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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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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커트가 오고 난 후부터 수용소에는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조금은 아이러니한 이야기였다. 누구는 그래봤자 수용소인데, 그곳에 새로운 누군가가 왔다고 좋을 일이 무어냐고 말을 할 지도 몰랐지만, 커트 특유의 생기가 수용소 특유의 암울한 분위기에 먹혀가던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허니 또한 다를 것이 없었다. 커트만큼은 아니지만 1년 동안 소령이자 대대장으로 살아온 탓에 특유의 여유로움과 조금은 장난스러운 말투로 대원들에게 기분 좋은 기운을 선사했다.

허니와 커트가 수용소에 들어오기 전부터 그곳에 있었던 대원들은 허니와 커트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밖에 상황에 대한 이야기, 전사자나 연합군들의 소식.

허니와 커트는 밖의 상황을 과장 없이 전했다. 담담하게 성공한 임무, 실패한 임무, 그 과정에서 전사 또는 실종한 전우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설명을 하는 둘의 입에서 모두 즐거운 말만 나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수용소에 있던 대원들은 밖의 상황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만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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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나저나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진짜. 우리 꿀벌이 소령이라니!"


길게 설명을 하던 허니의 말이 어느정도 끝이 나자 존이 외쳤다.

그리고 존의 말에 방 안에 모여있던 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허니의 옷깃에 꽂혔다. 금색 낙엽 모양의 계급장. 그 계급장의 의미를 모르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 그걸 본 대원들은 하나같이 박수를 치며 깔깔 웃었다.


"설마 350대대장도 허니 너였어?"
"응, 맞아."


허니의 담백한 대답에 순식간에 방 안이 시끄러워졌다. 질문을 했던 드마르코는 신이 나 박수를 쳤고 그 옆에 앉아있던 존 또한 잔뜩 흥분해 못 본 새에 꿀벌이 이렇게 컸다며 큰 소리로 말했다. 

한순간에 시끄러워진 방 안에서 허니는 그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다. 수용소에 다들 1년 가까이 있었던 탓에 조금씩 마르긴 했지만 힘은 여전한 것만 같았다.


"힘들지는 않았어?"


허니의 옆에 앉아 조용히 듣고 있던 게일이 질문했다.

그제서야 허니가 지금까지 조금 외면하고 있던 게일의 얼굴을 마주했다.

솔직히 이야기를 하면 일부러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미웠다거나, 그의 얼굴을 보기 싫어서가 절대 아니었다. 그저 그의 얼굴을 어떻게 마주해야할 지 확실하지 않아서였다.

물론 반가운 마음이 가장 컸다. 1년을 그리워하던 얼굴, 목소리, 그 모든 것이었는데 어떻게 반갑지 않을까.

그럼에도 막상 얼굴을 마주하니 예전처럼 지내지 못 하겠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 헤어지기 전의 대화 탓일 것이었다.

어쩌면 허니 혼자서만 과민반응을 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허니의 옆에 앉은 게일은 오히려 허니가 수용소에 도착한 그 순간부터 허니의 옆을 지키며 이것 저것 챙겨주었다. 그리고 그런 게일의 모습을 본 드마르코가 허니 아버님 돌아오셨냐며 놀리기도 했다.

아, 그래.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게일은 이미 그 날의 기억을 머릿속에서 지웠는데, 허니만 아직도 괜히 제 발 저린 것 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한 허니가 이내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게일에게 말했다.


"뭐... 누구 딸내미인데... 막상 또 닥치면 열심히 잘 하죠."


그리고 허니의 대답에 좋은 대답이라며 다른 대원들이 소리쳤다.

그런 대원들을 보며 허니는 그냥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 탓에 허니는 여전히 조금 어두운 게일의 표정은 알아채지 못 했다.




-




"허니."


게일의 부름에 숙여져 있던 허니의 시선이 끌어올려졌다.

