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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18:00

전편

 

퇴고 없음
캐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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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황궁으로 향하기 위해 칼라단을 떠나면서도 레토는 사실 이게 맞는 것인가 조금 고민이 들었음.

 

솔직히 말해서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었다고 하면 거짓이었음. 레토가 허니를 안 본 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까. 몇 년 전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자신의 즉위식을 축하해준다는 명목하에 칼라단에 왔던 허니는 그 이후로 칼라단을 방문한 적이 없었음.

 

레토도 다를 것이 없었음. 평화롭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작인 레토까지도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음. 매일같이 바쁘게 지내다보니 칼라단을 떠날 일도, 허니에게 연락을 취할 일도 없었음.

 

뭐, 무엇보다 허니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할 사이가 아니기도 했고.

 

그래놓고 이제 와서 청혼을 한다니. 레토 자신도 어디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는 황궁으로 향하는 지금까지도 확실하지 않았음.

 

 

 

그런 레토를 보며 하와트는 기뻐해야 할 지 걱정해야 할 지 확실하지 않았음. 솔직히 레토가 혼기를 채운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으니까.

 

공작이라는 레토의 직위에 맞지 않게 그에게는 후계자 하나 없었음. 성별을 떠나서도 자식이 없다는 것은 위험했음. 원래 가문의 안전은 탄탄한 후계자에게서 오는 것을 귀족과 관련된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니.

 

거기다 대가문 정도의 가주라면 으레 한 명 씩은 데리고 있다던 첩 마저도 레토에게는 없었음.

 

이러다가 진짜 어디 들어보지도 못 한 레토의 먼 친척이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물려받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고 있었을 즘, 갑자기 레토가 청혼을 하겠다니 기쁜 일이기는 했음.

 

문제는 그 상대였음. 코리노 황가의 사람이니만큼 허니가 아트레이데스 공작 가문의 안주인으로 들어오기에 부족한 것은 전혀 아니었으나, 과연 황가 사람을 공작 가문에 들이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 확실하지 않았음.

 

한 번 황가의 사람은 평생 황가의 사람이었음. 언제 황제를 위해 공작 가문을 져버릴지 모르기도 했음.

 

하와트는 곧 도착한다는 소리에 이내 자꾸만 드는 나쁜 생각을 애써 무시했음.

 

그저 기우이기를, 그런 생각을 하며 시야에 들어오는 낯선 행성을 바라보았음.

 

 

 

 

10.

 

“공작! 정말 오랜만이오!”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함대에서 내리자마자 허니는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나와 레토를 반겼음. 어찌나 빨리 나왔던지, 허니의 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의 시녀들로 추정되는 사용인들이 다급하게 달려오고 있었음.

 

양 볼이 상기된 채 달려나오는 허니를 보며 레토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었음. 

 

뒤늦게 자신이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레토는 한 편으로는 수염을 기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음. 안 그랬다면 한껏 올라간 제 입꼬리를 보고 거니가 분명 몇 날 며칠을 놀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임.

 

“오랜만에 뵙습니다, 공주님.”

“응, 정말 오랜만이야. 오는 길은 어땠나? 힘든 일은 없었나? 갑자기 온다는 말을 전해 듣고 내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네. 아니, 그래서 문제라는 말은 아니고…“

 

허니의 질문들이 줄줄이 이어졌음. 어찌나 많은 질문들이 한 번에 쏟아지던지, 레토는 과연 허니가 제 대답을 들을 의향이 있는건지 의문이 들기까지 했지만 그런 허니의 모습에 자꾸 미소가 흘러나왔음.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사람들은 함대에서 빠져나오지도 못 한 채 조금은 어색하게 레토의 뒤에 서 있었음. 그들의 입장에서는 공주인 허니와 자신들의 주인인 공작이 아직 움직이지 않았으니 먼저 자리를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음.

 

”아, 내가 먼 길을 온 사람을 붙잡고 있었군, 내 무례를 용서하게 공작.“

”괜찮습니다.“

 

뒤늦게 허니가 상황을 알아채고는 레토에게 어서 안으로 들라는 듯, 제가 막고 서 있던 길을 살짝 비켜주었음. 

