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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0 00:39
오늘 고증 망한 거 같은데 흐린눈 부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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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임무 날 아침이었다.

임무 날이면 언제나 먹는 특식을 먹고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허니는 평소와 다를 것이 없는 임무인 줄만 알았다. 레겐스부르크 폭격 임무. 그렇게만 들으면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막상 임무에 대한 브리핑이 시작되고,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챘다.

평소라면 출동하지 않고 기지에서 보고를 받아야 할 작전장교인 잭 또한 임무에 참가했고, 뿐만 아니라 존에게는 예비 지휘 조종사라는 이상한 직급까지 받았다.

허니의 앞 줄에 앉아있던 게일이 작은 목소리로 존에게 도대체 예비 지위 조종사는 또 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 질문을 들은 허니 또한 속으로 게일의 말에 공감했다.

저런 듣도 보도 못 한 직급과 함께 이렇게나 많은 대대장과 작전장교까지 참가하는 임무라니. 뭔가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이 임무가 이상하다고 느낀 점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커튼을 걷자마자 보이는 아프리카까지 뻗어나가는 붉은색 선. 도대체 저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건지... 과연 저게 좋은 방법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은 허니는 머리가 복잡했다.

허니의 옆에 앉은 커트도 별로 다른 생각이 아닌 것 같았다. 붉은색 선이 어째서 아프리카까지 뻗어나가냐며 질문을 했는데, 하딩의 대답을 들은 이후에도 커트의 눈썹이 조금 의문으로 찬 채로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커트는 여전히 허니에게 조금 삐쳐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허니는 그런 커트를 욕 할 마음이 없었다. 아니, 욕을 할 입장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허니의 의지가 있었든 없었든 일단 허니는 지금 커트에게 있어 죄인이었으니까. 조용히 있어야지...

그래도 커트는 허니를 아예 모른 척을 하지는 않았다. 지금도 바로 허니의 바로 옆에 앉은 것만 봐도 그렇다. 사실 아침 브리핑 때 다른 곳에 앉을까 하고 허니가 커트의 눈치를 보자, 커트는 자기 옆에 앉으라며 빽 소리를 질렀다.

그래, 커트가 무슨 열 너다섯 먹은 십대 소년도 아니고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만으로 며칠이고 대화를 섞지 않을 정도로 어리석게 행동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대신 그래도 커트는 여전히 자신의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표현했다. 예를 들면 허니에게 입만 열면 '나도 데려가요!' 하고 외친다든지, 아니면 '나도 챙겨줘요!' 하고 따진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단어의 선택이 조금 이상한 것 같았지만 결론적으로는 허니가 자신만 쏙 빼놓고 무언가를 할까 극도로 두려워했다.

둘 중 그 누구도 스코틀랜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은 없었다. 허니 또한 일단은 커트가 말을 하지 않는 것 같으니 일단은 조용히 하고 있었지만, 사실 마음 한 켠에서는 이게 맞나... 하고 확실하지 않았다.

어쩐지 커트에게 그래도 제대로 사과를 하든, 이야기를 하든 하는 방향으로 이 일에 대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만 같았다. 이렇게 흐지부지하게 넘어가는 것은... 허니 입장에서 나쁜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개운하지만은 않은 방식이었다.

어휴, 모르겠다 모르겠어. 허니가 작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일단은 이 임무부터 끝내고 봐야지. 그리고 나서 커트랑 제대로 이야기를 해야지. 허니는 그렇게 생각하며 하딩의 명에 따라 손목 시계의 시간을 다시 맞췄다.




-




안개가 짙었다. 어찌나 짙은지 한 치 앞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임무가 시작 시간이 미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당장 1 미터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무슨 임무를 한단 말인가. 폭격도 뭐가 보여야 비행기를 끌고 나가서 하지.

길어지는 대기 시간에 대원들은 저마다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존의 비행 대원들은 진작에 비행기 밖으로 나와 책을 보기도 하고 놀고 있었다.

허니 또한 비행기 밖으로 나와 대기를 했다. 어차피 저 얼마 지나지 않아 저 기체 안에 몇 시간이고 앉아있어야 하니, 그 전까지는 다리나 펴고 있자, 하는 생각이었다.

