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6839113
view 732
2024.06.12 20:34

허니 비의 편지 / 허니 비의 일기 / 1 / 2

 

(이것저것 ㅇㅁㅈㅇ)(ㄴㅈㅁㅇ;)

(*시간대나 시점이 왔다갔다해서 ㅁㅇ;; 헷갈린다면 그건 그냥 곶손인 나붕의 탓임)

 

 

 

 

 

* * * * *

 

 

 

 

 

한참 동안의 공백을 깨트린 건 쥰이었다.

 

-..허니.

 

쥰이 조심스럽게 허니의 손을 끄집어내어 잡았다.

 

-그래.. 이제야 좀.. 이해가 된다. 너 이러는 거..

 그래서.. 그래서 그랬구나..

 

허니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쉽지 않았겠네..

 

허니는 살짝 고개를 들었다.

 

-난 외동인데다 가족끼리 서로 애틋하고 뭐 그런 것도 없는데다,

 누군갈 오랫동안 좋아해본 적이 없어서..

 그래서 그.. 널 아주, 완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지금 잠깐동안 생각해봤거든.

 ..오빠를.. 좋아하게 되었다니.. 너무 참.. 막막했겠다.. 생각이 드네..

 

허니는 쥰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너무.. 혼란스러웠겠다.. 오랫동안 혼자..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냥.. 니가 참.. 괴로웠겠다.. 생각이 들었어.

 

허니는 쥰의 손을 꽉 잡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도망올 수 밖에 없었던 니가 이해가 가..

 피하고 싶은 그 마음도 음.. 조금은 알 것 같아.

 ..다 알고 이해한다고 드는 거 너무 건방진가..

 몰라, 그냥.. 그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허니는 울음이 멈추질 않았다.

 

-이렇게 너한테 말하는 게 어찌보면 위선적으로 들리겠지 싶기도 하지만..

 그냥.. 하아.. 설명하기 어렵네..

 그냥, 그냥, 그렇구나, 생각이 들어.

 너는 그렇구나, ..너의 사랑은 그렇구나.. 그런 생각.

-흑.. ㅈ.. 쥰..

-응원.. 한다고 말하기는.. 솔직히 쉽지 않지만..

 그냥 다른 건 다 집어치워두고 말이야.

 이거저거 다른 거 그냥 다 제껴두고 딱, 니 감정만 두고 봤을 때 말이야..

 

쥰은 허니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

 

-그게 어떤 답도 못 듣고 이렇게 내내 울기만 하는 것도 너무 힘들지 않니..

 네 마음은 어때? 지금 그 마음 말이야.

 미련이야? 아님.. 후회?

 그 어떤 것도 아니라면.. 이번에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좋지 않아..?

 울고 싶으면 그 후에 더 울어도 돼.

 그리고 보니까.. 너 혼자만 이러고 있는 거.. 아닌 거 같은데.

 

허니는 이제 끅끅 소리내며 울기 시작했다.

쥰은 허니를 조심히 안으며 말했다.

 

-아이고.. 그만 울어 허니.. 응?

 어디 좀 봐. 아유.. 얼굴이 말이 아니네. 붕어눈이야, 붕어눈.

 이렇게 부어서 어떡해? 앞은 보여?

 ..내일 출근하면 다들 한마디씩 하겠네.

 안되겠다, 얼음찜질 좀 하자. 얼음 좀 가져올 테니까 기다려. 냉동실에 얼음 있지?

 

쥰은 끙, 하고 일어나 주방에서 얼음주머니를 만들기 시작했다.

 

-쥰.. 미안해.. 고마워.. 고마워..

 

쥰은 대답없이 일회용 비닐에 얼음을 넣어 묶은 후 수건으로 감싸 허니를 바라보며 앉았다.

여전히 히끅거리며 우는 허니의 고개를 들게 해서 가져온 얼음주머니를 허니의 얼굴에 갖다댔다.

 

-미안할 건 또 뭐야.

 

울음이 잦아드는 허니에게 최대한 심드렁하게 말하는 쥰이었다.

허니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근데 지금 보니까 둘이, 닮았어. 여기 보조개 말고도 우는 모습도 아주 영락없어.

 

쥰은 허니의 뺨을 손가락으로 톡, 치고는 일부러 큭큭하고 웃었다.

얼음이 녹아 감싼 수건이 젖어들 때까지 둘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 * * *

 

 

 

 

 

버스정류장에서도 끝까지 같이 오겠다는 브래드를 사라에게 밀어두고 허니는 혼자 집으로 향했다.

