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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4 00:05
미안하다... 퇴고...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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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의 아침은 꽤나 규칙적으로 흘러간다. 

전 날 저녁, 몇 시에 잠에 드는지는 게일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일어나는 시간은 딱히 큰 일이 있지 않는 이상, 항상 오전 6시 30분. 푸르스름한 새벽 빛을 받으며 눈을 뜨면, 게일은 익숙하게 제 품에 안겨 아직 잠에 든 허니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게일은 허니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침대 주변에는 전 날 밤의 흔적이 흐뜨러져 있었다.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탓에 제멋대로 엉켜있던 옷가지들은 안 그래도 똑같은 디자인의 제복인 탓에 언뜻 보아서는 누구의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게일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이런 일도 매일같이 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법이다. 자연스럽게 제 바지를 찾아 꿰어입고, 그리고는 허니와 제 옷을 나누어 잘 개어두었다.

평소, 캐스퍼에 있는 게일의 집이었다면 이쯤에서 허니가 조금 더 숙면을 취할 수 있게 게일이 방문을 닫고 부엌으로 향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그들이 있는 곳은 캐스퍼가 아니었고 게일의 집은 더더욱 아닌, 브루클린 어딘가의 호텔이었기 때문이다.

게일은 전 날 저녁 탁자 위에 대충 올려두었던 손목 시계를 한 번 확인했다. 6시 45분. 아직은 조금 여유가 있었다. 조금이라도 허니를 더 재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럼 나가서 커피라도 사 올까. 그런 생각이 순간 게일의 머릿속에 들었다. 벌써 4개월째 같은 집에서 살다 보니, 허니가 아침에 커피를 꼭 마셔야 한다는 것 쯤은 이제 게일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았다. 게일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커피를 살 수 있는 가게가 있었다. 돌아오면 아마 7시 쯤 되어, 허니를 깨울 시간이 될 것이었다.

거기까지 생각한 게일이 이내 꽤나 조심스러운 행동으로 제 셔츠를 입기 시작했다.


"게일...?"


잔뜩 잠긴 목소리로 허니가 게일을 불렀다. 허니는 전 날 저녁, 어찌나 목을 사용했는지 목소리가 잠기다 못 해 조금 쉬어버린 상태였다.

조용히 한다고 했는데, 별로 효과는 없었다. 게일은 마음 속으로 약간의 낭패를 느끼며 허니가 누워있는 침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이내 침대 위에 앉아 허니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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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더 자도 돼. 커피만 사 올게."
"...몇 시야?"


허니의 말에 게일이 아직 제 손목에 채우지 못 한 시계를 다시 확인했다.


"7시 10분 전."


뭘 크게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5분이나 더 지나버린 상태였다. 

게일의 말에 허니는 잠시 고민을 하듯 '으음...' 하는 소리를 내며 미간에 약하게 힘을 주었다. 그 모습이 왜인지 조금 귀엽다고 생각한 게일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허니의 이마에 옅은 키스를 하며 다시 말했다.


"더 자도 돼, 허니. 조금 이따 깨워줄게."


그래, 사실 허니를 깨우는 것은 지난 4개월 간 매일같이 게일의 몫이었다.

사실 이제는 중령까지 되어버린 허니가 기상 시간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었다. 매일같이 게일의 품에서 잠에 들고 일어날 때도 게일이 깨워주는 시간에만 일어난 탓에, 허니는 이제 게일이 도움 없이는 아침에 잘 일어나지도 못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게일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히려 게일은 그 사실에 마음 속에서부터 작은 만족감을 느꼈다. 


"아니야... 일어날래."


잠시 고민하는 듯 했던 허니가 말했다.


"더 자도 되는데?"
"아니야, 이제 슬슬 준비해야지."


