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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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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캐붕 ㅈㅇ
ㅇㅅ ㅈㅇ


이쯤되면 이제 초기 혐성이 아니게 되는데 
아무튼

몇년 더 지나니까 장군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닮아졌을 듯. 형님은 올때마다 의제 의제 하면서 챙김. 전에 동생이 좋아하던 걸 그냥 해주는 거라 동생 대신으로 생각하는 게 눈에 보이는데 그거까진 장군이 뭐라고 할 일이 아님 
다만 요즘 문제는 장군이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데.. 얘가 장군을 좋아하는 눈치인거 
물론 장군은 어릴때 얼굴도 못 알아차리고 그럴 정도로 눈썰미도 좀 없고 눈치도 없는데 이걸 유모랑 아들이 알았음. 어릴때부터 장군부에 놀러오고 이런 건 아들의 의지가 맞는데, 이상하게 아들한테는 그런 쪽으로 관심이 없어놓고 장군만 보면 수줍어하고 그러더니 클수록 연정으로 발전함 
원래 그렇게 조용하고 얌전한 성격이 아닌데 장군만 있으면 심장이 너무 뛰어서 말도 잘 못하고 그럼 

유모는 원래 아들이랑 둘이 좋아할까봐 내심 걱정했음 물론 모친 닮은 사람을 좋아할수도 있긴하지만 이건 너무 닮은거라 유모는 어릴때 얼굴을 몰랐어도 부인 닮은 걸 먼저 알았음
애가 점점 장군에 대한 연심을 못 숨기니까 유모가 이걸 넌지시 언질을 줬는데 유모 입장에서는 나쁠게 없었음 장군이 오랫동안 독수공방했고 아들 친구라 좀 민망하긴 하지만 다들 워낙 오래 사니까 이정도 나이차이는 큰 문제도 아니고, 아들과 친구라는 점이 굳이 나쁜 것 만은 아닌 거지 한 가족이 될거라면 
근데 장군은 여전히 부인을 전혀 못 잊고 있어서 이제 애랑 아예 엄청 거리를 둬 버리고 마주칠 기회를 차단해버림 
솔직히 말하면 너무 닮아가기 시작하니까 그 얼굴 보고 부인 생각을 안할수가 없고 자길 좋아한다고 하면 거절도 못할 거 같아서 그러는거. 부인을 너무 사랑해서 부인 닮은 초상화를 모시고 사는데 얘는 지금 그 초상화가 움직이고 말하는 거임 부인 대리가 아니라 그냥 부인으로 치부해버릴 지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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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과거의 부인은 여러가지 일로 인해서 강제 구마된 사람이고 얘는 그냥 계속 착하던 애라서 분위기가 좀 다르긴 할거임
거기다 집에서 그리 사랑받지 못하고 크느라 위축도 많이 들었고 
장군부에서 챙겨주고 거기다 형님이 의형제로 들인게 아니었으면 어린 나이에 아무 양인에게나 팔려갔을지도 모르고 그런 상황이라 

이제 나이가 다 차서 혼담 얘기 나오는데 애가 너무 무서워함 
집안에선 그냥 얘를 빨리 치우고 싶어할 뿐이라 좋은 사람을 찾기보다는 예물이 많이 들어올 곳을 찾고 있고,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냉랭하던 가족이라 어떤 양인이든 그냥 보내버릴 거 같아서 걱정 하느라 점점 더 마르고 항상 겁에 질려 있음
친구 사이라 아들에게 이런 얘기하다가 네가 양인이면, 첩으로라도 들여 달라고 할텐데.. 하고 울먹이던 걸 장군이 들었음 듣기만 한건 아니고 그냥 지나가다가 봤는데 우는 얼굴이 부인 그 자체라 홀린 것처럼 오도 가도 못하고 바라보고만 있었던 거지 
사랑하는 사람 얼굴로 저렇게 서럽게 울고 있으니 어떡함 

오히려 얘가 부인을 닮지 않았고 장군한테 마음이 없는 상태로 상황만 안 좋았다면 어차피 공석인 후처 자리에 쉽게 들였을지도 모를일임 
부인을 닮은데다가 자기한테 마음이 있기까지 하니까 조심스러워서 그러지 못하는거지 부인의 삶도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놨는데.... 

