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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7 20:20

허니 비의 편지 / 허니 비의 일기 / 1 / 2 / 3 / 4 / 5 / 6 / 7

 

(이것저것 ㅇㅁㅈㅇ)(ㄴㅈㅁㅇ;)

 

 

 

 

* * * * *

 

 

 

 

 

아이러니하게도 허니는 그 날 이후로 오히려 더더욱 브래드와 거리를 두었다.

브래드는 늘 하듯 말을 걸고 눈을 마주쳤지만 허니는 늘 적당히 대답을 하고 적당히 둘러대며 항상 제 방으로 숨었다.

브래드가 답답한 마음에 불러세워 이야기를 하자고 해보아도

허니는 항상 ‘뭐가’ ‘아니’ ‘됐어’ ‘바빠’ 로만 대답할 뿐 더 이상 브래드에게 곁을 주지 않았다.

 

 

 

 

 

* * * * *

 

 

 

 

 

조금씩 서로에게 거리감이 생기면서 어느 새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허니는 학교엔 적당한 거짓말을 둘러대고 악착같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허니가 이렇게까지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는 건 역시나 독립을 위해서였다.

물론 이 계획은 브래드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알아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겨우 한 발 떨어진 느낌으로 지금은 브래드와 지내고 있지만

언제 그 날 밤처럼 자신의 욕심을 내비치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눈이 닿지 않는 곳에 떨어져 지내다보면 결국 이 마음도 조금씩 시들해다 결국 말끔해질거라 생각했다.

 

-‘여기서 욕심이 더 커지면 바로 떠나는거야.”

 

허니는 이 생각만 되뇌이면서 자신의 독립을 기다렸다.

 

 

 

 

 

* * * * *

 

 

 

 

 

브래드와 사라는 여전히 사귀는 중인 것 같았지만 어쩐지 서로에게 조금 심드렁해진 모양이었다.

허니는 그것마저 여느 연인들이 겪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연애 초반 허니에게 둘의 데이트에 대해 시시콜콜 이야기하던 사라도 더 이상 둘의 이야기는 전하지 않고 있었고,

언젠가부터는 허니에게도 조금은 거리를 두는 모양새였다.

허니는 이것 역시 사라와 브래드의 일이라 생각했다.

 

 

 

 

 

* * * * *

 

 

 

 

 

사라는 브래드를 정말로 좋아했다.

브래드와 사귄 지 어느 덧 일년이 되어가고 둘은 그 사이 이렇다 할 큰 위기 없이 지내왔다.

 

 

하지만 브래드는 사라를 먼저 만지지 않았다.

늘 손을 먼저 잡는 것도, 포옹하는 것도, 키스까지 모두 사라가 먼저였다.

브래드는 그런 그녀를 내치지 않고 받아들일 뿐이었다.

 

사라는 그런 브래드를 처음엔 자신을 소중히 대해주려나 보다 생각했고,

다음엔 자신이 매력이 없나 자책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브래드는 자신을 여자가 아닌 자기 쌍둥이 동생의 친구, 그 이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얼마 전의 일이었다.

브래드의 차 안에서 둘은 데이트 중이었다.

늘 나누던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다 둘의 눈이 마주쳤고, 사라가 브래드에게 입을 맞추고 둘은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사라는 브래드의 손을 당겨 자신의 허리에 얹었다.

 

-브래드..

 

사라는 가쁜 숨을 쉬며 브래드를 올려다보았다.

 

-사랑해 브래드..

 

사라는 브래드의 티셔츠 아래로 살금 손을 넣으며 입술을 부딪혀 왔다.

자신의 맨살에 사라의 손이 닿는 게 느껴지자 브래드는 입술을 떼고 사라를 내려다보았다.

 

-사라.

-브래드..

 

사라는 얼굴을 붉힌 채 눈을 맞춰왔다.

사라의 손은 브래드의 맨허리를 만지작거리며 천천히 가슴께로 오르고 있었다.

브래드는 이 신호가 무엇인지 알았다.

 

-사라. ..안 돼..

 

살며시 사라의 팔을 떼어내고 브래드는 사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라의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 왜?

 

사라는 입술을 깨물며 조용히 물었다.

 

-..장소가 좀.. 그렇잖아.

 

브래드는 애써 사라를 달래려 했다.

 

-하..

 

사라는 한숨을 쉬고 몸을 물렸다.

 

-..브래드, 넌 날 좋아해?

 

사라는 고개를 숙인 채 나지막히 물었다.

브래드는 사라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말했다.

 

-그럼, 좋아하지.

-근데.. 이상해.

-뭐가.

 

사라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넌.. 날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브래드는 사라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그게 왜 그렇게 받아들여지는거야. 여기선.. 그렇잖아. 너도 싫을텐데.

