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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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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캐붕 ㅈㅇ
ㅇㅅ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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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일이라고 혼례 준비하는데 자긴 그냥 맛있는 거 먹고 잘 쉬고 있기만 하라고 들었음
혼례 사흘 전엔 신랑 얼굴 안보는게 관례라고 유모랑 지내는데 유모가 되게 잘 챙겨주는 거임 본인 부모님도 자길 그렇게 안 좋아해서 누가 이렇게 보살펴주는게 기분 좋을 듯
아들은 친구가 새엄마 된다는 거에 나름 좀 충격 받았는데 부친이랑 성격 똑같은게 어느 시점을 지나면 뭐든 그렇지뭐.. 하고 받아들이는 인간이라 나중에 놀리러 옴 아무리 생각해도 너를 모친이라고 부를 순 없다! 하면서. 애가 수줍음이 많아서 이렇게만 말해도 귀 빨개지고 그러는데 반응이 이렇게 나오는 인간에 주변에 얘 하나라 계속 놀릴 듯 

유모가 원래 어릴때부터 보긴 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보살핌 받은게 처음이었을 거임 
해주는 거 다 자기 입맛이고 과일차 내주는 종종 너무 맛있어서 후와.. 하는 표정으로 황홀해하면서 홀짝거림. 살결도 부드럽고 잘 자서 뽀둥한 얼굴로 혼례날 새벽부터 치장 받을 듯. 혼례 일정이라는 것이 정신 없어서 많이 먹지 않는게 좋다고 말린 견과류 같은거 조금 먹고 치창함
원랜 이런 준비도 친정에서 하는 건데 거의 도망쳐 나와서 장군이랑 지낸거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 정식으로 혼례를 치르지 못하면 첩이나 다름 없어지는 거라 조금 걱정되는 건 있지만 그래도 장군 좋아하고, 자기한테 잘해주니까 굳이 고민 안하기로 했음 

혼례복이 너무 화려해서 눈 부실 지경인데 유모가 엄청 화려하고 또 화려해야 한다고 강조해서 얌전히 있었음 
전부인 시집 올 땐 가마에서 내리자마자 허드렛일 시키고 하면서 새신부 취급 자체를 안해줌 이것도 장군 마음에 맺힌게 있어서 그런 행동을 누가됐던 또 하려고 하지 않겠지. 유모는 오랫만에 장군부의 경사이기도 하고 전부인을 잊지 못해서 그렇게 오래 힘들어하던 사람이 새로 혼인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그거만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즐거운거
한걸음 딛기만해도 보석들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고 반짝거리고 어지러운데 오늘 혼례 도와주기로 한 아들이 부축해주면서 이따가는 더 정신 없을텐데 큰일이라고 웃음 장군도 뭔가 계획이 있는거지

혼례 가마는 아침에 친정으로 보냈고 예물가마가 나감. 다른 예물들은 이미 본가에 도착한지 며칠됐고, 장군부가 부귀하니까 예물가마도 화려 했을거임. 
신부가 온다는 소리는 없고 혼례를 한다니 ?? 하는 상황이라 새벽에 애를 보내려나 싶어서 다들 궁금해 하고 있는데 안보냄. 신랑이 말타고 도착했고 문을 다 열어 젖혀 놓는데도 신부가 안 들어옴. 친정에서 준비한 혼례가마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데 장군이 힐끗 보더니 이렇게 작은 가마로 어떻게 신부를 맞이하겠냐면서 다른 골목에서 엄청 큰 혼례가마를 꺼내옴 
가마가 너무 커서 다들 구경 나왔단 말임 그 사이 예물 가마에서 예쁘게 치창한 신부가 꼬물꼬물 나옴 그걸 장군이 부축해서 혼례 가마에 태우더니 다시 가버림 
중간에 가족들이 막으려고 했지만 호위로 따라온 병사들이 몸으로 길을 막아서 벽처럼 세워버린 탓에 막을수도 없었음 

혼례 마차가 너무 커서 길거리 사람들 다 놀랐고 홀로 그렇게 오래 수절하던 장군이 새장가든다니 다들 시끌시끌했음
그것도 딱히 별 볼일 없는 가문에서 뭐 엄청 두각을 나타낸 것도 아닌 음인이랑 혼인한다니까 나름 도파민 자극하는 사건인 것임 

그렇다고는 해도 장군이 혼인례를 따르지 않은 건 사실이라서 말이 나올 각이긴 함 
근데 장군부 대문 앞에 도착한 장군이 말에서 내려서 마차 앞으로 가더니 부인한테 뭐라뭐라 함. 붉은 휘장도 걷어올리고 얘기하더니 새신부가 조심조심 내리는 거. 정실 부인이 있었고 그 부인이 아들도 낳아놨으니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장군이 그냥 업더니 그대로 장군부에 데리고 들어가는거지 
이래서 뭐 예에 안 맞다거나 혼인 순서가 적당하지 못했다 이런 말이 아예 쏙 들어가버림. 저런 말이 나오는 이유 자체가 장군이 새부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생활이 힘들겠다 이게 맥락인 줄거리인데 장군이 새부인을 예뻐하고 대놓고 그렇게 끼고 도니까 그런 쪽으로 화제가 변경됨

원래 신혼 삼일 후 친정 방문 해야 하는데, 애초에 이것도 선례에 따라서 안한다고 해버림
전부인이 워낙 먼 곳에서 시집왔고 오자마자 좋지 못한 대우를 받아서 그런거지만 삼조회문 안한 건 사실이라 뭐 어쩌겠음 선례에 따른다 이게 정말 사람들 입막기 좋은 핑계인 것 

하루종일 굶은데다 긴장해서 신방 들어와서 눈만 굴리고 있는데 장군이 개두 벗겨주고 화관도 내려줌. 새부인이 너무 마르고 작은데 종일 고생한거 같아서 그냥 안쓰러운거임. 이때 예전 버릇이 나와서 그냥 자기 허벅지에 앉혀놓고 먹을 거 먹여주는데 막 대담하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아기새 먹이 주듯이 이러고 있으니까 이게 모지 싶긴함 
너무 어려서 부인으로 안 보이는건가 그런 고민도 좀 하고.. 그렇지만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에 먹는 건 잘 받아먹음 

엄청 긴장해있다가 갑자기 먹을 거 들어가니까 애가 졸다가 안긴채로 자버림 
근데 장군이 원래는 그냥 재울 생각은 없었거든 
장군... 전부인 회임 안 이후로 그렇게 사랑했어도 손을 못댔고 이후엔 그렇게 허망하게 보냈고 아주 오랫동안 혼자였단 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