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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0 22:24

퇴고 없
캐붕 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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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8편









 

51.

 

레토는 순간 제 귀를 의심했음. 놀라기도 했음. 그리고 그런 레토의 감정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흐르던 눈물이 조금씩 멎고 있었음.

 

허니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음. 들으면서도 자신이 제대로 듣고 있는 것인지 몇 번이고 속으로 되물었음.

 

그야 당연했음. 물론 허니도 결혼까지 한 사람에게 싫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그에게는 폴이라는 사내가 있었음. 이제는 레토가 너무도 자주 그 서류를 들여다 봐, 얼굴이 사진처럼 그의 머릿속에 남은 남자.

 

무슨 말을 꺼내야 할 지 확실하지 않아, 말을 고르듯 몇 번이나 입을 열었다 닫았음.

 

정말, 정말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눈을 뜨고 꾸는 꿈이라는 게 있다면, 바로 이것일거라고. 레토는 그렇게 생각이 들었음.

 

 

 

 

 

52.

 

일상이 다시 계속 되었음. 허니는 잠을 자다가 깨다를 반복했고 레토는 그런 허니의 곁에서 최대한 떨어지려 하지 않았음.

 

물론 공작이라는 작위 탓에 그게 쉽지 많은 않았음.

 

심지어 지금이 1년 중 가장 바쁘다는 가을이었으니, 정말이지 레토는 눈코뜰 새 없이 바빴음.

 

그래서 한 편으로는 불만이 마음 속에서 피어올랐음. 허니의 곁에 있어줘야 하는데, 하는 마음과 다르게 몸은 자꾸만 레토를 찾는 제 부하들의 말에 움직일 뿐이었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유에 박사에게서 매일 저녁 허니에 대해 보고를 받는 것이었음.

 

아직도 몸이 조금 약하시긴 하시지만, 그래도 못 버티실 정도는 아닙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깨어있으셨습니다.

오늘 저녁은 평소보다 더 많이 드셨습니다.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레토는 귀담아 들었음.

 

 

 

 

 

 

53.

 

생각보다 허니가 레토에게 해줬던 말의 힘은 대단했음.

 

누가 보면 결혼한 부부끼리 뭐 대수라고, 생각할 지도 몰랐지만 레토에게 있어 그것은 일종의 확인을 받는 것이나 다름 없었음.

 

물론 허니의 그 한 마디에 허니의 옛 연인인지, 아니면 옛 사랑인지 모를 그 폴이라는 남자에 대한 불안감이 아예 사라졌냐고 하면 그것은 아니었음.

 

몇 년을 간직해 온 불안감이 그렇게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을리가.

 

그래도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은 찾아왔음.

 

허니가, 허니가 나를 사랑한대. 예전에는 그 폴이라는 사내를 사랑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니래.

 

매일같이 그 사실을 레토는 제 자신에게 되새겼음.

 

저녁에 허니의 옆에서 눈을 감을 때에도, 아침에 허니의 옆에서 눈을 뜰 때에도. 심지어 일을 하다가도 몇 번이고 머릿속에 그 말이 떠올랐음.

 

그럴 때면 레토는 기분이 좋아졌음. 오늘도 열심히 일해야지, 그런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 가장같은 생각도 가끔은 들었음.

 

참, 쉽구나. 별 것도 아니었구나.

 

레토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음.

 

 

 

 

 

 

54.

 

허니의 진통이 시작되었음.

 

공작가는 시끄러워졌음. 사용인들은 어쩔 줄을 몰라했고 유에 박사는 침착하게 산파들에게 이것저것 명했음.

 

레토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얼음처럼 굳었음.

 

어떻게 해야하지? 내가 뭔가를 해야하나?

 

머릿속이 조금씩 시끄러워질 때 쯤, 고통에 찬 허니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음.

 

그 소리에 반사적으로 침실 문고리를 돌리려 하던 레토가 이내 멈췄음.

 

들어가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알았음. 레토는 의사가 아니었고 하물며 산파도 아니었음. 이런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음.

 

공작이라는 지위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남들에게 명령을 하는 것 뿐, 혹시나 허니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해도 그 명령으로 허니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음.

 

만약에, 만약에라도 허니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언젠가 떠올랐던 두려움이 다시 레토를 덮치기 시작했음.

