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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7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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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캐붕 ㅈㅇ
ㅇㅅ ㅈㅇ
강압주의


수하들은 장군이 새부인을 예뻐해도 너무 비이성적으로 예뻐하니까 놀랍기도 하고 가끔 좀 무섭기도 할 거 같음. 전부인 허망하게 보내놓고는 마음에 구멍 뚫린 것처럼 살아서 걱정했는데, 아무리 어리고 예뻐도 그렇지 저렇게 사람이 미치나 싶을 정도임. 거기다가 새 부인은 장군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으니까 더 그렇겠지 

쉬는 일정 제하고 그저 달려가기만 하면 사나흘이면 가는데 부인 끼고 가느라 원래 일정보다 더 많이 쉬기도 하고 장군이 새부인이 너무 예뻐서 쩔쩔 맴. 가기 싫다고 안 갈거라고 반항해서 처음엔 아예 안아들고 나왔는데, 말 안장 위에가 많이 흔들리니까 피곤해하고 그래서 그땐 다시 마차에 넣어두고. 부인이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안한 건 아니지만 전혀 그럴 틈이 없었을 듯. 도망쳐서 어차피 다시 장군부로 가겠지만 장군이 매일 거의 가둬두고 계속 자기 눈앞에만 두려고 하니까 부담스러운 건 어쩔 수 없음. 생각이라도 좀 정리할 틈을 주면 좋겠는데 장군이 너무 애절하고 절절한 눈으로 진 종일 자기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거기다 부인이 이러는 것도 너무 불안해서 조금 시선만 떨어뜨리고 있으면 막무가내로 함 힘으로 눌러서 
머릿속도 복잡하고 장군 원망스럽고, 과거 기억 때문에 뭐가 언제인지 조금 헷갈릴 정도로 머릿속이 엉망일거임. 매일같이 꼭 안아서 입 맞추고 막 살결 이런데 너무 부드러우니까 손으로 살살 쓸어보고 입 맞추고 애절하다 못해 처절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부인, 하고 한번 부르는데 가끔은 눈이 빨갛게 충열되어 있음. 부인 기억은 아직 사랑받았던 때까지 못갔으니까 더 이유를 모르겠는거임 그렇게 터무니없이 굴었으면서.. 환생한 이후의 기억은 모두 장군이 전부인을 잊지 못하고 아직 본인 기억에는 없는 초상화까지 살아있는 사람인 것처럼 모시고 살정도였는데 대체 언제 그렇게 사랑했었는지도 의문임 

그렇다고 아주 냉정하게 굴지도 못하는게 지금 장군이 자기한테 하는게 너무 다정하니깐. 
군막 쪽에 도착해서 피곤해서 종일 또 자버렸는데 이번엔 유모가 자기한테 냉랭하게 굴던 때 꿈을 꾸고 거기다 형님이 자기한테 나쁘게 굴었을 때도 같이 기억이 나버린거지. 적어도 기댈 곳이 있었다가 갑자기 또 무너져버림 
장군 싫다고 밀어내고 화내고 그랬는데 이젠 그러지도 못하고 완전히 위축 됨. 장군이 부인이 계속 기분 안 좋고 화내고 그런 거 때문에 고민하다가 부인 좋아하는 포도를 어떻게 구해와가지고 부인, 하고 가서 이거 먹으라고 주는데 축 쳐져 있던 부인이 눈물 그렁그렁해지더니 훌쩍거리는 소리도 못내고 막 우는거지 
장군은 차라리 화내고 때리고 그래주면 좋겠는데 이렇게 울고만 있으니까 미칠 노릇임. 뭔진 모르지만 자기가 다 미안하다고 조심조심 눈물 닦아주다가 마음이 너무 쓰라려서 살짝 안아줌. 다독이고 그러는데 부인은 과거의 일이 어쨌건 지금은 잘해주니까.. 하고 장군한테 자기가 잘못해도 화내지 않을 거고 이렇게 잘해줄거냐고 한번 물어봄. 부인은 잘못해도 잘못한게 아니라 어르고 달래고 그러겠지 
왠지 모두가 자길 미워했던 거 같고 왜 다시 태어났는지 모르겠고 그런 생각 들어서 침울한 상황에 장군이 막 입에 포도 하나씩 넣어줌. 요즘 울고 먹고 자는 거 말고 암것도 안하는 거 같아서 침울함. 애가 너무 우울하니까 장군이 여기는 춥고 아무것도 없지만 좋은 거라면 별이 잘 보인다고 밤에 둘이 나와서 별구경함. 추우니까 꼭 안아주는데 뭐 그것도 상당히 핑계고 자기가 안고 싶은거지 

어쨌든 이래서 기분 조금 풀렸을거임. 
예전 기억이 돌아와서 이제는 막사 밖으로 나가는 거 자체가 싫은거지 병사들 보기도 싫고. 장군이 머리 잘 써서 막 책 같은 것도 좀 가져다 놓고 한 거 보고 놀고, 병법서 같은 것도 오랜만에 읽어보면서 시간보냄 

