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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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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떠나는 날 아침은 분주했다. 

당연했다.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년 넘게 지내던 훈련소를 떠나려니 챙겨야 할 것도 많았고 떠나는 길도 긴 탓에 체크해야 할 것도 많았다.

그에 반해 훈련소에서 고작 1달을 보낸 허니는 챙길 것이 별로 없었다. 어찌나 짐이 소박한지 이걸 짐이라고 불러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그덕에 좋은 점도 있었다. 분주하게 짐을 챙기는 같은 관사의 부대원들을 지나치고 허니는 누구보다 빠르게 부대 식당으로 갈 수 있었다.

먼저 관사를 빠져나온 허니는 오랜만에 긴 줄도 없이 여유롭게 배식을 받고 식당 구석에 앉을 수 있었다.

식당이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나.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그 고요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어쨌든 배식 시간이었으니 짐 챙기는 것을 뒤로하고 식사부터 하러 나온 부대원들이 식당으로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금방 부대원들로 가득 차는 식당을 본 허니는 구석에 자리를 잡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부대원들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을 하면 허니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려워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탑건 스쿨에 가는 것으로 차출이 되었을 때에도 새로운 사람들을 잔뜩 만나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걱정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실제로 탑건에서 동기 모두와 두루두루 친하기도 했고.

허니는 심지어 그렇게도 성격이 나쁘다며 남들이 별로 친해지고 싶어하지 않아하던 매버릭과도 친구였다. 뭐, 매버릭은 구스 이외의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친구로 인정하지 않을지도 몰랐지만, 적어도 허니는 자신이 매버릭과 친구였다고 믿었다.

그랬는데 여기 와서는 왜이리도 사람들과 친해지기 힘든 것인지. 허니 자신도 조금은 의문이었다.

어쩌면 아직도 자신이 이 곳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지도 몰랐다. 의식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허니의 마음 한 켠에는 자신의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선을 긋고 있는지도 몰랐다.

에휴, 허니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모르겠다 정말. 왜 갑자기 하루 아침에 자신이 이곳에 떨어지게 된 것인지, 그럼 원래 자신이 살던 시간대는 어떻게 된 것인지, 돌아갈 수는 있는 것인지. 허니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차라리 어디서 정보라도 찾아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단서조차 얻을 수 없으니 허니는 그냥 답답할 뿐이었다.

일단은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 수 밖에 없었다. 




-




"왜 이렇게 일찍 나오셨습니까?"


허니가 제 앞에 놓인 아침 식사를 거의 끝내갈 때 쯤, 커트가 음식이 잔뜩 담긴 접시를 들고 맞은편에 앉았다.

심지어 커트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뒤를 천천히 따라오던 게일 마저도 허니의 옆자리에 앉으며 손에 들려있던 커피가 담긴 컵을 식탁 위로 내려놓았다.


"그러게. 무슨 일이야. 잠이라도 설쳤어?"


게일의 목소리가 아침 탓인지 평소보다 조금 더 낮았다. 

그런 게일과 커트를 마주하며 허니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대답했다.


"잠은 잘 잤습니다. 그냥 챙길 짐이 없어서 일찍 나온 것 뿐이에요."
"그랬으면 다행이고."


허니의 대답에 게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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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대위님 오늘 저랑 같이 비행하십니다."
"엥, 너랑?"


갑작스러운 커트의 말에 허니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사실 허니가 영국에 가는 것이 확정이 났다고는 해도, 정확하게 허니의 부대라든지, 배정이라든지,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는 받은 것이 없었다.

그래서 당황했을 뿐이다. 항상 게일과 비행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게일 이외의 다른 이름을 딱히 떠올린 것도 아니었다.


"예, 대위님. 이제 아빠 품 떠나서 혼자 비행도 하셔야 합니다."


허니의 반응에 커트가 아이를 달래듯이 말했다.

커트는 어제 저녁 이후로 아예 게일과 허니의 관계를 아빠와 딸의 관계로 정의하기로 마음 먹은 것만 같았다.

정말이지. 어쩌다가 게일이 허니의 아빠가 됐는지, 허니는 모를 일이었다. 

처음 게일을 만났을 때 자신도 모르게 허니가 게일더러 아버님이라고 불렀던 탓일까? 그 탓이라면 허니는 할 말이 많았다.

아니, 친구의 아버님인데. 그럼 아버님이라고 부르지 뭐라고 부른단 말인가?

또 다른 가설은 아무래도 게일이 지난 한 달 동안 허니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비행을 가르쳤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그것 때문이면... 허니도 할 말은 없었다. 


"벅도 어서 허니 응원해주세요. 아빠 품 떠나서 처음으로 비행하는 거잖습니까."
"..."
"이건 마치... 둥지를 떠나는 아기새랄까?"


