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다임너붕붕으로 어느 비오는 날 하사님 집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다임너붕붕으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부엌으로 갔더니
다임너붕붕으로 대원들이 다같이 옹기종기 모여서 유튜브로
다임너붕붕으로 그러니까 이 바윗덩어리 같은 인간이 포기하지 않고
다임너붕붕으로 "..."
다임너붕붕으로 특별한 손님이 하사님 면회를 왔다네
다임너붕붕으로 하사님이 아무래도 이제 조류를 못 먹거든
다임너붕붕으로 "나도 취미를 갖고 싶다. 만들어주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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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삐져서 한 번 슬쩍 올려다보기만 하고 모르는 척 뒤뚱뒤뚱 가버릴 이유가 없단 말이지.

 

“허니.”

 

이제 척하면 척이지. 우리집 오리가 뭐때문에 삐진 건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분이 안 좋다는 건 알아볼 수 있음. 이름 불러봐도 뒤도 안 돌아봐주네. 그냥 궁둥이 뒤뚱거리면서 듣는 척도 안 함.

확 낚아채서 뭐 때문에 그러냐고 물어볼 수도 있는데 허니가 고소공포증이 있거든. 누가 함부로 만지는 것도 싫어해. 안그래도 상한 기분 더 상할 테니 먼저 말해줄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했음.

 

물론 멀뚱히 기다리는 건 아니고 이쪽도 노력은 해봐야지. 얼마 전부터 옥수수 대신 꽂힌 당근주스를 슬쩍 꺼내서 식탁 위에 올려놨음. 그랬더니 이쪽을 흘끗 보긴 보더라고. 하사님이 눈치껏 자리를 비켜주니까 쑤욱 인간화해서 주스만 홀랑 마시고 윗층으로 쏙 올라가버림.

어디 잠깐만 나갔다와도 저어쪽에서부터 꽥꽥 대면서 날개 파닥거리고 마중 나오는 게 그동안 은근히 좋긴 했나봐. 하루를 저렇게 모르는 척하니 이렇게 서운할 수가 없음.

네가 지금 애도 아니고 누가 먼저 알아주길 바라면서 입 꾹 다물고 있는 게 자랑이냐. 남의 집에 얹혀살면서 집주인한테 눈치까지 주는 거냐는 말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꾹 참아 삼킨 하사님. 그냥 조용히 따라올라가서 이불 속에 웅크리고 누워있는 허니 곁에 앉았음.

 

“내가 뭔가 신경을 못 썼나보네.”

 

“…”

 

“그게 뭐가 됐든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

 

“..어떻게 모르고 냄새를 묻혀오나.”

 

“내가 뭘 묻혀와?”

 

냄새를 묻혀왔대. 오며가며 향수냄새라도 묻었나 싶음. 허니가 너무 진한 향수냄새는 싫어하거든. 향수냄새가 나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또 암 말도 안 해. 한숨을 푹 쉬었지.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나 할 일도 많은데.

 

“내가 하루종일 너만 신경쓸 수는 없어. 나도 내 일과라는 게 있고 너도 애가 아니잖아.”

 

“..그럼 신경쓰지 말고 저리 가거라.”

 

요즘들어 역사극에 푹 빠진 오리 말투.

 

“가서 너의 일과를 보거라.”

 

“얼굴 보여주고 얘기해.”

 

“명령하지 말도록.”

 

하사님도 안 그러려고 평소에도 노력 많이 하는데 습관적으로 한 번씩 이런다니까.

 

“그래, 그건 미안해.”

 

“..이제 그것도 미안해라고 말해야지.”

 

“그거 뭐.”

 

“배ㄱ조냄ㅅㅐ..”

 

베개에 얼굴 푹 파묻고 웅얼웅얼 무슨 소리 하나 바짝 귀 기울여 봤더니 백조가 어쩌구. 결국 하사님이 이불 확 걷어버리고 허니 억지로 일으켜 앉히겠지.

 

“다시 말해봐. 자, 뭐가 서운한데.”

 

이불에 숨어있던 내내 울고 있었나봐. 얼굴이 눈물 콧물 범벅이 돼서 훌쩍거리고 있더라고.

 

“후잉..백조냄새를 묻혀와서 미안하다. 흡..앞으로 그러지 않도록 하겠다. 어서 해라! 어서 해!”

 

아, 백조.

 

간만에 누이랑 저택 주변을 산책했었는데 근처에 호수가 있었거든. 백조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함. 어머니랑 누나가 종종 먹이를 줬는지 사람이 오는 걸 보고 일제히 뭍으로 올라오더라고. 다임도 누나한테 먹이 주머니를 받아다가 대충 주는 시늉은 했지. 그 때 냄새가 묻은 모양임.

 

“그냥 동물이잖아. 이런 거에 일일히 질투하는 거 보기 안 좋아. 나도 별로 미안하지 않고.”

 

허니는 다시 이불 속에 숨어버리려 했지만 하사님이 두 손 꼭 잡고 놔주질 않아서 그대로 앉은 채로 다시 눈물만 뚝뚝 흘렸어.

 

“흑..허니도 백조 하고 싶다.”

 

“일부러 냄새를 묻혀온 게 아니야.”

 

“이제 허니말고 백조를..흡..백조를 데려올 거지.”

 

“하..그만해.”

