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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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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걍 다 ㅈㅇ









잠에서 깬 허니는 자신도 모르게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윗 침대와의 간격이 그리 넓지 않아 어정쩡하게 상체를 세운 모양새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은 허니에게 지금 상관이 없었다.

허니는 순간 아파오는 것 같은 머리를 한 손으로 받쳤다. 아니, 사실 머리가 아픈 것인지 아니면 머리가 복잡한 탓에 정신이 없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피곤했다. 분명 방금 잠에서 깨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어쩐지 밤을 샌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분명 그 알 수 없는 꿈 탓이리라, 허니는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이상한 꿈이었다. 그래, 딱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꿈 속에서 허니는 누군가의 설명 없이도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분명 꿈 속에서 자신의 아들이었던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의 이름이 톰 카잔스키.

솔직히 말을 하면 톰의 성이 어째서 자신의 것과 같은지, 의문을 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실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피가 섞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성이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있다. 아주 드문 일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라는 말이다. 

장난식으로 탑건 스쿨 시절 때는 톰과 허니가 먼 친척이 아니냐는 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톰은 그저 어이 없다는 듯이 웃어 넘겼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톰은... 톰은 게일의 아들이다. 그 사실은 허니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특히나 아직 톰이 태어나지도 않은 지금 시대에서는 아마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허니가 유일했다.

설마 허니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순간 허니의 마음 속에 그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 생각해보면 게일은 클레븐이다. 톰은 카잔스키고. 성 부터 다르다는 소리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허니가 그 제도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기본적으로 아이는 아버지의 성을 따른다. 


"하..."


허니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톰이 게일의 아들이 아니라는 가설은 허니가 생각해도 헛소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야 허니는 톰이 보여준 사진을 봤으니까. 그리고 그 속에 웃고 있던 사람은 다른 아닌 게일이 맞았으니까.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한 허니가 문득 생각이 났다. 게일의 옆에서 함께 웃고 있던 허니와 닮은 여자. 아니, 닮았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마치 본인인 것 같았던 그 모양새.


"어?"


본인? 순간 허니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틀어 게일을 바라보았다. 밖이 푸르스름한 새벽인 만큼, 게일은 아직도 잠에 들어있었다.

허니는 급하게 침대 밖으로 빠져나왔다. 어찌나 급하게 나왔는지 하마터면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 했다. 이내 몸의 중심을 잡은 허니는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하지만 빠르게 방 안을 빠져나왔다.

에이, 설마. 에이. 허니의 머릿속에 계속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의 발걸음은 착실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왜인지 일단은 방을 빨리 빠져나가야 할 것만 같았다.

눈을 뜬 게일의 얼굴을 마주하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일단 허니는 제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이 상황에서 도망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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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 허니랑 싸웠어?"


계단에 앉아 허니를 눈으로 쫓고 있던 게일에게 존이 물었다.

존의 질문에 게일의 눈썹이 올라갔다. 존의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였지만 존은 그런 게일의 반응이 어떠한 의미인지 잘 알았음에도 무시했다. 그리고는 그보다 몇 칸 더 위의 계단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다시 만나서 서로 반가운 줄 알았더니, 설마 1년 전에 있었던 일로 그러는 건 아니지?"


존의 말에 게일의 미간에 이제는 힘이 들어갔다.

사실 존은 1년 전, 게일과 허니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 했다. 게일도 허니도 그 날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적은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존이 직접 물어볼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많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둘이 같이 나갔던 휴가, 그 중 한 명만 먼저 돌아왔던 그 휴가. 바보가 아니라면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 쯤은 알아챌 것이었다.

그럼에도 존이 지금까지 게일이나 허니에게 그 날의 일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지난 1년 동안 게일이 어떤 모습인지 바로 옆에서 봐 왔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얘기가 달랐다. 둘이 다시 만났을 때는 그렇게도 애틋하더니,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다시 데면데면하는 것이 아무리 봐도 이상했다.

