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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어린 오메가를 가두고 추악한 짓을 일삼았던 인물의 수가 무려 일곱이었다. 그 중 다섯이 원로, 둘은 매 전투에서 공이 높아 스즈키가 아끼던 자들이다. 늦은 밤 그 일곱 명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실망의 기색을 비추기도 전에 한 공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저희 모두의 목을 치시기라도 하실 겁니까."

눈치를 살피던 다른 여섯 명도 슬그머니 그의 도발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스즈키님이 오메가와 혼인을 하셨다고 하여 저희가 다른 오메가들까지 떠받들고 살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와도 같습니다. 몇 십, 아니 몇 백년에 걸쳐 오메가는 알파 아래에 있었습니다. 오메가를 강제로 취하지 말라는 법은 어느 마을에도 없습니다."

"게다가 오메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음기로 인해 알파들의 일을 그르치고 화를 불러온다고 하여 멀리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스즈키님께선 오메가와 비밀리에 살을 붙이고 사셨습니다. 이제와서 저희에게 오메가를 내버려 두라고 하시기엔..."

"원로 다섯과 젊은 병사 둘의 목을 치시고... 그 뒷일을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과연 남은 원로와 병사들이, 또 오메가 때문에 이런 사달이 났다는 것을 알면 가만히 있을까요."

스즈키는 한동안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40
평온한 아침. 그 어느때보다 평온한 아침에 마치다는 오히려 이질감을 느꼈다. 뭔가 중요한 걸 잊은 느낌, 자신이 아니라 온 세상이 그걸 잊은 것 같았다. 아무 소란도 없는 담장 밖이 이상했다. 분명 자신의 알파가 그때처럼 화를 내고 난리를 쳤을 텐데, 호통을 치고 그들을 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무서운 경고를 했을 텐데. 상인들의 웃음 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만 들려왔다.

"너무 곤히 주무셔서 못 깨웠어요. 켄지가 계속 칭얼 거려 스즈키님이 안고 나가셨습니다."

"그래요...? 아, 준... 밤사이 무슨 일 없었어요?"

"어떤 일이요? 꿈이라도 꾸셨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41
햇살이 쏟아지는 정원에서 켄지가 걸음마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직 자기 힘으로 기어다니지도 못하는 아이를 열심히 일으켜 세우며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 그 답지 않게 엉뚱했다. 바닥에 붙은 작디작은 발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어떻게... 됐어요...?"

아침 인사도 없이 불쑥 용건을 들이미는 제 오메가의 태도에 조금 놀랐지만 스즈키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대답했다.

"잘 해결했어요."

"어떻게 해결했다는 거예요...?"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켄지가 제 어미 품에 가려고 발버둥을 치며 울어 젖히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베타 하인의 젖을 먹고도 모자란 모양이었다. 아이가 젖 냄새를 따라 작은 머리를 움직여 가슴으로 파고 드는 동안, 스즈키는 먼 산을 보고 있었다. 그의 옆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언제나 자신을 똑바로 마주 보던 사람이었으니까.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말하셨다고요? 그리고요?"

"......"

"그 어린 애가 감금 당한 채로 심한 짓을 당했다는데... 그게 다예요? 여보..."

집 안으로 들어가려던 스즈키가 마지막 걸음을 떼기 전 잠시 멈췄다.

"그때처럼 꼭 피를 보기를 바란 거예요? 내가 원로들의 머리를 쳐서 담장 밖에 던져 놓기를 밤새 기다렸어요?"

어미의 감정을 공유라도 하듯, 품에 안긴 켄지가 또 다시 울음을 터뜨리려고 준비 중이었다. 작은 입술이 꿈틀거리고 동그란 코끝이 빨개졌다.

"약속 했잖아요. 지켜 준다고..."

울먹이는 마치다의 목소리에 스즈키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런 적 없어요. 내가 지키겠다고 한 건 당신이지... 수많은 오메가들이 아니에요. 내 힘만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하지만 당신 하나만 믿고 이 마을로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잖아요...!"

빗방울이 톡톡 떨어지기 시작했다. 스즈키는 마치다의 곁으로 가 정수리 위에 손을 대어 빗방울을 막아줬다.

"때가 아니었나 봅니다. 내가 실수했어요."

약한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아 더는 입을 열지 않았지만, 원로들과 병사들이 마음 먹고 반란을 일으키면 제아무리 잘난 그여도 손 쓸 방법이 없다. 제 오메가를 지키려면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마치다를 실망 시켜야 했다. 그리고 앞으로 몇 번이나 그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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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마치
 
2024.04.21 15:58
ㅇㅇ
센세벌써보고싶어요ㅠㅠㅠ
[Code: 71bb]
2024.04.25 16:24
ㅇㅇ
모바일
센세 돌아와 주셨으니까 어나더 들고 또 와주실거죠ㅠㅠㅠㅠ
[Code: 16dd]
2024.04.29 19:26
ㅇㅇ
모바일
센세가 보고시퍼...
[Code: c4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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