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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00:07

캐붕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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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2편 3편 4편






28.

 

언젠가 레토의 아버지, 그러니까 파올루스가 레토에게 했던 말이 어렴풋이 떠올랐음.

 

너는 가끔 중요한 것을 안일하게 생각하더구나.

 

고작 아홉 살인 소년에게 하기에는 알맞은 말은 아니었음. 그리고 당연히 어렸던 레토는 그 말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음. 그 말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 했음.

 

하지만 이런 일이 제게 닥칠 줄 알았다면 그때 아버지의 말을 조금이라도 더 가슴 깊히 세겨놓을 것을. 레토는 조금 짜증이 밀려왔음.

 

 

 

아이의 이름을 레토의 아버지를 따라 폴이라고 짓자고? 레토의 마음 속에서 작은 의심이 피어올랐음. 정말 그 이름이 파올루스에서 따 온 폴이 맞을까? 몇 번이고 마음 속으로 질문해 보아도 레토가 원하는 긍정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음.

 

오히려 레토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작게 부정의 소리가 들려왔음.

 

그럴리가. 폴이 누군지 너도 알잖아. 마음 속의 작은 악마가 킬킬 레토를 비웃고 있었음.

 

아니, 나는 그를 몰라. 라고 부정해보고 싶었음. 아예 거짓은 아니었으니까. 레토는 그를 몰랐음. 어렴풋이 허니와 관련된 사람이 아닐까 정도만 알았지 정작 그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지금까지도 애써 외면했음. 설사 그가 허니의 옛 연인, 또는 옛 사랑이라고 하더라도 어차피 허니는 이제 제 아내였음. 그리고 허니는 아트레이데스를 떠날 생각이 없었음.

 

아니, 없어 보인다고 정정해야했음. 이렇다 하고 허니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레토가 지금까지 지켜 봐 온 허니는 공작가를 떠날 생각이 없어보였음.

 

그리고 레토는 그것이 사실이기를 바랬음. 마음 속에서 피어오르는 이 불안감과 의심을 허니가 제발 짓밟아줬으면 했음.

 

 

 

 

 

29.

 

“4주 정도 되었습니다.”

 

짧게 허니의 맥을 짚은 유에 박사가 허니와 레토에게 말했음. 이미 허니가 임신 진단을 내렸던 유에를 다시 부른 이유는 허니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함이었음.

 

사실 그건 핑계고 레토는 허니가 임신한 지 얼마나 된 지 확인하기 위함이었음.

 

아니라고 부정은 하고 싶었지만 자꾸만 레토의 마음 속에서 불안한 감정이 피어올랐음. 그리고 유에 박사의 말에 티를 내지 않고 속으로 허니와의 관계 또한 약 4주 전이었다는 것을 알아 챈 레토는 아무도 모르게 안도했음.

 

 

 

 

 

30.

 

레토는 허니를 눈으로 쫓는 시간이 늘었음.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다가도 허니가 산책을 나가는 시간이 되면 창가에 앉아 그녀를 눈으로 쫓았음.

 

허니가 성 안에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인들을 통해 주기적으로 그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었음. 어디서 무엇을 했으며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사소한 것까지도 레토는 허니에 대해 보고를 받았음.

 

“조만간 집무실도 안방 침실로 옮기겠다고 하실까봐 겁납니다?”

 

거니가 낄낄거리며 레토를 놀리듯이 말했음. 그런 거니의 말에 레토는 그냥 어색하게 몇 번 웃고 말 뿐이었음.

 

그래, 남들이 보기에 레토의 행동은 그야말로 첫 아이를 임신한 아내를 걱정하는 남편의 모습이었음. 거니 뿐 아니라 던컨도, 하와트도, 모두 레토에게 한 마디씩 놀리듯이 했었으니까.

 

하지만 부하들의 농담에도 레토는 차마 진심으로 웃지 못 했음. 자신의 행동이 순수하게 허니를 걱정하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이 아님을 자기 자신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허니를 믿고 있었지만 두려웠음.

 

정말로. 만약에 정말로 그 아이가 나의 아이가 아니고 그 폴이라는 사내의 아이면 어떡하지.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면 아직도 레토는 허니와 그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정하지 못 했음.

 

 

 

 

31.

 

그리고 레토가 허니에 대한 보고를 불순한 의도로 보고받은지 3주 쯤 지났을 때, 레토는 인정하기로 했음.

 

그래, 자신은 아마 평생 그 폴이라는 남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 할 것이었음. 이름도, 나이도, 얼굴도, 키도 제대로 아는 것 하나 없었지만 레토는 그 사실 하나만큼은 뚜렷하게 알 수 있었음.

 

마치 눈을 뜬 채 꾸는 악몽이었음.