그나마 길어지는 대기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야구공을 물고 허니에게 달려 온 미트볼 덕이었다. 허니가 개를 키운 적은없었지만 그 의미를 모를 정도로 개에 대해 무지하지는 않았다.

미트볼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준 허니가 이내 야구공을 맞은편으로 힘껏 던졌다. 

공에 시선이 꽂힌 채로 안개 속으로 달려 간 미트볼이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금방 돌아올 줄 알았는데, 뭐지. 그런 의문을 가진 허니가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허니?"


얼마 걷지 않은 것 같은데, 안개 속에서 이내 다른 폭격기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그 폭격기의 주인은 목소리의 주인과 같은 것을 허니는 알 수 있었다.


"소령님."


게일에게 인사를 하듯, 허니가 고개를 살짝 까딱거리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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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해서 산책이라도 온 거야?"
"미트볼을 찾아 왔는데... 여기 있네요."


게일의 손길을 받으며 잔뜩 신이 난 미트볼을 보며 허니가 대답했다. 

허니는 주변을 슥 둘러보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게일의 대원들이 신부님과 함께 작게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들 긴장했나봐요."


허니의 말에 게일 또한 허니가 바라보는 곳을 슬쩍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별로 놀랍지는 않다. 누가 봐도 이번 임무는 큰 임무다. 이렇게나 많은 대대장들과 작전장교까지 나가는데. 모르는 신병이 봐도 이번 임무가 꽤나 크고 중요한 임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은 해도 사실 허니 쪽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앉아 조금씩 자신들의 기분을 풀어놓는 것을 방금까지 허니가 보고왔으니까.


"허니 너는 괜찮아?"


한참 미트볼을 만져주던 게일이 이내 손을 거두고 접었던 무릎을 펴며 허니에게 질문했다. 그런 게일의 모습을 따라 아래로 향해 있던 허니의 시선 또한 올라갔다.

벌써 며칠이나 지난 일이었지만 게일은 아직 노리치가 폭격을 당했던 밤을 기억하고 있었다.

허니가 자신에게 처음으로 두렵다며 고백을 한 날. 물론 그 날은 폭격을 하는 입장이 아닌 당하는 입장을 처음으로 목격한 날이라 무심코 한 말 일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게일은 혹시 허니가 지금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허니가 아마 조금이라도 망설였다면, 게일은 더 걱정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허니는 그런 게일의 마음을 이미 알고 안심이라도 시켜주듯,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긴장은 되는데, 그렇다고 두렵지는 않아요."
"그래?"
"네, 뭐. 또 막상 올라가면 집중하느라 긴장할 겨를도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허니가 설명을 덧붙이자 게일이 작게 웃었다. 

허니의 말이 틀린 것은 없었다. 막상 비행을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임무에 집중을 하느라 자신의 감정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겨를 따위 없었다.

허니의 대답을 끝으로 게일과 허니 사이에 대화가 없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신부님의 예배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설교가 끝났는지, 신부님이 일정한 목소리톤으로 기도문을 읊어주고 있었다.

게일은 그런 기도문을 한 귀로 대충 흘리며 시선을 허니에게로 돌렸다. 

허니는 신부님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기도문을 마음에 새기는 것 보다는 오히려 그가 무어라 말을 하는 것인지 들어보려는 것만 같았다.


"허니는, 신을 믿어?"


게일이 다시 허니에게 질문했다.


"음... 원래는 안 믿었는데. 이제는 좀 믿어야 할 것 같아요."
"왜?"
"뭐랄까, 저한테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신도 있다는 것도 조금 신빙성이 있는 것 같달까."


대답을 한 허니는 사실 게일의 질문에 나름 성심성의껏 대답을 한 것이었다. 

사실 그렇다. 지금 자신이 갑자기 1943년에 온 것도 그렇고, 최근 허니의 일상에는 충분히 전혀 평범하지 않은 비일상들의 연속이었다. 그것도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할 수 없는.

이런 일들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데, 신이라고 없을까. 허니는 그렇게 생각했다.