 

그리고 허니는 레토 뒤에서 따라 나오는 다른 익숙한 얼굴들에게 인사를 건넸음. 허니가 칼라단에서 지낼 때 대화가 잘 통해 친하게 지냈던 거니, 조언을 자주 구했던 하와트. 레토의 모든 심복들이 그를 따라올 수는 없어 던컨은 함께 오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허니는 아주 아쉬워했음.

 

“누구 더 찾으시는 얼굴이라도 있으십니까?”

 

이미 허니가 아는 얼굴들은 이미 인사를 다 했을텐데, 허니는 어전히 고개를 쭉 빼고 함대 안을 곁눈질 했음. 그리고 그런허니의 행동을 알아 챈 거니가 허니에게 질문했음.

 

거니의 질문에 허니는 어색하게 볼을 긁적였음.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무어라 중얼거렸음.

 

아니 다름이 아니고…

 

“공작 부인께서는… 같이 안 왔나?”

“예?“

 

거니가 허니의 말에 되물었음.

 

허니는 거니의 질문에 아, 하고 작게 탄식했음. 그리고 제 질문을 바꾸었음. 마치, 자신의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느낀 것 같았음.

 

”내 말은, 레이디 말일세.“

”…어느 레이디를 말씀하시는 것인지…“

 

거니는 허니와의 대화에서 점점 길을 잃고만 있는 기분이었음. 레이디라며 허니가 정정을 해주었음에도 떠오르는 얼굴은 없었음. 하지만 허니는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입을 열어 더 설명을 하려 했음.

 

”공식적으로 공작 부인의 자리는 공석입니다.“

 

이제는 거니의 옆에 서 있던 하와트 마저도 입을 열었음.

 

”나도 그 정도는 알고있네, 아니 그러니까…“

 

허니가 말을 하다가 멈추었음. 마치 잠시 말을 고르려는 듯 고민을 하는 것 같은 모습에 레토는 그에게로 다가가 말했음.

 

”아직 저는 부인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공주님.“

”뭐?“

”첩이나 연인도 없습니다만.“

 

레토의 간결한 대답에 허니의 인상이 더욱 깊게 찡그려졌음. 그 반응이 어떠한 반응인지 레토는 확실하게 알지 못 했음.

 

레토에게 연인이 없다는 사실에 좋아하는 것일까? 자신이 착각을 했다는 것을 알아채고 안도하는 것일까? 정확히는 알수 없었지만 청혼을 하러 온 입장이니 레토는 자신의 해석이 옳았으면 했음.

 

그리고 이내 허니의 입이 다시 열렸음.

 

“왜… 아직도 미혼인 것이오?”

 

그 말을 듣자마자 레토는 자신의 가설이 죄다 틀렸다는 것을 알아챘음.

 

허니의 표정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거든.

 

 

 

 

 

11.

 

“지금이라도 칼라단으로 돌아가는 함대를 준비 시킬까요 공작님?”

 

거니의 질문에는 중간 중간 웃음기가 섞여있었음. 레토는 굳이 거니의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알 수 있었음. 분명히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겠지.

 

레토는 작게 한숨을 쉬었음.

 

허니의 반응은 전혀 청혼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있는 사람의 반응이 아니었음. 오히려 남의 결혼식을 구경하러 나온 사람같았지.

 

지금 저런 사람한테 청혼을 하는 것이 옳은건가. 레토는 그런 생각까지 들었음.

 

“어쩌면, 공주님께서는 공작님께서 청혼을 하러 온 게 맞는지 확인하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낄낄거리는 거니의 웃음 소리 너머로 하와트가 레토에게 말했음.

 

하와트의 말이 사실이 아님은 말을 하는 하와트도 듣고 있는 레토도 알고 있었음. 그럼에도 레토는 차라리 그런 것이 맞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음.

 

안 그러면 청혼을 하러 온 입장에서 레토 본인이 너무 애잔하니까.

 

“그런 것이면 차라리 낫겠네.”

 

한숨을 쉬듯, 레토가 말했음.

 

 

 

 

 

12.

 

청혼의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왔음.

 

황제는 레토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만찬을 준비했기 때문임. 

 

그리고 식사가 거의 끝나갈 때 쯤, 황제는 레토에게 질문했음.

 

”그래서, 칼라단에서부터 여기까지 나를 찾아 온 이유가 있을텐데?“

“…다름이 아니고, 청혼을 하러 왔습니다.”

