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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2 22:25
<아기곰 루>
bgsd / 어나더 / 삼나더 / 사나더 / 오나더
육나더 / 칠나더 / 팔나더 / 구나더 / 끝나더
<여우 행이>
bgsd / 어나더
- 너 요즘 지나칠 정도로 나한테 자주 전화를 거는 것 같다...?
- 미안해, 코요테. 어째서인지 행이가 다른 사람들이랑 영상통화를 할 때는 얌전히 있지를 않거든.
- 그래서?
- 자랑할 사람이 너밖에 없어. 이거 봐. 나 행이한테 옷 입히는 것 성공했다!
루스터는 환하게 웃으며 제 품 안에 안겨 있는 여우를 내려다봐. 붉은여우는 화려한 그래피티 풍의 글씨체로 '루의 아기여우'라고 적혀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어.
- 대체 그런 건 어디서 만들어 주는 거야? 그리고 제이크는 '아기'여우가 아니잖아.
- 나한테는 아기인데? 그렇지, 행이?
루스터가 고개를 숙인 채 행맨의 이마에 쪽쪽 입을 맞추었음. 복슬복슬한 여우의 정수리가 순간적으로 납작해졌어. 코요테는 기가 막히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지. 여우는 팔불출처럼 행동하는 루스터의 행동에 익숙하다는 듯이 편하게 몸을 늘어뜨린 채 영상통화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음. 하지만 혀 수납을 잊어버린 건지 붉은 혀가 빼꼼 나와있어.
- 딱히 힘든 것은 없고?
- 응. 씻길 때도 얌전하고 밥도 잘 먹고 잠도 푹 자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얼마나 착하고 예쁜지 몰라.
- 네 뒤의 풍경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코요테의 말에 루스터가 뻘쭘하다는 듯이 제 뺨을 긁적이며 웃었음. 루스터의 등 뒤로 짐승의 발톱자국이 고스란히 남은 옷장의 문짝이며 너덜너덜 찢겨서 내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는 소파가 보여.
-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으니까...내가 몇 번 실수를 하긴 했어.
- 대체 뭘 했길래 그래?
-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행이가 자고 있을 때, 앞발 하나를 몰래 내 입에 넣어봤거든.
- 으음, 제이크는 선을 넘으면 가차 없지.
미안하지만 옹호해 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내젓는 코요테를 보며, 루스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행맨의 정수리에 턱을 얹었음. 여우가 작게 '힝'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었고, 코요테는 여우의 길쭉한 주둥이와 그 끝에 달린 까만 코를 볼 수 있었어.
- 걱정은 안 해?
- 무슨 걱정?
- 제이크가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잖아.
- 그럴 일은 없어. 만약 그렇게 되더라도 우리는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을 거야. 그렇지, 행이?
루스터의 말에 행맨은 '캐캐캥'하는 소리를 냈음. 코요테는 그게 무슨 말인지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루스터는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지. 이 우당탕탕 말도 안 되는 커플을 지켜봐 온지 꽤 되었지만, 코요테는 여전히 두 사람의 깊은 유대감에 매번 놀라게 돼. 루스터가 아기곰이 되었을 때도 그랬지. 행맨은 루스터를 위해 지금까지의 삶을 포기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어 보였거든. 지금의 루스터도 마찬가지야. 행맨이 '여우'인 것은 그에게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어. 사랑하고 있으니까 당연하게 함께 있고 싶어 하고, 그 인생의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 하는 거야.
- 하여간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 응?
행맨의 턱을 긁어주고 있던 루스터가 고개를 들고 눈을 깜빡여. 코요테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피식 웃고는 부디 두 사람 앞에 이 이상의 역경과 고난은 없기를 빌어줄 뿐이었지.
그렇게 영상통화를 끝내고 행맨은 꽤 기분이 좋은 것 같았음. 가장 친한 친구인 코요테와 전화를 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통화의 내용이 만족스러웠나? 어쨌든 여우는 꼬리를 좌우로 빠르게 흔들며 헥헥대고 있어. 루스터는 행맨의 기분이 곧장 눈에 보이는 것이 꽤 사랑스럽다고 생각해. 물론 인간이었던 행맨 역시 본인은 잘 모르는 것 같지만, 표정을 쉽게 못 숨기는 타입이긴 했어.
- 행이, 딸기 줄까? 아니면 체리 얼려둔 것 있는데 그거 먹을래? 시원해서 좋을 거야.
여우는 '캥'하고 소리를 내며 제자리에서 펄쩍 뛰었어. 루스터는 곧장 냉동실에서 체리를 꺼내 접시에 담으며 흥얼거렸지. 코요테는 '제이크가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하고 걱정을 해주었지만, 루스터는 문제없다고 생각해. 행맨도 당시 아기곰이던 루스터를 꼭 끌어안고 걱정을 많이 했지. 하지만 루스터는 그러지 않을 거야. 행맨을 꼭 끌어안아주기는 하겠지만, 걱정할 시간에 더 사랑하고 예뻐해주고 싶어.
- 우리 행이는 뭘 먹고 이렇게 예쁠까? 내 사랑 듬뿍 먹고 예쁘지♬ 내 여우, 예쁜 여우♪
부엌 바닥에 납작 엎드려 루스터를 기다리고 있던 행맨은 그 노래를 듣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만족스럽게 '킁'하는 소리를 냈음.
