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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태양이 머리 위로 높게 떠 올랐다. 수면 위로 부서진 유리 같은 빛의 조각이 바람에 나부껴 마른 땅으로 스며들었다. 흙에 파묻힌 빛의 조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반짝임을 잃어버리고 한 줌 재로 돌아가고 말았다.

저수지의 고인 물비린내에서는 으깨진 풀 비린내가 났다. 소금기 하나 없이 텁텁한 그 냄새를 맡다 보면, 백사장의 짭조름한 바닷냄새가 그리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스가 그랬다. 자신은 바다를 사랑해서 새하얀 해군 정복을 선택했다고 믿었는데, 정작 그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예고도 없이 발화하여 환상통을 일으키는 존재는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울창한 숲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새 그는 조용한 신록이 지닌 강력한 힘을 믿게 되었고, 지금도 끊임없이 소생하며 싹을 틔우는 새순의 애처로움에 애틋함을 느끼게 됐다.

여름, 연둣빛 나뭇잎이 서로 스치는 소리와 함께 나무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 목소리가 웅성웅성했다. 아침만 하더라도 한산했던 산책로에 사람들이 기괴한 암석처럼 여기저기 솟아올랐다. 사람들이 빈자리를 채우며 공원의 조경이 완벽해졌다.

인간을 위해, 인간을 위해서, 인간을 찬양하며 조성된 인간에의 넓고 넓은 땅. 수면 위로 떠 오르는 무지개도, 산들바람도, 부드러운 지면도 전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반쪽짜리였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안전한 이 인공적인 자연의 품 안에서 콘크리트와 철근, 플라스틱으로 점철되었던 일상을 잠깐이나마 내려놓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쾌락을 마음껏 누렸다.

매버릭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암석을 피해 그늘로 다녔다. 좁고 험한 길이었으나 개의치 않았다. 그는 유아차에 누워 곤히 잠든 아이의 얼굴을 잠깐 들여다본 것 말고는 되도록 사람들의 시선을 피했다. 그 애는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천사처럼 예뻐서 본 것뿐이었다. 그리고 유아차를 미는 아이 아버지의 선량한 미소와 어머니의 장난기 가득한 둥근 얼굴도 인상적이어서 무심코 눈길이 간 것뿐이었다.
아이스는 젊은 부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매버릭의 모습을 보고, 그가 이 순간 절실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매버릭은 정착하고 싶은 것이다. ‘그’ 매버릭이. 누군가에게 구속당하고, 그 달콤한 구속을 즐기며 여느 사람처럼 내일이면 잊어버릴 무의미한 대화를 나누며 바비큐 파티를 하는 걸 꿈꾸고 있었다.

‘콕핏에서 내려오고 싶은 건가.’

아이스는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새삼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것이 실감 났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매버릭은 남들처럼 살지 못한다는 사실에 이처럼 초조해하지 않았을 것이고, 불안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매버릭은 아이스에게 미완의 청춘이었다. 화내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그러다가도 기뻐하는 청춘이 곧 매버릭이었다.

다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버릭이 좇는 행복은 늘 언제나 한결같았다. 그는 어느 순간 자신은 이룰 수 없는 그저 꿈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말았다. 하지만 서글프게도 자신에게는 냉정하기만 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상대를 응시하는 따뜻한 눈빛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반짝거려서 자꾸만 눈길이 갔다. 

“나도 언젠가는…….”

매버릭은 화목한 가족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들의 완벽한 모습에 매버릭은 갈증을 느꼈다. 부드러운 미소와 낮고 감미로운 웃음소리, 그리고 서로를 끈끈하게 묶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 불가능한 꿈. 가슴이 욱신거렸다.

보트에서 내릴 때만 하더라도 기분이 싱숭생숭 들떴는데, 잠잠 보이지 않는 수렁 속에 휘말려 드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매버릭은 특유의 씩씩한 걸음걸이를 잃고 같은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선글라스를 만지작거리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선글라스 다리를 만지작거리는 매버릭의 모습이 어딘가 불편해 보여 아이스는 유심히 그를 들여다보았다. 매버릭은 보트에서 내린 이후로 부쩍 말수가 줄고, 처음에는 평소처럼 재빨랐던 걸음도 눈에 띄게 느려진 것이 마음에 걸렸던 차였다.

“매버릭, 어디 불편해?”

적당한 간격을 두고 걷던 아이스가 매버릭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매버릭은 신발 밑창으로 흙먼지를 부옇게 일으키며 씨근덕거렸다. 발바닥이 아파서였다. 발바닥으로부터 시작된 통증은 이제 종아리까지 올라와 찌릿찌릿한 근육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체력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고 다녔던 그이니, 자존심이 적잖이 상한 듯했다.

그때 밉살스럽게 생긴 참새 한 마리가 다리가 아파서 끙끙거리는 매버릭을 비웃고 지나갔다. 발끈한 매버릭은 몸을 던져 비둘기를 덮치려다가 아이스의 손에 저지당했다. 예기치 못하게 그에게 손목이 잡힌 매버릭은 몹시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발이 불편한 거야?”

