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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1 01:03
1. 샹크스의 독백이: https://hygall.com/565174713
2. 크로커다일의 사정이:https://hygall.com/565319296
3. 쥬라클 미호크의 시야가: https://hygall.com/565517430
4. 버기의 속사정이: https://hygall.com/565670486
5. 기분이 나쁜 샹크스가: https://hygall.com/565801012
6. 크로커다일의 격노가 : https://hygall.com/565924523
7. 다스 보네스의 의문이: https://hygall.com/566063671
8. 버기의 두려움이: https://hygall.com/566209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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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도 바란 적 없었던, 그러나 우습게도 그 누구보다도 가장 오래 그 자리를 유지한 이 사황이나 되는 남자는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제 눈 앞의 남자가 제 쪽으로 익숙한 포스터 한 장을 내밀었기 때문에. 크로커다일, 또 현상금이 올랐는지 그의 몸값은 20억 가까이에 근접해 있었다. 그 망할 길드의 활약은 이 세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지 오래였다. 해군에게 현상금을 걸자니. 그런 미친 생각을 하는 놈들이 있을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확실히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이제는 해적뿐만이 아니라 해군조차도 제 몸을 사려야 하는 시대였다. 민간인에게 해군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 해군으로서는 제가 지켜야 하는 사람에게 등을 찔리게 되는, 낭패가 따로 없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혼돈을 불러 일으키는 일, 이 포스터 안 녀석의 짓이겠지. 두려워할 만한 인재라는 제 부선장의 말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은 샹크스를 늘 괴롭게 했다. 이 남자의 손아귀에 제가 원하는 것이 들어 있으니까.
  
포스터를 건네준 자, 매의 눈이 이쪽을 향해 예의 모자를 내렸다 올렸다. 늘 그렇듯이 무표정한 얼굴이었으나 샹크스는 이제 알았다. 저 얼굴은 웃는 얼굴이었다. 무료한 인생에 싫증을 내는 그의 성미에 딱 걸맞는, 과할 정도로 재미있는 것을 찾았을 때의 얼굴. 샹크스. 오래간만이야. 자네가 관심 있을 법한 걸 가지고 돌아왔지. 그랜드라인의 이름 없는 섬에 정박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였기에 도대체 자신을 어떻게 찾았는지 알 길도 없었다. 부선장 벤이 미간을 구겼으나 사자는 손을 내저어 그를 만류했다. 싸울 기분이 아닌 것도 아니었음에다, 저 철혈의 검사는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상대였음을 여기 있는 모두가 알았다. 하물며 자신조차도 승리를 보장하지 못할 것임을. 매의 눈은 그런 남자였다.

- ... 속이 울렁거려서 기분이 그닥인데. 미호크, 네가 - 이걸 왜 가져왔지? 
- 재미있는 걸 알려주려고 했거든. 
- ... 재미?
- 그전에 너한테 그 광대가 무엇인지 말해봐, 샹크스.  

버기가 제게 무엇이냐고? 버기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냐니? 버기는 그에게 바다와 같은 것이었다. 제가 태어난 곳, 자란 곳, 견문을 쌓은 곳, 인연을 만든 곳 - 그 모든 것이 그 아이의 전부였다. 기억하는 그 순간부터 제 옆에 있었고, 기억하는 그 순간부터 제 것이었다.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오롯한 제 것. 빨간 머리 해적단의 어린 괴물 선장은 으득, 이를 갈았다. 그건 내 거야, 매의 눈. 내 거라고. 이 망할 악어 새끼한테 빼앗기지 않아. 손 안에서 포스터가 조각조각 부서져 내려 바람에 휘날렸다. 버기는 자신에게 또 다른 내기를 걸고 있었다. '나를 잡을 수 있어?' 몇 번이고 져 주었지만 이제는 안 돼. 밀짚모자 샹크스는 이제 알았다, 이 망할 내기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어린 버기는 내기를 좋아했다. 늘 승부를 하자고 외쳐대는 것은 그에게도 즐거웠기에, 샹크스는 군말없이 그의 내기에 응했고 둘은 끝없이 내기했다. 빨간 머리는 처음에는 파란 머리에게 무조건적으로 져 주었으나 파란 머리는 그것을 너무나도 좋아하지 않았다. 너 나 가지고 장난하자는 거야? 내가 불쌍해? 그런 게 아냐. 버기, 진짜로. 제발 믿어줘.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둘 사이의 격차는 꽤 큰 편이었으므로 - 정석적으로 했다가는 버기는 자신을 이길 수 없음을, 두 팔 달린 사자 새끼는 그 시절부터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어린 아이는 홀로 선실 깊은 구석에서 고민했으나 곧 방법을 깨달았다. 이것은 승부욕과 관련된 것이었으니까. 매번 져줄 수는 없고, 한 두번은 이겨줘야 했다. 쉬운 것만 이겨서는 안 되니 가끔은 어려운 것도 져 주고, 머리를 쓰는 거면 무조건 져 주었다. 가끔은 실수한 척 다 따낸 승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대가는 해맑은 미소와 으스대는 말 뿐이었으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걱정 없이 해맑게 웃는 얼굴을 보았으니까.

