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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19:22

허니 비의 편지 / 허니 비의 일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이것저것 ㅇㅁㅈㅇ)(ㄴㅈㅁㅇ)

 

 

 

 

 

 

* * * * *

 

 

 

 

 

제 이야기를 들어달라 한참을 울던 브래드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허니는 훌쩍이며 조용히 브래드를 붙잡아 일으켰다.

 

-일어나 브래드..

 

무릎을 꿇고 있던 브래드가 천천히 휘청거리며 일어섰다.

허니는 그런 그의 팔을 붙잡았고 브래드는 일어선 채 조용히 허니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의 팔을 붙잡은 허니의 손을 브래드가 고쳐잡고 힘주어 끌어당겨 안았다.

 

-허니..

 

허니는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브래드는 그런 허니를 더 힘주어 껴안았다.

허니는 그제서야 조심히 브래드의 등에 손을 얹었다.

브래드는 눈을 꽉 눌러 감았고 조용조용 말했다.

 

-허니.. 좋아해. 보고싶었어.. 나도.. 너 좋아해.. 좋아해.. 허니..

 이제서야 말해서 너무 미안해..

 

브래드는 허니를 고쳐 안고 울먹이며 말했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가 끊기면 허니가 밀어내기라도 할까봐 자꾸만 말을 이어갔다.

 

-난 내가 혼자 다 참는 척, 다 숨긴 척 했는데.. 아니었어..

 나보다 허니 니가 훨씬 더 용감해.

 비겁한 건 나고, 뻔뻔한 것도 나고, 모른 척 숨기며 속인 것도 전부 나야.

 

브래드는 허니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다시 울기 시작했다.

 

-두고 간 편지.. 그게 뭐야.. 천천히 좀 쓰지.

 천천히.. 그렇게 쓰고 있었으면..

 ..내가 그 때 너 안 놓쳤잖아.. 울고 있는 너 그렇게 안 뒀잖아..

 미안해.. 허니, 혼자 둬서 미안해..

 

허니는 눈을 질끈 감았다.

브래드의 눈물이 자신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허니는 지금 모든 것이 현실성이 없어 전부 꿈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느 날 꾸었던 꿈처럼 알람이 울리는 소리에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이게 꿈이라면 다음 날 아침은 오래도록 다시 슬플 것만 같았다.

당장 그의 등장도 믿기지 않는데 그의 고백은 더더욱 믿을 수 없었다.

같은 마음이라니. 같은 마음이었다니..

 

꿈일까, 허니는 가만히 그의 등을 쓸어내렸다.

브래드가 그에 답하듯 힘주어 허니를 껴안았다.

자신을 껴안아오는 브래드의 팔과 그의 품에서 느껴지는 그의 체취에 허니는 지금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허니도 브래드를 따라 눈물이 흘렀다

 

 

 

 

겁을 먹었던 건 그가 아니라 허니 자신이었다.

브래드의 마음이 어떤지 확인하고자 하지 않았다.

어떤 대답을 듣게 될지 몰라 제 할말만 쏟아내고 그대로 달아났었다.

 

허니는 브래드를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말했다..

 

-브래드.

 

차마 눈물을 채 닦지 못한 브래드는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

 

-브래드.. 미안해.. 그렇게 도망쳐서 미안해…

 ..너한테 다 떠넘기고 와버려서 미안해..

 

브래드는 고개를 저었다.

허니를 붙잡았던 손을 놓고 눈물을 닦아내고 허니를 바라봤다.

 

-브래드..

 

브래드는 자신도 눈물을 삼키는 중이면서 허니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엄지로 연신 허니의 눈물을 닦아냈다.

 

-더 이상 다 떠넘기고 숨지 않을게, 브래드. 이젠.. 안 그럴게.

 

허니의 말이 끝나자마자 브래드는 감격스러운 듯 허니를 다시 꽉 끌어안았다.

허니도 그런 브래드의 등을 꼭 안았다.

브래드는 울음이 잦아든 목소리로 허니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얘기했지? 숨어 있어도 된다고. 내가 찾아내면 된다고. 이렇게 찾아내면 돼.

