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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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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https://hygall.com/533973927
루스터가 곰으로 변한지도 벌써 일주일이 흘렀음. 행맨은 아기곰이 된 루스터를 돌봐주어야 했기 때문에, 루스터의 관사에 머무르며 골든 워리어즈에서 임시 근무하게 되었지. 루스터가 아기곰이 되었다는 소식은 다른 부대의 파일럿들에게도 퍼진 모양이었음. 그들은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행맨에게 끊임없이 연락을 해왔거든. 지금 행맨은 걱정이 90%는 되어 보이는 코요테와 영상통화 중이었음.
- 걔가 진짜 루스터라고?
행맨의 품에 안긴 채 멍뎅한 표정 짓고 있는 아기곰 루스터. 코요테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화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아기곰을 바라보았음.
- 그렇다니까? 하비한테 '안녕?' 해봐, 루.
행맨이 루스터 앞발 하나 들고 가볍게 팔랑거리면서 인사하는 시늉을 함. 보통 이런 건 반려동물이나 아기한테 시키는 것 아닌가? 코요테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이 잠시 화면을 들여다보다가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음. 어쨌든 지금의 행맨은 굉장히 행복해 보였거든. 애인이 곰으로 변했으니 꽤 상심한 상태가 아닐까 싶었는데, 아기곰 루스터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음.
- 돌보는 거 꽤 힘들겠다. 루스터한테는 뭐 먹여? 곰이니까 꿀?
- 잡식이라 뭐든 잘 먹던데. 그냥 사람이었을 때랑 입맛 크게 변한 건 없어 보여. 사과랑 연어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 말썽은 안 피워? 공격성을 보인다거나...
- 그런 거 없어. 우리 루는 착하고 얌전하거든.
고개 숙여서 아기곰 이마에 여러 번 촙촙 뽀뽀하는 행맨. 무의식적으로 그러는 건지 코요테가 보든 말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인 건지. 물론 코요테는 행맨이 인간인 루스터에게 뽀뽀 세례를 날리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는 이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함.
- 걱정 안 돼?
- 무슨 걱정?
- 루스터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그 말에 행맨 입 다물고 아기곰 내려다봄. 루스터도 고개 들고 행맨 빤히 보고 있음. 코요테 시점에서는 아기곰 코끝이랑 턱만 보이겠지. 행맨은 그런 루스터 배 슥슥 문질러 쓰다듬어주더니 작게 한숨 내쉬겠지.
- 믿고 기다리는 것 외에 뭐가 있겠어. 솔직히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루스터가 곰이 되었다고 해서 정 떨어진다거나 귀찮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 흠, 너 진짜 걔 좋아하는구나.
코요테가 가볍게 놀리듯이 말했지만, 행맨은 눈 내리깔고 고개 살짝 숙여서 아기곰 코끝에 입을 맞추겠지.
- 사랑하지. 얘가 곰이 아니라 악어나 커다란 벌레가 되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 ....굉장하네.
- 뭐야, 그 반응?
- 아니, 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루스터 앞에서 그런 말을 할 줄 몰랐거든.
코요테 말에 행맨 살짝 인상 씀. 그리고 아기곰 다시 바라보는데 루스터는 앞발 자기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중임. '안 돼, 루.' 하고 타이르듯 말하면서 침으로 축축해진 앞발 빼주는 행맨. 그리고 행맨은 코웃음 치며 고개를 내저었음.
- 하비, 얘 지금 곰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못 알아들어.
- 진짜? 곰이 되었다고 해도 어쨌든 루스터잖아. 의사소통 가능한지 확인은 해봤어?
- 얘 어제 사과 한 조각 줬더니 더 먹고 싶다고 팔 버둥거리다가 무게 중심 못 잡고 앞구르기 한 애야.
- .......
- 얘 아무것도 몰라.
행맨은 방긋 미소 지으며 제 품에 안겨있는 아기곰 두 발로 설 수 있도록 일으킨 다음에 복슬복슬한 뺨에 뽀뽀 몇 번 더 하겠지. 행맨과 그렇게 대화를 더 나누고 영상통화를 끊기 전에 코요테는 아주 잠깐 아기곰과 눈이 마주친 것 같았어. 우연이거나 착각이겠거니 가볍게 넘겼지만, 찝찝한 기분은 쉽게 가시질 않았지.
