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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0 19:39
첫사랑과의 재회는 영화처럼 아름답지 않았고, 소설처럼 애틋하지 않았다.
뭍에 나온 인어가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그리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은 동화속의 인어가 아니었고, 그는 더이상 허니만의 바다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허니가 돌아오는 것 또한 그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맑고 푸른 물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서 허니는 속절없이 가라 앉아있었다.
빙글빙글 웃고 있는 푸른눈을 허니는 신뢰할 수 없어졌다.
허니가 마주한 것은 어두운 곳에서 겹쳐진 두 사람의 실루엣이었다.
허니는 제 자신도 답을 낼 수 없는 물음에 잠식되었다.
탐욕스러운 바다는 인어를 삼켜내고서야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억눌렸던 감정은 집채만한 파도가 되어 허니를 덮쳤다.
11.
브래들리의 인생에서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은 두 남자의 말다툼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얘만 데려 왔다고요? 한껏 짜증이 난 젊은 남성이 한숨을 내쉬며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털어냈다. 소파에 널부러진, 그러니까 브래들리의 아버지 마틴은 이미 술병을 반이나비워내며 웅얼거리는 말로 대꾸했다. 그년이 뒤질지 누가 알았겠어.
“그럼 그냥 거기서 살게 두지 왜 여기까지 데려와요.”
“내 핏줄을 거기다 둬?”
“차라리 그 곳이 더 나았을지 모르죠.”
술에 잡아먹힌 마틴을 뒤로한 남자가 현관 옆에 서 있는 브래들리에게 다가섰다. 움찔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선 브래들리를 보며 남자는 한숨을 한번 내 쉬더니 이내 무릎을 굽혀 브래들리와 시선을 맞췄다. 이름이 뭐냐? 남자의 물음에 브래들리는 우물쭈물 대답했다. …브래들리. 시원찮은 대답에도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로버트. 편하게 바비로 불러.
갑자기 나타난 어린 저에게도 친절한 로버트는 브래들리가 생에 처음 가져본 친절이었다. 그 맛은 너무도 달콤해서 브래들리는 이 기분을 영영 잃고 싶지 않았다. 어느새 잠들어버린 마틴의 코골이 소리가 점점 커졌다. 로버트는 그런 마틴을 한번 돌아보더니 인상을 썼다. 2층으로 올라가면 아무 방이나 네가 써. 무표정의 로버트는 그대로 문 밖을 나섰다. 브래들리는 삐걱거리는 나무바닥을 조심스레 밟아 2층으로 올랐다. 계단 바로 옆에 있는 문을 열자마자, 바깥에서는 차 시동 소리가 들렸다. 브래들리는 낡은 지프가 흙먼지를 날리며 작은 점으로 사라질 때 까지 창문 앞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
로버트는 2주에 한 번, 길면 한 달에 한 번 집에 들렀다. 술에 찌든 마틴이 제대로 된 일을 할 수는 없었기에 이 집안의 가장이나 다름 없었다. 브래들리에게는 익숙한 상황이었다. 늦은 밤 낡은 반지하 골방에서 진한 향수를 뿌리며 나간 생모는 술과 담배, 그리고 쿰쿰한 정액 냄새를 묻히고 돌아왔다. 그 사이에 남은 어린 브래들리는 언제나 저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내 열린 문으로 마주한 여자는 브래들리를 보며 인상을 쓰곤했다. 너만 아니었어도. 제 몸에 뒤집어 쓴 더러운 것 보다도 더 더러운 것을 마주했다는 듯 구는 여자에 브래들리는 언제나 구석에 죽은듯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여자가 약에 취해 돌아와 발작을 했을때에도, 서서히 숨이 멎어 갈때에도 브래들리는 그 곳에서 죽은듯 앉아 있었다.
“…너, 엔젤 아들이냐?”
“….”
“에이씨, 공쳤네.”
드물정도로 멀쩡한 정신의 마틴은 짜증난다는 듯 담배를 물었다. 꼬마야, 네 엄마 소지품같은건 어디다 두는지 아냐? 브래들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작은 상자를 가리켰다. 마틴은 신경질적으로 상자를 열었고,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실실 웃으며 주머니에 무언갈 챙겨넣기 시작했다. 그게 제 엄마를 죽음으로 몰고간 약과 여태 몸을 팔고 웃음을 팔아 번 돈이라는 것은 브래들리가 좀 더 크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꽤나 만족스러운 수확이었는지, 마틴이 콧노래를 부르며 문으로 향했다. 그러다 이내 뒤를 돌아 브래들리와 눈을 마주쳤다. …너, 나랑 갈테냐? 마틴의 말에 브래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지는 몰라도 이 곳에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싶진 않았다. 마틴의 뒤를 따라 반지하 계단을 오른 브래들리는 갑작스레 마주한 햇빛에 현기증이 나서 인상을 찌푸렸다.
