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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4 22:03
bgsd / 어나더 / 삼나더
아기곰 루스터와 행맨의 일상은 꽤 평화로웠음. 오늘도 행맨은 어디서 구해온 건지 작은 옷을 사 와 루스터에게 입혀두고 사진을 열심히 찍음. 아기곰은 고개를 숙여서 자기가 입은 티셔츠를 바라보았어. 거기에는 화려한 그래피티풍의 글씨체로 '행이의 아기곰'이라고 적혀있었지.
- 루, 여기 봐. 옳지.
사진을 촤자자작 찍으면서 행맨은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음. 아기곰 루스터의 근황을 알리기 위해 SNS 계정도 만들고 사진도 성실하게 업로드했지. 가장 인기를 끌었던 사진은 선글라스를 낀 채 작은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아기곰 루스터의 사진이었음. 벌써 인터넷에서 '이번 휴가는 하와이야! 얼른 꿀단지 챙겨!'같은 문구를 합성한 밈이 유행하기 시작한 걸 보면 그 인기는 굉장한 거지.
지금의 루스터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존재였음. 행맨의 품에 안겨 얌전히 사과를 받아먹는 아기곰. 행맨이 사 온 커다란 인형을 끌어안고 자는 아기곰. 네 발로 기어 다니다가 갑자기 두 발로 벌떡 일어서 만세 포즈를 취하는 아기곰. 어떻게 저 작고 귀여운 생명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행맨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턱을 괸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루스터의 사진을 몇 장 더 찍었음. 그리고 뽀송뽀송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지. 아기곰과의 동거가 즐겁고 익숙해졌다고 해서 지금의 삶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건 아님. 적어도 행맨에게 있어서 아기곰 루스터와 브래들리 브래드쇼는 완전히 다른 존재였거든.
루스터는 행맨에게 있어서 정말 좋은 연인이었음. 추운 겨울에 몸을 웅크린 채 누워있으면 등 뒤에 딱 달라붙어 허리를 두 팔로 감싸 안아주거나 타버린 스크램블 에그는 자기가 먹고 잘 만들어진 것을 행맨의 접시에 담아주곤 했음.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와서는 제일 먼저 생일 축하를 해주고 싶었다고 꽃다발을 내밀거나 행맨이 데이트 의상으로는 별로라며 루스터의 하와이안 셔츠를 지적했을 때, 그다음 날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정장을 입고 오기도 했지.
행맨은 루스터의 그런 모습들이 좋았음. 그 평범하지만 따스한 일상들이 송두리째 사라졌기 때문일까, 행맨은 쓸쓸함을 느끼고 싶지 않아 일부러 아기곰에게 더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아부었음. 자신을 향해 앞발을 뻗어오는 아기곰을 들어 안아 올리고 꼭 끌어안으면 따끈한 체온이 기분 좋게 전해져 왔지. 하지만 행맨의 전신을 감싸 안아줄 만큼 충분하지는 않았음. 아기곰은 짧은 앞발로 자신의 귀를 긁적이더니 작게 하품을 했어. 그리고 행맨의 가슴에 뺨을 기댄 채 얌전히 있었음.
- 너 언제 돌아올 거야, 수탉아. 보고 싶어...
행맨은 검지 손가락으로 아기곰의 코끝을 간질이며 작게 중얼거렸어. 아기곰은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 행맨을 바라보았음. 짙은 고동색의 눈동자에 행맨의 모습이 비치고, 그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아기곰은 다시 행맨을 향해 앞발을 뻗음.
- 왜 그래, 루? 아...벌써 식사 시간인가? 오늘 저녁 식사는 연어스테이크니까 기대해도 좋아. 오래간만에 실력 발휘 좀 해야겠는데.
행맨이 씩 웃으며 밝게 말했지만, 루스터는 행맨의 눈가를 자신의 앞발로 살살 문질러주었어. 그런 아기곰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행맨은 루스터를 의자에 앉히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지. 아기곰이 작게 '꾸잉'하는 소리를 냈고, 행맨은 한참동안 냉장고의 문을 열어둔 채 그 앞에서 자신의 눈가를 계속 문질렀음.
