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허니 비 코리노는 이상한 사람이었음. 레토는 허니가 사절단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이 다스리는 행성인 칼라단에 온 그 순간부터 그런 생각을 했음.

 

솔직히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불경했음. 그의 성격이 어찌되었든 허니 비도 코리노라는 성을 달고 있는 이상 그 또한 황실 사람이었으니까. 그럼에도 그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평가는 변하지 않았음. 그리고 아마 그것은 레토 뿐 아닌 아트레이레스 가문의 사용인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음.

 

허니 비 코리노를 지칭하는 단어는 많았지만 동시에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운 사람이었음.

 

현 황제의 하나 뿐인 동생. 아직 자식이 없는 황제 탓에 황실의 유일한 후계자.

 

허니 비 코리노를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데에는 그녀의 능력 탓이었음. 베네 게세리트들은 그를 한 명의 베네 게세리트로 인정하지도, 자신들이 행하는 특별한 훈련을 받게 한 것도 아니었지만 허니는 미래를 아는 것 같이 이야기 할 때가 있었음.

 

여기까지만이 그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였다면 허니는 레토에게서 이상한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르지 않았을 것임.

 

하지만 레토가 허니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정의하게 된 계기가 있었음. 그리고 그것은 아주 간단하기 그지 없었음.

 

“칼라단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공주님.”

“시발 공작이 이렇게 잘생겼으면 잘생겼다고 얘기를 해줬어야 할 것 아니야…”

 

망할 할배…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래서인지 오히려 허니의 목소리는 레토의 고막에 꽂히듯이 선명하게 들렸음.

 

그것이 바로 레토와 허니의 첫 만남이었음.

 

 

 

 

 

2.

 

허니가 칼라단에 오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레토의 즉위식 때문이었음. 겨우 열 다섯이라는 나이였지만 레토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당연하게도 레토가 공작위를 물려받았음.

 

그리고 코리노 황실은 그런 레토의 즉위를 축하할 겸 칼라단에 온 것이었음. 원래라면 황제가 직접 왔겠지만 레토의 즉위식 직전에 몸이 좋지 않아 대신 허니를 보내겠다는 연락을 취해왔음.

 

거니나 던컨은 황제의 행동에 크게 마음에 들어하진 않았지만 이렇다 하고 반발을 하지는 않았음.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황실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 일인 것을 그들도 잘 알았으니까.

 

어쨌든 즉위식이 끝나고서도 허니는 칼라단에 조금 더 남아있고 싶어했음. 칼라단이라는 행성을 너무도 마음에 들어했고 가능하면 시간을 들여 더 구경하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었음.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레토는 결국 공주님께서 편하신대로 하라며 허락했음.

 

 

 

 

3.

 

허니 비 코리노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음. 레토는 허니와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그런 생각을 했음.

 

원래 활발한 성격을 지닌 허니는 평소에도 레토를 따라다니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가끔은 정말 알 수 없는 말을 했음.

 

예를 몇 개 들어보자면,

 

“공작,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될 텐데, 첫째는 딸부터 낳으시오.”

“후계자가 걱정된다면 아예 남녀 쌍둥이를 낳는 것은 어떻소?”

 

따위의 말들이 있었음.

 

레토는 그런 허니의 말을 들으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았음. 일단 첫번째, 그는 이제 겨우 열 다섯이었음. 물론 공작이라는 지위를 얻었으니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할 것은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었지만 벌써부터 후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니? 너무 일렀음.

 

거기다 아이의 성별은 도대체 어떻게 제 멋대로 정한다는 말인지 알 수가 없었음. 그래서 허니에게 그렇게 묻자 허니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음.

 

“베네 게세리트라면 아이의 성별을 정하는 것 정도야 어려울 것 없소.”

 

허니의 단호한 대답에 레토는 인상만 찌푸릴 뿐이었음.

 

그야 당연했음. 공작이 된 레토에게 결혼으로 동맹을 맺자는 제안은 많이 들어왔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가문들 중에서였지, 베네 게세리트에게서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으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허니는 뭐라도 본 사람처럼 레토에게 그 얘기를 각인하듯이 자주 이야기 했음.

 

 

 

 

4.

 

허니는 항상 레토를 따라다녔음. 그리고 그의 옆에 붙어서 아이는 꼭 딸부터 낳아야 한다는 둥, 아들은 뒤에 낳아도 늦지 않는다는 둥, 칼라단은 좋은 행성이라는 둥 자꾸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았음.

 

처음에는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짜증이 났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같이 듣고 있자니 레토는 자신도 모르게 그 헛소리에 익숙해졌음. 심지어 허니가 찾아오지 않는 날이면 허전함을 느낄 정도였음.

 

 

 

 

5.

 

허니의 기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음.

 

가끔 허니와 레토가 함께 말을 타고 칼라단을 구경하기 위해 나가면 허니는 언제나 칼라단을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음. 마치, 칼라단을 그리워하는 것만 같았음.

 

한 번은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여기에 계속 살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따위의 말까지 내뱉는 것을 보며 레토는 자신도 모르게 허니에게 말했음.