**
브래들리가 어느정도 자라자, 마틴은 브래들리를 본격적으로 부려먹기 시작했다. 대체로 술 심부름이나 남의 농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마틴의 알콜 중독은 점차 심해져갔다. 어느날은 술병을 브래들리에게 던지는 바람에 농장에 나가질 못했고, 벌어오는 돈이 없으니 술도 사오질 못했다. 그 날 이후로 브래들리의 몸에는 상처가 하나 둘 늘어갔다.
“…너, 아부지한테 맞고 사냐?”
“….”
오랜만에 온 로버트를 집 앞 마당에서 마주한 브래들리가 대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담배를 물고 있던 로버트가 인상을 썼다. 너 몇살이지? 로버트의 말에 브래들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말 없이 담배를 다 태운 로버트가 마당에 아무렇게나 담배꽁초를 던졌다. 짐 챙겨, 나와. 재빠르게 2층으로 뛰어 올라간 브래들리는 얼마 있지도 않은 짐을 가방에 아무렇게나 넣었다. 그 사이에 지프에 기대어 담배를 다시 문 로버트가 뛰어 나오는 브래들리를 보며 다친다. 한 마디를 했다.
“어디 갈건데?”
“집.”
“여기가 집인데….”
브래들리의 말에 로버트가 으쓱 했다. 니가 아픈곳은 집이 아니야. 감옥이지. 로버트는 마지막으로 담배를 쭉 빨았다. 후, 하고 내뱉는 한숨에 짙은 담배연기가 섞여나왔다. 먼저 타있어. 로버트의 말에 브래들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수석에 올랐다. 로버트는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더니 한참 뒤에 큰 가방을 들고 차로 돌아왔다. 바다 좋아하냐? 로버트의 말에 브래들리가 고개를 갸웃했다. 본 적 없어서 모르겠어. 피식 웃은 로버트가 시동을 걸었다. 이제 알아보자. 차를 돌린 로버트가 태우다 만 담배를 집쪽으로 던지고는 유유히 마당을 빠져나왔다. 집 안에서 부터 새어나온 연기는 문 앞에서 생긴 불길과 만나 거세지기 시작했다. 브래들리는 차창밖으로 목을 빼고 뒤를 돌아봤다. 흥얼거리는 로버트의 콧노래가 바람을 타고 불타는 집으로 흘렀다.
**
하루를 꼬박 넘게 달리며 브래들리는 제 옆의 남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았다. 아이를 싫어하지만, 친절하려고 노력한다는 것, 노래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그리 좋은 일을 하지 않는 다는 것 등등. 처음 만나서 여태 본 중에 가장 많은 것을 듣고 알게 된 날이었다. 지금 가는 집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번 돈으로 산 집이라며 자랑스레 떠벌리는 로버트에 브래들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내 방은? 하고 물었다.
“당연히 있지. 다락방도 있으니까 2층 아무데나 써.”
처음 봤던 날과 똑같은 대사로 말하는 로버트에 브래들리가 피식 웃었다. 제 환경이 변하고, 인생이 변하고, 삶이 변한대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브래들리는 제 인생의 이정표가 이리도 다정하고 변함없는 사람이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피곤함에 까무룩 잠들었는지 브래들리는 제 팔을 툭툭 치는 느낌에 부스스 눈을 떴다. 다 왔다, 내려. 꽤나 번듯한 집을 보며 브래들리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집을 돈 주고 산거 맞지? 뭐, 혹시…. 말 끝을 흐리는 브래들리에 로버트가 어깨를 으쓱했다. 혹시 모르지. 농담같지 않은 농담에 브래들리가 큭큭 웃으며 내렸다.
“학교는 내일 같이 가볼거고, 언제나 그렇듯이 난 집에 자주 못 올거야.”
“…뭐, 익숙해.”
“나 학교에 부르는 일 없게 조심히 다니고.”
“아직 학교에서 허락도 안했는데….”
“로버트 쿠퍼 동생이 학교에서 퇴짜 맞을리가 있나.”
조금은 마른 빵을 우걱우걱 씹으며 로버트가 말했다. 오래 운전을 해서 피곤했는지 얼마 먹지도 않은 빵을 내려 놓은 로버트가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들어간다. 내일 아침에 갈거니까 늦지 않게 놀다가 들어와. 로버트의 말에 브래들리가 내가 갈 곳이 어딨다고…. 하며 말 끝을 흐렸다. 방으로 향하던 로버트가 아 맞다. 하더니 고개를 돌려 짐짓 엄한 표정을 지었다.