아이스는 침착한 어투로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힘이 있었다. 그의 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걷기만 하면, 누구나 다 만족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낙원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 목을 축이고, 지저분해진 얼굴을 깨끗하게 씻고,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아 지친 팔다리를 늘어트려 놓고 오늘 ‘모험’은 정말 끝내줬다며 으스대며 깊어지는 밤이 절로 떠오른다.

“오래 걸으면 발이 아파. 이상하게 그래. 체력은 자신 있는데, 남들보다 잘 못 걸어.”

아이스가 자신을 돌려세우며 넌지시 묻자 매버릭은 선글라스를 콧잔등에 걸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신발 코끝으로 바닥을 빠르게 툭툭 치면서 그 진동으로 통증을 완화해보려고 시도했다.

“역시 새라서 그래.”

매버릭은 팔짱을 끼며 자조적으로 말을 이었다. 통증이 나아지기는커녕 말을 듣지 않는 두 다리가 성가셨다. 그의 정신 질환은 날개가 돋친 것처럼 매버릭의 의식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건 두 다리 때문이다. 날갯짓하지 못하고 구색만 갖춘 엉성한 다리로 사람도 새도 아닌 별종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당연히 고통스러운 것이다.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날아야 한다. 하늘은 아름답고, 푸르르고, 구름은 따스하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랑하는 사람의 품처럼.

매버릭은 등을 긁기 시작했다. 날갯죽지가 못 견딜 정도로 근질거렸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비둘기 한 마리가 한심하다는 듯이 매버릭을 보며 혀를 찼다. 그리고 보란 듯이 두 날개를 펼치고 시원스레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매버릭은 약이 잔뜩 오른 것도 잠시, 비둘기만도 못한 제 처지에 쓴웃음이 나왔다.

“땅에서 걷기 적합한 몸이 아닌 거지.”

매버릭은 숙연해진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사람들 눈을 피해서 날갯짓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잠깐 몸이 붕 뜨는가 싶더니, 땅에서 뻗어 나온 보이지 않는 손이 발목을 낚아채고 끌어당긴다. 제아무리 날개를 퍼덕여도 무용지물이었다. 그대로 차가운 바닥에 곤두박질친 채 숨을 고르다 보면, 인간도 새도 아닌 자신이 끔찍하게 느껴졌다.

“매버릭, 잠깐 신발 좀 벗어볼래?”

아이스는 매버릭이 또다시 착란 상태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아이스는 피가 거꾸로 솟다 못해 온몸의 땀구멍을 통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매버릭의 비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이 그에게 주는 충격이 컸다. 하지만 아이스는 직접적으로 그에게 망상을 그만두라고 경고하는 대신에 그를 몰아세우지 않고, 안심시키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여기서?”

다짜고짜 신발을 벗으라는 아이스의 말에 매버릭은 영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응, 저기 벤치에서.”하고 말하며 아이스는 자연스레 매버릭을 부축해서 벤치로 데리고 갔다.

매버릭은 워커 끈을 순식간에 풀었다. 그의 동작은 군더더기 없이 정확했고, 날렵했다. 그리고 밖으로 드러난 참상은 아이스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처참했다. 발등이 낮은 신발에 짓눌러 새하얀 양말 위로 핏물이 시뻘겋게 짓물러 있었다.

“양말도 벗어야 해?”

매버릭은 뜻밖에 부끄러워하며 물었다. 아이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벗어야지.”
“여기서는 좀 그런데…….”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아이스는 말과 동시에 손수 매버릭의 양말을 벗겼다. 면양말에 피가 엉겨 붙어 벗기는 게 쉽지 않았다. 쩌억, 쩍, 하고 생채기와 면이 떨어지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매버릭은 도저히 못 견디겠는지 아예 귀를 틀어막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얼마 전에 새로 산 워커는 매버릭의 피를 듬뿍 먹었다. 발등에 동그란 상처가 하나, 발가락에는 물집이, 그리고 뒤꿈치도 까져서 살갗이 너덜거렸다. 아이스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제법 오랫동안 걸었는데 그동안 이 상처를 달고 다니면서 내색하지 않은 게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미련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역시.”

아이스는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무거운 음성으로 말했다. 그 사이 매버릭은 자신이 또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가 싶어서 가슴을 졸이며 아이스의 눈치를 보았다.

“매브, 넌 발등이 남들보다 높아서 그래. 신발이 발등을 누르니까 금방 지치는 거야. 그래서 남들보다 잘 못 걷는 거지.”

아이스는 매버릭의 발등을 조심스레 쓸며 부드러운 말씨로 말했다.

“난 잘 모르겠는데?”

매버릭은 눈을 크게 뜨고 반문했다.

“만져 봐.”
“만지긴 뭘 만져?”

갑작스러운 아이스의 말에 당황한 매버릭이 새된 목소리로 반문했다.

“내 발등이랑 네 발등 만져 보고 직접 비교해보라고.”

아이스가 차분하게 말했다. 매버릭은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아이스의 발등으로 손을 가져갔다. 긴장한 탓에 턱에 힘이 들어갔다. 그의 뺨에 볼우물이 팼다. 매버릭은 가느다란 신음을 삼키며 아이스의 좁고 날렵한 발등과 자신의 발등을 번갈아 만져 보았다. 조금 어지러웠고, 무슨 까닭에서인지 콧잔등이 시큰거렸다.