이러다가 얘가 자꾸 혼인을 미루고 안하고 싶어하는 눈치고 하니까 집안에서 억지로 시집 보낼 계획을 세움. 이 지역이 그렇게까지 보수적이진 않지만 음인이 양인 손을 타면 어쩔 수 없는 거임 물 무서워하고 수영도 못하는 앤데 물에 빠뜨려서 집안에서 고른 사람이 구해주고 바로 집으로 데려가서 그대로 데리고 살도록 계획을 세움 
이 계획의 전말을 유모가 다 알았던 건 아닌데, 원래 얘가 오건 말건 신경도 안쓰던 집에서 콕 찝어서 어느 장소로 오라고 한게 이상하다고 장군하고 아들한테 말 전해준거지. 시기가 이런데? 매일 같이 이상한 혼사 자리 주워와서 강요하다가 갑자기? 
아들은 세상 경험이 없고 아직 어려서 그게 뭐 이상한가 하는 반응인데 장군은 좀 다르게 반응함 지금 기분이 약간 전에 부인 납치 당했을때 그 느낌임. 설명은 안 되는데 하여간 일이 잘못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앞뒤 안 가리고 해당 장소로 갔더니 애가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거 
거기서 장군이 뛰어들어서 구해줌 
부인은 물에 빠진 적이 없고 이런 상황인 적이 없었지만 음인이 길바닥에서 옷 다 젖어서 바들바들 떨고 있으니까 수치스럽잖음 그래서 모욕적이고 무섭고 두렵고 그 표정이 예전에 처음에 자기가 군영에서 노비처럼 부릴 때 그 얼굴이라 진정할수가 없었을 거임 

안겨서도 애가 덜덜 떨면서 대인이라고 부르면서 자기 옷깃 잡는데 부인이 예전에 자기 옷 꼭 쥐고 있던 생각나서 좀 멍했음 
이때 장군보다도 나이가 많은 평판 안 좋은 양인 하나가 달려오더니 걔는 자기와 혼약이 있는 사이라고 넘겨 달라고 언짢은 표정으로 말하는 거. 뭐 사정 몰라도 얘가 저 집들어가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모욕 당하다가 안 좋은 꼴 날 게 보임. 위 아래로 훑어보고 살짝 드러난 가슴팍이나 허벅지 노골적으로 쳐다보질 않나 장군에게는 굽신거리면서 벌써 애를 쥐잡듯이 잡을 표정으로 봄 

얘는 부인이 아니지만 부인 닮을 얼굴로 저런 사내 밑에서 짓밟히면서 사는 건 또 안 될 일이었음 
장군이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 혼약? 하고 되물어봄 
물론 혼약이라기보다는 그냥 집안이 만든 암약에 가까움 돈받고 판거니까 대놓고는 말 못함. 장군이 이상하네, 이 공자는 어릴 때부터 장군부와 왕래가 있던 사람이었는데? 하고 안고 가버림 
이러면 아무것도 정확히 말한 건 아닌거임 왕래가 있다고 했지 이쪽이랑 혼인한다 이런건 아닌데 일단 백주대낮에 음인이 양인 품에 안겨서 사라졌으니 이제는 어떤 방향이든 결론이 나야 하는 때까지 왔음. 

장군이 장군부 들어와서 따로 씻으라고 하고, 옷도 준비해주고 이후에 애를 데리고 어딜 왔냐면 아무도 못오게 하던 부인 방에 데려옴. 처음 와보는 곳이라 어쩔 줄 몰라하는데 장군이 향 올리면서 네가 몰랐을리는 없지만 니 얼굴이 부인을 많이 닮았다고 함
어릴때는 전혀 몰랐지만 지금까지 모른 건 말이 안되는거임 그렇게나 오가고 얼마간은 거의 여기 살던 정도였으니까. 본인도 자기 얼굴이랑 어느 정도로 닮았는지는 몰랐는데 초상화보고 놀라긴 하겠지 누가 자길 보고 그렸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닮은 그림이라서. 오히려 자긴 그림 보는거라 그렇게까지 자각은 안됨 실제로 본 사람들이나 똑같이 생겼네 하고 놀라지 그림이랑 사람은 아무래도 차이가 있고 
너만 좋으면 후실 자리 주겠다고, 다만 안 닮았으면 공경하며 살 수 있겠지만 너무 닮은 얼굴이라 부인이랑 너를 분리할 수가 없다고 하는거 그리고 애초에 후실 자리에 들이는 것도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닮아서 고생 하는 거 볼 자신이 없어서 그런다고 하는데 얘는 이미 장군 좋아하니까 무조건 그러겠다고 하겠지 그리고 지금 상황이 장군 아니면 답 없기도 함 

애는 좀 슬플 듯. 나름 첫사랑이고 되게 조심스럽게 품은 연심이었음 폐가 되고 싶지도 않았고, 처지 때문에 자길 잘 돌봐준 친구의 부친인데 그렇게 쉽게 품은 마음도 아닌데.. 장군이 했던 말이 거의 거절에 가까운 건 어쩔 수 없지 부인을 잊은 적도 없고 얼굴이 너무 닮아서 부인의 대용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문제는 이걸 거절할 상황도 못되는게 비참하기도 하고. 자길 닮은 초상화 보면서 한참동안 멍하게 있었음 
그래도 좋아하는 분 곁에 있을 수 있는거니까 그렇게 위안삼기로 함 