“경고하는데, 앞으로 그렇게 말 끝 흐리지마.”
“…응.”
“얕보이면 인생 살기 힘들다.”
씩 웃은 로버트가 다시 손을 흔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혼났지만 혼나지 않은 브래들리는 따뜻한 로버트의 말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붉게 물든 얼굴을 하고 질긴 빵을 우적우적 씹으며 브래들리는 지옥같은 삶을 견딘 대가가 이런 것이라면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로버트가 자신한대로, 브래들리의 편입은 아주 수월했다. 학교는 다녀본 적은 없어도 제 앞에 놓인 문제들을 꽤나 잘 풀어냈다. 깐깐한 표정으로 브래들리의 시험지를 살핀 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주에 새 학기 시작이니, 그 때 부터 나오면 되겠군요. 입학을 축하한다, 브래들리. 손을 내미는 교장에 브래들리는 로버트를 한 번 쳐다봤다. 악수를 하라는 듯 까딱하는 로버트에 브래들리가 씩 웃으며 교장의 손을 가볍게 맞잡았다.
**
브래들리의 학교 생활은 순탄했다. 사고 쳐서 불려나오는 일 없게 하라는 로버트의 당부처럼 있는듯 없는듯 조용히 수업을 착실히 소화했다. 물론, 브래들리의 유명세는 본인의 의지대로 흘러가진 않았다. 눈에 띄는 잘생긴 외모와 푸른 눈, 그리고 튼실한 체격까지. 교내의 유명인이 되어버린 브래들리는 이런 반응들이 제대로 이해가 되질 않아 간간히 제 앞에 놓여지는 선물에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이는게 다였다. 여자 애들에게서 받아온 선물 상자들은 식탁위로 쌓였고, 더이상 식탁에서 식사를 하기 어려워 질 쯤, 집에 온 로버트와 함께 상자들을 풀어보는 것이 두 형제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이야, 이거봐라? 귀여운 목도리네.”
“형 쓰던가.”
“널 위해 짠건데, 나같은 아저씨가 소녀의 순정을 짓밟으면 쓰나.”
“우웩, 진짜 아저씨 같이 말하네.”
토하는 시늉을 한 브래들리가 목도리를 한켠에 치웠다. 아래에 딸려온 편지는 항상 로버트가 크게 읽으며 브래들리를 놀리곤 했다. 어우, 내 동생 인기 많네. 날 닮아서 잘생겨가지고 그런가. 큭큭 웃으며 브래들리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는 로버트에 브래들리가 가만히 눈을 감았다.
**
“형, 근데 나 학교는 왜 보내주는거야? 돈도 많이 들텐데. 나도 같이 형이랑 돈 벌면 좋지 않아?”
“어린이는 학교를 다녀야지. 돈은 어른이 버는거고.”
“형도 학교 제대로 안 다녔다며.”
“그러니까 보내주는거야. 너라도 제대로 살아야지.”
“….”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스포츠 경기를 보는 로버트의 옆에 앉은 브래들리가 넌지시 물었다. 중요한 순간이었는지 한시도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로버트가 뭘 그런걸 묻고 그래. 하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나는 진짜 동생도 아니잖아. 브래들리의 말에 로버트는 그제야 브래들리를 보았다. …너 사춘기냐? 로버트의 물음에 브래들리가 그럴수도? 하며 씩 웃었다.
“네가 그 망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우리집에 온 순간 부터, 넌 내 동생이야.”
“….”
“그러니까 바르게 자라. 나랑 아버지랑 못한 만큼.”
“….”
또 그런 소리 하면 한대 쥐어박는다. 로버트의 말에 브래들리가 씩 웃었다.
**
이 곳의 여름은 유난히 쨍한 날이 많았다. 제가 살던 사막같은 느낌에 브래들리는 속이 답답했다. 바다가 있다고 했는데. 사고 치지 말라는 로버트의 당부에 집과 학교만을 반복하며 살았던 브래들리는 그제야 기억 저 너머에 있던 바다를 떠올렸다. 항상 공기중에 떠다니는 소금기가 이제야 새삼스레 다시 느껴졌다. 앞에서 떠드는 선생님의 말이 점점 흐려졌다. 수업이 끝났다는 종소리가 들리자마자 브래들리는 가방을 챙겼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바다에 처음 온 브래들리는 이렇게 많은 물이 존재하는구나, 하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강한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바다는 오히려 까맣게 보였다. 다들 내 눈 보고 바다같다더니, 저렇게 어두웠나. 브래들리는 잘 뜨이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며 얼굴을 찌푸렸다. 물이 가득한 바다에 오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건만, 사막과 다를 바 없는 모래들의 향연에 브래들리는 정신이 아득했다.