루스터행맨
어나더> https://hygall.com/533973927
루스터가 곰으로 변한지도 벌써 일주일이 흘렀음. 행맨은 아기곰이 된 루스터를 돌봐주어야 했기 때문에, 루스터의 관사에 머무르며 골든 워리어즈에서 임시 근무하게 되었지. 루스터가 아기곰이 되었다는 소식은 다른 부대의 파일럿들에게도 퍼진 모양이었음. 그들은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행맨에게 끊임없이 연락을 해왔거든. 지금 행맨은 걱정이 90%는 되어 보이는 코요테와 영상통화 중이었음.
- 걔가 진짜 루스터라고?
행맨의 품에 안긴 채 멍뎅한 표정 짓고 있는 아기곰 루스터. 코요테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화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아기곰을 바라보았음.
- 그렇다니까? 하비한테 '안녕?' 해봐, 루.
행맨이 루스터 앞발 하나 들고 가볍게 팔랑거리면서 인사하는 시늉을 함. 보통 이런 건 반려동물이나 아기한테 시키는 것 아닌가? 코요테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이 잠시 화면을 들여다보다가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음. 어쨌든 지금의 행맨은 굉장히 행복해 보였거든. 애인이 곰으로 변했으니 꽤 상심한 상태가 아닐까 싶었는데, 아기곰 루스터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음.
- 돌보는 거 꽤 힘들겠다. 루스터한테는 뭐 먹여? 곰이니까 꿀?
- 잡식이라 뭐든 잘 먹던데. 그냥 사람이었을 때랑 입맛 크게 변한 건 없어 보여. 사과랑 연어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 말썽은 안 피워? 공격성을 보인다거나...
- 그런 거 없어. 우리 루는 착하고 얌전하거든.
고개 숙여서 아기곰 이마에 여러 번 촙촙 뽀뽀하는 행맨. 무의식적으로 그러는 건지 코요테가 보든 말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인 건지. 물론 코요테는 행맨이 인간인 루스터에게 뽀뽀 세례를 날리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는 이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함.
- 걱정 안 돼?
- 무슨 걱정?
- 루스터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그 말에 행맨 입 다물고 아기곰 내려다봄. 루스터도 고개 들고 행맨 빤히 보고 있음. 코요테 시점에서는 아기곰 코끝이랑 턱만 보이겠지. 행맨은 그런 루스터 배 슥슥 문질러 쓰다듬어주더니 작게 한숨 내쉬겠지.
- 믿고 기다리는 것 외에 뭐가 있겠어. 솔직히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루스터가 곰이 되었다고 해서 정 떨어진다거나 귀찮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 흠, 너 진짜 걔 좋아하는구나.
코요테가 가볍게 놀리듯이 말했지만, 행맨은 눈 내리깔고 고개 살짝 숙여서 아기곰 코끝에 입을 맞추겠지.
- 사랑하지. 얘가 곰이 아니라 악어나 커다란 벌레가 되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 ....굉장하네.
- 뭐야, 그 반응?
- 아니, 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루스터 앞에서 그런 말을 할 줄 몰랐거든.
코요테 말에 행맨 살짝 인상 씀. 그리고 아기곰 다시 바라보는데 루스터는 앞발 자기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중임. '안 돼, 루.' 하고 타이르듯 말하면서 침으로 축축해진 앞발 빼주는 행맨. 그리고 행맨은 코웃음 치며 고개를 내저었음.
- 하비, 얘 지금 곰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못 알아들어.
- 진짜? 곰이 되었다고 해도 어쨌든 루스터잖아. 의사소통 가능한지 확인은 해봤어?
- 얘 어제 사과 한 조각 줬더니 더 먹고 싶다고 팔 버둥거리다가 무게 중심 못 잡고 앞구르기 한 애야.
- .......
- 얘 아무것도 몰라.
행맨은 방긋 미소 지으며 제 품에 안겨있는 아기곰 두 발로 설 수 있도록 일으킨 다음에 복슬복슬한 뺨에 뽀뽀 몇 번 더 하겠지. 행맨과 그렇게 대화를 더 나누고 영상통화를 끊기 전에 코요테는 아주 잠깐 아기곰과 눈이 마주친 것 같았어. 우연이거나 착각이겠거니 가볍게 넘겼지만, 찝찝한 기분은 쉽게 가시질 않았지.
루스터행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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