“이제 내 말뜻을 알겠지? 내 발등이 평균적인 높이고, 넌 나보다 훨씬 높아.”
“그럼 앞으로 어떡해?”
“수선을 맡겨서 발등 높이를 높여달라고 하면 되는데…… 넌 기성화는 죄다 못 신겠다. 매번 수선 맡기는 것도 일이니까 이참에 슈 스트레처를 하나 사.”

아이스는 그렇게 말한 다음 백팩을 열어 접착 밴드를 꺼냈다.

“그건 발볼 넓히는 용도 아니야?”
“발등 높이도 키울 수 있어.”

아이스는 매버릭의 발등과 뒤꿈치에 접착 밴드를 붙였다.

“그런 건 어디 가면 살 수 있어?”

매버릭의 질문에 아이스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매버릭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이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외에는 그것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무관심했다. 게다가 결핍에 따른 불편함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 알기 쉬운 단순함이 아이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슈 스트레처도 살 겸, 그래도 발등이 높게 나온 기성화도 찾아볼 겸 쇼핑센터에 갈까?”

아이스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며 너스레를 떨 듯이 제안했다.

“좋아. 런닝화 한 켤레 사야겠다.”

매버릭은 기쁘게 아이스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는 재빨리 양말과 신발을 다시 신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어섰다. 다시 기분이 좋아진 매버릭과 달리 아이스는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아이스는 머릿속으로 반비례 그래프를 떠올렸다. 돌이켜보면 늘 그랬다. 자신의 기분이 최고조에 달할 때면 매버릭의 기분은 바닥을 쳤다. 삶의 기념비적인 순간도 마찬가지였다. 매버릭이 구스를 잃고 전투기 파일럿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을 때, 자신은 당당히 수석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자신이 사라와 결혼을 앞둘 무렵에 매버릭은 찰리와 헤어졌다.

왜 매버릭과는 함께 기쁠 수 없고, 함께 슬플 수 없는 걸까. 그와 같은 기쁨을 나눴던 것은 단 한 번, 미그기와 교전 끝에 승리하고 항모로 돌아온 순간뿐이었다. 그 단 한 번의 순간 때문에 지금까지…….

 
* * *


평일 오후의 쇼핑센터는 매버릭에게 별세계였다. 너그러운 미소를 머금은 사람들이 여유를 과시하며 인파로 북적거리는 통로를 활보했다. 시끌벅적한 소음에도 사람들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자신하는 사람들만이 올 수 있는 특별한 장소 같았다.

전자 제품 판매장에 전시된 최신 TV는 MTV 채널에 고정되어 있었고, 실시간으로 재생되는 뮤직비디오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매버릭도 누구인지 모를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매료되어 쇼핑센터에 온 목적을 잊고 한참이나 머물렀다.

뮤직비디오 한 편을 다 보고 나서야 매버릭은 신발을 비롯한 의류가 진열된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나이키 매장에 들어선 매버릭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런닝화를 덥석 들었다. 매장 점원이 반기며 그에게 다가서는 순간, 아이스가 그 사이를 몸으로 가로막았다.

“어어, 그거 안 돼.”
“왜? 괜찮은 것 같은데.”

매버릭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나이키는 발등이 낮게 나오는 편이야. 내려놔.”

아이스는 엄숙하게 말하며 고갯짓했다.

“한 치수 크게 신으면 되지 않을까?”

매버릭은 신발을 내려놓지 않고 고집을 부렸다. 그의 호기심은 조금 전 전자 제품 판매장에서 봤던 뮤직비디오로 충족되었고, 그와 동시에 이 별세계가 더는 신선하지도 흥미롭지도 않게 느껴졌다. 매버릭은 대충 보기에 괜찮은 신발을 사고, 한시라도 빨리 이 번잡한 곳을 탈출하고 싶었다.

“바닥 쿠션 부분 잘 봐.”

아이스는 신발을 가리켰다. 매버릭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아이스가 가리킨 대로 신발 안을 들여다보았다. 아이스는 팔짱을 낀 채로 매버릭의 옆에 나란히 서며 다시 입을 열었다.

“가운데 튀어나왔지? 안 그래도 발등이 낮은 편인데 이러면 바닥이 들리잖아.”
“그러네.”

매버릭은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내려놔.”

아이스의 단호한 지시에 매버릭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없이 신발을 내려놓았다. “손님, 발등 높이 때문에 그러신 거라면 두 치수 정도 크게…….” 그때, 이대로 손님을 놓칠까 봐 초조해진 점원이 끼어들었다. 갑자기 불쑥 다가온 덩치 큰 남자에 놀란 매버릭이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뒷걸음질 쳤다.

“매브?”

놀란 아이스가 황급히 매버릭을 불러세웠다. 매버릭은 가슴에 손을 올리고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뜯어진 단추와 숨이 콱 막히던 순간이 떠올라 괴로워졌다. 수많은 그림자가 몸을 뒤덮고 옭아매던 그 순간이.

“어, 미안. 가슴이 좀 답답해서.”

