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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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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문이 돌았다. 이번 작전 내 유일한 센티넬인 행맨이 가이드인 루스터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아주 눈을 못 뗀다더라, 뒷꽁무니 쫓아다니는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더라, 그런데 그렇게 아니라고 내뺀다더라, 누가봐도 사랑에 빠진 얼굴을 하고서는.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걔 원래 그런 놈이냐?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2.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데이트를 앞둔 시점에서 작전이 실패했다. 행맨은 명령에 따라 작전의 시작으로 시간을 되돌렸다. 수면 위로 올라온 행맨의 마음은 훤히 드러났지만 루스터의 마음은 시작점으로 돌아갔다. 아무것도 모를 루스터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 정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막을 새도 없이 좋아하는 마음이 줄줄 샜다. 제가 봐도 티를 내고 싶어 안달난 사람 같았다. 마음을 다 잡아보고 침착하자고 몇 번이고 되뇌어도 결국엔 마찬가지였다. 루스터를 마주하면 말짱 도루묵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행맨은 이미 루스터에게 푹 빠진 상태였다. 구리다고 생각했던 콧수염마저 귀여워보일 정도로 콩깍지가 단단히 낀 상태란 말이다.



3.
가이딩이 안됐다. 효율이 50%로 떨어졌다. 루스터 가이딩엔 문제 없었다. 느리게 눈을 뜨며 루스터가 입술을 떨어뜨렸다. 붉어질대로 붉어진 얼굴로 입술을 슥슥 닦는 행맨이 보였다. 이건 누가봐도 감정적인 이유로 가이딩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행맨은 가이딩을 스킨쉽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저기, 행맨. 이런 말 하면 실례인 거 아는데."
"나도 알아. 그러니까 입 닥치고 조용히 있어."
"너 일부러 이래? 아님 나랑⋯"
"닥치라고 했지."
"⋯자고싶어?"
"씨발, 그냥 날 죽여라."



4.
행맨은 씨발 그냥 울고 싶었다. 진짜 존나게 억울했다. 소문대로 자기가 먼저 루스터의 뒷꽁무니를 쫓아다녔으면 덜 억울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과주스 핑계로 의식하게 하고 먼저 문자하고 밤에 불러내고 별 것도 아닌 상처에 유난 떨면서 반찬코 쥐어주면서 꼬신 건 루스터였다. 그러나 "저 수탉새끼가 먼저 꼬셨다니까." 울분을 토해도 "언제?" 라고 물으면 행맨은 입을 꾹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을 되돌린 사실을 스파이가 알아채면 안됐기 때문이다. 심통난 얼굴로 아무 말 못하는 행맨을 보고 피닉스가 왜 말을 하다 마냐고 비웃었다. 행맨은 속으로 피눈물 흘리며 "너희들이 모르는 그런 때가 있었어, 새끼들아⋯." 하고 한숨 섞인 말로 소심한 반박을 했다. '소심'이라니. 정말이지 행맨과는 어울리지 않는 자존심 상하는 단어였다.

그러다 루스터라도 들어오면 다른 사람이 "야, 루스터 ㅋㅋㅋㅋ 니가 먼저 행맨 꼬셨다며 ㅋㅋㅋㅋㅋ 우리도 모르던 때 ㅋㅋㅋㅋㅋ 너는 알고 있었냐? ㅋㅋㅋㅋㅋ" 하며 온 힘을 다해 행맨을 놀렸다. 그럼 루스터는 무슨 말이냐는 듯 얼굴을 찌푸리다가도 욕을 삼키며 이마를 짚는 행맨을 보고 "너희들 모르게 꼬셨으니 당연히 니들은 모르지, 머저리 새끼야." 라고 했다. 이번엔 행맨이 얼굴을 찡그리고 루스터를 쳐다봤다. 팀원들은 예상 외의 루스터 반응에 분위기를 몰아가는 소리로 호응했다. 루스터가 여유로운 얼굴로 행맨에게 턱짓했다. "그래서." 팀원들 시선이 행맨에게 꽂혔다. "내가 언제 꼬셨는데?" 마지막 한방에 행맨 얼굴이 머리 끝까지 붉어졌다.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고 피닉스가 루스터와 하이파이브했다. 행맨은 자신을 바라보며 짓궂게 웃는 저런 얼굴도 좋다고 반응하는 제 마음이 중증이라고 생각했다.



5.
행맨은 루스터가 자신을 언제부터, 어떻게 좋아하게 된 건지 몰랐다. 그래서 빨리 예전으로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루스터가 좋아했을 적 자신은, 뭐랄까 조금 더 관심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 서로 줄다리기를 하듯 밀고 당기는 간지러운 느낌. 지금처럼 대놓고 티내며 조금만 건들여도 화르륵 불타는 얼굴이 돼서 빽빽거리는 모습이 아니라. 이러다 루스터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 자신이 봐도 어색한 현재의 모습을 과연 루스터가 좋아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한번 잃은 페이스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적은 난생 처음이었다.