혼례 올리려고 했는데 애 집안에서 난리를 치고 심지어는 사람보내서 끌고 가려고 하는데 이 행동 자체가 과거의 안좋은 기억을 자극한다는거지.. 그래서 그냥 데리고 장군 주둔군 있는 쪽으로 데려가겠지 
부인은 임신 후엔 거기 간 적이 없겠지. 가서도 부인이랑 똑 닮은 애가 얌전히 앉아있으니까 오히려 과거에 자기가 했던 일이 자꾸 떠올라서 마음이 안 좋음.. 그때 자기 부인도 아직 건강한 편이었고 괜찮았는데.. 그랬으면 안됐는데 생각하면서 애한텐 나름 잘해줌. 데려온 것도 집안 사람들이 괴롭히면 피곤할테니까 도망치게 해준거임. 지금 혼약이니 뭐니 하는 사람이랑은 집안에서 알아서 정리할 문제고 얘는 이제 자기 후처로 삼을 거니까 시간이 조금 필요한 상황 
집안에서 괜히 난리치는게 자기들 손해 보기 싫어서 그러는거란 말임 장군부에서 금전이든 사람이든 내어줘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고 난리치는건데 어림도 없음 애초에 이렇게 오래 자리를 지킨 장군이 그렇게 만만한 사람일리가 

장군 수하들은 부인 얼굴 잘 모름. 부대에서 지낼 때는 흙먼지 뒤집어 쓰고 노비꼴로 다녔고 장군부에 들어가서 총애받을 때는 장군이 꽁꽁 싸매고 (실제로 이불로 싸맸으니까) 다녀서 모르고. 장군이 정혼자라고 데려다가 자기 막사에 뒀는데 가끔 얼굴 보이긴함. 살짝 스쳐가면서 보면 예쁘긴 예쁘다고 자기들끼리 한두마디 하겠지. 예전엔 혼인한 부인도 그렇게 희롱하고 그랬는데 나중에 부인 아끼고 사랑한 거 보면 당시에 장군이 전부인에게 원한이 있어서 그렇게 방치한거지 매정한 부군은 아니라는거니까. 거기다 얘는 훨씬 어리고 순진하고 심약해 보여서 다들 알아서 예의 지키고 그럴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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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긴 하지만
예쁘잖음?
부인을 너무 닮은 애라 

막사를 같이 쓰니까 전이랑 상황이 달라짐 부인이랑 똑같이 생긴 애가 몇걸음 거리에 항상 얌전히 앉아있고 약간 우울해 보이고. 장군은 부인을 잃었다는 충격에서 사실 제대로 벗어나 본 적이 없음 
바로 첫날 자고 일어나서 습관처럼 멍한 그 순간에 눈 마주치고 달려가서 끌어안아버림. 부인 잘 잤냐고 다독이면서 엄청 사랑스럽게 쳐다보다가 정신 돌아오면서 아.. 하고 그렇게나 다정하던 시선이 식어감. 그 짧은 순간에 장군이 정말 전부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게 어떤 감정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했을거임. 품에서 놓아주고 한숨 쉬면서 나가는 데 다른 감정보다 그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 들었음 저렇게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서 얼마나 힘들까 그런 거 

병력으로 데려온게 아니니까 평소에 심심하잖음 의형한테 배우기도 했고 해서 말타러 나갔다가 낙마해서 손 다쳤음 호위로 같이 갔던 병사가 데려왔는데 손 다친거 보자마자 장군 표정 심상치 않아짐. 부대 의원의 와서 치료해주면서 보는데 말에서 떨어지면서 손을 뻗은 바람에, 전투하던 곳이라 바닥에 있던 쇠붙이에 손이 크게 다친거임 
딱 예전에 전부인이 다쳤던 그 자리를 똑같이 다침 장군 눈에 핏발 돋은 거 보고 통증도 통증인데 무서워서 고개를 못들겠지 폐 끼친걸까봐 
치료하고 약먹고 긴장이 풀려서 잠들었는데 오늘처럼 조심스럽게 대해진게 아니라 장군이 자기한테 화내고 소리치는 단편단편으로 끊어진 꿈 꾸고 눈물 범벅 되어서 깸 그것도 자기가 깬 게 아니라 장군이 안아서 깨워준거임. 어깨 감싸고 완전히 자기 품에 넣어서 괜찮다고 울지 말라고 다독이는데 이게 자기를 대하는 목소리가 아님 어제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장군이 아직 사랑하는 전부인 대하는 목소리인데 그거 알아도 그냥 아무말 하지 않고 매달렸음 장군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가 아니어도 좋음 이렇게 대해주는거라면 대용품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겠지 

글고 약간 이 손 다친 시점을 기점으로 장군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본인만 느끼게됨 장군의 이성이 간신히 부지하고 있던 그 전부인과 본인의 경계선이 무너져버린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