매버릭은 초점이 풀린 눈으로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가 얼마나 작은지 코앞에 있는 아이스도 겨우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아이스는 눈짓으로 점원에게 뒤로 물러나 줄 것을 요구했다. 점원은 우물쭈물하다가 아이스가 단호하게 고갯짓하자 결국 뒤로 물러났다.

아이스는 매버릭을 화장실로 데리고 갔다. 매버릭은 찬물로 세수를 하고 한참 숨을 골랐다. 얼굴에 오른 열이 식자 힘이 빠지며 긴장감도 풀렸다. 그는 아이스가 건네준 페이퍼타올로 젖은 얼굴을 거칠게 문질렀다.

“괜찮아?”
“응. 얼른 가서 살 거만 사고 나가자.”

아이스가 걱정스레 묻자, 매버릭은 갈라진 목소리로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가 자신을 측은하게 여기는 것이 싫었다. 자꾸만 아이스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속이 상했다. 단순히 경쟁 상대를 향한 아집과 자존심 때문은 아니었다. 아이스가 자신을 짐으로 여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매버릭은 아이스를 앞질러 화장실을 나섰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불투명한 수채화처럼 투박하게 뭉개져 보였다. 기껏 찬물로 얼굴을 식혔는데 도로 열이 올라 입안이 텁텁했고, 몸이 축 늘어졌다. 그리고 목이 몹시 말랐다.

‘빨리 해치우자.’

매버릭은 뻐근한 눈을 비비며 주변의 매장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그리고 어서 이 지루한 쇼핑을 끝낼 작정으로 주저하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아무거나 손에 집히는 대로 들고 아이스에게 선택권을 넘겨줄 작정이었다. 그편이 쉽고 간단하니까.

“이건 어때?”

매버릭은 눈대중으로 보았을 때 발등이 높고 탄탄해 보이는 신발을 골라 들고, 뒤따라온 아이스에게 물었다. 앞코가 둥글고 투박한 게 자신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아이스의 마음에 들기만 한다면 아무래도 좋았다.

“너한테 잘 어울린다. 편해 보이기도 하고.”

아이스는 좀 더 살펴보고 신중하게 골랐으면 하는 마음이었지만, 어서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어 하는 매버릭의 마음을 우선시하기로 했다.

“다행이다. 그럼 이거 산다?”
“사이즈는?”
“맞아.”

매버릭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스는 그에게 말없이 손을 내밀었다. 매버릭은 얼떨결에 손에 든 신발을 아이스에게 건넸다. 매버릭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 아이스는 나지막이 소리를 내 웃었다. 잔물결 같은 그 소리를 듣자 매버릭은 가슴이 울렁거렸다. 아이스는 매버릭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친 다음, 그대로 계산대로 걸어가서 신발을 사고 돌아왔다.

“어…….”

아이스가 이번에도 말없이 자신의 앞에 불쑥 무릎을 꿇자, 당황한 매버릭은 손을 쥐락펴락했다. 아이스는 매버릭의 워커 코끝을 손끝으로 두드렸다. 매버릭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발을 살짝 들었다. 단단히 묶은 워커 끈을 풀어내는 아이스의 손길은 섬세하고 조심스러웠다.

먼저 왼발, 그다음은 오른발. 아이스의 시선은 매버릭의 발끝에 고정되어 떨어질 줄 몰랐다. 그는 오므린 매버릭의 발가락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생생하게 느꼈다. 처음에는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쭈뼛거리던 매버릭도 어느새 느릿하게 들썩거리는 아이스의 단정한 정수리와 어깨에 눈길을 뒀다. 아이스는 다른 사람에게 신발을 신겨주는 일이 익숙한 듯했다. 매버릭에게는 그도 별세계에 사는 사람이었다. 

“발이 너무 조이지는 않지?”

잠시 후, 아이스가 입을 열었다.

“응.”

매버릭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뒤꿈치를 세웠다. 굽이 높은 워커에서 내려와 런닝화를 신으니, 몸이 아래로 푹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싫지 않은 추락이었다.

“걸어봐.”
“아니야, 나중에.”

아이스가 손을 털고 일어나며 말하자, 매버릭은 쩔쩔매며 손사래를 쳤다.

“왜. 새로 산 신발 길을 들여야지.”

아이스는 매버릭을 빤히 보며 말했다.

“아까워서…….”

매버릭은 귓바퀴를 만지작거리며 말끝을 흐렸다.

“그럼 비슷한 걸로 한 켤레 더 사자.”

아이스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게 마음에 들어.”

매버릭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

“같은 걸로 한 켤레 더 사줄게.”
“나한테 돈 이렇게 써도 돼?”
“응.”

그 말에 용기를 얻은 매버릭은 천천히 앞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눈이 따가울 정도로 광택을 내서 번쩍이는 딱딱한 바닥을 걷고 있는데, 꼭 허공을 거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새로 산 신발은 편했다. 매버릭은 다시금 아이스와 밤새 다이너에서 대화를 나눴을 때처럼 자신이 안전하며 존중받고 보호받고 있음을 느꼈다.

