히는 것 말고도 너무 놀라고 실망스러워서 숨이 막힐 수도 있는 거겠지요? 단 한 마디의 거절에 눈 앞이 핑핑 돕니다. 저도 모르게 딸꾹질을 해버리고 말았어요.
 

“끕! 으..히끅!”
 

“허니? 괜찮아요? 어디 물..물이라도..”
 

“괜찮..끕! 괜찮..!”
 

안 괜찮아도 괜찮아야지요. 어디 세상이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나요. 사장님은 거절도 각오했는 걸요. 어른스럽다는 건 이런 결과도 받아들일 줄 아는 걸 말하는 거겠지요.
 

“허니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절대 허니가 부족하다거나 하는 이유는 아니에요. 나한테는 오히려 과분한 사람이에요. 그저..”
 

말이 길어지는 게 너무 가슴 아파요. 계속 거절당하는 기분이란 말이에요. 하지만 사장님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딸꾹질 하면서 눈물을 꾹 참는 것 뿐이에요.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래요. 새로운 사람을 만날 준비가..난 아직은..”
 

끝내 말을 잇지 못 하는 형사님. 거절 그 이상의 실연에 사장님의 가슴이 쓰려옵니다.
 

알바생들도 모두 퇴근하고 불 꺼진 카페. 고소한 빵 향기 은은한 어둠 사이로 어느 작은 몸이 여리게 들썩거리고 있어요. 훌쩍거리는 소리가 빵 향기를 타고 가게 안을 맴돌고 맴돌았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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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님이라고 사장님에 대한 호감이 아예 없을까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그저 형사님에게도 오늘 밤은 먼저 떠난 아내, 옛사랑에 대한 슬픔이 부쩍 사무치는 날이네요.









사랑이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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