-싫은데, 내가 그랬겠어?

 

사라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조금 신경질적으로 다듬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냥 집에 데려다 줘.

 

사라는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듯 팔짱을 끼고 창밖을 내다봤다.

브래드는 입술을 가볍게 물고는 사라를 잠시 바라보다 시동을 걸고 악셀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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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사라는 브래드를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자신의 스킨십이 저지당했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꼈다.

항상 브래드는 그런 식이었다.

처음 브래드를 껴안았던 날도, 볼에 뽀뽀를 했던 날도,

그리고 집 앞까지 바래다주던 날 밤, 용기내어 키스했던 그 날도

브래드는 항상 그 끝엔 사라의 머리만 조금 쓰다듬어 줄 뿐 먼저 안아주거나 입을 맞춘 적은 없었다.

 

다만 브래드는 자신에게 항상 다정했고, 사소한 안부를 궁금해했으며,

자신이 좋아하던 웃음을 늘 사라에게 보여주려 했다.

사라는 지금까지 브래드의 표현이 뜨겁지 않을 뿐 잔잔히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라는 집으로 돌아와 서러운 마음에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한참을 울다 한숨 쉬던 사라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다정한 브래드, 다정한 브래드.

기억의 한 꼭지로부터 우연이라 여기며 넘겨왔던 일들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사라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손에 힘이 들어가 주먹이 쥐어졌다.

 

-‘설마.’

 

 

 

 

 

* * * * *

 

 

 

 

 

-허니, 나랑 점심 같이 먹자.

 

사라가 허니 손을 붙잡고 허니를 일으켰다.

 

사라가 같이 점심을 먹자고 권유하는 건 새학기 들어서 처음이나 마찬가지여서 허니는 조금 얼떨떨했지만

그래도 사라는 브래드의 여자친구이면서 여전히 자신의 친구이기도 했다.

 

-그래.

 

정작 사라는 허니를 일으켜 세우고선 두발짝 앞서 걷기 시작했다.

허니는 약간의 불안감을 느꼈다.

 

 

 

급식실 식당 구석에 앉아 둘은 대화도 없이 식사중이었다.

허니는 그런 사라의 눈치를 보았지만 사라는 아무 말 없이 샌드위치를 먹었다.

그리고 사라는 물을 몇 모금 마시고선 허니를 바라보며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허니, 나, 어제 브래드랑 잤어.

 

허니는 먹던 빵을 뱉을 뻔 했지만 겨우 입을 닦으면서 참았다. 

사라는 별 다른 표정 없이 그런 허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허니는 온 몸의 피가 식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허니는 자신의 친구에게서 브래드의 그런 은밀한 이야기 같은 건 듣고 싶지 않았다.

 

-..사라..

-..

-그런 얘기.. 굳이 나한테 안해도 돼.

-아, 그런가. 미안.

 

둘은 다시 말이 없었고 사라는 식판을 들고 일어섰다.

 

-그만 가자.

 

사라는 허니를 두고 그대로 자리를 먼저 떠났지만

허니는 잠시 멍해진 기분이 들었다가 금세 구역질이 올라옴을 느꼈다

 

 

 

급히 화장실로 간 허니는 겨우 먹은 점심을 게워냈고 겨우 차가운 물에 세수를 하고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또 다시 볼 안쪽을 씹으면서 고개를 세차게 흔들던 허니는 사라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떨치려고 했다.

 

-‘그런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아.’

 

사라의 말을 곱씹지 않으려 애쓰며 세면대에 서 있던 허니는 불현듯 브래드가 했을 몸짓이 떠올랐고,

허니는 저도 모르게 다시 헛구역질을 했다.

명치 아래쪽이 차갑게 굳어가는 것 같았다.

 

-‘정신차려 허니 비. 사귀는 사이에 그런 건 당연한 거잖아..

 그게.. 맞는 거 잖아. 그게, 맞는 거 잖아’

 

허니는 연거푸 헛구역질을 했다.

약간의 어지러움과 함께 결국 눈물이 쏟아졌다.

 

-‘미쳤어. 정신차려. 정신차려.’

 

허니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 연거푸 찬물에 세수를 했다

 

-‘최대한 빨리 떠날거야..’

 

 

 

 

 

그 때 사라는, 화장실 입구 벽에 기대서서 허니의 구역질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훌쩍이는 소리와 한숨 소리,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구역질 소리까지 모두 듣고 있었다.

사라는 조금 표정이 일그러졌다.

 

 

 

 

 

* * * * *

 

 

 

 

 

다음 날, 사라는 다시 허니를 찾았다.

 

-허니, 나랑 점심 같이 먹자.