6.
정신 못 차리는 자신 때문에 접촉 가이딩이 주를 이뤘다. 이젠 손 잡는 걸로는 효과가 더뎌서 가이딩 단계가 포옹까지 올라갔다. 루스터는 쓸데없이 곰탱이마냥 커서 어디가서 덩치로 밀린 적 없는 행맨을 완벽하게 감싸안았다. 루스터 팔에 갇혀 그와 심장을 맞대고 있으면 속이 간지러워 견딜 수 없었다.

어느 날은 그냥 서서 하자는 걸 피곤해서 안되겠다고 침대에 벌러덩 눕더니 옆으로 누워 자신의 옆을 탁탁 치는 게 아닌가. 행맨이 곧 죽어도 싫다고 하자 고개를 픽 베개에 대더니 드르렁 하고 자는 척을 했다. 어이없는 수탉새끼. 팔짱을 끼고 못 본 척 고집 피워도 어쨌든 가이딩을 받지 않아 불리한 건 센티넬이었다. 자신이 뻐팅길수록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고 두통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제기랄!"

행맨은 한껏 성난 발걸음으로 침대로 가 루스터 옆에 누웠다. 그제서야 슬쩍 눈을 뜨는 요망한 곰탱이 새끼가 꼼지락거리며 허리를 감싸 끌어당겼다. 그럼 행맨은 마른 세수를 하고 욕을 짓이겨 내뱉으며 등을 돌렸다. 그런 행맨에게 루스터가 몸을 밀착했다. 포근히 자신을 감싼 루스터의 몸에서 뜨끈한 체온이 느껴졌다. 행맨의 귓가에 루스터 숨결이 느껴졌다. 루스터의 콧수염이 행맨의 뒷목을 간지럽혔다. 잠시 정상 속도를 보이며 올라가던 가이딩 수치가 느려졌다.

"이 정도면 너 가이딩은 핑계지."
"가이딩할 땐 조용하자고 했다."
"아니, 그냥. 사실은 나한테 안기고 싶은 거 아닌가 해서."

행맨이 팔뚝으로 루스터 배를 가격했다. 윽 소리를 내는 루스터였지만 밀려나진 않았다. 자신을 놀리는 루스터 말에 행맨이 원래처럼 뺀질거리게 받아치지 못하고 열을 내는 이유는 간단했다. 루스터 말이 맞기 때문이다. 행맨은 가이딩을 핑계로 나누는 스킨쉽에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열받게도 이 다음부터 루스터는 침대를 고집했고 다양한 자세로 행맨을 안았다. 어디서 공부해오는 게 틀림 없었다. 마주보고 안아서 어깨에 이마를 비비는가 하면 다리를 교차해서 팔다리 무엇하나 빈틈없이 얽히게 만들곤 했다. 그렇게 안겨 있으면 같은 속도로 뛰던 행맨 심장이 점점 속도를 더해갔다. 그럴수록 파장이 흐트러지고 가이딩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에 신체적 반응이든 가이드로서 느끼는 반응이든 루스터가 눈치 못 챌 수가 없었다. 아무리 뛰어난 센티넬이라 하더라도 신체 반응까지 조절할 수 없는 노릇이니 행맨은 눈만 질끈 감고 속으로 욕만 되뇌였다. 루스터가 피식 웃으며 안고 있는 팔에 힘을 주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말이다. 루스터는 이젠 자신을 놀리는 재미로 가이딩 룸에 오는 것 같았다.



7.
[행맨, 뭐해?]

[왜 읽씹해?]

[내 연락이 너무 떨리고 부끄러워서 답장을 못하는 거구나.]
 
[나 바빠.]

[내 생각하느랴?]

[또 읽씹하네.]

[그래. 내 생각하느랴 바쁠텐데 귀찮게 안 할게.]
[상상 속 루스터 말고 진짜 루스터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해.]
 
[ㅇㅋ]

[지금 만나자고? 지금은 곤란한데...]
[그래도 뭐, 니가 원한다면야.]
 
[아니 그냥 답장한 거잖아, 멍청아.]

[연락은 연락이잖아.]

[내 문자 맛있어?]
[나도 배고프다.]
[점심은 뭐 먹었어?]
[저녁은 뭐 먹을 거야?]
 
[이런데도 꼬시는 게 아니라고?]

[야.]

[왜 답장 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누군가가 착각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잠깐 자신을 되돌아보라고 생각할 시간을 줬어.]
[생각 다 했어?]
 
[진짜 꺼져라.]

[그래. 나도 이제 나가야 돼서.]
[또 연락하자.]
 
[다신 연락하지마.]


[응. 또 연락할게.]