반면, 허니의 대답에 게일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마치 수수께끼같은 대답이었다. 정답을 말해주고 있는데, 그 정답에 대한 해설이 따로 필요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 해설은 아마 허니만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게일의 머릿속에 아예 떠오르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며칠 전, 갑자기 제 옆에서 잠이 든 채 나타난 허니였으니까.

어쩌면 그것을 이야기 하는걸까? 그런 생각이 든 게일이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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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것 중에, 최근 일도 포함이 되어있어?"
"..."
"나한테 설명할 게 있지 않아?"


게일이 차분하게 허니에게 물었다.

게일은 사실 기억하고 있었다. 무언가 혼자 깨달은 것 같았던 허니. 혼잣말처럼 '술을 마실 때마다?' 하고 놀랐던 모습까지.

하지만 허니는 게일에게 그 무엇도 설명해주고 있지 않았다. 그 사실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금 기다리면 먼저 입을 열어주겠지, 싶은 마음이었는데 게일은 생각보다 자신의 인내심이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게일의 질문에 허니는 잠시 고민했다. 굳이 게일이 이야기 한 '설명할 것'이 무엇인지 더 들어보지 않아도 무엇을 말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대답을 망설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역시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니까. 뿐만 아니라 허니에게도 지금은 가설만 있을 뿐,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 안 그래도 이상한 이야기를, 가설만으로 게일에게 말을 해 줄 확신이 없었다.

이 말을 어떻게 정리해서 알려줄까. 허니가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게일은 허니를 재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게일을 보며 허니는 생각했다.

그냥, 한 번 말 해볼까?

어째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른다.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이 짙은 안개 때문인지, 아니면 그 안개 속에서도 곧은 게일의 눈빛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허니는 그냥 게일에게 말을 꺼내볼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거기까지 생각을 하자, 허니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벅 소령님! 초록색 신호탄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허니의 목소리보다 더 빠르게 게일의 대원 중 하나가 외쳤다.

허니의 입이 다시 닫혔다. 뭐가 됐든 지금은 임무를 해야했다. 그리고 허니가 발걸음을 돌려 자신의 대원들이 기다리고 있을 비행기 쪽으로 걸어가려 했다.


"허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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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가 얘기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
"알제리에서 보자."


여전히 곧은 눈으로 말을 하는 게일을 보며 허니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네, 알제리에서 봐요."




-




하, 젠장. 허니의 입에서 거친 욕이 흘러나왔다.

이 망할 놈의 천재적인 작전이라던 작전은 정말이지 거지같다고 벨기에 상공에서 생각했다. 

애초에 말이 되지 않았다. 천재적인 작전이라면서 왜 다같이 출발을 안 하고 우리만 먼저 출발한건데? 상명하복이 원칙인 군대라고는 하지만, 이딴 거지같은 결정을 내린 상관은 가능만 하다면 한 대만 후려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대공포를 얼마 안 쏘길래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곧장 적들의 전투기가 날라와 미친 듯한 공격을 이어갔다.

대원들이 소리를 계속해서 지르는 통에 무전이 시끄러웠다. 2시 방향 전투기, 누구의 비행기가 맞았고, 누구는 결국 비행기를 버리고 탈출을 했고.

그 소리를 들으며 허니는 작게 한숨을 쉬 듯 깊게 숨을 내쉬었다. 

타겟까지 얼마나 남았지? 망할 놈의 후발대는 언제 도착하는거야? 출발은 한 거 맞아? 


"12시 방향에서 전투기가 옵니다!"


허니의 생각을 멈춘 것은 무전을 통해 들려오는 상황 보고였다.

응, 나도 보여. 허니가 그렇게 생각을 할 때 쯤, 전방에서 날라온 전투기가 총을 쐈다.

순식간이었다. 굉음과 함께 유리창이 잔뜩 깨지고 여기 저기서 고함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허니의 어깨와 얼굴에서 통증과 화끈거림이 느껴졌다. 굳이 살펴보지 않아도 다친 것을 알 수 있었다.

상황은 거기서 더 나빠졌다. 옆에 앉은 이 비행기의 기장인 커트가 순간 정신을 잃은 탓이었다.

젠장, 허니의 입에서 다시 욕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내 허니가 무전기를 통해 소리 쳤다.


"디키! 당장 앞으로 튀어와!"




-




"여기는 허리, 비딕이 당했습니다!"


