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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1 23:02

비슷한 거 본 적 있다?
그거 수정재업 + 내용 추가임
개날조ㅈㅇ

전편










 

그러니까 허니의 기분을 지금 딱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당황스러움’이었다.
 

그래, 이것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었다. 물론 황당, 어이없음, 약간의 짜증도 섞여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이기는 당황이라는 감정이 가장 강하게 허니의 마음속에서부터 밀려왔다.
 

설마 탑건 동기들의 질 나쁜 장난일까? 순간 그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래, 아무리 장난을 좋아하는 제 동기들이라고 하더라도 술에 잔뜩 취해 인사불성이 된 허니를 모르는 남자의 침대 속으로 밀어 넣을 정도로 나쁜 친구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정신없이 취한 허니의 모습을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따라 하며 놀리는 쪽이 그들에게 어울렸다.
 

그럼 도대체 어째서 자신이 이 모르는 남자의 침대 속에서 눈을 떴냔 말이다. 아무리 고민해봐도 두통만 밀려올 뿐, 허니 머릿속에 이렇다 하고 기억이 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미쳐버리겠네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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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름이 뭐라고?”

“…허니 비 카잔스키 대위, 콜사인은 호넷 입니다. 군번은 O-384214 입니다.”

 

아까와 다른 남자의 앞에 앉은 허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남자가 건네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항상 외우고 다니던 정보들이라 이제는 자다가도 일어나서 대답을 할 수 있는 것들이었으니.
 

문제는 이 대답을 해도 남자의 미간의 힘은 풀릴 줄을 몰랐다는 것이다. 마치, 허니가 말하는 모든 정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같았다.

 

“소속은?”

“미합중국 해군, 제23 비행대대 소속입니다.”

 

허니는 대답하면서도 바쁘게 눈알을 굴렸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현재 상황을 알아채기 위함이었다.
 

그러니까, 허니의 앞에 앉아있는 이 남자는 아무래도 억양으로 보나, 옷으로 보나, 미군이 맞는 것은 같았지만 어째서인지 조금은 구닥다리인 옷을 입고 있었다.
 

저런 옷은 허니는 돈을 줘도 안 입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저런 옷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다. 어쩐지 익숙한데… 어디서 봤더라, 허니는 잠시 고민했다.
 

큰 서류 책상을 사이에 두고 남자와 마주 보고 앉은 허니는 조금이라도 창밖의 풍경을 보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자꾸만 의심의 눈초리로 허니를 바라보는 앞에 있는 이름 모를 남자 탓이었다.
 

허니를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보는 남자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허니와 한 침대에서 일어난 남자… 그러니까 톰의 아버님 또한 허니를 이곳까지 끌고 오더니 지금은 방 한구석에서 허니를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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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 언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관사 침대에까지 들일 애인을 만든 거야?”

“존, 내가 지금 장난할 기분으로 보여?”

 

존이라 불린 남자의 말에 벅이라고 불린 남자, 그러니까 톰의 아버지의 미간의 주름이 한 층 더 깊어졌다.
 

그리고 그런 둘의 대화를 들은 허니는 이제 조금 억울해졌다.
 

나도 내가 왜 여기 오게 된 건지 모른다고요…!

 

 

 

 

 

-

 

 

 

 

 

무언가가 이상해도 정말 이상했다. 
 

남자 둘이 서로 대화하는 동안, 창밖을 드디어 제대로 보게 된 허니의 머릿속에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다.
 

그야, 어디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적어도 3-40년 전의 모델로 보이는 비행기들이 즐비하게 활주로를 메우고 있었으니까.
 

에이, 설마 저거 정말로 사용하겠어? 그냥 장식이겠지. 허니가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저걸 정말로 사용할 리가 없다. 허니가 저런 구식 모델의 비행기를 보기는 했으나 그것은 죄다 박물관이나 허니가 아직 해군 사관 학교에서 공부할 때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것들이었다.
 

아, 어쩌면 지금 내가 떨어진 곳이 박물관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둘이서 대화하는 남자들을 보며 허니는 그런 생각을 했다.

 

 

 

 

-

 

 

 

 

그리고 그런 허니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내 그 박물관에 전시될 법한 비행기가 착륙하더니 그 안에서는 파일럿이 나왔다.
 

저거 진짜… 나는 거 맞았어? 충격으로 인해 허니의 입이 벌어졌다. 