 

혹시라도 저 뱃속의 아이가 진짜 허니를 잡아먹고 태어나기라도 하면, 나는 그럼 그때는 어떡하지?

 

그럼 나는 그때 그 아이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조금은 안정되었던 머릿속이 다시 익숙한 걱정들로 가득찼음.

 

허니가 필요했음. 저 안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허니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허니가 나와서 레토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었음.

 

“뜨거운 물 더 가져와!”

 

유에 박사의 다급한 외침을 들으며 레토는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 할 말을 속으로 삼켰음.

 

역시, 그 날 허니에게 더 얘기해야 했음. 몇 번이고, 허니가 싫어하더라도 강조를 했어야 했음.

 

아이가 아닌 나를 선택하라고.

 

원망을 하더라도, 나를 선택하고 살아서 나를 계속 원망하라고.

 

 

 

 

 

 

55.

 

지옥같은 시간이 얼마나 이어졌을까, 허니의 목소리는 작아졌고 곧 기다렸다는 듯, 아이의 울음소리가 공작가를 가득 채웠음.

 

그 소리가 들려오기 무섭게 레토는 침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음.

 

“건강한 도련님이십니다.”

 

산파가 그런 말을 하며 레토에게 아이를 안겨주었음.

 

잔뜩 우는 아이를 안고 있으면서도 레토의 시선은 품에 안긴 아이가 아닌 침대에 누워있는 허니에게로 향했음.

 

“아이는, 건강한가요?”

 

힘겹게 말을 내뱉는 허니의 모습에 레토는 다급하게 침대 곁으로 걸어갔음.

 

허니의 모습은 누가 봐도 지쳐보였음. 헝클어진 머리, 땀으로 젖은 이마, 튼 입술, 쉰 목소리까지.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것이 힘든지 허니는 숨을 겨우 내뱉고 있었음.

 

허니의 질문에 그제서야 레토의 시선이 품에 안긴 아이에게로 향했음.

 

울고 있던 아이는 아무도 달래주지 않았지만 이내 지쳤는지 울음이 조금씩 그치고 있었음. 그리고 그제서야 천천히 떠지는 초록색 눈을 마주했음.

 

누가 봐도 허니의 눈이었음. 아아, 당신의 흔적이 여기 이렇게나 선명하게 있구나. 조금은 안도감이 피어올랐음.

 

“당신의, 당신의 눈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게 말을 하는 레토는 목이 조금 막혀오는 것 같아 중간에 말을 한 번 골라야 했음.

 

레토의 말에 허니는 아이를 눈으로 한 번 훑더니 희미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음.

 

“곱슬 머리는 당신의 것이네요.”

 

허니의 말에 그제서야 레토는 아이의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음.

 

응, 맞아요. 내 곱슬 머리를 갖고 있네요.

 

아마 레토는 그 말을 내뱉지 못 했음. 눈가에 차오르는 눈물 때문에 차마 말을 잇지 못 했기 때문임.

 

 

 

 

 

 

56.

 

아이의 이름을 정말 폴이라고 짓는 게 맞을까?

 

아이가 태어나자 레토의 마음 속에는 그런 마음이 더욱 강하게 들었음.

 

허니가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해주었지만 레토는 조금 더 확실한 무언가를 확인 받고 싶었음.

 

아니, 그런 것을 떠나서라도, 옛 사랑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짓는 것이… 정말 옳은 일일까? 무엇보다 자신은 아이의 이름을, 아무렇지도 않게 폴이라고 부를 자신이 없었음.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레토는 결국 말을 꺼내고야 말았음.

 

“아이 이름… 말이에요.”

 

목에 무언가라도 걸린 것 같은 느낌이었음. 마치 꺼내면 안 되는 말을 꺼내는 것같은 기분이었음. 속까지 거북하게 느껴지는 것이, 몸이 허니와의 이 대화를 거부하는 것 같았음.

 

“네?”

 

한참 아이와 놀아주고 있던 허니가 시선을 끌어올렸음. 그런 허니를 마주하자 레토는 더욱 목이 막히는 기분이었음.

 

그래도 오늘은 진짜 이야기 해야한다. 이러다가 정말 아이의 이름이 폴이 될까 레토는 두려웠음.

 

“꼭… ‘폴’이라고 해야할까요?”