8.
루스터가 취했다. 두 뺨 위 홍조가 더 붉어졌고 눈이 반쯤 풀려있었다. 디데이가 뜬 기념이자 작전 성공 기원 차원으로 간단한 자리가 생겼다. 이제 곧 항모에 올라타야했기에 모두가 작정하고 달렸다. 그 중 피닉스와 술 대결을 펼쳐 장렬하게 전사한 뒤 취기가 올라 맹한 얼굴로 있는 루스터는 지난 시간을 통틀어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그런 루스터 곁을 행맨이 맴돌았다. 취한 사람은 마음의 장벽을 쉽게 허물어 꽁꽁 숨겨둔 속마음을 흘리곤 한다. 행맨은 자신을 좋아했던 이유에 대한 단서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란 기대로 루스터 옆자리가 비는 순간을 엿봤다. 드디어 피닉스가 나인볼을 하러 간다며 밥을 끌고 일어났고 루스터 혼자만 남았다. 행맨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행맨이 옆에 앉자 루스터가 활짝 웃었다.

"왜 이제 왔어? 계속 기다렸는데."
"내가 좀 바쁘잖아."
"안 바쁘던데."
"니가 어떻게 알아?"
"계속 보고 있었거든."

그래서 계속 눈이 마주치는 거였다. 행맨은 그게 단순히 자기 옆에 주크박스가 있어서 혹은 피아노가 있어서 그것도 아니면 망상증인 줄 알았다. 

"뭐, 이해해. 나한테서 시선 떼는 게 힘든 일이긴 하지."

루스터가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러니까 이렇게 웃는 루스터를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행맨은 만족감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자기 자신을 되찾은 것 같았다.

"그래. 그건 인정할게."

가볍게 어깨를 으쓱인 루스터가 맥주병을 홀짝였다. 

"그러니까 너도 인정해, 행맨."
"뭘?"
"날 좋아한다는 거."

수탉 잡으러 왔다가 되려 자기가 잡히게 생겼다. 사실을 인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행맨의 '작은 문제'인 자존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행맨은 아직도 루스터 마음을 확신하지 못했다. 이번엔 귀엽다는 말을 하거나 별을 보러가자고 한 적도 없었고 자기만 아는 비밀 술집에 데려가 "너 뿐이야." 라고 속삭이지도 않았다. 지금 루스터는 자기를 가볍게 떠보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래서 확신을 주고 싶지 않았다. 

"좋을대로 생각해."

부끄러움을 내비추며 시선을 피하는 게 아니라 헤이즐넛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여유롭게 웃었다. 그리고 계속 눈을 떼지 않은 채 맥주병을 들이켰다. 루스터가 흥미롭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이번엔 내 차례야."
"좋아. 들어와."
"어떤 사람 좋아해?"

루스터가 웃음을 터트렸다.

"이런데도 인정 안 한다고? 좋아. 내가 말해주면 뭐 해줄래?"
"고작 그거 말한다고 내가 뭘 해줘야해?"
"그럼. 좋아하는 사람 이상형만큼 고급 정보가 어딨어?"
"뭘 원하는데?"
"음⋯."

루스터가 잠시 고민했다. 

"니 스마트 워치 빌려줘. 내가 원할 때."
"이거?"
"그래, 그거."
"내 걸 가져가서 뭘 한다고. 알겠어."
"좋아."
"이제 말해봐."
"이상형이라⋯."

루스터가 다시 맥주를 마셨다. 역시나 행맨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재수 없는 사람?"
"⋯너 취향 존나 이상하다, 루스터."
"부정하진 않을게. 내가 생각해도 조금 그래."

행맨에게 재수 없다는 말은 칭찬이었다. 그런 시기 질투 받을만큼 잘났나보지, 뭐. 하는 게 행맨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 건 다른 이야기였다. 이게 단서인가. 괜히 이상한 거래 해서 스마트 워치만 내준 것 같아 기분이 찝찝해진 행맨이었다. 조금 더 캐내고 싶었지만 나인볼을 끝낸 피닉스가 돌아왔다.

"또 우리 몰래 꼬시고 있었어?"

아마 피닉스는 행맨 무덤 앞에서도 몰래 타령 할 게 분명했다. 한쪽 눈썹을 들썩인 행맨이 이번엔 지지 않고 받아쳤다. 

"이번엔 내가 꼬셨어."

행맨이 윙크 하며 자리를 떴다. 테이블에 남은 피닉스가 워, 하고 루스터를 쳐다봤다. 루스터가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애매한 루스터 반응에 피닉스가 그게 무슨 반응이냐고 물었다. 루스터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남은 맥주를 털어마셨다.



9.
"미친놈아, 가이딩을 왜 여기서 하는데?"
"그냥 간단한 포옹일 뿐이잖아. 왜? 더한 거 기대했어?"

