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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9 00:02
1. 샹크스의 독백이: https://hygall.com/565174713
2. 크로커다일의 사정이:https://hygall.com/565319296
3. 쥬라클 미호크의 시야가: https://hygall.com/565517430
4. 버기의 속사정이: https://hygall.com/565670486
5. 기분이 나쁜 샹크스가: https://hygall.com/565801012
6. 크로커다일의 격노가 : https://hygall.com/565924523

원피스 다즈 보네스 원트크 1

전설로 남은 군부 조직 바로스워크의 mr.1 다즈 보네스는 제 상사의 무료와 권태가 심히 걱정스러웠다. 미스터 크로커다일은 냉정하고 잔혹한 남자였으나 그만큼 목표주의자였다. 목표가 정해져 있다면 끝없이 돌진하는 폭주 기관차 같은 제 상사는, 반대로 목표를 잃어버리면 선로 위에서 연료가 끊어져버린 열차처럼 멈춰서고 말았다. 잠깐 쉬는 정도야 당연히 괜찮지만 문제는 그것이 선로 위에서라는 점이었다. 앞뒤로 뒤따라오는 누군가가 그를 언젠가는 완전히 받아버릴 테니까. 그리고 그의 악몽은 현실로 이루어졌고 - 실제로 냉혹해보이던 악어는 모든 것에 염문을 느끼고 깊은 물 안으로 톱날 같은 이빨을 감추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동료들과는 다르게 그것이 끝이 아니리라고 문득, 그러나 강력하게 생각하고 말았다. 실제로 그렇게 믿게 만드는 남자가 크로커다일 경이었다. 

임펠타운에 함께 갇혀있겠다고 한 것도 그래서였으리라. 그의 패배는 꽤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절대 질 수 없었던 싸움이었고 실제로 두 번을 이겼다. 그러나 그는 결국 패배했다 - 운명이 마치 그의 한계를 정해준 것마냥. 그러나 다즈 보네스는 그가 다시 일어서고 말 것임을 알기에 그를 따라 그 감옥까지도 함께했다. 운명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운명을 창조하는 그 남자는 홀로 앞서서가 아니라, 함께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리더였으니까. 그러니 그 지옥에서 다즈 보네스는 묵묵한 노역을 견디며 매일을 희망했다. 저 남자에게 새로운 목표점이 생기기를, 그리하여 다시 같이 달릴 수 있기를. 그것이 저 광대일 거라고는 그조차도 미처 생각해본 일이 없었으나.

버기즈 딜리버리, 망할 조직. 이 광대는 거기서도 바지사장이었는가 싶을 정도로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물자도, 돈도, 하다못해 충성심까지도. 이스트블루에서부터 같이 노략질을 했다는 사이가 저 정도여서 되겠는가. 혀를 끌끌 차낸 다즈 보네스는 고래를 잔뜩 숙이고 움츠러들어 제 앞을 지나가는 그의 원조 수하들 - 모디와 캐버디-를 반쯤 노려보았다. 제 선장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판에 2인자 싸움이나 벌여대고, 살아있음이 확실해졌는데도 뒤를 돌아 크로커다일에게 굴복한 놈들. 크로커다일이 복종을 불러일으키는 남자임은 틀림이 없으나, 감히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네스는 알았다. 그는 충성과 신뢰를 믿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망할 광대보다 이 부하 놈들이 더 역겨웠다. 애초에 그는 이 망할 광대놈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강하게 반대했던 터였고. 임펠타운에서 나와 암닉해둔 자금을 찾아내는 것도 일이었고, 그 돈을 불려내는 것도 일이었다. 제 상사는 목표를 위해 다시 미치광이처럼 일만 했다고. 시가를 문 채로 일주일을 방에서 나오지 않아가며 쌓은 자금인데 결론은 제 상사가 망할 놈의 부하가 되는 것이었다니.  

- 차라리 이대로 내버려 두지, 이미 벌어진 일이고. 우리 세력이 갈라졌다는 느낌을 주는 것보다는 -. 애초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뒤집어 씌우기 쉬우니까. 

그 망할 노란 눈의 말에 제 옛 사장은 납득하고 말았다. 다스 보네스 또한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으나, 이 킬러는 흑표범과 같은 검사도 믿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말을 반쯤 무시했다. 애초에 칠무해라는 이름으로 함께 동거동락해놓고 그 이름으로 저와 그를 죽이려고 했던 것도 이 망할 고양이가 아닌가? 그러나 그것은 모든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기 위한 시작이었던 셈이었다. 일과 휴식이 분리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던 제 상사는 어느새 권태라는 발톱을 숨긴 채 새로운 놀이거리를 찾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오른팔이었던 자신은 그가 결정한 일이라면 이제 말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 또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고. 그러니 이제 중요한 것은, 저 광대놈이 그에게 휴식이기를 바라는 것 뿐이었다. 그동안은 실제로도 그렇게 보였고. 몇날 며칠을 불면증에 시달리던 사막의 대부는 그와 함께 있을 때면 깊은 통잠을 자기도 했고, 가끔은 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임펠타운에서 나온 이후로 흔하지 않던 일이었다.