 
* * *


아이스는 안전한 드라이브를 시켜주겠다며 도심을 벗어나 매버릭이 바이크를 질주했던 도로를 달렸다. 두 사람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중심부의 체증을 함께 앓았고, 지평선 끝에서 분홍빛으로 번지는 몽환적인 해 질 녘을 지나 마침내 야경을 맞이했다. 

달과 별이 자취를 감춘 밤하늘에 인공위성과 헬리콥터의 빛이 떠돌이를 인도하는 길잡이 별처럼 홀연히 빛났다. 소음과 잠들지 않는 고층 빌딩의 형광등, 유흥가의 네온이 무리 지어 별자리를 만들었다.

그 별무리를 따라 한없이 달리고 또 달린 끝에 작별할 시간이 다가왔다. 관사가 있는 주택가는 잠이 짙게 깔려 고요했다. 헤어짐이 아쉬워 매버릭은 선뜻 차에서 내리지 못했고, 아이스도 작별 인사를 미루며 괜한 라디오 채널만 여러 차례 돌렸다. 그러다 이윽고 잠시라도 이별을 연기할 적당한 구실을 떠올렸다.

“매버릭, 내일 야구 경기나 보러 가는 거 어때? 지금 다저스 홈 경기 중인 걸로 알아.”
“LA 다저스 팬이야?”

아이스의 말에 매버릭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아니.”

아이스는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근데 왜 다저스 경기를 보러 가자는 거야?”
“캘리포니아에는 다저스 팬이 많으니까.”

매버릭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되묻자, 아이스는 지극히 건조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그는 겸연쩍은 듯했다. 정곡을 찌르는 매버릭의 질문에 난처해 보이기도 했다. 연신 턱을 매만지며 입맛을 다셨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팬도 많지 않나?”
“응. 다저스 팬들이랑 사이 안 좋잖아.”
“너,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다저스 팬도 파드리스 팬도 아닌 것 같은데.”
“어, 맞아.”

매버릭이 눈을 가늘게 흘기며 추궁하자, 아이스는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그리고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매버릭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다저스 팬처럼 보여? 난 캘리포니아 출신이 아니야. 어렸을 때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살아서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곳도, 연고지라고 생각하는 곳도 없어.”

그리고 매버릭은 차창에 머리를 툭 기댔다. 투명한 유리에 비친 그의 얼굴은 수면 아래처럼 음울했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이후로는 맡아 줄 친척도 없어서 위탁 가정을 전전했다고 말했던가. 아이스는 언젠가 매버릭이 남의 일처럼 지나가는 말로 무심히 던졌던 그의 과거를 떠올렸다.

“나도 마찬가지야. ……음, 고향은 있지만 응원하는 스포츠팀은 없어.”

아이스는 매버릭과 자신의 거리감을 조금이라도 좁히고 싶다는 마음에 두루뭉술하게 둘러댔다.

“점점 더 모를 말만 하네. 아이스, 야구 좋아해? 그래서 보러 가자는 거야?”

매버릭은 고개를 휙 돌려 아이스를 똑바로 응시했다.

“아니.”
“그럼 스포츠 뭐 좋아하는데?”
“음…… 테니스.”
“와아.”

아이스의 대답에 매버릭은 무미건조한 감탄사를 터뜨리며 왼쪽 눈썹을 비스듬히 치켜떴다. 그리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꼭 한없이 부푼 풍선이 맥없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왜 그런 표정을 지어?”
“테니스를 좋아한다니, 너답다고 해야 할까.”

아이스가 불쾌한 투로 따져 묻자, 매버릭은 어깨를 으쓱하며 시치미를 잡아뗐다. 입술을 비죽이며 눈을 옆으로 데구루루 굴리는 모습이 여간 얄미운 게 아니었다. 발끈한 아이스는 무심코 매버릭의 얼굴을 건드리려다가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손을 등 뒤로 감췄다. 매버릭을 건드리면 더는 자신의 욕망과 충동을 억제할 수 없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매버릭, 너 방금 내 욕했지.”
“아니.”
“욕한 것 같은데.”
“아무 말도 안 했어.”
“속으로 욕한 것 같은데.”
“속으로도 안 했어.”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근데 야구 경기 보러 가면 재밌긴 하겠다. 내일 표 구할 수 있어?”

아이스가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짓자 매버릭은 슬그머니 말을 돌렸다.

“어, 지인이 다저스 관계자라서 다저스 경기 표는 쉽게 구할 수 있어.”
“뭐야, 그래서 다저스 경기 보러 가자고 했던 거네!”

매버릭이 쾌활한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스의 팔을 철썩 때렸다.

“좋아, 내일 보러 가자.”

그렇게 말을 이으며 매버릭은 아이스의 팔을 감싸듯이 붙잡았다. 그 모습이 놀이공원에서 자신이 버려질 것을 예감한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마지막 동정을 바라는 병자 같기도 해서 아이스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매버릭은 매번 이런 식이다.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한다. 그래서 더욱 매버릭이 끔찍하도록 사랑스럽다. 자신을 자극하는 이 되바라진 고아에게는 어떤 의도도 없다. 그저 자신만 매버릭 앞에서 늘 분별력을 잃고, 평정심을 잃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

“매버릭, 너는.”
“응?”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무턱대고 따라.”
“그야…….”