 

허니 공주님께요. 라고 레토의 말의 뒷부분은 묻히고 말았음. 갑작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탓에, 허니가 앉아있던 의자가 뒤로 넘어가며 쾅! 하는 파열음을 냈기 때문이었음.

 

”머,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당황한 듯한 얼굴로 그 말만을 남긴 허니는 빠른 걸음으로 만찬실을 빠져나갔음.

 

”실례하겠습니다.“

 

레토가 그런 허니를 따라 나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였음.

 

 

 

 

 

12.

 

분명 허니가 나가자마자 그 뒤를 따라나왔는데, 레토는 허니의 모습을 바로 찾을 수 없었음.

 

그 불편해 보이는 드레스를 입고 얼마나 빨리 달린 것인지, 몇 번을 동공을 굴리고 나서야 레토는 시야 끝에서 빠르게 사라진 허니의 드레스 자락을 확인 할 수 있었음.

 

레토가 허니를 따라가자 가쁜 숨을 내쉬던 허니가 다급하게 레토에게 말했음.

 

”난, 난 공작과 결혼을 할 수 없소.“

”어째서입니까? 말씀드렸듯, 저는 첩도, 미래를 약속한 연인도 없습니다.“

”그게 문제가 아닐세.“

 

허니가 한숨을 쉬듯 답했음. 내가 아니고 레이디가… 레이디의 자리인데… 따위의 횡설수설 내뱉는 허니의 말을 레토는 완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음.

 

허공을 휘젓는 허니의 팔을 아프지 않게 잡은 레토가 이내 허니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입을 열었음.

 

“어느 레이디를 말씀하시는지, 어디서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어떤 레이디도 없습니다 공주님.”

“…”

“그래도 문제가 있습니까?”

 

올곧은 레토의 눈빛에 허니의 몸이 잠시 뚝 멈췄음. 하지만 레토의 질문에 허니가 곧 고개를 살짝 끄덕였음.

 

“혹시… 폴이라는 자 때문입니까?”

 

레토의 입에서 흘러나올 줄 몰랐던 이름이 나왔음. 얼굴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자의 이름이 레토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그자신도 놀랐음.

 

잊고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 이름은 레토의 머릿속에 각인처럼 박혀있던 것이 분명했음.

 

“그 이름을… 공작이 어떻게 알고 있소…?”

 

아니길 빌었는데, 결국 허니의 입에서 인정이나 다름 없는 말이 흘러나왔음.

 

그리고 그 대답을 들은 레토는 자신이 평생 할 줄 몰랐던 말을 내뱉었음.

 

”남첩… 한 명 정도는 이해해드릴 수 있습니다.“

 

거니나 하와트가 레토의 곁에 있었다면 기함을 할 소리였음.

 

상관없었음. 이렇게라도 허니를 제 옆에 남겨둘 수 있다면 레토는 나쁘지 않은 거래라는 생각까지 들었음.









허니는 레토 아들 이름으로 지가 레토 집착 스위치 연타 중인 거 1도 모름

듄굗너붕붕 레토너붕붕 오작너붕붕

 

2024.03.21 18: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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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오셨다..as writ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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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19: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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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강림하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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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21: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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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본인 아들이에요 미래의 아들 ㅋㅋㅋㅋ
근데 이러면 허니가 낳아…??? 그래도 폴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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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21: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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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더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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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22: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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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켈켈 (미래)아들이름으로 버튼눌리는 아트레이데스 공작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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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00: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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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나의 마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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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02: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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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센세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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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03: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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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 진심 허니가 아들이라도 낳았다가 이름 폴이라 짓겠다하면 공작님 무슨 반응일지 넘 궁금해ㅋㅋㅋ 센세 그런 의미에서 억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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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13: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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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너무 재밌다 존맛이다 마디 이 앞은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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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16: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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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맛있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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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18: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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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ㅏㅏ
진짜 이렇게 재미있으면 안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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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21: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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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 센세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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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07: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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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이거 공짜로 읽어도 돼? 으아다다다다ㅏㅏㅡ다아아드ㅏㅡ아앙아ㅏㅇ 나한텐 아침 점심 저녁 야식 간식 다 센세 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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