-안 숨어 브래드 이젠.. 안 그래.

 

브래드는 허니의 목덜미에 고개를 묻고 가만히 끄덕였다

 

-정말 보고싶었어..

-나도.. 보고싶었어, 브래드.

 

브래드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제서야 허니의 얼굴을 구석구석 들여다보았다.

저와는 닮지 않은 제 쌍둥이가 자신과 같은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눈물로 젖어 예의 그 예쁜 보조개는 아직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허니가 눈 앞에, 자기 품 안에 있었다.

 

조용히 허니의 얼굴을 바라보던 브래드는 허니의 왼쪽 뺨을 쓰다듬었다.

허니가 그 손에 살며시 뺨을 부벼왔고, 브래드는 천천히 허니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브래드의 떨리는 입술이 허니에게 닿자 허니는 눈을 감았다.

살짝 닿았던 그 입술이 떨어지자 브래드는 다시 허니의 뺨을 손으로 감싼 채 허니의 아랫입술을 물고 길고 짙은 키스를 했다.

 

 

 

 

* * * * *

 

 

 

 

허니의 작은 방에서 밤이 깊도록 둘은 나란히 앉아 손을 꼭 잡은 채 지난 이야기를 조금씩 나누었다.

허니는 브래드의 엄지 손가락을 만지작거렸고 브래드는 이따금 그 손에 입을 맞추었다.

어떻게 지냈냐는 서로의 물음에 허니는 낯선 이 곳에서의 홀로서기가 참 외로웠더랬다 쓸쓸히 말했고,

브래드는 어릴 때부터 붙잡고 다니던 손을 영원히 놓친 것은 아닐까 무서웠다 담담하게 말했다.

허니는 브래드의 손을 꼭 붙잡았고 브래드는 허니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듯 그 손에 입을 맞추기를 반복했다.

 

 

 

 

그간 쌓인 수많은 미안함과 애틋함을 털어놓다보니 어느 새 허니는 브래드의 어깨에 기대 잠이 들었고,

브래드도 그런 허니를 몇 번이고 바라보다 허니의 머리에 기대 함께 잠이 들었다.

어제까지와는 다른 밤이 두 사람을 지나고, 언제나 허니를 가둔 듯 했던 사방의 벽은 이제 두 사람을 세상으로부터 숨겨주는 듯 했다.

 

 

 

 

 

* * * * *

 

 

 

 

 

다음 날, 평소와 같은 알람에 눈을 뜬 허니는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평소와는 다른 느낌으로 눈을 뜬 허니는 제 옆에 불편하게 기대 잠이 든 브래드를 보고 어젯밤 일이 꿈이 아니었구나 다시금 깨달았다.

가만히 잠든 브래드를 들여다보던 허니는 살며시 브래드의 뺨에 손을 갖다대었다.

 

-좋은 아침이야, 허니.

 

알람 소리에 깼는지 브래드가 눈을 감은 채 허니에게 말했다.

허니가 깜짝 놀라 손을 떼자 눈부신 듯 눈을 찡그리던 브래드가 잠긴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나 어제 오랫동안 찾아다니던 사람 드디어 찾았다? 그리고 미뤄뒀던 고백도 하고 그랬는데..

 

허니의 얼굴이 금세 빨개졌다.

 

-자꾸 꿈인 것 같아.

 

브래드가 손을 뻗어 허니의 뺨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확인해볼래.

 

브래드가 허니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와락 허니를 끌어안고는 허니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는 푸스스 웃었다.

 

-뭔가 좀 실감이 안나니까 잠깐만 이러고 있을게.

 

허니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알람이 호들갑스럽게 울리자 둘은 화들짝 놀라 껴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허니의 얼굴을 잠시 들여다보던 브래드는 아하핫, 웃으며 허니의 뺨을 만졌다.

 

-허니, 얼굴 퉁퉁 부었어.

 

허니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브래드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

 

-너도 만만치 않아.