무전을 통해 들려오는 상황 보고가 게일의 귀에 꽂혔다. 그 무전을 듣기 무섭게 게일이 창밖에 보이는 커트와 허니가 타고 있을 비행기를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총에 맞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비행기를 보며 게일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이미 여러 차례 총에 맞은 듯한 비행기는 어쩐지 수평을 맞추는 것조차 어려워 보였다. 이미 살짝 기운 채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다.

허니, 게일이 낮게 이름을 읊조렸다. 이러지마. 여기서 내가 너를 잃게 하지마.

게일의 낮은 애원에도 커트와 허니가 타고 있는 비행기는 더욱 한쪽으로 기울었다.

순간 무슨 정신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게일의 머릿속에서 기도문이 떠올랐다. 

상냥한 힘으로 모든 새의 균형을 잡아주시고... 분명 임무 시작 전, 대원들을 위해 신부님이 읊어주었던 기도문이었다.

다른 구절은 생각도 나지 않는데, 어째서인지 그 부분은 머리에 각인이 된 듯 게일의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게일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꽂혔다.


"레드미트 리드, 여기는 레드미트 3."


평소라면 무전을 통해 들려와야 할 커트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게일은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누구인지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었다.


"기장인 비딕이 정신을 잃은 한 탓에 부기장인 내가 대신 기장 자리를 맡았습니다. 부기장으로는 디키가 이어받게 됐습니다."


조금은 숨에 찬 듯 말을 하는 허니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게일의 시야에는 이제는 다시 중심을 잡고 제대로 날고 있는 허니의 비행기가 들어왔다.

그제서야 게일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레겐스부르크 공장은 성공적으로 폭격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게일은 아마 그것이 이번 임무 중 그나마 몇 안 되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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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4개가 다 망가진, 이제는 글라이더나 다름 없는 비행기를 어렵사리 착륙시키자 존이 이상하게 생긴 지프같은 것을 타고 와 게일을 불렀다.

게일은 깊게 숨을 몇 번 몰아쉬고는 비행기에서 내렸다. 도대체 어떻게 온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은 도착했다.

그러다가 순간 정신이 확 들었다. 허니는? 커트는? 둘은 무사한가? 커트는 정신까지 잃었다는데 괜찮은 거 맞은건가?

막판까지 둘이 탄 비행기를 계속 주시하며 왔지만 막상 알제리에 도착하기 직전에는 착륙을 시키느라 제대로 눈으로 쫓지 못 했다.

걱정이 되는 마음에 게일이 비행기에서 내리기 무섭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단 한 개도 돌아가지 않는 엔진으로 날고 있는 비행기가 한 대 보였다.


"저기 비딕이 오네."
"...아니야."
"뭐?"
"커트가 아니고 허니야."


게일이 존의 말을 정정했다. 그리고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는 존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




허니의 비행기는 결국 활주로까지 오지 못 했다. 게일과 같았다.

이제는 허니의 전면 특허나 다름 없는 거친 착륙과 함께 멈춘 비행기를 보며 살아남은 대원들은 낄낄 웃었다. 누구는 빨리 허니의 별명을 네이비로 통일 시켜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조종석에 누가 앉아있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그것이 허니일 것이라고 게일을 포함한 모두가 생각했다.

그리고 이내 비행기의 문이 열리고, 대원들이 하나 둘 씩 나오기 시작했다.

분명 정신을 잃었다며 보고를 받았던 커트 마저도 크게 다친 곳 없는 모습으로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 모습을 본 존은 커트에게 달려가 그를 이리저리 뜯어보기 시작했다. 귀찮아하는 커트의 반응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비행기 내부에서 대원들이 모두 나올 때까지도 허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슬슬 게일의 마음 속에 다시 불안감이 차오를 때 쯤, 허니가 비행기에서 느릿하게 내렸다.


"헌...!"


게일은 그런 허니를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하려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이름을 부르던 게일의 입이 뚝 멈췄다.

아픈지 한쪽 어깨를 감싸고 있는 허니의 모습, 거기다 턱에서부터 코까지 이어지는 긴 상처까지. 대충 봐도 잔뜩 다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게일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지금까지 허니가 이렇게 다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허니에게 다가가려던 게일의 발걸음마저도 뚝 멈췄다.