 

질문을 하는 레토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음. 시선 또한 완벽하게 허니를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음. 혹시라도 허니가 단호하게 그래야 한다고 말하면,

 

“네.”

“…”

“꼭 폴이라고 해야해요.”

 

그렇게 대답을 하면 어떡하지?

 

정말, 우리의 아이에게 그 남자의 이름을 줄 거야?

 

한동안 잠잠했던 머릿속의 악마가 다시 킬킬 웃으며 레토에게 의심의 씨앗을 심어둔 것이 틀림 없었음.

 

그렇지 않고서야 그 씨앗이 지금 이렇게 싹을 틔울리가 없었으니까.










늦었고
주절주절 쩔고
노잼이다

킬킬 공작님 이렇게 내가 쉽게 자낮을 풀어줄거라고 생각했냐고요~!~!~!~!

레토너붕붕 듄굗너붕붕 오작너붕붕

2024.03.30 22: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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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댓 따묵고 볼게요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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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0 22: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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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시발... 진짜 자낮오해하는 레토 공작님 존나 맛있어요
[Code: 41ce]
2024.03.30 22: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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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진짜!!!!! 애까지 낳고 뭐하는 거야!!!!!
센세 너무 쫄깃해서 힘들어
근데
맛있긴 진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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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0 22: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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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가, 허니가 나를 사랑한대. 예전에는 그 폴이라는 사내를 사랑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니래.


귀여워공작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
[Code: e862]
2024.03.30 22: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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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님 대화를 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한다니까 믿고 물어봐ㅠㅠㅠㅠㅠㅠㅠ
[Code: 83e4]
2024.03.30 22: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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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님 하인한테 자격지심 느낄정도면 폴이라는 하인도 꽤 생겼나바 .....키도 큰가 공작님 화이팅 ( o̴̶̷̥᷅⌓o̴̶̷᷄ ) 사진 그만 들여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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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1 00: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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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최고
[Code: ee5b]
2024.03.31 01: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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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표 롤코 천만번 탈 수 있어요
[Code: b5e0]
2024.03.31 02: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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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 센세ㅠㅠㅠㅠㅠ 공작님 다시 또 자낮하는거 너무 마히다ㅠㅠㅠㅠㅠ진심 최고...ㅠㅠㅠ
[Code: 0f6f]
2024.03.31 04: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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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꼭 딸을 먼저 낳으라고 신신당부 했는데 이젠 괜찮아 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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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1 08: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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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키가 부릅니다 대화가 필요해
[Code: 4ba7]
2024.03.31 21: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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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셨나요 기다렸습니다!!!!
[Code: fad8]
2024.04.01 20: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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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눈물이 좔좔납니다..
[Code: 5fe2]
2024.04.01 22: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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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존나 개맛도리
[Code: 9822]
2024.04.01 23: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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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킬 자낮 존맛탱
[Code: d948]
2024.04.02 01: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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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은 제시카아들에서 허니아들 된거니까 칼라단에서 공자로 행복할 수 있는건가 근데 이제 아빠랑 삼각관계인..
[Code: edf8]
2024.04.02 22: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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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보고시퍼....
[Code: 6ec0]
2024.04.04 03: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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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레토 자낮 풀어주러 와야지ㅜㅜ 어딨오
[Code: cf5b]
2024.04.04 23: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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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4월이야ㅠㅠ
[Code: 561b]
2024.04.06 02: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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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막문단 읽고 이마 깼어 센세
[Code: d58a]
2024.04.08 20: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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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달이 바뀐지도 꽤 됐는데… 기웃기웃…
[Code: 6737]
2024.04.08 21: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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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밖에 꽃 흐드러지게 폈더라… 열리는 꽃봉오리 보고 센세 글 생각나서 다시 왔어ㅠㅠㅠ
[Code: 30de]
2024.04.14 13:27
ㅇㅇ
센세...나 기다리느중이야...알라뷰.....
[Code: 7594]
2024.04.16 00: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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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보고 싶다
[Code: 1b27]
2024.04.17 14: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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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저 기다릴게요ㅠㅠ
[Code: 35e1]
2024.04.23 22:59
ㅇㅇ
보고싶어요ㅠㅠㅠ
[Code: 4a74]
2024.05.05 00: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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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언제 돌아와??
[Code: b5da]
2024.05.06 23:48
ㅇㅇ
저 아직도 기다려요....사랑해
[Code: ee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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