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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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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가의 방은 늘 둥글게 비추는 햇살로 따뜻했고 은은한 꽃내음으로 가득했다. 한참이나 뒤늦게 시녀의 뒤를 따라 로키가 들어섰을 때 방 안은 창문을 가린 커튼으로 평소보다 어두웠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커튼 자락이 크게 부풀었다. 프리가는 로키를 예감한 듯 바로 문 앞에 두 손을 모으고 서 있었다. 프리가의 눈짓에 시녀가 물러가고, 로키는 또다시 불안한 마음에 물러나는 시녀를 돌아봤다. 제 어머니의 눈을 감히 바라볼 수가 없었다. 반쯤은 죄책감에, 반쯤은 두려움에. 그 특유의 혜안에 로키의 심장이 날것인 상태 그대로 내보일 것 같았다.

 

로키, 내 아들.....”

 

프리가의 두 팔에 안긴 채로 로키는 숨을 멈추었다. 긴장으로 손가락 끝이 아려왔다. 어색하게 두 팔을 들어 어머니를 안고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처럼. 익숙한 품의 체온과 익숙한 어머니의 체향에 로키는 몸과 마음의 긴장이 한결 풀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정말 어릴 적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떨까. 그래서 뭐든 다시 시작하면 그땐 지금과 다르지 않을까. 그 다름이란 게 더 좋은 것이든, 더 나쁜 것이든. 감은 두 눈 아래로 눈물이 흘러 프리가의 드레스를 적셨다. 로키의 눈물을 느낀 듯 프리가가 손바닥을 펼쳐 로키의 등을 쓸어주었다.

 

어머니......”

 

흐느끼는 목소리에 프리가가 몸을 떼고 로키의 이마와 뺨에 입을 맞추었다.

 

로키, 이리 와 앉거라.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이미 다 아는 것 같구나.”

 

프리가의 손에 이끌려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여전히 로키의 두 손을 잡은 채 프리가가 로키의 얼굴을 마냥 슬픈 눈으로 바라봤다.

 

우리 막내가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토르도 그렇겠지. 하지만 로키, 나는 네 걱정이 되는구나. 영리하고 속 깊은 네가 네 행복을 희생해서 하는 결정은 아닐지....”

 

어머니의 말에 로키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못했다.

긍정하는 순간 토르 때문에 슬플 테고, 부정하는 순간 어머니 때문에 슬플 터였다. 뺨 위로 눈물이 또다시 흘렀다.

 

이 어미는 두 아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하고 바란다. 그래서 네 마음을 알아야겠구나. 너희 형제는 언제나 서로밖에 모르고 유독 각별했지만, 영원히 토르에게 매여 불행하게 살 수는 없지 않겠니.”

 

프리가의 말에 로키는 뺨 위의 눈물을 훔쳐내며 고개를 들었다.

 

왕이 되지 못한 왕자의 삶도 그만큼 불행할 테지요.”

, 로키......”

 

프리가가 손을 들어 로키의 뺨을 감쌌다.

 

아버지도 알고 계시겠죠.”

 

문득 오딘 생각에 로키가 불안함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프리가가 로키의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오딘께서는 그저 스치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신단다. 토르가 무사히 대관식을 마치고 왕위를 물려받는 것이 우선이기에, 지금 당장은 크게 염두해두고 계시지 않는 것 같구나.”

 

프리가의 말에 로키는 속으로 쓰게 웃었다. 오딘에게는 아마도 토르가 말했을 것이었다. 그런 정황이 의심되는 순간들이 몇 번 있었다. 심지어 둘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 한들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 아버지는 역시나 로키가 생각한 만큼의 반응이었다. 이젠 안중에도 없는 둘째 아들. 왕위를 물려받을 장자가 잠잠히 주어진 임무를 다하기만 한다면, 토르가 제 동생을 어찌하든 오딘은 신경도 안 쓸 거란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프리가의 말로 확인사살까지 받고 나니 로키는 또다시 심장이 얼어붙어오는 기분이었다. 토르 역시 이런 것을 다 예상한 것일까. 그래서 그리도 확신에 차 당당하게 굴었던 걸까.