 

 

 

 

-

 

 

 

 

허니의 맞은편에 앉은 남자, 그러니까 존은 허니에게 빈 종이 한 장과 펜을 내밀어주며 오늘의 날짜를 적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받은 허니가 손에 펜을 쥐고 한참을 망설이더니 이내 입을 열어 질문했다.

 

“저…”

“…”

“죄송한데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됩니까?”

 

허니의 질문에 존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 네가 생각해도 이상하지. 갑자기 날짜를 물어오는 출처 모를 여자라니. 그럼에도 허니는 빨리 날짜를 들어야 했다. 설마, 설마 아니지? 자신이 막 과거로 왔다든지 그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5월 13일.”

“연도는요…"

“...1943년.”

 

진짜 일어났네…? 
 

너무도 담백하게 대답하는 존의 행동에 오히려 당황한 것은 다름 아닌 허니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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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지, 대위.”

 

자리에 앉아있던 남자, 그러니까 존이 몸을 뒤로 물리고 의자 등받이 기대앉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허니 비 카잔스키라는 이름은 해군에 없어.”

 

존의 말에 허니는 속으로 그렇겠지… 하고 대답했다.
 

그래, 정말 만약에 자신이 1943년… 그러니까 어떤 방법으로든 43년을 거슬러 온 것이 맞았다면 허니에 대한 기록이 이곳에 남아있을 리가 없었다.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무슨 기록이 있을까.
 

복잡해진 허니의 마음을 모르는 존은 침착하게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지. 이런 상황에서 자네는 수상하기 그지없어.”

“…”

“근데 또 미국인은 맞는 것 같단 말이야.”

 

앞뒤가 묘하게 맞지 않는 허니의 상황에 존은 혼란스러운 듯했다. 그리고 허니는 그런 존의 마음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허니는 이미 한 차례 잔뜩 심문받은 후였다. 존이 그에게 갑자기 미국의 국가를 부르라 해서 불렀고 종이에는 오늘의 날짜를 적으라 해서 적었다. 
 

존이 몇 번을 다시 생각해도 이상했다. 허니는 생긴 것은 저기 어디 동양인이었으나 억양도 미국의 것이었고 날짜를 쓰는 방식도 미국식이었다. 비록 그 과정에서 허니가 오늘의 날짜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는 범위 내였다.적어도 존의 기준에서는 말이다. 모든 것이 그가 미국인이 맞음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냥 풀어주는 것은 할 수 없었고 데리고 있자니 어쩐지 찜찜했다. 그리고 이곳은 군대였다. 일도 안 하는 수상한 자를 그냥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줄 수는 없는 법이었다.

 

“자네, 비행기는 몰 줄 아나?”

“…전투기 조종사이기는 합니다.”

“B-17은… 안 몰아봤겠지.”

 

존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 나 진짜 과거로 왔나 봐. 존의 입에서 나온 B-17은 허니도 잘 알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봤던 그 옛날 폭격기 모델이었다.
 

그 기종을 몰아봤냐는 존의 질문 아닌 질문에 허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허니가 몰았던 전투기는 43년 후에 존재했던 F-14이었으니까. 사실 43년까지 따질 필요도 없었다. 허니는 폭격기 조종사가 아니었으니, 질문을 던지는 존 또한 허니가 폭격기를 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대위, 선택권을 주지.”

 

후, 하고 한 번 숨을 고른 존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나, 한 달 내로 B-17을 몰 수 있는 파일럿이 된다.”

“예?” 

 

허니의 입에서 당황스러움으로 가득한 질문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당연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기종의 비행기는 아예 새로운 것이었다. 비슷한 점은 있다고 하더라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무리 비행기를 잘 다루는 파일럿도 새로운 기종을 자유롭게 조종하려면 최소 3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뭐? 아예 타보지도 않았던 비행기를 한 달 만에 마스터하라고? 그것도 전투기도 아닌 폭격기를? 허니는 입에서 불만의 소리가 튀어나오려던 것을 겨우 목뒤로 삼켜냈다. 

 

“우리도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지금은 손이 부족하거든.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마음이야.”

“아니…”

“싫으면 두 번째, 지금 당장 총을 들고 전쟁에 투입되든가.”

 

존의 말에 허니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후자는 별로 설명하지 않아도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육군도 아닌 군인을 총을 들려 전투로 내보낸다. 다른 말로는 손쉽게 죽여버리겠다는 소리였다.

 

“전투기 조종사였다고 해도 폭격기를 아예 몰 수 없는 건 아니잖아. 여기 게일도 원래는 전투기 조종사였어.”