 

“원하신다면 칼라단에서 계속 지내실 수 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뭐?”

“공주님의 거처 정도야 저희가 마련해 드릴 수 있습니다.”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내뱉었는지는 레토 자신도 알 수 없었음.

 

그냥 어쩐지 이 행성을 떠나기 싫어하는 것 같아보였고 허니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것 같아 그의 얼굴을 밝게 해주기 위해 내뱉은 말인지도 모르겠음.

 

“괜찮네.”

 

레토의 말에 허니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음.

 

“돌아가시기 싫으신 것 아닙니까?”

“왜 그렇게 생각하지?”

“방금… 여기에 계속 살 수 있었으면 좋을 것이라고…”

 

아, 레토의 말에 허니가 작게 탄식했음. 그리고 손을 들어 아니라는 듯 공중에 휘휘 저으며 다시 말했음.

 

“아닐세. 내가 말한 것은 내가 아니고…”

 

허니가 말 끝을 흐렸지만 레토는 똑똑히 들을 수 있었음. 폴이…

 

폴. 들어보지 못 했던 이름이 허니의 입에서 흘러나왔음.

 

어쩐지 레토의 마음에 들지 않았음.

 

 

 

 

6.

 

얼마 지나지 않고 허니는 칼라단을 떠나고 황궁으로 돌아갔음.

 

매일같이 제 옆에서 떠들던 허니가 사라지니 레토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 허전한 기분이 들었음.

 

허니에게 편지같은 연락이라도 해볼까 하다가 이내 그만두기를 반복했음. 허니 또한 자신에게 연락 한 번을 안 하는데 굳이 필요할까 싶은 마음 탓이었음.

 

나중에, 공적인 자리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겠지.

 

그런 생각도 들었던 것 같음.

 

 

 

 

7.

 

허니가 떠나고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을 쯤, 황실에서는 한 가지를 공표했음.

 

허니의 부마를 구한다는 소식이었음. 별로 좋은 조건은 아니었음. 허니와 결혼을 하면 황실과 연줄이 닿을 수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황실의 일원이 되는 것은 아니었음. 자식을 낳는다 하더라도 그 아이는 황실의 후계자가 될 것은 아니었으니까.

 

“과연 이 자리에 지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공표된 소식을 들은 거니가 레토에게 물었음. 조금 건방진 질문이었지만, 거니 또한 허니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으니 하는 말이었음.

 

거니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던 레토가 잠시 침묵을 지켰음. 레토의 기억 속의 허니는 아직도 앳된 얼굴이었음. 물론 그 얼굴을 지금까지 갖고 있지는 않겠지만 마지막 기억은 아무래도 그 얼굴이었으니까.

 

어떻게 지냈으려나. 작은 의문이 레토의 머릿속에 피어올랐음. 여전히 말이 많고 활발할까? 칼라단을 좋아했는데 이 풍경을 아직도 좋아할까? 말을 타고 칼라단을 거닐다가 바다를 바라보고는 여기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잊고 있던 다른 이름이 레토의 머릿속에 떠올랐음.

 

폴.

 

그래, 허니가 폴이라는 이름을 언급했었음. 얼굴도, 나이도, 가문도 몰랐고 고작 아는 것은 폴이라는 이름 뿐이었지만 그가 칼라단에 살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음.

 

그리고 그 생각이 들자마자 레토는 자리에서 일어났음.

 

“어디가십니까?”

 

갑작스러운 레토의 행동에 거니가 질문했음.

 

“황실.”

“갑자기요?”

“그래. 나가서 하와트에게 갈 채비를 하라고 전해.”

“알겠습니다만… 무슨 용무로 가십니까?”

 

거니의 질문에 레토가 한 번 숨을 고르더니 다시 입을 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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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하러.”

 

공주님께. 하고 낮게 이어지는 레토의 말에 거니의 몸이 잠시 굳었음.

 

 

 

 

8.

 

폴이라는 놈이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으나, 레토는 그자에게 허니를 뺏길 마음이 없었음.

 

허니가 자신이 아닌 폴이라는 자를 선택한다면 그 기분이 별로 좋지만은 않을 것 같았음.

 

허니에 대한 이 감정의 이름은 아직 레토도 확실하지 않았음. 일단 지금은 그녀에게 가 청혼을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음.

 

 

 

 





미래를 아는 허니가 칼라단에 와서 폴에 대한 걱정만 잔뜩 하다가 돌아갔는데,
막상 레토는 허니한테 스며들었으면 좋겠음.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지 아들한테 질투하는 레토가 보고싶었음.

레토너붕붕 듄굗너붕붕 오작너붕붕

2024.03.2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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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의 시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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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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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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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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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캬캬 폴은 자기 아들인데 벌써 질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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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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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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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아악 센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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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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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거 보러고 눈 뜨고 살아있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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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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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맛있다 센세 제발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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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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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국이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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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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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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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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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센세 글만 파먹을거야 존맛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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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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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나더 ㅁ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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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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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 대작을 이제야 영접합니다 사랑해요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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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9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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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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