게일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존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게일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잠에 들지 못 해 몇 번이고 뒤척이다가 허니가 재워줬던 그 날 밤 이후, 허니는 갑자기 게일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대놓고 게일을 피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허니는 최대한 게일과 단 둘이 있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 했다.

기분이 묘했다. 좋은가? 그럴리가. 그럼 싫은가? 그건 또 모르겠다. 게일의 기분이 딱 그랬다. 허니의 저 행동이 과연 어디서에서부터 나오는 행동인지 게일은 알 리가 없었으나, 그 이유에 따라 지금 허니의 행동이 싫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

만약 허니가 게일을 피하는 이유가 막상 게일과 조금 더 가까워지려고 하니 부담스럽다든지, 그런 이유에서라면 싫다.

하지만 만약 허니가 막상 가까워지니 게일을 의식하게 되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게일은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섣불리 행동에 나설 수는 없었다. 한때 한 대대의 대장까지 했던 게일은 전략에 강했다. 전략 없이 함부로 내딛은 수 탓에 모든 것을 잃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탐색전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게일은 눈으로 커트의 옆에 서 있는 허니를 계속해서 쫓았다.




-




음, 망했군. 허니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허니는 게일이 자신을 눈으로 쫓는 것을 알았다. 모를 수가 없었다. 게일이 별로 숨기고 있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허니는 그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사실 망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그럼에도 허니는 게일에게 다시 다가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대화를 할 자신이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 그래, 솔직히 인정을 하면 허니는 게일을 의식하고 있었다.

게일에게 동료 이상의 감정이 있었던 것을 이제서야 알아챘냐고? 그럴리가. 허니가 아무리 연애 경험이 적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심지어 지난 1년을 게일 하나를 찾겠다고 전쟁터에 몸을 던지는 짓까지 했는데, 그걸 그저 동료애로 했다고? 누군가가 허니에게 그런 말을 한다면 허니는 누구보다 크게 비웃어주며 그건 동료애가 아니라고 말해 줄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톰이었다. 톰 카잔스키. 콜사인은 아이스맨. 허니의 옛 동기이자 친구.

지금까지 친구의 아버지인 줄 알았던 게일과, 상사의 아들인 줄만 알았던 톰. 그리고 꿈에서 만난 어린 톰.

이 셋의 관계를 모른 척 하려 해도 자꾸만 허니의 머릿속에서는 딱 한 가지 결론으로만 이어지고 있었다.

미쳐버리겠네 진짜. 허니가 입술을 씹었다. 

게일이 싫은가? 그럴리가. 그럼 좋은가? 그건 맞다.

그럼 뭐가 문제인가? 톰이 문제다 톰이! 

허니는 가능하다면 제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알 수 없는 존재의 목을 졸라버리고 싶었다.

마치 반전 영화의 결말을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기분이었다. 직접 본 결말이 아닌,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결말만 알려준 그런 상황 같았다.

아직 게일과의 관계에서 정의가 된 것은 없었는데, 갑자기 제 미래에 대해 알게 된 것만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하, 허니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생각을 거듭해도 이렇다 할 결론이 나는 것은 그 무엇도 없었고 그냥 머리만 더 아픈 기분이었다.

오늘도 허니는 이렇다 할 결론조차 내리지 못 한 채 결국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




불행인지 다행인지 알 수 없었지만, 허니는 게일과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되는 기간이 길어졌다.

다름 아닌 갑작스러운 행군 탓이었다.

굵은 눈발이 흩날리는 밤, 갑작스럽게 30분 후에 행군을 시작할 것이니 짐을 챙기라는 말에 모든 대원들이 정신 없이 짐을 싸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들만 챙겨!"
"제일 따뜻한 옷들로 챙겨입어!"


허니와 게일, 그리고 존 또한 정신이 없었다. 자기 자신들을 챙기는 것 뿐 아니라 대원들까지 챙겼어야 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대원들이 빠져나가고, 혹시라도 누락 된 사람이 없나 마지막으로 확인한 허니가 건물 밖으로 나오기 무섭게 독일 군사들은 건물을 불로 태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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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슬슬 가야 해."