 

“오리알이 싫자나아아흐아아앙!”

 

갑자기 오리알 얘기가 왜 나오나 해서 다시 차분하게 얘기해보라고 다독였어. 그랬더니 울음을 겨우 가라앉히고 말해주더라고.

 

예전에 허니를 입양했던 부부가 허니를 오리알이 아니라 백조알인 줄 알고 데려왔었대. 직원의 실수로 섞여있었거든. 부부는 그걸 알을 깨고 나온 노란 새끼오리를 보고나서야 알았던 거지. 그대로 다시 수인입양센터에 가져가서 알 관리를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냐며 호통을 쳤어. 누가 쓰잘데기 없이 시끄럽기만 한 오리를 키우겠냐고. 오리들은 하나같이 경박스러워서 한시도 집안에 두고 싶지 않다고. 그리고는 던지듯이 직원에 건네준 거야. 하마터면 떨어져서 크게 다칠 뻔 한 걸 직원이 아슬아슬하게 놓치지 않고 받았고.

 

하사님은 할 말을 잃었겠지. 날 때부터 뻔뻔하길 타고나서 발길 닫는 곳마다 제 뜻대로 당당하게 누비고 다닌 줄 알았더니.

 

“그럼 그런 일이 있어서 속상했다고 말을 했어야지. 이렇게 말도 없이 사람을 본 체 만 체 하는 건 아주 경우없는 행동이야.”

 

“..그거는 짐이 미안하다.”

 

하사님은 훌쩍거리며 콧물을 삼키는 허니를 가만히 보다가 꼭 끌어안아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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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물은 몰라도 백조는 조심해야겠네.”

 

“아니, 흑..안 그래도 된다. 훌쩍, 나는 애가 아니니까.”

 

“이렇게 힘들어 할 것 같으면 내가 최대한 신경써야지. 어차피 여기서는 백조 볼 일도 없고.”

 

“그러면 흡..앞으로는 조심하도록..푸후헹.”

 

와중에 하사님 옷에 코 푸는 허니.

 

“그래.”

 

그 날은 하사님이 당근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다 해줬을 듯. 동물원 조류구역을 좋아하길래 예매해놨던 백조의 호수 발레공연은 취소.


"나랑 같이 물놀이를 하겠는가?"


금방 또 기분 풀려서 똘망똘망한 눈으로 물어봄.


"물은 받아줄게."


"같이 합시다!"


"그럼 오늘만이야."

 

꺄아- 신나하는 허니 데리고 뒤뜰로 간 하사님은 대충 편한 옷 걸친 채로 풀에 들어갈 듯. 허니는 하사님이 백조보다 훨씬 좋아하는 오리 모습 하고서 하사님 주위 돌면서 참방참방 놀았겠지. 실컷 놀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면 그 때 같이 물에서 나와서 몸도 닦아주고 머리도 말려주고 오늘도 무사히 오리 인간과의 하루를 마무리 했다고 한당.













 


가렛너붕붕
다임너붕붕

담편 > 다임너붕붕으로 오늘은 하사님 생일임
 
2022.07.13 00: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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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셔따🤎🤎🤎🤎🤎🥹 기다렸어요🤎🤎🤎🤎
[Code: bb71]
2022.07.13 00: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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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점점 잘하는데 도록 너무 귀엽고 킹받앜ㅋㅋㅋㅋㅋ 눈물콧물된거 졸커ㅠㅠㅠㅠ
[Code: 2fd7]
2022.07.13 00:43
ㅇㅇ
모바일
아 이집 반려오리 진짜 짠하고 귀엽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09de]
2022.07.13 00:44
ㅇㅇ
모바일
사극말투도 추가됐엌ㅋㅋㅋㅋㅋㅋ 오리 허니 귀엽고 짠하고 웃기고 킹받고 사랑스러워
[Code: 40c6]
2022.07.13 01:03
ㅇㅇ
모바일
크으
[Code: 6735]
2022.07.13 01: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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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너무 귀여워ㅠ 귀엽고 짠해ㅠㅜㅠ
내 힐링물ㅜㅠ 둘 가까워졌으면 하고 바라면서도
이렇게 가족처럼 지내는것도 너무 보기좋음
[Code: 9dab]
2022.07.13 01:07
ㅇㅇ
모바일
다임이 잘 받아주고 위로해주니까
또 바로 다 풀려서 좋아하는거 졸귀ㅋㅋㅋㅋ
[Code: 9dab]
2022.07.13 01: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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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불쌍해ㅠㅠㅠㅠㅠㅠㅠ
[Code: 87c6]
2022.07.13 01:25
ㅇㅇ
모바일
센세 왔다 ༼;´༎ຶ ۝ ༎ຶ༽
[Code: 14f0]
2022.07.13 07: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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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어ㅠㅠㅠㅠ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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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3 11:13
ㅇㅇ
모바일
오리허니 존귀ㅜㅜㅜ
[Code: a423]
2022.07.14 15:04
ㅇㅇ
모바일
얘들아 너무 힐링이야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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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8 02:51
ㅇㅇ
모바일
둘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ㅠㅠㅠㅠ
[Code: 83ab]
2022.07.18 03: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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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센세 너무 좋아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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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7 23: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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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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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00: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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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숰ㅋㅋㅋㅋㅋㅋㅋ아 힐링물이다 힐링물이야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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