손이 덜덜 떨렸다. 자신이 만지면 안 그래도 잔뜩 다친 허니가 그대로 부서질 것만 같았다.

게일이 그렇게 허니에게 다가가지 못 하고 있을 때, 고개를 든 허니가 그제서야 게일과 눈을 맞췄다.


"소령님!"


그리고 허니의 얼굴에 환하게 미소가 퍼졌다.

아, 그 모습을 본 게일이 낮게 탄식했다. 순간 마음 한 켠에서 안도감이 확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나 쉽다니. 자신을 부르면서 환하게 웃는 미소 하나에 방금까지 마음 속에 자리를 잡았던 불안감이 빠르게 걷혀 나가다니.

게일은 이 감정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 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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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는 자신에게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레겐스부르크는 한 편에 끝내버리고 싶었다...
오늘 고증 ㄹㅇ 개망한 거 같은데 흐린눈 고맙다...

마옵에너붕붕 벅너붕붕 게일너붕붕 오틴버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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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0 00: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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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어떡하냐....둘이 감겨서 걍 영사해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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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0 00: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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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센세 이야기 속에서 커트 살려줘서 고마워ㅠㅠㅠㅠ
[Code: 6918]
2024.04.10 00: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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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는 문학천재야 ㅜㅜㅜㅜㅜ 센세 성실수인이라 고맙고 ㅜㅜㅜㅜㅜㅜ 아껴서 읽고있어 ㅜㅜㅜㅜ 진짜 재밌다
[Code: e4d4]
2024.04.10 01: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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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 그거 사랑이야……
[Code: efe9]
2024.04.10 01: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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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무사하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 다행ㅠㅠㅠㅠ 센세 글이랑 마옵에랑 같이 보니까 재미가 두 배.. 센세 알러뷰ㅠㅠㅠㅠ
[Code: da34]
2024.04.10 01: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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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나 지금 내내 긴장해서 숨참고 보다가 마지막에 탁하고 힘풀렸다ㅠㅠㅠㅠㅠㅠ고마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069]
2024.04.10 01: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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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진짜 커트랑 제대로 이야기해야지((하는 허니 말 보고 젠장.. 사망플래그냐고..! 그거아냐 안돼 그냥 바로 커트한테 가서 말해줘 허니ㅠㅠㅠ 노심초사하며 보다가 마지막 보고 행복해졌어 물론 허니 많이 다쳤지만..ㅠㅠ 게일도 마음 깨달았으니 이제 어떻게되려나!!! 사랑혀센세
[Code: 7e45]
2024.04.10 01: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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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지금까지 안잤던게 센세 무순 보려고 그랬나봄 너무 재밌어서 숨참으면서 봤다
[Code: 46ae]
2024.04.10 01: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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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아악!!!!!!!!!!!!!!
[Code: 0359]
2024.04.10 01: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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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왓다!!!!!!
[Code: 0359]
2024.04.10 01: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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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무사해서 다행이고 게일이 마음 자각해서 좋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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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0 02: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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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새벽까지 버틴 이유가 이거네ㅜㅜㅜㅜ
[Code: 57ad]
2024.04.10 02: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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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야ㅜㅜ 센세 천재만재에오
[Code: 8e6b]
2024.04.10 02: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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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야 ㅜ
[Code: b4da]
2024.04.10 02: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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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무사해서 다행이야 ㅠㅠㅜㅜ
[Code: fe36]
2024.04.10 05: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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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늦은 새벽이라도 혹시 몰라서 쌤 보러 꼭 오자나 ㅠㅠ 오늘도 너무 행복했어
[Code: b492]
2024.04.10 06: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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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존나좋아ㅠㅠㅠㅠㅠㅠㅠ
[Code: f859]
2024.04.10 09: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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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지예!!!!!!!!!!
[Code: 9702]
2024.04.10 13: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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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대존잼ㅠㅠㅠ
[Code: 4161]
2024.04.10 21: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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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 깨달아가는 거 존좋 크아아
[Code: 82ae]
2024.04.21 04: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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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ㅏ이런 대작을 꽁짜로 봐도 되는 건가요 센세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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