십분 안에 끝낼 수 있는 간단한 가이딩은 굳이 가이딩 룸까지 가지 않아도 됐다. 최근 평정심을 찾고 컨디션이 돌아온 행맨은 원래처럼 손 잡는 정도면 됐지만, 지금 루스터는 행맨의 어깨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럼 간단하게 해. 이렇게 들러붙지 말고."
"너 빨리 하는 거 좋아하잖아. 시간과 효율 따지는 게 '행맨' 아니었어? 포옹이면 가이딩 룸 가는 시간에 가이딩 끝낼 수 있어."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루스터와 많이 닿을수록 의식하게 돼서 가이딩 효과가 떨어져 결국엔 시간이 걸리는 건 똑같다는 거다. 하지만 자신의 허리를 옥죄고 목에 얼굴까지 파묻은 루스터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몇 번의 경험으로 이번 루스터는 쉽지 않다는 걸 깨달은 행맨이었다. 역시 패를 먼저 까는 사람이 지는 건가.  행맨은 체념하고 팔을 늘어뜨려 가만히 서있었다. 말씨름 할 시간에 가이딩에 집중하는 편이 나았다. 루스터가 얼굴을 들었다. 미간을 좁히고 있는 게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넌 왜 이러고 있어?"
"뭐가."
"너도 팔을 둘러야지."

분명 루스터도 알고 있었다. 가이딩 수위가 올라갈 때마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걸. 그런데도 저렇게 뻔뻔한 얼굴로 모르는 척을 하는 거다. 행맨이 눈동자를 굴렸고 알겠어, 알겠어. 하곤 목에 팔을 둘렀다.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우는 루스터다.

"그리고 그것도 줘."
"이거?"
"그래. 약속 했잖아."

행맨이 미심쩍은 얼굴로 스마트 워치를 풀러 루스터에게 건넸다. 루스터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알림을 끄고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고보니 루스터 손목에 스마트 워치가 없었다. 

"뭐하는 거야?"
"친목 도모?"
"무슨 친목을 도모해?"
"너 가이딩 수치 다 차면 부리나케 도망가잖아. 같이 작전 나가야 하는 가이드랑 친밀해질 시간도 필요하지 않겠어?"

루스터가 다시 행맨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약하게 숨을 들이쉬어 향을 맡는 것도 같았다. 그 감각에 하지 말라며 몸을 버둥거리자 가만히 있으라는 듯 단단한 팔이 몸을 고정 시켰다. 행맨도 그냥 눈을 감았다. 루스터에게 더 놀아나기 전에 가이딩을 빨리 끝내는 게 답이었다. 이번엔 심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평화로운 장면을 떠올렸다. 청량한 하늘을 날거나 교본을 읽으며 한줄한줄 머릿속에 넣는 행위 따위를. 상상만 해도 안정이 됐다. 이제 가이딩 파장에만 집중하면 됐다. 그때 목덜미에 따뜻하고 물컹한 촉감이 느껴졌다. 깜짝 놀란 행맨이 상체를 떨어뜨리고 화끈거리는 부분을 감쌌다. 순식간에 얼굴에 붉어졌다. 

"너, 왜, 이렇게까지 안해도 되잖아!"

당황해서 말이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니가 가이딩에 집중 안해서 수치가 떨어지고 있잖아."
"나는 못 느꼈어."
"워치를 봐도 그래."
"내놔봐."
"너 계속 이렇게 나올 거야? 가이딩 받기 싫어?"

루스터가 몸을 약간 떨어뜨렸다. 가이딩 파장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오늘 받지 못하면 내일은 더한 걸 해야 했고 그때 루스터는 저번 건 무효라며 다시 워치를 뺏어가고 몸을 붙여올 게 뻔했다. 오늘은 행맨이 다 지고 들어가야 하는 날이었다. 행맨이 "아니⋯." 하고 고개를 저었다. 루스터가 팔을 벌렸다. "이리와." 행맨이 오늘만 백만번 쉬는 것 같은 한숨을 다시 내쉬고 루스터 품을 파고 들었다. 루스터가 낮은 웃음소리를 냈다. 행맨이 다시 집중하기 위해 눈을 감았지만 다시 한 번 목덜미에 뽀뽀한 루스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행맨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겨내야 했다. 이번엔 턱에 뽀뽀했다. 다음엔 볼에. 점차 입술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어 행맨은 자기도 모르게 파장이 아니라 루스터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루스터의 숨결이 코 끝에서 느껴졌다. 행맨 숨이 멎었다. 동시에 행맨 입술 위로 루스터 입술이 가볍게 내려앉았다. 간지러운 스킨쉽에 행맨은 자신도 모르게 루스터 목에 두른 팔을 끌어당겼다. 그런 행맨 반응에 음뫄, 하는 과장된 소리와 함께 루스터가 떨어져나갔다. 아직 눈을 뜨지 않은 행맨이 물었다.

"아직 멀었어?"
"응. 아직."