방 안을 꽉 채우던 대원들은 이미 밖으로 나간지 오래였다. 커트는 기왕 이렇게 된 거 다른 사람들이랑 얼굴이나 트겠다며 나갔고 나머지 사람들 또한 그를 따라 나섰기 때문이다.

허니에게도 같이 가자며 제안을 했지만 허니는 안 그래도 피곤한 탓에 나중으로 미루겠다는 말과 함께 혼자 방 안에 남은 것이었다.

아니, 혼자 방 안에 남은 줄 알았다. 분명 게일도 나가는 것을 봤었는데, 언제 돌아왔는지 모를 게일이 의자를 하나 끌고 와 허니의 맞은편에 앉았다.


"팔 많이 아파?"
"네?"
"다쳤잖아. 제대로 치료도 못 했을 것 같은데."


게일은 그렇게 말을 하며 조심스럽게 허니가 다친 팔의 소매를 살살 끌어올렸다.

허니는 그런 게일의 행동에 당황했다. 팔이 다친 것을 일부러 숨긴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티를 낸 것도 아니었다.

긴 소매가 달린 외투를 입고 있었고 앉아서 대화만 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아무도 눈치채지 못 한 줄만 알았는데, 게일은 어떻게 알아채고 허니의 상처를 확인하려 하고 있었다.

게일의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허니의 소매를 걷자 대충 찢어낸 옷으로 묶어놓은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그 어설픈 붕대를 풀어낸 게일이 언제 가져왔는지 모를 물에 적신 깨끗한 천으로 허니의 상처를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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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한참을 정적 속에 허니의 상처만 닦아내던 게일이 갑자기 먼저 입을 열었다.


"뭐가요?"
"그 날... 그렇게 가버려서."
"..."
"네 말을 조금 더 들어볼걸 그랬어."


그리고 이내 허니의 입에서 '아.' 하고 작은 탄식이 흘러왔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흘러나온 주제였다. 허니는 지난 1년같이 이 이야기를 꺼내지 말 것을 하고 후회를 했는데, 심지어 다시 만나면 이런 대화는 아예 없었던 척이라도 할까 싶었는데, 오히려 게일은 이 대화를 이끌어가고 싶어하는 것만 같았다.

과연 어떤 것이 맞는 선택인지는 아직도 허니는 알 수 없었다. 얘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어디까지 이야기 해야할까. 게일에게 미래에는 아들이 생긴다는 것까지? 그리고 그 미래의 아들은 사실 자신과 친구였다는 것까지? 아니면 그저 담백하게 허니 자신에 대한 이야기까지만 해야할까. 허니는 무엇이 옳은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정말 네 얘기를 제대로 들을게."
"..."
"허니 너만 괜찮으면, 들려줄래?"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는 게일의 올곧은 눈에 허니는 그저 조용히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니, 내용이 생각보다 담백했다. 적어도 이야기를 전하는 허니는 그렇게 생각했다.

원래는 1986년에 살았다. 말했듯이 해군 소속의 전투기 파일럿이었고 운이 좋게 부대에서 차출되어 탑건 스쿨이라는 비행학교에 가서 공부를 했다. 거기서 졸업식이 끝나고 전투도 끝났을 때 동기들과 즐겁게 술을 마시고 일어났는데, 눈을 뜨니 1943년이었다.

허니가 생각했을 때는 이보다 짧고 명료하게 정리가 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게일은 아닌 듯 했다. 그래, 놀라운 반응은 아니었다. 게일은 인상을 조금 찌푸리고 있었다. 허니가 폭탄처럼 쏟아낸 이야기들을 천천히 곱씹는 것 같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럼, 여기 온 이후로 그곳으로 돌아간 적은 없어?"
"...어..."


게일의 질문에 자신있게 '네.' 하고 대답을 하려던 허니가 순간 말을 얼버무렸다.

정말로 돌아간 적이 없던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허니는 이곳에 온 이후에 딱 한 번 톰을 만난 적이 있었다. 1년 전 바로 그 날. 영국 끄트머리에 겨우 불시착을 하고 갑자기 정신을 잃었던 그 날.