그렇게 말을 하는 커트가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 저렇게 말을 하는 그의 진심은 장난임을 뻔히 아는데, 하도 진지하게 헛소리를 하니 허니까지도 순간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가 넘어갈 뻔 했다.

커트의 거창한 헛소리를 들은 게일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리고는  손에 쥐고 있던 커피잔을 다시 식탁 위에 내려놓고는 허니의 머리에 손을 턱 얹더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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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준대로만 해. 잘해서 나 뿌듯하게 만들어주면 더 좋고."


그리고 기분 좋게 번지는 미소를 보며 허니는 진짜 쓸데없이 잘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스맨도 잘생겼던데... 이것도 유전인가... 하는 실없는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




영국으로 가기 전, 경유지였던 그린랜드까지 가는 길은 어려울 것 없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게일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비행을 해야한다는 게 조금 긴장이 되기는 했다.

허니는 원래 탑건 시절에도 복좌기가 아닌 단좌기를 탔던 사람이었다. 원래부터 남과 함께 비행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거기다 게일과 연습을 할 때는 다른 대원들을 태우지 않고 단 둘이 비행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비행을 하면서 책임져야 할 목숨이 하나 이상이라는 것이 조금 부담이 됐던 것 같다.

다행히 허니는 기장이 아닌 부기장이었다. 그 사실이 허니의 마음을 훨씬 가볍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커트는 뛰어난 파일럿이었다. 가는 내내 입을 쉬지 않고 떠드는 여유 덕분일까,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니는 시작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비행을 할 수 있었다.

풀렸던 허니의 긴장이 그린랜드에 도착 직전에 돌아오기는 했다. 강풍 탓에 커트가 긴장한 게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절대 인정하기 싫어하는 커트 성격상 대놓고 긴장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핸들을 지금까지 오는 길보다 훨씬 꽉 쥐고 있는 모습이나, 어쩐지 분주한 눈 같은 것들이 그가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착륙은 내가 하는 게 나으려나. 허니가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이내 커트는 비행기를 착륙 시켰다. 첫번째 시도는 실패하고 두번째에서야 성공했지만, 시도한 횟수가 뭐가 중요할까.

잘 도착했으면 된거지. 허니는 그렇게 생각했다.




-




살갗을 에이는 차가운 바람을 피해 경유지에 도착하자, 커트와 게일은 익숙한 얼굴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분주했다. 

커트는 허니의 손목을 붙잡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시키려 노력했는데, 허니는 그런 커트에게 뭔가가 마시고 싶다는 핑계를 대고는 바 쪽으로 도망갔다.


"아, 허니."
"예?"
"바텐더에게 이것 좀 전해줘."


아니, 도망가려고 했다. 커트의 앞에 서 있던 게일을 지나치던 도중 허니의 발목을 잡는 게일의 부름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게일이 내민 것은 다름 아닌 직육면체 모양의 박스였다. 이게 뭔데? 의문을 표하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자 게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존이 바텐더한테 전해달라던데. 이거면 대체품이 될 거라고 전해달랬어."
"예... 알겠습니다."


어려울 것 없는 부탁이었다. 존이라는 익숙한 이름에 허니는 알겠다며 박스를 받았다. 그런 허니의 모습에 게일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허니의 어깨를 한 번 툭 치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쯤 되면 제 상사는 미소를 아주 쉽게 흘리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허니는 바텐더 쪽으로 발을 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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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 클레븐 소령님이시죠? 해리 크로즈비 중위입니다. 혹시 어디 출신이십니까? 핀을 꽂아야 해서요. 저랑, 제 친구 버블스는... 전통을 따르거든요."


제가 전해 준 박스를 들고 가벼운 걸음으로 바텐더 쪽으로 걸어가는 허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게일의 시선이 거두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해리의 질문이었다. 


"와이오밍 주, 캐스퍼."


게일이 벽에 붙여진 지도에서 와이오밍주의 캐스퍼를 손끝으로 가르키며 대답했다. 

그걸 본 해리는 빨간색 핀으로 그 부분을 표시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와이오밍에서 오신 분은 소령님이 처음입니다."
"그러네."
"혹시, 같이 오신 대위님..."
"허니."


해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게일이 대답했다. 끝까지 듣지 않아도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 같이 온 대위, 허니 말고 또 누가 있을까.

말꼬리를 자르듯 대답을 한 게일을 본 해리는 조금 놀랐다. 허니? 그 이름을 들은 해리도 그렇고 버블스도 그렇고 둘의 표정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간에 힘이 조금 들어갔다.


"어... 혹시 성함이..."


그렇게 질문하는 해리의 탓에 이번에는 게일의 인상이 조금 찌푸려졌다.

아, 그리고 이내 해리의 질문을 이해한 게일이 탄식했다. 허니. 그 이름을 듣고 도대체 누가 바로 실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허니를 처음 만나 심문을 하던 존과 게일 또한 허니가 가명을 대는 것이라고 처음에는 의심했는데.