루스터가 다시 입을 맞췄다. 느리게 몸을 몰아붙이는 움직임에 행맨 등이 벽에 닿았다. 이번엔 조금 더 농밀한 스킨쉽이었다. 행맨이 입을 열었고 자연스럽게 루스터 혀가 들어왔다. 혀가 질척거리는 소리를 내며 얽히고 입천장을 쓸고 서로를 끌어당겼다. 행맨이 젖어 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직이야?" 루스터는 워치를 보지도 않고 답했다. "아직 멀었어." 루스터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있었다.

행맨 머릿속에 가이딩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저 루스터와 더 닿고 싶었다. 루스터의 숨결, 루스터의 손길, 루스터의 입술, 루스터의 혀. 모든 게 기분 좋았다. 까끌거리는 콧수염마저 자신의 코를 쓸고 윗입술을 쓸 때마다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것 같았다. 아드레날린과 엔돌핀, 도파민이 온 몸에서 뿜어져나왔다. 몸에 닿는 모든 감각이 예민해졌다. 고양감이 배가 됐다. 기분은 헬륨풍선처럼 붕 떠서 천장에 닿을 것 같았는데 몸은 흐느적거려 바닥에 녹아내릴 것 같았다. 이렇게 기분 좋아도 되나? 할 때쯤 입술이 멀어졌고 행맨이 서서히 눈을 떴다. 루스터도 천천히 눈을 떴다. 황홀해보이는 행맨 눈이 풀려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이런, 미친!"

그제서야 주변에서 과도하게 느껴지는 파장에 루스터가 다급하게 워치를 꺼냈다. 가이딩 수치가 초록색을 넘다 못해 청록색을 띄고 있었다. 가이딩을 과하게 한 것이다. 행맨이 헤롱거리며 루스터 어깨에 이마를 비볐다. 기분 좋다고 중얼거리는 행맨을 보자 루스터는 난감해졌다. 결국 행맨을 어르고 달래 관사에 들여보내고 가이딩 수치가 정상이 될 때까지 수발을 들었다. 정상 수치로 돌아온 행맨은 다시는 니 말따위 믿지 않겠다고 이를 갈았다. 



10.
[헤이, 행맨.]

[왜.]


[데이트 하러 갈래?]

[행맨, 너 혹시 그런 타입이야?]
[좋아하는 사람한테 데이트 신청 받으면]
[너무 떨려서 답장 늦게 하는 타입?]
[그럼 단계를 좀 낮춰줄게.]
[영화 보러 갈래?]
 

[내가 다른 일을 하느랴 답장을 늦게 할 거란 생각은 안 해?]


[별로 설득력 없지만]
[믿어줄게.]
[다음주 목요일 퇴근하고 어때.]

 

[그 날 안 돼.]


[그럼 금요일은?]
 

[그 날도.]


[좋아. 그럼 수요일.]
 

[음...]
[한 번 봐야할 것 같은데.]


[기다릴게.]
 

[웬일로 순순하게 나와?]


[데이트 신청한 건 나니까.]

[그래서 수요일?]
 

[그래. 그 때 보자.]


[뭐 볼진 안 궁금해?]
 

[그게 중요해?]
[어차피 내용도 모를텐데.]


[아니. 하나도 안 중요하지.]



11.
하지만 막상 다가온 데이트 당일날엔 폭우 같은 비가 내렸고 훈련이 끝나자마자 비상 호출 받은 행맨은 꽤 오랜시간 붙잡혀 있어야 했다. 사무실에서 나왔을 땐 약속 시간이 코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기분 좋은 향으로 샤워하고 며칠 전부터 고심해온 옷으로 갈아입을 틈도 없었다. 영화관으로 가는 버스에 앉아 제복에 코를 박고 킁킁거렸다. 묘하게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그럴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도로 사정도 행맨을 도와주지 않았다. 비가 와서 차가 무섭게 막혔다. 창 밖으로 거의 기어가다시피 움직이는 차가 보였다. 투명한 유리창에 굵은 물방울이 무섭게 튀었다. 행맨 기분이 조금씩 침체 됐다. 

정류장에서 내려 영화관으로 뛰어갔다. 아침에 우산을 못 챙겼고 다른 곳에 들려 살 시간도 없었다. 앞이 안 보일정도로 쏟아지는 빗물에 제복이 짙은 색으로 물들어갔다. 행맨이 잠시 서점 앞에 서서 숨을 골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쫄딱 젖은 생쥐꼴이었다. 행맨이 낮게 욕을 내뱉었다. 무려 첫 데이트였다. 지난 시간 때부터 고대하고 고대하던. 행맨은 살아생전 이렇게 초라한 행색으로 데이트에 나간 적이 없었으며 행맨 사전에 이런 모습은 데이트 상대에 대한 모욕이었다. 행맨이 젖어서 이마에 내려온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지금이라도 못 간다고 해야 할까. 고민됐다. 하지만 이건 루스터와의 데이트인데. 이제 항모에 오르면 언제 또 할 수 있을지 모를 영화관 데이트. 잠시 고민하던 행맨이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빗물이 흥건한 핸드폰 액정을 두들겼다. 반응이 없었다. 홀드 버튼을 몇번이고 눌러도 똑같았다. 처량하고 비참한 자신 얼굴만 비추는 까만 화면만 있을 뿐이었다. 행맨은 할 수 없이 다시 영화관을 향해 뛰었다.