루스터행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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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나더 / 칠나더 / 팔나더 / 구나더 / 끝나더
<여우 행이>
bgsd / 어나더
- 너 요즘 지나칠 정도로 나한테 자주 전화를 거는 것 같다...?
- 미안해, 코요테. 어째서인지 행이가 다른 사람들이랑 영상통화를 할 때는 얌전히 있지를 않거든.
- 그래서?
- 자랑할 사람이 너밖에 없어. 이거 봐. 나 행이한테 옷 입히는 것 성공했다!
루스터는 환하게 웃으며 제 품 안에 안겨 있는 여우를 내려다봐. 붉은여우는 화려한 그래피티 풍의 글씨체로 '루의 아기여우'라고 적혀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어.
- 대체 그런 건 어디서 만들어 주는 거야? 그리고 제이크는 '아기'여우가 아니잖아.
- 나한테는 아기인데? 그렇지, 행이?
루스터가 고개를 숙인 채 행맨의 이마에 쪽쪽 입을 맞추었음. 복슬복슬한 여우의 정수리가 순간적으로 납작해졌어. 코요테는 기가 막히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지. 여우는 팔불출처럼 행동하는 루스터의 행동에 익숙하다는 듯이 편하게 몸을 늘어뜨린 채 영상통화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음. 하지만 혀 수납을 잊어버린 건지 붉은 혀가 빼꼼 나와있어.
- 딱히 힘든 것은 없고?
- 응. 씻길 때도 얌전하고 밥도 잘 먹고 잠도 푹 자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얼마나 착하고 예쁜지 몰라.
- 네 뒤의 풍경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코요테의 말에 루스터가 뻘쭘하다는 듯이 제 뺨을 긁적이며 웃었음. 루스터의 등 뒤로 짐승의 발톱자국이 고스란히 남은 옷장의 문짝이며 너덜너덜 찢겨서 내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는 소파가 보여.
-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으니까...내가 몇 번 실수를 하긴 했어.
- 대체 뭘 했길래 그래?
-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행이가 자고 있을 때, 앞발 하나를 몰래 내 입에 넣어봤거든.
- 으음, 제이크는 선을 넘으면 가차 없지.
미안하지만 옹호해 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내젓는 코요테를 보며, 루스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행맨의 정수리에 턱을 얹었음. 여우가 작게 '힝'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었고, 코요테는 여우의 길쭉한 주둥이와 그 끝에 달린 까만 코를 볼 수 있었어.
- 걱정은 안 해?
- 무슨 걱정?
- 제이크가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잖아.
- 그럴 일은 없어. 만약 그렇게 되더라도 우리는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을 거야. 그렇지, 행이?
루스터의 말에 행맨은 '캐캐캥'하는 소리를 냈음. 코요테는 그게 무슨 말인지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루스터는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지. 이 우당탕탕 말도 안 되는 커플을 지켜봐 온지 꽤 되었지만, 코요테는 여전히 두 사람의 깊은 유대감에 매번 놀라게 돼. 루스터가 아기곰이 되었을 때도 그랬지. 행맨은 루스터를 위해 지금까지의 삶을 포기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어 보였거든. 지금의 루스터도 마찬가지야. 행맨이 '여우'인 것은 그에게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어. 사랑하고 있으니까 당연하게 함께 있고 싶어 하고, 그 인생의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 하는 거야.
- 하여간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 응?
행맨의 턱을 긁어주고 있던 루스터가 고개를 들고 눈을 깜빡여. 코요테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피식 웃고는 부디 두 사람 앞에 이 이상의 역경과 고난은 없기를 빌어줄 뿐이었지.
그렇게 영상통화를 끝내고 행맨은 꽤 기분이 좋은 것 같았음. 가장 친한 친구인 코요테와 전화를 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통화의 내용이 만족스러웠나? 어쨌든 여우는 꼬리를 좌우로 빠르게 흔들며 헥헥대고 있어. 루스터는 행맨의 기분이 곧장 눈에 보이는 것이 꽤 사랑스럽다고 생각해. 물론 인간이었던 행맨 역시 본인은 잘 모르는 것 같지만, 표정을 쉽게 못 숨기는 타입이긴 했어.
- 행이, 딸기 줄까? 아니면 체리 얼려둔 것 있는데 그거 먹을래? 시원해서 좋을 거야.
여우는 '캥'하고 소리를 내며 제자리에서 펄쩍 뛰었어. 루스터는 곧장 냉동실에서 체리를 꺼내 접시에 담으며 흥얼거렸지. 코요테는 '제이크가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하고 걱정을 해주었지만, 루스터는 문제없다고 생각해. 행맨도 당시 아기곰이던 루스터를 꼭 끌어안고 걱정을 많이 했지. 하지만 루스터는 그러지 않을 거야. 행맨을 꼭 끌어안아주기는 하겠지만, 걱정할 시간에 더 사랑하고 예뻐해주고 싶어.
- 우리 행이는 뭘 먹고 이렇게 예쁠까? 내 사랑 듬뿍 먹고 예쁘지♬ 내 여우, 예쁜 여우♪
부엌 바닥에 납작 엎드려 루스터를 기다리고 있던 행맨은 그 노래를 듣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만족스럽게 '킁'하는 소리를 냈음.
루스터행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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