그러니 이 기묘한 공생관계는 잘 굴러가는 셈이었다. 저에게도 실제로 그렇게 보였단 말이었다. 전보벌레를 받기 전까지는. 다즈 보네스는 이제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존경을 부르는 남자 크로커다일은 새로운 일거리를 찾은 채 제 금안을 수면 위로 올려보냈다. 이것은 이미 휴식이 아니고 일이었다. 그는 권태로이 늘어질 시점에서 급브레이크를 틀어 목표를 변경한 것 같았다. 아니지, 그것은 일치했나? 목표는 늘 그의 눈앞에서 흔들렸다. 다시금 운명을 창조하고 영혼을 바쳐서라도 완성해야 하는 목표가. 그 유토피아 안에 저 광대가 들어 있는 것이 확실해졌는데 그것은 제 상사를 완전히 좀먹고 있었다. 안에서부터 완전히 잠식해 나가다 한 순간 손도 쓰지 못하게 만드는 극약마냥. 더욱이 다스 보네스는 같은 지점에서 의문이었던 셈이었다. 이번의 전보벌레가 시사하는 것은 명백했다 - 그 미치광이 실력자, 외팔잡이 빨간 머리의 유토피아에도 저 망할 광대가 들어있는 것. 동강동강 열매 능력자라고 해서 저 놈을 반토막 낼 것은 아니었으니, 둘 중의 한 사람만 살아남는 셈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사유는 궁극의 보물이라는 원피스도, 해적왕이라는 명예도 아니고 - 저 망할 광대놈인 셈이었고. 저 광대놈은 확실하게 양쪽 모두를 좀먹고 있었다. 도대체 저 광대가 뭐길래.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면 주요해지는 것은 광대의 선택이 아니었다. MR.1은 어느새 제 눈 앞에서 나른한 기지개를 펴는 흑표범을 바라보며 미간을 좁혔다. 저 남자, 저 미치광이 검사. 저 녀석이 무엇을 고르느냐에 따라 유토피아의 방향이 결정되었다. 그렇다면 저 놈은 도대체 어느 쪽을? 동업자냐, 오랜 라이벌이냐. 다스 보네스는 그가 위험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조용한 삶을 살고 싶다는 주제에 권태에 질려 무료한 삶을 끝장내줄 독약을 찾아다니는 것이 저 남자였으니까. 쥬라클 미호크, 그가 웃는 얼굴로 제게 먼저 물었다.

- 다스 보네스. 크로커다일이 뭐라고 하던가?
- .... 네 일이 아니다.
- 대답은 뻔하지. 자네는 어쩔 셈인가?

다스 보네스는 그가 자신에게 이것을 왜 묻는지 알 수 없었기에 미간을 좁혔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려내었다. 무엇일까, 저 남자가 바라는 것이. 그가 제 큰 십자가 목걸이 - 검임을 모두가 아는 - 가 흔들릴 때까지 웃어제꼈다. 어지간히도 재미있는 모양이지. 그거 알아, 보네스? 나는 우리 황제가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라네. 그가 선택하는 것이 어느 외팔잡이냐에 따라서 나는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갈 수 있지. 둘 다 나한테는 꽤 소중해졌거든. 손에 들은 서류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바닥으로 흩날렸다. 이제 초침이 까딱, 기울고 있었다. 문제는 초침이 기우는 쪽이 어느 쪽이냐는 것이었다. 같은 왼 팔, 그 곳을 자신감으로 가득한 공간으로 비워둔 남자냐 - 그 순간의 빈틈마저도 견디지 못한 채 그곳까지도 독으로 채운 남자냐. 운명이 손을 들어줄 남자인가, 운명을 다시 만들어낼 남자인가. 아무도 답을 알 수 없을 질문이었다. 그 광대조차도. 그리하여 다스 보네스는 서류도 줍지 않고 전보벌레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섰다. 이미 바늘은 움직이기 시작하였으니까. 명백한 것은 충성스러운 다스 보네스는 이번에도 이빨을 드러낸 제 상사와 함께 운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것 뿐이었다. 그 운명이 비극적이든, 아니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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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읽어줘서 고맙고.. 댓글과 개추 잘 보고 있습니다..ㅠㅠ 한두편 쓰고 말랬는데 이게 왜 여기까지...
명절 잘 보내~!

샹버기 크로커다일버기 
2023.09.29 01:14
ㅇㅇ
모바일
마히다...마히어......센세 이대로 우리 억나더까지 함께하자....
[Code: 9207]
2023.09.29 01:16
ㅇㅇ
모바일
두쪽 다 꼴려..... 도저히 못고르겠어 센세의 샹버기와 크로커다일버기는 둘다 완벽해
[Code: 0320]
2023.09.29 01:31
ㅇㅇ
모바일
개좋아!!!!!!
[Code: c866]
2023.09.29 01:32
ㅇㅇ
모바일
진심 너무나 완벽한 삼각관계야 ㅠㅠㅠㅠㅠㅠㅠ
[Code: c866]
2023.09.29 01: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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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너무성실해서 난너무행벅해 ㅠㅠㅠㅠㅠㅠㅠ
[Code: c866]
2023.09.29 01: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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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기ㅇ의 어떤선택이라도 다좋다
[Code: c866]
2023.09.29 04: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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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맛있어서 계속 읽게된다…샹버기랑 크로커다일버기 다 좋다
[Code: f976]
2023.09.29 07: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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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걍 세같살 어케든 하면 안될까 크사장이랑 샹크스 어떻게든 버기랑 함께해 어케 고르냐……
[Code: 9540]
2023.09.29 10: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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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미친... 도랏다 진짜
[Code: ab07]
2023.09.29 2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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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렇게 명절 선물을 받다니 너무 행복해... 시발 완결까지 영원히 함께야
[Code: 9526]
2023.11.16 00: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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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하나하나 다 좋다 진심
[Code: 7514]
2023.11.19 02: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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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글에 잠겨 죽고싶다 극약이어도 달게 마실 수 있어 연재해주셔서 감사해요 센세ㅠㅠㅠㅠ
[Code: c8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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