 

사라는 허니에게 점심을 권하고 있었지만 어제와는 다르게 허니를 일으켜 세우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허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

-같이 먹자. 오늘은 바깥에서 먹는 게 좋겠어.

 

허니는 어쩐지 사라에게 무언의 압박을 받는 기분이 들었고,

어쩔 수 없이 먼저 나간 사라의 뒤를 쫓으며 어제 사라가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났다.

 

-‘오늘은 또 무슨 얘길 하려고..’

 

약간의 불안과 현기증이 느껴졌지만 어쨌든 사라가 권했으므로 허니는 따랐다.

 

 

 

 

 

 

 

둘은 급식실에서 받아온 가벼운 샌드위치와 주스를 들고 밖으로 나와 좋은 볕을 찾아 앉았다.

 

-아르바이트는 어때? 할만해?

-어? 응. 이제 많이 익숙해졌어. 학교엔 아직 비밀이지만.

-근데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는거야? 아르바이트를?

-그냥.. 이것저것 필요해서.

-흐음-

 

사라는 샌드위치를 한 입 물었다.

 

-거기 내가 전에 체리 섞은 아이스크림이 진짜 맛있었다고 했잖아.

 그거 레시피가 바뀐건가? 맛이 변했나. 전에 그 맛이 더 이상 아닌 거 같아.

-그런가..? 그런 이야기는 없었는데. 나중에 점장님한테 물어볼게.

 

고개를 끄덕이며 사라는 먹던 걸 옆으로 살짝 치워두고 살짝 다리를 꼬아 앉았다.

 

-브래드 말이야.

 

허니는 사라에게서 브래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늘 긴장되는 걸 느꼈다.

 

-진짜 다정한 사람인 거 같아. 그치.

 

허니는 아무 말없이 주스를 홀짝였다.

 

-여자친구인 나한테도 물론 그렇긴 하지만, 제 동생이라면 더 끔찍히 여기잖아.

-그런가..?

-그러고 보면 말이야. 너네 둘, 참 특이해.

-..? 뭐가?

-하나도 안 닮아서 그런가, 쌍둥이라는 거 모르고 보면.. 음..

 

사라는 옆에 있던 주스를 들고 한 모금 마셨다.

 

 

 

한참을 말이 없던 사라가 낮아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뭐 하나 물어봐도 돼?

 

사라가 허니를 쳐다보지 않고 물었다.

 

-뭘..?

-넌 왜.. 내가 브래드 이야기할 때마다 혼자 울어?

 

허니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뭐가..?

-다 알아.

 

사라는 눈을 내려깐 채 조용히 이야기했다.

 

-내가 브래드랑 데이트했던 거 얘기할 때나 어쩌다 가볍게 스킨십하는 거, 보기라도 하면 너 화장실 가서 울잖아.

 처음엔 어쩌다 듣게 됐는데, 매번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너 화장실에서 울더라구.

 어제 내가 브래드랑 잤다는 얘기엔 구역질도 엄청하던데 말이야.

 왜 저러나 생각했지, 왜 저럴까.

 ..그러다 궁금해졌어.

 

허니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그래서 말인데, 허니.

 

사라가 허니를 쳐다보며 물었다.

 

-너, 브래드 좋아해?

 

허니는 자기도 모르게 들고 있던 주스팩을 떨어뜨렸다.

 

-ㅇ 야, ㅁ 뭐래..

 

허니는 떨어뜨린 주스팩을 주우려 고개를 숙였고 침착하려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하지만 주스팩을 줍는 허니의 손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사라는 보았고,

허니가 무어라 입을 열려는 순간 사라는 건조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 맞네.

 

 

 

 

빵발너붕붕

 

 

9: https://hygall.com/597476670

2024.06.17 20:30
ㅇㅇ
모바일
아 사라 아무리 캐보려고 했다지만 진짜 좀 못됐다ㅠㅠㅠㅠㅠㅠ
[Code: 7dfe]
2024.06.17 20:56
ㅇㅇ
모바일
와 이딴식으로...차라리 걍 브래드한테 까놓고 화내고 헤어지지 사라 인성 아웃~
[Code: 51d1]
2024.06.17 20:57
ㅇㅇ
모바일
허니 시발 불쌍해죽겠네 꾸역꾸역 참고 양보하고 다 내어주고 숨어서 우는데 그것도 맘 편하게 못 하니까 애가 죽상이지ㅠㅠㅠㅠ
[Code: 51d1]
2024.06.17 21: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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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이걸 들켰네….어떡하냐ㅠㅠ
[Code: 0a9a]
2024.06.17 22:34
ㅇㅇ
모바일
근데 사라 입장에선 기분 더럽긴할듯... 그래도 숨기려고 노력한게 어디냐... 정상참작해조라
[Code: 09f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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