 

 

 

 

 

* * * * *

 

 

 

 

 

허니는 어쩐지 떨어지지 않는 걸음으로 출근 준비를 해야했다.

돌아오면 이젠 브래드가 사라져 있을까봐, 제가 괴롭게 한 시간만큼 이제 자신이 괴로울 차례일까봐.

 

반면 브래드는 느릿느릿 출근준비를 하는 허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도 거의 깜빡이지 않고 허니의 모든 행동거지를 눈으로 쫓고 있었다.

그러다 브래드가 무언가 생각난 듯 자기도 허겁지겁 세수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더니 허니에게 말했다.

 

-회사 데려다 줄게.

 

허니가 무언가 할말이 있는 듯 머뭇대자 브래드가 그런 허니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언제 마쳐? 데리러 갈게.

-브래드.. 여기.. 있을거야?

 

허니의 말에 브래드가 눈썹을 늘어뜨리고는 풀 죽은 듯 말했다.

 

-허니.. 우리.. 겨우 만났는데..

 

허니는 고개를 들고 당황한 듯 손을 내저으며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난 이제 니가 어디론가 가버리는 건 아닐까.. 해서..

 

브래드는 그제서야 웃으며 말했다.

 

-허니, 난 찾는 것만 잘해. 왜 내가 가버릴 거라고 생각하는거야.

 난 오히려 니가 회사 가는 척 또 도망갈까봐 지금 바래다 주려는건데.

-도망 안 가.. 어제.. 말했잖아..

-그래도 내가 데려다주고 데리러도 갈거야. 앞으로 계속.

 

브래드는 허니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다 머리카락 끝에 살짝 입을 맞췄다.

허니가 그제서야 얕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얼굴 좀 보자. 아직 붓기가 좀 있네..

 

브래드가 허니의 얼굴을 들어 여기저기 들여다보았다.

허니는 제 시선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브래드의 눈길에 어쩐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고 브래드의 귀 끝도 덩달아 빨개졌다.

브래드는 허니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는 쑥쓰러운 듯, 한편으로 약간의 슬픔이 묻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이제 오늘부터는 다른 의미로 새로운 시작이네..?

 

허니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브래드는 허니를 껴안았다.

 

-조금.. 겁나, 브래드..

 

허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브래드는 안고 있던 팔을 풀고 허니의 손을 잡았다.

 

브래드는 허니가 말하는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았다.

오랜 시간 도망치고 피해 왔던 감정을 마주보고 서로를 인정하는 것임과 동시에

그 누구도 아닌 두 사람만이 알고, 두 사람만이 견뎌야 하는 아주 외로운 감정이었다.

두 사람의 나란한 배덕감은 아마도 평생 두 사람의 행복에 빗금 같은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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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는 한참을 허니의 손을 만지작거리다가 나지막히 말했다.

 

-나눠줘, 나한테. 우리 둘이 나눠갖자.

 

허니는 눈물이 고이려는 걸 참으려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늦겠다.

 

브래드와 허니는 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였다.

잠시간 만나지 못했던 그 날도 서로가 서로의 생각으로 매일을 채웠다.

다시 만나 잡은 손은 유별난 쌍둥이들의 형제애가 아닌, 돌고 돌아 만난 연인의 의미로 잡게 되었고,

손깍지에 엮인 것은 서로의 손가락 뿐만이 아닌 서로의 마음이기도 했다.

 

 

 

 

 

빵발너붕붕

 

 

 

*얼레벌레 완결까지 왔다. 심심한 글 읽어줘서 고마웠어.

 

외전: https://hygall.com/598104907

 

2024.06.24 19:59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둘이 마음이 닿았네
[Code: 2de0]
2024.06.24 20:59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센세 글 마쳐줘서 고마웦퓨ㅠㅠㅠㅠㅠㅠㅠ
[Code: 9e91]
2024.06.25 00:25
ㅇㅇ
모바일
하시발드디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드디어 마주보는 둘ㅠㅠ 성실수인 내센세와 함께하는 개쩌는 사랑의 여정이었다 센세 최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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