불타는 건물을 바라보던 허니의 팔을 게일이 아프지 않게 끌었다. 


"추우니까 옷 잘 여미고."


그렇게 말을 하며 허니의 코트의 앞섬을 여며주는 게일의 손길이 부드러웠다. 

허니의 목에는 진녹색의 스카프가 어설프게 메여있었다. 게일은 그 스카프를 한 번 펼치더니 허니의 머리부터 목까지 꼼꼼히 감아주었다.

진녹색의 스카프. 게일 또한 그것을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었다. 언젠가 게일이 허니에게 선물했던 것이니까. 

그럼에도 게일은 생색을 내거나 알아챈 것을 티내지 않았다. 그저 살짝 미소만 지을 뿐. 그리고 이내 허니가 춥지 않게끔 잘 감아준 후 게일은 허니의 손을 잡아 끌었다.


"가자 우리도."
"...네."


추운 겨울 날의 끝을 알 수 없는 행군의 시작이었다.




-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행군은 어딘지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곳의 벽돌 공장에 도착해서야 멈췄다.

작은 불을 본 대원들은 마치 불나방처럼 그곳에 모였다.

허니는 차마 그곳까지 달려갈 힘은 없어서 근처 보이는 벽에 기대어 섰다. 정말이지, 딱 동사하기 직전에 실내를 발견해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 군인에게서 오늘 밤은 이곳에서 잘 것이라는 말을 듣고 그나마 조금 안도감이 찾아왔다. 다행히 오늘 저녁만큼은 눈과 살갗을 에는 바람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어휴, 1986년으로 돌아가기 전에 동사 먼저 하겠네.

무의식 중에 허니의 머릿속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




"허니, 괜찮아?"


모두가 잠든 시각, 게일이 작게 허니에게 물었다. 

잠이 오는 것은 아니었으나, 눈을 감고 있던 허니는 게일의 말에 천천히 눈을 떴다.

왜인지 잠은 오지 않았다. 밤샘 행군을 한 탓에 몸은 정말이지 너무도 힘들고 피곤했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잠은 자야 내일 또 힘을 내서 행군을 할 것이니 눈이라도 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럭저럭 견딜만 해요. 게일은요?"


허니가 게일에게 대답을 하는 도중, 게일은 다시 허니의 스카프를 매만져주고 있었다. 허니는 피곤해서 정신도 제대로 없는데, 게일은 남까지 챙긴 여력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난 잠이 안 와."
"예?"
"춥고 힘들어서 그런가봐."


게일의 말에 허니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 물론 게일도 힘들 것을 허니는 알았다. 그런 행군을 했는데 어떻게 사람이 피곤하고 힘들지 않을까.

하지만 게일은 그래도 허니나 다른 대원들에 비하면 비교적 괜찮아보였다. 물론 게일의 힘듬 정도를 허니가 알아챌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겉보기에 그는 그래도 견딜만 해 보였단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게일은 여전히 멀쩡한 얼굴로 허니에게 질문했다.


"그러니까 또 빅스푼 해주면 안 돼?"


게일의 질문에 허니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네? 하고 되물을 뻔 했다.


"나 너무 춥고 잠도 안 오는데..."


어쩐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는 게일의 모습에 허니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씹었다.

망했다. 망했어. 그래, 허니는 이쯤 되면 자기 자신이 게일의 얼굴에 약하다는 것을 알아챘어야 했다. 허니는 그 사실을 이제서야 제대로 알아챘다는 것에 땅을 치고 후회하고 싶었다.


"안 돼?"


그리고 아까보다 조금 더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하는 게일의 얼굴에 허니는 이내 작게 한숨을 쉬었다.


"오늘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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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리고 게일은 대답과 함께 허니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순순히 대답은 했지만 사실 게일은 허니의 말대로 되게 둘 생각은 전혀 없었다.

