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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8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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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는 스쳐 지나갈뿐인... 사진... 버기도 같이 봅시다 

제 인생은 늘 불확실함의 연속이었다. 누군들 안 그러겠냐만은 자신은 그 중에서도 더한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살았으니 솔직하게 그렇다고 할 만했다. 이스트블루를 주름잡던 해적 밑에 들어가서 간단한 노략질이라도 하고 다니던 때에는 상상도 못할 세계가 제 앞에 펼쳐져 있었다. 이스트블루를 제 발 아래 넣고 있던 시기, 모두가 공평하게 공유하는 불운한 운명 속에서 그게 최선이었고 최고라고 생각했던 나날들. 그러나 지금 눈 앞에 있는 것은 완역하게도 다른 것들이었다. 그 중심에 제가 어렴풋이 동경하던 제 선장이 있다는 것만 막연하게 그려내던 상상과 맞아떨어졌을 뿐. 딱 하나 다른 것은 그것이었다. 제가 그린 미래에서의 선장은 온 바다를 지배하는 왕이었고 자신은 그 밑에서 군림하는 일원이었다. 이런 - 망할 치정극의 주인공이 아니었다고. 리치, 손! 이제 제 동료인 사자조차도 제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아서 그는 말없이 선내 바닥에 주저앉았다. 애초에 제 인생의 망할 롤러코스터가 두 번째 고도에 올라선지도 얼마 되지 않았거든.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느낀 제 선장의 가장 큰 약점은 정이 지나치게 많다는 거였다. 정이 지나치게 많아서 냉정하게 생각을 못 하고, 과거의 정에 얽매이는 사람. 그 범주에는 처음부터 같이 하던 저나 캐버디가 있었고, 그 다음엔 동맹인 알비다가, 그 다음에는 - 또 무언가가 생길 터였다. 아무리 그래도 처음은 자신과 캐버디였으리라. 아니, '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장 먼저였던 건 당연히 저나 캐버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앞에 누군가가 끼어들기 전까지는. 사황에 등극해 바다를 주름잡고 적에게 가차없는 남자, 빨간머리 샹크스가 그 앞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일은 우연한 일이었다. 선장의 방 안 한 구석을 줄기차게 차지하고 있던 어깨동무를 한 사진, 몇 번이고 닦았는지 그 오랜 기간 동안 먼지 한 톨 없이 번떡거리던 액자. 두 사람 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고대로 성장했기 때문에 - 모디는 그 사람이 선장인 것을 바로 알아보았다. 애초에 푸른 머리는 가려져 있더라도 코부터가 그랬는걸. 반대로 그 남자도 그러했다. 상징과도 같은 붉은 머리가 사진 속에서 선명하게 빛났다. 분명히 한참 해맑은 어린 아이의 얼굴이었는데도 왜 그 모습이 섬뜩한 기운을 주고 있는지는, 모디는 평생을 가도 설명하지 못할 터였다. 그것은 애초에 맹수를 훈련하며 얻은 직감이었기에. 리치와 함께하며 얻은 본능적인 직감이 위험하다고 자꾸만 경고를 울려댔으나 모디는 그것을 조용히 넣어 두었다. '평생을 가도 그와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으니까.

이 생각에 쐐기를 박은 것은 이스트블루에 있던 시기 두 사람의 만남을 몰래 훔쳐본 일이 주요했다. 버기, 나와 같이 가자. 아무도 없던 갑판 위, 조용하고도 애절하게 속삭이는 목소리에 모디는 본능적으로 몸을 돛대 뒤로 숨겼다. 그리고 그는 모든 것을 목격했다 - 한쪽 팔이 비어 있는 코트가 바람에 휘날리고, 그의 붉은 머리 너머 선장이 곧 '가족'을 사유로 거절했기 때문에 상대는 상처입은 채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것까지도, 전부. '그러면 네 가족이 없어지면 나와 함께해줄 거야?' 와 같은 말은 명확하게 들리지도 않았다. 선장이 자신들을 '가족'이라고 불렀으니까. 그 날 모디는 선장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우리는 가족이야. 그의 롤러코스터 인생 중 처음 생긴 가족이었다. 선장에게 혼나도 아버지에게 혼나는 것 같았고, 캐버디와 싸워도 형제와의 다툼 정도였고, 알비다와의 협력은 누나와의 협력 같았다. 역시 우리는 가족이지, 암. 그의 인생 중에서 리치를 제외하고서 가장 가치가 있는 것이 버기가 만들어준 것이었다. 그가 목숨을 다해 충성을 바치고 싶게 만들 만큼이나. 제가 2인자를 차지하고 싶다고 우겨댄 것도 그런 개념이었다.