"저 대위 이름이 허니야. 허니 비 카잔스키."
"아..."


해리가 그제서야 이해했다는 듯 작게 탄식했다.


"혹시 대위님 출신은 어디신지 아십니까?"


그리고 해리의 질문에 게일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생각해보면 게일은 허니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한 달이나 함께 했지만 허니는 자신에 대해 별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허니가 제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은 딱 존과 게일이 허니를 심문했던 그 날 뿐이었다. 그리고 게일이 아는 그에 대한 정보는 그 날 이후로 더 발전하지 않았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 달이나 알았는데, 아는 게 몇 개 없었다. 이거야 원, 아빠네 딸이네 해놓고 이러면 아빠 실격이지 않은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게일이 허니가 향했던 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시야 끝에 허니가 들어왔다.

허니를 본 게일의 머릿속에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였다.

그야 허니의 모습은 누가 봐도 조금 이상했기 때문이다. 장난감 유니콘상 같은 것을 바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그것을 한 번, 그리고 바텐더를 한 번, 번갈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허니의 모습을 본 게일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뭐야?' 하는 생각이 들 때 쯤, 게일이 입을 열었다.


"허니!"


사람들이 한창 모여있는 바 안으로 게일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제서야 허니의 시선이 게일에게로 다시 향했다. 놀란 듯, 눈이 잔뜩 커진 채 쳐다보는 허니의 모습에 게일은 자신도 모르게 살풋 웃었다.


"출신이 어디야?"
"예?"
"여기 크로즈비 중위가 모두들의 출신을 기록한다는데."


게일이 벽에 붙여진 지도를 가르키며 허니에게 말했다. 그러자 허니의 시선이 지도 쪽으로 한 번 향하더니 아, 하고 작게 탄식했다.


"캐스퍼."


그렇게 대답을 하는 허니의 목소리가 조금 작았다. 하지만 오히려 게일은 그 목소리가 자신의 귀에 더 또박또박 들려오는 기분이었다.


"와이오밍 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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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허니의 대답에 게일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어?' 하고 반문이 튀어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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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


게일이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부터 지프를 타고 와 기다리고 있던 존이 활짝 웃으며 게일을 반겼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에 게일 또한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존과 악수를 하며 최대한 그 반가운 마음을 전할 뿐이었다.

존은 게일과 반갑게 인사하기 무섭게 지난 몇 주간, 자신이 겪었던 영국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바빴다.

군수물자들이 아직 다 도착하지 못 한 탓에 영국군들에게 낙하산이나 마스크 등을 빌렸어야 했다는 이야기, 진흙에 어서 익숙해지라는 이야기, 게일을 위해 자전거까지 준비해뒀다는 이야기까지.

한참 그런 이야기를 하던 존은 어느 정도 자신의 이야기 보따리를 다 풀었는지, 숨을 한 번 고르더니 다시 게일에게 물었다.


"걔는?"


그렇게 물어보는 존의 얼굴이 조금 긴장으로 물들었다. 존이 굳이 이름을 언급하지 않아도 게일은 그가 지칭하는 '걔'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 궁금할테지. 기왕이면 파일럿으로 보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는데. 게일은 존을 조금 놀려줄까, 아니면 사실대로 고할까 잠시 고민했다.

안 그래도 아직 허니와 커트가 탔던 비행기는 도착하지 않은 채였다. 물론 저 끝 하늘에서 큰 소리를 내며 오는 허니와 커트의 비행기가 보였으니 존도 곧 사실을 알게 될 터였다. 그러니 놀릴 것이라면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뭐야, 설마 실패했어?"


게일이 바로 대답을 내놓지 않자, 존의 얼굴이 굳어지며 다시 질문했다. '진짜?' 하고 또 다시 질문을 하는 존을 보며 게일이 대답을 해주려고 입을 열었다.


"구조대 준비시켜!"


하지만 게일의 입에서 허니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못 했다. 다급하게 구조대를 호출하는 관제탑, 소리를 지르는 몇 몇 사람들 탓에 어떤 말도 하지 못 했다.


"동체 착륙에 대비해!"


누군가의 외침 위로 애애애앵 하는 귀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구급차가 달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게일과 존의 시선이 일제히 이제 거의 지면에 닿기 직전인 비행기로 향했다. 

허니와 커트가 타고 있는 비행기였다. 어째서인지 착륙을 위한 바퀴를 내리지 않은 채로 비행기를 낮게 하강시키고 있었다.

비행기는 이내 땅에 닿았다. 몇 번을 덜컹거리며 속도를 줄여나가더니, 생각보다 짧은 거리 이내에 완전히 멈췄다.


