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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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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는 잠시 토르가 어둠 속에서 자신을 못 본 게 아닌가 헷갈렸다. 그저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다기엔 너무도 빤히 로키를 바라보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꿈인지 환영인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로키를 다시 현실로 잡아끈 것은 나지막히 저를 부르는 토르의 목소리였다.

 

로키......”

 

그 목소리에 반응한 건 로키뿐만이 아니었다. 토르의 아래서 부질없이 흔들리던 사내, 아니, 소년ㅡ사내라기엔 로키처럼 수염도 없이 멀겋고 어린 얼굴이었다ㅡ도 번쩍 고개를 들더니 놀라서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토르는 지그시 그 몸의 어깨를 내리눌렀다. 마치 가만히 있으라는 듯. 부드럽지만 강압적인 손짓이었다. 그제서야 로키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순식간에 얼굴에 후끈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로키는 쉽사리 당황하거나 부끄러움을 느끼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저런 행위를 하는 중인 형이 마치 동생이 가까이서 지켜보는 게 아무렇지 않은 일인 것처럼 부르는데 수치심은 왜 자신이 느끼는지 모를 일이었다. 움직임이 다소 느려진 토르는 호흡을 고르듯 눈을 길게 감았다가 다시 뜨고는 로키를 보고 씨익 웃었다. 그것도 처음 보는 토르의 미소였다. 토르는 씨익 웃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우야, 계속 보려거든 앉아있거라.”

 

믿기 힘든 표정으로 뻔뻔하게 헛소리를 하는 형이 순간 그토록이나 취한 건가 싶었지만 그렇다기엔 토르의 눈빛이 너무나 형형했다. 로키는 수치스럽고 분하고, 알 수 없는 감정들로 회오리치는 마음을 다잡고 등을 돌려 황급히 방을 나왔다. 다른 세계에서 악령에 들려왔거나, 누가 술에 약을 탔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누군가 토르인 척 하거나. 로키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으며 머릿속으론 온갖 그럴듯한 가설들을 떠올렸다. 침대 위에는 토르가 구해온 마법서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로브를 입은 채로 침대 위에 엎드린 로키는 한참을 그 책을 바라보다 손짓으로 방 저편 너머로 날려버렸다.

 

 

 

웬만해서는 늦게까지 잠을 자는 법이 없는 로키가 다음 날 눈을 떴을 땐 쏟아지는 햇살로 방안이 눈부실 정도로 환했다. 로브도 벗지 않고 잠들었던 모양이었다. 순간적으로 로키는 간밤의 일이 꿈이었다고 여겼다. 하지만 곧 방문을 두드리고는 답도 기다리지도 않고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토르의 얼굴을 보니 혼란스러웠던 감정들이 다시 밀려왔다.

 

이번엔 노크를 하지 않았느냐. 배움이 없다는 둥 뭐라 하지 말거라.”

 

허허 웃는 얼굴. 로키는 말없이 그 얼굴을 노려봤다. 토르가 그때 문 앞에 떨어져 나뒹구는 마법서를 주워들었다. 뭔가를 들킨 것처럼 로키는 다시 뺨에 열이 올랐다.

 

 

오래간만에 돌아온 토르로 오딘과 프리가는 두 왕자와 늦은 조찬을 함께 하고 싶어 했다. 시종들이 분주히 토르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을 연달아 내왔다. 토르는 오딘과 프리가에게 다른 왕국들의 소식을 전했다. 중간중간 허세 얹은 모험담도 곁들여가며 실없는 농을 던지는 첫째 왕자를 보며 오딘은 몇 번이나 호탕하게 웃어제꼈다. 멍청이가 다시 돌아왔군. 로키는 말없이 과일을 입에 넣으며 마주 앉은 토르를 가늘게 뜬 눈으로 쳐다봤다. 토르는 시종들이 앞에 음식을 내려놓기 바쁘게 빠르게 먹어치웠다. 프리가와 오딘이 저녁에 바나헤임에서 오는 사절단 얘기로 바쁜 사이 토르는 말없이 음식들을 입에 욱여넣었다. 로키와 눈이 마주치자 입안에 음식을 가득 넣은 채로 활짝 웃는다. 돼지. 로키가 소리내지 않고 입술만 달싹여 말하자 익숙한 듯 토르는 로키의 모욕을 알아듣고 다시 허허 웃었다.

 

 

전날 밤이 꿈이라기엔 모든 기억이 너무도 선명하고 세세했다.

 

익숙한 듯 봐왔지만 전혀 다른 목적으로 움직이던 토르의 근육질 나체. 그 아래 있던 계집도 아닌 소년. 어두워서 얼굴을 자세히 보진 못했으나 그가 대리석처럼 흰 피부에 긴 새카만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생생했다. 달뜬 호흡에 새된 목소리. 열에 녹은 숨과 눈. 당연하게도 로키는 제 형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전장에 다녀온 자들은 당연하게도 연회에서 술을 마시고 여자를 품었다. 생각해보면 호색한인 팬드랄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마 제 형도 이제 그런 욕구를 가지는 것은 자연스럽고 마땅한 이치였다. 그저, 로키는 아직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인지도 몰랐다. 토르가 그런 쪽으로 또 로키가 미처 모르는 세계를 경험하고 나아가는 것이. 그동안 늘 무엇이든 함께 했던 토르와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서로 다른 세계를 사는 기분이 생경했다. 영원히 토르와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로키는 토르의 세계에서 배제되고 싶지 않았다.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복잡한 감정이었다.