샹크스는 알았다. 그것은 버기가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법이었다. 괴물들만 득시글한 배에서 그 작고 어린 애가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방법. 언젠가는 떨어져 나가 독립해야 하는 이 위험한 세계에서 - 망망대해 위에서 홀로 살아남기 위해서. 그 모든 작고 연약한 미래를 위해서 그가 가지고 있어야 했을 것. 그의 자존감, 성취감, 독립심 같은 이름도 어려운 그것들. 그래서 샹크스는 매번 그에게 져주었다. 너는 괜찮은 얘야, 버기. 너는 멋진 어른으로 자랄 거야. 그것이 효과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하지만 없어도 그만이 아닌가, 제가 그를 영원히 책임질 텐데. 그리하여 샹크스는 제 배의 어른들을 사랑했음에도 우습게도 한 편으로는 독립할 날만을 기다렸다. 한쪽의 사랑은 가족애였고 한쪽의 사랑은 불타올라 결국 자신까지도 불살라버린 열정의 불꽃이었다. 샹크스는 알았다 - 제가 무엇을 택해야 할지를. 독립을 언제 하게 될까? 버기와 함께 가자고 해야 할 텐데. 그것은 곧 로저 해적단에서의 끝과 '붉은 머리와 푸른 머리' 해적단의 시작이었을 터였다. 비록 그것은 '모두' 강제적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이 외팔잡이 황제는 제 동료에게 제시했던 것이다.

- 이제 나랑 같이 갈래, 버기?

... 아니. 네 장난은 그만두는게 좋겠어. 그러나 그는 대답까지는 예상한 적이 없었다. 정확히는 예상과는 다른 대답을. 제 손을 쳐낸 버기가 빗속으로 사라졌다. 그 뒤로는, 세상의 끝이었다. 네 장난, 우리 장난이 아니고 네 장난. 결국 반쪽짜리 붉은 해적단을 만들고 보물을 사냥하며 자라난 두팔잡이 사자는 제 몫으로 분배한 보물에는 단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았다. 저것의 주인은 따로 있으니까. 그가 제 배에 승선하면 건네 줄 보물지도가 한 트럭이나 제 선장실 한 구석에 쌓여 있었다. 자신을 획득한 자처럼 - 숨 죽인 채로 본 주인을 기다리면서. 그때까지는 약간의 일탈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래, 너도 세상의 빛을 한 번은 봐야지. 

- 우리가 독립하면 내 부선장이 되어 줄래, 버기? 내 몫을 다 줄 테니까.  
- 공동 선장 아니면 말 하지 마. 
- 아하하, 그래. 그럼 내가 부선장 할 테니까 선장 해줘 버기. 
- ... 조건은 안 바꿀 거지?
- 당연하지! 내가 너한테 거짓말 하는 거 봤어?

 
우습지, 자신은 그에게 밥 먹듯이 거짓말을 했는데도. 그 모든 것은 사랑이라는 두 단어 아래 용서받았다. 이것은 탐욕이고 욕망이었으며 애정이었다. 몰래 만들어둔 비브르카드가 몇 번이고 버기가 있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이스트 블루에 있구나. 항해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고서는 한 번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홀로 이스트블루를 헤메고는 했었다. 비브르카드는 방향만 알려주니 영 다른 걸 건져버리고는 했었지만 - 그것도 팔을 뇌물로 해서. 겨우 있었던 단 한 번의 재회, 버기는 조용하게 속삭였다. 나는 너랑 갈 수 없어. 그것은 샹크스에게 수많은 좌절을 안겨주었다. 나 말고도 가족이 있어, 버기? 네 가족은 오롯하게 나 뿐인데. 자신 또한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놓고서도 외팔잡이 사자는 상처받은 채로 낮게 울부짖었다. 그러면 네 가족이 없어지면 나와 함께해줄 거야? 겁먹은 채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운명은 자신을 거부했다.

비브르카드가 그을리기 시작했을 때는 제 심장도 같이 그을렸다. 그래도 완전히 타 버린 건 아니니까 별 일은 아니겠지 생각하며 매일을 걱정했다. 제발, 일탈을 끝마치기 전에는 네가 괜찮아야 할 텐데. 제 운명도 있었으니 샹크스는 그 전에는 버기를 볼 수 없음을 여러 번 상기해야만 했다. 제가 욕망하는 것과 제 역할, 그 중에 무엇이 우선이었을까? 버기가 자신을 보고 싶어하긴 할까? 그 모든 와중에 비브르카드가 원래대로 돌아왔을 때 자신이 얼마나 안도했는가. 그러나 그 운명의 카드를 원상태로 만들어둔 것이 망할 사막의 왕이라는 것을 - 샹크스는 너무 늦게 알아버린 셈이었다.        
 