사실 그 날 톰의 말이 이상하기도 했다. 톰은 마치 허니의 상황을 아는 것 같이 이야기 했었다. 심지어 허니에게 1986년이 아닌 1943년이 허니에게 맞는 시간이라는 말까지 했다.

과연 그것이 현실이었을까? 허니는 확실하지 않았다.


"사실 꿈... 비슷한 걸 꿨는데, 그게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어요."


허니의 대답에 게일이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허니의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탓이었다. 사실 게일에게 말을 하는 허니조차도 확실하지 않았으니, 이를 게일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동기 중 하나를... 만났는데, 사실 아직도 그게 현실이었는지 모르겠어요. 이상한 말을 하기도 했고..."
"동기?"


허니의 말에 게일이 주머니를 뒤적였다. 그리고 이내 주머니에서 익숙한 사진을 꺼냈다.

게일의 주머니에서 나온 사진은 허니에게도 익숙한 물건이었다. 언젠가 탑건 동기들과 함께 찍었던 단체 사진이었으니까.


"혹시... 이 중에 있어?"


게일이 조심스럽게 허니에게 사진을 내밀며 질문했다.

오랜만에 보는 사진에 허니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 멍하니 그것을 쳐다보았다. 그래, 동기들이 이렇게 생겼었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진을 보니 또 괜시리 조금 보고싶어지는 것 같았다.

허니는 눈으로 동기들의 얼굴을 한 번 다시 훑었다. 그리고 중앙에 서 있는 톰의 얼굴을 봤을 때, 조금 망설였다.

허니는 아직도 게일에게 자신이 게일의 미래 아들과 친구였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다. 사실 아직도 그 사실을 게일에게 말을 하는 것이 옳은지 허니는 확실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게일에게 네 미래 아들이 여기 있다고 알리는 것이 맞을지 몰랐다.

그래서 결국 허니는 망설이듯이 천천히 손을 뻗어 사진 속에 있는 톰을 가르켰다.


"...얘예요."


괜히 목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거짓을 고하는 것은 하나 없었지만 왜인지 하면 안 되는 말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아 입 안이 까끌거렸다.

게일도 그런 허니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었다. 허니의 목소리가 아까보다 조금 더 낮아진 채 였으니까.

혹시... 저 남자랑 무슨 말 못 할 관계였나? 어쩌면 친구 그 이상일 수도 있었다. 

자그마한 의심의 씨앗이 게일의 마음 속에 심어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게일은 이를 허니에게 티내지 않았다.




-




불면의 이유, 즉 허니의 생사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으니 게일은 저녁에 잠을 이룰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게일의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새로운 불면의 이유가 생겼다.

낮에 허니가 망설이듯 짚었던 사진 속의 남자. 어차피 이제는 만날 수도 없는 남자이니 상관 없을 것이라고 믿었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고 주변이 고요해지니 게일의 머릿속의 생각들이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정말 무슨 사이였을까. 왜 허니가 망설이다가 제게 이야기를 했을까. 연인이었을까? 아니면 친구 이상 연인 미만? 전우끼리 돈독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어떻게 돈독해지지 않을까, 서로의 등을 맡기고 목숨을 맡기고 싸우는데. 

게일이 침대 위에서 몸을 한 번 뒤집었다.

허니가 그를 사랑했을까? 얼마나 사랑했을까. 이 곳에 오고 그럼 그를 다시 보지 못 한다는 사실에 며칠 밤을 눈물로 지새웠을까? 지난 1년 간 자신이 허니를 그리워했던 것 처럼, 허니도 그를 그리워했을까? 그리워하고 있을까?

게일이 다시 한 번 몸을 뒤집었다.

참 웃기다. 사실 생각해보면 허니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단 한 마디도 없었다. 그럼에도 게일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했다. 

망할, 수용소가 이래서 문제다. 차라리 부대 내 였다면 자신이 이런 고민도 하지 않고 있었을 것이라고 게일은 믿었다.

