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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14:52





-전편-
다임너붕붕으로 어느 비오는 날 하사님 집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다임너붕붕으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부엌으로 갔더니
다임너붕붕으로 대원들이 다같이 옹기종기 모여서 유튜브로
다임너붕붕으로 그러니까 이 바윗덩어리 같은 인간이 포기하지 않고
다임너붕붕으로 "..."
다임너붕붕으로 특별한 손님이 하사님 면회를 왔다네
다임너붕붕으로 하사님이 아무래도 이제 조류를 못 먹거든
다임너붕붕으로 "나도 취미를 갖고 싶다. 만들어주도록."
다임너붕붕으로 별로 길게 다녀온 것도 아니고 딱 하룻밤 자고 왔단 말이야
다임너붕붕으로 오늘은 하사님 생일임
다임너붕붕으로 눈떠보니까 이러고 있음
다임너붕붕으로 수족관에 간다길래 룰루랄라 쭐래쭐래 손 잡고 따라갔는데
다임너붕붕으로 연말을 맞이하여 방문한
다임너붕붕으로 우리 오리에게 꼭 필요한 거 아닐까






 

집에서 그 친구 얘길 자주 하거든. 여자애래. 나비수인이라나.





 

“예쁜 오렌지색 나비이니라.”

 

“그래, 오렌지색 나비.”

 

열 번도 넘게 얘기한 듯.

 

오리라서 곤충을 좋아하나 싶음. 나비네 가정에 전화해서 우리집 오리를 조심하셔야 할 것 같다고 아무래도 친구가 아니라 친한 도시락으로 보는 것 같다고 따로 전화라도 드려야하나. 싶은데 오리가 먼저 친구를 초대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어쩌다 육식수인과도 아닌 다른 반 친구랑 친해졌는지.

 

그 친구 어디가 그렇게 맘에 들었냐고 물어보니까 우선 자기처럼 예쁜 오리는 그만큼 예쁜 친구를 사귀어야 하고, 육식수인반에 여자애라고는 자기 하나 밖에 없어서 사내새끼들이 겁이 많아 나같은 대장부를 알아보지 못 하고 놀아주지 않는다 등등(성별 때문 아님. 살기 위해 피하는 거임.) 그런 위협적인 오리에게 한달전에 새로 들어온 나비는 금방 친구가 되어주었음.

 

“다른 반이 아니었어?”

 

“왜 다른 반이도록?”

 

“나비라며.”

 

띵동-

 

“친구왔도록.”

 

“지금?”

 

“내가 어젯밤에 물어봤는데 응,응. 이러지 않았느냐.”

 

아니 잠든 사람한테 물어보면 안되지.

 

“안녕하세요.”

 

여자애아닌데.

 

“이름은 티시이도록.”

 

“티모시라고 합니다.”

 

“티시 아니었도록?”

 

“응..”

 

“오, 여자애 이름이 티모시라니 독특하고 좋도록.”

 

여자애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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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렇게 밖에서도 보니까 너무 좋다, 그치?"


"종종 이렇게 만나도록!"


"그래!"

 

둘이는 뒤뜰로 가서 오리는 뒤뚱뒤뚱 나비는 팔랑팔랑 하면서 놀았음. 하사님은 그동안 애들 다 놀면 간식이라도 먹어야 하나 싶어서 부엌으로 갔음. 나비는 뭘 먹으려나. 꿀물 주면 되나. 컵에나 꿀물 담아주고 허니 먹을 채소도 준비해서 가는데 어느새 또 사람으로 변해있더라고. 근데 이 놈의 오리새끼가 친구는 옷 다 챙겨입는 와중에 지는 또 맨궁뎅이로 맨살 다 드러내고 있는거임.

 

“허니, 옷 입어.”

 

“왜?”

 

“손님이 왔으면 옷을 갖춰야지.”

 

“왜?”

 

“…손님이 불편하니까.”

 

“티모시, 불편하도록?”

 

“아니^^”

 

저..새끼가..?

 

싫다는 오리를 손님 보는 앞에서 억지로 붙잡아다가 발버둥 치는 애 옷 입히는 난리통 보이기도 좀 그렇잖아. 담요라도 두르라고 던져줬더니 지 혼자 옷 단디 챙겨입은 나비새끼가 채가서 직접 둘러주더라고.

 

“손님은 괜찮다는데 억지로 나를 막 괴롭히는 게 더 실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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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네 주인님이 내가 맘에 안 드시나..?”