그 말과 함께 허니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끄응' 소리를 내는 모습이 허니가 꽤나 힘겹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그런 허니의 모습을 보며 게일은 쓰게 웃음을 지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무슨 말을 뱉지는 않았다. 그야, 허니가 아침에 이렇게 힘들어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늦은 시간까지 허니를 잠들지 못 하게 한 자신의 탓인 것을 게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대신 게일은 아까 한 쪽에 개어두었던 허니의 옷가지를 들고 와 허니가 옷을 입는 것을 도왔다. 

허니에 비해 손가락 한, 두 마디는 족히 큰 손으로 옷을 입는 것을 도와주는 게일의 손짓이 섬세했다. 셔츠를 입고 나면 옷 속의 머리카락을 아프지 않게 빼냈고, 셔츠 단추는 답답하지 않게 첫 두어 개의 단추는 채우지 않았다.


"식이 몇 시라고 했지?"


게일의 손길을 익숙하게 받던 허니가 질문했다. 


"10시. 근데 아마 다들 먼저 도착할거야. 오랜만에 보는 거니까 아무래도."


게일의 말에 허니가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늘은 꽤나 오랜만에 제 100 폭격전대의 부대원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원래의 명분은 그것이 아닌 결혼식 참가였지만, 부대원들은 이유가 뭐가 됐든 서로의 얼굴들을 본다는 것이 신이 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허니와 게일에게도 해당이 되는 말이었다. 

다들 어떻게 지냈으려나. 그런 생각을 하며 옷을 마저 입은 허니는 이내 침대 위에서 일어났다.


"가볼까?"


허니가 게일에게 손을 내밀며 질문하자 게일은 망설임없이 그 손을 맞잡으며 대답했다.


"응,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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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 꿀벌!"


약속된 장소에 게일과 허니가 도착하기 무섭게 둘을 발견한 존이 외쳤다.

게일과 허니가 꽤나 빨리 도착했음에도 식장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미 다들 손에는 저마다 술잔을 한 잔씩 들고 있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결혼식은 그냥 서로의 얼굴을 보기 위한 핑계인 것 같았다.

존이 게일과 허니의 이름을 부르자, 어디에 있었던 건지 확실하지도 않았던 커트가 어디선가 나타나 존과 함께 게일과 허니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일찍 왔네?"
"주인공도 아닌데 늦게 오면 민폐지."


존의 질문에 게일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커트는 오랜만에 만난 허니가 반가웠는지 제대로 된 인사를 하기도 전에 허니를 품에 한 번 안았다.


"말 잘 했어요 벅. 도대체 둘은 언제 결혼할 건데요?"


반가움은 오래 가지 못 한 것 같았다. 커트가 입을 삐뚜룸하게 내밀며 한 질문은 게일과 허니의 말문을 막았기 때문이다.

커트의 질문에 허니는 그저 어색하게 하하 웃을 뿐이었다. 그래, 사실 종전과 함께 당장이라도 결혼식을 올릴 것 같이 약혼을 했던 허니와 게일은 아직까지 식을 올리지 못 한 상태였다.

이유야 간단하고도 복잡했다. 종전이라고 해도 허니와 게일은 여전히 바빴으니까. 심지어 중령과 소령이었고 둘 다 한 때는 대대장이기까지 했으니, 종전 이후에는 남은 뒷처리로 정신 없는 나날을 보냈기 때문이다.


"바쁜 걸 어떡해? 브루클린도 휴가 내고 겨우 온 거야."
"휴가까지 냈으면 둘이 결혼을 해야지 왜 남의 결혼식에 와요!"


허니의 말에 커트가 빽 소리를 질렀다. 


"뭐야, 그럼 우리는 하객도 없이 결혼해?"
"악! 둘이 결혼하면 내가 100 폭격전대 다 끌고 갈게요!"


점점 커지는 커트의 목소리에 허니는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커트의 마음은 이해했고 동시에 고마웠으나 현실성이 없는 말인 것을 허니도 게일도 잘 알고 있었다.

