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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20:44

허니 비의 편지 / 허니 비의 일기 / 1 / 2 / 3 / 4 / 5 / 6

 

(이것저것 ㅇㅁㅈㅇ)(ㄴㅈㅁㅇ;)

 

 

 

 

* * * * *

 

 

 

 

 

사무엘 아저씨네 정비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브래드는 어느 날 크림색 중고차를 가져왔다.

 

-이게 뭐야..?

-사무엘 아저씨가 싼 값에 넘겨준거야. 한 몇 달 아저씨네서 거의 무급으로 일해야 하긴 하겠지만.. ㅎㅎ

 그래도 꽤 상태가 좋아. 몇 군데만 손보면 될 것 같애.

 

허니는 그 차를 지그시 쳐다봤다.

 

-..잘됐네.

-혼자 잘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모르겠으면 아저씨한테 여쭤보지 뭐.

 으아~ 드디어 나도 운전한다~! 이거 다 고치면 같이 드라이브 가자, 허니.

 

브래드는 두 주먹을 쥐며 가볍게 환호하고는 본네트에 손을 얹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운전이나 조심해.

 

브래드는 이전처럼 ‘좋아!’ 하는 허니의 대답을 들을 수 없었던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어서 이 녀석을 수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던 탓에 그 생각은 금세 뒤로 밀려났다.

 

 

 

 

* * * * *

 

 

 

그리고 허니도 브래드에게 이야기했던대로 겨울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사라가 극찬했던 그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굳이 쉬는 날도 없이 열심히도 나가 늦게까지 일하곤 해서 브래드와 허니는 집에서 서로 마주치는 날이 조금 줄어들었다.

 

사실은 모두 허니가 의식적으로 브래드와 최대한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한 결과였다.

꾸역꾸역 아르바이트를 했고, 집에 있는 날이면 방에 틀어박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브래드 역시 언젠가부터 외출하고 돌아와도 허니의 방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사라와도 어쩐지 이전과는 다른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그것은 온전히 자신의 마음 탓이라 생각했고, 그것이 사라에겐 미안했을 뿐이었다.

 

 

 

 

* * * * *

 

 

 

 

바람이 매섭던 그 날은 허니가 가게의 마감 준비에 한창이었다.

테이블과 바닥을 닦고 아이스크림의 재고를 확인하는 등 제 할 일을 모두 마친 허니는

함께 일하는 직원과 함께 종종걸음으로 가게를 나왔다.

 

-점장님 안녕히 가세요~!

 

인사를 마친 그녀가 외투를 단단히 여미고 종종걸음으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려는데 저 앞에서 빠앙- 하는 경적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보니 브래드가 그의 크림색 차 앞에 손을 흔들고 있었다.

 

-허니! 마중 나왔어!!

 

브래드가 싱긋 웃으며 다가왔다.

 

-벌써 다 고친거야?

-응. 엄청 열심히 고쳤지! 사실은 아저씨가 많이 도와주셨어. ㅎㅎ

-..굉장하네.

-가자. 오늘 안 힘들었어?

 

브래드는 조수석 문을 열어 허니를 태우고는 자기도 얼른 운전석으로 올라탔다.

허니는 어색한 듯 앉아 안전벨트를 매려는데 브래드가 그보다 더 빨리 휙, 하고 허니의 벨트를 채웠다.

 

-와 근데 이렇게 추울 때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하는 거 괜찮아? 이한치한 뭐 그런건가?

 히터 틀어놨는데 따뜻해? 온도 더 올릴까?

 

브래드는 허니를 살피면서 들뜬 목소리로 덧붙였다.

 

-너 제일 먼저 태우고 싶어서 고치자마자 왔어. 잘했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허니의 칭찬을 기다리던 브래드는 허니가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 하자 어깨를 으쓱하며 제 안전벨트를 채웠다.

 

-출발한다?

 

브래드는 익숙하게 핸들을 꺾으며 차를 출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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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버스에 탔을 때와는 어쩐지 다른 풍경처럼 느껴졌다.

허니는 창문에 턱을 괴고 가로등이 휙휙 지날 때마다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허니.

 

브래드는 창밖만 바라보는 허니를 불렀다.

 

-응.

 

하지만 허니는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만 할 뿐이었다.

 

-허니 밖에 뭐 있어? 나 좀 봐봐.

 

허니는 그제서야 고쳐 앉으며 브래드를 쳐다봤다.

 

-손 좀 줘.

 

브래드는 앞을 주시한 채 허니 쪽으로 오른손을 내밀었다.

허니는 가만히 그 손을 쳐다봤다.

 

-..왜?

-왜는 무슨 왜야. 내가 허니 비 손도 못 잡냐. 얼른 얼른.

 

허니는 쭈뼛거리며 왼손을 브래드에게도 뻗었다.

허니의 손이 브래드에게 닿기도 전에 브래드가 허니의 손을 낚아챘다.

 

-우리 오늘 기념으로 같이 바람 쐬자.

 

허니의 한쪽 손을 꽉 잡은 브래드는 그 이상 별다른 말없이 운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허니는 브래드에게 잡힌 손이 어쩐지 이제 조금 낯설었다.

그렇게 붙잡고 다니던 손이었는데..

 

허니는 자신을 제일 먼저 태우려 수리가 끝나자마자 달려왔다는 이야기에도,

대뜸 손을 잡아버리는 일에도,

브래드가 기념이라 이름 붙인 지금에도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애썼다.

 

허니는 다시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습관처럼 입 안 쪽 볼을 꽉 깨물었다.

어쩐지 또 눈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 * * * *

 

 

 

 

 

브래드는 집 근처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집으로 안 가..?