원래 처음이 어려운 법이지, 두번째부터는 쉬운 법이다. 그리고 두번째가 세번째, 또는 몇 번이고 이어지는 것은 더더욱 쉬웠다.

게일의 얼굴에 미소가 퍼졌다. 그리고 일정하게 제 등을 토닥이는 허니의 손길을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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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또 왜 왔냐?"
"와, 말투 봐. 완전 짜증나."


꽤나 삐딱한 톰의 질문에 허니 또한 별로 친절하지 못 한 말투로 대답했다.

지난번, 어린 톰을 꿈 속에서 만난 이후로 허니는 톰에 대한 꿈을 꾸지 않았다. 어린 시절이든, 이렇게 다 커버린 톰이든 상관 없이 말이다.

그리고 왜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허니는 톰을 다시 꿈 속에서 만났다.

톰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한 모양새였다. 팔짱을 끼고 미간에는 잔뜩 힘을 준 채로, 어디선가 또 나타난 허니를 마주하기 무섭게 그를 쫓아낼 테세로 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저번에도 너 여기 있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


톰은 단언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자신의 말이 마치 답인 듯이.

허니는 어째서인지 그런 톰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번부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데."
"하..."
"알아듣게 설명해."


허니가 조금 짜증을 담아 이야기를 하자 톰은 피곤하다는 듯이 제 미간을 한 번 꾹 눌렀다.

허니도 조금 답답했다. 도대체 톰은 뭘 알기에 저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허니 자신도 모르니까. 조금이라도 설명을 해주면 좋으련만. 톰은 그렇다고 자신에게 무언가 말을 해주려고 하지도 않았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그것 뿐이야. 여기 네가 있으면 안 된다고."
"왜?"


허니는 여전히 의문이 들었다. 왜? 대체 왜?

어쩌면 그냥 객기일수도 있었다. 아무것도 제대로 알 지 못 하는 자신의 상황에 화가 나서 나오는 말일 수도 있었다.

솔직히 말을 하면 허니는 톰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27년을 가까이 살았던 시대가 허니가 존재하면 안 되는 시대라고? 그럴리가. 굳이 허니가 있으면 안 되는 시간대를 고르자면, 오히려 고작 2년 가까이 살고 있는 게일이 있는 시대라고 허니는 생각했다.

거기까지 생각을 하니, 허니는 이제 짜증과 분노가 섞이기 시작했다. 마음 한 켠에서 서러움도 조금 느껴졌다.

지금이야 일이 어느정도 잘 풀려서 존이나 게일, 거기다 커트와 다른 동료들까지도 친하게 지내고는 있다고 하지만 사실 처음 1943년에 떨어졌을 때의 허니는 혈혈단신이었다.

그 어떤 곳에도 허니 비 카잔스키라는 이름은 남아있지 않았고, 지금까지 그가 이루었던 업적은 커녕 존재부터 남에게 증명을 했어야 했다.

그나마 할 줄 아는 것이었던 전투기 비행은, 과거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전투기 탓에 다 쓸모가 없었다. 거기다 갑자기 한 달 안에 몰아본 적도 없는 폭격기를 배우라는 존의 말까지.

괜히 자꾸만 서러움이 밀려와 허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만 꾹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허니를 바라보던 톰은 그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잠시 숨을 한 번 고르더니 다시 말했다.


"내가 봤을 때는, 너한테는 거기가 맞아."
"왜? 난 사실 아직도 모르겠어. 여기가 맞는지, 아니면 거기가 맞는지."


허니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도 톰 또한 알아들은 것 같았다. '여기'는 1986년을, '거기'는 이제는 1944년이 되어버린 과거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뱉고나서야 허니 본인도 알아챈 진심이었다. 그래, 허니는 사실 벗어날 수 없는 탓에 아직 과거 속에서 살고 있던 것이었다. 


"그럼, 돌아올 수 있으면 돌아오고 싶어?"
"...그건 모르겠어."