 

소곤소곤 물어보는데 은근히 들린다. 저 새끼 들리라고 일부러 저러나봄.

 

“주인님이라니? 우리집 수컷 말인가?”

 

“인간이면..주인이잖아?”

 

“에, 우린 그런 불평등한 관계가 아니도록. 굳이 누군가 주인이어야 한다면 내가 주인이도록.”

 

“하지만 허니.”

 

“왜 그러느냐?”

 

“법적으로 인간이랑 수인은 짝을 이룰 수 없는데?”

 

둘이 알콩달콩 살다가 애를 만들든지 말든지 법적으로는 보호받을 수 없음. 딱히 불법이라는 건 아닌데 서류상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다 이 말임.

 

“하지만 이미 짝이니라.”

 

“허니는 짝이 갖고 싶어? 그게 누구라도?”

 

이 샛기가?

 

“모름지기 건강한 오리로 태어났다면 듬직한 짝을 만나 올라타야 하느니라.”

 

침대사정 대방출

 

올라타는 걸로 시작해서 깔리는 걸로 끝나기 일쑤지만 허니네 손님은 그걸 물은 건 아니지만

 

“응, 허니는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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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이러고 있네. 말하는 거 하나하나 매우 거슬림. 허니가 그런 걸(올라타는 걸) 네가 알아서 어쩔건데 나비샛기야. 하지만 하사님은 한 마리의 쟈근 나비에게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내보이고 싶진 않음. 아니 덩치만 해도 자기가 두 배나 되잖아. 여기서 뭔가 위협적으로 군다는 게 보기 좋진 않으니까. 그리고 허니가 자기 친구라도 땅땅 했는데 뭘 어떡하겠어.

 

“아? 수컷아, 손님에게 겨우 물 한 잔을 준비했느냐?”

 

“꿀물이야.”

 

“감사합니다.”

 

“하지만 티시는 육식이니라.”

 

“나비라며.”

 

“티시는 육식나비이니라. 그러니 나와 같은 반이지. 나는 돌봄원의 대장이고 티시는 육식이라서 같은 반이 되었느니라.”

 

굉장히 혼란스러운 하사님.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잠겨보는데 그런 거 듣도보도 못 했음. 그냥 이 속 시커먼 새끼가 허니가 팔랑팔랑 예쁜 원피스 같은 그런 거 좋아하는 거 알고 지를 나비니 뭐니 속였다기에는 아까 분명 뒤뜰에서 나비로 변하긴 했음.

 

“괜찮아, 허니. 꿀물도 마실 수 있어. 우리 간식 먹고 나면 뭐 할까?”

 

“음, 너는 뭘 하고 싶으냐?”

 

“나는 허니가 좋아하는 거. 허니는 물놀이를 좋아한다고 했던가? 목욕?”

왐마야

 

“오, 좋도록! 매우 좋도록! 우리집 수컷은 백 번은 물어봐야 한 번 같이 하느니라.”

 

오리새끼한테 그런 건 짝이랑만 하는 거다 이런 기준은 없나봄. 그렇게 허니는 자기가 직접 물을 받아놓겠다면서 신나서 뒤뜰로 나갔음. 모르겠다 또 옆집가서 겨우 키운 꽃 다 뽑아올라고 신났나. 어쨌든 둘 만 남게 됐음. 근데 이 나비가 표정 싹 바꾸는 걸 보니 원래는 웃는 상이 아니더라고.

 

“…”

 

“허니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그래.”

 

“허니가 제 얘기도 많이 하던가요?”

 

“뭐,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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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는 새끼를 갖고 싶어하던데.”

 

왜 이 소릴 허니한테는 못 듣고 나비한테 들어야 하는 지 모를 일.

 

“모르셨구나. 허니가 그런 얘기는 잘 안 하나봐요? 인간하고는 새끼를 밸 수가 없어서 그런가.”

 

“무슨 얘길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는데.”

 

“수인끼리는 종에 상관없이 가능하거든요. 아시겠지만.”

 

“그런 게 걱정이라면 허니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굳이 신경써줄 필요는 없어.”

 

“네, 뭐. 그러시겠죠.”

 

“둘이 싸우도록?”

 

어느새 돌아온 오리. 새대가리라도 분위기는 읽을 줄 안답니다.

 

“응? 아니아니. 육식나비를 궁금해하셔서 설명드리고 있었어.”