습관처럼 찾아온 열감기에 몸은 물에 푹 젖은 솜인형처럼 무거웠다.

자주 겪는 일이지만 익숙해지지는 않았다.

 

집에 도착해 책상 위에 놓인 약을 삼키고 허니는 침대에 풀썩 쓰러지듯 누웠다.

 

-‘으아.. 어지러워..’

 

집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리며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열은 내릴 듯 말 듯 허니를 괴롭혔고, 약간의 오한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대로 잠에 들었다.

 

 

 

 

 

 

조금 늦게 집에 도착한 브래드는 늘 그랬듯 허니의 방문을 두드렸다.

 

똑똑.

 

-허니.

 

두어번 더 방문을 두드렸지만 답이 없었다.

 

-..들어간다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자 허니는 브래드가 들어온 줄도 모른 채 잠들어 있었다.

브래드는 부엌으로 가 물병과 체온계를 들고 다시 허니의 방을 찾았다.

허니의 손에 닿을만한 곳에 가져온 것들을 놓고 조심스럽게 침대에 걸터앉아 가만히 잠든 허니를 바라보았다.

 

땀에 조금 젖은 옆머리를 살짝 치우고 이불 밖으로 나와있는 허니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뜨끈한 손의 열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허니는 더운 숨을 규칙적으로 뱉으며 잠들어 있었다.

 

-허니, 많이 아파? 약은 챙겨먹었어? ..필요한 건..?

 

묻는 것 치고는 브래드의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작아서 허니는 깨지 않았다.

잠깐 허니의 눈꺼풀이 살짝 떨리긴 했지만.

 

브래드는 잠든 허니의 손을 한참이나 잡고 있었다.

 

-..아프지마..

 

허니는 어렴풋이 잠이 깨었지만 온통 뜨끈해 몽롱한 와중에도

서늘하게 닿은 브래드의 손에 열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좋아 굳이 눈을 뜨지 않았다.

그냥 막연히 ‘이대로 계속 아파도 좋겠다..’ 생각하며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 * * * *

 

 

 

 

 

-좀 괜찮아?

 

다음 날 아침 브래드는 허니의 방문을 열고 물어왔다.

 

-으응.. 괜찮아..

-들어간다-

 

브래드는 안으로 성큼 걸어 들어와 허니의 침대에 털썩 앉았다.

 

-어디 봐.

 

협탁에 놓인 체온계를 허니의 입에 물렸다.

알람음이 울릴 때까지 브래드는 허니의 땀에 젖은 잔머리를 넘겨주었다.

 

-어제보다 열은 내렸네. 다행이다. 그래도 오늘은 그냥 집에 있어. 학교엔 내가 말할게.

 

허니는 가만히 듣고 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옆으로 돌아누웠다.

 

-.. 응.. 그럼 나 좀 더 잘게.. … 저리가- 그러다 옮는다..

 

그리고 이제 그만 가라는 듯 힘없이 손을 내젓고 눈을 감았다.

브래드는 잠시 그런 허니를 바라보다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주고는 나가지 않고 다시 바닥에 그대로 털썩 앉았다.

 

-..이러고 하루종일 있어도 안 옮아.

 

허니는 생각보다 가까이 들리는 브래드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의 코 앞에서 매트리스에 턱을 괴고 가만히 자신을 쳐다보는 브래드의 짙은 파란 눈과 눈이 마주쳤다.

브래드는 아주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허니는 가만히 누워있는데도 전속력으로 달리기를 한 것처럼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갑자기 숨을 쉬는 법을 잊은 것 같이 숨을 쉴 수 없었다.

브래드는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허니의 손을 잡고는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저리 가라고 하지마.

 

 


KakaoTalk_20240612_202818970.jpg

 

 

 

 

빵발너붕붕

 

 

 

 

4: https://hygall.com/596935923

 

2024.06.12 22:07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쥰이 이해해줘서 넘 다행ㅠㅠㅠㅠ
[Code: b4e6]
2024.06.13 07:15
ㅇㅇ
모바일
센세보러 개같이 입갤🏃‍♀️ 🏃‍♀️ 🏃‍♀️ 브래드 짤 선정 배치가 갓벽하다 센세...
[Code: 32e2]
2024.06.13 07:16
ㅇㅇ
모바일
쥰이 옆에 있어서 다행이다ㅠ 근데 브래드도 옆에 있고 싶을 것 같아서 존나 맴찢ㅠ
[Code: 32e2]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