낮게 깔린 아이스의 무겁고 서늘한 목소리에 매버릭은 움찔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나한테 잘해주니까.”
“말로만 친절하게 대하면서 결국 너를 괴롭힐 작정이라면?”
“아니야.”

매버릭은 여전히 아이스의 팔을 붙잡은 채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그래, 어쨌든 내가 너한테 잘해주니까 나하고 한가하게 시시덕거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뜻이군.”

아이스가 자조적으로 뇌까렸다.

“응.”

매버릭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아이스가 매버릭의 양쪽 어깨를 거칠게 낚아채며 얼굴을 바짝 붙였다.

“지금 내가 널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잖아.”
“아이스,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지도 않지?”
“…….”
“내 마음이 어떤지 아는 게 두렵잖아.”
“…….”
“매버릭, 난 네 생각처럼 좋은 사람이 아니야.”

아이스는 날이 선 눈으로 매버릭을 노려보며 그를 매몰차게 몰아세웠다.

“그럼 좋은 사람이 돼줘.”

매버릭은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부탁했다. 아이스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매버릭의 어깨를 붙잡은 손이 떨렸다. 피가 거꾸로 치솟는 기분이었다. 매버릭이 말하는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은 너무나도 쉽다. 지금처럼 창자를 쥐어 짜내는 듯한 고통을 견디며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살면 된다. 매일 밤 자기 자신을 증오하고 저주하면서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눈을 감으면 모두가 꿈에 그리는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럴 수 있지?”

기어이 매버릭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그는 자신의 이상향을 오염시키고 싶지 않았다. 아이스는 영원히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어른이자 가장으로 남길 바랐다. 그는 자신처럼 별종이 아닌 완전한 인간이므로.

“그래.”

아이스는 매버릭의 애처로운 부탁에 그만 마음이 약해져 그를 놓치고 말았다. 그 틈을 타서 매버릭은 서둘러 안전벨트를 풀고 차 문을 열었다. 그리고 쓰러지듯이 밖으로 나오며 서먹하게 인사했다.

“잘 가, 카잔스키. 오늘 재밌었어. 신발도 고마워. 잘 신을게.”
“매버릭, 워크맨 가져가.”

아이스는 힘없이 말했다.

“그것도 선물이야?”

매버릭은 눈가를 훔치며 어색하게 웃었다.

“응.”

아이스는 매버릭을 똑바로 응시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고마워.”

매버릭은 쇼핑센터에서 산 신발과 워크맨을 챙겨 관사를 향해 뛰었다. 아이스는 관사의 불빛이 들어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으나, 매버릭은 끝끝내 불을 밝히지 않았다. 시동을 걸기 전 아이스는 혼자서 조용히 울었다. 목이 쉬도록.

 
* * *


매버릭은 상자에서 신발을 꺼내어 품에 안았다. 고무 냄새와 기름 냄새가 났다. 매버릭은 신발을 끌어안은 채 침대에 모로 누워 몸을 웅크렸다. 몸이 뜨거웠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그는 오랜만에 불건전한 충동이 일었다. 

아이스의 길고 섬세한 손가락과 단정하게 정리한 네모난 손톱, 그리고 다부진 입매와 움푹 팬 뺨의 음영이 그를 부추겼다. 자신에게 차갑게 화를 내며 분노를 삼키는 그의 얼굴이 자꾸만 눈앞에 어른거렸다. 