 

평소의 로키였다면 이것 또한 경쟁이었을 수도 있다. 토르가 했다면 로키는 그게 뭐가 됐든 더 많이, 더 격하게, 더 앞서서 해야 했다. 하지만 어젯밤의 토르를 떠올리니 로키는 역시 예전 전장에서 느꼈던 감정을 다시 절감해야 했다. 이런 것은 로키가 토르보다 장점을 발휘할 분야가 아니었다. 저 해맑은 천치인 천둥의 신께서는 몸쓰는 것은 다 월등하신 모양이었다.

 

 

남은 하루는 바나헤임에서 오는 사절단을 맞을 준비로 왕실이 분주했다.
프리가는 무도회 준비를 마무리하느라 시종일관 시녀들을 몰고 왕실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녔고, 로키와 토르에게 저녁에 입을 연회복도 신신당부했다. 늘 그랬듯 사절단 담당은 영민하고 말솜씨가 좋은 로키가 도맡았다. 어느 순간부터 오딘은 이런 쪽은 토르보다는 로키를 신뢰했다. 토르가 욱하는 성격이나 홧김에 한 말과 행동으로 새로운 전쟁을 벌일 뻔한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키는 연회복을 갖춰입고 차분히 책상 앞에 앉아 이번 사절단 인물들의 면면을 담은 문서를 머릿속에 담았다. 토르의 침실을 담당하는 시녀가 난감한 얼굴로 로키를 찾아온 것도 그때였다. 토르가 방으로 모시고 오라는 명이라며. 직접 오면 될 것을. 오라 가라 하는 것도 짜증났고, 다시 그 방에 발을 들이는 것이 꺼림칙했다. 하지만 시녀가 너무 당황했기에 그저 말없이 따라가줬다.

 

곧 연회가 시작인데 토르는 이제야 목욕중이었다. 방과 이어진 커다란 욕탕에서 한가로이 눈을 감고 뜨거운 물 안에 몸을 담고 있는 토르를 보니 기가 막혔다. 시녀가 곧 고개를 조아리고 물러갔다.

 

로키는 팔짱을 낀 채로 헛기침을 했다. 그제야 토르가 눈을 뜨고는 환하게 웃었다.

 

왔느냐. 미안하구나. 그런데 오늘은 아우가 내 머리를 해줬으면 좋겠구나.”

 

웬만하면 모든 것에 까탈스럽지 않은 제 형은 머리칼에 있어서는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토르의 머리칼은 누구도 함부로 건들지 못했다. 로키를 제외하고. 어렸을 적부터 로키는 제 머리칼과는 다르게 황금빛으로 환하게 빛나는 토르의 머리칼을 가지고 놀았다. 더 어렸을 때는 토르의 긴 금발이 마법 같다고 여겼었다. 한참을 형의 머리칼을 가지고 이렇게 묶었다가도 풀고, 저렇게 묶었다가도 풀고 하길 반복했었다. 그럴 동안에도 토르는 묵묵히 동생이 하는 대로 가만히 앉아있어 주었다. 두 사람이 크고 나서는 더이상 로키가 토르의 머리칼을 가지고 노는 일은 없었지만 때때로 중요한 자리에 나갈 때 토르는 로키에게 머리모양새를 맡기곤 했다.

 

내가 형 시종인 줄 알아?”

 

뾰족하게 말했지만 사실 싫지 않다는 것은 로키도 토르도 잘 알았다.

 

물기가 거의 다 마른 머리칼이 부드럽게 로키의 손가락 사이를 타고 흘렀다. 뒤로 머리를 기댄 토르가 다시 눈을 감고는 일부러 흐으음 소리를 길게 냈다. 로키는 말없이 토르의 머리칼을 아래로 잡아당겼다. 토르가 인상을 쓰더니 다시 웃었다. 로키도 거기에 웃고 말았다. 보이는 것과 달리 부드러운 토르의 머리칼을 다시 만지작대고 있노라니 어렸을 적 토르의 침대 위로 돌아간 것 같았다. 토르의 침대. 다시 붉어진 얼굴을 토르가 못 보는 것이 다행이라 여기며 로키는 빠른 손놀림으로 토르의 머리칼을 세 갈래로 나누어 땋기 시작했다.

 

오늘은 특히 더 아름답구나, 로키.”

 

여전히 감은 눈으로, 마치 다 보고 있는 것처럼 토르가 말했다.








토르로키 햄식히들 햄히




 

2019.01.2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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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미친 센세가 어나더를 들고오셨어.......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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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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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일단 발목좀 줘볼래..? 센세를 위해 특별히 비브라늄으로 준비해봤어..반짝반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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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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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입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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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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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오신 거 실화냐 센세 음쪽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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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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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심 분위기 개도랐 토르 존나 섹시해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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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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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센세...다시 돌아오다니 기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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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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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뭔가 위험하고 존섹갓 느낌 ㄷ ㄷ ㄷ ㅌㅌㅌㅌ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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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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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미치겠어요 센세.,, , , 분위기 돌아버렸고 ,, 아진짜 하 ㅜ 너무 좋은데 제 표현력의 한계때문에 제대로 표현못하는게 한이에요 센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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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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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로키 위에 묘묘로 나는 토르있는 느낌이에요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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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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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나더라뇨 센세ㅠㅠㅠ하..계속 보려면 앉아있으라고 하는 토르 미친 섹시함...형 밑에 깔릴 로키만 기다립니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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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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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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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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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 존잼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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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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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미친 존쎅 이건 로키가 절대 이길 수 없다는게 느껴진다 진짜 존나 좋아 쎅텐봐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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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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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미친 센세가 어나더를 들고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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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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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색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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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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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 붕붕이도 센세를 잘 몰라 무순으로 더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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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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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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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9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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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친 진짜 무순 속 토르 겁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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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5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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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할 땐 존나 커엽고 웃기더니 머리땋아줄땐 간질간질존꼴이에요 센세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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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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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존나 쎅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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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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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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