그야 오늘 결혼식은 다름 아닌 같은 제 100 폭격전대의 대대원 중 한 명인 허버트 내시의 결혼식이었으니까. 아무리 허니와 게일이 허버트의 상사라고는 하나, 그렇게 상도덕이 없는 일을 저지를 정도로 막되먹은 사람들은 아니었다.


"나도 이건 아들이랑 동감이야 벅. 나 베스트맨 언제 시켜줄건데?"
"나도요 허니. 나 메이드 오브 오너 시켜준다며!"


이제는 존까지 합세해서 불만을 토하는 둘을 보며 허니는 대답하는 것을 포기했다. 어차피 이러다가 둘의 열이 어느정도 식으면 조용해질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뭐, 역시 존과 커트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었다. 허니와 게일이 약혼을 한 이후로 게일은 존에게 베스트맨이 되어달라고 부탁했고 존은 마치 그 말을 기다린 사람처럼 흔쾌히 승낙했다.

허니는 사실 누구에게 부탁을 해야하나 꽤나 고심했다. 군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아무래도 여자보다는 남자가 많은 탓에 원래 시간대에도 여자인 친구가 많지는 않았던 허니였다. 그런데 아예 과거에서 살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허니에게 여자인 친구는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허니가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커트는 당당하게 자신이 하겠다며 소리쳤다. 

처음에 허니는 커트의 말이 그저 빈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내 허니는 커트가 꽤나 진심임을 알아챘다. 지금도 그렇다. 몇 개월 째 허니에게 도대체 둘이 언제 결혼하냐며, 자신의 메이드 오브 오너 일은 언제 시켜줄 것이냐며 물어오는 커트의 모습만 봐도 그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다시 커트와 존의 투정이 시작되려하는 것 같아 허니는 이제 슬슬 이 자리를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자인 허니에게는 좋은 핑계거리도 있었다.


"난... 신부 대기실 다녀올게!"


그래, 이것만큼 좋은 핑계가 없다.

허니는 뒤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세 명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 목소리들을 애써 무시하며 빠른 걸음으로 도망쳤다. 아마 존과 커트에게 게일이 조금 시달리겠지. 게일 미안해, 날 용서해. 게일에게는 닿지 않을 사과까지도 마음 속으로 하며 말이다.




-




"허니 중령님!"
"헬렌!"


신부 대기실에 들어가자, 그곳에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손에는 부케를 들고 있는 헬렌이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있었다.


"세상에, 헬렌 너무 예뻐요. 내시 완전 복 받았네요."
"어머, 중령님도 참."


영국에 있었을 당시에도 예쁘다며 소문이 자자했던 헬렌이었지만 특별한 날을 위해 꾸미니 그 아름다움은 배가 되었다. 


"근데 허니 중령님."
"네?"
"클레븐 소령님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면서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헬렌의 질문에 허니의 몸이 뚝 굳었다. 

조금은 뜬금없고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 아니, 본인 결혼식에 온 하객에게 대부분은 와줘서 고맙다든지, 먼 길 오느라 힘들지는 않았냐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과 남편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정상 아닌가? 허니가 그런 의문을 품을 때 쯤, 헬렌이 다시 말을 했다.


"전 허니 중령님 말만 찰떡같이 믿고 둘이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는 거에 걸었는데, 돈만 날렸잖아요."
"얘는, 그러게 내 말 듣고 둘이 결혼할 거라는 거에 걸라고 했잖아 내가."


차례대로 헬렌, 그리고 헬렌의 친구의 말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이 모든 대화를 듣고 있던 허니는 자신도 모르게 '예?' 하는 소리가 입 밖으로 뱉었다.


"아니... 이걸로 돈까지 걸었어요?"
"그럼요 중령님. 이거 저희 사이에서 나름 판돈 컸어요."
"예?"