영화관에 도착했을 땐 이미 영화 시작 시간을 훌쩍 넘어있었다. 한적한 영화관 입구에 루스터가 벽에 기대어 서있었다. 행맨이 첫날에 봤던 노란색 파인애플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숨을 고르다가 침을 꿀꺽 삼킨 행맨이 루스터에게 다가갔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신발 사이로 웃긴 소리를 내며 물이 나왔다. 루스터 앞에 서자 머리카락이며 턱선이며 제복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런 행맨을 본 루스터가 말문이 막힌듯 놀란 얼굴로 입을 벌리고 쳐다봤다. 그리곤 소리내 웃었다. 

"행맨,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래, 마음껏 비웃어라. 니가 웃는다 한들 뭐가 바뀌겠어."

루스터가 행맨 머리카락을 털었다. 털리는 물기에 루스터가 한쪽 눈을 감았다. 

"하아⋯. 좋아. 이 꼴로는 아무데도 못 가. 나보고 꺼지라고 해도 할 말 없어."
"내가 왜 꺼지라고 해? 내용도 기억 못할 영화 못 봐서?"
"진심으로, 루스터. 데이트에 이렇게 나타나는 예의 없는 놈은 엉덩이를 걷어차이고도 남아."

이번에도 루스터가 소리내어 웃었다.

"심지어 이거 봐. 나는 제복까지 입고 있다고. 어떤 미친놈이 데이트에 제복을 입고 나타나겠어? 제복에 우월감 느끼는 띨띨이 아니고서야."
"그게 그렇게 중요해?"
"당연히 존나 중요하지. 심지어 첫 데이트잖아. 내가 이 날만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미안해. 더이상 변명하지 않을게."

"행맨."
"그래. 그렇게 웃으면서 꺼지라고 해."
"날 정말 좋아하는구나."

행맨이 입술을 달싹였다. 그리곤 흘러내린 머리를 다시 한 번 쓸었다. 시선을 사선에 둔 행맨이 항복한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널 많이 좋아해."
"드디어 인정하네."
"진짜 한심한 고백이야."

행맨은 지난 시간 때 루스터가 데이트 신청 했을 적을 떠올렸다. 끝 모르게 펼쳐진 반짝이는 바다. 청량한 하늘과 살랑이는 바람.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 얼마나 완벽한 순간이던가. 그에 비하면 지금은 귓가에 때리는 시끄러운 빗소리에 비 냄새까지 더 했고 볼품없는 영화관 입구에서 하는 고백은 정말이지 구렸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보다 구릴 수가 없지."
"그럼 도와줄게. 혼자만 구리게 둘 순 없지."
"뭘 하려고?"
"행맨, 나도 널 좋아해."
"⋯."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난, 니가⋯ 날 그냥 가볍게⋯."
"그렇지. 니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너를 너무 놀렸으니까."
"⋯."
"미안해. 나는 그냥, 니 반응이 너무 귀여웠어."
"⋯."
"제멋대로에 건방지고 재수없게 구는 것도, 맞아. 귀여웠지."
"⋯."
"그런데 니가 유독 나한테만 다르게 반응했잖아. 깜찍하게."
"⋯."
"그래서 기뻤어. 처음부터 니 관심을 끌고 싶었거든."
"⋯처음부터라고?"
"그래. 온 몸으로 천진난만한 자신감을 거만하게 뿜어내고 입만 열면 얄밉게 톡 쏘는 게,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싶었으니까."

행맨이 그토록 궁금했던 정답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알고 싶었던 루스터가 자신을 좋아했던 때 말이다. 다른 정답으로는 제멋대로에 건방지고 재수 없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건 행맨 본연의 모습이었다. 어떤 상황이 와도 변하지 않을 행맨의 본질. 루스터가 좋아하게 된 계기는 그저 행맨이 행맨이어서였다.

"어, 저, 나, 잠깐, 화장실 좀."

행맨은 삐그덕거리는 몸으로 루스터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화장실로 도망쳤다. 팔딱거리는 심장이 진정이 안됐다. 아무리 찬물을 끼얹어도 홧홧 달아오른 얼굴은 식을 생각을 안했다. 세면대 물을 잠구고 거울 속 자신을 쳐다봤다. 멍청하게 얼이 빠진 얼굴이었다. 여전히 아주 쫄딱 젖은 채로 말이다. 넋이 나간 행맨이 핸드 타올을 뽑아 얼굴을 닦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화장실 앞에 서있던 루스터가 곧바로 행맨을 맞이했다. 아직도 너갱이가 나간 행맨이 더듬더듬 말했다.