 

애초에 로키가 토르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제 형을 받아들이고 거부하고는 처음부터 로키의 의지와는 상관없던 것이었다. 그런 생각까지 들자 마음이 무겁고 답답해졌다. 토르에 대한 마음이 다시 마구잡이로 흔들렸다. 제 형을 향한 사랑이 변질된 것인지, 밀어붙이는 토르에게 힘없이 함락당한 것인지. 혼란스러움에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누르며 눈을 감았다.

 

역시 아버지께선 그렇게 생각하시네요. 어머니도 심려치 마세요. 형을 아시잖아요. 원하는 것을 손에 쥐고 나면 금세 흥미를 잃는 거.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도 잊고 곧 비를 맞아 후손도 낳을 테니.”

 

이 가학성의 자기기만적인 예언은 로키의 마음 한구석에서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던 것이었다. 토르의 사랑과 토르가 주는 확신과는 상관없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는 토르는 확실할지 몰라도, 미래의 토르는 토르 자신조차도 모를 일이었다.

 

로키....... 이게 뭔지 알겠니?”

 

프리가가 고개를 떨군 로키의 무릎 위에 책 한 권을 올려놓았다. 예전에, 토르가 구해다준 마법서와 비슷한 모양의 고서였다. 하지만 겉모양만으로도 그 책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오래된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홉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고대의 마법서란다. 나조차도 이 책의 모든 마법을 알지 못할 정도지. 하지만 이 중의 하나가 네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구나.”

 

로키가 커다래진 눈으로 프리가를 바라봤다.

 

 

모든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방으로 돌아온 로키는 쓰러지듯 침대 위로 누웠다. 지금 이 순간 기막힌 타이밍으로 토르가 들어온다면, 이 끔찍한 감정이 그대로 읽힐 것이었다. 토르를 받아들이고 나면 더 이상 혼란스러운 내적 갈등은 없을 줄 알았다. 차라리 당장 토르가 들이닥쳐 이 모든 고민을 끝내줬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운명이란 것은 얄궂은 것이어서 로키에게 일순간의 마음의 평화도 허락하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프리가의 말이 예언처럼 울려퍼졌다.

 

이 마법은 상대의 기억을 완전히 다시 만들 수 있단다. 토르에게서 네 기억을 지워 네가 다시 영원히 토르의 동생으로 남게 되는 것이지. 토르는 어느 특정 시간 이후의 네 기억을 할 수 없게 된단다. 안타깝지만 두 사람 모두의 기억은 지울 수 없어서 로키 너는 모든 일들을 기억하겠지만.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토르가 대관식을 치루기 전에 이뤄져야 해. 올파더의 힘은 너무도 강력해서 모든 마법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단다. 이틀밖에 안 남았으니 속히 결정을 내리렴. 이 약을 마시게 하고 토르가 깊게 잠들었을 때 머리칼을 잘라와야 한다.

 

우습게도 어머니의 목소리에 예전 토르의 바보처럼 웃던 얼굴이 겹쳤다.

그 멍청히 웃던 얼굴이 떠오르자 로키는 울다가도 저도 모르게 실소가 나왔다.

 