"뒤지기 싫으면 나가!"
"대위님 말 들었으면 빨리 움직여!"


다급한 목소리들이 엉켰다. 게일은 그 비행기 안에서 빠져나오는 얼굴들을 일일히 확인했다.

8명의 익숙한 얼굴들이 비행기를 빠져나오고, 커트까지 빠져왔을 때까지도 허니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대위님!"


그리고 게일이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을 때 쯤, 허니가 다급하게 비행기에서 내려 달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꿀벌!"


게일과 함께 지프를 타고 온 존이 큰 소리로 외쳤다.

그 목소리를 들은 허니는 그제서야 비행기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존을 마주했다. 

하하, 허니가 존을 보자마자 어색하게 웃었다.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가 이제 곧 혼날 것을 알아서 나오는 행동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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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이게 무슨 일이야. 영국에 오자마자 동체 착륙을 경험하게 될 지 누가 알았겠어?"
"그러게 말입니다..."


존이 장난스럽게 허니에게 말했다. 

허니는 그런 존과 게일을 보며 어색하게 검지로 제 관자놀이를 긁적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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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딱 죽는 줄 알았다고요. 나치 놈들한테 폭탄 하나도 제대로 못 떨구고 끝나는 줄 알았네."


허니의 옆에 서 있던 커트가 존과 게일에게 한탄하듯 말했다.


"무슨 일이었던 거야?"


존의 옆에 서 있던 게일이 물었다. 그러자 커트가 하, 하고 헛숨을 뱉었다. 그리고는 할말이 너무 많다며 소매까지 걷어올리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아까 그린랜드에서는 멀쩡히 내려오던 바퀴가 안 내려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왼쪽은 내려오는데 오른쪽은 안 내려오는거예요."
"수동으로 안 내렸어?"
"시도해봤죠. 그런데 꽁꽁 얼어서는 크랭크로 돌려도 돌아가지도 않더라구요."


이어지는 커트의 말에도 허니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그의 옆에서 고개만 몇 번 끄덕이며 커트에게 긍정을 할 뿐이었다.


"그래서 동체 착륙을 했구만."


존이 말했다.

이야기를 대충 들은 존은 그리고 몸을 허니 쪽으로 틀었다. 그리고는 마치 선생이 학생에게 가르치듯 말했다.


"봤지 꿀벌? 언젠가는 너도 위급한 상황에 이렇게 동체 착륙을 경험해야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이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허니가 존의 말에 사뭇 진지하게 대답했다. 자세까지 뒷짐을 쥐고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는 것이, 허니는 마치 훈계를 받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게일은 미간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혼을 내는 것도 아닌데 저렇게 행동하는 것이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뭔 소리예요?"


그러자 커트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존과 게일을 바라보며 반문했다. 그리고 검지 손가락으로 허니를 가르켰다.


"방금 동체 착륙 대위님이 하셨어요."
"뭐?"
"전 아직 쫄려서 그런 거 못 해요. 한쪽 바퀴로라도 그냥 착륙 시도해볼까 어쩔까 하는데 허니 대위님이 자기가 동체 착륙 시킬 수 있다고 하신거예요."


이어지는 커트의 말에 게일과 존의 시선이 동시에 허니에게로 향했다.


"뿌듯하게 만들어달라고 하기는 했지만,"


게일의 목소리가 정적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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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뿌듯하게 만들어줄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그렇게 말을 하는 게일이 허니를 바라보며 못말린다는 듯 웃고있었다.














마옵에너붕붕 벅너붕붕 게일너붕붕 오틴버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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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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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출신이 같다니!!! 하 너무 재밋어요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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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0: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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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뜨케 내센세 오셨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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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1: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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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토씨 하나 안 빠지고 읽고 싶어서 글자하나씩 음미해가면서 읽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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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0: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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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자마자 달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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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0: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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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센세정말최고야 너무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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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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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요 센세 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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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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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비 능력자 완전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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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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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존 긴박하게 구급차 불러달라고 하는 거 왜케 설레냐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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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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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렌다 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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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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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가 캐스퍼 할때부터 간질거림 장난아니다 하...분위기 어쩔거야 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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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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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이 두근두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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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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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이 같다니!!!!!! 그나저나 게일 허니한테 점점 감기는거 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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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7: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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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쉬발 존나 설렌다 게일 뭐야 유죄인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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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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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너무 재밌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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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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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떻게 전개될지 넘 귱금해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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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6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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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개좋다.. 센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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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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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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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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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출생지까지 같으니 미스테리하네요.... 하 맛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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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1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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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미친 건가 와 존게일커트 캐 싹 다 미쳤고 허니 능력있는 것도 개 좋고 관계성 뭐임? 스토린 또 왜 막 이래 탄탄하고 난림? 센세는 천재야....나 지금 영화보는 것 같아....존나 좋다 시발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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