 

허니의 말 한 마디로 깰 수 있는 악몽이었지만 동시에 허니의 말 한 마디에 평생을 빠져 허우적거릴 악몽.

 

이런 이유는 딱 하나 뿐이겠지.

 

아마 허니가 그 폴이라는 사내를 잊지 못하는 이유와 다를 것 없겠지.

 

자신이 허니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고 돌아 드디어 허니를 향한  제 감정에 이름을 붙이게 된 레토였음. 그것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방식으로.

 

 

 

 

32.

 

“폴이 칼라단의 땅을 밟으며 평생을 살면 좋겠어요.”

 

허니는 임신을 한 이후로 레토에게 폴에 대해 자주 이야기 했음.

 

물론 허니가 말을 하는 그 폴은 다름 아닌 허니 뱃속에 아직 잠들어있는 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레토는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음.

 

허니는 아이가 벌써 남자 아이라는 것을 아는 것 같이 이야기 했음. 그래서 아이의 이름도 자연스럽게 항상 폴이라고 불렀음.

 

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허니의 얼굴은 항상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음. 양 볼이 조금 상기된 채로, 사랑을 가득 담아 부르는 그 이름이 레토는 조금 거슬렸음.

 

“…허니.”

 

그래서였는지도 모르겠음. 쇼파에 기대 앉은 허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도 모르게 그런 허니의 무릎 위로 제 얼굴을 올리고 허니의 허리를 끌어안은 것은. 그리고 레토는 평생 내어본 적 없는 힘 없고 가련한 목소리로 허니에게 말을 했음.

 

“저는… 사랑해주지 않으시는 겁니까?”

 

조금은 진심이 담긴 질문이었음.

 

왜 당신은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 나는 당신을 이렇게나 사랑하는데. 당신은, 어째서 아이에게마저 그 남자의 이름을 붙일정도로 사랑하면서. 나에게는 어째서 그 사랑을 조금도 내어주지 않는거야?

 

레토의 질문에 허니의 눈이 토끼처럼 동그래졌음. 하지만 이내 그 두 눈을 접으며 환하게 웃었음.

 

“뭐야 공작님, 설마 아들에게 질투하시는 거예요?”

 

깔깔 웃는 허니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레토는 차마 제 진심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 했음.

 

“그런가봅니다. 네, 그런가봐요.”

 

레토는 어쩐지 자신이 좋은 아빠는 되지 못 할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 없었음.

 

 






희희 오해가 깊어지는 거 걍 내가 보고싶었음 ㅎㅎㅎㅎ
ㄹㅇ로 아들한테 존나게 질투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 공작님 존나 좋다고요~~~~

듄굗너붕붕 오작너붕붕 레토너붕붕

2024.03.25 00: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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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센세눈동자를 질투하고있어 이걸 먼저 읽다니 진짜대존맛
[Code: 24a1]
2024.03.25 00:26
ㅇㅇ
모바일
난 센세글을 읽지 않은 뇌를 질투하고 있어 진짜 기억지우고 또 읽고 싶다
[Code: 3d20]
2024.03.25 00:30
ㅇㅇ
모바일
질투하는 레토 존맛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는 천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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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00: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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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전편 복습하고 새로고침 눌렀는데 센세가 왔어 하 기다렸어 센세
[Code: cc67]
2024.03.25 00: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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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좋다....
[Code: 8ee1]
2024.03.25 00: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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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낄낄 사실 알게되고나면 얼마나 당황스럽고 창피해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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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00:52
ㅇㅇ
사랑해 센세 ㅜㅜ정말 내 낙이다
[Code: c5dc]
2024.03.25 01: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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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 진짜 너무 너무 좋아 즐거워 이 글을 읽느라 내 광대가 올라가서 안 내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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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01: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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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가 성실수인이라니 오작레토너붕붕 진짜 개존맛 크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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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01:09
ㅇㅇ
모바일
좋아서 울것같다…
[Code: 81db]
2024.03.25 01: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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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센세!!! 너무 좋아서 미쳐버릴것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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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01: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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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친 개재밌다ㅠㅠㅠ 스크롤 내려가는거 아까워하면서 봤어 센세..
[Code: 9f9c]
2024.03.25 02: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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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케 공작님 오해가 꼬여서 아주 어렵게 풀리면 좋겠다
[Code: 5437]
2024.03.25 18:58
ㅇㅇ
레토 바보아니야? 히힣
[Code: 5622]
2024.03.25 19: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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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츠 하오츠
[Code: 9fc0]
2024.03.25 22: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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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진짜 오해풀리면 어떨지도 존나궁금하다ㅠㅠㅠㅠㅠ
센세가 억나더로 풀어줄거라고 믿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0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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