허니는 정신이 조금 혼미해지는 것만 같았다. 한 개의 소용돌이 속에서 도망쳐 나와 이곳으로 왔는데, 어째 더 큰 소용돌이 속으로 제 발로 걸어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허니의 반응이야 어쨌든, 헬렌은 투덜거림을 이제는 멈추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축하드려요. 약혼 하셨다고 들었어요."
"네... 둘 다 바쁜 탓에 식은 계속 미루고 있지만요."
"어머? 그럼 오늘 부케 받아가세요 중령님. 조금이라도 빨리 결혼하도록 도와주지 않을까요?"


헬렌의 말에 허니는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




결혼식은 소박했지만 아름다웠다.

영국 부대 내에서는 단 한 번도 멋있다고 생각한 적 없었던 허버트가 말끔하게 꾸며놓으니 꽤나 미남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그 생각은 오래 가지 못 했다. 버진 로드 끝에서 헬렌이 천천히 입장하자, 그가 얼굴을 잔뜩 구기며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다.

헬렌까지 단상에 도착하고, 조금은 지루하지만 익숙한 주례가 지나갔다. 그리고 이내 허버트와 헬렌의 서로를 향한 서약이 끝나고 키스를 마지막으로 본식이 끝났다.

본식이 끝나자, 모두가 기대하던 부케 던지기 시간이 왔다.

의외로 헬렌의 친구들보다도 허버트의 친구들이 더욱 시끄러웠다. 허버트의 베스트맨인 로젠탈은 물론이고 패피, 장난을 좋아하는 블레이클리와 더글라스, 그리고 심지어 커트까지 자기가 부케를 받겠다며 뛰어나갔다.

부케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던 허니는 그런 제 대원들을 보며 웃었다. 헬렌의 앞에 부케를 받겠다며 서 있는 모습들이 그야말로 우스웠다.


"꿀벌, 너는 안 가?"
"저기 가면 저 깔려 죽을 것 같은데요."


옆에서 케이크를 먹던 존이 허니에게 묻자 허니가 건조하게 대답했다. 그래, 아무리 봐도 허니가 저기에 끼었다가는 부케는 커녕 골절을 당해서 나올 것만 같았다. 

허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부케는 다음 기회에. 전쟁도 끝났으니, 허니는 자신이 참석할 결혼식이 오늘이 유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정말? 부케 잡는 사람이 돈 타는데?"
"예?"


어른스럽게 아이들의 장난에는 끼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은 허니를 움직인 것은 다름 아닌 존의 말이었다.


"응. 지금 저거 내기 걸렸어. 부케 잡는 사람이 5불 가져가는거야."


존이 포크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르키며 말했다. 포크의 끝에는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하지만 이미 상금이 5불이라는 말을 들은 허니의 눈에는 그런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허니는 이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말했다.


"아니 그걸 제일 먼저 말했어야죠, 존!"
"뭐?"
"게일, 내가 가서 5불 따올게. 저녁은 비싼 밥 먹자!"


그 말과 함께 허니가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뒤에서 존의 큰 웃음소리와 게일이 허니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허니는 신경쓰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5불이라는 단어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




부케의 주인이 누군지 알게 되는데 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허니가 인파에 합류하자마자 헬렌은 부케를 던졌기 때문이다.


"아악! 허니!"
"아니, 허니 중령님!"


그리고 헬렌의 손을 떠난 부케를 이내 허니가 낚아채자 이곳 저곳에서 탄성이 튀어나왔다.


"허니 중령님 우리보다 월급도 더 많이 받으시면서!"


뒤에서 허니를 향한 불만이 계속해서 터져나왔지만 허니는 깔깔 웃으며 부케를 품에 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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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행복해보이는 미소를 짓는 허니를 보며 게일은 결국 자신도 따라 웃었다.




-




결혼식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허니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익숙한 얼굴들을 오랜만에 만난 탓도 있었고 기분 좋은 일들이 가득했으니까.