 

그렇게 말을 하는 존의 손끝을 따라 허니의 시선이 벅, 그러니까 게일에게로 향했다. 그는 여전히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벽에 기대 허니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떻게 할래?”  

 

아까 인상 찌푸리던 표정은 또 어디로 갔는지, 이제는 싱글싱글 웃으며 질문을 해 오는 존을 보며 허니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별로 많은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비행 훈련은 언제부터 시작합니까?”

 

살려면 비행이나 해야지 어떡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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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게 돼서 영광이네 대위. 전투기 몰던 자네 실력을 기대해보지.”

“예…”

 

 

잔뜩 어두워진 허니의 표정과 반대로 존의 얼굴은 활짝 폈다. 뭐가 됐든 조종사를 하나 더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적인지 아군인지는, 곧 알게 되겠지.

 

 

 

 

 

-

 

 

 

 

 

“벅, 어때 보여?” 

 

 허니를 신병들의 기숙사에 밀어 넣은 존이 담배를 하나 입에 물고는 게일에게 질문했다.
 

게일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있었다. 그래, 좋을 리가 있나. 하루아침에 자신의 침대로 기어들어 온 출처 모를 여자.
 

자기가 먼저 침대로 기어들어 와놓고는 되려 자신이 더 놀라던 이상한 여자. 그것이 게일이 남긴 허니에 대한 평가였다.
 

처음에는 질 나쁜 장난인 줄 알았다. 같은 미군이지만 본 적 없는 디자인의 제복, 군대 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동양인의 얼굴, 거기다 게일을 아버님이라 부르는 이상한 호칭까지. 짜고 친 장난도 이 정도면 과하다며 욕을 먹을 판이었다.
 

스파이면 죽여버릴까 했지만, 오히려 존의 심문에 착실하게 대답하는 허니를 보면 같은 미국인은 맞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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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던데.”

“뭐야, 벅. 그래도 같은 침대를 쓴 사람이라고 감싸주는거야?”

 

 

존이 장난스럽게 되물어보자 게일이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존은 여전히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너만 괜찮으면 네가 쟤 가르칠래?”

“뭐?”

“감시 할 겸 말이야. 내가 직접 하면 좋겠지만 알다시피 난 다음 주에 영국으로 가잖아.”

 

 

존의 말이 맞았다. 존은 게일보다 먼저 영국으로 떠날 날짜가 정해진 상태였다. 게일 또한 머지않은 일이기는 했다, 대부분 예상하기로는 존이 떠나고 2-3주 후를 예상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4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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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자식. 너 그래서 쟤한테 한 달 준 거지?”

“영국 올 때 쟤도 데려 와 벅.”

 

 

존이 여전히 소년같은 미소를 지으며 게일에게 대답했다.

 

망할 놈. 게일이 다시 한번 존에게 욕 했다. 왜 허니에게 한 달밖에 시간을 안 주나 했더니 처음부터 게일에게 모든 것을 맡길 생각임이 분명했다.

 

“아버님, 딸내미 잘 가르쳐서 영국까지 데려오세요~”

 

장난스럽게 말을 하는 존의 얼굴을 진지하게 한 대만 때릴까 싶은 마음이 든 게일이었다.











허니 군번 걍 키보드 샷건쳐서 나온 숫자임. 의미 없음.
개연성? 오틴버 얼굴
고증? 칼럼 얼굴
잘생긴 얼굴들이 개연성과 고증임

마옵에너붕붕 게일너붕붕 오틴버너붕붕


333

2024.04.01 23: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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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개쩔어 센세
[Code: 9228]
2024.04.01 23: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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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읽으면서 계속 웃고있어서 볼이 안 내려올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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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1 23: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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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세상에 나 지금 1943년이자나 센세...
[Code: fed9]
2024.04.01 23: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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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진짜 미쳤다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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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1 23: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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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미쳤다..
[Code: 3fe2]
2024.04.02 00: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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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미친 셈세 어나더 써줘서 너무 고마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f7b]
2024.04.02 01: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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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존잘…센세 어나더!!
[Code: 21eb]
2024.04.02 02: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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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ㅠㅠㅠㅠ
[Code: 8751]
2024.04.02 06: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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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억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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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2 07: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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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억나더!!!
[Code: 1b69]
2024.04.02 22: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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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가 없으면 윗붕들은 다 죽소
[Code: e280]
2024.04.06 00: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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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센세는 천재야
[Code: 6fa6]
2024.04.09 06: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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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이 최고예요 센세
[Code: 0539]
2024.05.04 13: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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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센세는
세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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