 

어찌나 설명을 잘해주던지 육식나비가 얼마나 싹수가 노랗고 속이 시커멓고 얼마나 사람을 살살 잘 긁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둘이 홀딱 벗고 물에 들어가서 별 짓 다하면서 놀 생각을 하니 하사님 머리가 아파옴. 그 때..!

 

“엣-취!”

 

“허니.”

 

“아아아아 싫다 싫다!”

 

감기 기운 포착

 

“감기 아니도록!”

 

“친구한테 옮을 지도 모르니까 오늘은 이만 놀고 헤어져.”

 

“그래, 허니. 다음에 또 놀면 되지.”

 

의외로 순순히 상황을 받아들이는 나비.

 

“다음엔 우리집에서 놀자.”

 

하사님 화나썽 근데 친구가 친구 초대하는 걸로 화내기도 뭐하자낭

 

“힝, 그럼 그러도록. 너네 집에도 풀장이 있도록?”

 

“풀장은 없지만..”

 

“힝..”

 

없어야지 그럼

 

“욕조는 있어.”

 

“허니, 이만 친구 배웅해주고 와.”

 

허니 시야 밖에서 쿡 하고 비웃는 얼굴이 진짜 너무 약오름.

 

오리는 일처다부제라도 되냐고 따져묻고 싶은데 하사님이 딱히 자존심 상해서 못 물어보는 건 아니고 허니가 상황을 이해 못 할 것 같아서 안물어보는 거거든. 너무 자기한테만 의존하는 것 같아 외로워보이기도 해서 겨우 사귄 친구를 떼어놓기도 뭐 하고.

 

“그럼 잘 가거라, 나비야.”

 

“응, 오늘 재밌었어. 허니, 내일 돌봄원에는 못 오겠네?”

 

“훌쩍. 벌써 콧물이 나오는 걸 보니 당분간은 어렵도록.”

 

“보고싶을텐데 어쩌지.”

 

“나 대신 돌봄원 기강을 잘 잡아놓고 기다리도록. 혹시 다른 수인들이 괴롭히면 꼭 말하도록.”

 

이 나비는 육식이고 기존쎄라서 그럴 일이 없습니다.

 

“수컷아, 티시가 아주 여리고 마음이 약하단다. 내가 돌봄원에서 돌봐주고 지켜주고 있느니라. 그러니 너도 만나면 잘해주도록.”

 

“그래.”

 

“안녕히계세요. 꿀물 감사했어요. ‘허니도.’”

 

“뭘. 난 한 게 없느니라.”

 

너한테 감사하다는 거 아니고 너를 감사한다고 오리야. 아주 시커먼 나비새끼란 말이야. 그 날 오리는 하사님한테 밤새 아주아주 시달려서 맨날 ‘더 할래 더 더’ 노래를 부르던 오리새끼는 어떤 수컷이 감기 기운있는 암컷을 이렇게 괴롭히냐면서 감기 다 나을 때까지 난생 처음 각방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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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나비라는 게 있더라고. 개멋있는 거 같아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음.
 

육식이라는 게 꿀을 먹지 않고 진딧물을 잡아먹는다는 얘기지 진짜 동물을 잡아먹고 이런 건 아니지만 육식나비니까 다른 나비보다 개쎄지 않을까. 근데 민무늬귤빛부전나비는 완전 육식은 아니고 꿀도 먹고 그러나봄. 대충 넘어가셈.




다임너붕붕 가렛너붕붕
티모시너붕붕



 
2023.04.06 15: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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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존쎄 육식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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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15: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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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존나 쫄깃하고 맛있어요 옴뇸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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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15: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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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왔다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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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16: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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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지식에 섹시한 와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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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16: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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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기다렸어...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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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19:43
ㅇㅇ
센세...존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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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22: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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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복흑 티모시가 육식나비...? 맛도리다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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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22: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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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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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23: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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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복흑인 거 존맛이다ㅠㅠ 다임도 존섹이고ㅜㅜ 허니 캐릭터 너무 웃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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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7 12: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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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잼 하사님이 신경쓰는 나비티미도 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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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4 09: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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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육식나비가 있다니 신기하다 티모시라는 것도 잘 어울리넼ㅋㅋ 하사님 성질 박박 긁는 것도 좋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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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2 17:27
ㅇㅇ
미슐랭 ㅠㅜ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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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6 21: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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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곧 크리스마스야.. 잘 지내고 있지..?
[Code: 81b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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