"그래도 이런 꼴로 데이트 하는 건⋯."
"후, 좋아. 행맨, 우리 반대로 생각해보자."
"어? 어⋯."
"넌 내가 비에 쫄딱 맞고 나타나서 미안하다고 혼난 강아지처럼 축 처져있으면 데이트 파토낼 정도로 싫을 것 같아?"

절대 아니었다. 상상 속 루스터는 빌어먹게도 너무 귀여웠다. 화가 나긴 커녕 당장에라도 벗겨먹고 싶겠지. 행맨이 고개를 저었다. 

"이제 내 마음 알겠어?"

행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거 받고 기분 풀어."

그제서야 행맨 눈에 노란 꽃다발이 보였다.

"초록색 꽃은 없대서. 초록색, 노란색은 클래식한 조합이잖아."

행맨의 눈동자 색과 맞춘 꽃이었다. 행맨이 꽃다발을 받았다. 루스터가 행맨의 젖은 손을 잡아 이끌었다. 

"우선은 수건이 필요하겠어."

루스터가 우산을 팡 펼쳤고 두 사람은 우산 밑으로 들어갔다. 무늬가 화려한 우산은 커다란 덩치인 군인 두명이 쓰기에 좁았다. 그러나 행맨의 어깨는 더이상 젖지 않았다. 이미 젖어서 다시 젖는다 한들 티도 안날텐데 말이다. 완벽한 첫 데이트였다.



12.
"오늘 비 많이 맞았으니까 따뜻한 차 마시고 자. 조심히 올라가고. 내일 보자."



13.
데자뷰 같은 불 꺼진 심문실. 그때와 같은 말. 어쩌면 고백이 트리거인 걸까? 아니면 루스터가 '내일'이란 단어를 내뱉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세상이 조작된 걸까? 그래도 이번엔 데이트까지 하게 해줬다, 이걸로 만족해라. 이런 걸까?

이번에도 정보가 유출돼 이미 기밀 문서는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한명, 한명 스파이를 적출하느니 팀원을 물갈이하는 편이 나았음으로 행맨과 루스터를 제외한 모든 팀원은 새로운 사람들이었다. 그런데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젠 사람이 아니라 다른 상황을 염두해야 될지도 몰랐다. 어찌됐든 시간을 돌려야하는 건 변함 없었다. 행맨은 차오르는 분노를 담아 손가락을 튕겼다.










외전1. https://hygall.com/560502711

본편
1. https://hygall.com/556299517
2. https://hygall.com/558019037
3. https://hygall.com/558164787
4. https://hygall.com/559640011
5. https://hygall.com/560052973
6. https://hygall.com/560655966
7. https://hygall.com/560980104


*시간순으로 보자면 과거: 외전1 > 이번편 > 7편 > 현재: 1~6 이렇게 되는 거임. 
*시간을 돌릴 때마다 두 사람의 애정 화살표가 바뀌니까 그때마다 달라지는 반응 같은 게 보고싶었음. 원래 상황에 따라 다른 성격이 튀어나오곤 하잖음.
*구구절절 안 쓰려고 하는데 쓰다보면 매번 길어지고 늘어진다 ㅠㅠ 지루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 

루스터행맨

2023.08.28 18: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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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냥. 사실은 나한테 안기고 싶은 거 아닌가 해서."

[상상 속 루스터 말고 진짜 루스터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해.]

루스터가 여유로운 얼굴로 행맨에게 턱짓했다.
"그래서."
팀원들 시선이 행맨에게 꽂혔다.
"내가 언제 꼬셨는데?"