루스터행맨
아기곰 루스터와 행맨의 일상은 꽤 평화로웠음. 오늘도 행맨은 어디서 구해온 건지 작은 옷을 사 와 루스터에게 입혀두고 사진을 열심히 찍음. 아기곰은 고개를 숙여서 자기가 입은 티셔츠를 바라보았어. 거기에는 화려한 그래피티풍의 글씨체로 '행이의 아기곰'이라고 적혀있었지.
- 루, 여기 봐. 옳지.
사진을 촤자자작 찍으면서 행맨은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음. 아기곰 루스터의 근황을 알리기 위해 SNS 계정도 만들고 사진도 성실하게 업로드했지. 가장 인기를 끌었던 사진은 선글라스를 낀 채 작은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아기곰 루스터의 사진이었음. 벌써 인터넷에서 '이번 휴가는 하와이야! 얼른 꿀단지 챙겨!'같은 문구를 합성한 밈이 유행하기 시작한 걸 보면 그 인기는 굉장한 거지.
지금의 루스터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존재였음. 행맨의 품에 안겨 얌전히 사과를 받아먹는 아기곰. 행맨이 사 온 커다란 인형을 끌어안고 자는 아기곰. 네 발로 기어 다니다가 갑자기 두 발로 벌떡 일어서 만세 포즈를 취하는 아기곰. 어떻게 저 작고 귀여운 생명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행맨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턱을 괸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루스터의 사진을 몇 장 더 찍었음. 그리고 뽀송뽀송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지. 아기곰과의 동거가 즐겁고 익숙해졌다고 해서 지금의 삶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건 아님. 적어도 행맨에게 있어서 아기곰 루스터와 브래들리 브래드쇼는 완전히 다른 존재였거든.
루스터는 행맨에게 있어서 정말 좋은 연인이었음. 추운 겨울에 몸을 웅크린 채 누워있으면 등 뒤에 딱 달라붙어 허리를 두 팔로 감싸 안아주거나 타버린 스크램블 에그는 자기가 먹고 잘 만들어진 것을 행맨의 접시에 담아주곤 했음.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와서는 제일 먼저 생일 축하를 해주고 싶었다고 꽃다발을 내밀거나 행맨이 데이트 의상으로는 별로라며 루스터의 하와이안 셔츠를 지적했을 때, 그다음 날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정장을 입고 오기도 했지.
행맨은 루스터의 그런 모습들이 좋았음. 그 평범하지만 따스한 일상들이 송두리째 사라졌기 때문일까, 행맨은 쓸쓸함을 느끼고 싶지 않아 일부러 아기곰에게 더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아부었음. 자신을 향해 앞발을 뻗어오는 아기곰을 들어 안아 올리고 꼭 끌어안으면 따끈한 체온이 기분 좋게 전해져 왔지. 하지만 행맨의 전신을 감싸 안아줄 만큼 충분하지는 않았음. 아기곰은 짧은 앞발로 자신의 귀를 긁적이더니 작게 하품을 했어. 그리고 행맨의 가슴에 뺨을 기댄 채 얌전히 있었음.
- 너 언제 돌아올 거야, 수탉아. 보고 싶어...
행맨은 검지 손가락으로 아기곰의 코끝을 간질이며 작게 중얼거렸어. 아기곰은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 행맨을 바라보았음. 짙은 고동색의 눈동자에 행맨의 모습이 비치고, 그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아기곰은 다시 행맨을 향해 앞발을 뻗음.
- 왜 그래, 루? 아...벌써 식사 시간인가? 오늘 저녁 식사는 연어스테이크니까 기대해도 좋아. 오래간만에 실력 발휘 좀 해야겠는데.
행맨이 씩 웃으며 밝게 말했지만, 루스터는 행맨의 눈가를 자신의 앞발로 살살 문질러주었어. 그런 아기곰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행맨은 루스터를 의자에 앉히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지. 아기곰이 작게 '꾸잉'하는 소리를 냈고, 행맨은 한참동안 냉장고의 문을 열어둔 채 그 앞에서 자신의 눈가를 계속 문질렀음.
루스터행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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