터덜터덜 모래사장을 걷던 브래들리는 저 멀리 아무렇게나 놓인 가방과 옷가지들을 발견했다. 누가 여기서 죽으러 갔나? 흥미가 생긴 브래들리가 그 자리에 앉아 옷을 살폈다. 평범한 티셔츠에 작은 바지였다. 어린애가 죽을일이 있나, 생각하던 브래들리는 제 어린시절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동네에도 나 같은 애 하나 쯤은 있을지도 몰라. 브래들리는 옷가지를 제 품에 안고 옆에 놓인 가방을 뒤적였다. 작은 책 한권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게 들어있지 않은 가방이었다. 책을 열어보니 영 알지 못하는 글자들이 빽뺵하게 적혀 있었다. 이게 글자인가? 그림인가? 브래들리는 이걸 두고 사라진 주인이 너무도 궁금했다. 마녀일지도 몰라, 이게 마법 주문이고. 겉표지부터 좀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 제 나름대로의 추리를 하며 바다를 지켜보던 브래들리는 물 위로 솟아오른 머리를 발견했다.
“…인어?”
저 멀리서 나온 머리의 주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맨 다리로 모래사장에 도착했다. 바다속 마녀랑 목소리를 교환한건 아니겠지. 손을 흔들면 소리라도 질러주려나 싶은 브래들리가 양 손에 옷가지를 들고 흔들었다. 긴 머리를 꾹꾹 짜내며 돌돌 말아올려 질끈 묶은 인어가 브래들리를 보더니 후다닥 뛰어왔다. 아직은 어린 여자애가 속옷차림으로 브래들리의 손에 걸린 옷을 낚아챘다. 달리는 걸 보니 목소리랑 다리를 바꾼 것 같진 않았다.
“인어인 줄 알았네.”
“인어? 세이렌이 아니라?”
“노래는 못들어서 말야.”
브래들리는 어깨를 으쓱 하며 대답했다. 아, 맞다.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서 네 책 좀 읽었어. 모래가 묻은 책을 들어보이는 브래들리에 인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땠어? 인어는 브래들리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듯 옷가지로 물기를 닦아내며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물었다. 꼭 로버트 같은 사람이었다. 무슨 글자인지도 감도 안 잡히던데. 살면서 인어의 비밀 하나쯤은 알고 싶었는데 말야. 브래들리는 아쉬운 듯 대답했다.
“일기장인거 알면서도 그걸 읽었어? 생긴거랑 다르게 음침한 구석이 있네, 너.”
“내가 여자애의 일기를 읽었다면 음침한거겠지만, 이건 인어의 비밀이 담긴 고대의 책인줄 알았다고.”
브래들리의 대답에 인어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바지를 입었다. 가방에 잘 넣어놔, 인어의 저주가 있기 전에. 장난인 걸 알면서도 왜 인지 믿음이 가는 말투에 브래들리가 가방에 일기장을 넣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주변을 살피는 인어의 행동이 꼭 진짜 동화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아 브래들리는 큭큭 웃으며 가방을 들었다. 자, 여기. 인어에게 돌려주려는 듯 가방을 내밀었던 브래들리가 이내 다시 제 쪽으로 가방을 끌어당겼다. 그제야 인어가 브래들리와 얼굴을 제대로 마주했다. 인어의 눈은 제가 처음 본 바다의 색과 똑같이 까맣고 반짝였다.
“난 브래들리라고 하는데, 넌?”
“….”
“아무리 인어라도 이름은 있을 거 아냐?”
“허니 비.”
“좋네, 허니.”
오늘, 나랑 놀자. 브래들리는 씩 웃으며 허니에게 손을 내밀었다. 허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망설임 없이 그 손을 잡았다. 인생 처음으로 브래들리는 제가 내민 손을 잡은 이 인어가 너무도 가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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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가 이어져도 모자랄 판에 먼 뿌꾸시점으로 삽질을 또 보냐고 물어보신다면 ㅈㅅㅈㅅ….
허니 시점으로 봤으니까 이제 뿌꾸 시점으로 외전이라고 생각하시고
다시 보는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요…?
나쁘다고 생각하시면 ㅈㅅㅈㅅ….
근데 이걸 보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건디….
서로 삽질하는 허니와 뿌꾸 넘 재밌다ㅎㅎ! 나만 재밌다면 ㅈㅅㅈㅅ
언제나 읽어주시고 즐겨주시는 붕붕이들이 있으시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뿌꾸너붕붕
로켓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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