결정권이란 없던 제 삶에 처음으로, 로키가 온전히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토르로키 햄식히들 햄히
2019.03.10 20:35
ㅇㅇ
모바일
헉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다렸어요 설리설리
[Code: 402c]
2019.03.10 20:39
ㅇㅇ
모바일
끼요오오옷 내센세 입햎
[Code: 5438]
2019.03.10 20:40
ㅇㅇ
모바일
아.....아아....아아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선생님ㅜ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떡해ㅠㅠㅠㅜ엉엉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02c]
2019.03.10 20:40
ㅇㅇ
모바일
아니 마망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습습 마망은 앞으로 토르한테 상처받던지 묶여살게될 로키가 걱정돼서 알려준거겠지만 광광 로키가 그 모든걸 다 혼자만 기억하고 혼자 감내해야한다니 넘 잔인쓰... 센세 돌아와줘서 코마워 로키가 어떻게할지 존나 궁금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0a9]
2019.03.10 20:43
ㅇㅇ
모바일
아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저 선택을 로키의 손으로 해야 한다는것도 너무 찌통이고 로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찌통일것같아 ㅠㅠㅠㅠㅠㅜㅠㅜㅠ센세 ㅜㅜㅜㅜㅜㅜ어나더 기다릴게요 ㅠㅠㅠㅠ난이제 센세없이 살수 없는 몸이야......
[Code: 402c]
2019.03.10 20: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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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ㅁㅊ 오진다 로키가 토르 받아들일때 무순이 이제 결말에 다다를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전개부분이었구나 시발 전개부분도 이렇게 쫄깃하게 쓰시다니 센세 존나 대단해ㅠㅠ
[Code: ade7]
2019.03.10 20:48
ㅇㅇ
모바일
센세 막줄 대박적.... 로키가 온전히 결정을 내릴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니...
[Code: 5246]
2019.03.10 21: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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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아아아 ㅠㅠㅠㅠ
[Code: ce85]
2019.03.10 21:04
ㅇㅇ
모바일
어나더ㅜㅠㅠㅠㅠㅠ!!!!!!
[Code: ce85]
2019.03.10 21:41
ㅇㅇ
모바일
로키 앙대 ㅠㅠㅠㅠㅜㅜㅜㅜㅜ.
[Code: f8b3]
2019.03.10 21:41
ㅇㅇ
모바일
안돼요 센세 ㅠㅠㅠㅠㅜㅜㅜㅜ로키 그르지마 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 제발 안돼요
[Code: f8b3]
2019.03.10 22:48
ㅇㅇ
모바일
센세 기다렸어ㅠㅠㅠㅠ
[Code: 3274]
2019.03.10 23:01
ㅇㅇ
모바일
헐 안돼 로키ㅠㅠㅠㅠㅠ
[Code: 924c]
2019.03.10 23:05
ㅇㅇ
아 아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오ㅠㅠㅠㅠㅠㅠㅠ미쳐붕다 ㅠㅠㅠㅠ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a7c]
2019.03.10 23:56
ㅇㅇ
모바일
허미센세ㅠㅠ ㅠㅠㅜㅜㅜㅠㅠㅠ토롴은 어떻게 되나요ㅠㅠㅠㅠㅠ
[Code: 7981]
2019.03.11 01: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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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발 왜 아무도 로키 걱정은 안 해ㅜㅜㅜㅜㅜㅜㅜ 쉬바ㅜㅜㅜㅜㅜㅜㅜ프리가마망 이러는게 어딨어욧!!!!! 로키가 그걸 혼자 기억하면 로키가 행복하겠어욧!!!!!!!!외그렜어욧!!!!프리가마망 나쁘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센세ㅜㅜㅜㅜ불안했던것이 기우이길바랐는데ㅜㅜㅜㅜㅜ센세ㅜㅜㅜㅜ로키랑 토르 행복하게해조ㅜㅜㅜㅜㅜㅜㅜㅜ토르가 로키 못하게해조ㅜㅜㅜㅜㅜ습습근데토르는 또 로키가 저런 결정하면 그냥 또 받아들일거 같아 ㅜㅜㅜㅜㅜㅜㅜㅜ안돼ㅜㅜㅜㅜㅜ로키야그러지마ㅜㅜㅜㅜ그런다고 마음속 번뇌가 사라지진않는다ㅜㅜㅜㅜㅜㅜㅜ습습센세ㅜㅜㅜㅜ나으 마음을 쥐었다 놧다하는 센세ㅜㅜㅜㅜㅜ센세는 지금 나에게 마치 로키 심장을 쥐었다폈다하는 토르다ㅜㅜㅜㅜㅜㅜㅜㅜ붕붕이 저혈압와도 문제없어욧!!!센세 무순 보면 신나고 흥분돼서 혈압이 치솟아!!!!
[Code: 8d8b]
2019.03.11 01: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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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어느쪽이든 로키가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것같다...ㅠㅠ 로키가 그래도 토르를 사랑하는줄 알앗는데 모든게 자기 의사와 상관 없다니...ㅠㅠㅠ 마망이 이해해줘서 그나마 덜 짠한데....아...로키야
[Code: 841b]
2019.03.11 12: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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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 너무 찌통이에요ㅠㅠㅠ
[Code: 2b4f]
2019.03.11 12:07
ㅇㅇ
모바일
아 하지만 센세 무순은 너무 좋아오ㅠㅠ
[Code: 2b4f]
2019.03.12 00: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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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f57]
2019.03.16 02: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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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어 센세ㅠㅠㅠㅠㅠ안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해피엔딩이여야맘해요ㅠㅠㅠㅠ
[Code: 90e3]
2020.02.19 17: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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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권 없던 삶에 유일하게 찾아온 결정이 이렇게 잔인하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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