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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섭대만 알오버스 현대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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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만 선수 아이, 제가 낳았어요.'

억울한 소리로 울려퍼지는 젊은 남성의 목소리. 짧은 u튜브 영상이 몰고 온 파장은 어마어마했음.





-정대만 선수! 여기 좀 봐주세요!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각인 오메가가 있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젠장...' 정대만은 굳은 표정으로 기자진을 뚫고 지나갔음. "자세한 얘기는 구단을 통해서 하겠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보디가드와 함께 똑같은 말을 몇번이나 반복하고 있으려니 안그래도 지친 몸이 축 늘어지는게 느껴지겠지 

곧 도착한 구단에서는 감독님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정대만을 기다리고 있었음. 빨리 수습해야 한다며 대만이를 부르는 감독님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음.


"처음보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소만이는 저 혼자 낳았다니까요."
"대체 이게 몇번째냐, 이상한 사람이 왜이리 많은지, 원."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고 법적 조치 취했다고 발표해주세요."


회의실을 나와 걷는데 복도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음. '또야?' '그럼 소만이 진짜 엄마는 누구래?' '모르지. 정대만 선수는 혼자 낳았다고만 하고.' '알파 혼자 애를 어떻게 낳아?' '대학 때 낳은거니까 그 때 오메가랑 사고쳤겠지'


자기때문에 주말에 급하게 출근해서 일하는 사람들이니, 오늘은 안줏거리가 되더라도 어쩔 수 없지. 정대만은 못 들은척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걸 후회하지는 않지만... 진짜 애아빠는 코빼기도 안 비치는데 본인이 애엄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만 한 트럭이라니. 송태섭에게 안 들켜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조금도 의심해주지 않는 걸 서운해 해야 할지. 모순된 감정을 품고서 정대만은 집으로 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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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아!! 왜 이제와!"

아직 허리까지도 오지 않는, 어린 아들을 정대만은 번쩍 들어서 껴안아줌. 우리 소만이 주려고 아이스크림 사오느라 그랬지. 씩 웃으며 아이를 내려놓은 대만은 백호에게도 아이스크림을 하나 쓱 내밀었음. 수고했다. 너 없었음 진짜 큰일났을뻔 했어.

백호는 대만이랑 같은 팀 소속이라 프로 데뷔 이후에도 자주 만났음. 미국 간 태섭이 태웅이만 빼고 북산즈는 자주 모였는데, 처음엔 밖에서 만났지만 대만이가 소만이 보느라 자꾸 빠지니까 나중엔 아예 대만이네 집에서 만나게 됨. 소만이는 삼촌들 중에서도 백호를 제일 좋아했는데, 몸으로 놀아줘서일듯.

오늘도 백호랑 원없이 놀았는지 소만이는 슬슬 졸리다고 칭얼거리고 있겠지. 먹다가 반쯤 남은 아이스크림을 아빠 입에 밀어넣어놓고서 이 닦으러 가는 모습이 씩씩했음.


"누구 닮았는지, 체력이 왜이리 좋냐. 백호야 앞으로도 애랑 좀 놀아줘. 제발."
"대만군... 설마 애엄마가 나는 아니지?"
"너 미쳤냐?"


둘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대만이는 속으로 좀 미안하겠지. 백호한테도 아이 엄마(사실 아빠)가 누군지 말해주지 않았거든. 혼자 낳았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지만, 완전한 진실도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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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별을 고한건 대만이었겠지. 롱디가 힘들 것 같냐는 말에, 마음이 식었다고 대답함. 거짓을 고하는 입이 썼지만 정대만은 그게 옳다고 생각했으니까 망설이지 않았을 듯. 나 좀 놔줘, 하고 말하는 대만을 태섭이 무슨 수로 막겠어.

얼마 뒤 송태섭은 미국으로 떠났고, 품에는 반지 하나만 남았음.
그리고 정대만에게는, 몸 안에 작은 아이가 남았고.


그 후로 정대만은 건강상의 이유라며 휴학계를 내고 2년동안 자취를 감춤. 그리고 2년만에 대학리그에 나타나서 화려한 복귀를 알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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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아, 무리할 것 없어. 오늘은 이만 쉬는 게 좋겠다."
"네, 감독님."


정대만은 이를 악물고 대답함. 연습 시간이 남았는데, 오늘은 웨이트를 더 해야하는데, 아직 지치지 않았는데. 체육관에 남아있을 이유는 차고 넘쳤으나 감독의 지시는 따라야 했음.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감독의 눈밖에 나면 경기를 뛰지 못할테니까. 고등학교 때 다시는 농구를 놓지 않으리라고 맹세한게 무색하게도 자신은 2년이나 운동을 쉬었다는게 화가 났음. 그러나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게 더 슬펐겠지. 정대만에게는 이제 농구보다 소중한 게 생겨버렸기 때문에..




'2년이나 쉬고... 솔직히 이정도면 운동선수 자격이 없는거 아닌가?'
'노력도 안하면서 재능빨로 기용되는거 웃기네... 누군 아직도 벤치인데.' 


가끔 주변에서 수근거리는 말이 들려옴. 맞는 말이라고, 정대만은 생각하겠지. 2년동안 운동을 쉰 자신에게 밀린 벤치 선수들에게는 한없이 미안했음. 그래서 더더욱 열심히 할거야. 체력이나 스킬을 단련하는 건 물론이고, 팀에 필요한 자원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함. 팀원들의 사소한 습관을 기억해뒀다가 맞춰주고, 감독님을 깍듯하게 모시고. 서포터즈에게도 친절하게,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는 진심을 담아서.


대학리그에 복귀한 정대만은 그대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다음 시즌에 프로 리그에 입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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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만 선수, 오늘 경기가 끝나면 뭘 하실 예정이신가요?"
"애 보러 가야죠. 오늘은 비눗방울 총 사간다고 했거든요."


10초도 안되는 짧은 인터뷰가 SNS를 강타했음. 정대만 결혼, 정대만 일반인여자친구, 정대만 형질, 정대만 과거, 정대만 유부남, 정대만 비눗방울... 온갖 추측글이 난무하고, 정대만의 과거 지인이라는 사람들의 글이 돌아다녔겠지..

-대학리그 때 서포터즈 했는데 유독 친절하게 굴더라... 여친개많을타입 ㅇㅇ
-와 쥐도새도 모르게 결혼했네 누구냐 싸움잘함?
-정대만 경기 영상 보면 백퍼 알파임 내가봄 빼박
-ㅈㄷㅁ 알파일텐데 대학리그 때 오메가인 선수 ㅇㅇㅇ이랑 사귄거 아닌지?
-대학리그 시절 ㅁㅁㅁ랑 단둘이 연습하는 사진 찾음
-쟤네들이랑 다 사귀었다고? 완전 걸레네

 

상상 이상의 불같은 반응에 구단이 급속으로 내놓은 보도자료가 기름을 부었음.

[A구단 정대만 선수는 지금 사랑스러운 아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지나친 추측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싱글대디라고?? 그래서 애엄마가 누구라는건데? 이혼이야? 사별이야? 아님 뭐, 비혼이라 대리모로 낳은거야? 

수많은 가설 중 정설로 자리잡은 건 '대학시절 오메가랑 사귀다가 사고쳐서 애 낳고, 양육권 소송해서 애 데려옴. 그러느라 2년 날린듯' 이었겠지... 사실무근이지만 대만은 자기 형질이나 아이의 친모 등 사생활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었음.


유일한 걱정은, 미국에 있는 송태섭이 자기한테 실망할까... 하나 뿐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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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논란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왤케 늘어지냐

+ 가독성 때문에 약간 수정


2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