장군이 너무 부인한테 푹 빠져 있어서+그간 너무 오랫동안 평온했어서 전쟁까지는 아니어도 위험한 상황 한번 올거 같음
부인이랑 도저히 못 떨어지겠어서 데리고 온건데 후회할 듯. 새벽에 급하게 와서 호위로 대여섯명 붙여준다고 본가로 돌아가 있으라고 깨워서 갑옷 입히고 그러는데 부인이 정신 못차리고 쳐다보다가 왜 그러냐고 장군 손 양손으로 쥐고 물어봄
부인도 자기한테나 이렇게 작고 귀여운거지 전엔 무예도 하고 꽤 머리아픈 적이었는데 싶어서 웃음. 어디까지 기억났는지 모르겠지만 부인께서 얼마나 현명한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까 먼저 가있으라고 한번 꼭 안아주고 보내줌 
장군도 부인이 너무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하고 그런 상황이라 보내주고 싶지 않았지만 여긴 더 위험하니까.. 예전같은 일을 한번 더 겪을까봐 그것도 걱정됐고. 붙여준 휘하장수들도 전부인 알긴 알음 정확히는 전부인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긴하는데 당시엔 거지꼴로 완전히 방치되어서 돌아다녔고 잡혀간 이후에는 초췌하고 거의 죽기직전이었던 몰골이라 지금 부인이랑 닮았다는 생각은 그렇게 못함 
불편한 사람들이랑 본가 돌아가서 마음 놓을 곳은 하나도 없는데 방안에 웅크리고 멍하게 있을 듯. 유모도 자기한테 그렇게 잘해줘서 믿고 의지했는데 과거엔 자기가 아프고 위험한 거 알았으면서도 그렇게 모질게 굴었고 

그니까 지금 부인 입장에서는 마음놓고 호의적으로 관계를 만든게 아들 밖에 없는거지 
유모도 은근히 멀리하고 방에서 지내다가 아들이 찾아오면 식사도 같이 하고 원래 친구였으니까 편하게 말하고 그럼 
처음엔 그냥 혼란스럽다가 며칠 지나고 나니까 문득 장군이 보고 싶어졌음. 지금 돌아오면 장군은 분명히 부인 예뻐해주고 안아주고 그럴거고 그간 항상 잘해줬으니까. 혐성 시절 기억도 돌아오고부터는 그리 억울하지도 않았음
아들 말로는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데 걱정도 되고 보고 싶어서 여전히 우울함

그래도 시간 많이 안 지나고 장군이 다시 온다는 거 
애초에 병력으로 밀리고 그런 거 아니었을거임 그냥 장군이 부인이 너무너무 걱정되고 자기한텐 연약하고 소중한 사람이라 장군부에 데려다 놓은거지. 부상 입었는데 치료가 중요한게 아니라면서 냄새난다고 씻고 올 정도로 이성을 잃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음 

장군 화살 맞고 살 터지고 이런 거 대강 싸매고 다시 장군부로 감. 요즘 부인이 점점 기억을 떠올려서 불안함 물론 잘해준 것도 그다지 없지만 힘들게 했던 때만 기억하는 거 같아서, 지금 조금이라도 더 잘해주고 옆에 붙여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져버릴 거 같아서 무서운거지 


장군부에 온다는 얘기를 또 서신으로 미리 했음
유모는 전반적인 상황을 모르지만 부인이 이상하게 자기를 피하는 걸 보고 자기가 서운하게 했거나 뭔가 설명하기 힘든 이유가 있다고 여길 거. 확증도 없고 꺼내놓고 말을 한 적도 없지만 유모도 본인 느낌 상 부인이 전부인의 환생이라고 생각했단 말임 
유모는 직접적으로 사랑하고 그런 사람도 아니고 단지 전부인에게 엄청난 죄책감만 가지고 있어서 사실 확인은 중요한게 아니었음. 그냥 부인이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었고 얼굴고 그렇게나 닮았으니까 잘해줄 핑계도 있었던 거고. 요즘 힘들어하고 자길 안보려고 하는 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파고들진 못한단 말임
그냥 장군의 서신이 도착했는데 내일 도착하실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말만 전해주고 감. 부인은 고개 끄덕이고 말은 안했는데 서둘러 나가는 유모 뒷모습만 오래오래 쳐다봤겠지. 전생에선 그렇게 자길 밉게 봤는데 환생 후엔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도 잘해줬고 친정에서도 받은 적 없던 보살핌을 받고 다정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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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 내리는 날이라 춥고 습했는데, 장군 도착하자마자 부인보고 잠깐 숨멎했을 듯 
왜 나와있지? 마중나온건가? 이생각까지 가기도 전에 그냥 단지 너무 예뻐서 그 이유 하나로 멍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