다만 곧 모든 것이 와해되었다. 버기는 감옥에 갔고, 선장을 구조해보려고 했으나 그들로서는 모두 역부족이었다. 결국 또 다른 가족인 알비다를 따라 선장을 포기하면서 모디는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어딨는지도 모르지만 이 망망대해를 떠돌고 있을 빨간머리에게 가면 그를 구해줄까? 그러려면 신세계에 들어가야 하는데 자신이 그런 실력이나 될까? 그리고 빨간머리에게 엮인 누군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제 가족을 그곳에서 구해내고, 빨간 머리와 선장이 나름 반갑게 재회하는 것을 목격하며 모디의 마음은 한 쪽으로 기울었다. '누군가의 마음'은 여전히 오랜 세월 안에 머무르는 것 같았으므로. 어쩌면 - 반대쪽의 마음도. 그렇게 그는 지리멸렬한 추억의 주인에게 홀로 정을 붙였다.

그러나 우습게도 제 계획은 그대로 흐르지 않았다. 가운데 누군가가 다시 끼어들었으니까. 무려 사막의 대부, 알라바스터의 제왕 '크로커다일' 경이 망할 치정극 한 중앙에 끼어들었다고. 버기는 그에게 한참을 휘둘렸다. 폭행당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버기가 쓰러지는 것,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일까지 - 바보가 아니라면 모두가 알 만한 사이가 그 둘 사이에서 펼쳐졌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싶이 두 사람의 사이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제 선장은 정이 많았으니 그 일환일 터였다. 필요에 의해 계획된 사이더라도 정은 언제나 붙기 마련이니까. 선장은 제 위협적인 우두머리에게 정을 주고 만 셈이었다. 반대는 어떠했는가? 저것을 사랑이나 정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니겠지. 저것은 순수하게 드글거리는 욕망이었다. 애초에 처음부터 점수를 잃고 시작한 갈고리의 불길 같은 태도는 모디에게서 또 한 번 정나미를 떼게 만들었다. 동시에 문제의 사황 놈에게 정을 붙이게 하는 계기까지도.

애초에 우두머리인 선장이 그런 만큼 소속된 해적단 무리의 가장 큰 약점이 역시, '정이 많다'는 것을 모디는 모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문제아의 범주에 자신이 당연하게도 포함된다는 것도 버디는 분명하게 알았다. 선장을 구하러 가지도, 폭행당하는 것을 돕지도 않고 외면한 주제에 할 말은 아니었으나 그는 선장에게 기본적으로 정이 많았기에. 그러니까, 마음이 기운 참에 빨간 머리를 그와 연결해줌으로써 선장의 오랜 기다림에 대응해주고 싶었다. 알비다의 말을 따르고 크로커다일과 미호크를 두려워했던 것에 사과도 하고 싶었고, 그가 말해준 가족의 개념에 부응하고 싶었던 어린 마음이 그것을 부추겼다. 선장을 위해서 제가 무슨 일을 할 날이 있다면 그게 바로 지금이었다. 그를 망할 폭력배에게서 구출해야겠다는 생각이 온 몸을 지배하고 사고를 점령했다. 그것은 충분히 '이성적인' 사고였다. 

그래서 크로커다일이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날이면 그는 그의 방에 들어가 무언가를 잔뜩 살펴보았다. 많은 것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다양한 서류부터 보석들, 반짝이는 장신구, 제가 봤던 선장과 사황의 어린 시절 사진이 반쪽만 잘려진 채 그의 책상 위에 곱게 올려져 있었던 것까지도. 모디는 어리숙하지 않았으므로 눈에 띄는 것들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눈에 띄고 싶지 않아 아무도 없는 사막에서 홀로이 군림한 주제에 누구보다도 영웅 놀이를 좋아했던 그인만큼 반짝이는 장신구들은 도처에 널려 있었으나 - 그것이 사라지면 바로 눈에 띌 테니까. 실적이라고 부를 만한 것을 얻는 것은 버기가 쓰러진 이후로부터 두 달 뒤였다. 두 사람이 밤을 같이 보내기 시작한 지 한 달 반 만이었다. 어느 날 서랍을 뒤졌더니 손아귀에 무언가가 잡혔다. 이게 뭐지? 크로커다일이 늘 끼고 다니는 시가 상자가 그의 손에 딸려 나왔다. 두근대는 손길이 시가 상자를 젖히고, 그 안에서 그를 반기는 무언가 - 낡은 종이가 그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어댔다. '나를 좀 봐' 달라고. 모디는 그래서 그것을 집어들어 주머니에 욱여넣고, 시가 상자는 제대로 자리에 두었다. 알리바이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시가가 떨어져 불평하는 알비다에게 크로커다일의 시가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덤이었다. 