매버릭은 아이스가 자신을 미워하고, 경멸하고, 끔찍하게 여기며 자신에 관한 생각을 떨쳐내지 못하고 맴도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적어도 이 세상에서 어느 한 사람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흉터가 됐다. 그 사실이 기뻤다. 동시에 자기 자신이 역겨웠다. 그러면서도 이성을 잃어버린 아이스가 자신의 목을 조르는 상상을 멈출 수 없었다. 그의 손에서 죽어간다고 상상하니 그 어느 때보다 흥분됐다. 하지만 매버릭은 스스로 허기를 달래는 대신에 아이스가 선물한 워크맨으로 노래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새로 산 신발에선 여전히 기름 냄새가 났다. 한동안 이 냄새는 자신을 따라다닐 것이다.
아, 빌어먹을. 슈 스트레처를 산다는 걸 깜빡했다.
또 절뚝거리고 다니게 됐다.
매버릭은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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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아이스맨 매버릭
2024.04.17 19: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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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와락!!! 제목만 보고 과호흡 왔어 너무 좋아서 ㅠㅠㅠㅠㅠㅠ이제 정독하러 달려갑니다 ㅠㅠㅠㅠㅠ
[Code: a8bc]
2024.04.17 20: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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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켜내센세오셨다
[Code: eda7]
2024.04.17 21:16
ㅇㅇ
모바일
오셨다 오셨어 ㅜㅜㅜㅜㅜㅜㅜ
[Code: dd7a]
2024.04.17 21: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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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 평생 이렇게 속으로만 간절하게 서로 원하면서 병들고 썩어가는거 아닌가 이제 안타까움을 넘어 갑갑해서 내가 막 아프려고 해 ㅠㅠㅠㅠㅠㅠㅠㅠ그만 좀 터트리고 다 털어놔 얘들아 언제까지 그럴건데 왜 참는건데 뭘 위해서 ㅠㅠㅠㅠㅠㅠ매버릭 그 ㄱㅅㄲ들한테 당했던 트라우마로 덩치 큰 남자만 봐도 겁먹는거 미치겠어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하고 상처도 치유받지 못해서 새가 되어 하늘로 도망치고 싶은 상황까지 온거잖아 이게 회복이 되기는 할까? 너무 맘아프다
[Code: 3b04]
2024.04.17 21: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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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나 매버릭이나 속으로 썩어 들어가는 중인데 곪은 상처는 터트려야 새살이 돋고 흉터가 남더라도 나을 수 있는거니까 둘다 서로를 가지지 못해서 생긴 상처를 터트리고 다 보여주면 좋겠어 한발자국만 용기를 내서 내딛어봐 그 날을 기다리며 이제 또 센세가 어나더를 주실 때까지 숨참고 있어야지 센세 빨리와줘 💦💦💦💦💦💦💦💦💦💦💦💦💦💦💦💦
[Code: 3b04]
2024.04.17 22: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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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왔다!!!!!!
[Code: 4a39]
2024.04.17 22: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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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Code: b049]
2024.04.17 22: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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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진짜 너무좋다...
[Code: b049]
2024.04.17 22: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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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 입갤ㅌㅌㅌㅌㅌ아이스도 울고 나붕도 울었다ㅠㅠㅠㅠㅠ매브가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자기에게는 어울리지않는다고 생각하는거 넘 가엾다....매브 모르는줄 알았는데 아이스한테 평범하고 좋은사람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그게 아이스한테 상처가 될걸 느끼고 있었구나ㅠㅠㅠ아이스 우는것도 넘 슬프고ㅠㅠㅠ센세의 필력에 무릎이 갈린다ㅠㅠㅠ 센세 사랑해
[Code: e848]
2024.04.17 22: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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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마음도..ㅠㅠㅠㅠㅠㅠㅠㅠ매버릭 마음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리고 내 마음도 너무 아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5ce]
2024.04.17 23:17
ㅇㅇ
매버릭은 마음을 다친 새라면 아이스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존중받을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는 새장일텐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3aa]
2024.04.18 00: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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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내 센세 오셨다ㅠㅠㅠㅜㅜ
[Code: c2c8]
2024.04.18 01: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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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 제발 사랑하거 행볻하게해주새여ㅠㅠㅠㅠㅠㅠㅠ
[Code: fe08]
2024.04.18 01: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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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ㅜㅜㅜㅜㅜㅠㅠㅠㅠㅜㅜㅜㅜㅠㅠㅠㅜㅜㅜㅠㅠㅠㅜㅠㅠㅠ
[Code: 8510]
2024.04.18 01: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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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버릭이 찬 침대에서 혼자서 잠드는 동안 근처에서 혼자서 목이 쉬도록 우는 아이스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울어도 같이 울고 같이 자면안되겠니 얘들아
[Code: 8510]