부대 내 였다면 매일 저녁 관사로 돌아가 잠에 들기 직전까지 장교 클럽에서 시간을 보냈을 테니까.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머릿속의 생각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시끄러운 음악을 들었을테니까.

뿐만 아니라 임무라도 다녀오는 날에는 몸이라도 피곤해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을 것이다. 

망할, 게일이 입 안에서 작게 욕을 씹었다. 수용소는 쓸데없이 조용했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기껏해야 대원들과 함께 포커를 치거나 제대로 된 말조차 없는 체스를 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니 머릿속의 생각들이 점점 데시벨을 높히고만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한 게일이 다시 한 번 몸을 뒤집고 이제는 정면을 보고 누웠다.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었지만 꽤나 늦은 시간임은 분명했다. 같은 방을 쓰는 모든 대원들의 코골이 소리가 일정하게 들려왔기 때문이다.

이제 슬슬 진짜 잠에 들어야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괜히 몸을 한 번 더 뒤집으려는 찰나였다.


"게일."


작은 목소리로 허니가 게일을 불렀다.


"잠 안 와요?"


감고 있던 눈을 게일이 뜨자, 윗 침대를 배정받은 허니가 고개만 쏙 내밀고 게일에게 질문하고 있었다.

그런 허니의 모습에 게일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조금 흘러나왔다. 허니의 모습이 마치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같아 보였다.


"조금?"
"흠."


게일의 대답에 허니가 잠시 고민하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이내 다시 제 침대 위로 쏙 사라져버렸다.

게일은 그런 허니를 보며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설마 그냥 잠 안 오냐고 물어보기만 하려고 한 것인가? 싶은 마음이 들 때 쯤, 허니가 침대 아래로 내려왔다.

제일 윗층에서 뛰어내린 것임에도 허니가 뛰어내려올 때는 생각보다 큰 소리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허니는 제가 예상한 것보다는 소리가 컸는지 살짝 움찔하며 방 안의 대원들이 잠에서 깨지 않았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확인했다.


"조금만 들어가봐요."
"뭐?"
"빨리요."


이게 맞아? 게일의 머릿속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옆에서 재촉을 하는 허니의 모습에 얼떨결에 몸을 침대 안 쪽으로 밀어넣었다.

게일이 어느 정도 안쪽으로 들어가자, 허니는 이내 만족했는지 제 몸 또한 게일의 침대 위로 밀어넣었다.

성인 남성이 하나 누우면 딱 맞는, 대원들끼리 장난식으로 관이라고 이야기 했던 그 침대에 성인 둘이 눕기에는 꽤나 비좁았다. 아무리 그 두 성인 중 하나는 여자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자세가 불편했는지, 허니는 조금 뒤척이더니 이내 자세를 잡고는 게일에게 양손을 뻗었다.

그런 허니의 자세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 한 게일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 

허니는 생각보다 인내심이 좋지 못 했다. 게일이 아무런 행동 없이 그를 쳐다만 보고 있자, 결국 허니가 먼저 게일 쪽으로 더 다가가더니 팔을 뻗어 게일을 제 품으로 감싸 안았다.

게일은 순간 제 몸이 굳는 것을 느꼈다. 반항할 새도 없었다. 아니 사실 침대가 너무 좁아 반항할 수도 없었다. 조금만 힘을 주고 허니를 밀어내면 그가 밀려날 것을 알았지만, 그랬다가는 허니가 그대로 침대 밑으로 떨어져 다칠 것 또한 알았다.

몸이 굳은 채로, 팔은 또 어떻게 둬야 할 지 몰라 조금 어정쩡한 채로 게일이 가만히 있자 허니가 조용히 말했다.


"오늘만 빅스푼 해 드리는 겁니다. 잠 안 올 때는 이게 최고예요."


허니가 나직하게 말을 하더니 이내 게일을 안고 있던 손을 하나 움직여 그의 등을 일정한 박자로 토닥이기 시작했다.