-아니 그냥.. 얘기 좀 하게.

 

브래드는 벨트를 풀고 허니를 바라보며 돌아 앉았다.

 

-요즘 뭔가.. 너랑 서먹해진 거 같아서.

 

허니는 브래드를 바라보지 않고 자기 손만 내려다보거나 창 밖을 내다 볼 뿐이었다.

 

-그 때, 그.. 우리 그네 탔던 날.. 무섭게 해서 미안해.

 난 그냥 좀.. 가볍게 풀려고 했었는데.. 윽박지르거나 그럴 생각은 없었어.

-…

-사과할게. 그러니까 이제 화난 거 풀어주면 안 돼?

 

브래드는 고개를 숙여 허니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화는 무슨.. 벌써 그게 언제야. ..나 화 안났어.

 그렇게 따지면 나야말로.. 그 때 소리 질러서 미안해..

 

브래드는 비스듬히 핸들에 기대고 허니를 쳐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허니 너 아르바이트 시작하고 나서 얼굴 보는 것도 힘드니까.. 이렇게라도 안 하면 이야기할 틈이 없더라구.

-너도 뭐.. 바쁜 건 마찬가지잖아.

-…너만큼은 안 바빠.

 

허니는 피식 웃었다.

 

-어? 웃었네? ㅎㅎ 그럼 서로 잘못한 걸로 하고 이번엔 봐주자. 어때?

-.. 그럴 정도로 잘못한 건 아닌데..

-자.

 

브래드가 팔을 벌리고 쳐다보았다.

허니는 그제서야 브래드를 쳐다보며 어리둥절 “뭐해?”하고 물었다.

 

-어렸을 때 우리 싸우면 엄마가 화해시킬 때마다 했던 거.

 

허니는 자기도 모르게 표정이 조금 굳어 입 안 쪽을 잘근 씹었다.

허니가 아무 말 없이 앉아서 브래드를 쳐다보기만 하자 브래드가 허니를 당겨 끌어안고는 볼에 쪽, 입을 맞추고서

 

-내가 잘못했어. 그리고 니가 잘못한 것도 용서할게. 화해하자. 이거.

 

하며 웃었다.

 

허니는 참지 못하고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브래드는 당황했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 허니.. 왜 울어..

-너.. 너.. 진짜..

 

브래드가 당황한 듯 손으로 가린 허니 얼굴을 보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자

허니가 한참 후 천천히 눈물을 닦고는 브래드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쳐다보며 눈썹을 늘어뜨리고 어쩔 줄 몰라하는 브래드의 모습과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려 뺨을 만져주는 브래드의 모습이 허니에게는 아프게도 다정했다.

 

 

허니는 그냥 딱 한 번, 지금 브래드를 사랑하는 이 마음으로 브래드를 안아보고 싶다 생각했다.

그저 딱 한 번, 욕심을 내보고 싶었다.

 

-브래드..

 우리..이렇게 화해하는 건.. 이게, 이제 마지막이야.

 

그 말을 끝으로 허니는 천천히 브래드를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추었다.

자기의 떨림이 브래드에게 들키지 않기를,

그리고 절대 이유를 말할 수 없을 이 눈물이 더 이상 들키지 않기를 바라면서

잠시간 허니는 브래드를 껴안고 말했다.

 

-..내가, 잘못했어..

 

 

 

 

 

* * * * *

 

 

 

브래드는 자꾸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최근 들어 허니가 너무 자주 울고 있었고, 심지어 그것을 자신이 늘 보게 되었다.

왜 우는지 물어봐도 허니는 언제나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항상 자기가 들으면 안 되는 양 입을 꾹 다물고 울음을 삼키는 것이었다.

브래드는 그럴 때마다 알 수 없는 옅은 짜증이 밀려왔지만 울고 있는 허니에게 그걸 내비칠 순 없었다.

무엇보다 브래드는 이런 짜증에 기시감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그 짜증이 언제였는지, 무엇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어 더욱 답답했다.

 

이유를 물어도 고개만 흔들 뿐,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조용히 훌쩍이며 자신의 목을 끌어안고 있는 허니는

잘못했단 말만 몇 번째 되풀이하고 있었다.

 

-괜찮아 허니.. 난 괜찮아..

 

그래서 브래드는 허니의 등을 가만가만 쓸어내리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빵발너붕붕

 

 

 

8: https://hygall.com/597381300

 

2024.06.16 21:35
ㅇㅇ
모바일
센세 진짜 짤 선정 기가 맥힌다...브래드 옆 얼굴 나오자마자 박수 빡빡침
[Code: e7b2]
2024.06.16 21:40
ㅇㅇ
모바일
새어나오려는 마음 가까스로 누르고 있는데 브래드가 자꾸 퍽퍽 파내네ㅠㅠㅠㅠ그냥 파내는 것도 아니고 삽질이여ㅠㅠㅠ너 이제 당분간 저런 울음 섞인 포옹도 못 받는다ㅠ졸업하고 허니 사라졌다 다시 만날 때까지 조올라 기다려야 해ㅠㅠ
[Code: e7b2]
2024.06.16 21:42
ㅇㅇ
모바일
알고 슬퍼하는 허니도 모르고 속상해하는 브래드도 다 존나 안타깝다 니네는 마음고생한 만큼 꼭 잘 살아라ㅠ
[Code: e7b2]
2024.06.16 23:55
ㅇㅇ
모바일
아 허니 마음 억누르는 거 안타깝다ㅠㅠㅠㅜㅠㅜㅜㅜ
[Code: ec99]
2024.06.17 00:35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내가 눈물나네ㅠㅠㅠㅠㅠㅠ안타깝다너무
[Code: 21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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