허니와 손을 맞잡은 채로 걷던 게일의 입가에도 미소가 걸려있었지만, 사실 내심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결혼식을 바라보던 허니의 눈은 반짝였다. 아름다운 드레스와 예쁘게 꾸며진 식장. 남들 앞에서 축복을 받으며 서로에게 서약을 하고 결국 입맞춤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허니의 눈빛은 생기가 가득했다.

어쩐지 그 사실이 게일의 마음 속에 자꾸만 걸렸다.

게일도 알고 있었다. 허니와 게일, 둘 중 그 누구도 결혼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둘 다 너무도 바쁜 탓에 도저히 결혼식을 준비하고 올릴 시간이 나지 않았다.

자꾸만 미뤄지는 기약없는 결혼식에 게일은 새삼 두려움이 마음 속에 피어올랐다. 혹시라도, 허니가 지치지는 않을지. 기약없는 기다림에 지쳐 결국 후회하지는 않을지.

그러다가 이내 게일의 눈에 등기소가 보였다. 그리고 그걸 보자마자 바쁘게 걷던 게일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게일?"


갑작스럽게 걸음을 멈춘 게일 탓에 당황한 허니가 게일을 불렀다.


"허니."


게일이 차분하게 말했다. 어쩐지 그 목소리가 평소보다 더 낮은 기분이었다.


"우리, 결혼할까?"


게일의 질문에 허니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게일의 질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자니? 게일과 허니는 이미 약혼을 했다. 그것도 몇 개월 전에. 

미간에 약간 힘을 준 채로 허니가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자, 게일이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허니 너만 괜찮으면, 우리 지금 결혼하자."
"지금?"
"응."


허니는 올곧은 눈으로 자신에게 물어오는 게일의 말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게일은 그런 허니를 이해했는지, 허니의 어깨를 잡고 몸을 돌려 자신이 보던 것을 볼 수 있게 했다.

그제서야 허니는 게일의 말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등기소. 결혼식을 올린 부부라면 언젠가 식 이후에 들러 혼인신고를 하는 곳. 

그러니까 게일은 허니에게 지금 당장 혼인신고를 하자는 의미였다. 그 사실을 알아 챈 허니가 게일에게 망설이듯이 물었다.


"결혼식 안 올려도 괜찮겠어?"
"결혼식은 천천히 올려도 난 괜찮아 허니."


게일은 그 말과 함께 허니의 왼손을 끌어올려 손등에 얕게 키스했다.


"아직은 우리 둘 다 바쁘니까 사실 당장 식을 올릴 수도 없잖아."


그리고 이제는 게일이 허니의 손바닥에 제 얼굴을 묻으며 키스했다.


"난 네가 하루라도 빨리 허니 비 클레븐 부인이 되어주면 좋겠어."
"..."
"그러니까, 우리 지금 결혼할래?"


말을 마친 게일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허니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 탓에 이어지는 정적에 게일은 허니의 앞에서 티를 내진 않았지만 조금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사실 게일도 알고 있었다. 이것은 자신의 욕심이다. 허니가 게일에게 단 한 번도 결혼식에 대한 로망같은 것을 이야기 한 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의 결혼을 원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게일은 허니와의 관계를 더 이상 약혼이라는 이름 아래 묶어두고 싶지 않았다. 가능하면 하루라도 더 빨리, 부부라는 이름으로 정의하고 싶었다.

그러니 이것은 자신의 욕심이다. 게일이 다시 한 번 그렇게 생각했다. 혹시라도 허니가 여기서 싫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게일은 길어지는 정적을 애써 무시했다.


"존이랑... 커트가 많이 서운해 할텐데 괜찮겠어?"
"어?"
"보아하니 존은 축가까지 부르고 싶어하는 것 같던데. 달래려면 시간 좀 걸릴 것 같네."


이어지는 허니의 말이 승낙이나 다름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데에 게일에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달은 게일은 이내 허니를 제 품에 안고 입술에 옅게 키스를 몇 번 하고는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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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이랑 커트한테는 내가 설명할게."
"설명으로 되려나..."