조금 우스운 자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니보다 20센치는 더 큰 게일이 더 작은 허니의 품에 안겨있다니.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안겨있는 모양새도 아닐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등을 타고 오는 그 일정한 토닥거림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을 감싸오는 그 온기가 다른 누구도 아닌 허니라는 사실 때문인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게일은 서서히 눈이 감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긴 뒤척임 없이 잠에 드는 밤이었다.




-




허니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상황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허니는 어딘지 모를 장소에서 제 앞에서 뛰놀고 있는 남자 애를 보고 있었다.

허니의 앞에 남자애는 기껏해야 다섯 살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였다. 금발에 조금 도톰한 입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특정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허니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그 아이를 보고 있었다.

허, 하고 허니의 입에서 조금 어이없는 듯한 웃음이 튀어나왔다. 아무리 꿈이라고 하더라도 이 상황 자체가 조금은 웃겼다. 적어도 허니가 생각하기에는 그랬다.

결혼은 커녕 연인 하나 없는 신세인데 애부터 보는 꿈이라니. 

꿈이란 원래 그렇다. 누군가 옆에서 이렇다 할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이미 아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눈 앞에 놀고 있는 저 남자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 같은 것들 말이다.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하자 허니는 자신이 아이의 이름까지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니까 아이의 이름이...


"톰...?"


같은 탑건 스쿨의 동기이자 수석 졸업생, 그리고 자신과 같은 성을 가진 톰 카잔스키.

어어...? 순간 허니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허니는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눈을 떴다.








허니 드디어 지가 사진 속의 아이스맨 엄마일수도 있다고 생각함... 오래도 걸렸다...

마옵에너붕붕 벅너붕붕 게일너붕붕 오틴버너붕붕

1818
2024.04.16 23: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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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왔다!!!!!!! 선개추 후정독
[Code: ccfd]
2024.04.16 23: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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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오셨다아아아ㅏ!!!
[Code: 947a]
2024.04.16 23: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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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하루를 마무리 할 때 센세가 오신다는 게 요즘 나의 행복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일 본의아니게 아들 질퉄ㅋㅋㅋㅋㅋㅋ빅스푼 허니 ㄱㅇㅇㅠㅠㅠㅠㅠㅠ 1년이 걸렸지만 허니 이야기를 게일이 들어주고 허니도 말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ㅠㅠㅠㅠㅠ
[Code: 52d4]
2024.04.16 23: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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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만 기다려요!!!
[Code: 73d7]
2024.04.16 2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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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ㅅㅂ 선설리후정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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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6 23: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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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나 너무 행복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게일허니 사랑을 해라ㅠㅠㅠㅠㅠㅠㅠ
[Code: f2b5]
2024.04.17 00: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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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헐 근데 게일이라고 불러줘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둘이 행복하자 이제는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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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00: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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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갓 잠깐만 🌸허니 아들이 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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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00: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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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을 내릴수록 남아있는 무순이 줄어드는게 괴로울 정도로 재밌어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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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00: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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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ㅜ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 센세ㅠㅠㅠㅠㅠ 허니 품에 안긴 게일이라니 존나 귀엽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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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00: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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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개존잼 미쳤다 센세 어나더
[Code: b899]
2024.04.17 03: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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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눈물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da0]
2024.04.17 05: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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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좋아 죽겠다..!!!!!!!!!! 내가 이런거 좋아하는 줄 어떻게 알고ㅠㅠㅠㅠㅠㅠ 센세 하고 싶은거 천년만년 다 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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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05: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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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허억........ 대박이다 진짜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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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05: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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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쳣다
[Code: 940a]
2024.04.17 06: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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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ㅠㅠ 나 진짜 눈물이 나ㅠㅠ 이런 띵작을 무료로 보다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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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07: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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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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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2: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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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계좌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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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6: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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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것같았어. 카잔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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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6:19
ㅇㅇ
미쳤다 진짜 센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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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8: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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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미친 센세 천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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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8: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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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지마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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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21: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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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푼 미쳤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앙아아아아아아아 내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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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00: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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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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