- 우리는 다음에 모가로 왕국에 정박할 거야. 
- ...모가로 왕국?
- 내 생일이 곧이거든.

깜찍한 광대가 또 뭔가를 해주려는 모양이야. 외팔잡이가 그쪽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너를 위해서, 아니면 그 악어새끼를 위해서? 글쎄. 명확한 대답은 없었으나 빨간 머리의 해적단은 곧잘 항해하던 방향을 바꾸었다. 원피스를 빼앗으러 가는 것보다도 이 내기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이번 내기의 버기는 이전과는 다르게 독했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게 굴어댔고 그것은 늘상 샹크스의 신경을 긁어내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져주는 게 아니었는데. 누가 우위인지 확실하게 알려주었어야 했는데. 다시 만나면 반드시 그렇게 하리라고, 이빨을 감춘 사자는 검은 욕망에 사로잡혀 매일을 속삭였다. 손톱이 파고들어 주먹 쥔 손바닥 안이 피를 보고야 말았음에도 따가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제 주인을 기다리는 수많은 보물과 지도가 방 안에 쌓여 재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선장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선장을 주면 되고, 빨간 머리 해적단이 싫다면 파란 머리로 바꾸면 된다. 망할 원피스가 있어야만 한다면 그걸 쥐어주면 된다고. 그것은 태초부터 나의 것이었다. 그러니까 - 그 망할 악어한테는 빼앗기지 않아. 

- 3월 9일. 

제 생일도 곧이었다. 


생각 날 때 후딱후딱 써야지 안그러면 그만둬버린다...이말...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이 없었어서 점점 산으로 가는 기분ㅠ  

샹버기 크로커다일버기
2023.10.01 01:20
ㅇㅇ
내 성실한 센세가 와주셨다ㅠㅠㅠㅠㅠㅠ
[Code: 4eb6]
2023.10.01 01:44
ㅇㅇ
모바일
항상 성실한 센세 감사합니다
[Code: 8ede]
2023.10.01 01:45
ㅇㅇ
모바일
샹크스가 버기를 당연시 자기꺼라고 생각하는부분에서 좋아죽음 이제 찾으러간다는것에서 떠한번 감탄
[Code: 8ede]
2023.10.01 01: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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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짜 너무좋아........
[Code: 8ede]
2023.10.01 01:45
ㅇㅇ
모바일
센세 영원히써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심 센세의 캐해 너무좋어요 ㅠㅠㅠㅠㅠㅠ
[Code: 8ede]
2023.10.01 01:46
ㅇㅇ
모바일
완뱍한 삼각관계야
[Code: 8ede]
2023.10.01 01:46
ㅇㅇ
모바일
센세 오다센세만큼 연재해줘
[Code: 5a70]
2023.10.01 02:11
ㅇㅇ
모바일
집착하는 샹크스 존좋...
[Code: d491]
2023.10.01 02:39
ㅇㅇ
모바일
음 맛있다 버기한테 집착하는 샹크스 진짜 최고…샹크스는 우정이라는 은은한 집착인데 크로커다일은 폭력적인 집착이라 둘다 맛있다
[Code: d406]
2023.10.01 10:57
ㅇㅇ
모바일
센세 너무 좋아서 도라버릴것 같아
[Code: e7d5]
2023.10.01 11:13
ㅇㅇ
모바일
시발 센세 매일매일 기다리고 있어 미친 너무 좋아서 내 이마 사라지고 있다...
[Code: e882]
2023.10.01 12:40
ㅇㅇ
모바일
글이 아름답다
[Code: 1b40]
2023.10.01 12:40
ㅇㅇ
모바일
시발 개쩜 ㅠㅠㅠㅠ
[Code: 1b40]
2023.10.01 13:16
ㅇㅇ
모바일
샹크스 존나 은은하게 돌아있는거 너무 좋다 절대 안놔줄거 같은데 지금 손에 쥐고있는건 크로커니까 어떻게 뺏어올지 너무 기대돼요 센세 미호크 생일파티 존나 깽판나는거 아닌지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Code: 5e28]
2023.11.16 00: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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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미쳤다ㅌㅌㅌㅌ
[Code: 7514]
2023.11.19 02: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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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는 기분이이에요 이런 명작을 읽다니 난 정말 행운아야ㅠㅠㅠㅠㅠㅠ
[Code: c8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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