그렇다고 돌아가고 싶냐고 하면, 그것 또한 알 수 없었다. 이제는 허니가 이곳에서 이룬 업적도 있었고 허니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1986년으로 돌아가고 싶냐고 하면... 사실 허니는 그에 대한 대답 또한 알 수 없었다.

누군가는 우유부단하다며 욕을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허니의 진심이었다. 두 시대 모두 정이 들었다. 

허니의 대답을 들은 톰이 숨을 한 번 고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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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해봐 한 번."












미안하다 퇴고 안 했다 오늘

마옵에너붕붕 벅너붕붕 게일너붕붕 오틴버너붕붕

1919
2024.04.17 23: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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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고개갓이달려옴
[Code: 0ea6]
2024.04.17 23: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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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 멍뭉이 같아ㄱㅇㅇ
[Code: 0ea6]
2024.04.17 23: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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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시발센세무순핥을준비완 와
[Code: ce55]
2024.04.17 23: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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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넘 좋다.... 이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Code: 8808]
2024.04.17 23: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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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내 센세 입햎
[Code: 821f]
2024.04.17 23: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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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에 혹시나 했는데 ㅠㅜㅠㅜㅜ 감사합니다 센세 ㅠㅜㅜㅜ
[Code: dc63]
2024.04.17 23: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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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푼 해주면 안 되냐는 게일 존나 ㄱㅇㅇㅠㅠㅠㅠㅠㅠㅠ 허니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너무 궁금하다… 27년의 인생을 그냥 버리지는 못할테니까ㅠㅠ 요즘 자기 전에 센세 무순 읽고 자는게 내 소소한 행복이야 센세 영원히 함께해
[Code: b86c]
2024.04.17 23: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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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친게일미친놈존나요망 톰무슨일인지매우궁금 센세어나더시급헉헉헉헉
[Code: a6cd]
2024.04.17 23: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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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시간쯤이면 햎에 들어와서 센세 무순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해.. 하루종일 힘든 일 있어도 센세 금무순 생각하면서 버텨 성실수인 내센세 사랑해
[Code: a6cd]
2024.04.17 23: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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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빅스푼 해달라는 게일 진짜 미친다... 그나저나 허니가 1986으로 돌아가는거 고민하는거 이해되긴해... 그치만 게일이....하지만 27년동안....그래도 게일이 있는데...ㅠㅠㅜㅜㅜㅠㅠ 센세 글 너무 고마워 무순 올라온거 보일때마다 진심으로 존나게 행복해져...
[Code: db1c]
2024.04.17 23:57
ㅇㅇ
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일 존나 앙큼하고 귀엽다..
[Code: d2f3]
2024.04.17 23:58
ㅇㅇ
허니는 어떤 선택을 할까 ㅠㅠㅠㅠㅠ
[Code: d2f3]
2024.04.18 00: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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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 그 와꾸로 불쌍한 표정 지으머 잠못잔다고 빅스푼 해달라니...! 진짜 좋아서 환장 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톰은 뭔갈 아는 걸까????? 미래의 허니가 무슨 얘길한 걸까???? 너무 궁금해ㅜㅠ
[Code: 8f97]
2024.04.18 00: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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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말 .. ㅠㅠ 센세가 그리는 게일과 아이스맨이 너무 됴아..
[Code: 68f4]
2024.04.18 00: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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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게일 빅스푼해달라는 더 왜케 귀엽냐ㅠㅠㅠㅠㅠㅠ
[Code: a037]
2024.04.18 02: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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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 전략 세웠네 크으 센세 어나더
[Code: 6f9a]
2024.04.18 06: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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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글로 여는 오늘 하루 완벽~
[Code: b30a]
2024.04.18 07: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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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너무재밌어ㅠㅠㅠㅠㅠ
[Code: c002]
2024.04.18 07: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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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야 너가 돌아오면 톰은 세상에 존재할 수 도 없단다 게일 얼굴을 봐 이제 정착하고 살 마음 가지기 충분하다 못 해 넘치지 않니??? 센세 어떻게 하루하루 갈 수록 더 재밌어 센세 사랑해!!!!
[Code: d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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