시히히히히발 루스터 니 니가 먼저 꼬 꼬셧잖아
[Code: 3b66]
2023.08.28 18: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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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다리기를 하듯 밀고 당기는 간지러운 느낌도 괜찮았겠지만 좋아하는 감정을 대놓고 티내면서 조금만 건드려도 화르륵 불타는 얼굴이 되어 빽빽거리는 지금의 행맨을 루스터는 진짜 개귀여워하고 있을거 같은데
[Code: 3b66]
2023.08.28 19: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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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스파이 누구냐 스파이가 있기는 하냐 시밸럼들아 행맨 혼자만 아는 추억 언제까지 쌓아야 하는건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61d]
2023.08.28 19: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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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현실이 행맨한테 너무 잔인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358]
2023.08.28 19: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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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벌 ㅠㅠㅠㅠㅠㅠㅠ어떤놈이야 자꾸 행복을 망치는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만해 그만하라고 애들 행복하게 놔둬!!!!
[Code: 125c]
2023.08.28 19: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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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의심이 떠오른다 행맨도 그러려나
[Code: a294]
2023.08.28 19: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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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언제까지 혼자만의 추억 가지고 있어야 하는거야 ㅠㅠㅠㅠㅠㅠㅠ 나쁜놈들 스파이 알아서 꺼져 루스터랑 행맨 달달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야 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a75]
2023.08.28 19: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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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기억하기에는 너무 짜릿한 썸인데ㅠㅠ 가이딩 핑계로 스킨십 하는 루스터 미쳤다ㅠㅠ
[Code: 2905]
2023.08.28 20: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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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기억하기에는 너무 짜릿한 썸인데22
와 ㄹㅇ 짜릿하다는 말이 딱임
[Code: 09fb]
2023.08.28 19:44
ㅇㅇ
어떻게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이번에는 데이트까지 했는데ㅠㅠㅠㅠ행맨의 사랑은 깊어져가고 루스터는 또다시 그걸 잃게 되는 거네...힘들다 힘들어ㅠㅠㅠㅠㅠㅠㅠ
[Code: 6029]
2023.08.28 19: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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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너무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aa7]
2023.08.28 19: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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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존나 재밌어 센세 사랑해
[Code: 621e]
2023.08.28 20: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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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 이자식이 막 사람 놀리고 꼬시고 그러네ㅋㅋㅋㅋ너무 설렌다!! 그래도 엉망이었지만 첫데이트까지 왔다 행맨 처음부터 좋아했다는 것도 알았고 다 좋은데 이다음이 루스터 죽는 시간대라는게 갑자기 슬퍼ㅠㅠㅠ
[Code: 3d38]
2023.08.28 20: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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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잼이다 진짜 미쳤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6dfc]
2023.08.28 21: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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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순은 미쳤어 존나 재밌다고!!!!
[Code: f200]
2023.08.28 21: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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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무 달달해서 나 발 동동 구르고 있오ㅠㅠ사랑해 나랑 평루행 약속해ㅠㅠ
[Code: f200]
2023.08.28 21: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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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정말 한숨 나오고 쌍뻐큐 날리고 있다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아 센세 센세는 천재야ㅠㅠ
[Code: f200]
2023.08.28 22: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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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_ㅠ 귀여워 죽겠다
[Code: 5db9]
2023.08.28 23: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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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순을 루스터한테 읽어주자...... 루스터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아야해ㅜㅜㅜ 둘이 어떻게 마음이 통했었고 행맨이 루스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고 지나가기엔 너무 속상하잖아ㅜㅜㅜㅜㅜㅜㅜ
[Code: 9693]
2023.08.28 23: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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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달달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이 모든걸 행맨만 간직하고 있다는게ㅠㅠㅠㅠㅠㅠ 나 넘 갯슴이 아파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갈린다 갈려ㅠㅠㅠㅠㅠㅠ
[Code: 2903]
2023.08.29 00: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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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하나도 안지루한데 ㅠㅠㅠㅠ 보다가 멈추고 괜히 딴짓하다 돌아와서 처음부터 읽고 난리치느라 몇십분은 읽었음 진짜 여러 상황 속에서 행맨과 루스터의 처음은 그대로라는게 도라버릴 포인트
[Code: b8bf]
2023.08.29 01: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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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개존잼 센세 천재네
[Code: 2553]
2023.08.29 02: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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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졸라 재밌고 마음 아프고 간질거리고 설레고 다한다 ㅠㅠㅠㅠㅠㅠ
[Code: e0a1]
2023.08.29 10: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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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을 몇번이고 반복했으면 행맨이 루스터 밀어낼만 하다ㅠㅜㅜ 아 너무 재밌어서 웃음나오는데 행맨이 스냅 해야할때마다 가슴찢어져
[Code: 2698]
2023.08.29 12: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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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천재만재세요?
[Code: 3e19]
2023.08.29 13: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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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터 스윗 뭐냐 왜 내 입에 꿀통 꽂아붓고 한약먹이는건데요ㅜㅠㅠ 센세 울애덜 행복하게 해줘💦💦
[Code: cef1]
2023.08.29 16: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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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새끼 잡히면 죽여버린다 ㅠㅠ
[Code: 7356]
2023.09.01 03: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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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너무 재밌어서 울음나와 시발 파라산 뭐해.... 아님 넷플이라도 와서 영상화해줘ㅠㅠㅠㅠㅠㅜㅜㅠㅜ
[Code: aa29]
2023.09.01 03: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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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캄 진짜 행맨 존나쥰나 커여워서 씹어먹고싶어 시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키스 처음 하는 부분 도랏나봐 루스터 행맨 커여워 하면서도 목소리 낮아지는거 존나 쇆쓰해서 죽을거같음...
[Code: aa29]
2024.04.25 20: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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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루스터가 이 미션 자체를 안 하고 싶어서 기밀 빼돌린 건 아닐까...ㅠㅠ
[Code: 6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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