2024.04.18 07: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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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브 너무 가련하다... 애처롭고 가여워....
[Code: 21dd]
2024.04.18 08: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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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얘들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 선생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ca9]
2024.04.18 12: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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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센세 필력 앞에 무릎 꿇는다 ㅠㅠㅠㅠ
[Code: 7c90]
2024.04.18 23:51
ㅇㅇ
네가 새라서 오래 걷지 못하는 게 아니라, 발등이 높은데 combat boots 줄곧 신으니까 당연히 발에서 피가 나지 맵 ㅠㅠ 아이스의 좁고 날렵하고 낮은 발등을 매버릭이 만져 보는 부분 묘사 너무 좋아 (⸝⸝⸝O﹏O⸝⸝⸝) 쇼핑 센터에서 과거의 나쁜 기억 때문에 괴로워하는 매브 너무 안타까워.. 러닝화 아까워서 못 신는 모습 보고 똑같은 것으로 한 켤레 더 사주는 아이스 설렌다
[Code: 2921]
2024.04.18 23:52
ㅇㅇ
밤이 되어 매버릭의 관사 앞에 도착했지만 둘 다 헤어지기 싫어서 차 안에서 딴짓하는 게 슬퍼 ㅠㅠ
테니스는 정신력, 심리전이 특히 중요한 게임이고 12세기 프랑스 왕들과 귀족들이 하던 죄드폼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 때문에 아이스가 좋아하는 스포트 테니스🎾라는 거 ㄹㅇ 아이스답고 잘 어울려 😆 매브 반응 공감된다 ㅋㅋ
[Code: 2921]
2024.04.18 23:53
ㅇㅇ
아이스는 자기 욕망과 충동을 억제 못할 걸 알아서 차 안에서 매브 몸 터치 안 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데, 매버릭은 별다른 의식 없이 아이스 팔을 감싸듯이 잡는 게 대조적이네.. 그냥 둘 다 서로에게 마음 속 깊이 자리한 감정을 이야기하면 안 될까 ㅠㅠ 한 명은 차 안에서 한참을 혼자 울고, 다른 한 명은 침대에서 선물 받은 👟 끌어안은 채 웅크려 눕고 😭 얘들아 그냥 마음도 몸도 꼬옥 맞대 보자
[Code: 2921]
2024.04.26 16: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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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해서 달콤한 구속을 즐기고 시시한 대화를 나누는 삶...ㅠㅠ매브는 그걸 아이스와 하고싶었던 건데ㅠㅠ그 삶 자체보다도 그걸 아이스와 하고싶었다는걸 현재 매브는 알고있는데 저 당시의 매브는 아직 몰랐다는게 맴찢...ㅠㅠ매브는 자신의 문제점이 드러나면 자기가 새이기때문이라고 원인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데 아이스는 어떻게든 매브를 낫게해주려고 하는구나ㅠㅠ바로 발등이 높은게 문제라는걸 파악하는 아이스...아 근데 매브 발 너무 아팠겠다ㅠㅠ묘사만 읽어도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ㅠㅠ
[Code: 1d6c]
2024.04.26 17: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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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매브 양말을 벗기고 발등을 부드럽게 쓸더니 자기 발등도 만져보라는 아이스...붕붕이 심장터져서 죽었다고 합니다 앞편에서는 손으로 붕붕이를 암살하시더니 이번에는 발로ㅠㅠ발등이 높은 매브와 낮은 아이스 발조차도 완벽한 합이라니 서로 발등을 만져보면 무조건 겨론해야하는거 아닌가여?ㅠㅠ아이스와 매브의 기분이 반비례 그래프를 그린다니게 왜이리 서글픔?ㅠㅠ둘이 같은 기쁨을 맛본게 단 한 번이라는 것도 그 한 번때문에 저 당시까지만이 아니라 아이스가 죽을 때 까지 였다는게ㅠㅠ
[Code: 1afd]
2024.04.26 17: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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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브...ㅠㅠ덩치 큰 남자가 다가오기만 해도 공황에 빠지는 구나 역시 스트라이커와 그 패거리들을 마리아나 해구형에 처했어야 했는데ㅠㅠ아이스의 짐이 될까 걱정하다니ㅠㅠ말도 안되는걸 걱정하는게 매브가 얼마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어있나가 보여서ㅠㅠ신발도 자기 취향보다도 아이스가 마음에 들면 된다는게 매브가점점 아이스에게 길들여져 가는 것 같다ㅠㅠ게다가 아이스가 무릎을 꿇다니!!!ㅠㅠ 아니 이건 마치 공주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기사의 포즈 그자체???거기에 섬세하게 조심스럽게 워커끈을 풀다니 첫날밤 코르셋 끈을 푸는 손길이 연상되는건 붕붕이 머릿속 음란마귀 탓인가?💦💦💦또 거기에 가늘게 떨리는 오므린 발가락과 느릿하게 들썩이는 정수리와 어깨...여기가 신발가겐가요 첫날밤 침실인가여?🔥🔥🔥🔥
[Code: 1afd]
2024.04.26 18: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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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는 도저히 억제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작은 스킨쉽도 안하려고 하는데 의도없이 팔을 감싸오는 매브라니...ㅠㅠ의도도 없으면서 자신을 버리지 말라는 간절함은 담고 있으면 아이스는 어쩌란 말입니꽈ㅠㅠ아이스 이미 바닥나버린 인내심이 드디어 다 사라졌나 했는데 이젠 멈추지 못하겠구나 했는데..."그럼 좋은 사람이 돼줘.”<<<<아...붕팔이 깊은 탄식ㅠㅠ방금 매브는 말로 아이스를 죽였다는걸 모르겠지ㅠㅠ매브의 저 부탁을 어떻게 아이스가 들어주지 않을 수 있겠어ㅠㅠ서로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서로 놔주는 사랑이라니ㅠㅠㅠㅠ하지만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아이스는 죽을만큼 괴로웠겠구나 생각하니 또다시 폭풍오열༼;´༎ຶ ۝༎ຶ`༽
[Code: bd32]
2024.04.26 18: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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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브는 도망치듯이 차에서 나와서는 카잔스키라고 어색하게 부르고 아이스는 매브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불켜질 때까지 한참을 기다리다가 목이 쉴 때 까지 울고༼;´༎ຶ ۝༎ຶ`༽신발을 끌어안은 채 웅크리며 아이스가 자신을 경멸하고 그의 인생에 흉터가 되었다는데 희열을 느끼는 매브...매브도 아이스가 자신을 절실히 사랑한다는 걸 모르지않을텐데 그걸 저렇게 왜곡해서 받아들이고 있다는게 진짜 너무 안타깝고 슬프고 괴롭고༼;´༎ຶ ۝༎ຶ`༽매브의 절뚝거림이 멈출 때 둘다 감정을 똑바로 드러내고 바라볼 수 있을까?ㅠㅠ왜 둘다 서로 사랑하는데 하나는 차에서 혼자 울고 하나는 신발 끌어안고 혼자 웅크리고 있어야 하나ㅠㅠ그것도 상대의 손에 죽어가는 상상을 하면서༼;´༎ຶ ۝༎ຶ`༽
[Code: bd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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