그리고 그가 모가로 왕국의 선술집에서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빨간 머리의 해적선과 재회했을 때, 모디는 선술집에서 자신이 '빨간 머리 해적단'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는 남자를 만났다. 애초에 선장을 딱 두 번 봤을 뿐이라 - 그를 제외하고서는 그의 선원들을 다 알지 못했기에 순진한 맹수 조련사는 그가 당연히 그의 배 선원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아니하고 가짜 서류를 쥐어주었다. 날카로운 직감 또한 경고벨을 울려댔으므로, 이 정도로 '위협적인' 남자라면 당연히 하나하나가 칠무해에 버금가는 실력을 자랑한다는 빨간 머리 해적단의 일원일 거라고 믿었으니까. 모디는 그렇게 제가 정을 준 두 대상 - 선장과 팔 하나를 잃은 그의 전 연인으로 보이는 남자-를 다시 재회시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제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는 이미 이해의 밖이었다. 그가 저지른 짓이 크로커다일의 숨통을 쥐어채고, 그로 인해 버기가 다시금 사막의 모래에 발길을 붙잡힐 거라는 것 또한. 모든 것은 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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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야 마 너 뭔 짓을 했냐? 의 이번 편. 자꾸 사람이 바뀌어서 개연성이나 캐릭터 이해가 잘 가려나 습습

아오 간만에 왔는데 내용도 거의 없어서ㅠ 이 진행 괜찮냐고
재밌게 즐겨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개추와 댓글도 너무 잘 보고 있어요!

샹버기 크로버기 
2023.10.18 01: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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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요 며칠 동안 오직 센세만 기다렸어 좀 전까지도 서치해보고 있었어.. 하나씩 짜맞춰지는 거 너무 재밌고 기대돼서 눈물이난다 제발 어디 가지말고 평생함께하자 나 센세 덕분에 샹버기크로 세가완삼에 인생 갖다바쳤어 ㅁㅊ
[Code: 9e2b]
2023.10.18 01: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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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어떡해 모디 너 뭔짓한거니ㅠㅠ하..좋은 의도로 한 일인데ㅠㅠ 크사장도 크사장인데 버기도 폭풍에 휘말리게 되는걸까ㅠㅠㅠㅠㅠ그나저나 센세 언제 오시나 기다렸어요 제목 보고 얼마나 반갑던지ㅠㅠㅠ 항상 그렇지만 이번편도 존잼이에요 센세 고마워ㅠㅠㅠㅠㅠ
[Code: 2906]
2023.10.18 01: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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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야... 아이고... 애는 착한데 아이고 모디야ㅠㅠㅠㅠㅠ 샹크스야 여기 니 편 있다 힘내봐라ㅠㅠㅠㅠㅠㅠ
[Code: 5db4]
2023.10.18 01:40
ㅇㅇ
내 센세가! 돌아오셨다아아!!!
[Code: 5afe]
2023.10.18 06: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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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천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매일매일 기다렸어 와줘서 너무 고마워ㅠㅠㅠㅠㅠㅠㅠ 모디야 뭔짓을 했니 샹크스로 기울면 크사장이 걸리고 크사장으로 기울면 샹크스가 마음에 걸리네 셋이 살자
[Code: 8725]
2023.10.18 09: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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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미친 내센세 컴백 미친 ㅠㅠㅠㅠ
[Code: 1037]
2023.10.18 10: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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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쩌냐 진짜 대박 어떻게 흘러갈 지 감도 안잡히네ㅠㅠㅠ
[Code: a8a2]
2023.10.18 10:46
ㅇㅇ
모바일
허억 모디야......
[Code: 0a70]
2023.10.18 11: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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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야 야 알비다한테 덤터기 씌우면 어떡하냐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ㅠ
[Code: 7fca]
2023.10.30 02:46
ㅇㅇ
모바일
센세 돌아올거지 ㅜㅜㅜㅜㅜ
[Code: 3374]
2023.10.30 08: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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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였구나ㅠㅠㅠㅠㅠㅠㅠ센세 너무 재밌다,,,꼭 돌아와줄거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da1]
2023.11.16 01: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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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존나 잘감ㅇㅇ이게 이렇게 된거였구나 모디야 노력은 가상하였으나..
[Code: fa79]
2023.11.19 03: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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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 속도 방향 너무 좋아요 완벽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만큼 재밌어요 사랑해요
[Code: c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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