허니가 조금은 걱정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게일은 그런 것 따위는 어떻든 상관 없었다.

그저 지금은 허니의 손을 잡고 함께 등기소에 들어가 혼인신고를 한다는 사실에 기쁠 뿐이었다. 









걍 내가 보고싶은 뇌절
등기소 가서 혼인신고부터 갈기는 건 아1웃1랜1더에서 프랭크랑 클레어가 혼인신고부터 해버리는 거 따온 거 맞음

마옵에너붕붕 벅너붕붕 게일너붕붕 오틴버너붕붕


외전222
2024.04.24 00: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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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센세가 외전을 주셨어!!!!!!!!! 붕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너무 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진짜 고마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b16]
2024.04.24 00: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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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ㅏㅏㅏㅏ내센세다시왔다ㅜㅜㅜ
[Code: 215a]
2024.04.24 00: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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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ㅏㅏㅏ 너무 달달해ㅜㅜㅜㅜ 아 커트가 브라이드 메이드라니ㅠㅠㅠ존커닼ㅋㅋ큐ㅜㅜㅠ
[Code: 215a]
2024.04.24 00: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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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미트볼처럼 달려왔어!!!!
[Code: dc2c]
2024.04.24 00: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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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아앙 내 센세가 외전을 가지고 오셨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글 속에선 모두가 살아있어ㅠㅠㅠ 너무 행복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77d]
2024.04.24 00:50
ㅇㅇ
이제 부부라니 ㅠㅠㅠㅠㅠㅠ 센세 ㅅㅏ랑해
[Code: 1d96]
2024.04.24 00: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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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이라니!!! 하 달다 달아
결혼식도 신혼도 또 아이스 육아도 다 줄거지...? 나 믿고있을게 센세ㅠㅠㅠ
[Code: 5e7e]
2024.04.24 01: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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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제목보고 개가티 달려왔어요 미친 내 센세가 외전을 가지고 오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일이랑 허니 혼인신고 갈기냐!!!!!!!!!! 개좋아ㅅㅂ!!!!!!!!
[Code: f3e4]
2024.04.24 01: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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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천사야..? 외전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하다 진짜ㅠㅠㅠㅠㅠ
[Code: babe]
2024.04.24 01: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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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둘이 겨론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영사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eb6]
2024.04.24 01: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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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아 너무 좋다 아 진짜좋다 사랑해
결혼식 없이 이렇게 혼인 신고하는 것도 게일이랑 허니랑 잘 어울려서 너무 좋다ㅠㅠ
[Code: b669]
2024.04.24 01: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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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도 개좋다ㅠㅠㅠㅠㅠㅠ
[Code: f3d1]
2024.04.24 03: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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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결혼한다ㅠㅜㅠㅜㅜㅠㅠㅜㅠ
[Code: f27d]
2024.04.24 04: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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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아아 게일 진짜 스윗하네
[Code: d9f0]
2024.04.24 05: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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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달달해ㅠㅠㅠㅠㅠ
[Code: 7c85]
2024.04.24 07: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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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센세!!!!!ㅠㅠㅠㅠㅠㅠㅠ외전으로 억나더써주실거지요??ㅠㅠㅠㅠㅠ
[Code: 53b5]
2024.04.24 13: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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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글 보구 넘 행복했오 ㅠㅠㅠ
[Code: 1f0e]
2024.04.24 15: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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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생활 2부 시작 ㄱㅂㅈㄱ
[Code: e157]
2024.04.24 17: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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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또 와야해 ㅠㅠㅠ
[Code: 589c]
2024.04.25 14: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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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ㅜㅜㅜㅜㅠ 아니근데... 허니비 클레븐인데 아이스가 허니 성 물려받게되는... 그런 안좋은 사정이 생기는건 아니겠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외전 너무 감사해요센세
[Code: 4cc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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