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만의 싱글대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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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섭의 두가지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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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섭대만 알오버스 현대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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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후에 정대만은 잠이 엄청 많아짐. 이십 년도 넘게 루틴 지키던 사람이 아침에 못 일어나고, 심한 날엔 밖에서 졸기도 해서 불가피한 스케줄 아니면 외출을 자제하게 됨. 자연스럽게 태섭이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겠지. 대만이는 그게 좀 미안한데 사실 송태섭은 만족도 최상이면 좋겠다.


왜냐면 정대만 자다 깰 때마다 꿈 얘기 해주는 거 귀여워서. 잠에 취해서 웅얼웅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는데 그 무방비한 모습이 너무 좋음. 그래서 안 놓치려고 낮잠 시간마다 옆에 붙어있을 듯. 자는 대만이 옆에서 농구 잡지도 보고 아기 용품도 고르고. 그런데 오늘따라 하얀 침구에 폭 싸인 형이 너무 예뻐 보이는 바람에...


인별 라이브를 하자.

우리 형이 멋지기만 한 게 아니라 귀엽기까지 하다는 걸 온 세상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송태섭은 충동적인 결정을 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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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바쏭이다!!!
-오늘 무슨 날이에요?
-와!!!! 4개월만에!!! 라이브!!

송태섭은 화면에 대고 쉿 한번 해 보인 다음 말 없이 침대맡으로 가서 앉음. 그리고 카메라에 대만이 보여주는데, 대만은 포근해 보이는 이불을 둘둘 말고 세상모르고 자고 있겠지. 살짝 입 벌리고 색색 대는 게 귀여워서 송태섭 낮게 웃음. 근데 화면 흔들리니까 태섭이가 아예 폰을 협탁에 고정해서 대만이 얼굴 잘 나오는 앵글로 조정해놓고 이제 형한테 집중하는데 정작 송태섭은 손밖에 안 나올 듯.

손가락 조심스레 뻗어서 대만이 입술도 살짝 만졌다가 볼도 콕 찔렀다가... 소중해서 어쩔 줄 몰라 한다는 게 화면 너머로도 느껴져서 귀여운 와중에 팔뚝에 핏줄 선거는 또 섹시하니까 팬들만 울부짖고 있음

-와 와....
-나랑 결혼해줄 것도 아니면서 이런 걸 보여주네



형 머리에 까치집도 정리해주는데 팬들이 보기엔 걍 머리 만지고 싶어서 핑계 대는 걸로 보임. 그도 그럴 게 너무 쓰다듬고 있잖아...

그쯤 되면 대만이도 스윽 눈 뜨는데 눈앞에 송태섭 있는 거에 놀라지도 않고 배시시 웃으면서 "송태섭. 너 애기 걸 뺏어 먹으면 어떡해?" 함. 자다 깨서 꿈에서 본 거 두서없이 말하는데 송태섭 익숙하다는 듯이 들어주겠지. "내가 그랬어요? 미안." 대답하는 목소리에 은은하게 웃음기 묻어나는 거 엄청 티 나는 데다가 손은 안 쉬고 머릿결 보복 만져주고 있음.

대만이 파란 딸기 같은 이상한 소리 좀 더 쫑알거리다가 "하하, 하여간 귀여워... 돼지푸들..." 이러고 엎드려서 다시 잘 듯.




자랑할거 다 보여준 송태섭, 침대 밖으로 나와서 의기양양하게 웃으면서 "내 거예요." 하고서 이제 끈다고 함. 그런데 갑자기 정대만이 옆자리 빈 걸 눈치챘는지 태섭이 있던 자리 더듬더듬더듬더듬... 송태섭 놀라서 카메라도 못 끄고 다시 가는데 정대만이 태섭이 손 찾자마자 다시 자기 머리에 턱 하니 올림. 쓰다듬으라고.


대만이는 몰랐겠지. 송태섭이 두 시간도 넘게 머리 만져준 걸 몇 만 명이 라이브로 봤을 줄은.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요즘 자꾸 머리 쓰다듬는데 이유도 모르고 그냥 예쁨받고 있음 좋겠다. 갑자기 들어온 오성전자 핸드폰 광고 미팅 가서야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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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따르릉 울리는 알람 소리에 정대만은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림.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하품을 뱉어내며 비척비척 침대에서 기어 나오고,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창가로 다가가서 커튼을 챡 걷는데...

"기분 이상하네."


정대만은 묘한 기분에 휩싸여 혼잣말을 내뱉었음. 일어났는데 옆에 송태섭이 없는 건 정말 드문 일이라. 그래도 서운하다거나 하지는 않겠지. 나가서 놀다 오라며 내쫓은 건 자신이니까. 임신한 남편이 깨지 않도록 송태섭이 조심조심 준비해서 나간 보람도 없게 아침에 일어난 대만은 창문을 활짝 열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었음. 마당에 있는 농구장 뒤로, 빨간 끼끼와 초코푸들이 보임. 좋아. 아직 안 갔구나.


"어? 대만군!"
"형! 어떻게 일어났어요?"

"하하. 너희 둘 배웅해주려고. 잘 다녀와."


졸음이 덕지덕지 묻은 얼굴로 손을 흔드는 대만에게 백호와 태섭이 손을 마주 흔들었음. "다녀올게요." "섭섭이는 이 천재한테 맡기라고!" "내가 널 맡아주는 거지, 인마!" 한바탕 시끄럽게 하고서 떠나가는 둘을 보고 있으려니 대만이는 괜히 웃겨서 혼자 실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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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가 일찍 일어난 이유는 하나 더 있었음. 오늘 아라랑 소만이랑 쿠키 굽기로 약속한 날이라서.


"아라야! 어서 와."
"안녕하세용~"


아라랑 쿠키 반죽 치대면서 오랜만에 수다 떠는데 같이 태섭이 흉보다가도 대만이가 "송태섭은 그런 점이 귀엽지..." 하면 아라가 애가 열 살인데 아직 신혼 같다고 놀리겠지. 둘이서 한참을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대만이 근황 얘기로 넘어감.


"오빠 요즘 교육은 어때용?"
"말도 마라 진짜 힘들어... 교육은 괜찮은데 유 감독님이 만날 때마다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하셔서. 그냥 다시 선수 하고 싶은 거 있지."
"엑. 그 정도예요?"
"선수들한테 먼저 인사하지 마라, 웃어주지 마라, 등 두드려주지 마라. 에휴 그냥 운동복 입고 농구 할 때가 좋았어."


"그치 농구 할 때가 좋았지?"
"응... 응?"


눈 감고 절레절레 고개를 젓던 정대만. 암 생각 없이 하품하면서 대답하다가 어라? 하고 아래 보면 소만이냐 눈 반짝이고 있음.


"소만아! 벌써 깼어?"
"고모!"
"반죽 다 됐는데?"
"이제 30분 휴지시켜야 되잖아요. 그동안 농구 하자!"


애가 언제 일어났냐는 말엔 대답도 안 하고 냅다 품에 안기면서 농구공 들이미는데, 이미 옷도 다 갈아입고 잔뜩 기대하는 게 눈에 보여서. 어릴 적 준섭 오빠, 태섭 오빠가 이랬으려나 생각하면 거절도 못 하겠지. 대만이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아라랑 눈 마주쳐서 푸흐흐 웃다가 허락함.


"... 진짜 잠깐만이야?"






잠시 후.

송태섭은 정대만이 병원에 실려 갔다는 전화를 받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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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이들 오랜만!! 다시 달려보자고 ( ᐛ )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